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문]신발

신발 문재식<수원 곡선초등> 저는 신발 가게이 있습니다. 어느날 철이라는 아이가 엄마와 함께 오더니, 이 운동화가 너무 멋지다며 사달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몸에 포켓몬스터 그림이 있어 철이가 사달라고 졸랐나봐요. 그날부터 저는 철이가 저를 신고 다녀서 너무 좋았습니다. 학교도 가고 놀러도 가고 어디든 함께 다녔거든요. 그런데 실내화 주머니에 들어 가 있으면 너무 깜깜해서 싫어요. 그리고 비가 오면 진흙을 밟아 몸이 더러워져서 싫어요. 또 화가나서 철이가 저를 찰 때는 얼마나 아픈지 몰라요. 산을 오르거나 친구집에 놀러갈 때가 제일 좋답니다. 어느날 훈이라는 친구가 오더니 저를 보고 너무 멋있어 하여 저는 훈이네 집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훈이는 철이가 신발을 보지 못하게 몰래 신고 다니면서 아이들에게 자랑하였습니다. 그러다 훈이는 신발이 찢어져서 쓰레기 분리 하는 곳에 갖다 버렸습니다. 훈이의 발이 철이보다 커서 찢어진 것이었어요. 저는 쓰레기 차를 타고 불로 태우는 데 갔어요. 눈 앞이 캄캄했답니다. 그런데 철이가 갑자기 쓰레기장으로 달려오고 있었어요. 훈이에게 사실을 들었던 겁니다. 철이는 저를 보자마자 끌어안고 집으로 갔습니다. 철이는 뜯어진 곳을 실로 꿰매어 주었습니다. 그 뒤로 철이는 저를 더욱 아꼈습니다. 그래선 저는 행복합니다.

위헌심사 대상된 공장총량제

정부의 공장건축총량 규제로 공장을 짓지 못하는 도내 2개 기업이 마침내 행정소송과 함께 위헌법률심판재정신청을 냈다. 이들 기업의 이같은 자구노력은 그동안 경기도가 심각한 공장부지난 완화를 위해 건교부에 공장총량제의 개선을 꾸준히 건의해왔으나 번번히 묵살되자 사법적 심판을 통해 법률적 구제를 받아야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며, 총량규제로 피해를 보고 있는 상당수 기업들의 고충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번 소송에 대해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알 수 없으나 수도권지역의 과도한 2중적 규제로 기업들이 겪고 있는 부지난과 경제활동 위축에서 오는 경제적 피해는 중앙정부가 응분의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본다. 행정소송을 제기한 기업들은 공장건축총량규제가 헌법 제37조 2항이 규정하고 있는 모든 국민이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권리와 제119조 1항이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한다고 규정한 헌법정신에 어긋나는 제도라며 이의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수도권지역의 공장부지난이 문제된 것은 비록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동안 도내 기업들이 수도권정비계획법과 공업배치법 등의 엄격한 규제로 새로 부지를 마련하고, 신증설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어온 것은 우리가 잘 아는 사실이다. 특히 지난 95년 공장건축총량제 실시 이후엔 이같은 공장부지난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부지난으로 공장을 신증축하지 못한 상당수 기업들이 생산차질로 수출계약을 파기하는 일까지 벌어져 기업의 직접적 손해는 물론 국가신인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어렵게 유치한 외국자본들이 이같은 규제로 투자할 곳을 잃고 다시 국외로 떠나 이래저래 피해가 막심하다. 물론 정부는 총량제가 수도권 과밀억제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지방자치시대에 걸맞지 않는 것이다. 지역경제가 활성화돼야 진정한 지자제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진대 수도권지역에 대한 일방적 총량제 차별정책으로는 참된 ‘자치’를 구현할 수 없다. 더욱이 국제화시대의 무한경쟁에서 우리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선 오히려 입지조건이 유리한 수도권내 유망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국가적 지원이 절실하다. 그렇지 않고 수도권내 기업의 차별정책을 고수, 기업들의 생산활동이 위축되면 역내 지자체들의 경제기반이 흔들릴 수 밖에 없을 것이며, 결국 국가전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게 될 것이다.

