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경기교육] 백성 구한 정치인

지금의 정치인들을 보면 진정으로 시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는 의심이 든다. 자신들의 잇속 채우기에 바쁜 탐욕스러운 정치인들을 보면 충분히 세상을 바꿀 만한 힘이 있음에도 저런 식으로 힘을 낭비한다는 일이 안타깝게만 보인다. 권력은 타락하고 부패하기 마련이라는 말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조선시대에 이미 이러한 말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정치인이 하나 있었다. 바로 김육이다. 김육은 선조 때 태어나서 효종 때까지 공직 생활을 한 조선 시대의 관료였다. 김육의 젊은 시절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김육이 13살이 되던 해에는 임진왜란이 발발했고 15살일 때는 아버지를 잃고 소년가장이 됐으며 22살에는 어머니마저 잃고 고아가 됐다. 어렵게 들어간 성균관에서는 당시의 집권세력이었던 대북파와 맞서다 대과 응시 자격을 박탈당했고 어렵게 익힌 학문이 물거품이 되자 결국 시골에 들어가 살게 된다. 시골에서의 삶도 수월하지는 않았다. 시골에서 낳은 아들은 7개월 만에 죽었고, 딸 또한 태어난 지 2년 만에 죽었다. 이렇게 고난이 계속되던 중 김육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당시 정치 상황을 보았을 때 집권 중이었던 세력은 광해군과 이를 지지하던 북인이었다. 그러나 광해군의 중립외교를 비롯한 여러 정책에 불만을 가졌던 나머지 세력은 광해군의 폐모살제를 명분으로 인조반정을 일으키고 광해군과 북인을 몰아낸 뒤 새롭게 정권을 장악한다. 인조반정이 일어나면서 광해군 때 처벌받았던 김육은 정계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시골로 낙향한 뒤 고단한 백성들의 삶을 직접 체험했던 김육은 민생을 구제하겠다는 큰 뜻을 품고 대과에 합격, 본격적으로 정치를 시작하게 된다. 민생을 구제하려고 노력했던 김육은 호패법 완화, 행정구역 재조정 등 여러 정책을 추진하였는데 그중에서도 김육을 상징할 수 있는 정책은 바로 대동법일 것이다. 낙향한 뒤 공납의 폐단을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했던 김육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일생을 바친다. 조선 시대에서 백성들은 나라에 조세, 공납, 역을 수행해야 했다. 조세는 쌀을 내는 것이고 공납은 그 지역의 특산물을 내는 것이며 역은 노동력을 바치는 것이다. 이 중에서 공납에서의 폐단이 심각했는데 관리가 특정 상인이 파는 특산물 외에 다른 특산물을 받지 않아서 백성들이 그 상인에게서만 특산물을 사게 만들어 그 상인에게 부를 안겨주고 관리가 사례금을 받는 등의 폐단이 존재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특산물 대신 토지 1결당 미곡 12두를 걷는 대동법이 발의되지만 제대로 실행되지는 않고 있었다. 김육은 대동법을 반드시 실행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여러 정치적 반대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우직하게 대동법을 밀어붙였다. 그의 영향으로 대동법은 경기도에서 시작돼 충청도, 전라도까지 확산돼 수많은 백성들을 구하게 된다. 그 후 효종 때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도 김육은 호남 대동법을 생각하고 백성들의 삶을 걱정하며 생을 마감한다. 승정원일기를 살펴보면 허황된 말에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정책을 밀고 나가는데 영부사 김육보다 더한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한밤중에 자리에 누워 있다가도 그의 죽음을 생각하면 마치 나라의 기둥을 잃은 듯하다라고 효종이 말하며 5일간 조회를 보지 않을 정도로 굉장히 슬퍼했다고 한다. 늘 가슴 속에 꿈을 가지고 젊은 시절의 고통에 극복해내어 평생을 백성을 위해 살며 수많은 사람을 구했던 김육은 가히 조선 시대 최고의 명재상이라 불릴만하다고 생각한다. 늘 약한자들을 위했던 그의 존경스러운 모습을 나도 꼭 본받아야겠다고 느꼈다. 김재현 군포고

