[기고] 누리과정 확대, 지방재정 위기 국가가 해결해야

만3세~5세 어린이의 유아학비 및 보육료를 지원하는 누리과정 예산이 중단될 위기에 놓여있다. 누리과정은 국가가 공정한 교육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수준 높은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것으로 만3~5세 유아의 심신의 건강과 조화로운 발달을 도와 민주시민의 기초를 형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구성돼 있으며, 유치원 교육과정(5개 영역)과 어린이집 표준보육과정(6개 영역)을 통합한 공통과정(5개영역 : 신체운동ㆍ건강, 의사소통, 사회관계, 예술경험, 자연탐구)을 제공하기 위해 2012년에는 만5세를 시작으로 2013년부터 만3세~4세까지 전면 확대됐다. 유치원ㆍ어린이집의 구분없이 동일한 내용을 배우는 것은 물론 부모의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모든 계층의 유아에게 유아학비와 보육료를 지원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2012년 1월 당시 교육과학기술부를 비롯한 5개부처 장관회의시 누리과정 확대 시행에 따른 유치원 유아학비 및 어린이집 보육료 소요예산을 시도의 재정여건과 의견도 들어보지 않고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토록 결정했다. 누리과정, 보편적 복지실현 위해 필요 국가가 당면한 저출산 문제해결과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경감을 위한 보편적 복지에 누리과정을 확대 시행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누리과정 확대 시행에 따라 소요되는 예산은 올해 전국 약 2조8천350억원, 2014년 3조4천759억원, 2015년 3조8천797억원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와 같은 막대한 재정부담을 일방적으로 시도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에 전가시키고, 2015년 이후부터는 누리과정 사업경비 일체를 지방교육재정으로 부담토록 함으로써 재원부족에 따른 재정운용에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향후 누리과정 시행도 난관에 봉착할 것이다. 특히, 경기도 및 경기도교육청의 누리과정 소요예산은 금년 9천587억원, 2014년에는 약 1조2천900억원, 2015년에는 1조4천500억원 정도가 소요되는 등 매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재원확보의 어려움으로 누리과정이 지속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이 중 경기도교육청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전국대비 금년 27%인 7천768억원, 2014년도에는 33%인 1조1천443억원, 2015년도에는 37%인 1조4천500억원으로 매년 증가할 것으로 추정돼 지방교육재정 운용에 큰 장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가 매년 시도교육청에 교부하고 있는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은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법적경비 사업만을 충당하기에도 어려운 상황으로, 경기도교육청의 2013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 편성시 본예산의 세출을 954억원 감액해 누리과정에 1천778억원을 지원하도록 편성했으나 이마저도 11월 이후 사업비는 반영되지 않았다. 누리과정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 추후 1천600여억원의 추가예산을 편성해야하는 상황으로 이를 위해 초중고에 지원하는 기존 교육사업의 폐지ㆍ축소, 학생에 대한 직접교육비의 지원 감소가 불가피함을 알 수 있다. 누리과정은 시대적 가치인 보편적 복지실현을 위해 필요한 사업으로 재원의 확보없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로 막대한 재정이 수반되는 국가정책 사업은 중앙정부가 책임있게 운영해야 할 것이다. 막대한 재정 국가정책, 정부가 책임을 중앙정부는 누리과정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시도에 사업비 부담을 전가하지 말고, 국고로 사업비 전액을 지원하거나 국고 지원이 어려운 경우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의 내국세 교부비율을 현재 20.27%에서 23%로 상향 조정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누리과정과 같은 대규모 복지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추진시 시도와 적극적으로 협의하여 의견을 수렴함으로써 시행착오를 줄이고 정책은 성공할 수 있도록, 정부와 시도간 소통으로 이어져 국민복지 실현과 지방자치 발전이 공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경호 경기도의회 의장

[기고] 지방의원들만 모르는 네 가지

의정 활동을 매우 열심히 하는 지방의원에게 최근에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지방의원들은 선거공약, 특히 선거 때 가가호호 배포되었던 공보에 실린 공약조차 까맣게 잊어버리고 의정 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보기에는 우리의 지방자치는 생물학적으로 성년의 나이로 접어들고 있는데 지방의원의 의정 활동은 부끄럽게 짝이 없다며 지방의원만 모르는 네 가지를 지적했다. 첫째, 지난 선거에서 무엇을 약속했는지조차 모른다는 것이다. 둘째, 자기들이 누구에게 대의를 위임받았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셋째, 지방의원은 봉사하는 자리라는 것을 모른다는 것이다. 넷째, 유권자의 회초리가 얼마나 무서운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는 정말 심각한 문제다. 이 문제를 지방의원이라고 다르겠어, 정치하는 자들이 다 그렇지 뭐 하며 넘어간다면 정말 큰일이다. 치적 홍보는 풍성 공약 정보는 허술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신의 선거 공약조차 모른다는 것이다. 설마 했지만, 경기일보가 지방의회 홈페이지를 살펴본 결과 자신의 치적을 홍보하는 내용은 넘쳐나는데 공약과 관련한 정보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공약과 관련한 정보를 올릴 수조차 없는 어이없는 홈페이지였다는 것을 확인됐다. 선거에서의 공약은 법률상 담보권에 해당하는 질권(質權)이다. 그리고 선거민주주의는 약속을 중심으로 일정기간 대의를 위임하고, 이에 대한 신의를 상실하면 다음 선거에서 위임을 해지하는 제도이다. 그런데도 정작 지방의원들이 지난 선거에서 자신이 약속한 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른다는 것은 분노를 넘어 기이하게까지 느껴진다. 둘째, 재선하려면 유력정치인에게 줄을 잘 서 둬야 당내 공천을 받아낼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니 지역주민에게 대의를 위임받은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에게 낙점받아 지방의원이 되었다고 착각할 수 있다. 지역유권자와의 약속을 얼마나 잘 지키고 의정 활동을 얼마나 열심히 했느냐는 것이 선거에서 별 영향을 주지 못했던 우리의 후진적 선거문화에 비추어 볼 때 어쩌면 지방의원들이 유력정치인에게 줄 서려 하는 것이 당연할 수 있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하루가 다르게 현명해지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서울수도권은 현역 국회의원의 공약완료율이 35%, 재선율이 38%였음을 우연이었다고 말할 수 없다. 셋째, 과거 선출직 공직자를 종복(從僕)이라 불렀다. 유권자를 대신해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봉사의 자리라는 뜻이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지방의원이라는 자리가 커다란 권력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달그락거리며 살아가는 서민들의 이야기들을 경청하기보다는 기념식과 경조사에 참석하여 어느 자리가 내가 앉을 상석인지 다투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모습이 지속된다면 다음 선거에서 다시 지방의원으로 일할 기회를 부여받을까 심히 걱정된다. 넷째, 최근 선거를 살펴보면 재기회를 주는데 유권자들이 매우 인색해졌다. 그리고 오만한 자들에 대한 유권자 심판은 처절할 정도로 냉혹했다. 과거처럼 냉소와 무관심에 머물러있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선출직 공직자의 자리는 봉사하는 자리라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자신의 사적 이익만을 쫓으며 싹수없는 행동을 보인 오만한 이들을 쭉정이 솎아내듯 철저히 낙선시켰다. 이처럼 선출직 공직자에게 가장 매서운 회초리는 유권자의 손에 들려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선출직 공직자의 회초리는 유권자의 손 지난주 경기도의회에서 연말까지 공약정보를 지역유권자가 상시로 확인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수정하겠다고 전화가 왔다. 참으로 다행이다. 매니페스토본부는 오는 8월 9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약 6만개로 추정되는 지방의원 공약이행 실태를 전수 조사하고자 매니페스토 SNS 대학생 기자단을 발족한다. 지방의원의 모든 공약정보를 샅샅이 파헤치겠다는 것이다. 더는 과거처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이제 다음 지방선거가 10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맡긴다는 것은 믿는다는 것이다. 다시 맡긴다는 것은 오랫동안 신뢰할 수 있을 정도로 성실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지방의원들이 지역유권자에게 다시 한번 믿음을 주려면 지방의원만 모른다고 지적받은 문제에 스스로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처절하게 반성하고 남은 임기 마무리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

[기고] 당신의 힐링캠프는?

