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 청소년 풍물교실 운영

경기문화재단(사무총장 양인석)이 청소년들이 우리의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함으로써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7일부터 오는 12월15일까지 ‘청소년 풍물교실’을 운영한다. 학생들이 우리의 전통가락을 생동감 있게 체험하여 실제 생활 속에서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풍물놀이 감상’, ‘가야금으로 연주하는 교가’, ‘우리악기 배우기’, ‘다 함께 악기치기’등의 다채로운 과정으로 구성된 이번 청소년 문화프로그램은 지난해의 호응에 힘입어 올해는 그 대상을 고등학교까지 확대했다. 7일 수원 안룡초등학교를 시작으로 평택 안중초등학교, 안성 안성공고 등 도내 28개 학교를 순회 교육하는 이번 ‘청소년 풍물교실’은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 학부모가 한데 어울려 전통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열린 교육의 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문화재단의 손보미 전문위원은 “청소년 풍물교실은 교과서를 통해 배우는 이론적인 문화가 아니라 음악이라는 장르를 통해 전통문화를 총체적으로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많은 학교들의 신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은 ‘책가방 없는 날’ ‘전통문화체험활동’ ‘학교축제’등의 일환으로 매주 금요일 강사진이 직접 악기를 구비해 학교를 찾아가 교실, 운동장, 강당 등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1시까지 진행된다. (0331)258-5108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사랑의 바자회 새봄맞이 열린 음악회

수원기독호스피스회(대회장 송기식 목사)와 수원의료원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호스피스 기금마련을 위한 ‘사랑의 바자회’와 ‘새봄맞이 열린 음악회’가 오는 8일 오전10시부터 수원의료원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를 주최하는 수원기독호스피스는 죽음을 목전에 둔 말기암 환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죽음에 대한 공포로부터 벗어나 평온한 임종과 이별을 맞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지난 1996년 12월15일 조직된 봉사단체다. 그동안 11회의 교육을 통해 300여명이 배출됐으며 배출된 교육생의 70% 이상이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대부분의 말기환자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회생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심한 낙심과 좌절을 겪게 될뿐만 아니라 장기간의 치료로 인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이들은 병원과 사회, 심지어는 가족들로부터도 소외당하여 결국 외로움과 두려움속에서 심한 고통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행사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환근 목사는 “현대병으로 대표되는 암, 특히 말기암 환자를 가리키는 호스피스 환자들은 그 누구보다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이라며 “그들이 여생을 잘 마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호스피스 봉사자와 시설등은 앞으로도 더욱 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1일부터 개설·운영되고 있는 수원의료원의 자선병상은 호스피스 환자로 확인되면 본인이나 가족의 동의하는 기간동안 무료로 봉사를 받을 수 있고 환자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일반 병실과는 달리 실내공간을 일반 가정집처럼 꾸며놓고 있다. 이처럼 이번 행사에서 거둬지는 호스피스 기금은 앞으로 더욱 더 쾌적한 공간으로 꾸며진 자선병상의 수를 늘리고, 수원시와 인근 화성·오산·용인지역의 환자들까지 수용할 수 있는 ‘사랑의 집’을 건립하는데 쓰일 예정이다. 수원시내 20여개 교회 봉사자들이 참여하는 이번 바자회에는 각종 먹거리 장터뿐만 아니라 장난감, 농수산물, 의류 등을 총망라한 생활물품들이 판매된다. 한편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오후 5시부터 야외에서 펼쳐지는 ‘새봄맞이 열린 음악회’. 병고에 시달리는 환자와 가족, 병원 직원들의 정서적 안정과 문화예술향유기회 마련을 위해 수원의료원이 지난해 연말 처음 개최했던 ‘열린음악회’가 기대이상의 성황을 누린데 힘입어 또 다시 마련됐다. 이번 음악회에선 테너 장신권 교수(한양대), 소프라노 허영순 교수(한양대), 현대소년소녀오케스트라, 글로리아선교합창단, 호스피스중단 등이 참여해 비발디의 사계 중 ‘봄’, 아름다운 우리 가곡 및 성가곡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0331)253-1060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시집 驪江의 돛을 달고 출간

