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태권도시범단이 남측에서의 4차례 합동공연을 마치고 15일 귀환했다. 북한 태권도시범단 28명은 15일 오전 숙소인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을 떠나 오전 10시 48분께 경기 파주의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이들은 CIQ에서 간단한 수속을 밟은 뒤 경의선 육로로 귀환했다. 남측 취재진이 방남 소감을 묻자 여성 단원 한 명이 "조선은 하나입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별다른 답 없이 미소만 지었다. 일부 단원은 방남 기간 알게 된 우리측 관계자들과 정이 들었는지 악수 등을 하며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다. 태권도시범단 임원진 3명은 방남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 오후 인천공항에서 항공편으로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귀환한다.북한 태권도시범단은 지난 7일 방남해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식전공연 무대를 꾸민 것을 비롯해 속초 강원진로교육원(10일), 서울시청 다목적홀(12일), 서울 MBC상암홀(14일) 등에서 4차례 공연했다.공연은 한국 주도로 발전한 세계태권도연맹과 북한 중심으로 성장한 국제태권도연맹의 합동공연 형식으로 진행됐다. 북한 태권도시범단의 귀환으로 남측에 머무는 북측 인원은 선수단과 응원단, 기자단 등 302명으로 줄었다. 앞서 북한 예술단 137명이 지난 12일 경의선 육로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고위급 대표단과 지원인력 22명이 지난 11일 전용기편으로 귀환했다.연합뉴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을 계기로 남북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청와대가 방북 여건 조성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여야가 12일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내며 정면충돌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을 초청한 만큼 청와대는 북미 간 대화 촉진과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문재인 대통령 구상에 대한 지지를 구하는 데 주력, 방북 여건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미대화를 중재하기 위해 문 대통령이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주변 4강 정상과 조속한 시일 내 전화 통화 등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남북정상회담 추진을 놓고 한 치의 양보 없는 공방을 주고받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반도 비핵화의 물꼬를 틀 절호의 기회라며 환영한 반면 자유한국당은 북핵 폐기 없는 남북정상회담이 한·미 동맹 및 국제공조를 허물어뜨릴 수 있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의미 있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추 대표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에 이어 북미대화도 물꼬가 터지길 기대한다”며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면 평창 올림픽의 가장 큰 성과로 기록될 것이다. 우리는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신중히 초청에 준비하고 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추 대표는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정부가 국제사회를 설득할 수 있는 여건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는 “미국 등 동맹국을 설득하고, 유엔 등 국제사회의 지지 속에서 남북 정상이 만나야 할 것”이라면서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이 즉답 대신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 나가자’고 언급한 것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대한 잘 준비되고 일관성 있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은 북한 핵·미사일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정상회담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한민국의 안보가 백척간두에 놓인 지금 북핵폐기가 전제되지 않은 남북정상회담 추진은 문재인 정권의 ‘통북봉미(通北封美)’ 폭주일 뿐”이라면서 “문재인 정권은 김정은이 꿰찬 북핵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서는 엄청난 대가를 지불할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정태옥 대변인도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하고 정상회담에 나서게 된 것은 남(南)의 애원 때문이 아니라 한미군사합동훈련,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북핵에 대한 국제공조 압박이라는 3종 세트 때문”이라며 “정상회담이 추진되면 훈련재개도 자산 전개도 물 건너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평화란 이름으로 3종 세트를 내주고 남북정상이 모여 얼싸안고 사진 찍고 우리 민족끼리 감격한들 무엇하느냐”고 꼬집었다. 김재민·송우일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제안한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북한이 유례없이 빠를 속도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 역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맞아 청와대를 예방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자신의 오빠인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친서를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하면서 평양 방문을 구두로 요청했다. 북한이 사실상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한 것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이뤄진 남북 간 대화 분위기가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면 한반도의 전쟁 위기는 반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지기는 그 여정이 순탄치 않다. 현재 이어지고 있는 북핵 위기가 단순히 남북 간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 미사일 실험 등에 따른 국제적인 대북 제재 공조가 이뤄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미국의 협조가 없을 경우 문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남북관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 대통령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지난 10일 청와대 접견·오찬의 최대 화제는 남북정상회담이었다.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알려진 것과 달리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친서의 주요 내용은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정상회담 조기 개최 요구였다. 이 자리에서 김여정 특사는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빠른 시일 안에 만날 용의가 있다. 