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상을 앞다투는 ‘스포츠 강국’ 중국. 하지만 중국은 그동안 유독 축구에서만은 아시아에서도 2류 국가로 처지며 대접을 받지 못해 왔었다. 한국과의 대표팀간 경기에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이겨보지 못해 ‘공한증(恐韓症)’이라는 불명예까지 안고 있는 중국은 지난 58년 스웨덴 월드컵때부터 지역예선에 출전했으나 한국과 일본, 중동세에 밀려 한차례도 본선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이러한 중국이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 8천만 치우미들의 환호속에 44년만의 숙원을 풀며 세계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중국은 94년 프로리그 출범으로 중국 대륙을 축구의 도가니로 몰아넣으면서 축구 꿈나무들을 브라질, 유럽 등지로 보내 선진 축구를 습득하게 한 결과 단숨에 아시아 정상권으로 발돋움 했다. 특히 유고 출신 보라 밀루티노비치가 99년1월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감춰졌던 무한한 가능성을 꽃 피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86년 멕시코와 90년 코스타리카, 94년 미국, 98년 나이지리아를 잇따라 16강까지 끌어 올렸던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탁월한 용병술과 강력한 카리스마로 중국을 놀라운 조직력을 지닌 팀으로 변모시켰다. 4-4-2 시스템을 주로하는 중국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조직력이 강점. 우청잉-판즈이-두웨이-순지하이로 이어지는 포백과 골키퍼 지앙진과 안치 등은 최종 예선 8경기에서 단 2골만을 내주는 ‘철벽수비’를 자랑했고 세련미가 떨어지긴 하지만 간판 골잡이 하오하이동과 양천이 이끄는 공격진의 파워도 만만치 않다. 다만 미드필드에 ‘푸른여우’로 불리는 치홍을 제외하고는 내세울만한 선수가 없어 중앙 공격이 원활하지 못하고 단순한 ‘킥 앤 러시’전법에 의존한다는 것이 아킬레스건. 중국은 지역예선때 한국과 일본이 주최국으로 빠지긴 했지만 2차 예선에서 카타르, 오만 등 중동의 강호들을 가볍게 제치는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중국은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다음부터 밀루티노비치 감독과 협회간의 불화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등 불안한 행보를 보여왔다. 더욱이 브라질, 터키, 코스타리카와 한 조에 속해 결코 쉽지 않은 상대를 만나고도 협회의 외교력 부재로 올들어 세차례에 그칠정도로 변변한 평가전 한번 제대로 치뤄보지 못해 13억 중국인이 꿈꾸는 16강진출을 장담하긴 어려운 실정이다./정민수기자 jms@kgib.co.kr 코스타리카 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했던 코스타리카는 12년만에 다시 밟는 본선무대에서 영광의 재현을 노리고 있다. 5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9위인 코스타리카는 지난 2000년말 알렉산더 기마라에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한 강팀으로 변모, 북중미 최종예선에서 일찌감치 1위를 확정지었다. 기본적인 전형으로 3-5-2 시스템을 사용하는 코스타리카는 주전 대부분이 유연하고 탄력있는 신체조건을 갖췄으며 좌우 미드필더들의 빠른 돌파와 수비에서 최전방 공격진에 이어지는 한방의 패스를 앞세운 역습능력이 뛰어나다. 마우리시오 솔리스, 로날드 고메스 등 미드필더들의 중거리 슈팅능력 또한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물꼬를 터 주는 히든카드다. 코스타리카의 자랑은 잉글랜드 1부리그에서 활약중인 파울로 완초페와 롤란도 폰세카가 이끄는 최전방 공격진의 날카로운 득점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며 이를 입증하듯 북중미예선에서 완초페가 7골, 폰세카가 10골을 넣어 팀의 본선진출에 기여했다. 완초페는 민첩성과 골결정력이 좋은 191cm의 장신골잡이로 경기내내 어슬렁거리는 듯 싶다가도 결정적인 득점찬스에서 보여주는 ‘킬러본능’만큼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또 92년 18세의 어린 나이에 대표팀에 선발된 폰세카는 수비수들을 따돌리는 드리블능력과 예리한 헤딩슛이 장점으로 팀 공헌도 면에서는 오히려 완초페를 능가하는 선수다. 