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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아침] #거기 충무로에 가면

무명 영화인들의 밥집과 술집 땀에 젖은 짠내와 속 타는 단내 충무로역 벽 스타들 환한 웃음 밥집과 전철역은 가깝고도 멀어 미처 오르지 못하고 굳어버린 화석 떠도는 한무리 바람의 독백 날갯짓하다 떨어진 주검 추락하는 자와 날아오르는 자 발 밑 부서지는 모래별 건져올리는 거기 충무로에 가면 정정희경북 안동 출생. 시인, 서예가, 도서출판 글결운영, (주)아트잔 이사

오피니언 정정희 2018-11-11 20:22

[詩가 있는 아침] 빛살무늬로 날다 -불나방-

가로등불 아래 우리들의 신세계가 열린다 밤이 짙을수록 날개옷은 더욱 찬란하고 우리들의 몸짓은 결 고운 빛살무늬가 되지 그래서 우리 어두운 곳에서 눈치 보는 비열함을 거부한 채 불길 두려워하지 않는 최대치의 삶을 향해 이렇게 신명난 오늘을 날고 있지 화끈하고 짧게 촌음을 쪼개어 사노라면 이웃을 미워할 여유가 없지 내일을 걱정할 여유도 없지 우리 다만 번데기의 고독을 짚어 나방으로 몸 떨고 있을 뿐 세월 한 자락 피어내는 빛살무늬로 날고 있을 뿐. 서금자

오피니언 서금자 2018-11-04 20:11

[시(詩)가 있는 아침] 기원(祈願) 2

비웠사옵니다. 제 힘으로 비울 수 없는 추억 그리움 저에게 주신 목숨을 두고는 다 비웠사옵니다. 이제 바람을 보내시어 낙엽을 쓸어내듯이 추억 그리움을 흙으로 빚은 항아리에서 비워주시옵소서. 그리고 처음 정하신 때가 되면 저에게 주신 영혼을 데려가주시옵소서.

오피니언 정순영 2018-10-28 19:37

[詩가 있는 아침] 안동댐

월령교 난간에서 너와 나 이별한 곳 소쩍 소쩍 꽃잎 따서 발길마다 흩어 놓고 산안개 옅은 먹 갈아 그려냈던 산수 한 폭 김 정경북 안동 출생. 2004년 현대시조로 등단. 을숙도문학상 우수상. 현대시조 작품상외 다수.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조시인협회 부산시조시인협회 부회장. 시조집맨발로 온 여름 문자 실루엣

오피니언 김 정 2018-10-21 20:35

[詩가 있는 아침] 청자를 보며

성골의 뼈를 갈은 하얀 흙이겠지 산이랑 강에다가 달빛 뿌려 빚었으리 아뿔사, 학이 날던 날 도공은 눈멀었네 구충회시조시인, 수필가. 시조집 노을빛 수채화 외. 한국시조협회 상임부이사장, 세계전통시인협회한국본부 총괄처장, 한국시조시인협회,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회원.

오피니언 구충회 2018-10-14 21:45

[시(詩)가 있는 아침 ] 명아주

풀의 이름으로 나무보다 더 단단한나무가 되고 싶었다 아주 연한 잎사귀와 가늘고 붉었던 뿌리의 시간들을 기억한다 긴 가뭄 속, 대지를 뜨겁게 달구는 땡볕 속에서도 직립의 길을 향해 당당하게 뻗어가는 곧은 줄기 풀에게 허락된 성장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천둥번개와 비바람의 골짜기를 거슬러 슬픔의 강물로 천지를 흐르던 눅진한 상처들과 고통스런 인내의 담금질로 단련된 외줄기 집념 그 파란만장의 시간을 건너온 지금 총구도 아니고 칼자루도 아닌 지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든든한 민중의 지팡이가 된 그대 명아주 풀은 이제 눈부신 명품이 되었다