[청렴칼럼] 함께하는 청렴

청렴이란 무엇일까? 청렴의 정의는 무엇일까? 청렴 업무담당자로서 매번 생각하고 되뇐다. 인터넷 포털 창에 청렴을 검색해보면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나온다. 뭔가 추상적이라고 생각되지만 청렴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는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에게 정직, 공정, 책임, 배려, 절제, 약속 이 6가지 청렴 덕목을 말한다. 바로 이것, 우리가 도덕적으로 행하는 모든 행위이다. 서로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거나, 무거운 물건을 나르는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 함께 도와주는 것, 길을 가다 앞서가는 사람의 떨어뜨린 손수건을 주워 주는 것, 지하철에서 몸이 불편한 사람을 보면 자리를 양보하는 것, 환경을 보호하는 마음으로 일회용품을 줄이는 것 등 일상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고 접할 수 있는 이런 행동 하나하나가 청렴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코로나19가 일상생활은 물론 교육계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피로감이 한계에 다다르고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이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부정과 비리는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으므로 청렴은 대내외적 환경과 관계없이 항상 내면에 지녀야 할 필수불가결한 덕목이다. 올해 우리 기관의 청렴 방향은 참여형 청렴문화 조성이다. 청렴문화 조성을 위해서는 어느 한 개인이나 단체의 강요가 아닌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자발적 참여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이에 우리 교육지원청에서는 대상별 맞춤형 청렴교육은 물론 수평적인 직장문화 조성을 위한 청렴 소통데이를 진행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청렴캠페인을 운영한다. 또한, 개개인의 재주로 표현이 가능한 청렴공모전을 개최하고 학교와 학생, 교직원이 자율적으로 청렴을 실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청렴 협력학교 등 다양하게 구성하여 추진하고 있다. 이 글을 정리하며 필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청렴은 개인의 관심과 참여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거창하게 무엇을 해야 되는 것이 청렴하다.라고 하기보다 일상 속에서 자연스레 도덕적 행위를 하는 것 그리고 청렴에 대해 귀를 기울이며 꾸준한 관심을 갖는 것이야말로 청렴하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더 나은 청렴한 우리가 되길 기대해본다. 정민지시흥교육지원청감사담당관(센터) 주무관

