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경기도] 떠났던 아이들이 돌아왔다

남한산에 눈이 왔다. 처음엔 빗방울인 듯 사부작사부작 내리던 눈발이 갑자기 굵어지더니 100년 넘은 소나무가 금세 하얀 옷을 입었다. 갑작스레 쌓인 눈에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하굣길이 걱정이었지만 정작 아이들은 집에 가는 방법 따위엔 관심이 없다는 듯 운동장으로 뛰쳐 나왔다. 강아지처럼 운동장을 몰려다니던 아이들이 제 키만한 눈사람을 만들었다. 너나 없이 와르르 몰려들어 눈싸움을 하기 시작하니 조용하던 남한산 자락이 왁자지껄해졌다. 선생님이 나오신다. 빨리 들어오라고 호통을 치거나 조심하라고 흥을 깨거나 흙을 깨끗이 털어라고 잔소리를 할 줄 알았던 선생님은 아이들과 함께 눈장난에 어울렸다. 코끝이 빨게지도록 정말 열심히 놀아줬다. 덕분에 아이들의 웃음이 눈꽃처럼 피어나는 이곳은 행복한 학교다. 지역사회교사 노력으로 살아난 남한산초등학교 농어촌학교 통폐합 바람에 지난 2000년 전교생 고작 2명 지역 공동체 꿈의 학교 의기투합 현재 재학생 172명 남한산초등학교는 남한산성 등산로 입구, 학교가 있을거라 생각지 못한 곳, 수많은 등산객이 지나다니지만 관심이 없으면 알아채지 못할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남한산성 행궁권역 회전교차로 근처의 음식점 사잇길로 정문이라고 하기 민망한 입구를 들어서면 마치 다른 세상인 양 병풍처럼 둘러쳐진 남한산과 한옥모양의 단층 학교가 두팔 벌려 아이들을 반긴다. 현대 대한민국경기도판 맹모삼천지교 열풍을 일으킨 혁신학교의 모델이라고 알려진 이 학교에는 현재 총 172명의 학생이 다닌다. 올해 102세인 남한산초등학교는 그리 순탄치만은 않은 역사를 가졌다. 1990년대 말 농어촌학교 통폐합 바람이 매섭게 불던 때, 학생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2000년 전교생이 26명 수준이던 학교는 폐교가 결정됐다. 사람으로 말하자면 사형선고다. 여기에 주목한 것은 주민들. 공교육의 변화를 바라던 학부모와 교사들이 합심해 꿈꾸던 학교를 그려나가기 시작했고, 집단전학이 이뤄지면서 몇달만에 학생수는 100명을 넘겼다. 그렇게 회생한 학교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학교였다. 우선 외관부터 달라졌다. 단층 건물 지붕 끝엔 처마가 있고, 교실마다 운동장을 향해 데크를 설치해 툇마루 기능을 살렸다. 덕분에 아이들은 운동장을 가로질러 현관을 거치지 않고도 교실로 곧장 들어올 수 있다. 교실 벽면은 차가운 콘크리트 대신 잘 짜여진 선반 사이로 책이 가득하다. 어느 학급에나 있는 대형 녹색 게시판도 없다. 대신 학생들이 함께 만든 대형 그림이 있거나 꿈의 목록이 붙어 있다. 교무실은 더욱 생소하다. 교실보다 작은 교무실에는 선생님 책상은 온데간데 없고 'ㅁ'자 모양으로 회의책상만 배치해 뒀다. 학교 현황 등이 복잡하게 적힌 대형 칠판도 없고 벽면엔 책이 가득하다. 뿐만 아니라 교장실에도 손님을 응접하기 위한 편안한 소파와 탁자 대신 목공동아리 학부모들이 직접 제작한 회의 탁자가 있다. 교장선생님은 그나마 회의가 있거나 손님이 찾아오면 교장실을 내어 준다. 너무나 당연하게. 내형적으로 학교를 꿰뚫는 단어는 자치, 쉽게 말하자면 스스로다. 초기 남한산에서 시작된 학교의 변화가 선생님과 학부모의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한 체험교육이 주가 됐다면 이제는 학생들 스스로 선택하고 기획하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의 목표를 정하고 있는 것이다. 남한산초의 학부모는 열정적이다. 교육적 이상을 따라 산 밑으로 이사를 할 정도니 맹모(孟母)는 이미 따라잡은 셈이고, 학교활동 기여도는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없다. 올해 경기도교육청의 학부모회 조례가 시행되기 훨씬 전부터 학부모회가 활성화돼 있었던 것은 물론 학생들 만큼 많은 동아리를 구성해 학부모간 친목을 도모하고 소통의 계기를 만들고 있다. 선생님들은 얼굴을 맞대고 모여 앉아 수업과 아이들에 대한 문제, 선생님의 개인적인 이야기 등을 나눈다. 작은 학교라서 아이들을 모두 알고 있다는 점은 여기에서 매우 큰 장점이 된다. 우리 반 아이의 문제를 담임 혼자 해결해야 하는 구조의 큰 학교와 달리 아이들의 생활상을 모두가 공유하는 상태에서 동료교사들의 경험 나누기와 조언이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업무가 아닌 아이와 수업, 개인적인 이야기를 회의시간에 공유하면서 회의시간은 업무의 연장이 아닌 힐링 시간이 된다. 장학금으로 일궈낸 번천초등학교의 기적 동문들, 폐교 위기 모교 살리기 자발적인 동참 이낌없는 장학금혁신학교 입소문 학생 늘어나 남한산초에서 나와 광주 방향으로 길을 잡아 10여㎞ 가량 산을 내려오면 광주IC 바로 옆에 번천초등학교가 있다. 번천초 역시 131명 규모의 작은 학교로, 동문과 지역 주민들의 도움으로 폐교 위기를 극복한 뒤 작은 학교로서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인 학교다. 규모는 작지만 큰 학교에 있는 것은 다 있다. 웬만큼 큰 학교에는 없는 운동장 트랙, 연못과 각종 수생물들, 모험놀이장, 야생화밭, 전통문화체험장 등도 갖추고 있다. 야트막하지만 광주 시내 어디서도 보이고 고려의 일곱 선비에 얽힌 전설이 남아 있어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칠사산(七士山)을 뒷산처럼 들락거릴 수 있는 학교다. 특히 번천초는 혁신학교는 아니지만 혁신적인 교육방법으로 학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끌면서 전입학 대기자가 넘쳐나는 곳이다. 농어촌학교 통폐합이라는 서슬퍼런 정책으로 무수한 시골학교들이 사라지고 있던 1990년대 말, 번천초는 학생수가 27명 수준으로 줄었다. 실거주자가 감소하면서 절대 학생수가 줄어든 것이다. 이후 폐교가 추진되면서 위기감을 느낀 동문들이 자녀들을 먼저 전학시키기 시작했고, 동문과 마을 주민들이 한 마음으로 한강수계관리기금 10억원을 모아 번천장학회를 만들었다. 이렇게 14년 전인 1999년 7월1일 본격적으로 출범한 장학회는 학교 졸업생들에게 파격적인 장학금을 내놓기로 하면서 본격적인 학교살리기가 시작됐다. 졸업생이 고교에 진학하면 50만원, 대학에 진학하면 100만원을 주기로 한 것이다. 장학회의 이같은 결정은 몇년만에 학생수 100명을 넘기면서 통폐합의 위기를 벗어나는 원동력이 됐다. 장학회는 지역내 졸업생들에게 꾸준히 장학금을 수여하는 것은 물론 재학생을 위한 지원도 넓혀갔을 뿐만 아니라 상번천리와 하번천리, 무수리 등 넓게 펼쳐진 통학구역 학생들의 등하교 편의를 위해 장학회 버스를 직접 운영한다. 버스 운영비는 물론 운전기사의 인건비까지 장학회에서 지원해 준 덕분에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위치지만 통학이 문제되지 않게 되면서 입학문의와 지원이 잇따랐다. 결국 번천초는 다른 학교들보다 1~2개월 먼저 학생을 모집하는 등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번천초는 번천장학회의 든든한 지원 덕분에 작은 학교의 성공을 거두면서 이에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의 노력도 기울였다. 요즘 유행하는 혁신학교는 아니지만 번천초는 작은 학교이기에 자율적으로 수업시간을 편성해 블록수업을 진행하고 아이들이 맘껏 뛰어 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줬다. 작은 학교라서 가능한 일들을 다양하게 고민해내고 발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학교 건물을 중심으로 형성된 번천초생태학교는 학교의 자랑이다. 규모는 작지만 각종 동물이 자라고 있는 사육장과 문화체험장, 야생화단지와 연못, 모험놀이장 등이 학교를 둘러싸고 있어 굳이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웬만한 체험이 가능하다. 학교는 이런 시설을 외부학생에게도 개방하면서 관내 학교와 성남지역 학교 등이 함께 시설을 체험하는 기회를 주기도 했다. 지역주민의 힘으로 되살아난 학교로서 지역과의 소통 강화도 학교가 신경쓰고 있는 분야다. 학부모들이 공동으로 개최한 바자회를 통해 인근 노인회에 위문잔치를 벌이고, 노인회와 함께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인근 지역으로 번져나간 작은학교 살리기 학부모 교육교사연수 공유 에듀벨트 구축 가슴 따뜻한 아이들 행복한 배움터 자리매김 남한산초와 번천초 등 작은 학교를 살리려는 노력이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광지원초등학교와 분원초등학교 등 인근 작은 학교들이 에듀벨트를 형성하기도 했다. 반경 10㎞ 안에 이웃해 있는 학생수 100~200명 규모의 4개 학교가 교육 과정을 공유하고 자원을 함께 활용하면서 작은 학교의 경쟁력을 갖추고자 한 것이다. 재정난으로 예산지원이 끊기면서 올해는 활동이 뜸해졌지만, 이 학교들은 학부모 교육과 교사 연수 등을 공유하면서 작은 학교의 저력을 보여줬다. 작은 학교 아이들은 학교에서 만난 낯선 사람을 경계하기보다 따뜻한 눈빛을 담아 먼저 인사를 건넬 줄 알았고, 자신의 의견을 스스럼없이 표출했다. 취재를 하는 몇시간 동안 쉬지 않고 눈이 내리면서 차량 위에 소복히 쌓인 눈을 치우고 있을 때 제가 도와드릴게요라고 선뜻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아이들도 있었다. 우리가 교육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높은 학업적 성취만이 아니라면, 한번쯤 교육에 대해 고민해 봤다면, 교사와 지역주민의 역량으로 되살아난 폐교 위기의 외딴 지역 작은 학교들을 들여다 보자. 글 _ 이지현 기자 jhlee@kyeonggi.com 사진 _ 추상철 기자 scchoo@kyeonggi.com

