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문화시민운동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2002년 한일월드컵. 월드컵 개최만으로도 의미가 있었지만 한국 최초의 4강 진출, 지금은 세계적인 선수가 된 박지성 배출 등 많은 것을 남겼다. 하지만 무엇보다 돋보였던 것은 ‘성숙한 시민의식’이었다. 한 줌의 쓰레기도 남아있지 않았던 광화문 광장, 한 줄로 길게 늘어섰던 화장실 한 줄서기 등 전세계가 대한민국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주목했다. 그 중심에 이진배 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장이 있다. 문화국가와 민주시민사회를 만드는 데 문화시민운동과 문화예술공연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온 저자는 예술경영자로 활동하며 민주시민으로서의 기본 자질과 교양을 함양시키는 데 중심적 역할을 행해왔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뒤 제7회 행정고시에 합격, 1970년 문화공보부에 입부한 이래 홍콩, 워싱턴, 로마, 호주 캔버라 주재 대사관 공보관으로 우리 문화와 한국을 알리는 업무를 수행했다. 이후 공보처 기획관리실장, 문화관광부 차관보,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사무총장, 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 사무총장, 의정부예술의전당 대표이사, 농어촌희망재단 상임이사 문화사업단장 등을 두루 거쳤다. 특히 1997년부터는 문화시민운동을 적극적으로 진행, 친절·질서·청결의 실천 덕목의 기치를 내걸고 ‘기초질서 지키기’, ‘선진형 한 줄로 서기’, ‘보행질서 지키기’, ‘아름다운 화장실 운동’, ‘미소로 손님맞이하기’와 같은 범국민적 시민운동을 전개했다. 이런 시민운동 덕분에 2002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었다. 대한민국 문화진단서(신원문화사 刊)는 2002년 월드컵의 뒷 이야기는 물론 그가 평생을 바쳐온 민주시민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 기록으로 담겨있다. 이 기록들은 5장으로 나눠져 있다. 1장에는 세계 일류 문화도시로 가기 위해 대한민국 국민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 2장에는 문화시민운동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문화예술공연의 필요성, 3장에는 문화예술교육(다문화가정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등)을 통해 얻어지는 창출 효과, 4장에는 민주시민사회를 만드는 데 저해하는 요소, 5장에는 행복한 삶을 위해 필요한 문화시민의식 등에 대한 내용이 있다. 저자는 “지속적 경제 성장과 삶의 질 향상은 시민사회의 건강한 문화역량만이 성취할 수 있다”며 “밀려오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서 살아남고 세계 일류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시민 개개인의 문화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책에는 지난 12년 동안 선진국 경험과 문화행정가, 예술경영자로 일하면서 느끼고 겪은 일들이 담겨 있다”며 “책을 통해 문화시민사회를 향한 고민들을 함께 나눴으면 한다”고 말했다. 값 1만3천원송시연기자

우리가 몰랐던 화교의 삶과 문화

1882년 임오군란 때 청군이 원정군으로 참전하면서부터 형성된 우리나라 화교 역사. 그러나 오랜 화교 역사를 조명한 문학 작품은 많지 않았다. 우매령 작가는 수원 태생이지만 아버지가 대만 출신인 화교2세다. 아버지와 탕후루(범우 刊)는 한국과 대만 양국에 속해 있는 저자의 삶과 고민을 수필로 담은 책이다. 수필집의 제목도 과일에 설탕옷을 입힌 중국의 대표 간식거리인 ‘탕후루’를 넣어 작가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저자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며 어머니로부터 중국인이라 말하지 말라고 교육받았다. 그 후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화교라는 신분을 숨기며 살았다. 한ㆍ중 외교가 수립되고 나서는 화교라 밝히면 돈 벌러 한국에 온 조선족으로 착각받기도 했다. 저자는 우리가 몰랐던 화교의 삶과 문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의 제1장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에서는 중국 대학에서 만난 북한 유학생들에 대한 이야기로 화교인 저자 시각으로 우리에게도 공감을 준다. 제2장 ‘꽃샘바람이 불어오면’은 화교 출신으로서 신분을 숨겨야 했던 아픔, 도움을 준 은사에 대한 추억을 담았다.제3장 ‘대만이라는 나라’는 대만에 대한 애틋한 정, 그리움과 함께 화교의 현실적 삶을 드러냈다. 제4장 ‘양귀비꽃 피고 지면’에서는 처음 중국을 밟았을 때 느낀 감격과 함께 한국과 중국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짜장면을 소재로 의미를 되새긴다. 무엇보다 책은 다문화시대에 접어든 지금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 접하기 힘들었던 한ㆍ중 관계사와 화교사를 조망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저자는 “내 이야기를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화교에 대한 이야기가 됐다”면서 “역사의 한 부분이 된 화교의 삶에 대해 전부 알려주고 싶다”고 전했다. 값 1만2천원 손의연기자