그러나 정작 코스타리카를 C조의 ‘복병’으로 꼽히게 하는 이유는 그들의 남다른 조직력 때문이다. 북중미예선에서 기용했던 선수가 28명에 불과할만큼 선수변동이 크지 않았던 코스타리카는 그중에서도 국내파 20명외에 유럽에서 뛰는 완초페와 고메스를 제외한 나머지 6명의 해외파들은 인근 북중미국가 클럽팀에 소속돼 있어 꾸준한 소집훈련으로 조직력을 다질 수 있었다. 게다가 주전선수 중 완초페와 루이스 마린, 애롤드 월러스, 레이나르도 팍스 등 상당수가 19세·21세·23세 대표팀에서 함께 뛰어왔다는 것도 이들의 강한 조직력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공격의 패턴이 완초페에게 집중되는 점이나 공수의 전환이 다소 늦다는 점, 월드컵 북중미예선에서 보인 원정경기 부진의 징크스를 깨는 일 등은 코스타리카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정민수기자 jms@kgib.co.kr
98년 부천 SK에 둥지를 틀때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이을용. 축구가 싫어 그라운드를 등졌다가 다시 축구화를 신기도 했던 이을용은 청소년대표-올림픽대표 등 엘리트코스를 밟아온 대부분의 국가대표와는 다른 행로를 걸어왔다. 이을용은 94년 강릉상고 졸업을 앞두고 축구에 관한 한 내로라하는 명문대에 진학하기로 됐으나 ‘실력외적인’요인이 작용하면서 대학의 꿈을 접어야 했다. 강원도 산골짜기의 황지초등학교를 시작으로 강릉중, 강릉상고를 거치면서 오로지 축구가 좋아 축구공에 매달렸던 이을용은 이때부터 어긋나기 시작, 축구에 대한 회의를 품게 됐다. 이런 이을용에게 얼마 지나지 않아 두번째 좌절이 찾아왔다. 대학간판보다는 실력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다시 축구에 매달렸으나 이번에도 비슷한 이유로 청소년대표팀에서 탈락했고 이 충격은 스무살 산골청년을 그라운드에서 떠나게 만들었다. 축구와 이별을 고한 이을용은 이곳저곳을 정처없이 방황하게 됐고 오로지 환락을 추구하기 위해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나이트클럽에서 웨이터로까지 할동하면서 지금까지 겪은 세상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를 경험했다. 그러던 이을용이 95년 한국철도 이현창 감독에 의해 다시 축구로 돌아오게 됐다. 고교시절 이을용의 기량을 높이 샀던 이 감독은 전지훈련차 강릉에 머물다가 소식을 접한 뒤 이을용이 웨이터생활을 하던 제천까지 몸소 찾아가 설득했다. 이을용은 이 감독의 끈질긴 설득에 한국철도(당시 철도청)소속으로 그라운드에 복귀했고 상무를 거쳐 97년 말 프로축구 신인드래프트에서 부천의 지명을 받았다. 97년말 결혼으로 마음의 안정을 찾은 이을용은 98년부터 부천 SK 막강 미드필더의 일원으로 활약했고 99년 3월 경기종료 직전 김도훈의 결승골로 세계 최강 브라질을 1대0으로 이긴 경기를 통해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제 이을용은 거스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가장 신뢰를 받는 선수중 한 명이다. 176㎝, 69㎏으로 뛰어난 체격은 아니지만 체력이 뛰어나고 넓은 시야에 패싱력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히딩크 사단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자리를 굳혔다. 그러나 일부 축구전문가들은 이을용이 공격적인 플레이가 부족하며 플레이중 집중력이 흐트러져 어이없는 패스미스가 나오기도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렇지만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90분내내 줄기차게 뛰는 것을 바라는 히딩크 감독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선수다. 지난해 8월 네덜란드전지훈련 이후부터는 한번도 대표팀에서 제외되지 않은 것은 히딩크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를 대변해주고 있다./정민수기자 jms@kgib.co.kr <프로필> 생년월일=1975년9월8일 체격조건=176㎝/69㎏ 출신학교 및 클럽=황지초-강릉중-강릉상고-한국철도-상무-부천 SK 국가대표팀 데뷔=99년3월 브라질과의 친선경기 대표팀 경기출전 횟수=17경기