[꿈꾸는 경기교육]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과 사회학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는 요즘, 인공지능 기술이 응용되는 분야가 늘어나고 있고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발달하는 인공지능이 인류의 존속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필자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는 인류의 한 개인으로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고 우리의 생활 속에서 인공지능이 활용되는 사례에는 어떤 것이 있을지 궁금증을 갖게 됐다. 궁금증을 해소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인공지능과 사회학을 엮어 칼럼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료조사 과정을 거쳐 본 칼럼을 작성하게 됐다. 첫 번째로 소개할 인공지능 활용 사례는 맞춤형 정보 제공 서비스다. 맞춤형 정보 제공 서비스는 이용자의 성향을 파악해 이용자가 관심 있어 할 정보를 우선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맞춤형 정보 제공 서비스의 이용자 특성 파악 과정에는 인공지능이 활용된다. 예를 들면 넷플릭스는 전문 인력을 동원해 각각의 콘텐츠의 특성을 나타내는 태그를 단 후 여러 알고리즘을 혼합해 정확도를 높인 자체 제작 블렌딩 알고리즘을 탑재한 인공지능을 통해 이용자가 콘텐츠를 관람할 때마다 그 콘텐츠에 붙어 있던 태그와 영상에 대한 만족도를 분석해 이용자가 어떤 특성을 보인 콘텐츠를 좋아하는지 분석한다. 지속적인 분석을 통해 인공지능은 어떤 콘텐츠를 시청했을 때 이용자의 만족도가 가장 높을지 알아내고 결과적으로 그 콘텐츠를 이용자에게 추천해 이용자의 서비스 이용 시간을 늘리고 만족도를 높인다. 해당 사례에 사용된 수학적 개념은 베이즈 정리이다. 베이즈 정리는 조건부 확률과 연관된 공식으로 사전 확률을 바탕으로 사후 확률을 구할 때 사용되는데 방금 소개한 넷플릭스의 이용자 특성 분석 과정에서 사용된 블랜딩 알고리즘의 일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이 베이즈 정리를 응용한 나이브 베이즈 알고리즘이다. 여기서 나이브라는 영어단어는 단순한이라는 뜻이고 이 알고리즘은 사전 확률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변수들의 영향력이 모두 동등하다고 단순하게 가정한 뒤 베이즈 정리를 통해 사후 확률을 구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어찌 보면 비논리적으로 보이는 나이브한 특성에도 불구하고 이 알고리즘은 상황에 따라선 딥러닝을 이용한 최신 알고리즘보다 정확도가 높을 정도로 정교하다. 이런 원리로 작동되는 맞춤형 정보 제공 서비스에는 문제점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방식으로 맞춤형 정보 제공 서비스가 계속 제공된다면 기업의 단기적 이익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론 이용자들의 확증 편향을 증폭시키고 고정관념과 편견을 강화해 사회 통합을 저해하리라 생각한다. 특히 SNS에서의 맞춤형 정보 제공 서비스는 이용자가 자신의 입맛에 맞는 뉴스만을 보게 하는 원인이 되고 이는 같은 성향을 가진 사람들 간의 필터 버블(인터넷 정보 제공자가 이용자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함에 따라 선별된 정보에 둘러싸이게 되는 현상)을 형성해 각각의 버블 안의 사람들이 우물 속 개구리가 되는, 즉, 각 집단이 단편적 정보를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돼 집단 간 갈등이 심화하는 결말을 맞게 되리라 생각한다. 요즘에 이슈가 되는 성별 간의 갈등은 내 생각을 반증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소개할 사례는 구글 트렌드다. 구글 트렌드는 구글 검색어와 시청 동영상을 바탕으로 한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이다. 구글 트렌드를 이용하면 특정 키워드의 검색량을 지역과 시간에 따라 나눠서 볼 수 있고 연관 주제와 검색어도 확인할 수 있다. 많은 측면에서 인공지능이 사용된 이 서비스에서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사회학(검색어), 사회학(학문 분야) 같이 맥락에 따라 키워드를 구분해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이 기능엔 기계학습을 통해 키워드가 쓰인 전후 상황과 키워드가 속한 글의 주제를 인공지능에 학습시킴으로써 사용자가 사회학(학문 분야)을 선택하면 언어에 상관없이 사회학이란 학문에 대한 전 세계의 검색량, 연관 주제, 연관 검색어를 제시하게 하는 원리가 담겨 있다. 사회과학 연구원들에게 구글 트렌드는 매우 고마운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알고 사회구성원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사회 조사의 기초라 할 수 있는데 구글 트렌드는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사회의 여론과 구성원들의 생각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고 이는 사회조사 활동을 수행할 때에도 큰 도움이 된다. 사회의 동향이 모든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것도 정보의 평등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때 다수의 관심사와 생각에 대한 정보에 집중해 소수의 생각과 의견에 귀 기울이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구글 트렌드를 이용하는 사람은 다수에 동조하는 경향이 강한 인간의 본성을 자각하고 다수의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자신의 고유한 특성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지속적인 성찰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드림 평택 한광고

