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천재 수학자 라마누잔의 삶

인도의 천재 수학자 라마누잔(1887-1920)의 삶을담은 ‘수학이 나를 불렀다’(사이언스북스)가 출간됐다. 저자인 로버트 카니겔은 미국의 유명한 과학저술가로 라마누잔의 짧지만 극적인인생을 그의 학문적인 성공과 함께 잘 엮어놓았다. 라마누잔은 영국의 식민지 통치를 받던 인도에서 태어나 32년의 짧은 생을 살았지만 수학계에 큰 업적을 남긴 인물이다. 그는 인도의 상류계급인 ‘브라만’으로 태어났으나 어려운 가정 형편때문에 비참한 생활을 했다. 게다가 그는 시험 결과만을 중시하고 개인의 창의성을 무시하는 경직된 교육제도 하에서 오직 수학에만 관심을 쏟고 다른 과목을 소홀히 했기 때문에 번번이 낙제, 학교를 졸업하지 못했다. 그러나 라마누잔은 포기하지 않고 수학을 계속 공부하다 그의 연구가 담긴 장문의 편지를 당대 최고의 수학자인 영국의 G.H.하디에게 보내게 된다. 하디는 라마누잔의 연구를 인정, 20세기 수학의 중심지라 불리웠던 영국 케임브리지의 트리니티 대학에 연구원으로 그를 초청한다. 하디는 라마누잔을 ‘그는 매우 만나기 어려운 꽃이며 인도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모든 수학적 지식을 혼자서 질서 있게 가득 채운 대단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인연으로 당대 최고의 수학자들과 공동연구를 할 수 있게 된 라마누잔은 영국학술원의 회원이 돼 인도로 되돌아오지만 서른 두 살의 나이로 요절한다. 라마누잔이 트리니티 대학에서 주로 연구한 것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숫자나 방정식이 아닌 무한히 작거나 큰 영역에 관한 것이었다. 그가 만들어낸 ‘라마누잔의 정리’는 플라스틱 중합체나 암 연구 이외에도 소립자물리학과 통계역학, 컴퓨터 과학, 암호 해독학, 우주 과학 등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이 책은 냉정한 현실에서 자신의 천재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사그러질 다른 여러 라마누잔에게 ‘무언가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어려운 고비가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연합

중견작가 이문구씨 산문집 출간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견작가 이문구씨의 산문집 ‘줄반장 출신의 줄서기’(학고재)가 출간됐다. 이 산문집은 이문구 이사장이 우리나라가 IMF를 맞이했을 때부터 최근까지 여러지면에 걸쳐 발표했던 산문들을 묶어 놓은 것이다. IMF이후 물질적·정신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어루만져주는 글과 잘못된 정치.사회 행태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 문학을 향한 사랑과 열정 등을 담아 놓았다. 또 금강산과 터키를 여행하면서 쓴 기행문도 덧붙여 놓았다. 이씨는 ‘꽃밭과 풀밭’(97년 4월)에서 ‘정치인의 꽃’이라 불리우는 국회의원과 국내 정치풍토에 대해 일침을 가한다. 그는 ‘패거리 셋이 오로지 저희 패의 두목 김씨 한 사람을 위하여 일년 열두달 난장판을 벌이는 것이라면 딱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정치판을 ‘향내가 진동해도 꼬여드는 것은 진딧물과 개미뿐인 꽃’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물이 약이라는데’(97년 4월)에서는 여러 나라를 여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처럼 물 맛이 좋은 나라가 없음을 강조한다. 또 맛 좋은 물을 마실수 있는 행복을 자각하지 못하고 함부로 물을 오염시키고 있는 현실을 한탄한다. 예순에 접어들고 있는 이문구씨는 이번 산문집을 통해 보통사람들이 곰곰이 되새겨야 할 소중한 삶의 가치들을 전한다

