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챌린지 ECO 프로젝트 서포터즈, 올해도 달려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본부장 김창연)와 기아 AutoLand 화성(공장장 송민수)이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자라길 바라며 손을 맞잡았다. 두 기관은 올해로 6년째 ‘기아 챌린지 ECO 서포터즈’를 모집·선발해 지역사회 아동들을 위한 친환경 교육 및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한 전국의 초·중·고교생과 대학생에게 친환경적인 미래 사회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기 위함이다. 경기일보는 올 한해 ‘2022 기아 챌린지 ECO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대학생 서포터즈들과 만나 이들의 활동을 소개하며 더 나은 미래 세상을 만드는 과정을 조명하고자 한다. 기아 AutoLand 화성은 지난 2010년부터 ‘기아 챌린지 ECO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초·중·고교생과 대학생들의 환경 및 진로, 미래사회에 관한 교육을 제공하는 사회공헌사업으로 ECO 서포터즈를 선발하고 있는데 이 사업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가 6년째 함께하는 중이다. 지난 20일 오후 1시께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에 위치한 강당에서 두 기관은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기아 챌린지 ECO 서포터즈’의 발대식을 개최했다. 올해 선발된 총 20명의 서포터즈들은 오는 6월부터 12월까지 지역사회 아동들을 위한 친환경 교육과 캠페인은 진행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정보를 전달하는 기자단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5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발대식은 ECO 프로젝트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과 방향을 중심으로 ▲환경 관련 교육 ▲기사 작성 교육 ▲선배 서포터즈와의 대화 프로그램 등이 이어졌다. 기아 AutoLand 화성 관계자는 “이번 발대식을 시작으로 (올해 선정된) 서포터즈들은 아동 환경 교육, 캠페인은 물론 사람들에게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지난 2020년과 2021년에는 서포터즈 활동에 제약이 있었지만 올해는 환경과 미래사회에 관한 다양한 오프라인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서포터즈들이 끝까지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은진기자

[인터뷰] 소홍삼 제21회 의정부음악극 축제 총감독 "관객과 지속가능한 축제 실현"

‘카풀 이용하기, 대중교통이나 자전거 타고 오기’, ‘일회용품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기’, ‘예술가와 진행자들은 가급적 쓰레기나 탄소를 줄이고 작업하는 것을 생각하기’,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음악극 축제를 마음껏 즐기기. 관객과 예술가, 축제 진행자들이 환경과 자연, 에너지 지킴 등 지속가능한 축제의 특별 미션을 수행하며 즐기는 축제가 열린다. 오는 6월10일부터 18일까지 의정부예술의전당 야외무대 등에서 열리는 <제21회 의정부음악극 축제>다. ‘거리로 나온 음악극_지구를 노래하다’를 주제로 한 기획의 바탕에는 국내 대표적인 축제 전문가이자 음악극 축제를 총감독한 소홍삼 의정부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이 고심한 철학이 녹아있다. 소홍삼 총감독은 “기후 위기 시대에 환경에 피해를 덜 주면서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축제를 기대해달라”며 “음악극축제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예술가와 시민들이 지구와 우리를 지키는 작은 실천을 이어가는 축제를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물 리모델링 공사로 어쩔 수 없이 거리로 나간 공연은 뻔한 버스킹, 야외공연 대신 지구와 환경이란 옷을 입었다. 전당 야외무대와 소극장 로비, 아트캠프, 음악도서관을 비롯해 파크콘서트가 열리는 송산사지공원, 부용, 중랑천 등 자연에서도 음악극을 만날 수 있다. 친환경적인 축제를 내세운 만큼 기존 축제 장소 선정이나 홍보와도 판이하게 다르다. 축제 장소로 주요 하게 생각한 점은 우선 ‘공연 장소의 도시 연결성이 우수한가’이다. ▲기존의 전기장치를 사용할 수 있는지 ▲에너지 효율이 높은 곳인지 ▲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이 접근하기 좋은지 ▲개인 차량 이외의 방법으로 접근성이 좋은 곳인지 ▲도보나 자전거 이동시 인센티브 프로그램 ▲제로웨이스트 캠페인 계획 ▲인쇄물이나 기념품 제공 최소화로 이메일, 문제메시지 등을 활용한 안내 등을 녹여낸다. 제대로 된 고민을 담고자 음악‧거리예술감독 외에 환경예술감독(안선화), 지속가능성감독(정헌영)도 협력감독으로 위촉했다. 행사 공연 준비 시 유발되는 탄소 등을 측정하고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참여 단체들에게도 제공한다. 소홍삼 총감독은 특히 “단순히 환경을 앞세운 이벤트성 축제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미래세대가 사용할 자원을 낭비하거나 여건을 악화시키지 않고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뤄 지속할 수 있는 문화예술축제로 변화하는 것에 의미를 뒀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유를 발현하고 시끌벅적한 축제 그 자체는 오롯이 살렸다는 점이다. “축제는 엄격하고 계몽주의적이면 안되죠. 시민들이 편안하게 즐기면서 ‘이런 건 몰랐는데, 환경에 도움이 되겠구나’하고 재밌게 즐기고 참여하는 축제, 완성도 높은 전시와 음악에 함께 빠져드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정자연기자