[교사들의 연구활동 학습공동체-道교육연구회] 26. 경기도중등사회교육연구회

경기도중등사회교육연구회(이하 연구회)는 지난 2001년 결성돼 지금까지 사회교육 발전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모든 교과가 시대의 변화에 맞춰 교육내용과 방법을 새롭게 모색하겠지만 가장 민감하게 그 변화를 반영해서 변화해야 하는 교과가 바로 사회 교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따라서 매년 변화하는 법령과 제도 그리고 사회 쟁점들을 반영해 수업을 구성하고, 수업 과정 속에서 자신들 만의 생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것이 사회교사의 숙명이다. 그러나 이 험난한 길도 함께하는 동료가 있다면, 그래서 서로 가진 것들을 나눈다면 훨씬 그 무게가 가벼워지고 또 즐거운 길이 될 수 있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지고 지금까지 활동해온 것이 경기도중등사회교육연구회이다. 우리 연구회의 핵심 사업은 매년 학기별로 실시하고 있는 수업나눔 공개강좌이다. 연구위원들이 계획하고 실제 수업에 적용해본 수업의 노하우를 나누는 행사로 현장 교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코로나19로 집단 연수가 어려워진 작년과 올해에도 온라인으로 지원을 받아 실시하였는데, 매회 200여명의 사회과 교사들이 신청해 다양한 수업을 나눴다. 특히 첫 온라인 수업을 준비해야 했던 지난해 발 빠르게 온라인 수업 사례 나눔을 준비해 많은 사회교사의 어려움 해소에 도움이 됐다. 수업 관련 여러 연수들이 공공연수기관, 사설기관에서 제공되고 있지만 우리 연구회의 공개강좌가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높은 현장 적용성일 것이다.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은 동료가 직접 알려주는 수업 나눔은 당장 바로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살아있는 경험 나눔이기 때문이다. 또 효율적인 수업자료 나눔을 위해 수업나눔 공개강좌에서 선보였던 모든 수업과 관련된 자료, 학습지 등을 온라인 카페에 올려둬 언제든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우리 연구회의 가장 큰 자산은 바로 뛰어난 역량과 열정을 갖춘 연구위원들이다. 매년 수업에 열정과 전문성을 갖춘 중등사회교사들을 연구위원으로 모집해 운영하고 있다. 연구회의 수업 나눔 연수가 거듭될수록 연구위원들의 연수 능력도 높아져 박찬정(고림중 교사)이라는 게임 수업 분야의 인기 스타 강사도 배출하게 되었다. 실제 박찬정 선생님의 수업 나눔은 우리 연구회를 대표하는 소위 일타 강의로 자리 잡았다. 그 외에도 매년 새로운 연구위원들의 수업 나눔이 여러 사회 선생님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앞으로도 어떠한 교육환경의 변화에도 경기도 중등사회교육연구회는 함께하는 수업, 나누는 수업이라는 기본가치를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김민경 간사(화성 동탄국제고 교사)

[꿈꾸는 경기교육] 홍범도 장군, 고국에 잠들다

지난 8월15일 독립군 카자흐스탄에 묻혀 있었던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78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오랜 시간 카자흐스탄과 외교 협상 후 나온 결과이며 올해가 3ㆍ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라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고국으로 돌아온 것은 많은 의미가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홍범도 장군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영화 봉오동 전투 등을 통해 알려지며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렇게 홍범도 정군을 통해 독립을 위해 조국을 떠나 중국과 연해주를 떠돌며 겪어야 했던 고단했던 삶과 북한이 고향인 홍범도 장군이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홍범도 장군은 조선 말기 의병장이며 독립운동가이다. 1910년 국권 침탈 이후 만주에서 독립군을 지휘했으며 1920년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고 청산리 대첩 김좌진 장군의 북로군정서 군과 함께 일본을 대파했다. 홍범도 장군은 연해주에서 독립 활동을 하며 사회주의 영향을 받았다. 1937년 소련의 지도자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해 지냈으며 75세를 일기로 서거했다. 해방 직후,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고국으로 쉽게 모셔오지 못한 이유는 독립 이후 벌어진 이념 갈등과 한국 전쟁 때문이다. 냉전 시대에 카자흐스탄은 소련에 속해 있었으므로 카자흐스탄이 소련에서 독립한 이후 오랜 시간이 흐르는 동안에도 장군의 유해는 고국으로 봉환될 수 없었다. 한국뿐만 아니라 북한에서도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봉환하려는 시도가 이뤄졌다. 홍범도 장군은 평양이 고향인 항일 무장 투쟁의 상징이므로 장군의 유해를 봉환하는 것은 북한의 국가 정당성을 강화하려 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 조사단이 카자흐스탄의 홍범도 장군 묘소를 조사하고 카자흐스탄 정부와 유해 봉환에 원칙적으로 합의하며 양국의 협력으로 여러 가지 정치적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자 봉환이 추진된 지 30년의 세월이 흐른 뒤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귀국길에 오를 수 있었다. 2021년 8월18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홍범도 장군의 유해 안장식이 거행됐다. 카자흐스탄과 홍범도 장군의 묘역을 보존하기로 합의하고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현지 고려인에게 정신적 지주였던 홍범도 장군은 현재 그곳에 거주하고 있는 그 고려인들의 후손에게 여전히 민족적 자긍심과 정체성을 세워주는 상징적 인물이므로 장군의 묘역이 잘 보존되도록 지속적인 관리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아직도 만주, 연해주 일대에는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독립 유공자들이 많이 안장돼 있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을 시작으로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돌아가신 분들을 고국으로 모시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쉬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금 한국의 위상은 많이 높아져 있다. 이런 국제적 위치에 오르기까지 우리가 잊고 지내는 독립 유공자들의 희생 위에 만들어진 영광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유한빈 안산 강서고

