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미회담의 길이 열렸다.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 등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은 25일 “북미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며 “북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같이 발전해야 한다”고 말해 북미 간 직접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측 대표단의 이 같은 언급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해서라도 북미 대화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며 북미 간 대화를 요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는 북미 간 고위급 대화에 대한 ‘환영’ 차원을 넘어 향후 북미 정부 간 대화, 더 나아가 김정은 위원장과의 조건부 직접대화까지 시사한 셈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김영철 중앙위 부위원장 등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에 손을 내민 형국이어서 우리 정부에 무게를 실어주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에 대해 군사옵션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북한을 압박해왔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대화 국면에서도 북한에 냉랭한 기류를 보이며 비핵화 요구를 계속해왔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테이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북미 간 대화 진전 가능성이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 등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을 만나 남북관계 전반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김의겸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북측 대표단은 “북미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며 “북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같이 발전해야 한다”는데 생각을 같이 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이어 폐회식에도 대표단을 보내 축하를 해줘 평창올림픽이 안전하게 치러진데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 “특히 남북이 단일팀을 구성하고 공동입장을 해서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줬다. 남북의 이런 노력으로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르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관계가 앞으로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고 북측 대표단은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같은 의지를 지니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뜻을 전달했다. 한편,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방남으로 ‘남남갈등’을 겪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야당이 김 통일전선부장의 방남을 막기 위해 육로이동 경로에서 16시간 도로를 점거, 농성하고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아 정부를 비판했다. 한국당은 김 부위원장의 방남을 저지하기 위해 통일대교 남단에서 1박2일 ‘육탄저지’ 밤샘 농성을 벌이는 등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들은 농성 중 ‘김영철 즉시 사살’, ‘철천지원수’ 등 강경한 표현도 썼다. 바른미래당 박주선·유승민 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고 김 부위원장을 ‘천안함 폭침의 주범’으로 규정, 정부를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은 김영철 부위원장 방남에 대한 일부 우려와 부정적인 여론을 인정하면서도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대승적 이해를 촉구했다. 강해인ㆍ송우일 기자
평화와 화합의 상징인 올림픽 폐막일에 김영철 단장의 방남을 이유로 정치권은 물론 시민들도 엇갈린 반응으로 대한민국이 분열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25일 정부 등에 따르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평창동계올림픽 폐막행사 참석을 위한 북측 고위급대표단이 25일 2박 3일 일정으로 방남했다. 그러나 김 단장이 천안함 폭침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상당수 시민들은 천안함 유족들에 대한 미안함 등을 이유로 김 단장의 방남을 반대하고 있다. 최건호씨(64)는 “천안함 유족들의 눈물이 마르지도 않았는데 천안함 사태의 주범인 김영철이 한국 땅을 밟는다는 것은 국민들의 자존심을 짓밟는 일”이라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였던 평창동계올림픽이 한국의 굴욕적 모습으로 끝을 맺게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취업준비생 황준범씨(29)는 “평화 통일과 대화 부분에서는 찬성하지만 천안함 폭침의 주범으로 꼽히는 김영철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이러한 모습들은 천안함 유족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행위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수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는 “‘평화올림픽’을 빙자해 천안함 유가족 및 북한에 의한 희생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한민국 테러배후자가 버젓이 한국 땅을 밟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또 다른 시민들은 보수세력의 갈등 부추기기가 평창동계올림픽의 마무리를 망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김 단장의 방남을 