[화제의현장] UN 녹색기후기금·세계은행 한국사무소 출범

유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과 세계은행(World Bank) 한국사무소가 12월 4일 동시에 출범했다. UN GCF 사무국 개소식에는 박근혜 대통령 등 국내 주요 내외빈을 비롯해 헬라 쉬흐로흐 UN GCF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크리스티나 피거레스 UNFCCC 사무총장 등 세계적인 정치경제국제 인사들이 참석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인천으로 집중된 것이다. 인천은 송도경제자유구역을 비롯해 인천의 도시브랜드를 전세계 알리고 경쟁력을 몇단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지금까지 인천이 GCF 출범에 맞춰 준비단계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세계 기후변화대응과 저탄소 녹색성장을 주도하는 환경도시로서의 비전을 제시하고 검증받아야 하는 본무대에 오른 것이다. 녹색기후기금 사무국 개도국 기후변화대응 심장 세계속의 환경수도로 각인 저탄소 시범도시 역량 강화 인천, 글로벌 녹색도시 첫걸음 인천은 GCF 사무국 출범과 함께 글로벌 녹색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출발선에 섰다. GCF는 12월 4일 인천 송도 G-타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부처 장관, 송영길 인천시장 등 정재계 주요 인사와 헬라 쉬흐로흐 GCF 사무총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등 국제기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가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축사에서 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출범은 기후변화대응이라는 전세계적인 과제 앞에서 국제사회가 공조하는 중대한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와 약속한 대로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개도국이 기후변화 대응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헬라 쉬흐로흐 GCF 사무총장은 녹색기후기금은 전 세계가 저탄소 경제로 전환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힘과 재원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도 글로벌 녹색환경수도의 위상을 정립하고 저탄소 기후변화 시범도시로서의 역량을 키워나가기로 했다. 시는 내년 3월부터 1년동안 글로벌 녹색환경수도 마스터플랜 용역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내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를 저탄소 친환경 행사로 치를 수 있도록 범시민 친환경생활실천운동(5R운동)과 탄소포인트제(저탄소 녹색통장 갖기), 그린카드, 탄소발자국 우수아파트, 탄소중립숲 등을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특히 취약계층이 기후변화 피해를 입지 않도록 지역별로 2015년까지 기후변화적응 세부 시행계획을 수립해 현장에 적용하고 내년 2월부터 24억8천600만 원을 들여 환경기초시설 유휴부지에 태양광발전 시설을 설치해 온실가스를 감축해 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인천이 진정한 글로벌 녹색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려면 안정적인 하드웨어와 전문적인 소프트웨어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중앙정부는 GCF 유치 당시 송도 컨벤시아 2단계 확장, 수도권간 광역철도(GTX) 조기건설, 의료교육쇼핑관광시설 등 정주여건 개선 등을 약속했으나 진행은 더디기만 하다. 뿐만 아니라 관련 전문학계 등은 온실가스배출권거래소 등 관계기관을 인천으로 집중시키고 녹색환경기후금융 전문 연구기관 및 인재육성 기관을 설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지만 거래소 시스템 구축에만 1천500억 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추산돼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GCF 유치 국가도시로서의 환경부, 기획재정부, 외교통상부와 인천의 역할과 공조 등이 분명하게 정립돼 있지 않은 것도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 박정식 시 GCF정책과장은 GCF 출범은 인천이 글로벌녹색도시로 가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인천시가 앞으로 기후변화의 헤게모니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려면 인천 자체적인 비전제시 뿐만 아니라 법적 테두리 안에서 중앙정부의 정책적재정적인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은행 한국사무소 원조받던 가난한 나라서 한강의 기적 노하우 전파 개도국 멘토국가 위상 UP 국제금융기구의 메카 발돋움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세계은행그룹(WBG) 한국사무소 출범을 맞아 국제적인 환경금융기구의 메카로 발돋움할 수 있는 성장판을 획득했다. 세계은행그룹 한국사무소는 4일 인천 송도 포스코 E&C 타워Ⅱ빌딩 37층에서 김용 WB 총재와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송영길 인천시장, 임창렬 경기일보 대표이사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소식을 하고 업무에 들어갔다. 이날 문을 연 WBG 한국사무소는 1955년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에 가입하면서 수원국이었던 대한민국이 그동안 쌓아온 경제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개발도상국에 전파하는 지식공유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공여국 지휘를 확보하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후발 국가에 대한 지원으로 국가브랜드를 제고함으로써 국내기업의 신흥시장 진출에 유리한 여건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사무소 유치로 그동안 추진돼 온 우리나라와 세계은행 간 파트너십 강화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기금인 한-세계은행 협력기금 사업이 본격화된다. 세계은행 그룹은 전 세계 경제개발과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영리 국제기구로 브래턴우즈 경제협의(1944년)에 따라 지난 1946년 설립된 세계 최대 금융기구로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국제개발협회(IDA), 국제금융공사(IFC), 국제투자보증기구(MIGA), 국제투자분쟁해결본부(ICSID) 등 다섯 기관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한국사무소에는 IBRD와 IFC, MIGA가 우선 들어선다. IFC는 세계 최대 민간분야 개발기관으로 신흥경제시장에 투자를 원하는 국내 기업과 긴밀히 협력하고, MIGA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한국 기업의 투자촉진을 적극 유도한다. 김용 총재는 개소식에서 한국은 많은 개발도상국이 영감을 얻는 훌륭한 개발 성공 스토리를 갖고 있다면서 WBG와 한국은 절대빈곤 타파 및 공동번영을 위해 공공과 민간 양 부문에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 _ 김창수김미경 기자 kmk@kyeonggi.com 사진 _ 장용준 기자 jyjun@kyeonggi.com