[꿈꾸는 경기교육] 전쟁이 가져오는 고통, 우물 파는 아이들

우리의 유년 시절을 떠올려보자. 친구들과 뛰어놀고 어린이집 혹은 유치원에 가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교육의 기회를 받았다. 우리는 이런 것들을 혜택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많다. 그러나 지구 반대편에는 친구들과 놀고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과거에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희생되고, 수자원 부족으로 물 공급조차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이 많았다. 이러한 상황이 지금 완전히 해결됐다고 볼 수 없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지역 간의 격차는 심화하고 지금도 엄청난 거리의 여정을 보내며 물을 기르고 다니는 제3 세계의 사람들이 지구에 존재한다. 린다 수의 우물 파는 아이들에는 열악한 상황 속에서 생존해 나가는 두 아이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책에는 두 가지 이야기가 등장한다. 하나는 1985년, 살바의 이야기로 실제로 일어난 일에 대한 실화이다. 다른 하나는 2008년, 니아의 이야기로 허구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살바는 딩카족, 니아는 누어족인데, 딩카족과 누어족은 수년간 수자원이 많은 지역을 두고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1985년의 어린 살바는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도중 전쟁이 일어나 학교에서 나오고 가족과 떨어지게 된다. 그는 다른 딩카족들과 뭉쳐 긴 여정을 가는데 이때 그는 마리엘이라는 자신 또래의 아이와 친구가 되고 삼촌도 만나게 된다. 하지만 마리엘은 여정 도중 사자에게 먹혀 실종되고 삼촌은 총기를 든 누어족 군인들한테 살해당하게 된다. 반면, 2008년의 니아는 어린 동생을 돌보는 동시에 가족을 위해 멀리 나가 물을 길어온다. 니아의 동생은 더러운 물을 마셔서 심각한 배탈을 앓게 되고 니아는 물을 길으려고 먼 길을 걷다가 발 중앙에 가시가 박히게 된다. 살바는 삼촌을 잃은 뒤 자기 스스로 의지와 용기를 가지고 사람들을 이끌어 에티오피아에 도착하게 된다. 이후 니아의 마을에 우물이 지어진다는 소문이 들려온다. 살바는 니아와 같이 물에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었고 딩카족인 살바는 누어족인 니아와 인사하며 딩카와 누어의 화해를 암시하며 책은 마무리된다. 이 책에 등장하는 두 아이는 전쟁 속에서 나날들을 보냈다. 심지어 실존 인물이었던 살바는 성장기 자체를 전쟁통 속에서 보냈으며 자신의 친구가, 자신의 가족이 세상을 떠나는 것을 직접적으로 본 인물이다. 이 책을 보면 전쟁이 얼마나 큰 비극을 몰고 오는지를 느낄 수 있다. 만약 살바가 정신적으로 강인하지 않고 연약한 인물인 상태에서 살바 눈앞에서 성인 두 명이 총으로 삼촌을 쏘아서 살인했다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살바는 정신력으로 버틸 수 없어 인생을 포기하거나 에티오피아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지 못했을 것이다. 전쟁은 죄 없는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심지어 직접적으로 죽이진 않더라도 신체적 상처를 입히거나 정신적으로 매우 큰 트라우마를 남길 수 있다. 우리나라도 사실상 전쟁 중이다. 휴전 중인 것이지, 종전이 아니다. 우리에게 전쟁은 남일 얘기가 아니라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한반도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 계속해서 서로에게 공격적인 태도만을 취하고 무기만 개발할 것인지, 잘 화합하는 협력의 방안을 선택할 것인지 우리 모두 고민해 보아야 한다. 공격적인 태도, 무력으로 이겨보겠다는 태도가 모두를 역사적 비극으로 몰고 가는 막중한 실수가 될 수 있다. 조수빈 용인 어정중