수원시가 아디다스코리아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2002 수원-아디다스 4대4 유소년 월드 챔피온십 축구대회가 오는 28일 수원 연무대에서 개막식을 갖고 3일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이번 대회는 아디다스가 국내 유소년축구의 붐조성을 위해 지난 98년 첫 대회를 치른 4대4 유소년축구대회를 월드컵 개최도시인 수원시가 축구를 통한 국내·외 유소년들의 교류와 수원월드컵 홍보를 위해 유치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서울, 부산 등 국내 지역예선 우승팀과 수원시 대표팀, 유소년클럽을 비롯한 국내 16개팀에 중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세계 9개국 16개팀 등 총 32개팀이 참가, 한국 어린이와 세계각국의 어린이가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경기는 가로 40m, 세로 25m의 미니 경기장에서 한팀당 4명씩 골키퍼없이 월드컵과 똑같은 방식으로 조 예선전을 거쳐 토너먼트로 치뤄진다. 28일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시범경기가 펼쳐지며 대회 기간중 차범근, 클린스만 등 유명선수의 축구교실도 열린다./정민수기자 jms@kgib.co.kr
영원한 우승후보 삼바축구의 브라질. 지난해 벌어진 남미대륙 예선에서 실망스런 성적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브라질을 우승후보에서 제쳐놓기는 힘들다. 초대 월드컵부터 2002 한·일 월드컵까지 한번도 본선에 빠진 적이 없고 58년부터 94년까지 모두 4차례 우승컵을 안아 최다우승국의 명예를 보유한 브라질은 설명이 필요없다. 그러나 94년 프랑스 월드컵 준우승 이후 축구계의 부정부패 파문과 최근 3년간 4명의 감독이 바뀐 가운데 지역예선을 치르는 동안 무려 65명의 선수들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벗었을 정도로 대표팀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 이번대회에서는 선뜻 우승 후보로 점치는 전문가가 드물다. 자주 바뀌는 선수들은 제 자리를 찾지 못한 채 이리저리 바뀌는 감독들의 지도스타일에 우왕좌왕했고 이 결과 브라질은 지역예선 최종전에서 우루과이를 3대0으로 꺾고 간신히 3위를 차지, 네덜란드와 함께 2002 월드컵 지역예선 탈락이라는 최대 이변의 희생양이 될 뻔 했다. 더구나 노장 호마리우의 복귀를 놓고 말많은 자국내 축구 팬들과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간의 신경전이 끊이지 않고 있고 주공격수 호나우두의 부상까지 겹쳐 대표팀 전력이 최악의 상황까지 치달았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6년여동안 굳건히 지켜오던 1위를 내놓고 3위까지 추락했던 브라질은 최근 몇차례의 평가전을 통해 전성기때의 전력을 되찾아가고 있고 터키, 중국, 코스타리카 등 한수 아래의 국가들과 한 조에 속해 조수위는 무난할 듯 하다. 허리를 중시하는 3-5-2 시스템을 짜는 스콜라리 감독은 선수들에게 개인기에 의한 단독 플레이를 삼가하는 대신 미드필드에서부터 더욱 거칠게 상대를 압박하면서 공격과 수비의 전환을 빨리 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공격에는 최근 부상에서 회복한 ‘세계 최고의 골잡이’호나우두가 에디우손이나 데니우손과 투톱을 이룰 전망이다. 미드필더로는 세계 최고의 왼발 공격수 히바우두와 프리킥의 명수 호베르투 카를로스를 중심으로 밤베타, 파울리스타가 나서며 에메르손, 클레베르손 등이 주전 미드필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마르코스가 주전 수문장을 꿰차고 있는 가운데 쓰리백으로는 에드미우손과 카푸, 루시우가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호케 주니오르, 벨레티 등이 대기한다./정민수기자 jms@kgib.c.kr 48년만에 본선무대 ’다크호스’ ‘오스만 투르크의 영광’을 간직한 터키는 48년만에 월드컵 본선무대에 복귀한 다크호스. 월드컵 본선 출전 경력은 지난 54년 스위스월드컵 이후 무려 48년만이지만 99∼2000 유럽축구연맹(UEFA)컵에서 터키 프로팀인 갈라타사라이가 정상에 올라 유럽 대륙을 발칵 뒤집어 놓았고 2000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도 8강에 올라 신흥 강팀으로 부상했다. 