어린이를 위한 동시조 담은 ‘한국동시조’ 창간

계간 한국동시조가 어린이를 위한 동시조를 담은 한국동시조를 창간했다. 한국동시조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시조를 교육하고 창작을 지원하기 위해 발행됐다. 이번 창간호에는 ‘아동문학가가 쓴 동시조’, ‘어린이가 쓴 동시조’, ‘청소년이 쓴 동시조’, ‘대학생이 쓴 동시조’, ‘시인이 쓴 동시조’ 등과 함께 윤수천 작가의 동화 로봇 은희와 ‘동시조 감상과 동시조 창작론’ 등이 담겨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직접 쓴 동시조를 모아 학생의 사진과 함께 실어 이색적이다. 창간 기념으로 ‘제1회 한국동시조백일장’도 함께 개최한다. 참가를 원하는 초ㆍ중ㆍ고생은 한국동시조 카페(http://cafe.naver.com/dongsijo)에 다음달 30일까지 원고를 업로드하면 된다.대상, 최우수상, 우수상을 각 부문마다 1명씩 수상할 예정이며, 수상자 발표일은 10월 20일이다. 수상작은 한국동시조 다음호에 수록된다. 이지엽 경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수십 명에 불과하던 시조시인이 2천 여명에 이르는데 청소년을 위한 노력은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시조의 활성화를 고민하며 한국동시조를 창간했다”고 창간 이유를 밝혔다. 이어 “향후 많은 학교에 한국동시조를 보급해 현대시조를 창작할 수 있게 하는 교육을 이뤄나가겠다”고 했다. 손의연 기자

요리책 쓰는 선비, 술 빚는 사대부

오래책 쓰는 선비, 술 빚는 사대부‘혼밥’(혼자 먹는 밥), ‘혼술’(혼자 마시는 술)이 등장한 시대다. 온 가족이 둘러 앉아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며 정성 가득한 음식과 술을 음미하는 풍경은 찾기 힘들어졌다. 이러한 가운데 슬로우 푸드의 대명사이자 정성이 담긴 우리나라 종가 43곳의 음식 문화를 소개하는 책이 나와 눈길을 끈다. 요리책 쓰는 선비, 술 빚는 사대부(담앤북스 刊)는 급변화는 환경과 지나치게 편리한 생활을 추구하며 단절되고 사라지는 전통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시작했다. 현재 영남일보 문화부 부장으로 활동 중인 저자 김봉규는 종가의 음식 문화를 이어오던 종부들이 별세 또는 더 이상 만들 수 없을 정도로 연로한 상태에서 후계자도 마땅치 않은 현실을 인식했다. 이후 지난 2014년 6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비교적 잘 전승되고 있는 종가를 취재해 신문에 연재했다. 이 책은 보도 내용을 수정, 보완한 것이다. 책은 단순히 음식 소개가 아니라 음식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끄집어내면서 ‘음식도 역사’임을 방증, 일종의 ‘음식 문화사’다. 종가에 전해 내려 온 음식, 술의 유래와 역사, 그것에 담긴 사연이나 일화, 소개한 술과 음식을 만드는 법, 전승 현황 등을 담았다. 각 종가마다 내려오는 음식 속에는 넉넉한 때론 가슴 아픈 이야기들이 가득하다.구례 류이주종가에는 ‘누구나 열 수 있다’는 의미의 ‘타인능해’를 써 놓은 쌀뒤주가 있다. 무관 류이주(1726~1797)가 누구라도 그 날 필요한 만큼의 쌀을 자유롭게 가져가게 해 배고픔을 없애겠다는 마음으로 마련해 쌀 두 가마니를 항상 채워뒀다고 한다. 후손 역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모범적으로 실천, 동학혁명과 한국전쟁에도 종가 고택과 쌀뒤주가 살아남은 이유다. 내려오는 음식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만날 수 있는 인물 이야기도 흥미롭다. 윤선도, 류성룡, 명성왕후, 전봉준, 안희제 등과 관련된 내림 음식과 술이 있다. 예로 의령 백산종가에서 내려오는 ‘망개떡’을 따라 올라가면 독립운동가 백산 안희제(1885~1943)가 등장한다. 망개떡은 그가 좋아했고 독립운동 동지들과 나눠 먹었던 귀한 먹거리였다. “독립운동 하시느라 집에 계실 때가 잘 없었고 가끔 한 번씩 집에 들르셨는데, 다시 집을 나서실 때 망개떡을 비롯해 많은 떡을 보자기에 싸 가지고 가셨다고 합니다. 독립운동을 함께하던 동지들에게 나눠 주기 위해서였지요.”(지금도 망개떡을 만들고 있는 안희제의 손녀 안경란)이처럼 책은 종가의 문화가 그들만의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지점이자 우리 모두의 문화유산임을 제시한다. 값 1만7천원류설아기자

