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가고 싶다. 오늘 정말 격하게 느꼈다. 이사 가고 싶다, 아니 뭐 이런 집이 다 있어?. 집 있는 데까지 올라오는 언덕이 그 언덕 올라오면 집까지 계단이 39개. 하아아아아아. 학교에서 집으로 걸어오는 길 매일 매일이 등산 하는 거 같다. 진짜 이사 가고 싶다. 우리 집에서 벗어나고 싶다. 우리 집은 겨울엔 춥고 여름엔 덥긴 한데 그늘 덕분에 꽤 시원했다. 근데 옆에 나무들을 다 잘라놔서 올해는 엄청 더울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우리 집의 좋은 점은 없는 거 같은데? 내 머릿속엔 단점만 잔뜩 들어있다. 이사 가고 싶다. 이사 가면 좋겠다. 우리 호두도 집에만 있는 거 지루할 텐데, 세상을 봐야지. 고양이들은 걍 여기서 잘 살라 그러고 이사 하고 싶다. 어차피 걔네는 길냥이들인데 지들 알아서 잘 살겠지. 아닌가? 하긴 얘네는 어릴 때부터 밥을 주던 얘들이었지. 뭐 어때? 이사만 가면 좋겠다. 양평 정배초 6 김솔빈
나는 아까 4시 30분 차를 탔었다. 거기에는 서연이랑 이주형이랑 신훈용이랑 박병윤이 있었다. 서연이는 나랑 같이 자수에 가고, 나머지 얘들은 아마 영어에 갈 거다. 버스 기다리면서부터 걔네 하고 장난을 치고 있었다. 아니지, 걔네가 나를 폭행한 것이다. 내 팔에 실핏줄들이 터지고 빨갛게 됐다. 물론 박병윤 팔도 비슷한 처지가 됐지만. 물론 내가 한 건 아니다. 나는 너무 연약해서 아주 사알살, 사알살 때렸으니까. 어쨌든 버스에서도 그러고 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서연이가 야! 우리 내려야 되잖아라고 외치는 것이다. 나도 순간 놀라서 야! 여기 어디야? 벨 눌러! 벨! 이러면서 내가 벨을 눌렀다. 하지만 이미 한 정거장이 지나버렸다. 나는 겨우 한 정거장이 그렇게 먼 줄 그날 처음 알았다. 남자 얘들이 지름길을 알려줬지만 길치인 서연이와 내가 어떻게 그 길을 찾겠는가. 걔네도 조금 멍청이는 아닌 것 같다. 조금의 한 100배? 어쨌든 우린 내렸다. 내리자마자 바로 옆이 하수구였다. 윽! 발 빠질뻔 했네. 우리는 그 무서운 차들이 쌩쌩 지나다니는 도로를 걸어가야 했다. 가려던 중 서종초에 다니는 친구가 우리를 불러서 지름길로 같이 갔다. 아! 구세주! 고맙다 얘들아! 양평 정배초 6 김보현
닉이 만든 말 프린들 원래말 볼펜 이걸해도 저걸해도 재밌어 그레인저 선생님께 혼나면? 괜찮아 프린들이니까 안양 신기초 4 공정은
금요일 3~5교시에 공개수업이 있었다. 매년하는 일이지만 그래도 기대되고 설레었다 그러다 힐링시간 복도에 부모님들이 모이기 시작하니까 설레었던 마음에 긴장이 되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발표랑 토론 열심히 할거란 다짐을 하고 공개수업이 시작되었다. 선생님께서 말씀을 시작하시고 친구들이 신기하게 떠들지도 않고 장난치지도 않았다. 다들 엄마 아빠 앞에서는 잘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었나 보다. 수업이 시작한 지 4분 정도 되고 선생님께서도 농담을 하시고 하니 긴장이 조금 풀렸다. 설명을 잘 듣고 토론이 시작되었다. 하필 내가 1번이어서 먼저 하느라 긴장됐는데 시간도 잘 맞추고 충분히 설득력 있게 야기한 것 같아 뿌듯했다. 하지만 다른 모둠원들은 옆에 부모님이 계셔서 그런지 25초 정도 남겨서 아쉬웠다. 원래 이것보다 훨씬 잘하는데 오늘 긴장해서 그런 거라고 얘기해 드리고 싶었다. 이렇게 아쉬움이 많이 남았지만 질문할 때는 다들 열심히 만족스럽게 잘 한 것 같다. 5교시에는 문장 만들기 토론을 했다. 생각보다 선생님들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 그리고 이번 시간에는 평소보다 호흡도 잘 맞고 아이디어도 기발하게 생각을 잘 한 것 같아 정말 좋았다. 다 만들고 완성된 결과물을 발표했는데 박수를 받으니 뿌듯했고 인상 깊었던 말에 우리 모둠 말이 2개나 나와서 기뻤다. 이렇게 정말 기분 좋게 5교시 수업을 끝내고 학교를 마쳤다. 오늘 열심히 해준 모둠원들과 친구들, 선생님께 감사하고 나 자신에게 너무 뿌듯했던 날이었다. 엄마, 아빠께서는 못 오셨어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수업에 참여했으니 그걸로 너무 만족했다. 정말 즐겁고 행복한 하루였다. 안양 신기초 4 이예인
