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무형문화재 시리즈를 마치며<41>/(上)문화재의 현주소

잊혀져 가는 우리것…계승 열정 아쉬워 경기문화재단, 기록영상물 절반만 기록 후 중단 기능장 경우 상품마케팅·유통에서 경쟁력 잃어 전수교육시설 부족… 정부·지자체 지원 절실해 경기일보는 경기문화재단과 공동으로 지난해 이어 올 7월까지 민족고유의 전통성과 역사성을 지닌 경기도무형문화재 44종목을 집중취재했다.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전통문화의 계승·보존을 위해 무형문화재를 지정했지만 후속지원이 절실한 가운데 도무형문화재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대안 등을 2회에 걸쳐 제시코자 한다. ▲현황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도지정문화재를 보유한 경기도는 지난 1987년 도무형문화재 제1호 계명주 지정을 시작으로 최근 1월 조각장과 서각장까지 44종목을 발굴 지정했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분야별 지정 현황은 공예기술이 23개로 가장 많고 음악(9), 놀이와 의식(6), 음식과 무예(4), 무용(2) 순이며 연극은 해당 사항이 없다. 특히 연극이 도무형문화재로 지정되지 못한 것은 연극적 요소가 가미된 무형문화재 발굴 및 원형 보존을 위한 지역대학 등의 학문적 뒷받침이 미미한 것도 하나의 원인. 현재 문화재 보유자는 전수활동을 위한 지원금(월 80만원)을 받고 있으며, 생활이 곤란한 보유자는 특별금의 지급과 보유자 작품구입 등을 추가 지원받고 있다. 무형문화재 전승기반인 전수교육시설은 방자유기장을 비롯 남한산성소주, 안성남사당, 백동연죽장, 입사장, 양주상여회다지소리 등 6곳이며 승무·살풀이와 안성향당무 전수교육관이 설립중이다. 이같이 문화재 보존과 대중화 차원에서 전수교육시설이 턱 없이 부족해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하다. 무형문화재 보유자 및 단체들은 매년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공개행사를 개최하며, 경기문화재단은 일부 문화재를 선정해 ‘경기문화재발견시리즈’란 기록영화를 제작했으나 1편당 30~40분 정도에 불과해 해당 종목의 원형 기록보다는 단지 홍보적 성격이 짙다. 여기다 지정종목의 절반가량인 21종목만 기록된 후 중단된 상태다. ▲문제점 전통문화의 보존 및 계승을 위해 지정한 무형문화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지정된 이후 후속지원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월마다 전승지원금이 지원되지만 생업과 문화재 전수를 병행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특히 경기도무형문화재의 절반이 넘는 기능장의 경우 몇몇 기능장을 제외하고는 상품마케팅 및 유통이 원할치 않아 상품 경쟁력을 잃기 일쑤다. 부의주같이 대량설비가 필요한 종목은 초기 설치비용과 작업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몇 년째 소량생산만 하는 상황이며 화각장 및 계명주 또한 제품 판매에 애로를 겪고 있다. 여기다 무형문화재를 전담할 독자적인 행정체계가 미미해 사후 관리에 헛점을 드러내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문화정책과 내에 문화재계에서 문화재 전반을 다루고 있어 ‘문화재과’ 신설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6월 경기문화재단이 (사)화성재인청보존회에 발주한 ‘경기도무형문화재 보존 및 발전방향 모색’이란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무형문화재를 전담할 독자적인 행정체계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도지정 문화재 보유자들은 평균값 4.6(최대 5)으로 절실히 원하고 있다. 또 무형문화재 전승계보에 따라 기록영화, 책자들이 체계적으로 제작되지 않아 무형문화재의 활동과 역사적 의의 등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매체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특히 공연·전시의 경우 학생 및 일반인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일부 실시하고 있으나 체계적인 운영계획과 강사 양성을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 개발도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전수공간 확보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다. 개인의 경우 대부분 가정에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으며, 연희집단은 독자적인 건물보다는 임대료를 내거나 문화센터의 일부 장소를 사용하는 실정이다. 한시적으로 군부대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파주금산리민요 추교현 보존회장은 “지역축제가 활성화되면서 두레놀이를 선보일 기회가 많아졌지만 제대로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며 “우리 정신이 살아 있는 전통문화 계승을 위해 전통양식의 전수회관 건립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형복·박노훈기자 bok@kgib.co.kr 광명농악… 시민 참여하는 ‘농악축제’ 만들어 농악은 각 지방마다 고유의 특색을 지닌다. 박자와 가락, 기교 등이 조금씩 다르며 전승 형태도 차이가 난다. 광명농악(경기도무형문화재 20호)은 바로 이 전승적 측면에서 유달리 돋보인다. 비록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전통문화의 원형적 틀을 갖췄다. 오늘날의 계승 및 보급과정 또한 눈에 띈다. 광명농악은 1998년 광명농악보존회 설립을 필두로 같은해에는 광명시에 위치한 충현고등학교를 광명농악 전수학교로 지정해 청소년들에게 농악의 맥을 전하고 있다. 또 2000년에는 광명시내 18개 동에 풍물패를 조직, 일반인을 대상으로 농악을 전파시키고 있으며 1년에 한 번씩 동별 경연대회를 열고 있다. 뿐만아니라 매년 가을에는 광명농악 발표회를 열어 학생과 일반인, 광명농악보존회 등 전 광명시민이 참여하는 농악축제로 만들고 있으며 꾸준한 해외공연을 통해 우리 농악의 정신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광명농악의 보급은 단순히 전통놀이를 전승하자는 차원이 아닙니다. 두레 등으로 대표되는 공동체의식, 이웃이 화합하고 가족애가 살아 숨쉬는 우리 선인들의 정신세계를 이어받는 것입니다.” 상쇠 임웅수씨(43·한국국악협회 광명지부장)의 말에는 지금의 광명농악이 존재할 수 밖에 없는 필연적 이유가 배어 있다.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송포호미걸이… 대중과 함께하는 프로그램 자랑 농경문화는 마을공동체의 단합을 최우선으로 여겼고 그래서 탄생한 것이 두레패다. 특히 고된 농사일을 마치고 서로를 격려하며, 풍년을 기원했다. 고양 송포 호미걸이(경기도무형문화재 22호·보존회장 조경희)는 일산 신도시 개발과 함께 토착민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보존회를 중심으로 호미걸이를 비롯 용구재 이무기제, 십이지신 불한당 몰이, 쌍그네 놀이 등 7가지 이 지역 전통민속놀이를 발굴했다. 호미걸이의 자랑은 일반 대중과 함께하는 프로그램 개발이다. 보존회는 초·중·고등학교는 물론 고양여성개발센터와 송산동사무소, 일산1동사무소, 김포여성회관 등에 풍물반을 운영중이다. 송포 호미걸이만의 독특한 12채 가락 등을 시민들에게 적극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프로그램을 개설한 곳이 많아지자 지난해부터는 강사육성을 위해 연구생반을 따로 운영할 정도다. 조경희 보존회장은 “일반인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강사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파견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이형복기자 bok@kgib.co.kr