‘원조교제’가 생업이라니

이른바 ‘원조교제’가 이 사회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어 그 대책마련이 정말 시급하다. 성관계를 미끼로 상대 남성을 협박해 돈을 뜯는 ‘10대 꽃뱀’과 같은 또래 친구들에게 원조교제를 주선하는 ‘소녀 포주’가 등장한 것은 이미 오래 전이고 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살인까지도 서슴지 않는 등 원조교제를 악용한 수법들이 점점 조직화, 흉포화하면서 제2, 제3의 범죄가 양상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참담해지는 심경을 금할 수 없다. 친구들과 방 하나를 얻어 상습적으로 원조교제에서 번 돈을 갹출해 방세를 내는가하면, 중학교 후배들을 꾀어 130여차례나 원조교제를 하도록 주선한 뒤 소개비조로 800여만원을 챙긴 여고생도 있다. 과거 용돈벌이를 위한 수준을 넘어 ‘생업’으로 바뀐 것이다. 심지어 돈을 주지 않는다고 상대 남성을 살해하기도 하고, 원조교제로 임신한 뒤 출산한 아이를 죽이기도 한다. 어떤 10대들은 원조교제를 한 남성에게, 임신했는데 돈을 주지 않으면 경찰과 가족에게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 이런 사례들로 인해 원조교제가 적발될 경우 상대 남성만 처벌하는 청소년보호법을 개정해 양쪽 모두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남성만 처벌받는 현행법을 악용한 원조교제가 빈발하고 있어 원조교제 소녀들도 처벌할 수 있는 법적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아직 이성적 판단이 부족한 10대 소녀들을 처벌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론도 있지만 ‘10대 꽃뱀’과 ‘소녀 포주’ 등을 일삼는 소녀들을 이성적 판단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과보호라고 여겨진다. 물론 1차적인, 아니 첫째 원인은 원조교제를 즐기려는 일부 남성들에게 있다. 원조교제를 하는 남성들이 자신의 나이 어린 딸과 누이 동생들을 한번만이라도 염두에 둔다면 차마 그렇게는 하지 못할 것 아닌가. 그러나 원인이 남성에게 있다고 해서 지능적으로 원조교제를 일삼는 10대 소녀들을 묵과할 수는 없다. 원조교제가 적발되면 남녀 모두를 처벌하는 강력한 관련법을 하루 빨리 제정해야 한다.

대통령의 딸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딸인 첼시(29세)가 지난 7월, 15일간 계속된 캠프 데이비드 중동 평화회담에서 아버지의 자문역할을 했다고 인터넷 신문 ‘드러지 리포트’가 보도한 적이 있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과 샌디 버거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 데니스 로스 중동 특사 등 사이에 서류철을 든 채 앉아 있는 첼시의 사진도 게재됐는데 백악관은 이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일단은 부인했다. 대통령의 딸이 ‘국정에 개입’한 것은 첼시가 처음이 아니다. 카터 전 대통령의 막내딸 에이미(32세) 역시 아버지가 개최한 국가 공식 만찬 등에 참석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의 딸 패티 데이비스(28세)는 엉뚱한 언행으로 아버지를 곤경에 빠뜨렸다. 엄격한 아버지와 남편 밖에 모르는 어머니에게 불만이 많았던 그녀는 돈에 쪼들린다는 이유로 플레이보이지 나체 모델을 자원해 포르노에 가까운 비디오를 찍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 캐럴라인 케네디(41세)는 아버지의 비극적인 죽음이래 스폿라이트를 피해 조용한 삶을 살아왔는데 이달 14일 로스앤젤레스에서 개막되는 민주당 전당대회 둘쨋날 연사로 나서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한나라당 부총재는 어머니 육영수여사가 비운으로 타계한 뒤 20대 때 퍼스트 레이디 대역을 5년간 했다. 1998년 4·2 보궐선거(대구달성)에 당선, 국회의원이 된 이래 짧은 기간이지만 정치적으로도 고도성장을 했다. ‘박정희기념관 건립’을 놓고 찬반이 분분하고 있어 지금 딸의 입장에서 세상 인심을 야속해하고 있을 것이다. 박 부총재는 “이젠 여성대통령이 나와도 이상할 게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정·부통령제 개헌이 이뤄진다면 박 부총재는 매력적인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여권이 전망하고 있다.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동물과 같다”는 박 부총재의 행보에 많은 사람들이 깊은 관심을 보이는 것이 이제는 ‘전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라서마는 아닌 듯 싶다. /淸河