[인천인이사랑한 오래된밥집] 중국 음식점 ‘신성루’

중구 신생동 9-12번지 중국 음식점 신성루(新盛樓)에는 추억이 서려있다. 1963년 3월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이 집에서 이웃 여중학교 동기생들과 짜장면과 야끼만두에 그 독하기 이를 데 없는 백알까지 몇 잔 마셨기 때문이다. 겨우 중학교를 졸업하는 애송이 주제에 마치 인생 끝에 다다른 것처럼 기고만장해서 술을 마신 작태가 생각하면 할수록 부끄럽고 코웃음이 절로 난다. 해삼주스, 부드러운 맛 노인들 보양식 옛날 신태범(愼兌範) 박사께서 종종 추천해 주시던 자춘걸(作春卷)은 말 그대로 이 집 명물이다. 이것을 먹으려면 미리 주문을 하든지, 아니면 좀 한가한 시간에 가서 느긋하게 기다려야 한다. 웬만한 중국집에서는 시간이 걸려 메뉴에 잘 올리지 않는다고 한다. 자춘걸은 우리 식으로 쉽게 이야기하면 계란말이인데 알반대기 곧 계란 지단에 죽순, 해삼, 새우, 동구버섯, 양파, 부추 등등을 볶아 얹고 둘둘 말아 살짝 지진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놓는다. 맛이 봄날처럼 화사하고 황홀하다. 옌타이고량주에도 참 잘 어울린다. 지난봄을 의미하는 작춘에 두루마리 권이니 지난봄을 말았다가 된다. 요리 이름치고 매우 낭만적이다. 어느 집은 이 글자를 炸이라고도 쓴다. 회식 때 주문하는 요리로 전가복(全家福)이나 해삼주스(海蔘?子)를 빼놓을 수 없다. 집안의 평화와 복을 기원하는 음식이라는 전가복은 송이, 표고, 전복, 해삼, 새우, 오징어 등이 들어가 육류를 피하는 사람들에게 좋다. 입 안에서 아주 부드럽고 얌전하게 씹힌다. 해삼주스도 이 집 것이 명성이 있다. 원래는 해삼에 돼지의 팔꿈치에 해당하는 다리 살을 넣어 만드는 요리라는데 요즘은 삼겹살을 주로 쓴다고 한다. 노인들이 먹기에 더없이 부드럽고 또 보양도 된다. 술안주로 뛰어나다. 대중적인 요리로 신성루의 대표적인 것이 난자완스(南煎丸子)다. 자랄 때 집의 애들을 자주 먹였다. 이 집 난자완스는 한마디로 살이 부드럽다. 다른 집에서 종종 습기 없이 뻣뻣한 것을 대하는데 그것은 속성으로 기름에 튀겨내기 때문이다. 신성루는 시간과 공력을 들여 지져낸다. 걸쭉한 전분 소스를 뒤집어 쓴 고기 지짐이 덩이와 버섯류들, 푸른 배추가 잘 어울려 보는 것만으로도 접시가 호사스럽다. 그 풍부한 맛은 닭고기 육수가 가미되어서 난다고 한다. 기호대로 이 집 요리를 하나 더 소개하자면 오향장육(五香醬肉)을 들겠다. 오향은 회향풀, 계피, 산초, 정향, 진피 등의 향이라고 하는데 신성루에서는 통 속에 든 팔각(八角)이란 것을 내보인다. 매우 독특한 향을 가졌다. 이런 향료를 넣고 간장에 돼지고기를 조려 내는 것이다. 적당한 두께로 저민 돼지고기와 그 밑에 깔린 오이, 곁들이 달걀 삭힌 것들이 단정하고, 오묘한 향과 함께 입안에서 가지런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40년 요리경력이 내는 깊고 풍부한 맛 이밖에도 삭스핀, 해삼탕, 동파육, 양장피, 탕수육, 깐풍기, 팔보채 깐소새우, 잡채, 냉채, 면보하 등등이 있는데, 중국의 수백 가지 요리를 다 설명할 수는 없다. 한 끼니 식사로 먹을 것! 우리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짬뽕 두 종류를 소개하고 이쯤에서 그치자. 짬뽕은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정식 이름이 초마면(炒馬麵)이다. 어렸을 때는 초마면으로 불렀는데 이것이 왜 짬뽕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아무려나 신성루 짬뽕은 옛날부터 정평이 있었다. 맵지 않은 하얀 짬뽕과 붉은 고추짬뽕으로 나뉘는데 흰 짬뽕은 속을 자극하지 않고 부드럽고 구수하게 가라앉힌다. 매운 고추짬뽕은 다소 자극적이지만 국물에 무슨 열정이 배어 있는 듯 맛이 화려하다. 여기에 해산물 세 가지가 더 들어가면 이른바 삼선 운운하는 음식이 된다. 애초에는 월병을 팔던 상점이었는데 625 전에 요리점으로 전업을 했다. 원 주인은 7,8년 전에 작고한 산동성 출신 이영은(李永恩) 씨였다. 현 장덕영(張德榮, 55세)씨의 외삼촌으로 이 분이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며 장씨에게 음식점을 넘겨준 것이다. 그것이 1987년. 26년이 흘렀다. 그동안에 신생반점에서 신성루로 상호도 바뀌었다. 장씨는 북성동 중산(中山)학교를 나와 이내 이씨 밑에서 요리를 익혔다고 한다. 그 이력만 대략 40년 가깝다. 이런 숙수(熟手)가 내는 요리니 맛이 있을 수밖에 없다. 글 _ 김윤식 시인 사진 _ 홍승훈 자유사진가