시사종합지 다리 2000년 봄호로 복간

1970년대 초반 자유·민권의 수호와 민족 활로의 개척을 위해 정론직필에 앞장섰던 시사종합잡지 ‘다리’지가 2000년 첫 봄을 맞아 계간‘다리’로 복간됐다. 당시 ‘오적’ 필화사건의 주역이었던 김지하시인의 희곡 ‘구리 이순신’과 풍자시 ‘앵적가’ 등을 비롯해 한승헌, 리영희, 김동길 등 당대의 쟁쟁한 논객들의 뜨거운 쟁점을 내장한 논문을 꿋꿋이 실어 지식인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도 했다. 그러나 1971년 ‘4·27대통령 선거’를 두달 앞두고 일명 ‘다리誌 필화사건’으로 권력의 감시를 받으면서 문학평론가 임중빈이 1970년 11월호에 학생의 날 특집으로 쓴 논문 ‘사회참여를 통한 학생운동’이 반공법 위반혐의로 필자와 발행인 등 3명이 구속되는 고초를 치루기도 했다. 이번에 복간된 계간 ‘다리’는 국내 최고의 필력가들이 참여, ‘실천가능한 개혁’을 화두로 수준높은 담론을 펼치는 시사종합지를 지향하고 있다. 함세웅신부가 쓴 권두시론 ‘김대중대통령께 드리는 글’은 국민의 정부출범 이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에서 드러나는 역기능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한 함 신부 특유의 직언을 느낄 수 있다. 긴급기획‘빈곤은 계속된다’에서는 현행 복지정책의 개선방안을 점검한 ‘빈곤인구 1천만명, 우리시대 빈민들은 어떻게 살아가나(류정순)’와 평등과 불평등의 문제를 이론적으로 정리한 ‘평등이란 무엇인가(박호성)’,‘자유의 평등에 대한 성찰:불평등의 재검토(박영호)’ 등이 실려있다. 또 ‘21세기를 전망한다’라는 주제로 마련된 특집Ⅰ은 한국의 정치, 경제, 언론 등을 다루고 있으며, 특집Ⅱ ‘21세기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하여’에서는 곽병선 한국교육개발원장 등 6인이 우리 교육의 현실을 현장사례를 짚어가며 심도있게 파헤쳤다. /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소설가 서영취씨 비익조의 연가 발간

