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2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분단 70년만에 만나 역사적인 ‘세기의 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이날 단독정상회담에 이어 확대정상회담을 가진데 이어 실무 오찬을 이어가며 비핵화를 비롯해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여정의 위대한 첫발을 내디뎠다. 북미 양국 정상이 한 테이블에 마주 앉은 것은 1948년 분단 이후 70년 만에 처음으로, 불신과 대립을 이어온 양국관계에도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양국 정상은 1953년 7월 양국 정전협정에 서명한 뒤 65년 만에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마친 뒤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 형식의 4개항 합의문에 서명했다. 공동성명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안전보장 제공을 공약했고, 김 위원장은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강고하고 흔들림 없는 공약을 재확인했다. 북한은 4·27 남북정상회담 합의인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 행동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일환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북한 고위 당국자 간의 후속회담을 최대한 이른 시기에 개최하기로 두 정상은 합의했다. 더불어 북미 양국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양 국민의 열망에 맞춰 새로운 북미 관계를 건설하는데 헌신키로 했으며,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건설 노력에 동참키로 했다. 또 성명에는 “미국과 북한은 신원이 이미 확인된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를 즉각 송환하는 것을 포함해 유해 수습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굉장히 기쁘다. 이 문서는 굉장히 포괄적인 문서이며, 아주 좋은 관계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며 “매우 포괄적 문서이고 양측이 만족할만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는 오늘 역사적인 이 만남에서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역사적 서명을 하게 됐다”며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미 양국은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의 중대 걸림돌인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 프로세스를 약 10년 만에 재가동하고, 6·25 전쟁 발발 이후 68년간 이어온 적대관계를 청산하기 위한 중대한 일보를 내디디게 됐다. 또한 남북관계도 북핵 문제와 북미관계에 의해 제약됐던 과거와 달리 북미관계가 풀리면서 남북대화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남북 간 예정돼 있는 철도 도로 연결 및 산림분야 협력은 북미회담 결과에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우리나라의 국제철도협력기구 가입에 북한의 찬성표가 더해지며 남북협력을 통한 남북철도 연결이 가능해졌다. 경의선, 동해선, 경원선이 모두 연결되면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서 제시한 ‘에이치(H)라인 경제 벨트’의 물류·교통 토대가 완성되는 만큼 정부는 적극적으로 협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북미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로드맵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강해인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6월 12일 센토사 합의는 지구상의 마지막 냉전을 해체한 세계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미국과 남·북한이 함께 거둔 위대한 승리이고,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들의 진보”라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의겸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이 같이 말하면서 “누구도 해내지 못한 위업을 마침내 이뤄낸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서도 “세계를 향해 과감하게 첫발을 내디딘 역사적인 순간의 주역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문 대통령은 “역사적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뜨거운 마음으로 축하하고 환영한다”며 “6월26일 통일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다시 만났을 때, 그리고 어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조심스레 회담 성공을 예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이어 “70년에 이르는 분단과 적대의 시간은 눈앞의 사실조차 믿기 어렵게 하는 짙은 그림자였다”며 “낡고 익숙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롭고 과감한 변화를 선택해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용기와 결단에 높은 찬사를 보낸다”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또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우리는 새로운 길을 갈 것”이라며 “전쟁과 갈등의 어두운 시간을 뒤로 하고 평화의 새 역사를 쓸 것이다. 그 길에 북한과 동행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도 숱한 어려움 있겠지만 다시는 뒤돌아가지 않을 것이며 담대한 여정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그러면서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되고, 공존과 번영의 새 시대가 열릴 수 있도록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 20분께 북미정상회담을 마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회담 결과를 공유했다.강해인기자