[프리즘] 김규창 초대 여주시의회 의장

여주는 지난해 9월 시(市)로 승격됐다. 이로써 경기도의 28번째 시가 됐다. 도농복합형태의 시로 승격된 여주는 도시와 농촌이 균형발전을 이루고 남한강에서 날아올라 더 넓은 세계로라는 구호로 문화와 관광, 레저가 꽃피는 휴양도시이자 물류, 교통의 요충지로 도약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여주군의회도 시의회로 명칭이 변경됐다. 자연스럽게 군의원도 시의원이 됐다. 김규창 초대 시의장은 여주시가 출범하던 날 초대 시의장으로 자동 승진됐다며 올해는 여주시의회가 새롭게 출발하는 전환기적 한해로 그 어느 해보다 활발하게 의정활동을 펼쳤다고 자평했다. 5대 군의원으로 지역정치 첫발 8년간 여주시 발전 위해 헌신적 의정활동 김규창 의장은 지난 2006년 제5대 군의원으로 당선,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2010년 군의회 의장으로 시작, 지난해에는 시의회 의장으로 8년간 여주시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해왔다. 11만 여주 시민의 안정적 삶과 행복한 여주를 만들고자 밤낮없이 생활정치를 구현하고 있는 것. 김 의장을 비롯한 7명의 여주시의원은 생산적인 의정활동 추진, 시민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힐링 의정 구현, 의원 전문성 확보를 통한 책임감 있는 의정 수행, 집행부와 상생협력 관계 유지로 시민 중심의 의회 정착을 위해 온 정성을 쏟고 있다. 제6대 여주시의회는 갑오년 새해 시민을 위한 진정한 봉사자로서 시민들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시민의 정서와 기대에 부응하면서 새로운 의회상 정립과 새로운 지방자치 문화 창출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주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의정활동을 수행하고 사람과 도시가 공존하는 도농복합자족도시로 만드는 데 온갖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다. 김규창 의장은 우리 여주 시의회는 여야가 따로 없이 오직 여주시의 발전을 위해서 상생의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기초의회 정치는 합리적인 사고로 운영한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라고 했다. 또 모든 사고의 중심에 시민을 놓고 유기적인 대화와 협력을 통해 상생의 정치를 실천해 나가는 것이라며 적법하고 효율적인 행정집행을 위해 견제와 감시기능을 조화롭게 운영해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의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원들 전문성 향상위해 노력 집행부와 대화협력 상생의 정치 지역문화 활성안 방안 찾기 골몰 將軍之事 靜以幽 正以治(장군지사 정이유 정이치). 춘추시대 오나라의 병법서인 손자(孫子) 구자편에 나오는 구절로 장수는 침착하고 그윽하게 엄정하고 단호하게 일해야 한다라는 뜻이다. 김 의장은 이 글귀를 늘 가슴 속에 품고 다니며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 탓인지 그의 외모에는 인자함이 그득하다. 김 의장은 여주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인물이다. 그가 여주 산하를 눈감고 다시 한번 생각을 하는 모습에서 달라진 여주를 말하는 가운데서 김 의장의 여주사랑을 읽을 수 있었다. 여주를 말하면서 여주사람들은 문화유적이 많고, 남한강의 비옥한 토지를 말하곤 하는데 이제는 이런 것만으로 여주를 표현하는 것은 부족하다면서, 이런 말을 건넸다. 여주가 문화유적이 많다고는 하지만 경주보다는 적고, 우수한 농수산물을 자랑하지만, 여주에서만 나오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농산물의 생산은 없다며 여주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만 하는데 이런 것을 키우려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는 특산물만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 만큼, 새로운 여주를 찾아야 한다. 지역 내 관광자원을 보존하고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훼손하지 않는 방향에서 지역문화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다. 문화유적우수농산물수려한 경관등 보배 관광자원으로 꿰어야 천혜의 남한강 관광 상품화 추진 여주를 관통하는 남한강을 관광 상품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은 모태에서부터 물과는 떨어질 수 없는 만큼, 항상 물에 대한 친근감을 선천적으로 갖게 되어 있어서 물을 이용한 관광을 생각해 볼 때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강물과 바닷물을 이용한 관광지가 가장 붐비고, 이런 물을 이용한 관광 상품 개발하는데 여주에서는 이런 것이 없다 보니 안타깝다는 것이다. 여주를 가로질러 흐르는 남한강을 여주 사람들은 여강(驪江)이라고 하는데 이 여강의 수변 경관이 몇 년 사이에 완전히 바뀌었고, 관광객에게 즐길 거리를 제공하면 편리한 수변 시설을 절로 찾아올 것이다. 특히 부처님 오신 날을 기해서 연등제를 여강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수중무대를 만들어서 공연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지역의 축제를 물과 연관 지어서 집약시킬 필요가 있다. 또 물 축제는 기존의 것을 압축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서 규모를 키워야 한다. 매년 오월이면 여주도자기축제가 열린다. 또 세종대왕 탄신을 축하하는 숭모제전과 부처님 오신 날 등이 봄에 여강과 함께 열리고 있다. 여강에 연등축제를 대규모로 열고,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환상적인 조명을 밝히고, 수많은 배 위에서 각종 문양의 연등이 여강에 펼쳐진다면 여주는 축제 그 자체가 될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선택과 집중이다. 여주 시 축제 관계자들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갖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조선시대 쓰인 택리지에 여주에 대한 설명 가운데 백애촌(白崖村)이라고 했다. 읍 서쪽에 있다. 긴 강줄기가 동남방에서 동북방으로 흘러들어 마을 앞을 가로 흐르는데 들이 넓고 기후가 좋아 사대부가 대를 이어사는 이곳이 강가에서 제일가는 이름난 마을이다.라는 설명이 있듯이 여주는 물과 함께 성장할 수밖에 없는 지역이다. 물을 활용하는 방법을 지금이라도 찾아야 할 것이다. 여주를 사랑하는 김규창 의장은 여주사람들은 남한강과 함께 비상의 날개를 펼칠 것이라고 확신했다. 글 _ 류진동 기자 jdyu@kyeonggi.com