여주지역을 대표하는 향토시인 정기명씨가 첫번째 시집 ‘驪江의 돛을 달고’를 출간했다. (도서출판 일지각) 성실한 삶의 주변과 평범한 자연의 섭리를 소박하고 진실한 시정으로 읊되, 그 구성에서부터 그만의 독특한 개성을 표현한 시를 발표해 온 그는 이번 첫번째 시집에 그동안 작업해 온 작품들을 담아냈다. 중앙대 문예창작과를 나와 30여년 동안 교편을 잡으면서 시를 써 온 그는 비교적 늦게 등단했다. 1990년대에 들어와서야 계간 ‘현대시조’에 시조 ‘어떤 비상(飛翔)’과 월간 ‘문예사조’에 자유시 ‘들국화’가 신인상으로 당선됨으로써 문단에 등단한 것이다. 전 5부로 구성된 이번 시집은 제1·2부는 우리 겨레의 춤사위인 시조작품들을 배치했고 제3·4부는 동·서양이 결합한 춤사위, 즉 자유시들이 배치되어 있으며, 제5부는 행사시나 혹은 축시들로 묶여져 있다. 그의 시는 모두 그의 생활이 밑바탕이 돼서 창작이 됐고 따라서 한치의 과장이나 거짓이 담겨 있지 않다. 이것은 ‘여강에 돛을 달고’처럼 자기의 고장과 우리의 것을 아끼고 사랑하는 애틋한 마음을 담은 시나, ‘내일을 기다리며’같이 교직에서 몸담고 있는 동안 끊임없이 학생들에게 커다란 이상과 꿈을 넉넉하게 심어주려하는 마음을 담은 시에서 잘 알 수있다. 그리고 그는 시 작업을 통해 이제까지 인생을 달려오면서 성찰해 보지 못했던 자기 자신, 그리고 그 외길을 위해 피와 땀을 흘리고 있는 자화상이 외롭고 슬퍼도 행여 실망하지 않고 언제나 성실하게 내일 바라보면서 사명을 다 할 수 있도록 자기 자신을 추스리고 있다. 정시인은 “그동안 두려워 선뜻 내놓지 못하고 망설이던 작품집을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펴냈다”며 “그동안 여기기저기 발표했던 작품을 한데 모은 이번 시집이 독자들의 마음에 잠시라도 삶의 여유를 전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교사 정진용씨 사라지는 아이들 출간

‘…/일주일 전 자퇴서에 도장을 찍고/ 손 흔들며 교실 떠난 너를//착실했던 일년 개근생이란 작년 담임의 간절한 변론이나/ 상담교사의 조언도 일말 도움없이/ 자퇴 희망서에 학교장 결재가/ 선뜻 나는 그 순간/…/부모 이혼한 현두/ 아버지 없는 재암이/새엄마 밑에 눈칫밥 먹는 병우 등/절친한 친구가 있는 옆반 담임들은/ 한꺼번에 긴장을 했었다//어설피 외운 수학 공식대로/주유소에나 갈거라며/초점없이 떠난 너/…/가정과 학교에서 밀리고 쫓겨나/낮이면 건물 숲 넋없이 숨었다가 밤이면 소주방 비디오방 PC방으로 헛날개짓 전율하는 너희들// 언제쯤 저 파아란 하늘 향해/작은 꿈 마음껏/ 펼칠 수 있을 테냐 (사라지는 아이들2 중에서) 수원 권선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재직중인 정진용씨가 첫번째 시집 ‘사라지는 아이들’을 출간했다. (한결 미디어 刊) 그는 이 시집에서 ‘IMF의 겨울’, ‘사라지는 아이들’ 시리즈 연작시, ‘탁란’, ‘어달항’, ‘마음이 흐를 아름다운 여울을 찾아서’‘글을 마치며’등으로 나뉘어 실었다. 이중 ‘사라지는 아이들’연작시들은 그가 직접 교단에서 마주쳤던 아이들의 숱한 아픔과 상처들이 배어 있는 시다. ‘부녀자 강강 추행죄로 줄곧 소년원에 있던’인서나 수업료를 챙겨 가출한 재룡이 등등 왜곡된 삶의 주체들이면서 동시에 그 희생자들인 아이들을 그리면서 그들에 대한 애처로운을 담아내고 있다. 가정이나 학교 그 어디에도 발붙이지 못하고 소주방이나 PC방, 비디오방, 주유소를 전전하는 가출소년소녀들. 이 울타리 밖의 어린 양들을 십자가처럼 지고가야 하는 숙명. 이것은 교사로서 어쩔 수 없는 천형의 벌이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아무리 현실을 아파해도 다시 좌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충북 영동 출생으로 아주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1992년 경기민문협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사람과 땅의 문학’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여성문예지 문학산책 봄호 출간

