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집권후 南당국자와 첫 만남…외교스타일 주목

5일부터 1박 2일간 이뤄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 방북을 계기로 그간 드러날 기회가 거의 없었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외교스타일이 어느 정도 베일을 벗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김 위원장을 실제로 만난 남측 인사는 2011년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조문차 방북했던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일행이 유일하다. 하지만 당시의 만남은 민감한 대화 없이 순수한 조문에 가까웠다. 김 위원장이 후계 수업을 꾸준히 받아오긴 했지만 김정일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북한 내 권력구도가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없는 때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후 남측 인사를 대면한 적이 없다. 이번에 문 대통령의 특사단과 마주 앉게 되면 남측 당국자와의 첫 만남이 된다. 우리 특사단으로서는 김 위원장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 여건 조성과 남북관계 개선 등에 대한 밀도 있는 대화를 할 기회인 동시에 김 위원장의 외교스타일을 파악할 흔치 않은 기회다. 김 위원장의 스타일은 그간 북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간접적으로 짐작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핵·미사일 개발자들을 업어주고 '맞담배'를 피우는 모습에서 파격적인 면모가 엿보이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간접적 접근이라 김 위원장의 실제 스타일을 알기는 쉽지 않았다.따라서 이번에 김 위원장이 특사단에 보여줄 '편집 없는 민낯'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이번 만남은 비핵화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향후 북미대화 성사 과정에서 보여줄 태도를 직접 가늠해볼 기회이기도 하다. 신년사를 통해 전격적으로 태도 전환을 꾀한 김 위원장이 예상을 뛰어넘는 유연함을 보여줄 수도 있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에 선을 그어온 만큼 김 위원장이 특사단을 경직되고 직선적인 태도로 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위원장이 권력을 잡은 이후 외국 인사를 만난 건 7차례 정도다. 2012년 8월 방북한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접견하면서 외교무대에 본격 데뷔했고 이후 중국과 쿠바, 시리아 등의 대표단을 평양에서 만났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집권후 북한 땅을 벗어난 적은 없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특사단 방북을 계기로 김 위원장이 외교 보폭을 넓혀 중국이나 러시아 등지를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한다. 냉각기가 지속되고 있는 북중관계를 감안하면 당장은 현실성이 크지 않아 보이지만 김 위원장이 방중하게 되면 북중관계에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러시아는 북중관계가 얼어붙으면서 한층 북한과 비교적 가까워진 상태다. 연합뉴스

대북특사단 오후 2시 방북출발…김정은 위원장에 친서 전달 예정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이 5일 오후 2시 성남 서울공항에서 특별기편으로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평양으로 향한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 특별사절로 하는 특사단은 순안공항을 통해 평양으로 들어가며, 1박 2일간의 공식적인 방북 일정에 돌입한다. 특사단은 북한 고위급 인사들과 회동하는 데 이어 이날 저녁 또는 6일 낮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면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사단은 이 자리에서 비핵화를 주제로 한 미국과의 대화에 북한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한 남북관계 개선 문제 전반에 대한 포괄적인 협의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석 특별사절인 정 실장은 김 위원장에게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염원하는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특사단은 6일 오후 귀환할 예정이다. 사절단은 정 실장 외에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 5명이며, 실무진 5명도 포함됐다. 정 실장과 서 원장은 방북 뒤 이번 주 내에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방북 결과를 설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방북 및 방미 결과를 중국과 일본 등에도 전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대북특사단, 오늘 오후 방북…김정은 만나 ‘북미대화’ 설득

비핵화와 관련한 북미대화를 구상 중인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5일 북한을 방문한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 특별사절로 하는 특별사절단은 이날 오후 1박 2일 일정으로 특별기를 타고 서해 직항로를 통해 평양으로 날아간다. 특사단은 정 실장을 포함해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 5명으로 꾸려졌으며, 실무진 5명을 포함하면 총 10명이다. 특사단은 북한에 머무르는 기간 북한 고위급 관계자를 만나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대화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 여건 조성, 남북교류 활성화 등 남북관계 개선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정 실장과 서 원장은 귀국 보고를 마친 후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중국·일본과도 이와 관련해 긴밀히 협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사단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큰 만큼 김 위원장에게 전할 문 대통령의 친서를 갖고 방북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문 대통령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해 대북 특사 방침을 밝힌 이튿날인 지난 2일 북측에 전통문을 보내 서해 직항로 이용 방침을 전달했다. 연합뉴스