[캠퍼스&인천] 가천대학교 메디컬캠퍼스

인천은 인구 300만을 바라보는 국내 3대 도시로 성장하고 있지만, 수도 서울과 인접한 탓에 대학으로 대표되는 고등교육은 비교적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인천지역 대학을 살펴보고 각 대학의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을 알아본다. 2020년 10대 명문사학 진입 당찬 목표 가천대학교(총장 이길여)는 지난해 가천의과학대와 경원대가 합쳐져 새롭게 출범한 이후 2020년 10대 명문사학 진입을 목표로 도약 중이다. 박애봉사애국의 건학이념 아래 글로벌캠퍼스(성남)와 메디컬캠퍼스(인천) 2개 캠퍼스에 16개 단과대학, 75개학과, 2만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가천대는 대학 특성화 발전을 위해 G2N3+GL 전략을 내세웠다. 가천대가 보유한 세계 수준의 선도적 연구기관인 뇌과학연구소와 이길여암당뇨연구원을 중심으로, 영상의학과 첨단 의료기기 분야, 난치성 질환 치료 신약 개발 분야 등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원천기술 확보와 산업화를 달성하고 글로벌 수준의 연구기반(G2)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뒷받침하려고 국가 선도적 연구 분야 3개(N3)를 중심으로 지원해나갈 예정이라는 것. 또 경영 분야, 건축 및 예술문화 분야, 공공 분야에서 차세대 사회지도자급 인력(Global LeaderGL)을 양성하기 위한 획기적인 방안도 마련했다. 현재 가천대학교 메디컬캠퍼스는 입학정원 525명에 재학생수 3천896여명으로 약학대학, 간호대학, 보건과학대학이 설치돼 있으며 의과학 및 의료보건 분야를 특성화해 운영하고 있다. 교육과 연구역량강화를 위해 각 부문 우수 교수를 초빙하고 각종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전폭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연구능력이 뛰어난 교수에게는 강의책임시수를 획기적으로 줄여 주고, 연구정착금과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각종 장려책으로 연구역량을 끌어 올리고 있다. 이미 뇌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조장희 박사, 국내 장수의학 권위자 박상철 박사, 바이오나노 분야 석학인 이은규 박사를 영입했으며, 우수 교원을 데려오려고 이길여 총장이 직접 외국에 나가 채용설명회와 면접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어는 물론 제2외국어인 중국어, 일본어 등 2~3개의 언어를 원활히 구사할 수 있도록 교육목표를 설정하고 취업률 100%를 위해 전체 교직원과 학생들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전교생이 하나 이상의 전공 관련 국가자격증을 취득하도록 적극 장려해 2012년도 간호사, 치과위생사, 물리치료사 합격률이 100%, 응급구조사방사선사 96% 등으로 높은 합격률을 보였다. 전문 의료보건인 양성의 요람 간호학과=간호학과는 명실상부한 우수 간호인력 배출의 요람으로 졸업생들은 보건소, 학교, 정부 행정기관, 국내외 병원 등의 각계각층에서 인정을 받으며 활약 중이다. 현재 간호대학 교수는 22명이다. 재학생의 수는 876명으로, 2012년 경원대 간호학과와의 통합이후의 학생 수는 한 학년 당 235명이며, 2014년부터 신입생 정원이 증원돼 255명이다. 또한 가천대학교 간호대학원 내에 노인마취응급종양 전문 간호사 과정이 개설됐으며, 마취 전문간호사 과정은 전국에서 가천대가 유일하다. 대부분의 실습은 가천대길병원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아동간호학, 모성간호학, 정신간호학, 지역사회간호학 등 특수 분야는 전문실습지를 확보해 실습하고 있다. 2010~2012년 3년 연속 국가고시 100%의 합격률을 기록 중으로 전체 학생 중 남학생 비율은 10~15% 정도다. 약학대학=약학대학의 G-ACE Program(Global, Green, Gachon and Gil Adventure, Creativity, Excellence)은 선택과 집중, 글로칼리제이션, 의무와 경쟁의 개념을 적용한 교육과정이다. 학부교육과정인 3년차의 전문화기반 교육과정(G-A: Gachon Excellence Progam)을 골자로 연구임상약사를 중점 특성화 분야로 선정, 보다 차별화된 인재육성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약학대학은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는 전문 약학인 양성을 위해 졸업논문 작성을 의무화하고, 건학이념인 박애봉사애국의 실현을 위해 재학 중 30시간의 봉사활동이 졸업요건이다. 1, 2학년 학생에겐 전액 장학금을, 연구 및 임상약사 트랙을 선택한 3, 4학년에겐 전액 장학금 및 연구비를 지원하는 등 다른 대학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학생지원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천연물신약(한의과대학) 및 첨단약물제제개발(바이오나노대학)에 관한 인프라를 확립, 세계적 수준의 의약생명과학특성화 대학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운동재활복지학과=운동재활복지학과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운동재활을 통한 건강복지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개설된 학과이다. 현재 2026년에 초고령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가운데, 노인과 더불어 장애인들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운동재활과 건강운동을 지도 할 전문 인력양성이 절실히 요구된다. 또한 여가시간 증가, 신체활동의 기회 감소, 스트레스에 의한 만성적인 질병과 각종 성인병으로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운동재활을 통한 건강유지 및 증진시키기 위해 이론과 실기교육을 시킴으로써 실전형 운동재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이를 통해 복지사회로의 구현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뇌과학연구소 등 기초과학 아낌없는 투자 가천대는 이길여 총장의 굳은 의지 아래 총 1천800억원을 들여 뇌과학연구소(2004년), 바이오나노연구원(2007년), 암당뇨연구원(2008년)을 잇달아 설립하는 등 매년 기초과학 연구분야에 파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 중 가장 먼저 설립된 뇌과학 연구소는 노벨 과학상에 가장 근접한 한국인으로 평가 받고 있는 뇌과학계의 세계적 석학 조장희 박사가 수장을 맡아 진두지휘하고 있다. 조 박사는 컴퓨터 단층촬영(CT), 자기공명 단층촬영(MRI) 장비를 함께 개발해 낸 세계 유일의 과학자로,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장치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MRI와 PET를 혼합한 7T PET-MRI를 이용해 초정밀 뇌신경 지도 제작에 성공했다.이 지도는 뇌 부위 등을 구조적으로 영상화한 기존 뇌지도를 넘어 뇌신경다발을 명확하게 관찰할 수 있어, 수술 좌표는 물론 뇌질환을 예방과 치료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3월 뇌과학연구소, 치매파킨슨병연구소, 정신건강연구소, 뇌질환 유전체 연구소, 나노의학 연구소, 테라그노스틱 컴파운드 개발연구소 등을 총 5개 연구기관을 한 곳에 모은 뇌융합과학원을 설립했다. 향후 인재 양성을 위한 뇌융합대학원과 연구업적의 신속한 임상적용을 위한 뇌병원도 설치할 예정이다. 지난 2008년 설립된 이길여암당뇨연구원은 마우스 대사질환특화센터, 유전성 출혈성 모세혈관확장증 연구센터, 실험동물센터 등 국내외에서 독보적인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 유일의 바이오 분야 연구교육기관으로 만성질환인 암과 당뇨의 정복을 위해 국내 최대 실험용 설치류 실험센터를 설립하여 원인을 규명하고, 전임상 실험을 시행해 암, 당뇨의 치료를 현실화 시키고 있다. 암당뇨연구원은 지난 2009년 5월 국내 최초로 한국인의 게놈 지수를 작성했으며, 최근 이봉희변경희 교수팀이 손쉽게 암을 진단하고, 암의 진행단계는 물론 예후까지 판별할 수 있는 진단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기존의 조직검사로는 종양의 악성양성 여부만을 판별 하지만 새로 개발된 진단법은 단 하루만에 종양의 예후, 전이 가능성, 치료효과가 좋은 약 등 다양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암당뇨연구원은 현재 하버드대, 예일대, 존스홉킨스대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오석 플로리다 주립 의과대학 교수와 진행하는 유전성출혈성모세혈관확장증에 대한 공동연구도 그 가운데 하나다. 글 _ 박용준 기자 yjunsay@kyeonggi.com

[인천 in] 인천자원봉사대축제

인천 봉사 왕들 다 모였네! 올 한 해 인천 곳곳에서 사랑 나눔을 실천한 인천지역 자원봉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인천시는 11일 송도 글로벌대학캠퍼스 대강당에서 송영길 시장, 이학재 국회의원, 이성만 시의회 의장, 신교철 본보 인천 본사 사장과 자원봉사자 2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94회 전국체전 자원봉사자 해단식 및 2013 자원봉사자의 날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지난 5일 자원봉사자의 날을 맞아 어느 때보다도 왕성한 활동으로 봉사와 나눔을 보여준 자원봉사자의 노고를 기리고자 마련됐다. 인천지역 83만 자원봉사자는 올해 제94회 전국체전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데 큰 힘이 됐으며, 사랑의 집 고치기, 홀몸노인 목욕봉사, 저소득층 반찬봉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내년에도 올해 전국체전 경험과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4 아시아경기대회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는데 자원봉사자들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날 홍현숙씨가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 등 개인 46명, 단체 18곳이 우수자원봉사자 및 단체로 선정돼 표창 및 공로패를 받는 영예를 안았다. 또 자원봉사시간 5천 시간을 달성한 봉사 왕에 이택영씨 등 10명이 새로 선정돼 인증패를 받으면서, 인천지역 봉사 왕은 175명으로 늘었다. 송영길 시장은 격려사를 통해 전국체전을 큰 탈 없이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처음부터 함께했던 자원봉사자의 힘이 크다며 내년 아시아경기대회도 자원봉사자와 함께 잘 준비해 인천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학재 국회의원은 다른 지역 국회의원이 지난 전국체전 당시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친절하고 편안한 환경 속에서 대회를 치렀다고 칭찬이 자자하다며 자원봉사는 결코 시간과 돈이 남아서 하는 것이 아닌 세상에서 가장 귀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성만 시의회 의장은 자원봉사의 의미와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를 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선진국을 판단하는 중요한 척도라며 인천 자원봉사가 놀라운 발전을 거듭하는 만큼 내년 아시아경기대회도 함께 화합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 _ 박용준 기자 yjunsay@kyeonggi.com 사진 _ 장용준 기자 jyjun@kyeonggi.com

[미리보는인천AG ①] 한국뉴욕주립대·경인교대 학생 ‘AG 통역봉사’

2014인천아시안게임이 평화의 숨결, 아시아인의 미래란 슬로건을 걸고 오는 9월 19일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개막한다. 아시안게임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인천은 현재 대형 스포츠 축제를 위한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2014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에 아시아 45개국에서 선수와 임원 1만3천여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취재진은 7천여명, 자원봉사자를 포함한 운영요원은 3만명이 대회 기간 활동한다. 이에 포토경기는 아시안게임과 관련한 생생한 소식을 연중 기획으로 전달한다. 내년에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성공적 개최를 위한 국내외 대학교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뉴욕주립대학교는 아시안게임 대회 기간 학사일정을 조정해 학부생 전원을 VIP 의전통역요원으로 참여토록 지원한다.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위원장 김영수)와 한국뉴욕주립대학교(총장 김춘호)는 12월 11일 의전통역요원 참여와 대회홍보 등 대회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서 뉴욕주립대학은 보다 많은 학생이 아시안게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시설 사용협조, 대회 홍보, 학생 봉사자 지원 등을 약속했다. 학사일정을 조정해 대학생들의 자원봉사 참여 지원은 경인교육대학교에 이어 두 번째다. 대회 조직위와 업무협약 중앙대 통역번역연구소도 동참 앞서 경인교대는 2014년 9월19일 개막하는 아시안게임 기간에 맞춰 2학년 모두가 자원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학사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 경인교대 측은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학생에게 수업 대체 및 24시간의 봉사학점 이수를 인정하고 장학금 지급과 각종 해외교육 체험 대상자 선발 때 가산점을 부여할 계획이다. 또 학생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경기캠퍼스와 인천 간 교통편도 제공한다. 중앙대학교 통역번역연구소(소장 조성일)도 아시안게임 의전 통역요원을 지원한다. 중앙대는 대회 기간중 어학능력이 우수한 통역학과 학생들을 동원해 의전 통역요원으로 배치할 예정이다. 김영수 대회조직위원장은 2014인천아시안게임에 우수한 대학생들이 참여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대회가 학생들에게 좋은 학습기회가 되고 글로벌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경험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중앙대학교 통역번역연구소 원종화 교수는 내년에 개최되는 2014인천아시안게임에 소속 학생들이 의전 통역요원으로서 중요역할을 맡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며, 학생들의 참여로 대회성공과 국가이미지 제고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글 _ 배인성 기자 isb@kyeonggi.com