중견 소설가 서영취씨가 새천년 시작과 더불어 장편 소설 ‘비익조의 연가’를 내놓았다. (작은세상刊) ‘비익조’란 날개와 눈이 각각 한쪽씩 밖에 없어 암수 새가 짝짓기를 해야만 날아갈 수 있다는 전설속의 애틋한 새를 말한다. 작가 서씨는 그 비익조를 국가권력과 민중들에게 상징적으로 투영시켜 지난 1990년대의 이나라 시대상황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20세기말 허균문학상과 열린문학상을 연이어 수상한 서작가의 소설은 절묘한 해학과 멋스러운 비유로 가득하다. 물처럼 바람처럼 흐르던 기존의 문체에 도끼날같은 날카로움을 더한 이번 작품은 제2권으로 가난의 세월을 헤쳐가고 있는 서민들이 주 대상이다. 그 중에서도 작가는 특히 IMF라는 초유의 경제파국을 맞은 국가를 떠받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민초들을 밀도있게 그려내고 있다. 한반도를 하나의 인물로 그린 것도 한국소설사상 초유의 일이지만 한국의 문학풍조상 당시대의 아픔이나 모순을 그려내는 작가들이 드물다는 점에서도 IMF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는 이 소설은 특이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IMF는 어떻게 해서 이 땅에 상륙했으며 민초들과 국가권력, 그리고 재벌 및 중소기업들은 어떤 행동을 보이고 시련을 겪고 있는가. 그리고 그들은 어떤 고리로 연결되어 21세기를 맞아야 하는가. 이 화두에 대해 작가는 한반도를 실직한 40대 남성 백지한에게, 그리고 이 나라 민초들을 청순한 소녀 홍수련에게 대비시켜 수구세력들과 치열한 싸움을 시킨다. 백지한은 수구세력의 대표격인 나팔호와 정일육에게 철저히 농락당하며 인생의 황금기인 30대 중후반과 40대 초반을 감옥을 들락거리고 보내다 그 사이 가족과 명예, 재산을 모두 잃는다. 그러나 그런 통탄할 음해를 당하면서도 유순하기 짝이 없는 백지한은 응징이나 보복 대신 관용과 용서만 베풀며 끊임없이 수난을 당한다. 이를 보다 못한 백지한의 양녀 홍수련은 복수의 칼날을 가슴에 담고 백지한의 친구인 영봉스님에게 도움을 청한다. 검술의 달인이자 거룩한 중생심으로 넘치는 영봉스님은 고민 끝에 결국 참선에 치우치고 있는 기존의 스님생활을 포기하고 홍수련을 도와 검술을 가르치게 되고 이에 드디어 홍수련의 나팔호에 대한 복수의 활극이 시작되는데... 진해 거제 부산 마산의 아름다운 바닷가를 배경으로 찍은 한편의 액션영화를 보는 듯한 ‘비익조의 연가’는 기존 소설의 형식과 틀을 과감하게 파괴하며 속도감있게 펼쳐진다. 한국경제 및 한국문화가 이대로 가다가는 머지않아 또다시 제2의 IMF를 만들고 말것이라고 강조하는 서영취 작가의 이번 소설은 여러 가지 면에서 한국소설사에 하나의 획을 그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동의보감 관련서적 인기

민족의학의 자주성을 이룩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명의 허 준이 MBC 창사특집 드라마로 제작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출판·서점가에서도 동의보감 관련 서적들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출판계에 따르면 드라마 허 준의 원작 ‘소설 동의보감’(이은성·창작과비평사)은 지난 90년 출간이래 390만부의 판매고를 기록한데 이어 최근 드라마 방영에 힘입어 판매부수를 부쩍 늘려가고 있다. 건강·의학 부문 서적인 ‘TV 동의보감’(신재용·학원사), ‘동의보감 100변 100답’(신재용·국일미디어), ‘음식 동의보감’(편집부·학원사)도 베스트셀러 상위서열에 랭크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드라마 ‘허 준’의 열기는 아동분야 서적 판매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 준과 동의보감’(이광웅·예림당), ‘만화 허 준과 동의보감’(황인환·문공사)등 어린이 서적도 덩달아 판매부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 이처럼 이미 나와있는 동의보감 관련 서적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동의보감 서적들도 잇따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올들어 생활속 음식과 약재를 이용해 병을 예방·치료할 수 있는 건강법을 소개한 ‘신 동의보감’(신재용·학원사)과 허 준의 일대기를 담은 어린이 소설인 ‘허 준과 동의보감’ (송기웅·꿈동산) 등이 출간됐다. 앞서 작년말에도 한의학 박사인 김정동씨가 성의학 문제를 동의보감 내경편을 토대로 풀어쓴 ‘성 동의보감’(개벽), 전 서울대 약학대 학장인 홍문화 박사가 쓴 ‘허 준 동의보감’(아침나라) 등이 나온 바 있다. /연합