[대북특사단 파견] 文 친서 들고 방북… 남북 관계·북미대화 ‘물꼬’ 주목

문재인 정부가 대북 특별사절단을 발표함에 따라 이를 계기로 한반도 평화와 북미 대화가 급물살을 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는 4일 대북특사단으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단장으로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을 결정했다. 이들 외에 실무진 5명을 포함해 총 10명이 방북한다. 이들의 파견은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이번 방북에서 반드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매머드급 특사단… 북미대화 과제 이번 대북 특사단은 북·미 대화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각별한 관심을 전달하러 가는 것이다. 따라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윤건영 국정상활실장 천혜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등 유관 부처의 고위직들이 참여하게 된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특사단 파견 목적에 대해서는 “남북 관계와 북·미 대화에 대해 북한이 어느 정도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북한이 생각하고 있는 여러 이야기들을 듣고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방남했을 때 정부 기관과 릴레이 회담을 했던 걸 생각하면 된다. 실무선에서 이야기하는 수준은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특사가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막(9일) 전 파견된다면 북한이 패럴림픽에 고위급 대표단을 다시 내려 보낼 개연성도 있다. 이 경우 미국의 평창패럴림픽 대표단장으로 임명된 커스텐 닐슨 미 국토안보부 장관과의 접촉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정은과 면담, 대남·대미 메시지 관심 무엇보다 이번 대북 특사 파견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이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데 대한 답방 형태다. 정부가 답방 형태로 대북 특사를 파견키로 결정함에 따라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형성된 남북 관계 개선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북미 대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중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파견한 대북 특사는 김정은 위원장과 면담하고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북한의 최고 결정권자인 김 위원장의 대남·대미 메시지를 읽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북특사에 대미 전문가인 정 실장이 특사에 포함된 점은 북미 대화를 가속화하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북한 측이 발신한 메시지를 토대로 미국 측에 관련 입장을 전달해 본격적인 북미 대화 중재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특사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탐색적 대화’나 ‘예비 대화’가 개시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한다면 북미 대화에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북한이 전향적 태도 없이 핵보유국 지위를 갖고 북미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거듭 피력한다면 정부의 북미 대화 중재 노력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강해인 기자

대북특사단 오늘 방북, 정의용·서훈 포함 10명… 내일 귀국후 美 방문

문재인 대통령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단장으로 한 5명의 대북특별사절단을 5일 평양에 파견키로 했다. 특사단원은 정 수석단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다. 이들 외에 실무진 5명을 포함해 총 10명이 방북한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4일 브리핑을 통해 “사절단 파견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파견한 김여정 특사에 대한 답방의 의미”라며 “5일 오후 특별기편으로 서해직항로를 통해 방북한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사절단은 북측 고위급 관계자들과 남북관계 및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이라며 “북미대화 여건 조성, 남북교류 활성화 등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해 포괄적인 대화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사절단은 6일 오후 돌아와 귀국 보고를 한 뒤 미국으로 가서 미국과 협의하고 중국, 일본과도 긴밀하게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특사는 ‘북미관계 중재’라는 초유의 임무가 주어졌다.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의 방남 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국 정부의 상황을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중매하는 입장”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북미대화가 이뤄지도록 조율하기 위해 평양에 특사를 보낸다는 것이다. 특사단을 보면 대북통인 서훈 국정원장과 대미통인 정의용 안보실장이 나란히 발탁됐다. 북한·미국과 각각 말이 통하는 두 사람을 북한과 미국의 ‘중매쟁이’로 파견하는 셈이다. 특히 청와대는 사절단이 5일 방북했다가 6일 돌아온 뒤 미국으로 갈 계획임을 밝혔다.북한과 협의한 내용을 미국 측에 전달하고, 이번엔 미국을 상대로 북미 대화 여건 조율에 나선다는 것이다. 미국 측을 설득하는 과정에는 정의용 실장이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은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국 백악관 핵심라인과 직접 소통이 가능한 인물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관계와 북미 대화에 대해 북한이 어느 정도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북한이 생각하고 있는 여러 이야기를 듣고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방남했을 때 정부 기관과 릴레이 회담을 했던 걸 생각하면 된다. 실무선에서 이야기하는 수준은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해인 기자

