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고엽제환자 2천명 보상못받고 신음

미군이 비무장지대의 수풀을 제거하기 위해 맹독성 제초제인 고엽제를 살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고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내에서 2천여명의 파월용사들이 고엽제 환자 판정을 받지못해 보상금은 물론 진료혜택 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수원보훈지청과 월남전고엽제 후유의증전우회에 따르면 올들어 10월말 현재 수원보훈지청 관내에서 고엽제 환자등록을 신청한 월남참전 용사는 모두 2천759명으로 이 가운데 후유증 환자는 190명, 후유의증 환자는 446명으로 나타났다. 이들 환자에게는 현행 국가유공자예우 등에 관한 법률과 고엽제후유의증환자 지원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후유증 환자(1급∼6급)는 매월 47만5천에서 211만원의 보상금이 지급되고 있고 후유의증 환자는 매월 20∼40만원의 보상금이 지급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환자외에 고엽제와 무관하다는 ‘비해당’ 판정을 받은 1천48명과 현재 판정이 진행중인 1천75명의 환자들의 경우 고엽제 후유증으로 고혈압, 당뇨를 앓으며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으나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월남전 고엽제후유의증 전우회의 한 관계자는 “고엽제 환자에 대한 판정기준이 까다로워 판정결정을 받기 어렵다”며 “이 과정에서 일부 회원은 병마와 싸우다 숨지고 있다”고 말했다. /심규정기자 kjshim@kgib.co.kr

중국산 새우젓 국산둔갑 판매 도매상 적발

올 김장철을 앞두고 일부 수입업체들이 국내에 들여온 중국산 새우젓 등 일부 젓갈류가 인천종합어시장과 소래포구 등지의 중간 도매상 및 소매상을 통해 국산으로 둔갑돼 소비자들에게 팔리고 있다. 17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인천종합어시장과 소래포구 일대 젓갈류 판매상들을 대상으로 수입 수산물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한 업소 단속에 나서 이날 현재까지 12개 중간 도매상과 소매상을 적발했다. 조사결과 이번 단속에 적발된 남동구 소래포구내 H상회 등 12명의 판매상들은 수도권지역 70∼80개 수산물 수입업체들로부터 값싼 중국산 새우젓 등을 사들인 뒤 국내산으로 속여 팔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종합어시장 등에서 판매되는 새우젓의 경우 25㎏ 한통에 국내산은 10만원을 호가하지만 중국산은 4만∼5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따라 중간 도매상과 소매상들은 국내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새우젓을 수산물 수입업체들로부터 구입한 뒤 국내산과 섞거나 아예 원산지 표시를 하지않고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인천해경서 관계자는 “농수산물 수입 자율화이후 정식 통관을 거친 새우젓 등 값싼 중국산 수산물이 대거 수입되면서 어민들의 불만이 높아져 이번 단속을 벌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소래포구 등지를 대상으로 중국산 수산물의 국산 둔갑 판매행위에 대해 집중적인 단속을 하겠다”고 말했다./ 인치동기자cdin@kgib.co.kr