사운드디자인·국내외 배급 등…독립영화 창작자 위한 1:1 상담소, 10월까지 열린다

사운드 디자인이나 국내·외 배급 방법 등 독립영화 창작자를 위한 1:1 상담소가 오는 10월까지 열린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설립하고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운영하는 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센터 ‘인디그라운드’는 이달부터 10월까지 매주 마지막주 수요일마다 1:1 배급상담소를 운영한다. 독립영화 창작자들이 영화를 만들 때 후반작업을 어떻게 하는지, 배급 과정에서 어떠한 이슈를 마주하는지 등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를 매칭해주는 것이다. 앞서 인디그라운드는 지난해에도 창작자들에게 기초 교육을 제공하고, 배급 관계자와의 질의응답 시간을 나누는 배급 상담소를 운영한 바 있다. 당시 총 65명의 감독 및 프로듀서가 참석했으며 설문조사 결과 95% 이상의 만족도가 나왔다. 이를 보다 확대 개편해 올해는 작품별 맞춤형 상담을 지원하기 위한 1:1 형태를 갖췄다. 인디그라운드 관계자는 “이번 1:1 배급상담소가 독립영화 배급을 준비하는 창작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프로그램은 무료로 제공되며, 홈페이지를 통해 매월 둘째 주까지 상담 신청을 받는다. 이연우기자

등골 서늘하게 할 공포영화... '엄마', '더 노비스'

이달 21일은 여름의 문턱이 시작되는 절기 소만이다.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햇볕이 내리 쬐면서 무더운 여름의 시작을 알린다. 여름의 시작, 열기를 식혀줄 극장가 공포 영화를 소개한다. ■할리우드에서 느껴지는 k-스릴러, <엄마(UMMA)> 개봉 전부터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엄마’로 이름을 알리며 주목을 받아온 영화 <엄마>가 지난 11일 개봉했다. <엄마>의 주인공은 엄마를 떠나 도망친 한인 2세 ‘아만다’. 아만다는 딸 ‘크리스’와 함께 전기도, 휴대전화도 없이 외부와 단절된 채 외딴 농장에서 양봉업을 하며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어느 날 아만다에게 한국에서 죽은 엄마의 유골이 도착하면서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진다. 영화는 미국 작품이지만 한국적 공포 요소를 잘 담아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이해하는 ‘한’을 공포의 요소로 녹여냈다. 엄마의 ‘한’이 아만다와 크리스를 옥죄어 오고 엄마의 존재와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하는 아만다의 공포와 불안, 심리 변화 과정을 섬세하고 과감하게 표현해냈다. 또한, 조상의 원혼을 달래는 제사 등 우리나라 특유의 설정과 정서가 녹아 들어가 있는 작품이다. ■숨 막히는 완벽주의, <더 노비스> <엄마>에 이어 공포 흥행을 이어갈 영화 <더 노비스>는 오는 25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더 노비스>는 스스로 극한의 시험대에 오른 인간의 자의적 광기와 극한의 경쟁, 강박을 담은 스포츠 스릴러다. 대학생 때 조정 선수로 활동했던 로런 해더웨이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는 대학교 신입생 ‘알렉스’가 교내 조정부에 가입한 후 ‘제이미’에게 경쟁심을 느끼면서 시작된다. 늘 최고가 되고 싶은 알렉스는 팀 1군에 들기 위해 훈련을 거듭하고 스스로를 극한으로 내몰기 시작한다. 영화는 빠른 속도로 흘러가며 아쉬움 없이 모든 것을 보여준다. 극한의 완벽주의를 가진 사람이 어떻게 망가져 가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한편으로는 치열하게 노력해 성취해 가는 알렉스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귀신, 악마 등 영화 속 형체로 보이는 공포 요소는 없지만 숨막히는 완벽주의, 광기 어린 심리와 함께 매 순간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섬세한 사운드가 긴장을 풀 수 없게 만든다. 김은진기자