‘조형서예 발전방향’ 학술강연회

■ ‘조형서예 발전방향’ 학술강연회 현대미술 기법 접목…소통 필요성 제시 中·日 ‘지나친 조형미’ 타산지석 충고도 전통 닮되…‘현대’를 담아내자 “전통만을 고수한 채 선진적이거나 시대정신을 담아내지 못한 서예의 집착보다는 현대미술의 다양한 기법을 접목시켜 관객과의 교감 통로를 개척해야 합니다” 10일 경기도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현대 조형서예의 발전방향’이란 학술강연에 참여한 국립현대미술관 정준모 학예연구실장의 주장이다. 경기일보와 경기도박물관이 공동주최한 ‘먹의 유혹-조형서예의 미래’(6.20~7.18)전의 부대행사로 열린 학술강연회에서는 현대서예의 특징과 방향성 등에 대해 심도깊은 강연이 펼쳐졌다. 이날 강연회에선 정준모 실장을 비롯 최병식 경희대 교수, 곽노봉 박사(한국서예학회 총무이사) 등 3명이 주제발표를 했다. 먼저 정 실장은 ‘현대미술의 흐름과 서예-전통이냐 현대화냐’는 주제에서 현대미술의 기법속에 현대서예의 가능성을 조명했다. 정 실장은 “오늘날 서예는 시대를 반영하기 보다 전통의 필법과 선현의 가르침에 충실한 기초수련과 자신의 서법 완성에 매진하고 있다”며 “한자 세대의 감소, 급격한 디지털 시대에 따라 서예의 현대성 확보가 중요한 덕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서예도 예술의 한 장르로서 급속한 시대의 변화에 호흡하며 감상자와의 교감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고서의 연구를 바탕으로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와 연구를 통해 서예의 영역을 한층 굳건히 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정 실장은 서예의 기법을 접목시킨 화가 폴록과 로스코, 루이스 등을 소개하며 서예의 세계화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어 최병식 경희대 교수(미술평론가)는 ‘한국 현대서예의 오해와 가능성’을 발표했다. 최 교수는 “서예가 고도의 관념 예술이자 시각예술이라는 거시적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문자의 형태를 축으로 다양한 영역의 한계를 넘나드는 부단한 실험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특히 “영역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서예에 대한 학문적인 토론과 비평을 거쳐야 한다”며 “현대서예가 전통성의 견고한 바탕 위에 검증된다면 서예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현대서예의 특징과 방향성에 대한 모색’을 발표한 곽노봉 박사는 한·중·일 현대서예의 변천사를 통해 현대서예의 미래를 제시했다. 곽 박사는 “한자권에 속한 한·중·일은 서로 다른 특색을 지니고 있지만 반면 공통된 현대서예의 특징을 유추할 수 있다”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자기만의 구상과 어휘를 새롭게 구축한 것이 현대서예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서예의 변천과정에서 새로운 기법을 사용하더라도 일본과 중국의 경우처럼 조형에만 치우쳐 가독성이 떨어지면 쉽게 소멸한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편 곽 박사는 ‘현대서예’에서 ‘현대’란 단어가 ‘현재 사람이 쓴’ 모든 것을 의미하는 만큼 ‘신표현주의’란 개념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경기문화재단-‘크즐오르다’대학 학술회의