매주 금요일 저녁, 책 한 권으로 세상을 만나는 초딩들이 있다. 이름과 외모, 성격도 다른 이들의 공통점은 나이가 10살, 초등학교 3학년이라는 것. 한창 호기심이 많고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사총사는 2년째 독서클럽 멤버로 활동하면서 책순이들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김영란법, 사드배치 등 남다른 시사상식과 뛰어난 어휘력을 자랑하는 수다쟁이 예빈이, 상상력과 창의력이 풍부한 엉뚱발랄 매력덩어리 채원이, 배려심이 많고 집중력이 좋은 지윤이, 다채로운 독서록 쓰기의 숨은 실력자 혜원이까지 총 4명이 활동하고 있다. 책순이들은 매주 책읽기-토의-쓰기를 원칙으로 하는데 이외에 미술관ㆍ박물관 투어, 서점나들이 등을 통해 책과의 친숙한 시간을 갖고 있다. 뭐니 뭐니 해도 책순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떡볶이, 아이스크림 등 간식 먹으며 친구들하고 조잘조잘 수다 떠는 시간이다. 그래도 책을 만나는 시간에는 장난기 있던 모습은 사라지고 참으로 진중하다. 무엇보다 집에서 책을 읽을 때마다 사랑의 빵 저금통에 동전을 모아 어려운 친구들에게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 7월 5일, 우리나라 각 지방의 특징을 자세한 지도와 재미있는 그림으로 보여 주어 아이들이 지도와 더 가까워지고, 지리를 좀 더 흥미롭게 배울 수 있는 그림책 한눈에 펼쳐보는 우리나라 지도 그림책(민병준 著ㆍ진선아이刊)을 읽고 책순이들이 쓴 동시를 소개한다. 같은 책을 읽었는데 내용과 생각, 느낌이 다 다르다. 호랑이 형상의 한반도 지도를 보고 누구는 사계절을 노래하고, 누구는 고향과 통일을 그리고 또 다른 아이는 독립운동가를 떠올린다. 아이들의 상상력은 그야말로 부단히도 새로운 세계를 노래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제1교육위원회 천영미 위원장(더불어민주당ㆍ안산2)이 지난 13일 경기도의회에서 안산청소년교육의회 학생들과 경기도교육청 청소년방송 미디어경청 학생기자와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이날 참석한 청소년들은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 자리에서 천 위원장의 삶과 경기도의회의 청소년을 위한 역할 등에 대한 위원장의 견해를 듣고 주요 조례안 및 경기도교육의 현안 사업 등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들이 이어졌다. 천 위원장은 교육이 백년의 시간을 요구하는 긴 여정의 과정임을 항상 기억하면서 목전의 결과에 급급하기보다는 기다림과 끈기로 미래의 경기교육이 열매 맺을 수 있도록 위원장으로서 저의 모든 역량을 쏟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도교육청을 경기교육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가는 동반자임을 인식하되, 꼭 필요한 견제와 감시를 통해 학생들의 진로교육, 학업수준 향상 등 경기교육의 질적 제고를 가져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를 마친 학생기자단 및 안산청소년교육의원들은 천영미 의원장의 안내에 따라 경기도의회 본회의장 및 시설물을 견학 후 인터뷰를 마쳤다. 다음은 천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저는 정치인이 되고 싶기도 하고, 또 과학자가 되고 싶기도 한데 정치인이 되는 과정은 막연하게 느껴집니다. 어떻게 하면 정치인이 될 수 있는지, 위원장님은 어린 시절 꿈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저의 어렸을 때 꿈은 선생님이었다. 제가 남들 앞에 나서는 의원이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해 보지 못했다.