김상수씨 사회문화예술 비평집 출간

작가와 연출가, 설치미술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상수씨의 사회, 문화, 예술 비평집 ‘착한 사람들의 분노’(생각의 나무)가 출간됐다. 자본의 횡포, 사회지도층의 부패, 상식을 뛰어넘는 정치판, 뒤처져 낙오된 실업자들, 가속도가 붙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 자신의 밥 그릇과 권력에만 몰두하는 사회지도층 인사. 이런 모순을 안고 있는 우리 시대의 현실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인간에 대한 애정과 공동체에 대한 애정으로 저자는 일관하고 있다. 온통 나라를 들끓게 한 옷로비 사건, IMF 극복과정에서 정부가 제시한 정리해고, 인간을 욕망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자본주의 등 우리가 직면한 사회문제와 현상에 대한 일반인의 솔직한 견해도 전해준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저자는 국내 미술전시와 영화에 대한 비평도 서슴지 않고 있다. “국립미술관은 백남준 기념관이 아니다. 미술관은 위대한 예술가를 기념하는 공간이 아니고 국민대중이 노동으로 지샌 일상을 달래고, 꿈과 희망과 반성의 시간을 갖는 일반대중의 민주적인 장소다.” 여느 비평가로부터 쉽게 듣기 어려운 국내 미술전시 행태에 대한 일격이다. 저자는 또 코미디와 액션 위주로 흐르는 우리 영화계에 진지한 성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신이 담긴 영화, 리얼리즘이 있는 영화, 감동이 있는 영화가 흥행보다 더 중요함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조선총독부 금강산 계발계획안 공개

조선총독부가 1920, 30년대에 금강산을 종합적으로 개발하려 했으며 이를 위해 방대하고 치밀한 개발계획안을 세웠던 것으로 28일 밝혀졌다. 이런 사실은 독도박물관장이자 서지학자인 이종학씨가 10여년전 한 고서점을 통해 입수한 「금강산풍경계획안」등 조선총독부 금강산개발계획안 관련 11종의 문서를 공개함으로 밝혀졌다. 이 계획안에는 금강산 일대를 풍경지구와 시설지구로 각각 나눠 호텔과 콘도, 골프장,스키장,수영장 등의 최첨단 관광시설을 유치하려 한 내용을 담고 있다. 더구나 이 계획안은 관광객 유치와 편의를 위해 이곳에다 비행장까지 건설하려 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당시로서 뿐만 아니라 오늘날 기준으로도 최첨단 구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종학 소장은 일제의 이런 금강산 계발계획은 1928년 11월 조선총독부 정무총감이 이 일대를 답사하고 난 뒤 본격적으로 추진됐다고 말했다. 즉 이 때 정무총감은 금강산 온정리 소학교를 둘러보는 자리에서 “금강산을 국립공원으로 해 달라”는 지역 주민들의 청원을 받아들였다. 이런 사실은 1928년 11월7일자 『경성일보』에도 실려 있다. 이런 방침에 따라 조선총독부는 조경학자인 우에하라(上原)와 공원계획 전문가인 다무라(田村) 등을 초빙해 각각 개발계획안을 제출케 하고 총독부 또한 1.2안을 입안해 상호 보완하는 등 장기간에 걸쳐 금강산 계발계획안을 마련했다. 총독부는 이를 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1931년 4월1일 관보 제1274호로 국립공원법을, 1937년에는 훈령 제41호로 금강산 탐승시설 조사위원회 규정을 통과시켰다. 총독부의 이런 장기적이고 치밀한 계획은 중일전쟁 및 태평양전쟁 발발 등으로 재정난에 허덕이면서 무산됐다. 그러나 일제가 마련한 금강산개발계획안은 70년이 지났지만 오늘날에도 참고할만한 부분이 적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 개발계획은 환경영향을 먼저 고려했다. 이번에 공개된 금강산 개발계획안 11종은 ‘금강산풍경계획안’, ‘제1회 간사회 금강산풍경계획안’,‘금강산탐승시설계획안’,‘금강산탐승시설계획안’,‘금강산보승조사우에하라촉탁구두복명개요’,‘다무라박사조사보고’,‘국립공원법’, ‘국립공원법 시행령’, ‘국립공원법시행규칙 계획안’ 및 관련 법령으로 이뤄져 있다.