순수 여성문예지 ‘문학산책’(주간 배준석) 2000년 봄호(제8집)가 출간됐다. 이번호에는 소설가 오정희의 ‘바람의 넋’을 집중 조명하고 있으며, 신작 특집시로 백승인의 ‘우리꽃’, 최기순의 ‘새’, 한명숙의 ‘자화상’등의 작품이 실려있다. 구자애가 쓴 문학기행 ‘상록수는 아직 푸르다(필경사를 찾아서)’도 눈길을 끌고 있으며 복연금이 나혜석의 생애를 다룬 ‘백년의 고독 1,2’을 읽고 집필한 독서여행도 담겨있다. 또 신작특집으로 마련된 수필 오정순의 ‘머리에서 발끝까지’와 김순숙의 ‘분갈이’등도 들어있다. 올해 신춘문예 시 경향에 대해 다룬 ‘2000년 신춘문예 당선시 분석특강’을 김영미가 정리해서 실었다. 최이안이 여성문학 모임인 ‘분당수필문학회’를 순례해 정리했으며 문단소식으로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귄터 그라스를 최예옥이, 민족시인 노작 홍사용 탄생 100주기를 맞아 김효정이 각각 전하고 있다. 시집 ‘적멸의 즐거움’을 한숙경이, 동인지 ‘박하사탕처럼 알싸한 태양’을 박혜련이, 소설집 ‘열세가지 이름의 꽃향’를 이효순이 각각 정리했다. 이밖에도 글쓸때 분위기를 맞추는 ‘문예창작 지상강좌’와 북리뷰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조앤·K·롤링)’‘노자와 21세기(김용옥)’ 등 다양한 읽을거리가 가득하다. /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김건중씨 세번째 장편소설 출간

소설가 김건중씨가 세번재 장편소설 ‘사랑한다는 문제’를 출간했다. (한누리 미디어刊) 대학시절 희곡을 쓰며 연극연출에 몰두하다 ‘월간문학’신인상에 소설이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온 그는 그동안 장편소설 ‘모래성을 쌓는 아픔’ ‘바람은 머물지 않는다’‘무너지는 시간’ 연작소설 ‘바람 가르기’, 소설집 ‘아직도 그날은’‘두번 때린 북’외에도 30여편의 중·단편소설을 발표했었다. 이번에 발표한 소설 ‘사랑한다는 문제’는 평소부터 그가 느꼈던 결혼관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소설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지, 조건에 맞는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서 결혼했든지 일단 끝까지 살아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포기해야 하는지를 독자와 함께 생각해 보자고 말한다. 그는 지난 1998년 봄 3천만원 공모 당선작이었던 장편 ‘무너지는 시간’에서는 결혼했으면 어쨌거나 끝까지 살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내세웠었다. 그러나 이번 소설에서는 그런 고정관념을 과감히 탈피해 서로가 사랑해야 비로소 결혼생활이 지속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 소설을 끌고 간다. 그동안 활발한 창작활동으로 다수의 문학상, 예술상, 문화상을 수상한 그는 한국문인협회 감사, 한국소설가협회 중앙위원(이사)등을 거쳐 현재 국제 P.E.N클럽 한국본부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고승의 생애와 사찰에 얽힌 책자발간