포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대학생 김재현씨(27)는 “천안함은 북한의 소행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번 김영철의 우리나라 방문은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북한의 대화까지 이끌어 낼 수 있는 중요한 순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승덕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성남시협의회 회장은 “한반도의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려면 현 정부가 우리나라를 둘러싼 미국 등 강대국을 설득하는 작업에 나설 필요가 있는데 쉽지 않은 일인 만큼 남북이 지속적인 대화의 분위기를 이끌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안보문제와 평화가 겹치면서 국민의 갈등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도 너무 북한을 배려하는 듯한 인상을 주면 안되고, 북한도 과거에 있었던 사실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정민훈ㆍ김승수기자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측 고위급 대표단이 25일 오전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차 방한했다. 김영철 부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수행원 6명 등 8명으로 구성된 고위급대표단은 이날 오전 9시49분께 경의선 육로를 통해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뒤 9시53분께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우리측에서는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북측 댜표단을 CIQ에서 영접했다. 북한 고위급대표단은 간단한 입경 절차를 마친 뒤 10시15분 차량편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자리를 잡고 있던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남 저지를 위해 서울로 향하는 길목인 통일대교 남단 도로를 점거한 채 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지난 2010년 발생한 천안함 폭침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왔다. 그러나 정부는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인 것은 맞지만 김 부위원장이 주도했다고 단정할 수 없고 김 부위원장이 통일전선부장으로서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 진전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책임 있는 인물이라며 방남 요청을 수용했다. 고위급대표단은 이날 저녁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할 예정이며, 방남 기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조명균 통일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과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북측 방남 인원 중에는 핵문제와 대미외교를 담당하는 북한 외무성 관료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남북관계 개선은 물론 북핵 관련 논의도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이끄는 미국 정부 대표단이 방한 중이어서 우리 정부의 중재로 북미 사이의 물밑 접촉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천안함 폭침의 배후로 지목받은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남에 거센 논란이 일자 통일부는 지난 23일 “이번 북한 대표단 방문을 통해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정착에 관한 대화와 협의의 기회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 방남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통일부는 “김영철 부위원장이 현재 북한에서 남북관계를 총괄하는 통일전선부장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책임 있는 인물이라는 점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강해인기자
북한이 25일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에 파견하는 고위급대표단에 핵문제와 대미외교를 담당하는 외무성 관료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24일 "북측이 대표단의 지원인원 속에 복수의 외무성 인사를 포함해 통보했다"며 "방남 기간 북측이 전달할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통보한 외무성 인사는 과거 6자회담에도 참여했던 인물로 알려졌으며 핵문제나 북미관계 등에 대한 협상에 정통한 인물로 전해졌다. 북측이 대표단에 외무성의 대미라인을 포함함에 따라 방남 기간 우리측과 대화와 협상을 하면서 핵문제와 북미관계를 풀어가기 위해 북한이 생각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핵문제는 북미 사이의 문제라는 입장을 보여 왔는데, 남북 간에 이뤄지는 회담이나 협의에 참가하는 대표단에 북핵문제 등을 다루는 외무성 인사가 동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정상회담 제안에 '여건'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 등을 고려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 정부는 이번 고위급대표단의 방남 기간 핵문제나 북미관계에 대한 북한의 변화된 입장을 끌어낸다는 방침이어서 이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또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방남 기간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이끄는 미국 정부 대표단이 방한 중이어서 우리 정부의 중재로 북미 사이의 접촉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특히 이번 미국 대표단에는 백악관에서 남북한 문제를 실무적으로 담당하는 앨리슨 후커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이 비공식 수행원으로 포함돼 있다. 