설악산의 아름다운 비경을 배경 삼아 훤한 이마까지 드러난 채 웃고 있는 사진 한 장이 휴대폰에 떴다. 사진 아래에는 나는 힐링 중 이라고 씌여 있다. 건설 경기 침체로 사업이 어려워지자 친구는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두 달 만에 산에 올라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토요일이다. 나는 주말마다 어김없이 미술관 순례를 떠난다. 그것은 내 삶의 질을 끌어 올리는 정신적 밑거름이자 마음의 안식처를 그곳에서 찾기 위함이다. 배낭에 미술관 전시 책자인 서울 아트가이드 와 몇 장의 전시 안내 엽서를 넣고 서울행 버스에 올랐다. 미술관이 있는 곳이라면 전국 곳곳을 누볐지만 서울 경복궁 서쪽과 인왕산 동쪽 사이에 자리한 소위 서촌 은 강물을 거슬러 오르다 더는 노를 저을 힘이 없어졌을 때 떠밀리듯 자연스럽게 찾아드는 곳이다. 서촌엔 올망졸망한 카페와 서점이 유난히 많다. 또 유명작가의 작품을 심심치 않게 구경할 수 있는 아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시몬, 젊은 작가들의 활기찬 에너지를 엿볼 수 있는 브레인팩토리, 예술에 대한 폭넓은 장르를 선보이는 대림미술관 등이 있다. 골목길을 따라 들어서면 푸른 남해를 고스란히 옮겨다 놓은 사진전이 열린 류가헌, 세계적인 조각 설치작가 야요이 쿠사마의 땡땡이 무늬 작품이 시선을 잡는 진화랑, 쓰디쓴 커피는 없지만 실험 정신이 가득찬 대안공간 사루비아 다방 등도 친구처럼 나를 정겹게 맞아준다. 미술 동네를 한 바퀴 돌고 난 후 어린 시절 어머니를 따라 나섰던 통인시장에서 기름 떡복기를 먹었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오거리 약국을 지나 누상동 쪽으로 올라가면 작은 티벳 박물관이 나온다. 그 바로 위가 초등학교 졸업 때까지 살았던 옛집 터이다. 크리스마스 카드에나 나옴 직한 교회가 현대식으로 단장되어 오랜시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인왕산 줄기의 첫 마을이다. 정류장 의자에 앉으니 산기슭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이마의 땀을 식혀준다. 눈감으면 아이 세 명을 데리고 분주히 움직이는 젊은 엄마의 모습도, 미군들과 뭔가를 이야기하고 있는 젊은 아빠의 모습도 떠오른다. 나는 지금 바람을 맞으며 힐링 중이다. 욕망, 좌절, 시름과 화에 절었던 한 주간의 영혼을 뽀송뽀송하게 말리며 미술관에서 마음을 달래고, 유년의 시절을 보낸 인왕산 아래서 그 옛날을 떠 올리며 자연 치유 중이다. 지하철과 연계된 궁정동로 나가는 버스를 타려는데 아내의 문자가 날아든다. 난 지금 백화점에서 힐링타임 중 여러분, 당신의 힐링캠프(healing camp)는 어느 곳입니까? 고일영 출판기획자

[기고] 현대인들을 위한 힐링, 카페에서 농촌으로!

현대는 커피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심 거리에는 커피전문점들이 넘쳐난다. 커피전문점을 찾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카페들이 모여 상권을 이루는 카페거리도 생겨났다. 커피 대중화의 비결은 무엇일까? 커피의 부드러운 맛과 향 그리고 편안함을 제공하는 분위기 때문이다. 메뉴도 커피뿐만이 아니라 수제 초콜릿, 케이크, 와플, 아이스크림 등 다양하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얘기를 나눌 수 있도록 책과 음악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도 제공한다. 소비자의 니즈에 적극 부응한 것이 성공 비결인 것이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누며 즐기는 커피 한잔은 도심 속 현대인들에게 안식처 역할을 해 주고 있다. 하지만 현대인들을 위한 진정한 안식처는 농촌이 아닐까? 농촌은 아름다운 자연경관, 특산물, 전통음식 등 그린투어리즘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는 머리를 맑게 해 준다. 넓은 바다를 보면 답답하던 가슴도 시원해지는 기분이 든다. 또한 시골밥상은 몸도 마음도 든든하게 해 준다. 현대인들이 지친 몸과 마음을 충전할 수 있도록 안식처 역할을 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과거에는 농업이 단순히 식량중심이었다면 현대에는 전통문화와 자연경관을 활용한 관광산업으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단순히 1차 산업 중심이었던 농촌이 도시와 폭넓은 교류를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농촌은 지역 고유의 자원들을 적극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 경쟁력 있게 스토리텔링해야 한다. 문화산업의 특성에 맞게 필요한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지역의 특산물을 알리는 축제를 활성화하되 지역 농산물을 단순히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관광서비스를 결합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농촌 지역의 역사, 문화 콘텐츠 개발은 기본이다. 농민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 스스로 스토리텔러가 되어 농촌을 경쟁력 있게 만들어야 한다. 슬로푸드, 약선 음식 등을 먹으며 심신의 안정을 찾는 테마 프로그램도 좋을 것이다. 요즘은 캠핑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산과 바다를 배경으로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부대시설을 조성하고 농산물 수확체험, 전통음식 만들기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연계하여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 외에도 사진촬영 명소, 전통한옥마을, 녹색체험마을 등 다양한 테마를 주제로 농촌 관광을 다변화시켜 농촌여행을 대중화 시키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농촌의 푸근한 인심도 경쟁력이다. 각박한 도시생활에 지친 도시민들은 농촌의 여유로운 인심에서 위안을 찾을 수 있다. 이렇게 도시민들과 농촌의 정서적 교류는 커피 전문점의 쿠폰, 마일리지 보다 훨씬 질 높은 문화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아이들의 현장학습 교육에도 농촌만큼 좋은 곳이 없다. 주입식 위주의 교육은 아이들에게 다양한 분야의 학습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농촌에서 이뤄지는 자연학습과 전통문화 체험은 교과서에서 배우기 힘든 것들을 배울 수 있도록 해 준다.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농촌은 아이들의 정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농촌이 학생들에게 교육의 장 역할도 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농촌 콘텐츠가 커피문화보다 훨씬 풍부하다. 농촌만의 특성을 살려 도시 사람들의 취향과 트렌드를 반영하자. 이것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농촌문화도 대중화 시킬 수 있다. 전 세계가 디지털화하는 시대에 아날로그적 농촌의 감성은 역설적으로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이다. 이제는 커피 한잔의 여유도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며 즐겨 보는 것이 어떨까? 농촌이 제공하는 아름다운 경관이야말로 현대인들이 진정 원하는 카페가 되어 줄 것이다. 올 여름 소중한 가족, 친구들과 농촌으로 한번 떠나보자. 이명철 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 연구관

[기고] 군포 평생학습도시 지정과 100세 시대 일자리 창출

군포시가 지난 9일 교육부가 발표한 신규 평생학습도시에 전국 28개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선정됐다. 군포시 평생학습추진위원회 조례(97년)와 청소년교육특구지정(2005년), 평생학습팀 신설(2009년)등 평생 교육에 첫 발을 디딘 후 거의 15 여년만에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환영하고 싶다. 유럽국가들이 이미 평생학습도시라는 추진력을 넘어서 전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를 하고 직업교육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경제라는 새로운 목표를 정부의 정책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하지만 한국과 대만, 중국 등 아시아 국가는 물론 남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뒤늦게 나마 평생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콜롬비아와 나이지리아가 평생교육도시에 성공한 사례로 손꼽을 수 있다.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 시는 인구 720만 명의 남미 3대 도시이자 전 세계 30대 도시에 드는 큰 도시이다. 오랫동안 폭력, 청소년문제, 마약 밀매 등 사회적 문제가 심각하고 가장 범죄율이 높은 도시 중의 하나로 관광객의 방문이 뚝 끊기자, 보고타 시는 평생교육3단계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예술, 문화, 공공시설을 확충하고 오락, 여행, 스포츠인프라를 구축하고 인권, 여성. 노동, 마약예방 등 인성교육도 동시에 병행하고 정부가 바뀌더라도 정책은 변하지 않고 일관성을 유지했다. 그 결과 보고타 시는 폭력 및 범죄율은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획신적인 교육정책과 도시 정책으로 현재 대표적인 글로벌 평생학습 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아프리카 북부에 위치한 나이지리아 라고스시도 마찬가지다. 인구 천만명이 넘는 대도시이고 극심한 불평등을 겪는 빈민지역이 있고 교통 체증이 심각했다. 이 도시의 시장 비비툰트 파솔리는 탈 정치화와 탈 중앙화를 외치며 교통인프라와 무상 급식, 무료 교과서 제공 등 교육 개혁에 앞장서 이젠 개발도상국들의 모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쟁의 폐허를 극복하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루어냈으며 그 원동력은 자타가 인정하는 부모들의 극성스런 교육의 결과물이며, 국가 발전의 중심축이라 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는 100세 시대 국가평생학습체제 구축을 국정 과제로 삼은 것은 우연히 아닌 향후 우리나라가 새로운 동력발전을 교육에서 찾자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군포시는 교육도시로서 최적의 환경조건을 갖추고 있다. 풍부한 녹지와 각 지역별로 특성화된 도서관이 있으며 사통 발달의 교통, 문학ㆍ역사ㆍ철학 등 인문학적 교양이 넘치는 책 읽는 도시가 이제는 시민들이 하나의 도시 브랜드로 각인할 만큼 익숙해지고 있다. 군포시의 평생교육4대 핵심정책인 행복도시 군포 사색(4色), 책과 함께 함께 성장하는 군포, 사람을 키우는 군포, 희망 100세대를 디자인하는 군포, 공감과 소통하는 군포라는 성과를 이루어내기 위해선 무엇보다 자치단체장, 공무원, 전문가를 막론하고 시민들이 골고루 참여하는 추진 주체들의 확보와 도시계획계획에 평생학습 개념을 포함시켜 정치적 변화에 민감하지 않고 장기 플랜에 일관성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지난 6월 한국을 찾은 평생교육 학계에서 손꼽히는 영국 글래스고 대학의 마이클 오스본교수는 평생교육 정책을 실현시키려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리더가 관건이다 라고 말했다. 평생교육은 지금보다 더 높은 관심과 지원을 받을 가치가 있으며 이제 그일을 리더들이 할 차례다. 이병진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군포시지부장

