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층 겨냥 한국 고전소설 선봬

‘춘향전’과 ‘심청전’을 비롯해 우리 귀에 익은 한국 고전소설들이 노령층을 겨냥한 새로운 모습으로 출판가에 선을 뵈고 있다. 도서출판 생각나라(대표 김영근)는 이 분야 전공자들인 숙명여대 정병헌 교수와 인천대 이지영 강사가 공동으로 편집하고 설명을 붙인 새즈믄본 한국 고전소설 시리즈 중 ‘춘향전’과 ‘심청전’, 흥부전/배비장전’을 우선 내놓았다. 출판사는 이번 새즈믄본 고전소설 시리즈가 구매층으로는 자녀들을 안중에 두었으나 독자층은 노령층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에 기초했다는 점에 특징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 한국 고전소설이 젊은층 보다 노인층에게 더욱 익숙한 게 사실이지만 문제는 한자성어와 예스런 표현 및 표기인 원본을 어떻게 주고객층에 맞춰 편집하느냐하는 점. 이를 위해 이 새즈믄본은 한글 시대에 맞춰 어렵게 느껴지는 한문어투는 과감하게 현대문으로 바꿨으며 따로 설명이 있어야 할 곳에는 돋보기를 붙여 이에 대한 보충자료를 첨가했다. 또 때로는 본문 낱말에 한자어를 붙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시력이 대체로 좋지않은 노인층이 읽기 쉽게 하기 위해 4.6배판에 글자체를 큼지막하게 했다. 따라서 이번에 출판된 한국 고전소설은 꼭 노인층이 아니라 어린이들에게도 권장할 만하다. /연합

경기실학-한국실학의 원류 발간

커다란 변화가 지속적으로 일고있는 21세기,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창조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방향은 어떤 것이 있을까. 여기에서 우리는 다시금 ‘실제 현실에서 올바름을 찾는다’는 실사구시의 정신, 곧‘실학’본래의 정신을 되돌아볼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때에 경기문화재단이 17세기 후반부터 경기도를 중심으로 융성했던 실학을 새롭게 조명한 ‘경기실학-한국실학의 원류’를 내놓았다. 한국의 근대화를 촉진시켰던 실학사상을 다시한번 점검해 사료화(史料化)하고 그 소중한 이념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계기를 마련키 위해 기획·제작된 것이 바로 ‘경기실학’으로 문화재단의 기전문화예술총서 7번째다. 기존 유학의 관념적 태도를 버리고 실생활에 필요한 학문을 중시, 우리나라 근대화의 뿌리이자 주춧돌이 되어온 실학사상. 나라의 살림이 어려워 IMF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오늘날, 과거 우리의 역사적 경험에서 이러한 어려운 처지를 풀어줄 방안을 찾아가다 보면 성호·다산 등의 선각적인 실학자들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실학의 전개과정이나 주창자 등은 대부분 경기도와 인연이 너무도 깊다. 따라서 경기실학을 논하고 경기도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책의 구성을 보면 우선 경기도의 실학과 오늘날의 실학을 설명하고 있는데 조선실학의 대표로 손꼽히면서 경기도와 끈끈한 인연을 맺고 있는 반계 유형원, 성호 이익, 다산 정약용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또 조선후기 실학 지식인들의 주요활동 무대가 됐던 경기도의 지리적 배경을 큰 주제로 ▲어디에서 살 것인가 ▲왜 경기도인가 ▲조선후기 사람의 눈에 비친 경기권역 ▲조선후기 경기권역의 발달과정 ▲경기도내의 세부 노정 ▲실학 지식인들의 교유의 무대 등에 이야기한다. 이어 경기도 지역의 세 선구자들이 지닌 특징들을 염두에 두면서 그들이 살았던 시대의 분위기를 정치·사상적 측면에서 살펴보고 그들의 생애와 학문, 경기실학의 선구자로서의 사상 체계와 경세론에 대해 논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기도 각 지역의 실학자를 광주·양평, 수원·안산·시흥, 강화, 과청·용인, 양주, 개성·장단지역 등으로 나눠 자세하게 소개하고 실학논리가 절실한 오늘과 경기도 실학의 정체성 등 오늘날 경기도 실학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내용 등이 펼쳐진다. 이 책에선 남북동포의 진정한 화해와 통합을 앞둔 지금, 경기도지역의 실학자들의 새로운 각오가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강조하고 있다. /강경묵기자 kmkang@kgib.co.kr