한·일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는 스웨덴에 조 1위를 내줬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오스트리아를 대파, 축구에 관한한 주변국이라는 이미지를 씻었다. 세놀 귀네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3-5-2 포메이션이 기본 전형이지만 강팀과의 대결에서는 수비에 중점을 둔 4-4-2 시스템을 사용하기도 한다. 공격의 선봉인 투톱에는 터키 최고의 스트라이커 하칸 수쿠르와 아리프 에르뎀 또는 일한 만시즈가 맡고 터키의 마라도나로 불리는 단신 오캄 부르크와 엠레 아시크가 좌우 날개에 포진한다. 미드필드에는 힘좋은 일리다이 바스투르크, 투가이 케리몰루 등이 공수의 완급을 조절하고 수비는 베테랑 알파이 오잘란이 주축인 가운데 불렌트 코르크마즈와 파티흐 아키엘이 좌우 측면을 지킨다. 골문을 지키는 루스투 레즈베르는 세계 정상급으로 평가될 만큼 뛰어난 수문장. 터키 전력의 핵심인물은 최전방 공격수 하칸과 골키퍼 루스투다. ‘보스포로스의 황소’로 불리는 191㎝의 장신 스트라이커인 하칸은 큰 키를 바탕으로 헤딩슛은 물론 스피드와 볼컨트롤 등 개인기까지 갖춘 요주의 인물이다. 이탈리아 프로리그에서 뛰고 있는 하칸은 터키 갈라타사라이 시절 13시즌동안 198골을 터뜨려 터키의 영웅으로 자리잡았다. 예선 12경기에서 8골만을 허용했던 골키퍼 루스투는 공중볼 처리 능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뛰어난 판단력으로 상대 공격수와의 1:1 상황에서도 좀처럼 골을 허용하지 않는 놀라운 능력을 갖추고 있다. 터키대표팀은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것이 강점이지만 스트라이커 하칸의 발목이 잡힐 경우 뚜렷한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하고 알파이가 이끄는 수비진도 곧잘 흥분해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정민수기자 jms@kgib.co.kr
월드컵에서 한국과 한조에 편성돼 경기를 갖는 폴란드 축구국가대표팀이 오는 26일 오후 3시 성남제2종합운동장에서 프로축구 성남 일화와 친선경기를 갖는다. 이번 친선경기는 성남시체육회가 주최하고 성남시축구협회와 ㈜네오그라폰, 남양에드 등이 주관하며 KT와 SBS가 후원한다. 입장료는 특석 1만5천원, 일반 1만원, 군·경 및 학생 등은 5천원이며 농협중앙회 성남시지부 산하 지점에서 판매한다. 다음달 4일 오후 8시30분 부산구장에서 우리나라 대표팀과 첫 경기를 갖는 폴란드 국가대표팀과의 이번 친선경기에는 2만여명의 관중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며 SBS TV중계로 유로TV를 통해 유럽지역에도 생중계된다./성남=이진행기자 jhlee@kgib.co.kr
한·일 월드컵 수원경기의 성공적인 개최와 월드컵 붐조성을 위한 2002 FIRA CUP 로봇축구대회 수원지역예선이 23일부터 이틀간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체육관에서 개최된다. 해외 8개팀, 국내 39개팀 등 총 47개팀 193명이 참가하는 이번 수원 예선대회는 종목별 1,2차예선을 거쳐 본선출전팀을 확정하게 된다. 한편 이번 대회는 수원을 비롯해 서울, 부산, 광주 등 6개 월드컵 개최도시에서 해외 2개국 77개팀, 국내 120개팀 등 25개국 총 206개팀이 참가해 열띤 경쟁을 펼치며 본선대회는 26일과 27일 이틀간 서울에서 펼쳐진다. 또 본선에는 로봇관련 30여개사의 로봇산업 전시와함께 논문발표회도 열릴 예정이다./정민수기자 jms@kgib.co.kr
인종차별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으며 침체에 빠져있던 남아프리카공화국 축구가 지난 92년 국제축구계로 복귀한 뒤 두각을 나타낸 것은 복귀 4년만인 96년 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서 우승하면서 부터다. 이후 남아공은 98년과 2000년 네이션스컵 2위와 3위에 오르는 등 아프리카 축구의 중심을 맴돌았고 2002 월드컵 지역 최종예선에서 무패의 기록으로 2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을 달성했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남아공은 2002 아프리카네이션스컵대회 8강에서 약체로 꼽히던 말리에 0대2로 완패, 슬럼프에 빠지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더욱이 이 대회 조별리그에서는 모로코전에서만 3골을 넣었을 뿐 8강전을 비롯한 4경기에서 단 1골도 넣지 못하는 부진을 거듭했다. 