오피니언 임애월 2018-10-07 19:39

[詩가 있는 아침] 들 판

가을바람 지나간 자리 볏단위에 참새들 모여 즐겁게 노래 부른다 온유함과 따뜻함 당신의 안부를 묻는 석양에는 노을이 물들고 한 톨의 쌀과 인연을 준 들판 빈자리에는 허수아비 흔들거리고 바람도 외롭게 눕는다. 한 톨의 벼이삭으로 지나가는 참새는 즐거운 마음으로 배를 채우는데 들판은 행복한 마음으로 내년을 기약하며 하늘을 바라본다. 장경옥

오피니언 장경옥 2018-09-30 19:40

[시(詩)가 있는 아침] 송편을 빚으며

어머니 새벽잠 묻은 뽀얀 떡쌀 앞에 두고 오랜만에 식구들 반달모양 다듬을때 그정성 어둠 밟고서 귀한손님 오시려나 검정깨 한 숟갈 사각사각 동부콩 잊었던 옛추억 솔향기 흐르면 애잔한 마음터질듯 채곡채곡 한 소쿠리 조상 몫 따로 챙겨 장독대 올리니 봉당에 살포시 달님도 한 입 받고 체면에 입 못다물고 민망해서 어쩌나

오피니언 권영호 2018-09-16 21:03

[詩가 있는 아침] 바보같이 천치같이

난 왜 이렇게 네가 좋으냐 신의 그림자 보이지 않는 지상에서 너는 신이 보낸 광채처럼 눈부시구나 사랑아 내 사랑아 나는 왜 이리 끝도 없이 네가 좋은 것이냐 바보같이 천치같이 정성수서울 출생, 경희대대학원 국문학과 수료,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 중3때 낸 첫 시집 개척자를 비롯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 기호 여러분 등 12권, 현재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장, 국제PEN한국본부 자문위원

오피니언 정성수 2018-09-09 21:21

[詩가 있는 아침] 아내의 빈자리 1

아내가 친정 가고 찻물은 설설 끓고 그 소리 시늉 내는 귀뚜라미 없었다면 문지방 베고 잠들은 달빛처럼 외로웠으리 박현진안성 출생. 2002년 등단 샘터문학 월 장원 2회. 한국문인협회 공로상, 경기시조시인협회 시조문학대상 수상. 경기시낭송협회 회장 역임

오피니언 박현진 2018-09-02 20:15

[詩가 있는 아침] 귀뚜리

쓸쓸한 빈자리에 달빛에 젖은 가락 음 자리 맑은소리 깊은 밤 잠 못 이뤄 이 가을 가득 채운 뜰 너와 나만 동행이다 이경자 한맥문학으로 등단. 한맥문학동인회 회장. 시조시인협회, 경기시조시인협회 회원. 백강문학, 표암문학 회원. 현 한국문인협회 안산지부장. 한맥문학상, 성호문학상, 경기예총 공로상 수상. 시집 하루의 연가 늙숙이의 합창(부부시조집) 세월은 머물지 않는데 등 다수.

오피니언 이경자 2018-08-26 20:17

[시(詩)가 있는 아침] 노을 지는 서해 바다

오피니언 김성호 2018-08-19 20:31

[詩가 있는 아침] 그냥

야릇한 밤꽃 향에 감또개 뒹구는 한낮 핸드폰 4번을 꾸욱, 옛님과 말을 섞네 나야 뭐, 그저 그렇지 그냥 걸어본 거여. 최오균

오피니언 최오균 2018-08-12 20:13

[詩가 있는 아침] 인생이 시가 되려면

쉼터가 있는 마루터기에 오르면 쉬어야 한다 오르느라 숨이 찼던 말았던 힘이 들었던 아니든 숨 한 번은 크게 쉬고 가야지 벤치나 정자 따위는 없어도 좋다 등걸이나 펀펀한 돌멩이만 있어 앉을 수만 있다면 혹 없을지라도 날이 저물어 길을 잃어버리지만 않는다면 내려가는 길을 서두를 거야 없지 저항의 담벼락을 악착같이 넘어야 할 이유도 앙갚음의 독을 품을 이유도 없는데 둥치들과 어울려 더불어 사는 것이 숙명이라면 자연의 이웃들엔 약이 되는 법 인생이 시가 되려면 동양화가 되려면 여백을 한 뼘 정도는 가지고 가야 되겠지 정태호

오피니언 정태호 2018-08-05 20:33

[詩가 있는 아침] 꽃과 밭

꽃이 밭에 살면서 하늘을 우러르고 밭이 내준 몸에서 피어난 눈물 꽃은 뿌리로 감싸 안으며 꽃이 밭을 살려낸다 김진대경북 영주 출생. 월간문학으로 등단. 경기시조시인협회 회원. 수원북중학교 교사.