제3회 행정자치부 공무원 문예대전

행정자치부가 공직사회의 활기찬 직장분위기를 조성하고 문화활동 지원을 통한 사기앙양과 창의력 증진을 위해 마련한 제3회 공무원 문예대전에서 산업자원부 김진혁씨의 ‘청동하늘을 그리며(시조부문)’가 영예의 대상(대통령상)을 차지했다. 또 최우수상(국무총리상)에는 수원남부경찰서 박병두경사(시부문)와 서울 양동중 유향목교사(단편소설부문), 경찰대 박종인(수필부문), 북광주우체국 김인숙(동화부문), 국세공무원교육원 서현수(자술부문) 등 5명이 뽑혔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박병두경사는 전남 해남 출생으로 KBS TV문학관의 ‘행려자’를 쓰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월간문학과 문학세계를 통해 시단에 데뷔했다. 현재 경기도시인협회 사무국장으로 있는 박경사는 문학세계 문학상, 경기문학상, 수원문학상 등 다양한 상을 수상했으며, 수필집 ‘얼굴’과 시집 ‘우리 이제 사랑이란 말은’ ‘오늘은 당신의 생일이랍니다’, 장편소설 ‘유리상자 속의 외출’ 등 다수의 작품집을 냈다. 총 3천454편이 응모, 치열한 경쟁을 벌인 이번 공무원 문예대전에선 시·시조·수필·단편소설·동화·저술 등 6개 부문별로 우수상 18명, 장려상 34명 등이 각각 선정됐다. 공모전의 대상 수상자는 200만원, 최우수상에 각 100만원, 우수상에는 각 30만원의 상금을 지급하며 이번에 입상한 작품들은 책으로 꾸며 배부된다. /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세계 청소년 경기문화체험 개최

경기도의 역사와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문화·경제적 교류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2000 세계 청소년 경기문화체험’이 5일부터 18일까지 경희대학교 수원캠퍼스 우정원 및 도내 문화유적지에서 열린다. 도가 주최하고 경희대학교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전 세계의 차세대 지도자가 될 청소년들을 초청, 한반도 역사의 중심지이자 500년 조선의 역사와 문화를 그대로 간직한 도를 체험하게 함으로써 이들을 향후 문화·경제적 교류의 인적자원으로 육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헬로우 경기(Hello! Kyonggi)’라는 슬로건아래 스페인, 중국, 일본 등 36명의 해외 청소년들이 참가하며 이들에게 한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체험할 수 있는 역사 유적지답사와 전통문화 실습, 산업시설 견학, 안보 견학, 한국어 특강 등 한국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6일 한국민속촌과 경기도청 방문을 시작으로 7일 이천 도자기마을과 여주 일대 문화유적 답사, 8일 땅굴 견학과 국악공연 관람, 9일 경기도박물관 견학, 10일 풍물놀이와 안성 유기장 및 공예품 관람, 11일 수원향교 방문과 양주 별산대 놀이 관람, 12일 호암미술관 및 에버랜드 견학, 13일 전통음식 만들기 실습 및 사물놀이와 경기민요 배우기, 14일 한국학생과의 간담회 및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 관람 등 도내 유적지와 명소들을 둘러볼 예정이다. 행사 11일째인 15일에는 전통놀이를 이용한 체육대회를 진행하며 특히 이들을 인근 민박가정으로 보내 하룻밤을 지내게 하는 프로그램을 마련, 한국 가정문화에 대한 보다 폭넓은 체험과 이해를 돕게했다. /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경기도·스페인 까탈루냐 친선의 밤