북미정상회담과 관련 세계 각국에서도 대체로 환영한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자극이 제공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우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전진을 위한 중요한 행보가 취해진 것을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당연히 악마는 디테일에 있으므로 구체적 내용을 검토해야 하지만 자극은 제공됐다“고 평가했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환영과 지지를 표명하면서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를 이행할 경우 관련 제재를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중요 당사국이자 정전협정 서명국으로 한반도 정전 체제가 평화체제로 전환되는 데 있어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며 ‘중국 역할론’을 분명히 했다. 일본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납치 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에 특히 주목하며 관련 내용을 신속하게 보도했다. NHK는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동시 통역과 함께 생방송으로 내보내며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중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힌 부분을 부각했다. 벨기에와 네덜란드 언론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북미정상회담을 ‘역사적인 정상회담’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언론들은 글 기사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 장면과 합의문 서명 모습 등을 담은 사진, 동영상을 함께 올려 자세하게 내용을 소개하고 생생하게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벨기에의 대표적인 프랑스어 일간지 ‘르수아르(Le Soir)’는 홈페이지 머리기사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를 위한 중요한 문서에 서명했다”는 제목으로 북미정상회담 소식을 비중있게 전했다. 강해인기자
12일 오전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을 TV로 바라보던 새터민 A씨(65ㆍ여ㆍ안산)는 “지금 세계에서 갈라진(분단된) 나라가 조선 말고 또 있나. 땅만 나뉘었을 뿐이지 우리는 본래 하나”라며 “하루빨리 통일돼 남북 모두 자유롭게 이 지역, 저 지역을 오가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소회를 전했다. 1954년 평양에서 태어난 A씨는 지난 2004년 중국을 거쳐 한국에 발을 딛게 됐다. 북한에 있을 때만 해도 평양 밖을 벗어난 적이 없었다던 그는 한국에 온 후 2주 동안 관광을 다니며 “마음대로 가고 싶은 곳을 가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게 좋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통일이 되길 원한다”면서 “당장 되지 않더라도 앞으로 서로 자유롭게 왕래하는 길이 열렸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와 같이 사회 각계각층에서도 ‘평화의 전주곡’에 동의하듯 훈훈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끝까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정치계는 ‘대단한 사건이지만 차차 두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남성욱 고려대학교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만남 자체가 역사적이고 획기적인 일이지만, 만남 장면이 회담의 성공을 가져올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며 “오늘 회담을 시작으로 정상회담이나 고위급회담 등 추가적인 소통자리가 필요하다. 큰 성과를 기대하기보단 중요한 첫 걸음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교육계는 ‘통일 교육’의 방향이 달라질 것이라 예측했다. 통일교육협의회 관계자는 “그동안 통일 교육의 초점은 남북관계 개선에 맞춰졌는데, 이번 회담을 통해 북미를 넘어 국제적으로 확대됐다”며 “국내 통일 교육도 안보에 비중을 두기보단 평화 쪽으로 변할 듯싶다”고 덧붙였다. 남북 문화교류도 가속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준영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사무국장은 “지난 2월 평창에서 열린 ‘고려 황궁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특별전’은 매우 뜻깊은 전시였지만 실물 유물이 오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면서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실물 전시, 발굴 사업 등 추진에 힘이 실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탰다. 정재옥 한국공연예술경영인협회 명예회장은 “남북교향악단 등 합동 공연 형식의 공연예술콘텐츠가 생기는 등 문화예술교류가 자연스럽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민들 역시 따뜻한 시선을 보냈다. 수원에 거주하는 이정연씨(38ㆍ여)는 “우리나라와 북한은 한민족이라는 큰 카테고리로 묶여 있지만 미국은 북한과 강경한 입장을 내세워온 만큼 걱정이 좀 있었는데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보니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두 번째 발걸음을 뗀 것 같다”며 “한순간의 만남으로 통일이라는 거대한 역사가 이뤄지진 않겠지만 차츰차츰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 통일이 오리라 믿는다”고 전했다.웹디자이너 주유라씨(27ㆍ여) 역시 “회담이 긍정적으로 진행돼 종전을 이끌고 나아가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며 “종전만 돼도 북한과 활발한 교역을 해 서로간의 경제성장을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시연ㆍ이연우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양국 정상은 회담 전 모두 발언과 단독회담, 확대회담에 이어 업무오찬까지 회담은 숨가쁘게 이뤄졌다. 또 양 정상은 통역없이 단독 회동도 진행했다. 회담을 마친 북미 정상은 전 세계가 숨가쁘게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등 내용을 담은 공동합의문에도 서명했다. 