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엄홍길씨 한국외대 수시모집 합격

지난해 7월31일 해발 8천611m의 파키스탄 k2봉을 등정하는등 동양인으로서는 최초로 히말라야 8천m급 이상 14좌봉을 정복한 산악인 엄홍길씨(41)가 만학도가 됐다. 지난 14일 2002학년도 한국외국어대 1학기 수시모집에서 자기추천자 특별전형으로 중국어과에 합격한 것이다. 엄씨는 “그동안 세계 각국의 수많은 산을 등정하면서 가장 큰 문제가 언어소통이었다”며 “고봉이 많은 네팔 등 일부 나라는 영어로 언어소통이 가능했지만 중국을 통해 히말라야산 고봉들을 등정할 때는 통역이 필요해 많은 어려움을 겪어 중국어를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내 산악협회와 중국산악협회간 민간교류차원에서도 언어를 구사할 수 있어야 각종 교류가가 가능하다”는 엄씨는 “중국 대륙에 대한 호기심과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연구와 탐구를 위해서라도 앞으로 중국어를 열심히 배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엄씨는 특히 중국 곳곳의 5천∼6천m급 고봉을 지속적으로 등반하면서 중국에 관한 공부를 병행할 계획이며, 올 가을에는 남극을 탐험할 계획도 갖고 있다. 한편 엄씨는 지난 86년 라인홀트 메쓰너가 히말라야 8천m급 봉우리 14좌를 처음 완등한 이후 세계에서 8번째,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의 대위업을 달성한 작은탱크로 불리고 있다./의정부=최종복기자 jbchoi@kgib.co.kr

대한노인회 화성시 동부노인대학

90년만의 가뭄을 극복하기 위해 각계에서 따뜻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노인들이 쌈지돈을 모아 성금을 기탁해 눈길을 끌고있다. 대한노인회 화성시 동부노인대학 노인들이 자녀들로부터 받은 용돈을 조금씩 모아 가뭄극복에 써달라며 14일 본사를 방문, 신창기 대표이사에게 성금 41만2천원을 전달했다. 본사를 직접 방문한 동부노인대학 김중근 학장(69)과 고문 이흥철씨(69)는 “가뭄을 걱정하는 노인대학 학생 92명이 1천원, 2천원씩 용돈을 절약해 정성으로 성금을 모았다”면서 “온 국민이 한 마음으로 가뭄극복 성금모금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화성시 태안읍을 중심으로 동탄·정남면에 거주하는 평균 70세 노인들이 활동하고 있는 동부노인대학 회원들은 대부분이 농사를 짓거나 지어봤던 사람들로 최근 극심한 가뭄에 애가 타 가뭄극복운동에 동참하게 됐으며, 이달 초에는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 김중근 학장은 “화성시의 논밭 또한 거북등처럼 갈라져 농사에 차질이 크다”며 “어린이들도 코묻은 돈을 내놓으며 가뭄극복에 동참하고 있어 우리 노인대학에서도 십시일반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올해 설립한 동부노인대학에는 현재 205명의 회원이 왕성한 활동하고 있으며, 도내 3대 노인대학으로 꼽힐 정도로 규모며 내용면에서 알차게 운영되고 있다. /이형복기자 mercury@kgib.co.kr

이천 하이닉스 반도체 노조대표 9명 6일간 260km 행군

14일 오후 3시. 이천소재 하이닉스 반도체는 현대역사의 가슴뭉클한 커다란 변화를 실감했다. 회사를 살려보자는 손병돈 부사장과 임원진, 그리고 노조원(직원) 등 500여명은 숨조차 내쉬지 못하며 노사화합과 회사살리기라는 기치아래 경북 구미에서부터 이천까지260km를 걸어온 직원 9명을 맞고 있었다. 손 부사장과 마주한 임상권 행동대장(33)의 손과 입술은 경과보고 말미에 이르러 파르르 떨리면서 눈시울을 붉어졌다. 동시에 너나할것 없이 터져 나온 격려의 박수는 결국 참다못한 임대장 눈가의 고인눈물을 덩어리가 되어 하염없이 떨러뜨리게 했다. 한편의 각본없는 드라마였다. 1만3천여명의 하이닉스 반도체 노동조합을 대표한 임상권 대장등 9명은 지난 8일 구사대란 비정한 심정을 가슴에 안은 채 구미사업장을 찾았다. 이들의 목적은 ‘하이닉스 반도체 새출발’이 짖게 새겨진 깃발을 베낭에 꽃은채 구미사업장을 시작으로 하이닉스 반도체 이천본사로의 도보행군을 위해서였다. 내리쬐는 초여름 햇볕을 안고 6일간 걸어온 260km는 회사를 살려보자는 의지가 없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행군대 박정민대원(36, 청주지부)는 “구사대란 특명을 안고 구미를 출발한 우리는 낙오자없는 목적지 도달아 결국 히이닉스 직원들의 사기와 연결되고 있음을 직감했다”며 “회사는 분명 옛 영광을 되찾는 세계속의 전문 반도체 기업으로 거듭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하이닉스 노사팀 최광문 대리 또한 “이번 행군은 그 어떤 인위적인 방법이 동원되지 않았다”며 “노조측이 자발적으로 기획, 대원선발과 1개월여만의 훈련을 통해 이뤄낸 9인의 행군일지는 하이닉스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천=김동수기자 dskim@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