[기고] 경제민주화와 창조경제 그리고 한국경제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의 핵심 키워드는 경제민주화와 창조경제가 아닌가 싶다. 지금까지는 그런 것 같다. 지난 해 대선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 모두는 경제정책과 관련해 상징적으로 경제민주화를 내세웠다. 아마도 이 정책이 국민들로부터 표를 끌어 내기에 가장 유리한 정책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당시 경제민주화의 이름으로 재벌 내지는 대기업들을 마치 죄인 취급하며 손을 보기라도 하려는 듯한 위압감이 조성되었던 것은 큰 유감이 아닐 수 없다. 당시의 그런 분위기는 재벌 내지는 대기업들의 투자의욕을 크게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밖에 없었음은 물론 지금도 그 여파가 작지 않은 것으로 판단이 된다. 지금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선거 공약 이행 차원에서 경제민주화와 관련한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다. 사견임을 전제로 하지만 현 시점에서 과연 이 정책이 정부 초기의 대표적인 경제정책이어야 하느냐에 대해서 필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경제성장 국가 최우선 과제로 삼고 왜냐하면 정부 출범 초기에는 정부가 기업들에게 투자의욕 고취, 기업의 경영환경 개선지원 등의 동기부여에 초점을 맞춤과 동시에 국민들에게는 경제전반에 걸친 향후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기업과 국민 모두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어야 했기 때문이다. 현 정부의 또 다른 경제정책의 키워드인 창조경제의 경우에도 이 정책이 새로 출범하는 정부의 상징적인 경제정책으로서 적합하느냐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처음에는 그 뜻을 많은 국민들이 이해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이 정책의 행위 주체자들의 영역이 어디까지이며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실천해야 어떠한 경제적 효과가 나타나게 할 것인 지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며 이 정책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현실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 많은 정책 및 전략 내지는 조치들이 취해질 것으로 기대했던 많은 기업들로부터 공감을 얻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필자는 경제민주화나 창조경제가 필요하다고는 본다. 그러나 이 정책은 시간을 두고 현재의 경제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여 상황에 맞게 점진적으로 지속적으로 실천해 가야 할 성격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두 정책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 경제상황에 맞지 않아 현실적으로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최근 가계부채가 1000여 조 원에 이르고 기업들의 투자가 예상보다 저조하고 청년실업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는 등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외람되지만 경제 분야와 관련하여 정부가 추진해야 할 큰 틀에서의 방향을 나름대로 제시해 보고자 한다. 정부는 먼저 어떤 형태로든 상징적, 선언적으로 경제성장을 국가의 최우선 국정과제로 하여 일자리 창출에 몰입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꼭 보여주기를 바란다. 거듭 사견임을 전제로 강조하거니와 지금 일자리 창출보다 더 중요하고 시급한 국가적 과제는 결코 없다고 본다. 일자리 만들기 적극 나서야 따라서 정부는 기존산업(전통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기업 자체의 유지 존속 및 발전으로 인한 고용의 안정 및 신규 일자리 창출, 첨단산업의 메카화와 관광산업을 포함한 서비스산업의 육성 및 창업으로 인한 장기적 차원에서의 신규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가 지속적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정책 및 전략 내지는 일련의 조치들을 지속적으로 취해 나감으로써 투자-생산-소득-소비의 선순환 구조가 안정적으로 확실하게 정착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이상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경제 분야에 있어서의 정부의 발빠른 패러다임의 변화를 강력히 촉구한다. 김태웅 전 경기도의원

[기고] 소년병 이야기

예나 지금이나 열 다섯 살은 어른 대우를 받기보다 교육과 보호의 대상인 미성년이다. 그러나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열 다섯 살 소년은 어른이었을 뿐 아니라 죽어서도 대한민국을 지킨 어엿한 호국영령이었다. 한국전쟁 당시 정식으로 군번을 부여받은 소년병은 총 2만9천603명이고 평균 나이는 열다섯살이라고 전해진다. 이들 소년병은 목숨을 걸고 대한민국을 지키다 2천573명이 전사하였고 여학생도 467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소년병의 징집은 당시 전세의 악화로 인해 학교배속장교의 권유, 학교의 소집, 자원입대, 가두징병모집 등 정상적 절차보다는 임시방편적인 수단에 의해 이루어 졌다. 그러나 이렇게 당당히 군번을 부여받고 전쟁에 참전해 전사한 소년병들 가운데 국립현충원 등 공식 현충시설에서 영원한 안식을 찾은 이는 단 한 명도 없다. 이 외로운 호국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위로하는 것은 매년 6월 열리는 위령제뿐이다. 그간 우리 정부는 소년병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다가 작년에야 비로소 전사(戰史)에 이를 기록하고 전쟁 유공자로 인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법적인 근거가 부족해 보상이나 현충 사업은 요원하다고 한다. 위령비 하나 없이, 살아서도 죽어서도 소외당한 군인들이 바로 소년병들인 것이다. 세월이 흘러도 반드시 조국을 위해 헌신한 이들을 기리고, 한 구당 수만 달러가 들어가도 반드시 유해를 찾아내고 유가족에게 합당한 예우를 다하는 미국 등의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참으로 미안하고 죄송스러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문제는 어린 나이에도 조국을 지키고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참전한 소년병들의 숭고한 뜻이 무색하게도 지금의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전쟁이 마치 남의 나라일인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 언론에서 실시한 청소년 역사인식 조사결과를 보면 고교생 응답자의 69%가 6ㆍ25를 북침이라고 응답했고, 이번만이 아니라 매년 여론조사에서 6ㆍ25가 남침인지 북침인지 잘 모르겠다는 학생들이 많다는 결과는 이젠 놀랄 일도 아니다. 자신이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 어떻게 세워졌고 어떻게 지켜졌는지에 대해 무지를 넘어 통탄할 지경에까지 이른 것이다. 한 나라의 역사에는 선조들의 혼과 얼이 담겨있다. 역사를 모른다는 것은 선조들의 혼과 얼을 망각했다는 뜻이고, 혼과 얼이 없는 민족은 쇠퇴와 패망의 길로 간다는 것은 인류 오천년 역사가 증명하는 주지의 사실이다. 자라나는 세대의 70%가 선조들의 희생과 뜻을 잊고, 역사를 망각하고, 과거에 대한 명확한 직시 없이 개개인의 돈과 행복만 찾는 대한민국이라면 열 다섯 살, 친구들과 함께 뛰놀아야 될 교정에서 군사훈련을 받고, 사람을 사랑하는 법보다 사람을 죽이는 법을 어쩔 수 없이 먼저 배워야했던 1950년의 열 다섯 살 호국영령들에게 너무나 미안한 일이 아닐까. 세계지도를 펼쳐 놓고 살펴보면, 소년병이 많은 나라는 모두 해묵은 분쟁지역이다. 달리 말하면 소년병은 갈등과 분쟁의 역사에서만 존재하는 슬픈 명사(名辭)다. 이 슬픈 이름들이 역사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게 하는 길은, 63년 전 펜 대신 총을 들고 전장으로 향했던 이름 모를 소년병들의 뜻을 기리고 그 분들을 영원히 기억하는데서 시작돼야 한다. 정전 60주년을 맞는 올해에는 소년병을 기리는 제대로 된 추념비를 세우고, 6ㆍ25가 북침이라는 열다섯살 학생들과 함께, 1950년의 열다섯살들의 이야기와 2013년의 열다섯살들의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었으면 한다. 김찬영 경기도지사 청년특별보좌관

[기고] 30년 전 수원합창에 이런 일이!

