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연출가, 설치미술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상수씨의 사회, 문화, 예술 비평집 ‘착한 사람들의 분노’(생각의 나무)가 출간됐다. 자본의 횡포, 사회지도층의 부패, 상식을 뛰어넘는 정치판, 뒤처져 낙오된 실업자들, 가속도가 붙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 자신의 밥 그릇과 권력에만 몰두하는 사회지도층 인사. 이런 모순을 안고 있는 우리 시대의 현실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인간에 대한 애정과 공동체에 대한 애정으로 저자는 일관하고 있다. 온통 나라를 들끓게 한 옷로비 사건, IMF 극복과정에서 정부가 제시한 정리해고, 인간을 욕망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자본주의 등 우리가 직면한 사회문제와 현상에 대한 일반인의 솔직한 견해도 전해준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저자는 국내 미술전시와 영화에 대한 비평도 서슴지 않고 있다. “국립미술관은 백남준 기념관이 아니다. 미술관은 위대한 예술가를 기념하는 공간이 아니고 국민대중이 노동으로 지샌 일상을 달래고, 꿈과 희망과 반성의 시간을 갖는 일반대중의 민주적인 장소다.” 여느 비평가로부터 쉽게 듣기 어려운 국내 미술전시 행태에 대한 일격이다. 저자는 또 코미디와 액션 위주로 흐르는 우리 영화계에 진지한 성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신이 담긴 영화, 리얼리즘이 있는 영화, 감동이 있는 영화가 흥행보다 더 중요함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문화
경기일보
2000-03-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