[通인터뷰] 전성애 래쉬프랑스&네일 대표원장

국내외에서 속눈썹이나 네일아트 전문가를 보내달라는 러브콜이 쇄도하지만, 아직도 인재가 많이 부족합니다 래쉬프랑스&네일의 뷰티전문가 기술교육을 총괄하는 전성애 대표원장. 그는 미용분야 중에서도 속눈썹과 네일 분야가 향후 일자리 창출은 물론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누구나 기술만 있으면 소규모 창업을 할 수 있고,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속눈썹 연장술과 네일아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속눈썹 미용과 네일케어, 패디큐어를 아우르는 뷰티 프렌차이즈 래쉬프랑스&네일은 지난해 11월 론칭 이후로 입문자를 위한 기초교육부터 전문가 심화과정까지 다양한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12월부터는 장애인 등 일자리 취약계층을 위한 무료교육 과정을 마련했다. 장애인 교육 1기생 교육은 1달 코스로 진행되며, 7명의 장애인이 교육을 받고 있으며 지속적인 교육이 이뤄질 예정이다. 또한 뷰티 서비스의 신뢰도와 품질 면에서 앞서고 있는 주한 프랑스기업과의 협력을 구축하기 위해 한불상공회의소(FKCCI)에도 가입했다. 커리큘럼 구상은 물론 방송출연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그를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본사에서 만났다. Q 교육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A 초보자 교육이 있고, 뷰티샵 원장 중 체계적인 기술이 없어 배우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심화교육을 한다. 새로운 디자인과 제품이 하루가 다르게 출시되고 있는 업계에서 살아남으려면 꾸준히 기술을 연마하고 공부해야 한다. 요즘은 속눈썹도 검정색 한가지 뿐만 아니라 한가지에 두가지 색이 나오는 제품도 있다. 네일 제품도 점점 간편해지고 색상이나 디자인도 다양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속눈썹과 네일 분야기술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와있다. 해외 뷰티박람회에 출전해보면 국내 기술자들이 속눈썹 연장술과 네일아트를 시연하는 부스에는 항상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해 11월 세계 3대박람회인 2013 코스모프로프 홍콩박람회에 참가했는데, 래쉬프랑스의 속눈썹 연장술 시연에 각국의 참가자들이 관심을 보였다. 젓가락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우리나라 기술자의 미세한 수작업 기술은 해외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Q 기술을 배우면 어떤 진로를 기대할 수 있나? A 국내 업체는 물론 해외 진출 기회도 잡을 수 있다. 속눈썹 연장술과 네일아트는 인력수요 만큼이나 공급이 많지 않다. 중국에서는 국내 기술자를 소개해달라는 문의가 많이 온다. 중국에는 100개의 뷰티샵을 한 사람이 운영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인력 수요가 많다. 속눈썹 연장술이 아직 생소한 유럽도 박람회 등지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국내 업계에 또다른 기회가 되고 있다. 기술을 배우면 국내 뷰티샵에 취직을 할 수도 있지만 창업도 고려해볼 만한 선택이다. 보통 창업을 하려면 수억원의 돈이 필요하지만 속눈썹과 네일아트는 적은 비용으로 창업이 가능하다. 침대와 책상 하나 놓을 공간만 있으면 핀셋 하나로도 시작할 수 있는 게 속눈썹 연장술이다. 네일아트도 재료와 간단한 장비만 있으면 된다. 기존에 헤어샵을 운영하는 원장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14년부터는 장애인 무료교육을 확대하고 탈북자, 다문화가정을 위한 커리큘럼도 마련한다. Q 장애인에 대한 무료교육을 시작한 계기는? A 우리나라 사람은 기본적으로 젓가락을 사용해 손기술이 좋다. 체계적인 교육으로 이를 잡아주면 된다. 예전에 장애인시설에서 봉사를 한 적이 있는데, 사고로 인한 장애를 안고 절망적인 상태로 살고 있는 이들을 봤다. 주어진 일 없어 국가의 지원만 받고 살고 있다보니 절망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들도 거동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네일아트나 속눈썹 연장술은 기술만 배우면 쉽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기술만 좋으면 높은 취업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장애인은 집중력이 좋고, 고객에 대한 정성이 일반인보다 뛰어나다. 일반인은 여러가지 일을 할 수 있지만 장애인은 할 수 있는 일이 적기 때문에 한가지 일에도 행복해한다. 최근 한국경제TV의 세발자전거란 예능프로그램에 한 장애인 교육생과 함께 출연했는데, 교통사고로 장애를 갖게 됐는데 기술을 배우면서 희망을 느꼈다고 하더라. 서비스를 통해 이윤을 창출할 수 있고, 가족의 도움 없이 자립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것이다. 장애인 수업은 앞으로도 계속 하려고 한다. 재료 원가는 받고 있으나 거의 무료다. 내년부터는 탈북자와 다문화 여성을 위한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다. Q 탈북자를 만나본 적이 있나? A 광주에서 쇼핑몰 단아한얼굴을 운영하면서 종종 만나봤다. 단아한얼굴은 속눈썹 연장이나 반영구 화장품, 네일아트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인데, 외국에 수출도 하고 속눈썹이나 네일아트 등의 제품을 생산하기도 하고 국내 업체에 납품도 한다. 우리 업체와 10여년간 거래해온 원장 중에 탈북자 출신이 있다. 미용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식당과 옷가게 등에서 일을 하면서 말투 탓에 천대를 받으며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했다. 하지만 미용분야는 실력과 노력 여하에 따라 고객의 인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탈북자들이 더 큰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탈북자 수강생은 생활력과 끈기가 강하다. 목숨을 걸고 한국에 넘어왔으니 못할 일이 없다. 사람대하는 방법이나 기술적인 모습 최선을 다하면 손님이 예약제로 계속 오게 돼 있다. 탈북자를 상대해보니 우리나라 사람보다 열심히 일한다. 목숨을 걸 정도로 열심히 한다. 다만 성격이 드세거나 말투가 센 이가 많아 친절 교육을 함께 진행한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교육도 진행한다. 이주여성들은 국내에 정착을 못한 채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시골에서 농사일을 돕는데 본국에서 직업이 있었어도 국내에서 이를 이어가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자괴감에 빠지는 일이 많은데 이들의 적응을 돕기 위한 코치가 필요하다. 이는 기술을 가르치는 게 제일 좋다. Q 내년에는 많이 바빠질 것 같다. 국가차원에서 필요한 지원이 있다면? A 요즘 청년 실업이 심각하다고 한다. 좋은 인재를 방치하지 말고 취업할 때 수강지원을 확대한다면 이들이 졸업해서도 좋은 일자리를 갖게 될 것이다.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이가 많다. 주부나 직장 없는 여자들이다. 요즘에는 남성도 늘고 있다. 전체 수강생의 20%가 남성이다. 이들의 취업 교육을 위한 재정지원을 확대하는 게 필요하다. 대체로 국비 지원에 대한 문의가 자주 오는데, 이를 충족하기 위한 기준이 까다로워 필요한 사람들이 못 받는 경우가 많다. 생계가 어려운데 자가가 있다는 이유로 지원을 받지 못해 집을 담보로 잡고 교육을 받는 이도 봤다. 국비지원 기준이 까다로워 일어나는 일이다. 경기도나 인천시 등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단순한 취업박람회보다 취업교육에 특화된 박람회를 열 필요가 있다. 대학갈 형편이 안 되는 청소년을 위해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도 중요하다. PROFILE -국제 세미 퍼머넌트 메이크업 협회 회장 -국제 아이래쉬 속눈썹협회 회장 -KBC미용 전문가 협회 회장 -국제 타투바디 협회 부회장 -국제 세미 퍼머넌트 메이크업 자격시험 심사위원장 -국제 아이래쉬 자격시험 심사위원장 -조지워싱턴대 뷰티 최고 경영자과정 수료 -다나안 얼굴 대표이사 -중국, 일본, 홍콩, 독일 국제강사 -광주여대 피부미용과 졸업 글 _ 박성훈 기자 pshoon@kyeonggi.com 사진 _ 전형민 기자 hmjeon@kyeonggi.com