카레이스키에 ‘한국’ 심는다 “중앙아시아를 비롯해 구 소련권에 살고있는 고려인들의 3~5% 정도만 우리말을 알고 있죠”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연해주(원동)로 이주했던 18만 조선인들이 1937년 스탈린의 소수민족 박해에 따라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됐다. 이후 이주 1세대인 70, 80대의 고령자와 2, 3세대들이 대를 이어 살고 있다. 이들 카레이스키(고려인)는 130여개의 민족으로 구성된 중앙아시아에서 삶의 뿌리를 내리며 타민족과의 결혼 등에 따라 민족 고유의 전통 또한 사라져 가는 추세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중심으로 중앙아시아에 퍼져 있는 고려인들은 타고난 근면성과 성실함으로 대법관 및 헌법재판소장, 기업가, 국회의원, 공훈예술가 등 사회 각층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으며 교육수준도 높아 ‘아시아의 유태인’으로 불린다. 경기문화재단(대표이사 송태호)은 지난 1999년부터 러시아어로 제작된 한국어문법 교재를 구 소련권에 제공, 고려인은 물론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러시아 등에 지원하고 있다. 이에 지난 17일에는 콜크다타 크즐오르다 국립대학(Korkyt Ata Kyzylorda State University·싸이을바예프 총장)이 주최한 ‘다민족 국가에서 민족문화 보존과 교류의 의미-한국어 보급과 전망’ 학술회의를 열고 양국간 활발한 문화교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경기문화재단은 지난 1999년부터 크즐오르다 대학을 거점으로 구 소련지역에 현대한국문법책을 지속적으로 보급, 한국어 확산에 일익을 담당했다. 이날 학술회의에서 송태호 대표이사는 경기문화재단 설립 배경 및 주요 사업내용을 소개하고 러시아권 한국어 보급과 해외문화교류 등 국제문화사업을 중점 설명했다. 송 대표는 “재단은 한국어에 높은 관심을 갖고있는 구 소련권의 호응에 부응코자 1999년부터 매년 ‘러시아 한국어구문 문법책’ 1천500여권을 보급했다”며 “우리말을 잊어가는 고려인들은 물론 한국어를 배우려는 카자흐스탄 국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송 대표는 한국학 차원의 청사진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경기도와 카자흐스탄의 공연예술단 상호교류, 국내작가의 카자흐스탄 체류 후 집필 등 양국간 문화교류를 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어 김예프(홍범도재단 대표)는 연해주에서 강제이주당한 고려인의 역사적 과정을 조명했으며, 무장투쟁의 선봉장으로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끈 홍범도 장군(1868~1943)의 활약과 현대적 과제를 진단했다. 김예프는 “홍범도 장군은 무장투쟁은 물론 소련혁명에도 적극 참여했으며, 레닌이 이끈 국민회의의 대표로도 활약했다”며 “우리 재단도 민족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글학자이자 역사가인 계봉우 선생(1880~1959)의 아들인 계학림 옹(78)은 “아버지 계봉우는 한국에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로프스크 등지에서 한글을 가르쳤고 ‘이두집해’, ‘북방민족어’, ‘조선문법’ 등 다수의 저서를 남겨 민족말 보존에 앞장섰다”고 말했다. 특히 그의 자서전인 ‘꿈속의 꿈’은 1900년대 초반 당시 시대적 상황을 상세히 담고 있어 높은 사료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크즐오르다에는 홍범도 장군과 계봉우 선생의 기념비가 있으며, 1996년 국가보훈처에서 설립한 통일문이 설치돼 있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 참여한 김필영 교수(파리 국립동방어문학대학교)는 “재외동포를 위한 국가차원의 우리말 보급이 절실한 가운데 경기문화재단의 러시아권 한국어구문법 제작·보급은 한민족의 정체성 확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크즐오르다는 카자흐스탄의 동부에 위치한 도시로 1925~1929년 동안 공화국의 수도였다. 1937년 원동에서 강제 이주 당한 고려인이 우쉬토베에 이어 두번째로 거주한 곳이다. 고려인들은 이곳에 크즐오르다 국립대학의 전신인 ‘원동 고려사범대학’을 설립하고, 순한글신문인 레닌기치와 고려극장을 운영했다. 또 독립투사 홍범도 장군의 무덤과 기념비는 물론 홍범도 장군의 이름을 붙인 거리(홍범도 울리짜)가 있으며, 고려인들은 이곳에 카자흐스탄 최고 품질의 벼농사를 짓고 당근·토마토 등의 작물을 재배했다.