편하신 시간에 북을 방문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키자”고 화답했다. ‘여건을 만들어서’라는 전제가 붙기는 했지만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방점을 찍은듯한 모습이다. 문제는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해빙무드에 접어들었지만 한반도 지형은 여전히 휴화산 상태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재개되거나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둘러싼 북미간 갈등이 고조될 경우 상황은 순식간에 평창 이전의 팽팽한 대치상황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또한 미국의 군사적 행동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마디로 남북정상회담 성사까지는 첩첩산중이다. 최대 관건은 역시 미국을 설득하는 일이다. 이는 최소한 북미대화가 재개돼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또다른 전기가 마련돼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남북정상회담 성사의 최대 키는 미국이 쥐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공언하면서 미국의 양보를 촉구한 반면 미국 측은 비핵화 없이는 대화도 없다는 강경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향후 당국은 북한의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에 따른 한미 간에 이와 관련된 긴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평창 올림픽 이후 남북 관계가 일촉즉발의 긴장에서 벗어나 대화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높다. 강해인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청와대 방명록에 통일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남겼다.김 제1부부장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하기에 앞서 방명록을 통해 "평양과 서울이 우리 겨레의 마음 속에서 더 가까워지고 통일번영의 미래가 앞당겨지기를 기대한다"며 이같이 전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아울러 평창동계올림픽 고위급 대표단장으로 이날 함께 청와대를 찾은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은 방명록에서 "통일 지향의 단합과 확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감이 민족의 염원이오"라고 남겼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저녁 평창에서 열리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한 단일팀의 스위스를 상대로 한 1차전 경기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공동관람할 예정이다. 김여정 부부장은 아이스하키 공동관람에 참석하지 않고 별도의 비공개 일정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한을 방문해줄 것을 공식 초청했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이날 청와대를 예방한 자신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 담은 친서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면서 방북 초청 의사를 구두로 전달했다”고 전했다.이에 문 대통령은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 나가자"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친서에서 김 위원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했고,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문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지난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서 만난 사실을 하루 만인 10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고위급 대표단 단장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김영남 동지가 9일 제23차 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 개막식을 앞두고열린 환영행사에 참가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어 "김영남 동지는 문재인 대통령과 따뜻한 인사를 나누고 기념촬영을 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영남 동지는 환영 행사장에서여러 나라의 국가 및 정부 수반들과도 인사를 나누었다"고 덧붙였다.중앙통신 홈페이지에는 김 상임위원장이 문 대통령과 악수하는 사진과 테이블에서 건배하는 장면, 김 상임위원장이 문 대통령 내외와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등 사진 3장도 게재됐다.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고위급 대표단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을 위해 10일 오전 10시59분께 청와대 본관에 도착했다. 청와대를 찾은 북한 대표단은 김 상임위원장과 김 제1부부장을 비롯해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 모두 4명이다. 북한 인사가 청와대를 방문한 것은 2009년 8월 23일 김기남 노동당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북한 조문사절단 이후 8년 6개월 만이다. 당시 사절단은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났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북한 대표단을 접견한 뒤 본관 충무실로 자리를 옮겨 오찬을 함께한다. 특히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 제1부부장이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친서 등 메시지를 전달할지 주목된다. 김일성 일가를 일컫는 이른바 '백두혈통'의 일원이 남한을 찾거나 청와대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평창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올림픽 사전 리셉션에서 김 상임위원장과 첫인사를 나눈 뒤 헤드테이블에서 만찬을 같이했다. 이어 평창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에서 김 제1부부장과 악수를 하며 첫만남을 가졌다. 접견과 오찬에는 우리 측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이 배석한다. 앞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전날 낮 전용기를 이용해 서해 직항로를 통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으며, 2박 3일 일정을 소화한 뒤 11일 북한으로 돌아간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막을 올리는 9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그동안 수차례 밝혔듯 역사를 직시하면서 총리와 함께 지혜와 힘을 합쳐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강원 용평리조트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언급한 뒤 "이를 위해 셔틀외교를 복원하고 개선하는 등 정상차원의 긴밀한 소통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역사를 직시하라고 언급한 것은 박근혜 정부당시 체결한 한일 위안부 합의를 인정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 일본 정부가 강력히 반발하는 데 대한 경고의 의미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정상회담은 작년 독일 함부르크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동방포럼 계기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의 방한에 감사함을 표하며 평창올림픽에 이어 2020년 일본 도쿄에서 하계올림픽이, 2022년 중국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이 이어서 개최되는 것을 각별하다고 평가했다.