용두각

수원의 화성(華城) 시설물 중 가장 아름다운 건축미를 지녔다고 일컬어지는 방화수류정(訪花隨柳亭) 벼랑 아래에는 물 맑은 연못이 있는데 이러한 전설이 있다. 조선조 정조가 수원에 화성을 축성(1794∼1796년)할 무렵 방화수류정을 짓기 전 이곳은 광교산에서 흘러 내려온 망천(忘川·수원천)이 휘돌아 나가는 깊은 연못이 있었다. 승천을 위하여 천년 수양을 쌓는 용이 산다는 전설이 서린 연못이었다. 이 용은 연못가에 놀러 나오는 나이어린 한 처자를 바라보는 낙으로 하루 하루를 지냈다. 어느 날은 발이 미끄러져 연못에 빠진 처자를 아무도 몰래 건져주기도 했다. 어쩌다 처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날은 인간이 아닌 처지를 원망하기도 했다. 세월이 흘러 아름다운 처자는 혼기를 앞두게 되었고 용은 승천할 날이 가까워졌는데 시름거리가 생겼다. 용이 어느새 처자를 짝사랑하게 된 것이다. 용은 하늘을 다스리는 옥황상제에게 고민을 털어 놨다. 옥황상제는 용에게 인간이 되어 처자와 살든지, 아니면 처자를 잊고 승천을 하든지 택일할 것을 명했다. 승천을 택한 용이 어느 날 공중으로 떠오르며 연모했던 처자를 아주 잊을 수 없어 잠시 멈춰 처자가 사는 집을 바라보았다. 그때 마침 처자도 용이 승천하는 하늘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 용은 가슴과 온몸이 굳어져 그대로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천년간의 노력이 일순간에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용의 몸은 연못 옆으로 떨어져 내려 언덕이 되었고, 머리부분은 바위가 되었다. 후일 수원사람들은 용의 머리처럼 생긴 바위를 용두암, 용이 살던 연못을 용지, 또는 용연이라고 불렀다. 화성을 쌓을 때 용두암 언덕에 지은 정자가 바로 방화수류정이다. 누각이 벼랑 아래 용지 수면에 비치는 일명 용두각으로도 불려지는 방화수류정 난간에 기대어 전설을 떠올리면 수원팔경 중 하나인 ‘용지대월(龍池待月)’이 더욱 신비로워진다. /淸河

이제 산림훼손 막아야 한다

요즘 우리 주변의 산하가 병들고 썩어가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암울하기만 하다. 팔당상수원이 3급수로 전락할 지경에 이르렀고, 특히 도시의 허파기능을 하는 산림들이 무분별한 난개발로 망가지는 대수난(大受難)을 겪고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자연환경 보전의 혜택이 미래세대에게 계승되기는 커녕 우리 당대에 자연환경이 아예 결딴나고 말 것으로 우려된다. 경기도가 작성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해동안 각종 개발명목으로 훼손된 임야는 7백30만6천200㎡에 이른다. 경기남부지역의 명산인 광교산을 병풍처럼 끼고 있는 용인시 수지읍 신봉리 일대는 별장촌이 들어서면서 산림이 크게 훼손되고 있으며, 양지말 계곡 상류 곳곳에서도 각종 개발공사로 산림이 망가지고 있다. 또 고양시의 허파로 불려지는 풍동숲과 고봉산이 주공의 대규모 아파트단지조성계획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고, 성남시의 청계산과 맹산도 아파트와 전원주택이 들어서면서 산림 곳곳이 훼손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산림지역내 건축허가기준이 강화될 움직임이 보이자 최근 건축허가 신청건수가 6백건이나 쇄도, 산림이 크게 훼손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인천 역시 가현산∼계양산∼철마산∼소래산∼문학산∼노적산∼청량산에 이르는 S자형 녹지축이 아파트개발로 끊기고 파괴되고 있다. 이처럼 경기·인천지역의 주요 산들이 자연을 감안하지 않은 무지막지한 개발로 까뭉개져 볼썽사나워지고 있다. 산림이 목재를 생산하는 경제적 가치가 있는 한편 대기를 정화하고 풍수해를 방지하며, 야생조수와 생태계를 보호하고 휴식공간 제공과 정서를 순화하는 등 공익적 효용도 지니고 있음은 우리가 다 아는 사실이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을 가져다 주고 아름다운 경관으로 우리의 마음을 편히 쉬게 하는 것은 경제이상의 가치인 것이다. 그런데도 지난 수십년간 국민들이 그토록 정부의 녹화사업시책에 순응하며 심고 가꾸어온 산림을 분별없이 자르고 산야를 파헤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다. 더욱이 온 산야가 이렇게 파헤쳐지고 있는데도 행정당국은 개발만 외치고 적법한 절차에 의한 것이라고 강변만 하고 있으니 한심한 일이다. 이제 우리는 생활의 질을 따질 때에 이르렀다. 행정당국은 도시의 환경과 자연을 살리는 아름다운 도시건설이 정말 불가능한 것인지 냉정하게 따져보고 고쳐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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