합창(chorus, choir英, coro伊)은 그리스 연극에 있어서의 코러스라는 어원(語源)에서 유래됐다. 이후 어린이합창, 여성합창, 남성합창, 혼성합창으로 구분돼 이제는 다양한 장르로 합창단 구성이 이루어지고 있다. 합창은 현재 사회적 문화 예술 활동, 정서적 상징의 대표적 장르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화성(華城)이 있는 효(孝)의 성곽 도시로 혹은 합창의 도시라고도 불리는 수원시에서 올해 합창 음악계가 상기할 만한 이벤트가 준비중이다. 경기도문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창단 30년이 된 3개 단체인 수원시립합창단, 수원시 어머니합창단, 수원콘서트 콰이어(난파콰이어) 합창단의 30주년 기념연주회가 그 것이다. 현재는 합창단이라는 이름을 걸고 수원지역에서 활동하는 단체가 무려 47개에 달하기 때문에 많은 수원시민들은 무심하게 또는 무감각하게 넘길 수 있다. 그러나 30년 전 그 시절! 수원음악 역사의 수레바퀴는 우리가 소홀이 넘길 수가 없다. 47개 합창단 공생하며 30년 전통 이어와 당시 창단하는 기쁨의 뒤에는 지면에서는 밝힐 수 없는 반목과 질시가 있었고, 이를 극복하고 융합의 과정을 거치는 많은 사연이 녹아내려진 역사가 30년을 맞은 수원지역 합창단에 서려 있다. 수원사람들은 서로 서로 견지하면서도 자기 나름의 연결된 인연의 고리를 중요시 한다. 이같은 전통이 30년 동안 합창단의 전통을 이어 오고 있는 것이다. 수원의합창단 효시는 1966년의 난파합창단이다. 난파합창단 창단으로 수원의 합창단 활동을 하는 지휘자나 단원들은 이곳의 합창세계를 공생한 음악인들이 많다. 1981년 난파어린이 합창단(대표 김정자)의 창단으로 수원합창계가 꿈트림하더니 난파합창단의 수원시립합창단(지휘 이상길) 창단의 주역으로 이동됐다. 이어 수원시 어머니합창단(지휘 유건주)이 최희규 님의 주도로 같은해 2월21일 창단하기에 이르게 된다. 그해 난파예술원의 후원으로 난파콰이어(지휘 오현규)가 7월7일 창단하며 수원의 합창계의 물줄기가 뚜렷하게 활성화를 이루게 된 계기가 된다.(그 시절 선경, 삼성 등 직장합창단, 종교계, 교육계합창단 등도 있었음) 필자는 합창(合唱)을 민주주의의 표본이라고 늘 기고한다. 그것은 합창이야 말로 경제적인 부(富), 나이, 외모, 사회적인 지위 등 모든 것이 인간의 평등원칙에서 협심의 마음으로 연습하고 연마해 연주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즉, 사람의 휴머니즘으로 몸(bady)에서 표출되는 사람의 향기가 있는 음악예술을 창조하는 장르가 바로 합창이다. 합창은 온 정성을 다해 자기의 내공을 음률의 화음에 실어 창출하는 음악 예술이다. 앤돌핀과 함께 희열을 맛볼 수 있는 그 순간을 아는 사람들만이 메아리를 만들어 갈 때, 진정의 합창인이 된다. 오는 8월30일부터 9월14일까지 수원에서 합창페스티벌이 열린다. 진솔된 마음으로 각자 합창단들이 시민들에게 감흥을 줄 수 있는 뜻있는 페스티벌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는 무대를 준비해야 한다. 합창의 도시 수원시 30돌 기념 축제 풍성 수원지역 50여개의 합창단들이 펼칠 이 축제은 30년 전의 수원합창계에서 활동하던 합창단들의 땀의 결실이라고 되새기며 메아리의 흔적을 따라 힘차게 부르던 그들의 입김이 30년의 수원합창계에 서려 오늘에 이르렀음을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마음으로 수원시립합창단.수원시어머니합창단.수원콘서트콰이어의 창단기념공연을 기대해 본다. 오현규 한국음악협회 경기도지회장

[기고] 빛으로 농산물 읽는 시대

세상의 시작은 137억년 전 폭발과 함께 발생한 빛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빛은 모든 만물이 생성되면서부터 존재했으며, 또한 인간은 만물이 에너지를 주고받을 때 발생하는 빛을 감지하여 사물의 존재나 변화를 확인해 왔다. 농촌진흥청 비파괴품질계측연구실에서는 90년대 중반부터 과일의 당도나 농산물 성분이 빛의 특정 파장대와 관련이 있는 특성을 이용하여 프리즘과 같은 도구로 농산물 품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90년대 중반에 개발한 과일 비파괴 당도 선별 기술은 전국 140여개 농산물 산지유통센터에서 당도 높은 과일을 골라내는데 활용되고 있다. 제주의 경우 일본에 수출하는 감귤의 당도 선별을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이다. 최근 한류 열풍으로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많은 외국인이 한국의 매운 음식을 접하고 있다. 또한 고춧가루를 원료로 하는 김치, 고추장 등 우리 전통식품이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 등록되었고, 미국, 일본 등 50여 개국에 우리의 고춧가루 가공식품이 수출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김치를 비롯한 각종 매운 음식을 구입할 때 매운 맛의 정도가 매번 달라 낭패를 보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일을 미연에 방지하고 고춧가루 가공식품의 세계화를 위해 농촌진흥청에서는 국내에서 생산 유통되는 고춧가루의 매운맛을 빛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기존의 측정방법은 숙련된 전문가가 고가의 분석비용을 들여 약 6시간에 걸쳐 측정했지만 개발한 기술은 화학적 전처리 없이 빛을 비춰 5초 이내에 매운 정도를 빠르고 쉽게 측정할 수 있다. 이 기술 이외에도 카메라에 비춰진 빛을 이용한 연구도 진행되어 왔는데, 이를 통해 공간적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우리가 본다는 것은 대상물에 빛을 비춰 반사되거나 투과된 빛을 감지하는 것으로 가시광선 영역일 경우만 가능하다. 그 이외의 영역은 이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가 필요하다. 비닐 씌운 애호박의 경우 비닐 위의 인쇄 때문에 일반 가시광선 카메라로는 비닐 내 애호박의 길이를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다. 농촌진흥청에서는 가시광선과 근적외선 파장의 빛을 동시에 감지하는 카메라를 활용하여 비닐 씌운 애호박의 길이와 색깔을 측정하는 선별기를 개발하였다. 빛의 특정 파장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공간적 정보를 같이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최근 연구실에 시도하고 있는 초분광영상기술이다. 농산물 표면 각 지점의 파장별 정보와 그 지점을 알 수 있는 공간적 정보를 동시에 활용하면 하나의 센서로 두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융복합 기술이다. 이러한 초분광영상기술을 이용해 농산물의 품질 및 안전성 평가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최근에는 발아가 잘 되는 우량종자 선별에 활용되고 있다. 인간이 어디에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모르는 빛의 특징은 아직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빛을 잘 활용하면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확보와 고품질 농산물 생산에 기여할 수 있다. 처음 근적외선을 이용한 성분분석이나 품질 검사 기술이 농산물에서 적용되어 현재는 의약품 등 다른 산업에도 활용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강석원 농촌진흥청 국제기술협력과 연구사

[기고] 장마철 차량관리와 안전운전 요령

올해도 장마가 시작되었다. 장마철에는 특히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불량한 시거와 미끄러운 빗길 탓에 교통사고가 늘어날 뿐 아니라 대형교통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경찰청의 교통사고 분석결과에 따르면 장마철에는 평소보다 교통사고 사망률이 약 33% 정도 늘어난다고 한다. 그래서 장마철을 맞아 교통사고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장마철 차량관리와 안전운전 요령에 대하여 몇 가지만 알아보기로 하자. 첫째. 자동차 보험부터 확인할 것.보험가입 운전자 중 약 40%가 자기차량손해(자차보험)를 제외한 채 보험에 가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인, 대물 외 자차에 가입해야만 주차 중 차량 파손, 태풍, 홍수, 해일 등으로 피해를 당하였을 경우 최고 95%까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장마철 예기치 않은 천재지변으로 차량 파손을 보상받으려면 자차보험 가입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둘째. 기술운전보다는 정보운전을. 기상 및 도로상황 등의 정보를 미리 알고 운전해야 한다. 특히, 장거리 주행 전에는 행선지 구간의 기상정보 확인은 필수다. 시간당 강수량이 20mm 이상이거나 1일 강수량이 80mm 이상일 경우 운전을 자제하는 것이 안전하다. 셋째. 빗속의 차량 고장에 주의할 것. 눈길운전보다 위험한 것이 빗길운전이다. 눈길은 스노우 체인이나 도로의 제설작업 등으로 미끄럼사고를 예방할 수 있으나 빗길은 속수무책이다. 비가 오는 날엔 수막현상이 생기기 때문에 평소보다 안전운전에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타이어 공기압도 점검해야 한다. 장마철에는 평소보다 타이어 공기압을 10% 이내에서 높여주는 것이 좋다. 또한, 장마철에는 시거가 나빠지기 때문에 대낮에도 전조등을 켜야 하고 에어컨, 윈도브러시 작동 등으로 배터리 손실이 많아서 미리미리 배터리 점검도 필요하고 브레이크 점검도 필수다. 넷째. 침수지역은 피해서 주차해야 한다.주차하는 지역이 침수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강변, 하천, 교량 밑, 저지대 등의 주차는 피하는 것이 좋다. 안전한 곳이라도 차량 전면이 출구 쪽으로 주차해 만일의 경우 이동이 빠르도록 해야 한다. 될 수 있으면 홍수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재빨리 자동차를 고지대나 이동이 쉬운 안전지대로 옮기는 것이 좋다. 다섯째. 침수된 차량은 시동을 걸지 말자. 차량이 침수되었을 때 절대 시동을 걸어서는 안 된다. 시동을 걸면 엔진 내부로 물이 본격적으로 빠르게 유입되므로 시동을 걸지 말고 보닛을 열어 배터리 단자를 분리하는 등 응급조치를 한 후 보험사 긴급출동을 요청해야 하며 침수 차량 정비는 빠를수록 비용이 절감된다. 여섯째. 앞 유리창은 깨끗이 해야 한다. 윈도 와이퍼 브러시 작동 시 마찰음이 계속 난다면 브러시 불량이나 앞유리에 찌든 기름때가 쌓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때는 스펀지에 세제를 묻혀 구석구석 깨끗하게 두세 번 정도 닦아주면 감쪽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워셔액의 양과 분사 방향도 점검해야 한다.이처럼 여섯 가지만 잘 지켜도 장마철 교통사고 및 안전사고는 크게 감소할 것이다. 윤병광 화성동부경찰서 교통관리계장