후커 보좌관은 지난 2014년 11월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의 석방을 위해 방북해 김영철 당시 정찰총국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과 협상할 때 수행원으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24일 내외신 기자들과 만나 평창올림픽 폐회식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을 접촉할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북한 사람들과 접촉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상황에 따라 북미 간 물밑 접촉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개회식 기간 평창올림픽을 찾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간의 회동을 주선해 성사 직전까지 갔지만, 회담 2시간 전 북측이 거부입장을 밝혀 이뤄지지 못했다.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은 23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천안함 폭침의 배후인지에 대해 "북한 소행은 맞지만, 김영철로 특정할 수는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김상균 대북담당 제2차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가 개최한 간담회에 참석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정보위원장인 자유한국당 강석호 의원이 언론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과거 국방부가 천안함 도발의 구체적인 책임 소재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한 것으로 안다"고 언급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입장이다. 국정원은 북한이 연락해 온 방법에 대해 "어제 판문점 남북직통전화로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연락이 왔다"며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김 통전부장의 방남을 전달하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통전부장이 남북관계 최고 책임자이고, 군사적 긴장완화와 남북관계 진전, 비핵화를 포함한 여러 관계를 실질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적임자 아닌가 하고 받아들였다"고 부연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김 통전부장의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참가를 통보했고, 우리 측의 역제안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제재 대상인 김 부위원장의 방남으로 남남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에는 "정치적 부분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서훈 국정원장이 지난 1월 극비리에 미국을 방문해 북한 고위급 대표단 접촉을 조율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선 "확인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 원장의 방북 여부에 관해서는 "그런 바 없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미 간 접촉 가능성에 대해선 "스케줄 자체는 없는데 모르겠다"는 입장만 내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정원은 또 북한 정유공장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선 "러시아 쪽에 불이 난 것"이라며 오보라고 전했다. 정보위는 이날 한국당의 전날 요구에 따라 갑작스레 소집됐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야당 의원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간담회 형식으로 대체돼 강 위원장과 한국당 윤상현 의원만 참석한 채 진행됐다. 연합뉴스
남북은 27일 오전 10시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북측의 평창동계패럴림픽 대회 참가를 위한 실무회담을 개최한다고 통일부가 23일 밝혔다. 통일부는 우리측이 지난 20일 실무회담을 제의하는 통지문을 북측에 보냈으며 북측이 이날 동의한다는 통지문을 보내왔다고 전했다. 우리측은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3명의 대표단을 보낼 예정이라고 통일부는 덧붙였다. 남북은 지난달 17일 고위급회담 실무회담에서 평창패럴림픽에 북측이 선수단과 예술단, 응원단 등 150여명을 파견하는 데 합의한 바 있다. 연합뉴스
육군은 특전사 모 부대 소속 하사 1명이 총기 2정을 소지한 상태로 지난 22일 밤 미식별됐다가 23일 오전 발견됐다고 밝혔다. 육군은 이날 "22일 오후 11시55분께 경기 광주 일대에서 훈련 중인 특전사 모 부대 하사(남군)가 총기 2정(소총, 권총 각 1정)을 휴대한 상태로 미식별되어 수색 중이었다"면서 "오늘 오전 8시 8분경 경기도 광주 일대에서 미식별되었던 특전사 하사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육군은 이날 오전 8시6분께 특전사 하사가 총기를 휴대한 상태로 미식별됐다는 '공지'를 했으나 6분 만인 오전 8시12분께 하사를 발견했다고 재차 공지했다. 육군의 한 관계자는 "훈련 중이던 특전사 하사가 자신이 정한 지점(개별 은거지)에서 잠을 자야 했는데 그 지점에 도달하지 못한 장소에서 잠을 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무전기도 꺼져 있어 수색을 하던 중 잠을 자고 있던 하사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아침 7시33분께 인원 점검을 했으나 하사가 미식별되어 예상 기동로를 수색해서 찾았다"면서 "발견되기 전에 총기를 휴대한 상태였기 때문에 서둘러 언론에 공지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전사 하사가 소지하고 있던 총기는 이상이 없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22일 천안함 폭침을 주도한 인물로 인식돼 왔던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파견키로 하자 여야 간 기싸움이 고조되는 등 정치권 내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방남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정착이 이뤄져야 한다고 환영한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천안함 폭침 주범이 대한민국 땅을 밟아서는 안 된다며 문재인 정부와 북한을 강력 비판했다.