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축구, 5년만에 日 격파

한국 여자축구가 200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에서 일본을 상대로 5년 만에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한국 대표팀은 29일 밤(현지시간) 베트남 호찌민 통넛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자책골로 첫 골을 내줬지만 차연희의 동점골과 박희영(이상대교)의 역전골과, 쐐기골을 잇따라 성공 3대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2003년 6월 아시아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일본을 1대0로 꺾은 이후 5년 가까이 6경기 무승(2무4패) 끝에 값진 승리를 챙겨 2위까지 주어지는 4강행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은 31일 호주, 6월2일 대만과 차례로 남은 조별리그 경기를 벌인다. 한국은 전반 11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날아온 슈팅을 골키퍼 김정미(현대제철)가 손으로 쳐냈으나 문전을 지키고 있던 김유미(대교)의 몸을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 자책골이 됐다. 0대1로 뒤진 한국은 그러나 8분 뒤 차연희가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차연희는 전반 17분 상대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상대 수비수 실수를 틈타 공을 가로챈 뒤 달려나온 골키퍼가 비운 골문에 왼발로 살짝 차 넣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골키퍼 김정미의 눈부신 선방 속에 ‘골잡이’ 박희영이 잇따라 골을 터뜨렸다. 박희영은 전반 30분 권하늘(위덕대)의 낮은 크로스를 골지역 정면에서 수비를 등지고 감각적인 오른발 터닝슛으로 왼쪽 그물을 출렁였다. 박희영은 후반 9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얻은 단독 찬스에서 오른발로 강한 슈팅을 날려 쐐기골을 성공시켰다. 2점차로 뒤진 일본은 미야에와 사와, 아라카와 등을 앞세워 한국 문전을 두드렸지만 김정미의 잇단 선방에 막혀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연합뉴스

허정무호, 불안한 출발

한국 축구대표팀이 소집훈련 첫날 연습경기에서 씁쓸한 패배를 맛보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8일 파주 NFC에서 치러진 내셔널리그 강호 고양 국민은행과 3쿼터(1·2쿼터 30분, 3쿼터 45분)로 진행된 연습경기에서 박지성과 설기현, 이영표 등 해외파 선수 7명을 총 동원하고도 2대3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오전 소집돼 전술훈련도 없이 나선 연습경기였음을 감안한다고 해도 대표팀의 고질적인 골 결정력 부족과 수비불안의 단점이 그대로 노출돼 아쉬움을 남겼다. 허정무 감독은 1쿼터에서 소집된 선수 중 가장 컨디션이 좋은 것으로 판단된 정예 멤버를 출전시켰다. 최전방에 박주영을 꼭짓점으로 좌우에 박지성과 이청용을 전반 공격진에 포진한 대표팀은 안정환이 처진 스트라이커를 맡고 조원희와 김남일이 ‘더블 볼란테’로 나섰다. 포백(4-back)은 김동진-이정수-강민수-오범석이 호흡을 맞췄다. 대표팀은 1쿼터 3분 만에 이청용의 코너킥을 박주영이 재치있는 터닝슛으로 쉽게 선제골을 뽑아냈다. 그러나 허 감독은 2쿼터에서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그동안 중앙 미드필더 라인을 정삼각형 형태로 세워왔던 허 감독은 김정우와 김두현을 전방에 세우고 조용형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세운 역삼각형 전술을 펼쳤다. 또 왼쪽 풀백의 김동진을 중앙 수비수로 옮기고 그 자리에 이영표를 배치했다. 2쿼터 초반 대표팀은 박지성이 골포스트를 강타하는 날카로운 슛팅을 날리며 경기의 흐름을 유리하게 가져갔다. 하지만 23분 대표팀은 국민은행에게 동점골을 헌납했다. 오른쪽 측면서 국민은행의 한승현이 이영표를 제친 후 강력한 슈팅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대표팀은 2분 뒤 김동진의 수비 실책으로 발생한 상황서 정성룡이 국민은행 임진영에게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내줬으나 키커로 나선 유병훈이 실축, 위기를 넘겼다. 마지막 3쿼터서 허정무 감독은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다. 1, 2쿼터에서 뛰었던 선수들 가운데 김정우와 김두현, 설기현, 이영표를 빼고 나머지 선수들을 전부 바꿔서 나선 3쿼터는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총체적인 난맥상을 들어냈다. 윙백들의 자연스런 오버래핑은 이뤄지지 않았고, 수비진도 호흡이 맞지 않아 두골이나 허용하는 부진함을 노출했다. 국민은행 박병원의 크로스를 임진영이 헤딩골로 연결해 역전을 내준 뒤 또다시 박병원의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 실점했다. 대표팀은 경기 종료 전 김치우가 왼발 중거리슛팅으로 한 골차로 따라 붙었지만 더이상 국민은행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연합뉴스