[기고] 수출농업, 선인장에서 길을 찾다

지난해 우리나라 농산물 수출액은 47억8천500만 달러로 전년도보다 3.2% 감소한 반면, 수입액은 187억1천700만 달러로 1.9% 증가해 심한 무역수지 적자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도 우리나라 농산물 수출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일본시장이 엔저현상으로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지만 우리는 농산물 수출이 농가소득 증대와 무역적자 폭을 줄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1994년도 UR 발효 이후부터 FTA 확대체제에 접어들면서 지금까지 국내 농산물시장개방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품목은 수입산에 자리를 내주고 있는데 이를 극복할 대안은 해외시장이다. 경기도 고양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는 접목선인장은 우리 수출농업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비모란으로 대표되는 접목선인장은 비록 수출규모는 작지만 30여 년 전에 일본에서 들어와 지금까지 매년 250만달러에서 300만달러 정도를 네덜란드, 미국 등 세계 3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세계 수출시장의 70%를 점유하는 수출화훼의 특화품목이다. 이렇게 우리나라 접목선인장이 지속적으로 해외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생산농가들의 집념과 열정을 바탕으로 경기도, 고양시 등 지자체와 농산물유통공사 등 관련부서의 지원이 있었고 신품종 개발 및 생산성 향상 기술개발이 만들어낸 결과물인 것이다. 접목선인장은 식물 특성상 삼각주 대목에 비모란, 산취 등 자구를 접목해 재배하는데 품종퇴화가 빠르고 토양전염성 병해로 생산성이 낮은 문제를 안고 있었고 대외적으로는 중국 등 후발 수출국들의 부상이 우려되는 상황에 놓였지만 1994년도에 설치된 경기도 농업기술원의 선인장연구소가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개발 보급함으로써 품질경쟁력을 바탕으로 중국산보다 30% 높은 가격으로 수출하고 있다. 우리나라 접목선인장이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주문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나 현재 생산량이 모자라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체계적으로 생산기반을 지원하고 새로운 신규 수출품목을 개발하고 반제품대신 식재형이나 완성형 상품의 수출 비중을 늘려 부가가치를 높인다면 앞으로 현재 수준 보다 2배가 많은 500만 달러이상 수출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농산물 수출은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해외 시장분석을 통해 사전에 준비되고 생산농가 육성과 정책지원, R&D가 종합적으로 이루어 질 때만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우리만이 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가지고 해외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작목을 육성하고 특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필요한 것은 해외시장 개척인데 특정시장에 편중하지 않고 다변화해야 하며 특히 중국과 러시아 등으로 신흥시장 개척은 중요하다. 또한 전문 수출업체를 육성하는 것이 시급한데 자본력이 부족한 영세한 업체의 규모화와 수주상담, 통관검역, 해외 홍보 등 지원 강화가 요구된다. 수출농업은 산학관연 협력을 통해 일과성이나 단기적이 아닌 토대를 다져가면서 장기적으로 접근해야만 지속가능하다. 이해길 경기도농업기술원 선인장연구소장

[기고] 관아의 오동나무는 나라의 것이다

이순신(李舜臣)의 일화를 전하는 대부분의 기록들은 하나같이 관직 생활동안 그의 청렴함과 강직함을 대변해 주고 있다. 때문에 그를 시기하는 사람도 많아 그의 관직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이순신이 전라 좌수영에 속한 발포라는 곳에서 만호(지방의 진에서 군사를 통솔하는 종4품의 벼슬)를 하고 있을 때 일이다. 전라좌수사 성 박이 이순신에게 심부름꾼을 보내 왔다. 좌수사는 전라 좌수영의 우두머리로 이순신을 직접 지휘하는 직속상관 이었다. 좌수사께서 이곳 발포 진영 뜰에 있는 오동나무를 베어오라고 하십니다. 심부름꾼이 송구스럽다는 듯 이순신에게 말했다. 무엇에 쓰신다고 하더냐? 예, 거문고를 만드는데 쓰신다고 하더이다. 좌수사께서는 풍류를 즐기시니까요. 이 말을 들은 이순신은 생각했다. 아니, 나라가 이토록 위급한 시기에 거문고를 만들어 풍류를 즐기려 하다니! 그러나 그런 기색을 나타낼 수는 없었다. 좌수사께 말씀 드려라. 뜰의 오동나무도 나라 것이니 함부로 베어 쓸 수 없다고. 하물며 전함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거문고를 만드는 것임에랴. 심부름꾼은 얼굴이 하얘져서 돌아갔다. 하찮은 만호 따위가 우두머리인 좌수사에게 대든 셈이었으니, 이제 이순신의 운명은 바람결에 쓸려갈 낙엽과도 같았다. 심부름꾼한테서 이순신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좌수사 성 박은 이를 부득부득 갈았으나, 이순신의 말은 하나도 틀린 것이 없었다. 나라의 물건을 사사로이 쓸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결국 성 박은 자신의 뜻대로 오동나무를 베어 거문고를 만들지 못했다. 이처럼 발포 만호로 재직 중일 때의 이순신은 관직사회나 군대 내부의 불합리한 일들과 맞닥뜨려 동료장교나 상관으로부터 악감정을 사는 일이 많았다. 호남지역은 생산되는 물품이 많은 곳이었다. 그 가운데서도 수군 포구는 일종의 상업 중심지 여서 많은 재화가 오갔고, 그래서 장교나 장수는 이곳을 한밑천 챙길 수 있는 곳으로 여겼다. 그렇기에 청렴하고 강직한 이순신과는 아무래도 부딪히는 일이 많았던 것이다. 조선시대 군대의 잘못된 관행 가운데 장교들이 복무할 군인에게서 사사로이 베를 받고 집으로 돌려보내는 이른바 방군수포라는 것이 있었는데 이순신이 이를 용납할 리가 없었다. 이러한 이순신의 자세는 다른 장교들이 마음대로 부정을 저지르기 어렵게 만들었고, 그것이 그에 대한 비방으로 나타나곤 했다. 대한민국이 세계 일류 국가로 나아가는 데 공직자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이다. 대한민국 공직자들이 이순신 장군이 가졌던 애국충정과 공직자로서의 청렴한 자세를 다시 아로 새겨야할 때이다. 박원철 경기도 청렴대책반장

[기고] 경찰의 독자적 수사권 당위성을 말한다

지금까지 검찰은 경찰의 독자적 수사권 요구가 있을 때마다 자질부족 또는 인권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해 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검찰의 주장은 현실성과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형사 절차를 보면 ①범죄의 의심이 있으면 수사를 개시하여 범인을 검거하고 증거를 확보(검사 또는 경찰) ②기소 또는 불기소 여부 결정(검사), ③기소 및 공소 유지(검사), ④양형 및 유ㆍ무죄 판결(법원), ⑤형 집행(검사)의 과정을 거친다. 위에서 보듯 현행의 우리 형사 절차에서 검사의 권한은 아주 막강하다. 수사권 수사지휘권 기소권이 검사에게 독점적으로 주어져 있고 기소편의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그 재량 또한 크다고 하겠다. 이러한 검사의 권한은 무소불위로 이어져 최근에 억대 금품수수와 피의자 성추문 등으로 국민과 언론의 비난을 받고 있는데, 이런 행태는 어느 한 쪽에 권력이 치우치면 발생할 수 있는 전형적인 사례이다. 물론 개정 형소법에서 경찰의 수사 개시권을 명문화 하였지만, 검사가 경찰 수사사건에 대해 자료를 요구하면 경찰은 사건자료를 송부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 검사의 권한은 법 개정과 관계없이 막강하다는 것이다. 영미법계인 영국이나 미국은 수사는 오로지 경찰만이 수행하고 검사는 공소만 담당하고 있으며, 대륙법계인 프랑스와 독일은 검사가 수사에 관여하나 경찰의 독자적 수사개시와 종결권도 일부 부여하고 있다는 점은 참고할 사례들이다. 우리나라 검찰은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후 피의자가 경찰조서를 전면 부인하면서 재조사를 요청하는 일이 많다며 경찰의 자질 부족을 경계한다. 그러나 이는 경찰에게 독자적인 수사권을 부여하고 있지 않은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하는 것이지 결코 자질 문제로 볼 사안은 아니다. 더구나 피의자의 부인 또는 재조사 요청은 피의자의 권리이다. 피의자가 경찰에서 진술한 내용을 검찰에서 그대로 진술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생각이다.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당시 제기된 경찰자질 부족으로 인한 수사권과 종결권 미부여는 반세기가 지난 지금은 설득력이 없다. 경찰수사에 인권침해의 우려 등이 있다면 이는 동일 수사 기관인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통해서가 아니라, 변호인의 참여확대 또는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인 시민단체의 감시와 통제, 인권위원회의 감독 등의 방법으로 확보하여야 할 문제이다.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수차례 제기되어온 경찰과 검찰 간 수사권 문제는 양 조직이 상호 견제하며 보다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제도로 거듭나야 한다. 특히 경찰의 수사권 독립은 대국민 사법서비스의 향상을 차원에서 국민의 견지에서 바라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천순호 과천 별양파출소장