3월 문화인물 조선중기 문신 김 육

문화관광부는 대동법(大同法)의 시행과 동전의 통용 등을 통해 경세이념을 구현한 조선 중기의 문신 잠곡(潛谷) 김육(金堉:1580∼1658)을 3월의 문화인물로 선정했다. 김육은 인조반정 이후 본격적인 벼슬길에 나서 음성현감ㆍ병조좌랑ㆍ병조정랑ㆍ충청감사ㆍ한성부우윤ㆍ우의정ㆍ영의정 등을 지냈다. 그는 관직에 있는 동안 공물(貢物·특산물)을 쌀로 통일해 바치는 대동법을 전국으로 확대할 것을 줄곧 주장했으며 동전 사용을 강조해 민생의 안정과 유통경제의 혁신을 가져오는데 크게 기여했다. 또 서양역법인 시헌력(時憲曆) 도입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가 하면 수레와 수차(水車)의 보급에 힘쓰기도 했다. 파당적 이해나 자리 보존에 연연하지 않고 확고한 소신으로 백성을 위한 정책을 추진했으며 선진 외국의 문물을 배우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저서로 ‘조천일기’ ‘구황촬요’ ‘유원총보’ ‘해동명신록’ ‘잠곡유고’ 등을 남겼으며 18세기 실학의 융성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된다. 문화부는 김육 선생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기 위해 3월 14일 온양 신정호에서 글짓기대회와 그림그리기대회를 개최하고 3월 30일 온양역 광장에서 추모제를 여는 한편 내달중 전기도 발간할 예정이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경기도립국악단 새로운 CD발간

신국악운동을 전개하며 우리음악의 전승 보급에 심혈을 기울여온 경기도립국악단(예술감독 이준호)이 새로운 CD를 발간했다. 96년 창단이후 2번째로 낸 음반으로 도립국악단이 정기연주회를 통해 발표한 바 있는 창작곡을 실었다. 수록된 작품은 ‘전폐희문과 대금시나위를 위한 ‘겁(劫)’’을 비롯, ‘17현 가야금과 국악관현악을 위한 ‘꼬마각시’’, ‘‘성주굿’을 위한 국악관현악’, ‘거문고 협주곡 ‘달무리’’, ‘생황협주곡 ‘풍향(風香)’’ 등으로 국악 관현악단의 연주에 탄탄한 실력을 갖춘 중견국악인들이 협연을 했다. 김영동 작곡·안성우 협연의 ‘전폐희문과 대금시나위를 위한 겁’은 왕실의 엄격함과 장중함을 표현한 전통 제례음악인 종묘제례악과 민간 무속신앙에서 파생한 음악으로 자유스러운 연주형태를 갖고있는 시나위가 절묘하게 결합된 음악으로 안성우의 대금연주가 돋보인다. ‘17현 가야금과 국악관현악을 위한 꼬마각시’(이병욱 작곡·민의식 가야금)는 코믹하면서도 밝은 모습을 지닌 꼭두각시춤의 음악을 주제로 활용해 자유스럽게 전개한 곡으로 가야금의 전통과 현대주법을 적절히 수용했다. ‘성주굿을 위한 국악관현악’(이준호 편곡·조갑용 소리)은 영남지방에서 주로 정월대보름에 불리던 성주굿을 국악관현악으로 새롭게 작곡한 것으로 복을 부르고 액을 쫓으며 한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내용을 담고있는데 조갑용씨의 소리가 감칠맛나고 구수하다. ‘거문고 협주곡 달무리’(정대석 작곡·채주병 거문고)는 달을 바라보며 그리는 그리움과 달을 맞는 달맞이의 즐거움, 신비한 달무리를 중후한 거문고 독주와 관현악을 통해 표현했으며, ‘생황협주곡 풍향’(이준호 작곡·손범주 생황)은 살갗에 스치는 바람의 부드러움과 향기를 느끼면서 26개의 죽관에서 뿜어 나오는 소리의 조화와 자연 친화적인 악기들과의 대화가 멋진 곡이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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