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다가 경기도어린이집연합회 사무국장으로 일을 했고, 2010년 비례대표로 경기도의회에 초선의원이 됐다. 그 후 안산에 지역구를 두고 선출직으로 재선해 지금 제1교육위원장을 맡게 됐다. 저처럼 비례대표로 정치에 입문하는 경우도 있고, 공천을 받아 선거를 통해 의원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정치인이 되는 과정은 딱히 정해진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본인의 의지나 노력과 상관없이 선거 당시 소속 정당의 지지도나 사회적 분위기 등 여러 외부적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기도 한다. 학생이 과학에 관심이 있다면, 오히려 그쪽으로 공부도 하고, 일을 하면서 평소에 정치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관심을 갖다보면, 우연한 기회에 정치에 입문하게 될 수도 있다. - 제1교육위원회는 어떤 정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올해 경기도의회에서 9월부터 913억 원의 예산을 집행할 고교 의무급식에 중점을 두고, 전학년에 전면 시행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또한 1천24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고교 의무교육을 올해 3학년 학생들부터 시행하고자 한다. 이 고교 의무교육은 올해 하반기에 3학년, 내년에는 2학년, 내후년에 1학년으로 순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에 있다. - 위원장님께서 대표 발의한 조례안을 소개한다면. 요즘 자치분권, 지방분권 등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집중된 권한을 지방에 부여해 지역상황에 맞는 정책 추진을 진행하는 지방분권처럼 학교에도 학교자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경기도 학교자치조례를 추진하고 있다. 학교운영위원회 등과 같은 의사결정과정에 학생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잘 추진해서 내년부터는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조례안에는 △학교의 장이 학생ㆍ학부모ㆍ교직원의 학교 의사결정 참여 보장 △학부모가 자녀교육에 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규정 △학생회, 교사회, 교직원회의 등 학교내 회의 명문화 △교원인사자문위원회 구성 내용이 포함됐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4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학교민주주의와 학교자치 실현을 위한 교육공동체 대토론회에서 교사, 학생, 학부모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 학교자치 조례안의 법적 검토와 시사점을 공유하고 학교자치 활성화를 위한 주제 발제를 진행했다. 학교자치 조례는 민주적인 학교문화를 조성하고 의사결정 시스템 구축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려는 것이며 다양한 의견들을 반영해 추진하겠다. - 요즘 청소년들을 바라보면서 안타까운 점은 무엇이며, 교육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공부와 입시에 시달리고 매달리는 게 많이 안타깝다. 대학진학률이 낮아지는 추세로 봤을 때, 본인이 행복하고, 즐겁고, 본인이 할 수 있는 전문 분야를 찾아가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입시를 통한 교육의 획일화가 될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교육이 진행돼야 한다. 