[기고] 청소년의 미래가 없다

청소년의 미래 가정이 서야 한다. 그런데 요즘 청소년들을 보면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최고의 교육자는 부모요, 최고의 교육현장은 가정이다. 어느 교육자의 말이다. 청소년 미래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부모의 변화다. 요즘 학부모들은 자녀 교육에 대해 뒷짐지고 구경만 하는 경향이 있다. 자녀의 모든 교육을 학교 현장으로만 몰아붙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학부모들을 비롯해 교육계 지도자들 모두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청소년들이 학교에 있는 시간은 불과 8시간가량. 하루의 3분의 1밖에 안 되는 수준이다. 즉, 가정에서 지내는 시간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 동안 부모들의 가정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자신이 부모라면 직접 자문하고 체크해보자. 첫째, 자녀와 대화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 둘째, 자녀 앞에서 모범된 부부생활을 하고 있는가. 셋째, 일주일에 자녀와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 넷째, 일주일 동안 자녀와 함께 하는 식사는 몇 번인가. 다섯째, 자녀의 진로 및 고충에 대해 알고 있는가. 여섯째, 자녀와 함께 외출 시 공중도덕은 잘 지키고 있는가. 일곱째, 자녀 앞에서 막말을 하진 않았는가. 다음으로 바뀌어야 할 것은 전자제품이다. 최근 한 조사에서 청소년 3명 중 1명꼴로 핸드폰에 중독됐다는 결과를 제시해 그 심각성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학생들을 조사해 보면 핸드폰이 없는 학생은 한 반에 1~2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 가정에서 사용하는 통신비만 20만원, 많게는 30만원가량에 육박하기도 한다. 그런데 과연 학생들에게 핸드폰이 필요한가. 학교마다 공중전화가 비치되어 있고 급할 때는 담임교사의 핸드폰을 사용하면 되는 일이다. 특히 한 언론사의 조사에서 학교 폭력의 70%가 핸드폰에서 비롯된다는 결과가 나왔던 만큼 이는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학생들에게는 약간의 긴장과 약간의 제약이 필요하다. 너무 자유분방하고 부족함이 없는 삶은 청소년들이 미래를 개척해나가는 데 일체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의 미래를 바로 세워주기 위해 우리 학부모들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학교 교육은 학교에 맡겨야 한다. 교사가 충고를 하던 약간의 회초리를 들던 교사를 믿고 따라보는 것이 중요하겠다. 이와 더불어 가정교육의 필요성을 망각해서도 안 된다. 가정에서의 교육이 바로잡혀야 학교에서의 교육이 효과를 볼 수 있다. 아름다운 학생, 아름다운 청소년은 동료와 선배를 배려하고 존중하며, 부모에게 순종하고 선생님께 순응한다. 학부모가 먼저 바로잡는다면 청소년들은 학생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하지 않는 아름다운 학생이 되어 있을 것이다. 글로벌 시대로 접어든 시점에서 인성과 지식, 지혜를 겸비하지 못한 자의 미래는 보장되지 않는다. 앞으로 우리 세상을 이끌어갈 청소년들에게 찬란한 미래를 만들어주기 위해 어른들이 먼저 나서자. 아름다운 미래를 만드는 것은 어른들의 밑거름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병덕 이천시소기업소상공인회장

[기고] 철도 민영화 꼼수, ‘공공성’ 백신으로 완전 퇴치해야

MB정권 임기 말 KTX 민영화가 추진된다는 소식이 들리자, 전 국민의 완강한 반대로 그 시도가 좌초되었다. 하지만 홍역을 치른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또 다시 박근혜 정부가 슬며시 변종된 철도 분할 민영화를 재시도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지주회사+자회사 형태로의 철도공사 개편안인 철도산업 발전방안이 바로 그것이다. 철도산업 발전방안의 주요내용은 2015년 개통 예정인 수서발 KTX를 코레일이 30% 정도의 지분을 투자하는 출자회사를 통해 운영하고, 나머지 지분은 공공자금인 국민연금관리공단 등의 연기금에서 투자를 받겠다는 것이다. 또한 투자 시 민간매각 제한에 동의하는 자금만을 허용해 이를 정관ㆍ협약에 명시하도록 하며,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는 적자ㆍ벽지 노선들 또한 자회사로 전환 운영해 민간으로부터의 안정성을 확보하겠다고 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정부 바뀔 때마다 철도 민영화 고개 이에 철도노조 및 각계 시민단체들은 연기금 투자자들이 정관ㆍ협약을 바꿔 민간에 매각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열려 있어 철도의 안전위협과 요금인상의 대한 우려를 거둘 수 없다. 또한, 유일한 수익노선인 KTX의 수입으로 벽지에 사는 국민들에게 철도교통을 복지적 차원으로 제공했던 기존의 운영 체계가 향후 불가능해질 수 있다며 철도의 분할 민영화를 반대하고 있다. 필자는 한 가지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 과연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연기금의 투자자는 공공성에 기반한 투자를 한다는 전제는 과연 성립할 수 있는가? 대표적인 연기금 투자자인 국민연금관리공단이 100% 지분을 가지고 운영 중인 일산대교의 사례에서 그 전제의 타당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경기도의 대표적 민자도로인 일산대교의 경우 통행료는 경부고속도로에 비해 1종 차량의 경우 12배, 2종 차량의 경우 17배나 높다. 뿐만 아니라 일산대교 측에선 매년 적자 손실 보장을 명목으로 올해 말 기준 총 186억원에 이르는 경기도민의 혈세를 잠식하고 있는 중이다. 다시 말해, 혈세로 운영하는 공단이 국민들의 혈세를 잠식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발전방안에서 전제한 것과 같이 연기금의 투자성향이 공공성에 기반 하지 않고 있음을 방증할 수 있다. 즉, 투자성향 자체가 민간자본과 크게 다르지 않게 철저히 수익성에만 매몰되어 있다. 그래서 필자는 이번 발전방안 전제부터 잘못된 민영화 꼼수라 주장하는 것이다. 발전방안과 같이 철도 자회사를 통한 분할로 연기금 투자자가 운영을 하든, 민간에 지분이 매각되어 민간이 운영하든, 현 방안 속에선 어떤 형태든 수익성을 목적으로 통행료 수입을 극대화하기 위해 설립될 회사는 교통에 대한 복지적 측면을 일고하지 않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공공성을 가장 고려해야 할 정부가 매번 수익적인 측면으로만 접근하기 때문에 적자보는 코레일을 정리해야겠다는 입장만을 반복해서 내놓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는 철도의 공공성을 포기하겠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음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철도, 국민경제 발전 기여 고려해야 코레일 자체가 적자일 수 있다. 하지만 철도라는 기간산업이 전방위와 후방위에서 국민경제의 발전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건 사회의 발전에 따라 국민들의 이동권은 곧 헌법에서 보장하는 행복추구와 인간의 존엄 문제와도 직접 연결되는 중요한 권리가 되었으며, 또한 교통복지라는 측면에서도 고려해볼 만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미 이와 관련해 지난 5일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상임위에선 여야가 합의하여 철도 분할 민영화 추진 중단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지속적인 철도 민영화 추진에 이제는 확실히 못을 박아야 하는 시점이다. 그리고 철도 공공성이라는 백신만이 정부가 바뀔 때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민영화 시도를 영원히 퇴치시킬 수 있을 것이다. 송영주 경기도의원