北 김영철 “美와 대화의 문 열려 있다”… 정의용 靑 안보실장과 오찬

북한과 미국 간 대화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26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만나 “미국과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 우리는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이미 여러 차례 밝혔다”며 북미 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후 12시30분부터 14시30분까지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정 실장과 김영철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 간에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이 같은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김 부위원장이 미국과 공식접촉을 통해서 대화 의사를 전달했다는 것인지, 물밑 접촉을 통해 전달했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김 부위원장이 북미대화에 내세운 전제 조건 여부에 관해서는 “김 부위원장이 북미대화의 용의가 있다고 말했을 때 전제 조건은 없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에게 언급한 비핵화의 구체적인 의미에 대해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북미대화를 위해서 ‘비핵화 의지를 보여달라’고 북한에 구체적으로 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핵화까지는 긴 과정이고, 종착점은 불가역적 폐기이지만 그 입구는 여러 가지 방안이 있을 수 있는 것”이라면서 “그러한 여러 가지 방안에 대해서는 북한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회동에서 양측은 한반도 주변 정세, 특히 미·중·일·러 4국과의 관계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고 4국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대해 뜻을 같이했다. 아울러 평창올림픽 이후에도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정착과 지속 가능한 남북관계 발전, 국제사회와의 협력이 균형 있게 진전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정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과 4차례 이상 공식 정상회담 하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직접 통화하면서 미국과 긴밀하게 관계 맺어왔다”며 “두 정상 간 확고한 신뢰를 구축했고 대화 분위기 조성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오찬에는 우리 측에서는 정 실장을 비롯해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천해성 통일부차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이, 북측에서는 김영철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강해인 기자

與 “색깔론 물타기” vs 野 “장외투쟁”… 김영철 방남에 정국 경색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으로 정점을 찍은 정치권의 갈등이 26일에도 이어지며 여야 간 치열한 여론전이 전개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 당시 김 위원장이 남북군사회담 북측대표로 나선 점을 언급하며 야당을 비판한 반면 자유한국당은 통일대교 밤샘농성을 강행한 데 이어 ‘체제전쟁’까지 언급하며 장외투쟁 장기화를 예고, 2월 임시국회도 ‘빈손 국회’로 전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민주당 지도부는 한국당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검찰의 다스 수사 등을 피하기 위해 ‘색깔론 물타기’에 나섰다며 날을 세웠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들이 집권했을 때는 아무렇지 않게 만났던 인물을 문재인 정부는 만나선 안 된다는 주장은 억지”라며 “민생을 팽개치고 장외로 나가려는 이유는 색깔론으로 물타기 하려는 저급한 속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 소환이 임박한 이명박 정권의 타락과 국정농단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가리려는 얄팍한 속임수”라며 “누구나 다 아는 속셈을 들고 장외로 나가봤자 한국당을 기다리는 것은 국민의 싸늘한 시선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한국당은 이번 김 위원장 방남을 계기로 보수 결집을 시도하려는 듯 대여 공세의 수위를 한층 높였다. 이날 홍준표 대표는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규탄대회에 참석, “김영철은 전시가 아니라 평화시에 공격을 했기 때문에 전범도 아니고 그냥 살인범”이라며 “살인범은 사형을 시켜야 한다. 국군 통수권자가 살인범을 불러놓고 서로 짝짜꿍하는 나라가 돼 버렸다”고 정부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김영철이 대한민국 땅을 밟게 한 것과 판문점 회담이 뭐가 다르냐고 묻는 민주당 의원들은 정신이 나가도 한참 나갔다”면서 “천안함 살인 전범 김영철 방한에 반대하는 우리 투쟁은 결코 중단될 수 없다”고 힘줘 말했다. 이처럼 여야가 설득과 비판을 지속하면서 국회 곳곳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이날 2월 국회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정례회동을 가졌으나 고성만 주고받다가 별다른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돌아섰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공직선거법 개정과 정부조직법 등 쟁점법 처리에 대한 야당의 협조를 촉구했지만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여당이 일방적으로 국회를 운영하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또한 한국당 장외투쟁 여파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 등 예정돼 있던 일부 상임위 회의도 취소됐다. 이 같은 파행 국면으로 인해 2월 임시국회에서 주요 쟁점 법안 처리가 물 건너갈 경우 3월 임시국회 소집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재민·송우일기자