우리 한국의 교육 현실이 바뀌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청소년들의 잘못된 성문화가 학교에 실습 위주가 아닌 방향으로 정착돼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 분야는 재선 때 조례로 다룬 적이 있다. 학교에서 성교육 시수를 교과목에 서류상 넣는 관행이 잘못됨을 이야기하고, 시수를 확대하는 조례를 발의한 적 있을 만큼 관심이 있는 주제다. 이번 기회에 현장에서의 성교육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행정사무감사 때 다시 한 번 짚도록 하겠다. 생물학적 성교육이 아닌, 인간의 존엄성을 바탕에 둔 성교육이 전개돼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학생이 학교운영과정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없는 현 상황에 토론문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우리에게도 토론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생이 토론문화를 통해 토론의 장을 만들고 그 의견들이 학교에 담기는 것은 중요하다. 이 의견을 내는 과정에서 우리 학생들이 눈치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경기도의회 의원들에게 건의를 할 수 있는 것이니만큼 전체적인 학교 현장에 대한 건의를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 앞으로 의정활동 목표와 방향이 있다면. 경기교육 발전을 위해 제1교육위원장의 역할을 열심히 수행하고자 한다. 우리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학교시설, 체육관 건립, 공기정화정치 신설, 석면제거 사업 등과 같은 시설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꿈의대학, 꿈의학교, 고교학점제 시범사업과 같은 교육과정 운영 또한 제대로 잘 운영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앞으로도 경기도의회 제1교육위원회는 교육수요자인 도민여러분의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우리 학생들을 창의적 인재로 키워내는 미래형 경기교육공동체 형성에 최선을 다하겠다. 한지유(의왕 백운고 2) 사진=윤원규기자
경기도교육청 제공 (글그림_키므네)
나는 오늘 태희랑 같이 그네를 타고 있었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계단 옆에 있는 철에 재민이가 껴 있었다. 머리가 껴서 못 빠져 나오고 있는데 나는 왜 이리 웃긴 거지? 웃으면 안 되는데, 안 되는데. 나는 속으로 웃었다. 재민이는 몸으로 빼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몸도 배에 걸렸다. 어떡해? 도, 도와줘야 하는 거 아닌가? 너무 힘들어 보였다. 그러다 빠져 나오려 발버둥치는 자를 보고 있자니 안 웃을 수가 없었다. 재민아, 미안. 나는 속으로 별의별 생각을 다 했다. 설마, 누가 와서 저 철을 벌려줘야 하는 거 아니야? 그 고 있는데 재민이가 빠져나왔다. 나는 참았던 웃음을 터트렸다. 흐흐흐! 재민이는 머리 쪽으로 빠져나왔는데 엄청나게 고통스러웠을 것 같다. 언제부터 껴 있었을까? 나도 아직은 거기 통과할 수 있는데 2학년 재민이가 어떻게 꼈지? 들어가긴 했는데 못 빠져나올 수 있나? 들어갔으면 나올 수도 있는 거 아닌가? 나는 오늘 처음으로 그 말이 틀리다는 걸 알았다. 양평 정배초 6 김보현