道무형문화재 ‘승무·살풀이’ 보유자 송악 김복련씨 무용발표회

기쁨과 슬픔이 한데 배어 있는 전통춤. 가락이 울리면 곱디고운 오방색 복장을 하고 스승의 스승을 거쳐 수대부터 내려온 춤사위가 펼쳐진다. 지난 2002년 경기도무형문화재 제8호 승무·살풀이 예능보유자로 지정된 송악 김복련씨(57·수원시 장안구 신풍동)의 제5회 무용발표회에서 그 장엄한 멋을 만날 수 있다. ‘나빌레라’란 이름으로 8일 경기도 문화의전당에서 경기도 화성재인청류인 ‘승무’, ‘살풀이’, ‘진쇠무’를 선보이고, (사)화성재인청보존회원 등 35명이 ‘기본무’, ‘풍류도’, ‘선소리 산타령’, ‘신칼대신무’를 다채롭게 펼친다. 김복련씨는 신현숙, 최선라, 김기화, 강선미 등 7명과 함께 ‘승무’로 첫 무대를 연다. 승무는 불교의식무용과 민속무용 혹은 기방예술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고 이동안 선생의 구술에 따르면 산사에 병환이 깊은 스승을 치료하기 위해 상좌가 북을 치며 춤을 추었다고 전한다. 이어 ‘살풀이춤’은 흰치마저고리와 흰색 끈을 허리에 매고 두 개의 수건으로 한을 풀어낸다. 특히 재인청류의 살풀이는 수건 하나를 들고 다른 수건을 뒤에 놓아 춤사위를 펼치며, 두 개의 수건이 만나 유선형의 태극무늬를 선보이기도 한다. 이어 김복련씨는 구군복(무관복) 차림에 목화를 신고 꽹과리를 치며 독무로 ‘진쇠무’를 펼친다. 진쇠무의 어원을 알아보면, ‘진’은 ‘진사’, ‘쇠’는 ‘꽹과리’를 나타낸다. 구전에 의하면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나 궁중에서 왕이 각 지방의 원님들을 불러 향연을 베풀때 8명의 고을 원님들이 왕 앞에서 꽹과리를 들고 춤을 춘 것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이밖에 배수옥 중요무형문화재 제19호 선소리산타령 이수자 외 12명이 ‘선소리 산타령’을 신명나게 들려주고, 오북합주인 ‘천지신명’을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에는 소병구 용인대 강사가 해설을 맡으며, KBS국악한마당 민속반주단 대표 김성운(피리)과 방영숙(장구), 백윤하(대금), 김기홍(아쟁), 김성 연(가야금)이 삼현육각을, 노름마치(대표 김주홍) 연주단이 진쇠무 풍물장단을 연주한다. 김복련씨는 “승무·살풀이 예능보유자로 지정된 이후 올해 10명의 이수자를 배출해 매우 뜻깊다”며 “무대공연을 통해 우리 춤의 멋과 흥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254-5686 /이형복기자 bok@kgib.co.kr