명산(名山)은 대찰(大刹)을 품고있고 대찰은 고승(高僧)을 낳는다던가. 반대로 고승이 명찰을 만들고 명찰이 산의 이름을 높이기도 한다. 이 땅에 불교가 전래된 지 1천600여년 동안 숱한 고승들이 산사에서 깨달음을 얻었고 이들이 밝힌 법등(法燈)은 민중의 등불이 되어 민족사를 지켜왔다. 소설가이자 언론인인 황원갑 서울경제신문 문화부장은 최근 고승 25명의 생애와 사찰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고승과 명찰’(책이 있는 마을)을 펴냈다. 신라에 불교의 씨를 뿌린 아도(阿道)화상과 구미 도리사를 비롯해 이차돈(異次頓)의 순교 얼이 서려있는 경주 백률사, 민중불교의 새벽을 연 원효대사와 경주 분황사, 대각국사 의천과 보조국사 지눌의 법맥이 살아 있는 순천 선암사와 송광사, 사명당의 호국정신이 숨쉬는 밀양 표충사 등의 내력이 마치 현장을 보는 것처럼 자세하고 알기 쉽게 쓰여 있다. 또한 경허·용성·만공·만해·경봉 등 근세 이후의 고승들과 함께 부설거사와 김시습 등 고승 못지 않게 뚜렷한 업적을 남긴 재가불자(在家佛者)들의 발자취도 빼놓지 않았다. 주인공들의 영정을 담은 화보와 사찰 경관 및 각종 문화재 사진도 곁들여 놓아 지상으로만 사찰순례를 하기에도 부족함이 없어보이며 몸소 답사를 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주변의 그림지도도 실었다./연합

기전문화예술 총서시리즈 호평

경기문화재단이 경기도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초석으로 발간하고 있는 기전문화예술 총서시리즈가 호평을 얻고 있다. 기전문화예술의 각 장르별 과거와 현재를 점검하고 미래 문화발전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 발간하고 있는 기전문화예술 총서시리즈는 현재까지 모두 5권이 발간됐다. 1권은 경기도의 굿의 유래와 전승·특성·무복·무구·종류·계보 등을 총체적으로 정리한 ‘경기도의 굿’. 민속연구가 하주성씨가 철저한 현장답사를 통해 집대성한 것으로 경기도 굿에 관한 모든 것들이 상세하게 실려 있다. 특히 도내 전통 재인 및 만신을 정리해 최초로 주요 경기도 무계의 전승계보를 체계화시키는 한편 무계에서 사용하는 은어도 정리, 소개하고 있다. 학계에서 강신무·세습무로 무리하게 범주화해서 경기도를 세습무 지역으로 분류한 오류를 실증적·이론적으로 분석해 기능세습무로 정리하고 있는 점도 이 책의 새로운 시도다. 2권 ‘경기도당굿의 무가’는 경기도에서 불리워지던 무가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으로 무가의 본질이 신성(神性)에 있음을 강조하면서 조선조말 불려지던 무가에서부터 현재 구전되고 있는 화랭이 및 무녀들의 무가를 시대별로 정리했다. 지금은 이름조차 생소한 진오기굿에서 나타나는 겹말미의 실체를 파악한 것과 현재 전국에서 가장 많은 무가를 소화해 낼 수 있는 중요무형문화재 제98호 경기도당굿 기능보유자 오수복씨의 무가를 최초로 완전 정리한 것도 이 책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처음 펴낸 3,4권 ‘경기문학지도’는 소설가와 시인 7명이 1년동안 경기도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경기도에서 태어났거나 살았던 이들의 작품세계나 경기도를 배경으로 한 문학작품은 물론 지금껏 잘 알려지지 않았던 문학유적들까지 발굴해 소개하고 있다. 특히 개성, 개풍, 장단 등 이제는 북녘땅이 돼 버린 경기도의 옛땅을 대상으로 삼은 것도 이 책의 자랑거리다. 도내 5일장의 모습들을 담은 5권 ‘사라지는 시간 - 경기도의 5일장’은 아직까지 서민들의 생활터전으로 유지되고 있는 도내 5일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고있다. 한국사진작가협회의 도움으로 발간된 이 사진집에는 성남 모란시장, 동두천장, 장호원장, 가평장 등 도내 21개 시·군 64개 5일장과 기타 특수시장 및 재래시장 15곳의 진솔한 모습들이 생동감 있으면서 진솔하게 담겨있다. 또 각 시·군 장에 대한 소개와 사진설명, 시장과 관련된 낱말풀이 및 속담들이 수록돼 있어 장에 대한 이해와 함께 재미있는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곧 발간예정인 6권 ‘경기도의 갯벌’은 갯벌을 근간으로 하는 연안의 역사와 문화를 되짚어 감으로써 경기만의 갯벌이 우리들의 삶과 어떻게 연결돼 있고 과거와 현재의 갯벌에 대한 인식의 지평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흑백이기는 하지만 사진작가이자 필자인 최춘일씨가 수년간 갯벌을 찾아다니며 촬영해 온 풍부한 사진도판도 시각적인 재미가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또 다른 볼거리다. 경기문화재단은 앞으로 경기도의 산성·춤·미술사 등의 총서시리즈를 계속 발간해 기전문화예술의 정수를 도민들에게 널리 알릴 계획이다. /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민족시인 노작 홍사용 100주년의 해