[기고] 여름에는 생맥주 대신 생맥산으로

여름은 얇아지는 옷만큼이나 늘어난 살들이 그대로 드러나는 노출의 계절이다. 이상기온과 더불어 여름의 시작이 빨라지면서 여름을 대비한 다이어트가 시작됐다. 하지만, 직장인은 일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회식으로 인한 폭식과 음주는 몸매관리를 방해한다. 몸매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술을 경계해야 한다. 술은 에틸알코올이라는 화학물로 1g당 7kcal의 에너지를 내는 고열량식품이다. 캔 맥주 1개의 열량이 180kcal로 2개만 마셔도 300kcal가 넘는 밥 한 공기를 먹는 셈이다. 알코올은 단백질이나 탄수화물보다 많은 열량을 가지고 있지만, 인체에 축적되지 않는 열량이다. 결국, 술과 음식을 함께 섭취했을 때 술로 얻은 열량이 먼저 에너지로 쓰인다는 것이다. 함께 먹은 음식의 열량은 고스란히 지방으로 바뀌어 체내에 쌓일 수밖에 없다. 술과 함께 먹는 고칼로리 안주는 많이 먹을수록 지방으로 축적돼 다이어트에 방해된다. 간혹 술을 마신 다음 날 체중을 재보면 평소보다 몸무게가 덜 나가는 경우가 있다. 술이 체중감량에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알코올의 이뇨작용으로 인해 체내 보유된 수분이 일시적으로 빠져나가 체중이 적게 나타나는 것이다. 다이어트 때 술을 금기시하는 이유는 술안주에 있다. 술과 함께 먹는 기름진 음식, 맵고 짠 안주는 지방으로 축적되며 체내 수분 함량을 떨어뜨린다. 위에 부담이 적고 수분 함량이 높은 채소나 과일, 두부와 같이 저지방 고단백위주의 안주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다. 여름철 더위를 식히기 위해 시원한 맥주를 찾는 사람이 많다. 일시적으로 갈증해소에는 도움을 주지만 많이 마시면 땀과 분비물로 많은 수분을 소비하게 돼 오히려 탈수현상을 가져온다. 술을 마신 뒤 물을 많이 마시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름철 더위에 지쳤을 때 맥주보다 다양한 건강차가 좋다. 갈증 풀고 기운 돕는 생맥산(生脈散)은 인삼과 맥문동, 오미자를 1대2대1 비율로 물에 넣어 끓인 뒤 꿀을 타서 마시면 더위를 이기는 효과가 있다. 맥문동은 심장의 열을 없애주고 활동력을 왕성하게 해 갈증을 자주 느끼거나 체질적으로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 좋다. 피로회복과 다이어트용 차로도 제격이다. 오매, 초과, 백두구, 사인 등 한약재를 갈아 꿀에 섞어 달인 후 찬물에 타서 마시면 갈증을 없애고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임금님이 여름철 건강관리를 위해 즐겨 마셨던 대표적인 청량음료인 제호탕은 비만치료용으로도 사용된다. 구기자 15g에 물 1ℓ를 넣고 끓여 물처럼 수시로 마셔주면 좋다. 차를 꾸준하게 마시면 몸의 저항력을 높이고 필수지방산인 불포화지방산을 함유하고 있어 콜레스테롤과 혈당 수치를 내려준다. 간단한 지압법으로 혈자리를 주기적으로 눌러 자극을 주면 술을 마시고 싶은 욕구를 어느 정도 줄여줄 것이다. △백회 : 양쪽 귀의 꼭짓점이 만나는 선상에서 양미간 중앙을 이은 선과 만나는 점을 누른다. 의학입문(醫學入門)에 백회의 자극은 두통과 어지럼증, 고혈압, 불면, 손발 떨림, 금단증상을 완화를 가져온다고 나와 있다. △솔곡 : 귀끝 위로 두 손가락 정도 거리에서 어금니를 깨물었을 때 움직이는 부위 양쪽을 시계방향으로 돌린다. 솔곡 양쪽을 자극하면 술에 대한 갈망감과 편두통, 숙취 후 두통이 완화된다. △태양 : 눈끝 부분과 눈썹 꼬리 부분 가운데 위치에서 귀 쪽으로 2.5cm 떨어진 곳의 혈자리. 약간 오목하게 들어간 곳을 손가락으로 지그시 눌러주면 현기증이 나거나 피로할 때, 숙취 해소에 효과적이다. 심재종 다사랑중앙병원 한의학과 원장

[기고] 학부모회의 역할과 기능

경기도교육청의 학교 학부모회 설치 운영에 관한 조례(2013.2.27)의 제1조(목적)는학부모회설치와운영에관한사항을 정해 효율적인학부모회운영을도모하고,학부모들이교육공동체의일원으로교육활동에참여해 학교교육발전에이바지함을목적으로했다. 동법 제5조(기능)학부모회는학교교육발전을위해다음 각호의사항을수행한다. 1.학교운영에대한의견제시및학교교육모니터링2.학부모자원봉사등학교교육활동참여지원 3.자녀교육역량강화를위한학부모교육4.그밖에학교의사업으로서해당학교학부모회규정으로정하는사업 등이다. OECD 국가 중 학부모회를 조례로 규정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한다. 이렇다 보니 전국 17개 시 도 교육청 중에서 경기도교육청이 각종 시책사업 등에서 선진화되고 우위를 점하는 등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 가슴 뿌듯하다. 기존의 관행적으로 있던 학부모회를 조례로 규정하므로서 설립취지에 부합되는 순기능이 있는가 하면 이해 부족으로 인한 혼선과 역기능이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 항상 그렇듯 우리나라의 NGO와 사회단체들이 공익성을 내세워 국가 보조금 또는 협찬금 등으로 무리를 일으키고 심한 경우 구속되는 사례를 보아온 터에 필자는 더욱 조심해야겠다고 다짐하며 회장이 됐다. 원래 학부모회는 각 학교마다 구성돼 있는 조직으로 본질은 자발성과 봉사성을 기반으로 했다. 그런데 연간 운영비를 50만원씩 일률적으로 지급하다 보니 시각이 바뀌었다. 예전에 듣도 보도 못하던 운영비는 조직운영의 조기 정착을 위한 마중물 성격이라 사료된다. 그런데 학교교육경비가 모자란다고 아우성인데 학부모회 운영비까지 지급한다는 비아냥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가 있음도 부인하기 어렵다. 이렇다 보니 상위법에 근거한 학교운영위원회도 운영비를 지급하라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초중등교육법(97.12.13) 및 동법 시행령 (98.2.24)에 의한 학교운영위원회의 독점적 지위에 대한 대립구도가 아닌 독립적 보완재로서의 기능이 요구된다. 잘못하다가는 게도 구럭도 다 잃는 학교 현장의 혼선만 주는 우(憂)를 범할 수도 있겠다 싶다. 그러나 두 단체는 학교운영의 참여성, 봉사성,주체적 교육공동체 일원이라는 추구하는 공통적 목표가 같기에 안심이 된다. 따라서 두 단체는 학교와 학부모에게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구성원의 외면으로 설립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유명무실해 질 수 있다. 왜냐하면 신뢰는 학교를 지탱하는 내구력이 강한 핵심어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시점에서 부천교육청의 학부모 연수는 학운위와 학부모회의 역할, 기능에 대해 명쾌하고 명료한 답을 제시했다는 학부모들의 평가다. 리더십 이론에 의하면 남성은 목표달성에 비중을 두는 도구적 리더요, 여성은 구성원들의 인화 및 단결에 관심을 두는 표현적 리더라고 한다. 같은 맥락에서 신의 피조물 가운데 가장 복잡한 것이 여자의 마음이라는데 천재 과학자 호킹 박사의 대답은 시사하는 바가 지대하다. 당신이 이해하기 가장 어려운 것이 무엇인가요? 호킹 왈 여자들이요. 여성의 사회 참여 비율이 높아지는 현실에서 경기도교육청의 혁신학교 시즌 2를 견인하는 대립재가 아닌 보완재의 두 단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한명숙 부천중원초등학교 학부모회장

[기고] 나라 사랑은 국기게양 실천으로

한국전쟁에서 나라를 위해 희생하시고, 일제치하에서 광복을 위하여 피를 흘리신 순국선열이 없으셨다면 자유 대한민국은 존재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젊은 시절 미군부대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는데 성조기에 대한 미군들의 각별한 사랑을 보면서 미국이 강대국이 된 이면에 국민의 애국심이 크게 작용했다고 여겼던 적이 있었다. 공사장 꼭대기, 자동차 등 개의치 않고 성조기를 달 정도로 미국 국민 그네들의 성조기 사랑은 지극하다. 우리나라 국민의 나라사랑도 미국 국민보다 결코 작지 않을 것인데도 유독 태극기 게양에 관한 한 예전과 같지 않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태극기가 물결 치며 거리마다 태극기 게양에 가슴 벅찼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기미년 31 독립만세 운동을 할 때 외쳤던 대한 독립만세, 꿈에도 그리던 1945년 815 광복절에 목 놓아 외쳤던 대한 독립만세, 한국전쟁 중 서울 수복하면서 목 놓아 외쳤을 국군 만세, 월드컵 4강 진출에 목이 쉬도록 외쳤던 오 필승 코리아 함성과 함께 온 국민이 양손에 태극기를 흔들었던 감동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태극기는 우리 가슴에 애국심 본능을 우러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고, 대한민국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필자는 태극기를 볼 때마다 가슴 벅차고 설렌다. 유관순누님이 손에 들었을 태극기, 안중근 의사 앞에 놓였을 태극기를 생각한다. 요즘 신세대 젊은이들은 관심 없는 국민교육헌장과 국기에 대한 맹세를 조용히 음미할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설렌다. 교복 시절로 돌아가 뜨거운 청춘을 느끼게 해준다. 그렇다면, 태극기 사랑은 파시즘의 발로도 아니요 우상숭배도 아니며, 정체성을 확인하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경건한 축제의식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이처럼 넘쳐나던 태극기 물결은 다 어디로 가고 나라에서 정한 국기게양일에 다는 것조차도 자주 잊어버린다고들 한다. 공공기관이나 학교에 게양된 태극기의 교체시기가 한참 지났음에도 예산 부족을 이유로 누렇게 때가 묻어나 오염, 훼손된 것을 보면 안타깝다 못해 서글프다. 몇 년 전 방송 프로그램에서 신임장관들 집을 찾아가 국기게양 실태를 취재 보도한 적이 있었는데, 신임장관이 되었음에도 반은 달고 반은 달지 않은 것을 보고서 개탄했다. 그래도 지도층은 남다를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일반 국민의 나라 사랑이 더 뜨겁다고 느껴진다면 지도층은 반성하고 또 반성할 일이다. 태극기를 곱게 접어 국기함에 소중하게 넣었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얼굴과 온몸에 태극기 페인팅을 하고, 태극기로 만든 옷과 모자로 치장할 정도로 태극기에 대한 사랑이 지나치다 못해 극성인 시대가 되었다. 온라인 상에서는 태극기 사진, 국기게양 인증 샷 등으로 SNS, 트위터, 페이스북, 카톡이 채워진다. 그럼에도 현실에서는 국기게양일에 아파트촌 드문드문 걸려 있는 태극기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처럼 국기 다는 가정이 오히려 소수인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대한민국국기법이 바뀌어 낮에만 국기를 다는 각급 학교 및 군부대의 주 게양대를 제외 하고는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청사 등에 연중 24시간 국기를 달아도 되도록 하고 야간에 적절한 조명을 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경기도의회에서도 경기도 국기게양일 지정 등에 관한 조례를 입법예고 하였다. 이 조례안은 경술국치일에 조기를 게양할 수 있도록 하고, 도지사는 각종 국기선양사업을 추진하고 국기선양을 위한 게양시설의 설치 등에 필요한 사업비를 예산의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명문화했다. 두 손 들어 적극적으로 환영할 일이다. 이 같은 국기게양에 관한 제도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기게양을 실천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필자부터 당장 집에 있는 국기함의 태극기를 꺼내어 다시 손질해야겠다. 장호철 경기도의회 부의장