이선화 (사)공예문화협회 대표 "재능과 사회공헌 연계"

매주 목요일 수원시청소년센터 방과후 돌봄센터에는 특별한 수업이 열린다. 한지 공예를 재료로 초중등 학생들이 자신만의 작품을 만드는 것. 이선화 (사)공예문화협회 대표(49)를 필두로 협회가 10년째 무상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청소년들의 정서 함양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 대표는 “정서적 불안이 많은 시대, 청소년과 취약계층에 우리의 재능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많은 일들을 꿈 꾸고 있다”며 “방과후 돌봄 수업에서 공예 활동을 한 학생들이 수혜자에서 봉사자로 나서는 모습을 보면 참 보람차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공예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대 때다. 해외에 나갈 꿈을 꾸며 ‘가장 한국적인 기술을 갖고 나가고 싶다’라는 생각에 한지공예를 배우게 됐다. 우연히 접한 공예는 그의 업이 됐다. 2년 간 공예 강사로 일하면서 프리랜서 강사들과 함께 평택의 미혼모 시설에 봉사활동을 펼쳤다. 뜻이 맞는 이들이 10여명이 모여 시작한 봉사 동아리는 이후 점차 늘어나 지난 2005년 비영리 사단법인이 됐고, 전시회와 연구회 활동, 봉사활동을 꾸준히 진행하다 수익모델까지 갖춘 현재의 사회적기업으로 넓혀졌다. 그가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역설적이게도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 찾아왔을 때다. 출산 후 자녀가 아동병동에 입원을 하게 되자 병에 시달리는 아이들과 어려운 사람들을 보게 됐다. 그는 “가장 힘들었을 때 오히려 주변을 보게 되더라고요. 옆을 보니 더 힘든 아이들, 어려운 사람들이 보여 이들을 위해 뭔가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고,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한지 공예로 봉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공예문화협회는 현재 정규직 8명 중 취약 계층 비율이 50%이며 취약계층에게 공예를 통해 정신 건강 함양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170여명의 회원이 강사 등으로 활동하고, 청소년문화센터 저소득층 아이들, 장애인센터, 노인정신건강센터 등에 사회공헌을 하고 있다. 다문화가정을 비롯한 경력단절 여성 등에게 일자리를 연계해준다. 그는 “올해도 일자리 제공 등 역할을 충실히 하며 사회 공헌을 연결하는데 집중할 예정”이라며 “코로나로 취약계층 대면 교육 진행이 어려웠는데, 하반기엔 다문화센터, 장애인학교, 경로당 등에 공예 활동을 돕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수원의 사회적기업 43곳의 단체가 함께 하는 수원시사회적기업협의회의 상임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이 대표는 “사회적경제기업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아직 있다”며 “복지사각지대가 많은 요즘 사회적기업이 선순환 시스템으로 지역과 주민에 역할을 하는 다양한 일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봐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자연기자