‘평창 이후’ 남북관계 복원 탄력… 남남갈등은 부담

평창동계올림픽이 25일 폐막한 가운데 향후 정치권에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남갈등(南南葛藤) 치유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남겼다는 지적이다. 북한 선수단 올림픽 참여로 모처럼 조성된 남북대화 무드를 한반도 정세전환으로 이어가기 위한 후속조치가 중요하게 대두하고 있다. 동시에 천안함 폭침 배후로 알려져 있는 김영철 북한 통일선전부장 방문으로 두쪽으로 갈라진 국론분열을 조기에 봉합해야 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예견된 남남갈등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월1일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밝히면서 한국은 남남갈등이 폭발했다. 1주일에 한번 꼴로 북한의 손짓에 몸살을 겪었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로 평화올림픽을 치르는 성과를 얻는가 하면 남북관계 개선의 불씨도 당겼다. 그러나 소모적인 국론분열에다 미국·중국·일본·러시아 한반도 주변 4강과 밀고 당기기를 이어가는 막대한 부담을 떠안았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 자체를 두고도 말이 많았지만, 한반도기 공동입장을 두고 남남갈등이 본격화됐다. 정부는 한반도 평화를 이룩한 성과라며 자평했지만 올림픽 개최국으로서의 위상과 수고를 북한에 넘긴 꼴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는 없었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은 남북대화의 가시적 성과 도출에 급급한 정부가 스스로 남남갈등을 자초한 사례로 꼽힌다. 천안함 폭침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진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장의 방남은 남남갈등의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이같은 논란의 인물을 보내는 것은 당초 남북평화 분위기를 중시하는 여론과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분노 여론을 양분시켜 갈등을 극대화 시킨다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 남북관계 복원ㆍ한반도 정세 전환 최우선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평창 올림픽은 지구촌 스포츠 축제라는 의미를 뛰어넘어 남북관계 복원과 한반도 정세 전환의 큰 계기를 마련하는 ‘평화 올림픽’으로서 역할을 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하나가 되어 한반도기를 흔들며 들어선 공동입장과 남북한 선수가 성화봉을 이어 받아 마지막 성화 점화자인 김연아에게 건넨 장면이 전 세계에 전파를 타면서 ‘평화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했다. 북한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헌법상 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고위급대표단으로 남쪽에 파견한 것은 이번 올림픽의 백미였다는 지적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특사로 보낸 김여정 제1부부장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사실상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하기도 했다. 앞으로 과제는 남북화해 무드를 평창올림픽 이후로도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데 정치권이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다.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선결과제인 북미대화 성사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치권이 머리를 모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 정치권, 남남갈등 치유 과제 막중 정치권으로서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표출된 남남갈등을 치유해야 하는 과제도 막중하다. 특히 ‘천안함’ 폭침 배후로 알려진 김영철 통전부장 방남으로 촉발된 보수야당 등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25일 김영철 일행이 남측으로 들어온 가운데 김성태 원내대표와 ‘김영철 방한 저지 투쟁위원회’ 위원장인 김무성 의원 등 한국당 의원과 보좌진 등 약 20명은 전날 오후 6시 30분께부터 통일대교 남단에 도착, 밤샘 연좌 농성을 벌였다. 이 뿐만 아니라 천안함 유족 등의 반발도 거세다. 정부여당은 김영철 통전부장이 천안함 폭침 배후로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고 박근혜 정부 때도 군사회담 상대로 나왔던 점을 들어 야당에 ‘정치공세’라며 맞불을 놓고 있다. 정부여당이 ‘천안함 폭침배후’ 부담에도 불구하고 김영철 방남을 허락한 것은 북핵폐기를 위한 대화상대로 이 만한 인물이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보다는 ‘미래’를 위한 선택을 한 셈인데 김영철을 둘러싼 남남갈등이 격화될 경우 대북문제는 물론 한미통상 갈등으로도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정치권에서 하루속히 치유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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