[탐방] 되돌아 본 ‘농진청 50년사’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와 자원고갈, 무역장벽 철폐 등으로 여러 위기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농업은 신성장동력이자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쟁력의 보고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우리 농업역사의 중심에는 지난 1962년 개청 이래 50여년간 우리나라 농업발전을 이끌어온 농촌진흥청이 있다. 우리 농업의 메카였던 수원의 현 부지에서 올해 전북혁신도시로의 이전을 앞두고 또 한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농진청의 사업성과를 통해 국가농업발전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미래 비전을 모색해본다. 보릿고개 설움 씻어버린 식량 자급시대 한국전쟁 후 196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식량 자급이 국가정책의 지상과제였다. 이에 1964년 3월13일 농촌진흥청 대강당에서 개최된 식량증산연찬대회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증산정책을 지시했고, 농진청 연구 결과 식량의 자급자족을 이룬 녹색혁명의 주역인 통일벼가 탄생했다. 통일벼의 아버지로 불리는 허문회 서울대 교수는 1960년대 후반 필리핀의 국제미작연구소(IRRI)가 개발한 인디카 쌀의 다수확 신품종을 접한다. 이어 농진청의 농업과학자들과 팀을 꾸려 본격적으로 신품종 개발에 나서고 200여명이 넘는 교환 파견 인력을 투입해 1971년 IR 계통 벼와 자포니카 계통 벼를 교잡한 다수확 신품종 통일벼 개발에 성공했다. 그렇게 통일벼 육성 후 지속적인 연구 개발 끝에 1977년에는 식량자급을 달성했다. 쌀 수량성은 60% 가량 늘고 국내 쌀 생산량도 1965년 350만t에서 1977년 600t이 된 것이다. 농가 소득도 1972년 호당(0.3㏊기준) 2만4천원에서 1977년 12만8천원으로 급등했다. 급기야 경지면적당 평균 쌀 생산량이 세계 최고를 기록하면서 녹색혁명을 통한 국가 경제성장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이와 함께 동력경운기는 1960년대 인축력에 의존하던 작업을 기계화한 우리나라 농업기계화의 대표적인 주역으로 1970년대에 본격적으로 보급돼 농기계의 상징적인 기종이 됐다. 비닐하우스, 식탁을 풍요롭게 하다 1970년대 통일벼가 이룬 식랑자급 달성을 기반으로 1980년대에는 국민의 식생활이 크게 향상됐다. 채소가 단순한 부식에서 기호식품으로 바뀌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신선채소가 식탁을 주도하게 된다. 이와 같은 사회 변화에 따라 농진청에서는 신선채소를 연중 공급하기 위한 멀칭재배(농작물을 재배할 때 토양 표면을 덮어주는 것) 및 비닐하우스 설치에 관련된 다각도의 연구와 농가 기술보급 확대가 급속도로 진행됐다. 멀칭재배는 이모작을 손쉽게 할 수 있고 잡초 방제와 지온 상승, 가뭄 방지 등 1석5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처럼 멀칭재배와 소형터널재배, 죽재하우스 등 다양한 연구와 기술 보급은 농가의 생산성과 소득 증대에 많은 기여를 했다. 시설 면적도 1985년 기준 2만8천588㏊로 1970년에 비해 무려 22배나 증가해 우리나라 들판 곳곳이 비닐하우스로 덮이면서 백색혁명이라는 용어가 탄생했다. 이와 함께 80년대에는 젊은 농촌 인력이 도시로 급격하게 이탈하면서 기계화기술 개발이 중요한 해결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벼 기계이앙 재배 연구로 경운에서 파종이앙작업까지 기계화기술을 완성함으로써 육묘기간은 45일에서 30~35일까지 단축됐으며 이앙 노력시간 역시 기존 10a당 24시간에서 8시간으로 획기적으로 줄었다. 중묘기계이앙 재배의 경제적 기술가치는 1980년에서 2030년까지 약 6조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처음부터 기계이앙이 농민들의 환영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벼 이앙기 개발과정 초기에 농업공학부 시험포에 이앙기로 이앙하는 모습을 보면서 주변 농민들은 올 가을에 벼를 수확한다면 내 손가락에 장을 지지겠다고 비웃는 일이 다반사였다. 심지어 몇몇 농민은 기계이앙한 모를 뽑아내고 손으로 다시 이앙하는 일이 빈번했다. 그러나 기계이앙한 모가 일정기간이 지나면서 효과를 보이자 농민들의 인식도 바뀌게 됐고 본격적으로 벼농사 기계화가 급속히 진행되기 시작했다. 고품질 대량생산 품질혁명은 시작됐다 1990년대에는 농축산물의 품질 향상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 이 중 1970년대 수출산업으로 육성된 양송이산업은 중국 개방과 더불어 국제가격의 급격한 하락으로 1980년부터 위축되기 시작돼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버섯 품목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농진청은 1989년에 세계 최초로 원형질융합품종인 원형느타리를 육성해 농가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이후 버섯산업이 활성화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90년대 집중 개발된 느타리버섯 연중재배방법과 재배환경 제어 기준설정, 병해충 방제, 그리고 세계 유일의 재배방식인 볏짚을 활용한 균상재배법은 고품질의 버섯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했다. 느타리버섯 생산액은 1990년 908억원에서 1995년 2천18억원, 2000년 3천118억원으로 급진적으로 증가하며 농가 수입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또 90년대에는 채소 묘를 일년내내 균일하게 대량생산할 수 있는 공정육묘 기술이 도입됐다. 모종 농사가 절반 농사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모종 기르기(육묘)는 한 해 농사의 성패를 좌우한다. 농진청은 여러 개의 재배 용기가 연결된 플러그 트레이를 이용해 소요되는 종자의 양과 육묘공간을 절약하고 온도, 광량 등 환경관리 및 양수분 관리기술와 생육조절기술 등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재배 농가가 육묘를 위해 투자했던 시간과 노력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고 전문 공정육모장에서 전문 육묘기술로 생산된 고품질의 채소 묘를 연중 안정 공급해 채소의 안정 생산에 기여했다. 융복합, 사양산업에 고부가 새 생명 불어넣다 1990년대를 지나며 국내 농업계는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른 임금 상승과 노동력 부족, WTO와 우루과이라운드 수입 개방 등 굵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쌀 혁명 프로젝트인 탑라이스는 이런 위기 속에서 추진됐다. 탑라이스는 농진청이 품질 목표를 정하고 농가에서 생산품질 관리 표준 매뉴얼에 따라 생산한 국내 최초의 쌀 품질 브랜드다. 2005년 19개소였던 탑라이스 단지는 2008년 42개소, 2011년 66개소로 늘어났고 최고 품질 생산 매뉴얼적용 사업 면적은 2008년 3만2천㏊에서 2011년 6만1천㏊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또 질소비료 및 단백질함량 감축으로 우리 쌀 밥맛을 향상시켰으며 완전미 비율이 2004년산 86.8%에서 2008년산 93.9%로 증가해 우리 쌀의 품질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이와 함께 1960~1970년대 우리나라 근대화를 뒷받침하며 전성기를 누리던 양잠 및 양봉산업이 급속한 쇠퇴를 맞이하면서 농진청은 기능성식품 및 의약용 소재화 고부가가치 연구에 뛰어들었다. 단순히 비단을 생산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뽕잎이나 누에분말로 기능성 식품을 만들고 실크비누, 천연 비아그라인 누에그라, 실크단백질을 이용한 인공고막까지 개발하게 된 것이다. 봉독을 이용한 식의약 소재화 연구는 2005년 봉독채집장치 개발과 2007년 봉독정제법 개발에 이어 2008년 가축 적용 천연항생제와 2010년 봉독 여드름전용 화장품을 탄생시켰다. 이처럼 전통적인 양잠양봉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재도약하면서 양잠산업 총생산액은 2001년 210억원에서 2009년 700억원으로, 양봉산업 총생산액은 같은 기간 3천190억원에서 4천8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친환경 농업 희망의 씨앗 심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생태계와 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인체에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업에 대한 필요성과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농진청은 고효율 가축분뇨 퇴비 및 액비화 시스템(SCB) 기술을 개발해 퇴비화 기간을 60일에서 30일 이내로 단축시키고 가축분뇨 퇴비화시설 악취저감 기술 및 장치를 개발해 악취농도를 획기적으로 감소(암모니아 420ppm35, 황화수소 210ppb32)시켰다. 또 자원순환형 가축분뇨 퇴액비 및 바이오가스화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서 가축분뇨 자원화율이 지난 2006년 82.7%에서 2011년 87.6%까지 올라갔다. 가축분뇨가 축산폐수라는 오명을 벗고 환경친화적인 소중한 자원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급속한 도시화로 도시 생활 환경이 악화되면서 이에 대한 처방으로 도시농업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도 최근 농업의 변화다. 농진청은 공기청정기와 식물이 결합된 융합상품인 식물공기청정기 및 실내 공기질 모니터링 화분을 개발하는가 하면 벽면녹화식물, 옥상텃밭식물 등 112종의 도시녹화 식물을 선발했으며 재배기구, 원예치료프로그램 등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사회적으로는 텃밭 활동으로 도시민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동시에 도시민의 소통을 증진시키며 물리적으로는 도시 환경을 정화해 도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이양호 농촌진흥청장은 이제 농업농촌은 가능성과 희망의 상징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지난 50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개발과 성과를 극대화해 희망찬 농업, 행복한 농촌을 만드는데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글 _ 구예리 기자 yell@kyeonggi.com 사진 _ 농촌진흥청 제공

