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했던 날이 지나고 어느덧 남쪽에서부터 봄바람을 타고 꽃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올해는 작년보다 봄꽃을 더 빨리 볼 수 있어 반갑기도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온 현상이라고 하니 한편으로 씁쓸하기도 하다. 이상기온은 우리 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빨라진 봄 소식과 함께 식중독을 일으키는 봄의 불청객 ‘패류독소’의 검출 시기도 빨라지고 있어 패류의 채취 및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시기다. 봄철 식중독을 일으키는 패류독소는 무엇이고 또 어떻게 예방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일반적으로 패류(貝類·조개류)는 바다에 서식하는 플랑크톤을 먹이로 하는데, 플랑크톤 중에서 독소를 가진 플랑크톤을 많이 섭취하면 패류 체내에 독이 쌓이게 되고 그 독화(毒化)된 패류를 사람이 섭취하면 식중독 증상이 나타날 위험이 있다. 패류독소는 홍합, 굴, 바지락, 피조개 등의 조개류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그 외에 멍게, 미더덕 등 피낭류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패류독소가 매년 3월부터 남해 연안을 중심으로 발생하기 시작해 점차 동·서해안으로 확산되며 해수 온도가 15~17도로 올라가는 4~5월에 최고치를 나타내다가 18도 이상으로 상승하는 6월 중순 무렵부터 자연스럽게 소멸하는 계절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패류독소는 중독 증상에 따라 마비성, 설사성, 기억상실성 패류독소 등으로 구분된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발생하는 마비성 패류독소는 섭취 후 30분 이내 입술 주위에 마비가 발생해 점차 얼굴, 목 주변으로 퍼지면서 두통, 메스꺼움,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근육마비, 호흡곤란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패류 섭취 후 신경마비 또는 소화 이상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인근 병원이나 보건소를 방문해 신속하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 패류는 대체로 익혀 먹기 때문에 가열 조리하면 섭취에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하기 쉬우나 패류독소는 가열 또는 냉동 후에도 제거되지 않으므로 바닷가에서 홍합, 가리비 등을 개인이 임의로 채취해 섭취하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패류를 섭취할 수 있도록 매년 지자체 등과 함께 대형마트, 도매시장 등에서 유통•판매되는 패류에 대해 안전 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도 3월부터 6월까지 집중적으로 패류 등에 대해 독소 기준에 적합한지를 검사해 부적합 판정되는 경우 신속히 회수•폐기하는 등 수산물 안전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수산물 및 기타 식품안전에 관련된 사항은 ‘식품안전나라’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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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2024-04-03 1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