수능시험 하루 이모저모<2>

○…고양시내 각 고사장마다 후배들이 선배 수험생들을 위해 교문 앞에서 밤을 지새워줘는 등 ‘의리의 현장’이 돼 훈훈함을 연출. 2000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7일 고양시 마두동 정발중학교(경기도 제35지구 제11시험장) 교문앞에서는 고양 관내 고등학교 1∼2학년생 100여명이 모닥불을 피워 놓고 밤을 지새우며 선배 수험생들을 응원. 이들은 수험생들이 응시장에 도착하기 시작한 오전 6∼8시 사이에는 600여명으로 불어나 교문앞 4차선 도로를 가득 메워 차량소통에 지장을 줄 정도. 이들은 ‘백전백승 신화창조’등의 구호를 담은 피켓을 들고 선배들을 맞이했으며 일부는 ‘잘 찍으라는 뜻’의 도끼 그림을 들고 선배들을 응원, 눈길. 인근의 정발고등학교 교문앞에서도 10여명의 학생들이 밤을 지새웠으며 아침에는 60여명이 선배들에게 차 등을 제공하며 응원. 이밖에 일산산업정보고 앞에서는 오전 4∼5시께 10여명이 모닥불을 지펴 놓고 담소를 나누었으며 백석고 교문 앞에서는 30여명이, 신일정보고 교문 앞에는 6∼7명이 밤샘하며 선배들의 선전을 기원./고양=한상봉기자 sbhan@kgib.co.kr ○…수험생을 수송하기 위해 자원봉사에 나선 차량에 수험생이 교통사고를 당해 중태에 빠지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발생. 17일 오전 7시50분께 의정부시 의정부1동 국도3호선 흥선지하차도 입구 왕복 4차선 도로에서 금오중학교 수능시험장으로 향하던 재수생 김부림씨(22·여·양주군 남면 덕정리)가 시간에 쫓겨 무단횡단하다 수험생 수송을 특별지원하기 위해 자원봉사에 나선 박모씨(32·미군부대종사자)의 경기72가 79//호 카니발 승합차에 치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 특전동지회 의정부지회 소속으로 이날 직장에 휴가원까지 내며 수험생수송 자원봉사로 나선 박씨는 발을 구르는 수험생 2명을 태웠다가 이중 1명이 수험표를 갖고 오지 않은 사실이 발견돼 다시 집으로 되돌아 갔다가 고사장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사고가 발생했다는 후문. 사고를 당한 김씨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양주군 남문종고를 졸업한 97년부터 줄곧 직장생활을 해오면서 어렵게 시험준비를 해온 것으로 밝혀져 이날 사고로 시험은 고사하고 목숨조차 위협받게 돼 주위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기도. /의정부=조한민기자 hmcho@kgib.co.kr

수능시험 하루 이모저모<1>

○…제29지구 제3시험장인 수성고등학교에는 수험생들을 격려하는 이색적인 플래카드가 등장해 눈길. ‘수능습격사건’ ‘수능사정 볼것없다’ ‘만점이 보여요’ 등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제목이나 TV광고를 패러디한 재치있는 문구로 선배 수험생들의 선전을 당부. 동현고 학생들은 ‘이날 이때를 위해 12년간을 기다렸다’라는 비장함마저 담긴 내용의 플래카드를 들고 나와 주위의 시선이 집중. ○…수원갤러리아 백화점 직원들이 수능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에게 떡, 커피, 차 등을 줘 학부모들로 부터 큰 호응. 이날 갤러리아 직원들은 수원시내 8개 시험장에 25명의 직원을 동원, 수험생들을 응원. 수원 영덕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을 응원한 갤러리아 이민우대리는 “수능을 치루기 위해 어린학생들이 새벽부터 고사장에 들어오는 모습을 보니 안스럽다”며 “이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니 보람을 느꼈다”며 소감 피력. ○…사회생활을 하는 어머니가 딸의 도시락을 싸주지 못했다며 뒤늦게 시험장에 와 도시락을 전달하기도. 29지구 11시험장인 수원 영덕고등학교에 오전 8시30분께에 찾아온 정모씨(52)는 “아침일찍 일나가느라 도시락을 싸주지 못했는데 뒤늦게 이렇게라도 도시락을 전달하니 늦게나마 엄마노릇한 것 같다”며 감격. ○…입실시간이 10분정도 지난 오전 8시20분께 제29지구 제7시험장인 영복여고에는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수험생을 태운 응급차가 도착해 긴박한 상황을 연출. 수원 역전에서부터 응급차를 타고 왔다는 수원여고 3학년 유숙경양(18)이 응급차에서 내리자마자 고사장으로 황급히 뛰어들어가자 정문 앞에 있던 후배 학생들이 우뢰와 같은 박수로 격려. 유양을 태우고 온 경기응급환자이송(주) 강대식씨(30)는 “시험시간에 늦을것 같아 조마조마했는데 시험이 시작하기 전에 도착해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 ○…수원 북중에는 입실 완료시간 10분을 남겨두고 고시장을 잘못 찾은 수험생이 확인돼 관계자들이 초 긴장. 재수생인 김제원군(19)은 이날 수원북중으로 잘못 찾아와 자리를 찾지 못하자, 감독관이 수험번호를 확인한 결과 고사장이 효원고로 밝혀져 오전 8시17분께 경찰에 도움을 요청. 무전으로 수송요청을 받은 경기지방경찰청은 신속하게 순찰 오토바이를 북중으로 보내 시험 개시 직전 효원고에 도착, 무사히 시험을 치루기도. ○…이번 수능에는 13세의 최연소 수험생이 있는 반면 70에 가까운 할머니가 응시해 눈길. 안양지구 제11시험장인 호계중학교에서는 인문계에 응시한 채병순할머니(68·군포시 금정동)가 손자같은 아이들과 4교시 동안의 시험을 거뜬히 소화. 한편 안산지구 제7고사장인 안산여자정보산업고에서는 13의 최연소인 오승현양(안산시 본오동)이 응시해 관계자들로부터 집중적인 관심. ○…경기도내 수능 응시자중 교통사고와 질병 등으로 4명의 수험생이 병원이나 양호실에서 혼자서 시험. 수원 효원고 이민석군(18)은 지난달 15일 사고로 허리골절상을 입고 한달여간 치료 중에 이날 13층 특실에서 1명의 감독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험을 치루고, 부천 시온고 장흥자양(18)은 기흉(폐에 공기가 차는 질환)으로 성가병원에서 응시. 또 안성종고 김수진양(18)과 한광고 유성균군(18)은 수능 직전 교통사고로 고사장의 양호실에서 감독관들의 보호 속에 별도로 시험에 참여. ○…이번 수능에는 도내 재소자 12명이 다른 수험생과 나란히 시험을 치루고, 청각 및 뇌성마비 등 장애자 82명이 별도의 시험장에서 응시. 서울소년원생 7명과 안양소년원생 3명 등 재소자 12명은 이날 안양 평촌중학교에서 다른 수험생들과 나란히 수능에 응시. 또 수원북중에는 뇌성마비 2명과 청각지필생 1명등 장애자 10명이 시험을 치루는 등 도내 8개지구 22개 시험실에서 82명의 장애인들이 수능에 참여. /이민용기자 mylee@kgib.co.kr 최종식기자 jschoi@kgib.co.kr 김창우기자 cwkim@kgib.co.kr