[탐방] 동두천 ‘아차노리 힐링타운’

아파트 시대가 저물고 있다. 주거의 질적 수준을 고려하는 이들이 늘면서 미국과 유럽국가처럼 단독주택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탓이다. 게다가 옛 추억을 떠올리고자 하는 베이버부머 세대의 은퇴도 한몫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아파트 가격이 매년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도 대도시와 가까운 주거용 토지가격은 연일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쾌적한 자연환경, 합리적 가격으로 주목 받는 단독주택 단지가 있다. 바로 아차노리 힐링타운이다. 탁 트인 전망과 맑은 공기, 푸르른 녹음이 함께하는 공간. 그 안으로 함께 들어가보자. 쾌적한 자연환경풍성한 주거문화 내년 도로 완공 뛰어난 접근성 칠봉산 자락서 흘러나온 능선이 좌우로 감싸 안는 형태인 좌청룡 우백호의 여건을 갖춘 곳. 아차노리 힐링타운이다. 여기서 동두천시를 내려다보면 정면으로 파주 감악산과 마차산, 소요산이 손에 잡힐 듯하다. 단지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칠봉산 등산로를 따라 1km쯤 가면 깨끗한 약수터가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약수터 주변으로 산책로 조성 계획이 진행되고 있어 인근 주민들이 나무와 수풀을 벗 삼아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이 뿐이 아니다. 자칫 소홀해질 수 있는 생활 인프라도 속속 들어선다. 단지 입구 부근으로 마을회관과 편의점, 어린이집, 놀이터, 헬스장 등이 입점해 있는 커뮤니티센터가 건립된다. 주민들의 휴식과 담소,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 진정한 마을 공동체 조성의 허브 역할을 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단지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 이내 송내초, 이담초, 송내중, 중앙고, 동두천외고 등의 학교와 롯데마트. 동두천시외버스터미널 등 편의시설이 인접해 있어 현재의 입지조건도 나쁘지 않다. 여기에 의정부-회천동IC 도로가 내년 임시개통을 목표로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이를 통해 의정부 성모병원에서 단지까지 차로 15분이면 도달할 수 있고, 서울 강동, 강북권에서는 30분 내 진입할 수 있게 된다. 또 서울동부간선도로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의정부 IC에서 양주, 동두천, 연천으로 이어지는 3번 고속화도로가 신설돼 정주여건도 훨씬 좋아진다. 그림 같은 단독주택에 원두막과 텃밭 갖춘 드림 하우스 다양한 전용면적과 편의시설은 아차노리 힐링타운의 최대 강점이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3.5m의 계단식 단차를 둔 단지에는 중심도로에서 양쪽 세대로 이어지는 전기와 통신선을 지중화해 전봇대를 최소화했다. 또 각 세대별 지열보일러 설치로 난방을 해결, 쾌적하고 친환경적 단지를 조성했다. 현재 A타입 114㎡, B타입 129㎡, C타입 167㎡으로 3동의 모델하우스를 완공하여 지난 11월 16일 성황리에 오픈식 맞췄다. 안채와 별채로 구성된 주택은 자연경관을 즐기고 가족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통 중심의 공간이 되도록 디자인됐다. 다양한 집안 행사가 가능한 넓은 앞 마당에는 한여름 밤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원두막이 지어져 있고 옆 마당에는 친환경 채소를 직접 재배할 수 있는 텃밭과 장독대, 그리고 커다란 가마솥과 아궁이, 창고 및 발효실을 꾸렸다. 외관은 유럽풍으로 목재, 고벽돌, 징크와 같은 친환경 고급자재를 사용하였다. 내부로 들어가 보면 한옥의 장점을 반영한 홑집 구조이며 골조로 일본산 삼나무 중목재와 경골목재를 혼합하여 중목재인 삼나무가 마감 후에도 노출되게 함으로써 중후한 멋을 내는 한편 집안에는 항상 나무향이 넘치도록 했다. 주택의 가격은 토지의 면적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대략 A타입 114㎡이 약 4억원대, B타입 129㎡이 약 4억5천만원대, C타입 167㎡이 약 5억원대로 타 지역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편에 속한다. 일본 미야자키현 지사 일행 방문 전통의 멋친환경 디자인 호평 지난 11월 12일에는 일본 미야자키현 지사와 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한국방문단 일행 55명이 아차노리 힐링타운을 방문 하였다. 미야자키현에서 수출된 목재로 어떤 형태의 목조주택이 건축 되었는가를 견학하고 향후 지속적인 교류방안을 마련코자 한 것. 지사일행은 아차노리 힐링타운의 모델하우스가 한옥스타일의 홑겹식 설계를 택하여 뛰어난 조망권과 채광효과를 높인 점과 중목재와 경골목재를 혼합하여 구조의 조화를 이뤄낸 부분에 대하여 큰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렇듯 국내.외에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아차노리 힐링타운은 향후 경기북부에서 가장 뛰어난 주택단지로 우뚝 설 것으로 예측 되며 단지에 대한 정보는 다음카페 아차노리 힐링타운으로 들어가면 자세한 정보가 실려 있다. 아차노리 힐링타운은 케이원종합건설㈜에서 토목건설 및 시행을 맡았고, 건축설계는 ㈜엑토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진행했다. 시행사 관계자는 국내 유력 건설업체에서 시공 및 디자인을 한 만큼 지역 최대의 입지와 정주여건을 자신한다며 단독주택 단지로는 경기북부권역 최대 규모로 입주를 마치게 되면 동두천의 새로운 명소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는 분양사무실(1899-4016)로 하면 된다. 글 _ 송진의 기자 sju0418@kyeonggi.com 사진 _ 케이원종합건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