[인터뷰] '거리극'의 진수, 임수택 감독에게 듣는 '숲속의 파티'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뚫고 오랜 기다림 끝에 수원연극축제 <숲속의 파티>가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경기상상캠퍼스와 수원탑동시민농장에서 관객을 맞이한다. 여느 공연과 차별된 콘셉트과 다양한 공연들로 매년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해 연극축제는 3년 만에 개최되는 만큼 거리극, 서커스, 공중 퍼포먼스 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들로 채워질 예정이다. 이같이 완성도 높은 수원연극축제를 위해 큰 기획부터 작은 프로그램들까지 면밀하게 살펴본 이가 있다. 거리극의 대가라고 불리며 매년 수원연극축제의 총괄기획을 맡아온 임수택 예술감독이다. 임 감독은 “3년 만에 수원연극축제로 관객을 만나는 것이 아직까지도 믿기지 않는다”며 “긴 시간 끝에 돌아온 축제인 만큼 시민들에게 더욱 풍부한 즐길 거리를 선사하겠다”고 축제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숲속의 파티>는 다른 지역축제와 차별화돼 있다. 임수택 예술감독의 확고한 기준에 따라 축제를 기획했기 때문이다. 임 감독이 이번 연극축제 기획 시 고집했던 것은 총 4가지다. ▲기술적 완성도 ▲사회적 이슈 반영 ▲전통의 현대화 ▲환경 중심의 축제 등이다. 임 감독의 엄격한 기준에 따라 기획된 <숲속의 파티>에선 오감을 사로잡고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공연들이 준비 중이다. 우선, 전문적인 포스의 ‘수직’, 공연창작집단사람의 ‘숨’ 등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만한 기술과 숙련도를 갖춘 예술서커스단의 공연이 마련됐다. 또한, 프로젝트 잠상의 ‘우연한 방문객’, 윤종연의 ‘이동하는 세계’, 극단 문의 ‘피, 땀, 눈물’ 등 거리극, 미디어·설치전시, 낭독공연을 통해 코로나19, 급격한 변화와 인간, 실험 대상의 동물들의 이야기 등 작품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공연들이 펼쳐진다. 특히, 임 감독이 이번 공연에서 신경 쓴 것은 ‘환경 중심의 축제 운영’이다. 그는 과거 육가공 실습실로 사용됐던 수원탑동시민농장에서 여러 감정들을 느꼈고 인간을 위해 희생된 동물과 환경을 생각해 보게 됐다. 임 감독은 “과거엔 사람들의 목적을 위해 동물들이 실험에 사용됐고 지금은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플라스틱을 사용하면서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며 “축제에서 발생되는 대규모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다회용기를 사용하며 사람으로부터 희생된 동물을 생각해보자는 의미로 푸드트럭엔 채식 메뉴 한가지를 필수로 마련했다. 숲에서 즐기는 축제인만큼 환경을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임수택 감독은 <숲속의 파티>에 대해 “안오면 손해”라고 말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임 감독은 “예술을 통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축제”라며 “어른들은 공연을 통해 공감하고 감동을 느끼는 성숙한 즐거움을, 아이들은 프로그램을 통한 다양한 체험을 얻어갈 수 있다.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숲속의 파티>를 맘껏 즐기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7-⑥