회담 당일 먼저 움직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8시께(이하 현지시간)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을 출발해 회담장인 카펠라호텔로 출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출발한 뒤 약 10분 후 김정은 위원장도 세인트리지스 호텔에서 카펠라 호텔로 향했다. 출발은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했지만 회담장에 먼저 모습을 나타낸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서류와 안경을 양손에 각각 쥐고 전용차량에서 내려 회담당 내부로 향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도착했고 예정시간보다 5분가량 늦어진 8시 5분 양 정상의 역사적인 첫 만남이 이뤄졌다. 이어 단독회담을 위해 회담장으로 이동하던 중 양 정상은 모두 발언을 통해 회담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단독회담은 예상보다 일찍 마무리됐다. 9시 16분께부터 35분 가량 진행된 단독회담에 이어 곧바로 확대정상회담이 이뤄졌다. 미국 측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비롯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켈리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북한 측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 단독회담에서 확대정상회담까지 약 140분간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에 들어갔다. 회담은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모습이었다. 확대정상회담 후에는 업무 오찬이 이어졌다. 업무오찬에는 참석하지 않았던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참석했다. 업무 오찬 후 12시 30분께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통역없이 회담장 주변을 산책하며 약 10분간 단독 회동도 진행했다. 오후 2시 30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공동합의문에 서명하고 정상회담은 공식적으로 마무리됐다. 김정은 위원장은 서명식에서 “역사적인 만남에서 지난 과거를 걷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서명을 하게 됐다”며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을 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라며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 시킬 것이고 포괄적이고 좋은 관계를 이뤄냈다”고 밝혔다. 합의문에는 미국과 북한은 평화와 번영에 관한 양국의 열망에 따라 새로운 관계 수립, 양국은 한반도에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체제를 만들기 위해 협력, 4.27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며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 전쟁포로 및 전시 행방불명자 유해발굴하고 확인된 유해는 즉시 송환 등 4가지 주요 사항이 명시됐다. 강해인ㆍ백상일 기자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면서 북한이 14일 열릴 예정인 남북 장성급 군사 회담에 참가할 북측 대표단 명단을 우리 측에 통보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12일 “북측이 어제 우리 측이 보낸 대표단 명단 관련 전통문에 대한 답신으로 오늘 오전 9시20분께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북측 대표단 명단을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측은 전통문에서 14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개최하는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 안익산 육군 중장을 수석대표로 총 5명의 대표단이 참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군 중장은 우리 군의 소장계급에 해당한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국방부 대북정책관 김도균 소장과 같은 위치다. 안익산 중장은 2004년 1, 2차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북측 단장으로 회담을 주도한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김도균 소장을 수석대표로 조용근 국방부 북한정책과장, 안상민 합동참모본부 해상작전과장, 황정주 통일부 회담 1과장, 박승기 청와대 안보실 행정관 등 총 5명의 대표단 명단을 북측에 통지했다. 북측은 전통문을 통해 4·27 판문점 선언에 따라 한반도 군사적 긴장완화와 전쟁 위험 해소에 관한 군사적 문제를 협의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남북은 지난 1일 고위급 회담에서 장성급 회담을 14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이 열리게 되면 2007년 12월 회담 이후 약 10년 6개월 만이다. 이번 장성급 회담에서는 북한이 전통문에서 제안한 바와 같이 ‘4·27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군사적 긴장상태 완화와 전쟁위험의 실질적인 해소’가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우선적인 군사적 조치로 남북 군 지휘부간 직통전화인 핫라인(Hot Line) 설치와 국방장관 회담, 고위급 군사회담, 군사실무회담 등 군 수뇌부부터 실무급까지 군사당국자 회담을 정례화 하는 방안에 대한 협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식 때 언급한 비무장지대(DMZ) 내 유해 발굴 문제도 이번 회담에서 다뤄질 것이란 예측이다. 판문점 선언에서 적시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 조성 문제는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만큼 추후 국방장관 회담 등의 일정이 잡히면 그 때 대화가 오고갈 전망이다. 강해인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역사적으로 만나 북미정상회담 결과물을 담은 공동합의문에 서명했다. 두 정상의 확대회담에 배석,공동합의문에 서명하기까지 주도적 역할을 한 참모진 역시 주목된다. 