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행사에 김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한 것을 환영한다”며 “이번 방문도 한반도 긴장완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정부의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 북한의 김 부위원장 등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한 각국의 대표단 맞이에 정부가 최선을 다해줄 것으로 믿는다”면서 “민주당은 이번 방한 과정에서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과 미국의 대표단이 서로 만나 격의 없는 대화의 시간을 갖게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각국 정상과 정상급 인사들과 만남에서 평화올림픽의 성공, 남북관계의 개선을 포함한 북핵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 경제협력 강화라는 1석 3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게 국민의 한결같은 마음”이라며 “패럴림픽의 성공도 한마음 한뜻으로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당은 이날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정부와 북한을 향해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며 반발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긴급 의총에서 “생때같은 우리 장병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철천지원수가, 또한 미국과 한국 정부가 독자적인 제재대상으로 삼고 있는 바로 그 장본인이 대한민국 땅을 밟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김영철은 청와대가 두 팔 벌려 맞아들일 대상이 결코 아니다”면서 “이 정권은 정말 ‘친북 주사파 정권’이거나 아니면 아무 생각이 없는 ‘무뇌아 정권’이 아니고서는 김영철을 얼싸안고 맞아들일 수는 없다”고 날을 세웠다. 윤상현 의원(인천 남을)도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가정보원에서 천안함 폭침의 주범이자 연평도 포격 배후로 분석한 것이 김영철”이라며 “폐회식에 설 자격이 없는 것은 물론 군사재판정에 서야 할 인물”이라고 맹비난했다. 한편 군은 천안함 폭침이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담당하는 북한군 4군단과 대남 공작을 맡은 정찰총국의 소행이라고 분석, 당시 4군단장이었던 김격식과 김영철 정찰총국장을 주도자로 관측한 바 있다. 김재민·송우일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지만 마음이 급한 것 같다"며 "우리 속담으로 하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평창 메인 프레스센터(MPC)를 방문해 내외신 취재진을 격려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또 "미국과 북한 간에도 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며 "지금 이뤄지고 있는 남북 대화가 미국과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로 이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가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우선 북한의 올림픽 참가로 우리 한반도의 고조됐던 긴장을 완화하고 평창올림픽을 안전한 올림픽으로 만들어내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 단일팀과 공동입장, 공동응원 등이 전 세계인에 깊은 감동을 주었다"며 "남북 대화가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에 남북관계가 더 개선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자들이 '내가 그 올림픽 현장에 있었다, 그 올림픽을 내가 취재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그런 올림픽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내외신 기자 격려에는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김수현 사회수석이 배석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올림픽 자원봉사자 및 대회 관계자들과 만찬을 함께하며 노고에 감사를 표할 예정이다. 이후 문 대통령은 남녀 쇼트트랙 경기를 관람하며 한국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며 응원할 계획이다.연합뉴스
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75)이 14일(현지시간) 전격 사임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2009년 취임하고 약 9년 만이다. 그의 임기는 내년까지였다.주마 대통령은 이날 30분가량의 방송 연설을 통해 “남아공 대통령에서 즉각 물러나기로 했다며 “당과 지지자들이 내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기를 바란다면 수용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12월 시릴 라마포사 부통령이 아프리카민족회의(ANC) 대표에 선출된 이후 조기 사임을 종용한 당의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주마 대통령의 사임은 집권당인 ANC의 명령에 따른 것이다. 그는 이날 오후까지만 해도 남아공 국영TV와 인터뷰에서 “이 문제는 나에게 매우 불공평하다”며 “누구도 나에게 사퇴할 이유를 얘기해주지 않았다”며 자진사퇴 요구를 거부했다.주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할 때부터 무기 사업권을 둘러싼 뇌물수수 의혹과 친구의 딸을 성폭행했다는 의혹 등을 받아왔다. 2014년에는 사저 개·보수를 위해 국고 수백만 달러를 유용한 사실이 드러났다.이에 주마 대통령은 취임 뒤 8차례나 불신임 투표를 겪었다. 그는 무기거래와 관련된 뇌물수수, 돈세탁 등 783건의 비리 혐의를 받고 있다.이 같은 상황과 함께 인도계 유력 재벌인 굽타 일가가 연루된 비선 실세 스캔들로 국민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주마 대통령이 물러남에 따라 라마포사 부통령이 그 자리를 대신할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의회는 15일이나 16일 라마포사 부통령을 대통령으로 선출할 전망이다.여승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