전형적인 4-4-2 시스템을 채택, 힘과 개인기를 겸비한 유럽형축구를 구사하는 남아공은 유럽에서 활동중인 숀 바틀레트와 베네틱트 매카시를 투톱으로 하고 있다. 미드필드진에는 퀸튼 포춘을 비롯해 델론 버클리-에릭 팅클러-시부시소 주마가 상대를 압박하고 브레들리 카넬-라데베-피에르 이사-렉세토가 탄탄한 수비라인을 구성한다. 월드컵 최종 예선 6경기에서 3실점의 기록이 말해주듯 수비라인은 어느정도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탁월한 개인기를 갖춘 선수들을 묶어줄 조직력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2000년 네이션스컵 대회 득점왕 바틀레트를 비롯해 노장 마싱가를 밀어내고 주전 자리를 꿰찬 베네딕트, 공격형 미드필더 포춘의 공격력이 위협적이지만 미드필더들의 도움없이는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또한 이번 네이션스컵 대회에서는 팀의 주축 선수들이 페널티킥 등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날려 버려 월드컵을 앞두고 큰 경기에서의 집중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말리와의 8강전에서 경기 종료를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상황에서 2골을 허용한 것은 경기운영의 미숙함이 여전하다는 것을 입증했고 앞으로 다른 스타일의 팀들과도 많은 경기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점도 숙제로 남아있다. 그러나 이같은 최근 성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남아공축구협회는 포르투갈 출신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에게 신뢰를 보내며 재기를 다지고 있다./정민수기자 jms@kgib.co.kr 남미축구의 신흥 강호 파라과이. ‘골넣는 골키퍼’ 호세 루이스 칠라베르트가 맨 먼저 떠오르는 파라과이는 이번이 통산 6번째 월드컵 본선무대다. 지난 86년 멕시코대회 이후 12년만인 98년 프랑스월드컵때 아르헨티나에 이어 2위로 대륙별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오른 파라과이는 예선 D조에서 나이지리아와 함께 16강에 올랐지만 우승국 프랑스에 패해 탈락했다. 이번 남미예선에서도 브라질과 우루과이를 제치고 안정적인 위치를 유지하며 남미 최강 아르헨티나에 이어 본선 티켓을 차지했지만 막판 안일한 플레이로 베네수엘라에 1대3, 콜롬비아에 0대4로 잇따라 대패, ‘유종의 미’를 거두지는 못했다. 결국 예선 최종순위 4위로 본선에 올랐으나 국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아 세르히오 마르카리안 감독이 경질되고 프랑스월드컵때 이탈리아를 이끌었던 세자르 말디니 감독이 2회 연속 16강 진출의 기대를 안고 사령탑에 올랐다. 하지만 올해 첫 A매치인 볼리비아전에서 간신히 2대2로 비기자 그를 달갑지않게 여기던 국내 감독들이 말디니의 추방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전형적인 남미축구와는 달리 장신선수들이 많고 조직력과 힘을 앞세운 유럽스타일을 구사하는 파라과이는 4-4-2를 기본으로 중앙미드필더가 최전방까지 침투, 상대측면을 뚫고 장신공격수들에게 공중볼을 공급, 제공권을 이용하는 전술을 주로 쓴다. 또 ‘더블 플레이메이커’를 기용, 최전방으로 이어지는 스루패스 공격이 매섭지만 중앙 미드필더가 상대 깊숙이 배치됨에 따라 역습을 당할 경우 중앙이 비어 곧바로 역습을 허용하는 것이 가장 큰 약점. 그러나 페드로 사라비아-카를로스 가마라-셀소 아얄라-프란시스코 아르세의 포백은 ‘철벽’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잘 조직돼 이같은 포메이션상의 약점을 커버하고 있다. 스타플레이어로는 칠라베르트를 비롯, 189cm의 장신 스트라이커 호케 산타크루스와 호세 카르도소, 카를로스 파레데스가 이끄는 파괴력 넘치는 ‘삼각편대’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파라과이의 ‘떠오르는 샛별’산타크루스는 베켄바워에 의해 발탁돼 분데스리가 에 화려하게 입성한 뒤 급성장, 이번 대회를 빛낼 예비스타로 지목되고 있다./정민수기자 jms@kgib.co.kr