두 정상의 35분 단독 회담이 끝나자 양측 참모진이 배석하는 90분 예정의 4대4 확대정상회담이 곧바로 진행됐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왼쪽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중심으로 존 켈리 대통령 비서실장,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이 배석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회담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CIA 국장을 지내며 북한 측과 꾸준히 접촉 채널을 유지해 왔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비핵화 가정교사’를 자처하며 두터운 신임을 받아왔다.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싱가포르 현지에서 백악관 기자들을 상대로 회견을 열고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유일한 결과”라며 미국의 기존 입장을 재강조하기도 했다. 미국 내 대북 초강경파로 알려진 볼턴 보좌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리비아 모델’을 고의적으로 언급해 북한과의 갈등을 가져왔다고 평가됐지만 이번 배석자에 포함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잘 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압박용 카드’가 아니냐는 시각도 나왔다.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너(대응상대)인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통일전선부장)과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 김 위원장이 소수만 배석하는 회담을 선호하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번 회담도 배석자는 3명을 넘지 않는 선에서 구성됐다. 북한의 대외정책과 특히 대남·대미정책을 총괄하는 실무자들이 참가한 것으로 볼 때 북한도 이번 회담의 비핵화 의제에 집중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북한은 4·27 남북정상회담 때 김영철 부위원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 등 2명, 5·26 남북정상회담 때는 김영철 부위원장만 배석했다. 3월말 북중정상회담 때는 ‘김영철·리수용·리용호’ 3명만 배석했다. 강해인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2일 열린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경제계는 “대륙으로 나가는 끊어진 다리를 연결한 것”으로 평가하는 등 환영의 뜻을 밝히며 경제 호재 기대감을 표출했다. 이날 전경련은 논평을 통해 “4ㆍ27 남북정상회담과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지난 70년 동안 남북 간 대립과 반목을 끝내는 중대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가까운 미래에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 상호존중이라는 ‘담대한 희망의 시대’가 펼쳐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며 “전경련은 앞으로 이어질 남북회담과 후속조치들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경제계 차원에서 역할을 다 할 것이다. 국제사회의 공조를 이끌어내고자 최대한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번 북미회담은 평화와 공존의 새 시대를 연 역사적 회담”이라며 “경제계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최선의 역할을 찾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남북의 새로운 경제협력 시대를 위한 준비에도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감소, 국내 기업 신인도 향상으로 국내 소비·투자 심리를 개선하고 우리 경제 성장을 높일 호기가 될 것”이라며 “책임 있는 경제단체로서 우리 기업의 혁신 성장을 이끌고,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 등 남북 경제협력과 공동 번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개성공단기업협회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누구보다 회담 성공을 기대했다”며 “개성공단 재개 속도는 온전히 우리 정부의 몫으로 남았다. 하루 속히 남북 정부가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개성 현장을 방문해 점검할 수 있도록 추진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계는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계기로 앞으로 남북경협의 적극적인 활성화를 기대한다. 특히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에 합의하고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도 해제해 나가기로 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며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한 만큼 그동안 전면적으로 중단된 개성공단의 조기 정상가동을 비롯한 여러 의미 있는 남북경협 재개에 대한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재추진 지원을 기대한다. 앞으로 중소기업계도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 지도 구상’ 실현에 적극 관심을 두고 참여할 것이다”라고 의지를 보였다. 이와 함께 무역업계에서도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에 대해 반색하는 분위기다. 한국무역협회는 “후속 노력을 통해 비핵화를 위한 복잡한 매듭들이 성공적으로 풀리고, 이에 맞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도 해제돼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남북 경제 교류의 길이 열리길 기대한다”면서 “나아가 남북교역과 북한의 대외무역이 함께 성장해 한반도가 세계무역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길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또 경기도수출기업협회는 “이번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경기도 수출기업인들도 대환영하고 있다. 이번 북미회담을 통해 정치ㆍ경제인들이 변화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대륙으로 나아가는 끊어진 다리가 연결된 만큼 도내 기업인들에게도 새로운 판로가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현호기자
북미 양국이 12일 완전한 비핵화, 평화체제 보장, 북미 관계 정상화 추진, 6·25 전쟁 전사자 유해송환 등 4개항에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