예술의 전당 내부는 2층 정면과 돔 천장이 매우 아름답게 꾸며져 있으며, 아래층부터 꼭대기 층까지 20세기 멕시코 벽화 운동을 주도한 화가들의 작품이 걸려있다. 인간이 벽화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수 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고대 동굴이나 무덤 벽면에 그렸으며, 고대 마야 시대부터 그렸던 흔적이 남아 있다. 콘클라베(Conclave)를 열어 교황을 선출하는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천장에 미켈란젤로(Michelangelo Buonarroti)는 성경에 나오는 300여 명의 인물로 가득한 벽화를 그리며 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겼지만, 국립 예술의 전당에도 현대 벽화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멕시코 화가의 벽화가 가득하다. 3층에는 1920년대 이념성이 강한 멕시코 3대 벽화 화가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와 다비드 알파로 시케이로스(David Alfaro Siqueiros) 그리고 호세 클레멘테 오로스코(Jose Clemente Orozco)의 작품이 걸려있다. 이들은 권력자의 이념에 반하여 처절한 삶을 사는 서민의 아픔을 그리려 하였고, 작품 속에는 그런 이념을 강하게 담고 있어 당시 민중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특히 디에고 리베라의 <교차로의 사람(Man at the Crossroads)> 또는 <우주의 통치자 인간>이라는 내부 프레스코 벽화가 유명하다. 원래 뉴욕 록펠러센터의 벽화로 시작했으나 거의 완성 단계에서 록펠러 측이 그림에 레닌이 들어 있는 것을 보고 작업을 중지시켰다. 리베라는 이 작품을 뉴욕의 뉴 워커서 스쿨(New Workers School) 벽면에 그렸으며, 그 후 멕시코시티 예술의 전당에 다시 그렸다. 작품 가운데는 기계를 조작하는 노동자가 두 개의 타원이 교차하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 타원은 대우주와 소우주를 연상케 하고, 기계의 양쪽에는 자유를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남녀의 모습이 있으며, 오른쪽 아래에는 소비에트 노동절 퍼레이드가 왼쪽 위에는 찰스 다윈이 그려져 있다. 박태수 수필가

5·18 기념물 '오월걸상'에 스며든 민주화 의미를 아시나요?

시대를 밝힌 5월의 등불은 민주화의 성지인 광주에 몰려 있다. 옛 전남도청에 남은 엠(M)16 탄두 10개와, 전일빌딩 곳곳에 남겨진 245개의 탄흔. 그리고 이 모든 걸 알고 있는 ‘분수’와 ‘시계탑’까지 생활 저변이 전부 항쟁지다. 금남로에서 300여㎞ 떨어진 경기도청도, 전태일·박종철 등 민주열사가 영면한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도 모두 광주의 그 날을 기억한다. ‘5월 정신’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시대적 정신을 <오월걸상>으로 함께 되새기고 있다. 지난 2020년 경기도청(팔달구) 정문 도민쉼터와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 입구에 도내 처음으로 설치된 <오월걸상>은 가로 220㎝×세로 170㎝ 크기의 석조 조형물이다.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하면서 전국에서 4, 5번째로 동시 조성한 것이다. 당시 홍세화 오월걸상위원회 공동대표는 “불의에 항쟁하고 핍박받는 사회적 약자들이 서로 연대하고 경감하는 것이 광주 정신”이라며 “우리가 어떻게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오월걸상 조형물에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의자 형태로 제작된 이 작품은 누구나 잠시 앉아 편히 쉬면서 민주주의를 되새기자는 취지를 반영하고 있다. 도청 오월걸상의 경우 홍성담 화백이 ‘행진’이란 판화작품을 걸상과 연결했으며, 모란공원 오월걸상은 이승수 화가가 검은색과 흰색 두 가지 색깔로 화합의 대동(大同) 의지를 담아 만들었다. 이러한 <오월걸상>은 광주라는 지역적 경계선과 1980년이라는 시대적 한계를 뛰어넘어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전국화·현재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 말마따나 ‘광주의 5월’은 올해로 42년차에 이르기까지 아직 끝나지 않고 온 국민의 마음에 바로 새겨지길 기다리는 중이다. 정동년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시간이 흐르며 이젠 5·18 경험세대와 비경험세대가 나눠지게 됐다. 경험 세대는 어느덧 ‘과거 인물’이 됐지만, 시대를 이끌어 갈 전국의 비경험 세대인 ‘미래 인물’들도 민주화운동 42주년을 맞아 그 날의 특별한 의미를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연우기자

문화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