한국 국가대표팀의 ‘꾀돌이’ 이영표.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났지만 초등학교때부터 학창시절을 줄곧 안양에서 보낸 이영표는 현재도 안양 LG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99년 6월 코리아컵때 태극마크를 처음 단 이후 한번의 낙오없이 3년동안 대표팀을 지켜온 이영표는 2002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더 큰 무대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올림픽팀에서 함께 뛰며 한국축구의 미래로 손꼽히던 많은 젊은 스타들이 국가대표에서 탈락되는 동안 이영표는 자신의 위치에서 조금의 흔들림 없이 입지를 지켜왔다. 이영표는 팀내 체력측정때 이천수, 박지성 등과 선두를 다투는 ‘강철체력’에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스피드, 국내 정상급 드리블 실력을 갖춘 만능 미드필더로 평가 받고 있다. 대학 입학을 앞두고 무릎을 크데 다쳐 청소년대표 경력이 전혀 없는 이영표는 건국대 4학년이던 지난 99년 4월 뒤늦게 올림픽대표로 발탁된 뒤 2개월만인 6월 코리아컵에서 국가대표로 승격 됐고 2000년 대표팀의 주전 미드필더로 확고한 입지를 지켰다. 2000년 5월 올림픽팀과 유고대표팀간의 1차 평가전에서 골키퍼도 손을 쓰지 못했던 상대 슈팅을 두차례나 막아내 ‘제2의 골키퍼’라는 별명을 받은 이영표는 그해 7월 한국과 중국전에서는 결승골을 넣으며 화려한 A매치 데뷔골을 기록했다. 올림픽대표시절 특유의 재치있는 돌파를 앞세워 왼쪽 윙백으로 활약했던 이영표는 히딩크사단에서는 김남일, 박지성 등과 더불어 공수의 조율을 이끄는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 정착했다. 이영표는 본업이던 윙백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하며 상대 공격라인을 일차 저지하는 임무를 맡는 한편 빠른 발을 이용한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을 지원하는 살림꾼 역할로 주전의 자리를 굳혔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박목부상으로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 나서지 못하며 주춤하는 사이 같은 포지션의 김남일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또다른 수비형 미드필더 주전으로 떠올라 대표팀 발탁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주전자리를 위협받았다. 부상에서 회복한 이영표는 올초 북중미 골드컵에서 활발한 측면 및 중앙돌파로 공격에 가담, ‘미드필드의 프리맨’ 역할을 충실히 소화하며 수비에 치중하는 김남일과 조화를 이뤄 히딩크 감독의 신임을 재확인했다. 더욱이 터키와의 평가전에서는 오랜만에 자신의 본업인 왼쪽 윙백으로 위치를 옮겨 제 몫을 다함으로써 치열한 베스트11 경쟁에서 강한 생존력을 보여 주었다. 이영표가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더 큰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기 위해서는 약점으로 꼽히고 있는 킥력과 센터링 능력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민수기자 jms@kgib.co.kr <프로필> ▲생년월일=1977년4월23일 ▲체격조건=176cm/66kg ▲포지션=미드필더 ▲출신학교및 클럽=안양초-안양중-안양공고-건국대-안양 LG ▲국가대표팀 데뷔=1999년6월12일 멕시코전 ▲국가대표팀경기 출전회수=49경기 출전 3득점