[교사들의 연구활동 학습공동체-道교육연구회] 25. 경기도초등중국어교육연구회

초등학교에서는 중국어를 배울 기회가 많이 없다. 인기 있는 제2외국어로 떠오르는 중국어를 초등학생들에게도 가르치면 어떨까? 이러한 발상으로 2020년 경기도초등중국어교육연구회가 탄생하게 됐다. 이름만 들어도 긴 경기도초등중국어교육연구회(이하 중국어연구회)에서는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중국문화, 언어와의 융합을 추구한다. 글로벌 시대로 도약하면서 영어뿐만 아니라 중국어도 접할 기회가 생긴다면 초등학교 시절에 배운 중국어 교육을 발판삼아 꿈을 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따라서 동아리 시간과 교과 시간을 활용해 일상회화, 중국문화, 중국 전통 놀이, 만들기의 기회를 주기 위해 자료를 만들어 교사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중국 교과 연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교사들 간의 중국문화 체험(외부 연수, 맛집 탐방, 중국드라마 및 영화 감상)의 기회를 추구한다. 수준별 중국어 스터디를 개설해 자신에게 맞는 수준별 공부를 하면서 중국어 구사 능력도 함양할 수 있다. 올 상반기 학교 밖 전문적학습공동체를 개최해 맛있는 중국 음식에 관한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비록 비대면(ZOOM)으로 이뤄지기는 했지만, 많은 선생님들의 관심 속에 중국 내 지역별 음식 문화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서울 지역의 중국 음식 맛집 추천도 받았는데 기회가 된다면 맛집 탐방을 하기로 했다. 다음 전문적학습공동체 모임이 이뤄진다면 재료를 받아 여러 선생님이 직접 체험하면서 모임에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1~2학년, 3~4학년, 5~6학년 학년군 별로 나눠 교육과정 재구성 계획을 세우게 된다. 모임이 2주에 한 번 있기 때문에 한 번 교과 재구성을 할 때마다 한 달~한 달 반의 시간이 소요된다. 학년군 별로 모이게 되면 주제를 선정한다. 예를 들어, 중국 동화와 한국 동화의 비교가 주제로 선정됐다고 가정하자. 국어의 작품 속 세계와 현실 세계를 비교해 작품을 감상한다, 사회의 이웃 나라들의 인문적 특성과 교류 현황을 조사한다, 음악의 다양한 문화권의 음악을 듣고 음악의 특징에 대해 발표한다, 미술의 작품이 시대적 배경과 관련된다는 것을 이해한다와 같은 성취기준을 이끌어 중국 동화 마량의 신기한 붓을 들려주고 한국 동화의 술이 나오는 그림을 비교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활동지와 지도안을 계획한다. 중국 동화 하나로 중국의 수도, 먹는 음식, 역할극, 카드뉴스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들을 접할 수 있다. 한 달 주기로 중국어 스터디(어플 챌린저스 활용)를 개설한다.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스터디를 이끌어 간다. 중국어 언어 수준은 연구회 내에서도 다양해 개인별로 원하는 수준이 다르다. 따라서 수준별 개설(초급ㆍ중급ㆍ고급반)을 통해 자신이 매일 공부한 부분을 인증하거나, 책을 선정해 같이 진도를 나가는 방식으로 스터디를 진행하게 된다. 아직까지 성장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금과 같이 중국어 교육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자료들을 계획해 만들어 간다면 연구회 회원이 아니더라도 중국어 교육을 초등교육에 적용할 수 있는 시기가 오지 않을까 싶다. 아이들에게 교육을 제공하는 방식은 무궁무진하다. 지속적인 고민과 피드백을 통하여 연구회를 함께 만들어 간다면 큰 성장과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예지 회원(부천초 교사)