영통사 복원기념 남북공동 국제학술대회

남북한 불교계가 손잡고 개성 영통사 복원불사를 기념하는 국제학술대회를 연다. 대한불교 천태종(총무원장 전운덕 스님)과 북한 개성 영통사 복원위원회는 오는 8월19일 개성 자남산 려관 대회의실에서 ‘영통사 복원 회향과 대각국사 의천의 재조명’이란 주제로 남북불교 공동 국제학술토론회를 마련한다. 대회는 남한 40여명, 북한 300여명을 비롯해 중국과 일본의 학자들이 참석해 영통사 복원에 따른 대각국사 의천의 활동과 업적을 종합적으로 연구, 발표하는 대규모 행사로 치러진다. 대회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리영자 동국대 명예교수가 ‘대각국사와 천태종 개립’을, 김영태 동국대 명예교수가 ‘영통사와 대각국사 의천의 관계 고찰’을, 북한에서는 윤국일 사회과학원 실장이 ‘조선 천태종의 시조 대각국사 의천’을, 리창언 사회과학원 연구사가 ‘영통사는 조선 천태종의 성지’를, 리의화 영통사 복원위원회 부위원장(조선문화보존국 지도국장)이 ‘영통사 복원과 그 역사적 의의’를 각각 발표한다. 또 영통사 발굴 및 복원사업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일본쪽 학자인 타다교분 다이쇼대학 인문학부장이 ‘영통사 발굴 정형에 대하여’를, 사준미(謝俊美) 중국 화동사범대학 역사학 교수가 ‘21세기 동아이사 협력과 불교의 역할-의천 대각국사의 국제관과 국제활동을 중심으로’를 주제발표할 예정이다. 천태종은 지난해말부터 영통사를 복원하는 지원사업을 종단차원에서 적극 추진, 복원공사에 사용되는 기와 40만여장(12억원 상당)을 모두 여섯차례에 걸쳐 북한에 전달한데 이어 영통사를 장식하는 단청불사를 지원하기 위해 단청 8억원어치를 지난 4월부터 북한 영통사복원위원회에 지원중이다. 천태종은 오는 10월께로 예상되는 영통사 복원공사가 완료되면 이를 기념하는 남북합동 낙성행사를 북한과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4개국 천태종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봉행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영통사는 고려 11대 문종의 넷째 아들로 태어난 대각국사 의천(1055~1101)이 출가해 35년간 불경공부를 하며 한국 천태종을 창시했던 사찰로 북한은 지난 1998년부터 복원사업을 추진해 왔다. (02)573-7645