‘유럽의 소국’ 슬로베니아.월드컵 본선무대를 처음밟는 슬로베니아의 국민들은 자국팀이 지난 98년 프랑스월드컵때 당당히 3위에 오른 이웃나라 크로아티아의 뒤를 이어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돌풍의 주역’이 될 것을 굳게 믿고 있다. 이런 확신은 즐라트코 자호비치라는 걸출한 스타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 유고대표팀 멤버로 뛰었던 스레츠코 카타네치 감독의 뛰어난 지도력 때문이다. 특정선수에게 의존하기 보다는 모두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공동체 플레이’를 강조하는 카타네치는 변방에 불과했던 슬로베니아를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에 이어 월드컵 본선에 진출시켰다. 슬로베니아는 지난 2월 4개국이 참가한 홍콩 칼스버그컵에서 온두라스에 1대5로 대패하고 중국과는 0대0 무승부를 기록한 뒤 페널티킥에서 4대3으로 신승했지만 이때는 주전 상당수가 빠졌있었다. 공격에 큰 비중을 두는 3-5-2 포메이션에 상황에 따라 4-4-2 시스템을 병행하는 슬로베니아는 밀란 오스테르치와 믈라덴 루도냐가 최전방 공격을 맡고 자호비치, 미란 파블린, 알레스 체흐, 아미르 카리치, 조니 노바크가 미드필드에 배치되는 형태다. 힘과 스피드가 뛰어난 슬로베니아의 공격 루트는 루도냐 등 발빠른 선수들을 활용한 좌우 측면돌파와 미드필드진의 순간 침투가 주를 이룬다. 슬로베니아의 장점은 월드컵 예선 21골 중 13골이 미드필더 또는 수비수의 발과 머리에서 나올 만큼 선수들이 고른 득점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이는 카타네치 감독이 주문하는 ‘공동체 플레이’의 산물이다. 마린코 갈리치, 젤리코 밀리노비치, 알렉산드르 크나프스가 이끄는 수비라인도 수비수 출신인 카타네치의 조련으로 그물망을 형성해 러시아, 유고 등 강호와 싸운 예선에서 12골만을 내주었다. A매치 60경기에서 30골을 뽑아낸 ‘특급 골잡이’ 자호비치는 공격의 핵으로 넓은 시야와 개인기 패싱능력을 고루 갖췄으며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거뜬히 소화하면서 찬스가 오면 어김없이 골잡이로 변신해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에 비견되고 있다./정민수기자 jms@kgib.co.kr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리그로 꼽히는 ‘프리메라리그’를 보유하고 있는 축구왕국 스페인은 지금까지 10차례 월드컵 본선에 올랐지만 성적은 50년 브라질대회에서 4강에 오른 것이 고작이었다.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서 지난 50년 브라질에서 거둔 4강 진출의 영광을 다시한번 누리려는 스페인은 신구의 조화와 화려한 기술로 스페인축구의 진수를 보여줘 4강 이상의 성적을 올리겠다며 벼르고 있다. 스페인의 가장 큰 장점은 패기와 노련미를 동시에 보완하는 신구의 조화. 최전방과 골문은 젊은 선수들이 맡고 중앙과 수비진은 노련한 선수들이 담당, 플레이 전체를 조율하는 4-4-2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스페인은 최전방에 라울 곤잘레스, 트리스탄, 에체베리아, 무니티스 등 힘과 패기를 갖춘 젊은 선수들이 상대 골문을 두드린다. 특히 19세때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라울은 98∼99시즌부터 2년 연속 프리메라리그 득점왕에 오를 정도로 파괴적인 득점력을 보유하고 있고 침착함, 빠른발, 정교한 볼 컨트롤, 어는 각도에서도 슛을 날릴 수 있는 슈팅력 등으로 스페인의 공격을 마무리할 스트라이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29차례 A매치 출전기록을 보유한 수문장 사레타를 제치고 골문을 맡은 카시야스도 이번 지역예선에서 철벽 방어를 펼쳤다. 또 미드필드에는 노장 엔리케와 중견 멘디에타가 좌우날개로 측면돌파를 맡으며 중앙에는 엘게라와 발레론 등이 공격을 지원하고, 수비진에는 나달과 이에로 등 고참들이 중앙을, 파블로와 푸욜 등 신예가 측면돌파를 맡는다. 조직력과 파워를 앞세운 다른 유럽국가들과 달리 남미의 기술을 가미한 ‘퓨전 축구’도 스페인의 강점. 반면 남미식 기술 축구에 치우친 스페인이 힘과 기술, 조직력이 통합되고 있는 세계 축구의 대세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와 필드의 해결사로 불리며 공격의 핵 역할을 하고 있는 라울이 큰 대회에는 약한 면을 보인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98년 월드컵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됐으나 라울의 부진으로 16강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스페인이 이번 대회에서는 월드컵과의 악연을 떨쳐 버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정민수기자 jms@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