수능해방감 휘청거리는 수험생들

경기·인천지역 청소년거리마다 수능 해방감을 만끽하려는 수험생들이 넘쳐나 밤늦도록 북새통을 이뤘다. 17일 오후 5시30분 시험장 문이 열리면서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수험생들은 해방감을 만끽하려는듯 무리를 지어 호프집, 노래방, 극장 등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특히 수원 로데오거리, 안양 일번가, 부천 중동, 인천 주안역 일대는‘사람 정체현상’을 빚을 정도로 10대 물결로 넘쳐났다. 재학생부터 재수생, 삼수생, 또 이들을 응원했던 친구들과 선·후배들이 한꺼번에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밤 10시 넘어설 무렵 수원 역전 H노래방에 들어서자 곳곳에는 수험생들로 보이는 10대들이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풀어 버리려는듯 괴성에 가까운 소리를 질러댔으며 어둠이 짙은 골목 곳곳에서는 등을 두드려가며 속을 게워내는가 하면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친구의 등에 업혀 어디론가 가는 여학생들의 모습도 쉽게 목격됐다. 평소 10대들로 넘쳐나던 수원 남문 로데오거리에는 술에 취한 10대 5∼6명이 어깨동무를 한채 비틀거리며 걷다 맞은편 사람과 어깨가 부딪히자 서로 언성을 높혀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같은시각 안양1번지 주변의 소주방과 호프집들은 수능해방을 만끽하려는 수험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으며 노래방에서는 괴성만이 흘러넘쳤다. 부천 중동지역 노래방과 호프집 등도 넘쳐나는 수험생들로 인해 밤늦도록 간판불을 밝힌채 성업중이었으며 주점입구마다 술취한 동료의 등을 두드려대는 10대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인천 주안역 부근 콜라텍에도 몸과 머리를 마구 흔들어 대는 10대들로 가득했으며 인근 당구장에는 불을 밝힌채 당구공 부딪히는 소리가 밤늦도록 들려왔다. 인천 ‘라이프Ⅱ’호프 화재참사와 관련, 경찰과 유관기관이 합동으로 밤 8시부터 12시까지 청소년을 즐겨찾는 유흥업소에 대한 집중단속을 벌였으나 수험생들의 ‘참았던 욕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수능울타리’에 갇혀 그동안 억눌려왔던 수험생들의 감정표출은 새벽까지 계속됐다. /이관식 kslee@kgib.co.kr 한경일 gihan@kgib.co.kr 김창우 cwkim@kgib.co.kr 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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