오피니언 김진대 2018-07-29 20:44

[詩가 있는 아침] 개미자리

자투리 틈새마다 키 낮춘 마음자리 물 한 방울 햇살 한 줌 깜냥껏 얻어다가 푸르게 일어서리라 세상 품는 꿈을 꾸네. 길가에 자리를 편 노점상 할머니와 시드는 푸성귀에 말동무도 해주면서 지는 해 더디 가도록 눈길 한 번 맞춰보고 보도블록 틈새에는 희망을 채우리라 개미손님 찾아오면 반갑게 맞이하고 생명의 푸른 결기를 두 손 가득 퍼 주리라. 조홍원

오피니언 조홍원 2018-07-22 19:50

[시(詩)가있는아침] 어머니의 숲

오피니언 황영이 2018-07-15 20:11

[詩가 있는 아침] 소통

묵삭은 오막살이 남보기가 부끄러워 돌담장 쌓아올려 성벽처럼 높였더니 마침내 누옥은 가려 망망대해 섬이 된다. 나무들 이야기가 살별처럼 아득해서 이번엔 담장을 한 켜 한 켜 낮췄더니 앞산이 치렁거리며 다가와 말을 건다. 노재연

오피니언 노재연 2018-07-08 20:17

[詩가 있는 아침] 수족관 앞에서

트인 물길 가둬놓은 작은 바다 그 곳에는 광어 우럭 세발낙지 층층이 무리지어 촉각을 곤두세우며 숨죽인 채 떠 있다 그림자만 일렁여도 감전된 듯 놀라는 첫새벽 안개 속을 흔들려온 멀미보다 해풍도 파도도 없는 물밑 고요 더 섬뜩해 어떻게 몸 사릴까 넙치눈이 세상에서 성급한 게거품도 가까스로 다독이며 차라리 씹힐지라도 도마 위에 오를까 이가은

오피니언 이가은 2018-07-01 20:32

[시(詩)가 있는 아침 ] 상처, 그 후로도 오랫동안

이드거니 오던 비 발걸음 되돌리고 우주의 불꽃놀이 천둥번개 잦아들자 구름 뒤 환한 물빛 낯 숨어서 기다린 듯. 손톱 밑 가시처럼 폐부 콕콕 찌르던 날 도사린 미움하나 꼬리 한껏 치켜들 쯤 불현 듯 다가선 말씀 강물로 출렁인다. 빛바랜 하얀 기억 시나브로 멀어지고 상흔은 으레 그렇듯 녹아내린 시간 위로 한 찰나 스쳐간 바람 혹은, 불꽃이었다.

오피니언 박희옥 2018-06-24 20:32

시가있는 아침

[詩가 있는 아침] #거기 충무로에 가면

[詩가 있는 아침] 빛살무늬로 날다 -불나방-

[시(詩)가 있는 아침] 기원(祈願) 2

[詩가 있는 아침] 안동댐

[詩가 있는 아침] 청자를 보며

[시(詩)가 있는 아침 ] 명아주

[詩가 있는 아침] 들 판

[시(詩)가 있는 아침] 송편을 빚으며

[詩가 있는 아침] 바보같이 천치같이

[詩가 있는 아침] 아내의 빈자리 1

[詩가 있는 아침] 귀뚜리

[시(詩)가 있는 아침] 노을 지는 서해 바다

[詩가 있는 아침] 그냥

[詩가 있는 아침] 인생이 시가 되려면

[詩가 있는 아침] 꽃과 밭

[詩가 있는 아침] 개미자리

[시(詩)가있는아침] 어머니의 숲

[詩가 있는 아침]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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