사극 속 전투ㆍ무예 장면 바로 잡는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

사극 속 전투ㆍ무예 장면 바로 잡는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 사극 드라마 혹은 영화 속 전투와 무예 장면이 알고 보니 잘못된 고증이라면?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인물과 사상사 刊)는 사극에서 반복되는 무예사와 군사사의 오류를 지적하고 문제를 극복할 방법을 제시한 책이다. 활과 환도(칼), 당파(세 끝이 갈라진 창)처럼 사극에 자주 등장하는 만큼 잘못 표현되는 무기류부터 갑옷ㆍ투구의 모습과 착용법, 전투마(馬), 조선 군사들의 훈련 모습과 움직임까지 다양하게 고증했다. 그 중 하나로, 전투마를 타고 칼을 찬 기병의 모습을 잘못된 예로 든다. 기병의 대표적인 무기는 칼이 아니다. 원거리엔 활을, 근거리엔 창과 같은 무기를 사용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기병이 칼을 들면 칼집으로 말을 때리며 달리는데, 전투마가 칼을 채찍으로 이해하면 기병이 칼을 휘두르는 순간 말 자신을 공격하는 것인 줄 착각한다. 말이 자연스레 거부 반응을 보이면서 낙마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저자가 직접 말을 타고 활을 쏘면서 고증해낸 결과다. 저자인 최형국씨는 잊힌 조선의 마상무예를 복원한 주인공으로, 지금은 수원시립공연단 ‘무예24기’ 시범단 상임연출을 맡아 무예 연출 및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한국사로 박사학위를 받고 ‘정조대 화성 방어체제에 따른 장용영의 군사조련과 무예훈련’ 등 무예사 관련 논문과 다수의 책을 낸 바 있다. 저자는 사극에서 반복되는 오류를 해결하기 위해 사전 제작, 조연출의 전문화 등 세심한 주의를 요하는 방법들을 제안한다. 오로지 화려한 볼거리와 주인공의 영웅적인 모습을 부각시키기 위해 오류투성이의 연출을 고집하는 건 선조들의 자존심을 깔아뭉개는 셈이라며 강하게 일침을 놓는다. 값 1만3천원 권오석기자