[기고] 공제선과 지평선

1980년 화천북방 DMZ 부근 적근산에서 보병소대장으로 근무할 때의 일이다. 지금은 북한군의 해상공격이 잦지만 그때만 해도 155마일 DMZ를 통한 소규모 무장공비 침투가 잦았다. 보병학교를 졸업하고 부대에 도착했을 때 15사단은 북한군이 침투시킨 무장공비를 사살하여 부대가 사기충천해 있었다. 그리고 그 후로도 무장공비 침투 흔적이 조금만 있으면 우리 소대는 주간 수색 야간 매복작전에 나섰다. 11월 그믐 적근산, 밤은 이슥하고 공기는 제법 차가웠다. 매복에 들어간 지 서너시간이 지났을까? 긴 침묵을 깨고 바람결에 낙엽 바스라지는 소리, 몇 발자국 움직이다 멈춰서고 다시 낙엽 밟는 소리, 철모 속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솟고 등골이 송연해졌다. 매의 눈을 뜨고 신경을 곤두세웠다. 어둠속에서 소대원의 총구가 일제히 나뭇잎 밟는 소리 나는 쪽으로 향했다. 우리는 상대를 먼저 발견하기위해 공제선을 바라볼 수 있도록 공제선 약간 아래쪽에 진지를 파고 매복을 서고 있었다. 물론 그날 공제선상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공비는 아니었다. 실탄이 발사 되진 않았지만 그 동물이 모습을 나타낼 때까지 공제선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우리의 눈초리에는 살기가 가득했다. 공제선은 군사용어이다. 하늘과 산이 맞닿아 이루는 선, 야간에 공제선상에서는 사마귀 한 마리 기어가도 실루엣되어 사슴 한마리 뛰어 가듯 동작이 크고 선명하게 잘 보인다. 지난 봄, 어느 신문에서 넓게 펼쳐진 청보리밭 사진을 보고 남쪽 들녘에 가보고 싶었다. 그러나 그동안 짬을 내지 못하다가 친척 혼례식이 있어 모가 가지런히 심어져있는 만경평야를 달릴 기회가 있었다. 기차가 쏜살같이 넓은 평야지대를 관통하여 지나갈 때 창밖에는 앞이 탁 트이고 끝없이 펼쳐진 대지 위에 선 하나, 난 그 지평선을 놓치지 않았다. 수도권에서 지평선을 찾아보기란 여간 어렵지 않기에 가슴 후련하고 협쾌감마저 들었다. 공제선은 높고 가파르고 지평선은 낮고 완만하다. 공제선이 긴장감과 가쁜 숨이 있다면 지평선은 편안함과 긴 호흡이 있다. 공제선은 매 눈을 뜨고 치켜보지만 지평선은 부드러운 눈매로 바라다본다. 학창시절 보았던 영화 잃어버린 지평선은 지평선 너머 어디엔가 피안의 샹그릴라가 있었지만 이제 현실에서는 지평선을 찾아보기란 그리 쉽지 않고 지평선 너머 유토피아는 더욱 상상하기 어렵게 되었다. 전시상황도 아닌데 우리 주위에는 온통 공제선 뿐이다. 시기와 경계, 충렬된 눈으로 이웃을 공제선상에 올려 놓고 흠을 찾고 깍아내리려고만 하지 부드럽고 따뜻한 시선으로 상대방을 지평선에 올려놓고 멀리 바라다 보지 않는다. 푸른 하늘에 흰 구름 둥둥 떠가고 칭기즈칸의 후예들이 말 달리는 광활한 몽골초원의 지평선, 한번 뜬 백일이 불같이 작열하고 일체가 모래 속에 사멸한 영겁의 허적에 오직 알라신만이 밤마다 고민한다고 청마가 생명을 노래했던 아라비아사막의 지평선, 그리고 온누리가 눈으로 덮여있어 하늘과 땅의 경계도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알라스카 설원의 지평선. 이 여름, 그러한 경이의 지평선이 아니더라도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고 따뜻한 시선으로 이웃을 바라다 볼 수 있는 내 마음속의 지평선을 하나 간직하고 싶다. 서대운 가평군청 교육협력과 주무관

[기고] 아동 대상 성범죄, 이제는 우리 모두가 나서야

안타깝게도 우리는 성범죄 관련 기사와 보도를 자주 접하게 된다. 사회적으로 경악을 금치 못하는 사건이 잊을 만하면 다시 발생해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하루 평균 2.2건이 발생한다는 아동성범죄, 수사기관에서 집계하는 수치가 이 정도인데 신고가 되지 않은 수까지 감안하면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상을 여성과 청소년까지 넓히면 그 수치는 엄청나서 전국에서 연간 2만 건이 넘는 성범죄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참다못한 정부가 이번엔 꽤나 강경한 법률 개정안을 내놓았다. 금년 하반기부터 시행되는 성폭력 관련 법률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친고죄 전면 폐지, 형량 강화, 공소시효 폐지로 축약된다. 반의사불벌죄라 하여 피해자의 고소가 없으면 처벌할 수 없었던 것에서 이제 그 힘겨운 고소절차 없이도 처벌이 가능해졌다. 성범죄 형량이 강화되어 아동ㆍ청소년 대상 성폭력의 경우 종전의 5년 이상에서 무기징역이 추가되었고, 13세 미만 아동의 경우 가중 처벌되어 무기 혹은 10년 이상의 형량이 적용된다. 또한 13세 미만 아동 성범죄의 경우 공소시효 적용이 배제되어 가해자가 이 땅에 살고 있는 한 영원히 법적 처벌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되었다.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으며, 법적 실효성을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렇듯 이전과 비교하면 법적 대응이 한층 강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시민이 체감하는 적정 형량과는 아직 괴리가 있다. 영국과 스위스는 아동 성폭행범은 무조건 종신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으며, 프랑스와 미국도 최소 20년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금년 개정 법률안에 종신형이 추가되었다고 하지만 이전과 같이 5년 이상으로 시작되는 형량이 적정하지 못하다는 여론이다. 이제는 법적인 처벌의 수위를 높이는 것과 병행하여 우리 모두가 어린 아이들을 지키는 일에 동참해야 할 때이다. 범죄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지 않도록 지역사회 곳곳에 안전망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선진 외국의 단호한 법적 대응을 벤치마킹 하는 것과 함께, 그 나라 시민들이 내 자녀와 우리 어린이를 지키는 일에 얼마나 엄격하고 적극적인지도 눈여겨봐야 한다. 필자의 외국인 동료는 한국에서는 어린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이 혼자 등교하거나 거리를 다니는 것을 흔하게 보게 된다며, 참으로 생소했고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의 아동성범죄 발생율은 그리 높은 것도 아니라는 뼈 있는 말을 하곤 했다. 거리를 활보하며 대상을 찾는 성범죄자에게 나홀로 아동은 범죄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고, 실제로 우리 사회를 경악케 했던 끔찍한 사건들도 나홀로 아동의 등하굣길에서 발생했던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의 등하교는 가급적 성인이 동반하도록 지역사회의 자원봉사자를 활용한 지킴이 활동을 확대하고, 학교에서도 학급의 어린이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등하교 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인다면 범죄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는 일은 상당부분 줄어들 것이다. 여기에 아동 스스로 위기의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예방교육이 더욱 확대되고, 효과적인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정책적 고려가 병행된다면 범죄예방의 실효성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강화된 개정 법률안 시행을 앞두고 우리 모두가 아동성폭력 근절과 안전한 지역사회 환경조성에 대한 인식을 더욱 공고히 할 때이다. 전경숙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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