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평창 평화올림픽을 계기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물꼬를 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아베 총리도 큰 관심을 가지고 적극 성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언급했다.특히문 대통령은 "올해는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가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에 대한 공동선언을 발표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라며 "뜻깊은 해를 시작하면서 오늘 회담에서 허심탄회한 의견교환을 통해 한일 간 미래지향적인 관계발전을 추진하기 위한 기반을 단단하게 다져나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이에 아베 총리는 "오늘 회담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일본·한국, 일본·한국·미국 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일본과 한국의 미래지향적이고 새로운 관계 구축을 위해서 솔직하게 의견을 나눴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오후 이날 전용기편으로 방남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첫 만남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강원도 용평리조트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주최한 각국 정상급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서 김 상임위원장과 만나 악수를 나누고 김정숙 여사와 함께 기념 사진촬영을 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은 각국 정상급 등 대표단장이 참석하는 리셉션장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행사 주최자인 문 대통령은 리셉션장에 먼저 기다리고 있다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 한정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 등에 이어 오후 5시 34분께 9번째 정상급 인사로 입장한 김 상임위원장을 환한 웃음으로 맞이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악수하기 직전 목도리를 풀고 출입증을 재킷 안으로 넣은 뒤 문 대통령에게 다가갔으며 두 사람은 가벼운 인사를 나누며 악수를 했다. 문 대통령 바로 옆에 있던 김정숙 여사도 "김정숙입니다"라며 그와 악수했다. 악수를 마친 김 상임위원장이 그냥 지나치려 하자 문 대통령이 다른 정상급 인사들과 마찬가지로 사진촬영을 권했고, 문 대통령을 가운데 두고 오른쪽에 김 상임위원장이 왼쪽에 김 여사가 자리해 5초가량 사진을 찍었다. 케르스티 칼유라이드 에스토니아 대통령 내외는 커플 셔츠·카디건에 운동화를 착용하고 나타났고, 이에 문 대통령은 "좋아 보이십니다"라고 환영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오후 5시 45분께 리셉션장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외국 정상급이 아니어서 문 대통령과 악수하지 않고 일반 출입구를 통해 입장했다. 앞서 김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하고 김 제1부부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을 단원으로 한 평창올림픽 북한 고위급대표단은 이날 낮 전용기편(편명 PRK-615)으로 서해 직항로를 통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어 KTX 특별편으로 강원도로 이동했다. 2박3일 일정으로 방남한 북한 대표단은 이날 저녁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는 데 이어 주말인 10일에는 문 대통령과 오찬 회동을 한다.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고위급대표단이 9일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김 제1부부장은 이날 오후 1시 46분께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과 공항에 내렸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남관표 청와대 안보실 2차장이 게이트를 통해 북측 대표단과 함께 나왔다. 3명의 북측 기자들을 앞세우고 김 상임위원장과 남 차장이 모습을 드러냈고 그 뒤를 김 제1부부장이 따랐다. 북한 대표단을 기다리던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환영합니다"라고 인사하자 김 상임위원장은 "고맙습니다"라고 화답했다. 김 제1부부장도 대기하던 남측 인사들을 향해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김 제1부부장 등은 조 장관의 안내를 받아 공항 내 의전실로 이동했다. 북한 대표단 단장인 김 상임위원장의 뒤를 따른 김 제1부부장은 검정 코트와 털 목도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김 제1부부장은 남한 땅을 처음 밟은 '백두혈통'임을 의식한 듯 시종일관 많은 말을 삼간 채 미소를 띠고 있었다. 주변의 취재진을 바라볼 때는 턱 끝을 들어 올려 다소 도도해 보이는 인상을 풍기기도 했다. 의전실로 입장한 김 상임위원장과 김 제1부부장은 조 장관, 천 차관, 안 차장의 맞은편에 섰다. 김 상임위원장은 "여기서 기다립니까"라고 물었고 조 장관은 "5분 정도 계시면 될 것 같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김 상임위원장이 김 제1부부장에게 1인용 소파를 가리키며 앉으라고 권했으나 김 제1부부장은 웃으면서 먼저 앉을 것을 권했다. 조 장관의 반대편에는 김 상임위원장이 앉았고 김 제1부부장은 김 상임위원장의 오른편에 앉았다. 김 상임위원장은 웃으면서 "그림만 봐도 누가 남측 인사고 누가 북측에서 온 손님인가 하는 것을 잘 알겠구만"이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지금 대기 온도가 몇 도나 되나"라고 묻자 현장 관계자가 15도임을 알려줬고 조 장관은 "많이 풀렸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조 장관의 말을 받아 "평양 기온하고 별반 차이 없네"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며칠 전까지도 꽤 추웠는데 북측에서 귀한 손님이 오신다고 하니 날씨도 그에 맞춰 따뜻하게 변한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상임위원장은 "예전에 우리가 동양예의지국으로 알려진 그런 나라였는데 이것도 우리 민족의 긍지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라고 화답했다. 언론에 공개된 환담 시간에 김 제1부부장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20여분 간 환담을 마친 천 장관과 김 상임위원장 등은 평창으로 가는 KTX를 타러 인천국제공항역사로 향했다. 북한 대표단의 주변으로는 경호인력들이 촘촘하게 늘어서서 삼엄한 경호태세를 유지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황병서(당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당시 국가체육지도위원장), 김양건(당시 당 통일전선부장) 등 '실세' 3인방이 방남했을 때와도 비교되지 않을 정도라는 평가가 나왔다.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도 함께 이동하는 와중에 경호는 특히 김 상임위원장과 김 제1부부장에게 집중됐다. 앞뒤로 늘어선 경호인력 한가운데 자리 잡은 김 제1부부장은 때때로 고개를 돌려 주변을 둘러보기도 했다. 북한 대표단은 오후 2시 35분께 KTX에 올라타 평창으로 향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