올해는 민족시인 노작 홍사용(洪思容·1900∼1947)이 화성군 동탄면 석우리 먹실부락에서 태어난지 10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한국문인협회 경기도지회와 오산시지부는 그의 탄생일인 오는 6월18일(음력 5월17일)에 즈음해 17일부터 19일까지 3일동안 기념문집 발간과 심포지엄 등을 계획하고 있어 재평가작업이 활발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홍사용이라는 이름은 희미해져가고 있지만 ‘나는 왕이로소이다’라는 시구는 모든 이의 기억속에 아직 남아있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어머니의 가장 어여쁜 아들 나는 왕이로소이다/ (중략)/ 나는 왕이로소이다 어머니의 외아들/ 나는 이렇게 왕이로소이다/ 그러나 그러나/ 눈물의 왕! 이 세상 어느 곳에든지/ 설움있는 땅은 모두다 왕의 나라로소이다” 1923년 문예지 ‘백조(白潮)’ 3호에 발표한 이 시는 당시 일제 식민치하에서 억눌린 지식인의 심정과 민족의 설움을 애절한 시어로 형상화한 대표적 산문시이자 한국 낭만주의 시사를 상징하는 작품이다. 천석꾼의 아들로 태어난 홍사용은 유복한 유년기를 보냈지만 그의 일생은 ‘이슬에 젖은 참새’로 풀이되는 노작(鷺雀)이라는 호처럼 비애에 찬 것이었다. 시인 조지훈이 ‘인간 노작’이라는 글에서 폐결핵으로 47세에 생을 마감한 그를 “청빈(淸貧)과 고절(孤節)속에서 일생을 마쳤다”고 회상했을 만큼 선비같은 고고함을 지키면서 외롭고 쓸쓸하게 살다갔다. 16세에 상경한 그는 이후 다시는 고향땅을 밟지 못했고 평생 시집 한권 출간하지 못했다. 또 1922년 창간된 우리나라 최초의 순문예 동인지 ‘백조’의 주축 인물로 박종화, 현진건, 박영희 등과 함께 활동했으나 그들보다 평가받지 못했다. 특히 연극, 희곡, 소설, 수필 등 다방면에 걸친 글쓰기는 그를 한가지 이미지로 부각시키지 못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대다수 낭만주의 시인들이 외국풍조에 휩쓸릴 때 민중의식이 스민 민요에 관심을 갖고 민족적 서정성을 끝없이 탐구하고 형상화한 흔치 않은 시인임에 분명하다. 조병화시인은 그를 가르켜 ‘당대 가장 절실했던 문제에 대해 온 겨레의 심금을 울리고 위로한 진정한 시인’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민족시인 홍사용 탄생 100주기를 맞아 그의 문학적 위업과 작품의 재조명이 보다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해 본다./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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