[꿈꾸는 경기교육] 악법은 법이 아니다

악법은 법일까? 나는 악법이 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아테네의 소크라테스가 왜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남겼는지 궁금했고, 이것은 변호사를 꿈으로 삼은 나의 가장 큰 궁금증 중 하나였다. 우선 소크라테스의 입에서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이 나오게 된 배경을 살펴보려면 아테네의 정치이념부터 살펴봐야 한다. 아테네는 민주주의가 꽃핀 시기로 유명하다. 아테네의 시민(노예, 여성을 제외한 남성)들은 정치에 참여할 수 있었고, 아테네의 시민들은 재판에도 참여할 수 있었다. 누구나 기소장을 작성할 수 있었고, 재판부마다 500명으로 이뤄진 배심원단이 재판의 결과를 다수결로 정했다. 그만큼 아테네에는 민주주의가 널리 퍼져 있었다. 이렇게 민주적으로 모든 절차를 완성했는데 소크라테스가 사형 선고를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소크라테스는 고대 그리스(아테네)의 철학자다. 그는 매우 많은 질문을 하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그가 사형 선고를 받게 된 것도 이것과 관련 있다. 그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여러 정치가, 유명인들에게 질문 공세를 통해 그들의 바닥이 드러나게 했고, 이것으로 소크라테스는 여러 지식인에게 미움을 사게 된다. 결국 소크라테스는 자신에게 반감을 품은 자들로부터 기소됐고, 재판이 열렸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에게 탈출을 권하는 제자들에게 내가 지금까지 아테네를 떠나지 않은 것은 아테네의 체제에 동의했다는 뜻이며, 설령 그 체제가 나에게 안 좋은 결과를 가져다준다고 할지라도 나는 받아들이겠다라고 말했다. 아마 이것이 악법도 법이다라는 뜻으로 전해지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생각했다. 소크라테스는 평소 무지한 다수보다는 현명한 소수가 낫다는 식의 발언을 해왔다. 이것은 민주주의가 바탕인 아테네에서 다소 위험한 발언일 수 있었지만, 그는 철학자답게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나는 이때 소크라테스가 아테네의 과한 민주주의가 언젠가 아테네를 무너뜨리는 독이 될 거야라고 예상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기 때문에 무지한 다수보다는 현명한 소수가 낫다는 식의 발언을 계속해 온 것이고, 사형 선고를 받은 그날 자신의 주장을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죽음으로 보여줬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죽는 상황이 오더라도 자신의 주장은 굽히지 않은 진정한 철학자였다고 나는 느꼈다. 어떤 친구가 악법은 법이 아니라고 주장한 나에게 물은 적이 있다. 악법은 왜 법이 아니야? 내가 답했다. 사람을 부정의하게 대할 우려가 있으니까. 정의를 수호해야 하는 법이 부정의하게 사람을 대할 수 있다는 것은 나는 이해할 수 없었고, 실제로 그런 법은 법의 가치를 잃으리라 생각했다. 아테네에서는 500명의 시민이 재판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증거의 중요성보다는 얼마나 동정심에 호소하느냐가 판단의 기준이 됐다. 한 사람에게 공정하게 재판받을 기회를 빼앗고, 무엇보다 인권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악법은 법이 아니다. 아테네는 민주주의가 꽃핀 중요한 시대였지만, 과하게 민주주의를 적용한 탓에 재판에서의 중요한 원칙 등(증거재판주의 등)은 제외됐고, 그것이 악법의 결과를 낳았다. 이상기 포천 관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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