경기도와 스페인 까탈루냐의 문화 교류 및 우호 증진을 위한 ‘경기도·스페인 까탈루냐 친선의 밤’이 오는 10일 오후 7시30분 경기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3월부터 자매결연을 맺어온 양지역간의 동반자 관계를 확립함과 동시에 문화교류를 통한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 각종 협력사업을 증진하기 위해 방문하는 까탈루냐주 조르디 푸졸 수상의 방문을 환영하는 의미에서 마련됐다. 공연에는 도립팝스오케스트라와 도립국악단, 도립무용단이 총출연해 우리 고유의 문화와 예술성을 한껏 엿볼 수 있는 풍성한 무대를 펼쳐보인다. 도립팝스오케스트라의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시작, 조한욱씨의 아코디언 협연으로 ‘에스파냐 카니발’과 탱고의 명곡 ‘라 콤파르시타’가 무대에 울려퍼지며 경축과 환영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게 된다. 특히 스페인 정상급 성악가인 소프라노 베고냐 알베르디와 테너 까를레스 꼬시아스가 특별출연해 스페인 특유의 정서와 예술성을 선보이다. 알베르디는 오페라 ‘홀로 길을 걸을 때(라보엠 중)’와 ‘어느 개인 날(나비부인 중)’을, 코시아스는 ‘남몰래 흐르는 눈물(사랑의 묘약 중)’과 ‘여자의 마음(리골레토 중)’을 각각 들려준다. 또 ‘사랑과 전쟁의 노래’중에서 ‘나의 프란시나 그대를 위하여’를 듀엣곡으로 선사한다. 이어 우리 문화를 알리기 위한 ‘사물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마당’과 도립국악단의 ‘수제천’‘민요메들리’등이 신명나게 펼쳐진다. 또 도립무용단은 섬세한 동작의 ‘부채춤’과 조흥동 예술감독이 직접 출연하는 격조높은 선비의 춤 ‘한량무’, 역동적인 장단의 ‘여인의 고정(鼓庭)’등으로 무대를 화려하게 수놓는다. 전석 초대인 이번 공연은 스페인 본고장 성악가들의 특색있는 오페라음악의 묘미와 우리 음악과 춤이 어우러지는 화려한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031)230-3242∼7 /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1910년 한국강점기 자료집 발간

일본의 1910년 한국병합은 조약이 아닌 군사력에 의한 강점이며, 실질적으로나 절차상으로 무효임을 입증하는 중요 사료들을 모은 책이 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종학 사운연구소장이 펴낸 ‘1910년 韓國强占資料集’이 그것으로 필자가 10여년간 일본 현지에서 조사 ·수집한 한국강점의 증거 사료들을 모은 책으로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처음으로 공개되는 것들이다. 유사이래 우리민족 최대의 치욕인 1910년 8월29일 경술국치(庚術國恥)로 한민족은 주권을 상실하고 말과 글을 빼앗겼으며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지로 전락했다. 만주사변, 태평양전쟁 등 일제가 일으킨 일련의 전쟁으로 한반도는 병참기지로 변해 황폐화됐고, 수많은 한국인들이 군인, 군속, 종군위안부, 노무자 등으로 강제연행돼 오늘날에도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상태다. 한민족이 당한 물질적·정신적 피해는 한세기가 다가도록 치유되지 않고 있으며, 한 일 두나라의 미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그럼에도 1965년 체결된 한일기본조약에는 일제의 한국침략 사실과 강점에 대한 시인, 사죄명시, 불법행위에 대해 분명한 손해배상조차 없었다. 한민족에게 크나큰 고통과 피해를 주고 두 나라 사이의 갈등을 낳은 한국강점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뤄졌는가. 1905년 을사보호조약 체결로 시작돼 1910년 한국강점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한 세기에 이르는 지금까지도 그 진상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 이종학 편저의 ‘1910년 한국강점자료집’은 데라우치 통감이 일본내각에 보고한 ‘조선총독보고 한국병합시말 부(附) 한국병합과 군사상의 관계’ ‘한국병합에 관한 서류-發電·着電’ ‘추밀원회의필기-한국병합에 관한 조약 외(명치 43년 8월22일)’ 등 3건의 비밀문건으로 이뤄져 있으며 원본과 번역, 관련자료들이 부록으로 실려있다. ‘조선총독보고 한국병합시말’은 조선총독 데라우치가 한국강점조약이 체결되고 2개월후인 1910년 11월7일 내각 총리대신 가쓰라 다로에게 전말을 보고한 후 일본 천왕이 열람한 문건으로 한국강점과정이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중요자료다. 1994년 12월 일본공문서관에서 입수한 ‘한국병합에 관한 서류-발전·착전’은 통감부와 일본 내각 사이에 오고간 290회에 달하는 기밀전문으로 일제의 음모와 잔꾀가 수없이 담겨있으며, ‘추밀원회의필기’는 ‘한국병합에 관한 조약안’을 비롯해 조선총독부 설치 등 13건의 안건이 수록돼 있다. 이종학씨는 “‘병합시말’이 한국강점의 종합보고서라면 ‘발전·착전’은 일일보고서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추밀원회의필기’는 최종결정문이라는 점에서 이 3가지 문건만으로도 한국강점의 실상을 완벽하게 재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최근 북한이 북일(北日) 과거청산과정에서 일본으로부터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과와 배상을 받는데 제몫을 다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 3건의 중요문서를 북한측에 건네준 바 있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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