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길목 화재사고 급증

밀레니엄의 해이해진 사회분위기 속에서 주말에만 도내 22곳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등 화기관리 소홀 등에 따른 화재가 급증하고 있다. 11일 밤 11시께 용인시 구성면 중리 537의8 양면테이프 제조공장인 (주)경선산업(대표 이기영)에서 원인모를 불이나 인근 (주)성문 등 440평의 공장을 모두 태워 8천900만원(소방소 추정)의 재산피해를 낸뒤 4시간여만인 12일 새벽3시께 진화됐다. 불을 처음 목격한 인도네시아 수키아토씨(24·성문직원)는 “기숙사에 자고 있는데 ‘펑’‘펑’ 소리에 놀라 나와보니 경성공장에서 불길이 치솟아 성문으로 옮겨 붙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불이 나자 용인소방서 등 수원 성남 등지에서 37대의 소방차가 출동해 진화작업을 벌였으나 공장 내부에 있던 화공약품 등에서 나오는 가스와 건물 외벽인 패널이 휘어져 접근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앞서 밤10시23분께 수원시 팔달구 망포동 벽산아파트 뒤 야산에서 불이나 나무와 잡초 등 250여평을 태운뒤 2시간여만에 진화됐다. 또 낮 12시13분께 안산시 원시동 소재 에어필터 제조공장인 동현필터시스템에서 쓰레기를 소각하다 불이 공장으로 옮겨붙어 공장내부 기계와 제품 등을 전소시켜 6천600만원 (소방서 추청)의 재산피해를 내고 2시간여만에 진화됐으며 낮 1시25분께는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138 단독주택에서 어린이 불장난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하는 등 주말 하루동안 도내에서만 22건의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 2억3천800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평소 하루 10여건의 화재가 발생하는데 주말에 22건이나 발생한 것은 건물을 비우면서 각종 화기를 소홀하게 점검한 것이 큰 원인”이라며 “들뜨기 쉬운 때일수록 한번 더 화기를 점검하는 습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강한수·김창학·최종식기자 chkim@kgib.co.kr

영업정지기간중 불법영업 유흥가 철퇴

연말연시를 맞아 도내 유흥업소들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본보 12월11일자 1면보도) 검찰이 각종 불법 영업행위에 따른 행정처분을 받아 영업정지 기간중임에도 영업을 계속하거나 버젓이 윤락을 알선하는등 불법 유흥업소에 대한 집중적인 단속에 나섰다. 수원지검 형사4부(양승천 부장검사)는 12일 여성접대부를 고용, 윤락을 알선하는등 불법영업을 해온 혐의(윤락행위 방지법 위반 등)로 임모씨(27·여·용인시 기흥읍 신갈리)와 김모씨(56·여·수원시 권선구 당수동) 등 단란주점 업주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임씨는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F 단란주점을 운영해오다 지난 10월께 불법영업 사실이 적발돼 내년 1월25일까지 영업정지처분을 받자 업소간판을 N 단란주점으로 바꿔 무허가영업을 해오던중 장모씨(21·여) 등 4명을 접대부로 고용한뒤 수차례에 걸쳐 윤락을 알선해 온 혐의다. 안산시 와동 B단란주점 업주인 김씨도 지난달 29일 영업정지 기간중임에도 불구하고 연모씨(21·여)등 여종업원 5명을 접대부로 고용한뒤 최근까지 주점영업을 계속해온 것은 물론 이들에게 수십차례에 걸쳐 윤락을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검찰은 수원, 안양, 안산시 소재 식품접객업소중 영업정지이상의 행정처분을 받은 업소가 11월말 현재 170여개에 이르고 있으며 이중 상당수 업소가 불법영업을 계속해오고 있다는 첩보에 따라 이를 뿌리뽑는다는 방침아래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황금천기자 kchwang@kgib.co.kr

도내 노동계 거리투쟁 가속화

노동계가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문제에 대한 노사정위원회의 중재안을 거부하고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거리투쟁에 나서고 시한부파업을 강행할 방침이어서 노·정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민주노총 경기동부 지역협의회는 12일 오후 성남소재 대한항공빌딩 앞길에서 노조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찰이 민노총의 여의도 농성을 강제해산한 것과 관련, ‘노동운동 탄압 규탄 및 정치개혁 촉구대회’를 개최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18일까지 규탄대회를 계속 열기로 했다.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는 13일부터 오는 16일까지 경기도내 국민회의, 자민련 지구당사앞에서 조합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시간단축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하는 항의집회를 갖기로 했다. 이같은 노총의 지구당사앞 집회는 한국노총의 지침에 따른 것으로 전국에서 일제히 펼쳐진다. 노총은 정부가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보장 등 5대 요구사항을 수용치 않을 경우 오는 17일 오후 4시간 시한부총파업에 돌입키로 하는 한편 23일 1일 파업을 강행한뒤 연말께 전면 총파업투쟁에 돌입키로 했다. 노총은 특히 내년 총선에서 대대적인 ‘반노동자 후보’에 대한 낙선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와함께 민주택시연맹은 지난 8일부터 택시월급제를 위반한 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시키도록 한 법안의 국회처리를 촉구하며 국민회의 이윤수의원 등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와 지구당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벌이고 있다. 한편 한국노총 박인상위원장은 13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노조점임자 임금지급 문제에 대한 노사정위 중재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구축한 현정부와의 정책연합 파기를 선언할 예정이다./심규정기자 kjshim@kgib.co.kr

화재현장의 작은 정성

11일 밤 11시23분 용인시 구성면 중리 537의8 양면테이프 제조공장인 (주)경성산업 화재 발생현장에는 용인소방서를 비롯, 인근지역 소방서 소방차 37대가 출동해 대규모 진화작업을 벌였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화재 발생지역이 소규모 공장 밀집지역이고 산과 맞대어 있어 화재가 확대될 것을 우려해 경기도소방본부에 광역1호를 요청하며, 불이 더이상 번지는 것을 막기위해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화재진압에 안간힘을 썼다. 모두가 퇴근한 공장지역이라 구경하는 주민마저 없는 주말 새벽의 화재현장은 소방대원들의 고함소리와 소화기가 뿜어내는 물소리로 가득했다. 소방대원들의 3시간여의 사투 끝에 불이 어느정도 진화될 때 소방대원들은 좀처럼 느끼지 못했던 따뜻함을 느꼈다. 영하의 날씨속에 진화작업을 벌이는 소방대원들에게 40대 부부가 주전자에 따뜻한 커피를 끓여왔기 때문. 죽음을 넘어 화재를 진압한 소방관들이지만 화재진화가 끝나면 “늑장 출동이다”,“ 물이 없었다”등 주민들의 터무니 없는 항의를 받아온 터라 주민의 작은 정성이 크게 다가온 것. “날이 추워 공장을 보기위해 들렀다가 마침 화재현장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커피를 끓여 왔다”는 백연남씨(44·용인시 구성면) 부부는 소방관들의 예상외의 고마움 표시에 오히려 쑥스러워하기도 했다. 커피를 마신 한 소방대원의 “커피 한잔이 아니라 우리들에게는 커다란 용기입니다”라는 말 속에서 우리사회가 잃어버리고 있는 작은 희망을 찾는 것 같았다. /최종식기자 js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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