나는 안양 신기초등학교의 자랑스러운 도서위원이다. 도서위원은 도서관 책을 정리하고, 대출 반납, 책 읽어주기 등 여러 가지 일을 한다. 책을 정해진 자리에 꽂기 위해서는 먼저 책 번호를 외워야 하는데 처음에는 다 못 외워서 고개가 아프도록 책장을 두리번거리며 자리를 찾았었다. 하지만 이제 5학년이 되니 책을 보자마자 인공지능 로봇이 된 것처럼 딱 자리가 보이고 빠르게 제자리에 책을 꽂을 수 있게 되었다. 피아노 악보를 보자마자 손가락이 움직이는 것처럼 말이다. 6학년이 되면 도서관 책 지도도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어벤져스 영웅들이 각자의 능력으로 지구를 지키는 것처럼 나도 이런 능력으로 도서관을 지키는 것 같아 뿌듯하다. 책 정리 다음으로 재미있는 일은 대출 반납을 돕는 일이다. 이 일을 할 때는 카드를 찍고, 책을 빌린 친구에게 다음 주에 반납해 주세요라고 말을 해야 한다. 이 일 역시 처음에는 동생들에게 존댓말을 써야 해서 많이 어색했는데 몇 번 하니까 자연스러워지고 평소에도 존댓말이 습관이 돼 잘 나오게 되었다. 하루는 집에서 식사 준비를 돕고 식사 준비 다 되었습니다. 모두 모여 주세요라고 말했는데 외할머니께 우리 상혁이는 말도 예쁘게 하네라고 칭찬까지 해주셨다. 말은 역시 습관인가보다. 도서위원을 하다 보니 말 습관도 좋아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도서위원의 최고 활동은 동생들 책 읽어주기인 것 같다. 마치 내가 책 읽어주는 어머니들처럼, 선생님들처럼 동생들 반에 들어가서 책을 읽어주는 것이다. 얼마 전에는 이산이라는 책을 읽어주었다. 이산의 내용은 이산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이산이 몸과 마음을 단련해서 다음 왕이 되어 한국을 잘 다스린 왕중의 왕이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책을 펼쳐서 실감 나게 읽으려고 감정을 넣어서 읽었더니 어떤 친구는 웃으면서 나를 뚫어져 쳐다봐 주고, 어떤 친구는 이야기의 감정에 따라 표정이 바뀌면서 집중하기도 한다. 그런 동생들의 표정 하나 하나가 책을 읽는 나에게 다시 도돌이표처럼 돌아와 나를 웃게 하고 더 잘 읽어줘야겠다는 힘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아무리 동생들 앞이지만 책을 읽을 때마다 다리가 후덜덜 떨리고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는 긴장을 하는데 동생들의 웃음을 보는 순간 자신감이 올라가고 읽어주는 시간이 즐거워진다. 그리고 이 책을 읽어주다 보니 정조대왕 이산의 어린 시절의 어려움과 슬픔, 그리고 이겨내고 존경받는 왕이 되기까지의 길을 함께 걷는 친구가 된 것도 같고, 이산의 팬이 된 것 같다. 나도 이산처럼 나라를 사랑하고 책을 사랑하는 안양 신기초의 자랑스런 도서위원이 되어야겠다. 안양 신기초 5 문상혁
아침에 버스 놓치면 차를 타고 온다. 차를 타고 오면 주위에 볼 것이 훨씬 많다. 버스를 타면 너무 높아서 멀미나서 주위를 잘 보지 못하지만 차에서는 더 자세한 것을 볼 수 있다. 처음에 우리 집을 나오면서는 강아지 보리가 보인다. 그리고 우리가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이웃집이지만 한 번도 안 가본 집들이 스친다. 그리고 한 번 더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옆에 덩굴들이 차에 툭툭 부딪친다. 내리막길을 다 내려오면 꼬불꼬불한 골목길 같은 흙길, 큰 나무가 먼저 날 반겨주고 그 옆에 밭과 소나무 집이 보인다. 나머지는 논이 옆에 촥 펼쳐지는데 계절마다 참 예쁘다. 우리집 골목은 다 지났고 이제 도로로 나간다. 차들이 서 있는 우리차를 보고 양보해 주거나 그냥 간다. 도로로 나가면 아스팔트 소리가 매끈하게 들린다. 옆에는 다양한 업체들이 많다. 또 조금 위로 보면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참 색이 알록달록하다. 달리고, 달리고 옆에는 대부분 나무와 덩굴, 산이다. 도장리에 올 때쯤이면 건물이 좀 많다. 다리도 있다. 도장리는 자연스러운 마을 느낌이다. 좀 가다 보면 흙이 돌처럼 보이는 흙산? 거기는 나무가 있었는데 다 깎아서 그런 것 같다. 학교에 거의 다 오면 정배리 싸리골 입구라고 버스에 뜬다. 차에서도 그걸 생각한다. 정배슈퍼를 지나고 언덕을 넘으면 학교가 나온다. 학교 모래를 걸어가는 느낌이 정겹다. 옆길에는 유치원 얘들이 웃으면서 걸어간다. 양평 정배초 6 이원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