인하대 ‘우언문학’ 국제학술회의

인하대학교가 동아시아 3개국이 참가하는 우언문학(寓言文學)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인하대 한국학연구소(소장 최원식 교수) 주최로 14일 인하대 본관 소강당에서 열린 학술회의에선 ‘동아시아 우언문학(寓言文學)의 성격’을 주제로 한국·중국·일본 3개국 100여명의 학자가 모여 각 국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자로는 ‘중국우언문학사’ 저자인 중국 장사대(長沙大) 천푸칭(陳蒲淸) 교수가 ‘우언의 문화지위’에 대해 발표했고, 중국의 대표적 우언작가인 추페이청(儲佩成·중국 常州大) 교수의 ‘중국 신시기의 우언문학’, 일본 우언문학 연구의 지평을 연 후지와나 히데키(藤原英城·일본 京都府立大) 교수의 ‘談林俳諧寓言論의 재검토’, 이쿠라 요이치(飯倉洋一·일본 大阪大) 교수의 ‘일본 근세소설과 우언’이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인하대 김영 교수가 ‘비움의 철학과 우언’, 단국대 윤주필 교수가 ‘동아시아 고소설의 우언활용의 비교’, 고려대 조현설 교수가 ‘지혜, 신화와 우언을 잇는 고리’, 단국대 윤승준 교수가 ‘중국우언의 수용과 재창조’를 주제로 발표했다. 한편 이번 학술회의는 중국을 비롯 한국과 일본의 문학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친 장자의 문학적 상상력과 우의적 표현방식이 동아시아 문학사의 소중한 문학유산이 됐음을 학술적으로 입증한 자리로 우의적 형상화를 통한 재미와 삶의 지혜를 전해주는 우언문학의 발전을 모색했다./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동북亞 초기금속기문화’ 학술대회

제31회 한국상고사학회(회장 이종선) 학술발표대회가 ‘동북아시아의 초기금속기문화’를 주제로 오는 30일 용인 경기도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한국상고사학회와 경기도박물관이 공동주최하고 한국학술진흥재단이 지원하는 이번 학술대회는 우리나라 초기금속기문화와 관련해 러시아, 중국, 일본 등의 학자들이 참여한다. 김경택 서울대박물관장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번 학술발표대회는 총 5개 주제발표와 함께 종합토론이 펼쳐진다. 먼저 강인욱 교수(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의 첫 주제발표인 ‘기원전 8~3세기 중국 북방 장원지대의 동검문화 - 동검의 형식분류와 지역성을 중심으로’를 시작으로 ▲‘몽골 청동기시대 판석표에 대하여’(윤형원 국립중앙박물관 고고부 학예연구관·에르그젠 몽골국립역사박물관) ▲‘러시아 남시베리아 알타이 우코크 고원의 파지릭 문화’(V.I.몰로딘 러시아과학원 시베리아분원) ▲‘요녕지방 청동기시대 후기 문화의 상사성과 상이성’(박양진 충남대 고고학과) ▲‘길림과 주변지구에서 출토된 청동검에 대한 고고학적 비교연구’(주영강 중국 길림대학교 고고학계)를 발표한다. 각 주제발표 후 이종선 경기도박물관장을 비롯 정석배(한국전통문화학교 문화유적학과), 동실리(중국사회과학원 시베리아분소), 오강원(영남대 문화인류학과), 안신원(한양대 문화인류학과)씨 등이 토론자로 참여한다. 한편 가을 학술대회는 우리나라 서해안의 고대무역관계 유적이나 문화에 대한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문의 288-5310 /이형복기자 bok@kgib.co.kr

‘종묘제례악’ 주제 학술대회

우리나라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이자 유네스코(UNESCO)의 인류구전 및 세계무형유산 걸작인 ‘종묘제례악’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가 18~19일 이틀간 국악원 국악연수관 207호에서 열린다. 국립국악원과 문화재청이 주최하는 이번 대회는 국악원이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매달 한차례씩 총 5회에 걸쳐 국내 저명 학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진행한 ‘종묘제례악 특강’을 마무리하기 위한 행사로 마련한 것이다. ‘대악후보와 속악원보의 종묘제례악 비교연구’ ‘조선후기 장악원 연주자의 전승계보’ ‘종묘제례악 악장 연구’ 등을 세부 주제로, 이동복(경북대) 최헌(부산대) 남상숙(원광대) 김현주(대전대) 등 학계 전문가들이 발표자로 나설 예정이다. 특히 국악원은 이번 대회에서 종묘제례악의 ‘전승’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어서 지난 여름 불거졌던 종묘제례악의 왜곡 논란의 진위여부를 놓고도 치열한 공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종묘제례악 왜곡 논란은 그동안 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던 문제이나 올초 이종숙 한양대 생활무용학과 강사가 박사학위 논문에서 “일제가 조선 왕실을 비하하기 위해 왜곡한 종묘제례의 가사와 무용이 지금까지 계속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다시한번 문제로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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