[이주의 신간도서] 인생이 나에게 가르쳐준 소중한 것들 外

인생이 나에게 가르쳐준 소중한 것들/ 장성오 著/ 위닝북스 刊 유치원 교사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이 책의 저자는 현재 교육, 강연 등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남들이 볼 때 자신의 인생이 탄탄대로로 수월해 보이지만 그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30년간 걸어온 교육자의 길이 결코 쉽지 않았다는 것.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이 겪은 시행착오와 닥친 어려움을 솔직히 털어놓으며 극복할 수 있었던 방법을 이야기한다. 이어 실패에서 교훈을 얻고, 긍정적으로 사고하라는 조언하고, 무엇보다 스스로 하는 동기부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저자는 “시련과 역경을 견디면 그 시간은 ‘축복’이고 힘든 일들은 인생의 반전을 위한 과정”이라고 말한다. 값 1만6천원 우리는 어떻게 모순을 해결했는가/ 데보라 슈로더-사울니어 著/ 처음북스 刊 이 책은 저자가 경제전문지 포춘의 500대 기업에 제공한 비즈니스 컨설팅을 그대로 담고 있다. 비즈니스는 많은 패러독스가 있다. 회사가 성장하려면 모험해야하고 모험은 안정성을 해친다. 그러나 안정성을 추구하면 성장은 할 수 없다. 그래서 보통 기업은 성장 또는 안정 중 한 가지를 택한다. 책은 이런 패러독스를 벗어나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탐사, 진단, 고찰, 활성화, 균일화 등 다섯 단계를 통해 패러독스를 관리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패러독스를 관리하면 ‘이것 아니면 저것’이 아니라 ‘이것 그리고 저것’을 선택할 수 있고 성공에 가까워진다고 주장한다. 값 1만5천원 세종의 서재/ 박현모 외 著 / 서해문집 刊 세종에게 책은 ‘그의 존재 자체’였다. 그에게 책은 기능적 의미를 훨씬 뛰어넘는 그 무엇이었다. 이 책은 우리나라 최고 성군인 세종이 즐겨 읽었던 책과 세종이 만든 책들을 소개한다. 세종이 읽었던 구소수간 대학연의 당률소의 등은 세종이 정치를 펼치는 데 많은 영향을 끼친 책들이다. 구소수간은 당시 한문 서찰을 작성할 때 지침서로 많이 읽혔으며 청년 세종의 애독서로 꼽힌다. 세종이 왕위에 오른 후 만든 세종실록악보 농사직설 향약집성방 등은 음악과 과학, 의학에 대한 고서들이다. 책은 현대의 문세종에게 이 책들을 예로들며, 세종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알려준다. 값 1만7천원

사극 속 전투ㆍ무예 장면 바로 잡는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

사극 속 전투ㆍ무예 장면 바로 잡는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 사극 드라마 혹은 영화 속 전투와 무예 장면이 알고 보니 잘못된 고증이라면?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인물과 사상사 刊)는 사극에서 반복되는 무예사와 군사사의 오류를 지적하고 문제를 극복할 방법을 제시한 책이다. 활과 환도(칼), 당파(세 끝이 갈라진 창)처럼 사극에 자주 등장하는 만큼 잘못 표현되는 무기류부터 갑옷ㆍ투구의 모습과 착용법, 전투마(馬), 조선 군사들의 훈련 모습과 움직임까지 다양하게 고증했다. 그 중 하나로, 전투마를 타고 칼을 찬 기병의 모습을 잘못된 예로 든다. 기병의 대표적인 무기는 칼이 아니다. 원거리엔 활을, 근거리엔 창과 같은 무기를 사용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기병이 칼을 들면 칼집으로 말을 때리며 달리는데, 전투마가 칼을 채찍으로 이해하면 기병이 칼을 휘두르는 순간 말 자신을 공격하는 것인 줄 착각한다. 말이 자연스레 거부 반응을 보이면서 낙마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저자가 직접 말을 타고 활을 쏘면서 고증해낸 결과다. 저자인 최형국씨는 잊힌 조선의 마상무예를 복원한 주인공으로, 지금은 수원시립공연단 ‘무예24기’ 시범단 상임연출을 맡아 무예 연출 및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한국사로 박사학위를 받고 ‘정조대 화성 방어체제에 따른 장용영의 군사조련과 무예훈련’ 등 무예사 관련 논문과 다수의 책을 낸 바 있다. 저자는 사극에서 반복되는 오류를 해결하기 위해 사전 제작, 조연출의 전문화 등 세심한 주의를 요하는 방법들을 제안한다. 오로지 화려한 볼거리와 주인공의 영웅적인 모습을 부각시키기 위해 오류투성이의 연출을 고집하는 건 선조들의 자존심을 깔아뭉개는 셈이라며 강하게 일침을 놓는다. 값 1만3천원 권오석기자