프로축구 재정 ‘레드카드’

프로축구 K-리그 구단들이 전체 수입 대비 선수인건비 비율이 과도하게 높아 재정 건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구단들에 따르면 2006년을 기준으로 자료를 제출한 10개 구단의 입장권 수입(추정치)과 타이틀 스폰서 비용, 방송 중계권료를 합친 3대수입은 137억원에 불과했으나 용병을 포함한 선수 전체 연봉이 총 543억원으로 충당률이 25%에 불과했다. 이는 같은 해 3대 수입 대비 선수연봉 충당률이 72%인 프로농구와 68%인 프로야구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프로축구 수입 중 방송 중계권료 56억3천만원과 관중 수입 47억6천만원, 타이틀스폰서비 33억원 순이었다. 반면 10개 구단의 국내 선수 총 연봉은 436억7천만원에 달했고, 외국인 선수 몸값도 105억9천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지출에서 선수단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육박해 10개 구단의 2006년 수지 현황을 근거로 추정한 결손액은 무려 70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적자 운영이 장기화되면 재정적 기반이 취약한 K-리그 구단들이 조만간 문을 닫아야 한다는 위기감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위험 수준이다. 또 광주 상무를 제외한 13개 구단의 선수 1인당 평균 연봉은 최고 1억4천500만원에서 6천500만원으로 2.8배 차이가 나는 등 연봉 편차가 심했다. 이 때문에 프로축구연맹은 구단의 낮은 재정 자립도와 재정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제) 도입과 자유계약선수(FA) 취득연수를 종전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

프로축구 재충전 돌입

수원 삼성의 독주 속에 80여일간 숨가쁜 순위 경쟁을 펼친 프로축구가 국가대표팀의 A매치 일정으로 인해 한 달여 휴식기에 들어간 가운데 14개 구단이 재충전을 통해 반전을 노리고 있다. 지난 주말 경기를 끝으로 오는 6월 25일 하우젠컵 대회가 시작될 때까지 한 달간 각 구단은 장기 레이스로 지친 선수단에 휴가를 주는 등 재충전의 기회로 삼고 있다. 이번 휴식기는 정규리그 반환점을 앞두고 각 구단의 전력 보강과 전체 순위 판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올 시즌 정규리그 11경기에서 10승1무(승점 31), 컵대회 A조 조별리그에서 4승1무(승점 13) 등 16경기 연속 무패행진으로 정규리그와 컵대회 모두 선두를 내달리고 있는 수원은 자칫 긴 휴식기가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듯 하지만 오히려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수원은 무패행진에도 불구, 수비의 핵인 마토와 송종국, 양상민, 미드필더 박현범, 공격수 하태균, 신영록 등이 줄부상을 입은 상태여서 이들이 회복해 복귀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 셈이다. 수원은 선수들에게 일주일 간의 ‘달콤한 휴가’를 준 뒤 다음주부터 화성 클럽하우스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한 전력 담금질에 나선다. 또 최근 상승세가 주춤하며 정규리그 선두 경쟁에서 수원에 밀린 2위 성남 일화(6승4무1패·승점 22)도 휴식기 동안 전열을 재정비해 수원의 독주를 저지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성남은 득점 선두인 두두와 모따, 조동건 등 막강 화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 ‘중원의 지휘자’였던 김두현이 잉글랜드에 진출하며 공·수 밸런스가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어 이 기간 김학범 감독은 조직력 강화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한편 최근 5월들어 5경기에서 무승(2무3패)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는 정규리그에서 6위(4승3무4패·승점 15)로 내려앉은 데다 컵대회에서는 승리를 기록하지 못하며, 2무3패로 A조 최하위(6위)에 머물러 있어 한달 휴식기를 전력 재정비에 올인할 방침이다. /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