윤수천 아동문학가, 따뜻함 가득한 시집 펴내

시인의 눈에는 일상생활 속 스쳐지나가는 작은 사물조차도 의미가 있다. 화려한 수식어 없이도 시어가 된 그것들은 새롭게 다가오고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아동문학가 윤수천이 최근 펴낸 시집 빈 주머니는 따뜻하다(국보 刊)는 이 같은 시인 특유의 시선과 표현으로 빚은 작품이 가득하다. 시인은 1974년 소년중앙문학상에 동화, 7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로 등단했다. 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한국동화문학상 등의 수상 이력이 방증하듯 우리나라 대표 아동문학가로, 지난 2013년 시집 쓸쓸할수록 화려하게를 발간하는 등 시인으로서도 꾸준히 활동해 왔다. 시집은 ‘슬픈 립스틱’, ‘파도는 왜 아름다운가’, ‘들꽃의 사랑’, ‘빈 주머니는 따뜻하다’ 등 총 4부로 구성했다. 손바닥막한 크기로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시집에는 모두 78편의 작품을 수록했다. 그 속에서 시인의 삶이 펼쳐지고 사람과 관계맺기에 대한 따뜻하고 맑은 감성이 배어난다. “우산 한 개만으로도 사랑의 집 한 채 지을 수”(우산 하나) 있어 비오는 날은 사랑하기 좋은 날이 되고, “문틈으로 들어온 햇살 한 줌 지상에서 가장 따슨 이불 한 채.”(햇살 한 줌)가 되니 추운 겨울도 풍요롭다. 바람이 있어야만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바람개비는 “꿈이 뭔지를 아는 날개를 가진 목숨”이 되는 등 윤 시인의 시어를 통해 많은 것이 새로운 이름, 의미를 얻었다. 값 7천원 류설아기자

‘철학의 참견’ 왕따·악성댓글·혐오발언·신상털이·보이스피싱 등 일상문제대 대한 해결책을 담은 책

철학자 홉스는 말했다. “빽빽하고 여백 없는 세상에서 움직이려면 투쟁과 갈등을 피할 수 없다”고. 그의 말처럼 지금 세상은 출근길 지옥철처럼 빽빽하다. 조금만 몸을 틀고 움직여도 곳곳에서 문제가 터진다. 갈등, 경쟁, 미움이 일상화됐고, 타인을 향한 신뢰는 사라진지 오래다. 하지만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고 외치는 책이 있다. 바로 철학의 참견(서해문집 刊). 책은 사회가 앓고 있는 각종 문제들에 대해 진단하고 그 해결방법을 모색, 세상에 남아있는 한줄기 희망을 비춘다. 이 책의 저자이자 오랜시간 생명과 생태, 윤리적 소비에 대한 주제를 탐독해 온 생태철학자 신승철은 왕따, 악성댓글, 혐오발언, 신상털이, 보이스피싱 등 일상의 온갖 문제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풀어낸다. 무엇보다 모든 문제를 ‘철학’을 대입해, 철학이 어디까지 이야기 할 수 있는가에 대해 보여준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사회문제를 주목한다. ‘주차문제’ ‘신상털이’ ‘악성댓글’ 등 최근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분쟁의 요지를 보여주고, 타자에 대한 예의와 감수성을 지켜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고민한다. 2부에서는 ‘어장관리’ ‘유치원 입학경쟁’ 등의 키워드를 통해 차이가 차별로 이어지는 속사정을 들여다 본다. 병적으로 평범한 것을 거부하는 현대인들이 경쟁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모습을 여실히 담아냈다. 3부에서는 자신의 진짜 욕망이 무엇인지 묻는다. ‘길냥이’ ‘성형수술’ ‘다이어트’ ‘인스턴트 식품’을 제시해 진짜 욕망을 들여다보는 방법, 가까이에 있는 생명들의 숨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제안한다. 4부에서는 ‘보이스피싱’ ‘게임중독’ ‘불법복제’ ‘팬덤문화’ 등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온 무의식을 사회적 문제로 확장해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모색한다. 마지막 5부에서는 무분별한 소비시대에 살고 있는 자신을 성찰한다. ‘보험광고’ ‘대부대출’ ‘야동’ ‘쇼핑중독’ 등 돈과 상품으로 욕망을 해결하는 소비시대의 뒷모습을 살피고, 진정한 행복에 다가갈 수 있는 길을 찾는다. 저자는 “책은 정의와 분석을 넘어 우리 삶의 갖가지 문제를 해결할 실제적 지혜를 모색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며 “나 스스로를 돌아보고, 타인을 바라보는 관점을 조금만 바꿔도 세상이 그렇게 삭막하게만은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값 1만3천800원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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