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읽어주는 남자]권경엽의 ‘Tearful’

우리는 나를 오직 나로 알고 있다. 나는 둘도 셋도 아닌 오직 나로서 나일뿐이라는 이야기다. 아니, 그러면, 내가 나지 내가 너란 말이야? 이렇게 따져 물을 수도 있으리라. 그런 말이 아니다. 오직 나인 나라고만 하면서도 우리는 종종 내안의 나를 찾아 떠난다는 둥, 나의 참모습을 발견했다는 둥, 나의 다른 나를 말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내안의 나는 누구이며, 나의 참모습은 무엇일까? 실제로 내안에 다른 내가 존재하는 것이며, 그 존재를 아는 것이 나의 참모습을 발견하는 것일까? 어이없어 보이는 이 질문은 사실 서구철학사의 오랜 화두였다. 오래전, 플라톤은 이데아가 참된 존재이며 물리적 대상은 그저 한낱 이 이데아의 그림자일 뿐이라고 주장했고, 20세기의 마르틴 하이데거는 존재와 존재자를 구분시켰다. 그에 따르면 존재는 존재자를 존재하게 해줄 때 의미를 갖는다. 권경엽은 내안의 나를 그린다. 내안의 나를 하나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내안에는 무수한 나의 나들이 존재하니까. 그 모습들도 천차만별이다. 내가 어떤 모습을 상상하느냐에 따라 내안의 나는 달라진다. 내가 어떤 상태, 상황, 현실에 놓이느냐에 따라서 혹은 내가 어떤 삶의 철학과 태도를 갖느냐에 따라서 존재의 참모습은 천태만상으로 드러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경엽의 인물들은 모두 하나의 감정선을 따라 표현된 듯하다. 단적으로 말해 그것은 영혼의 상처에 관한 것이다. Tearful을 우리말로 풀면, 울고 있는, 울먹이는, 눈물을 자아내는, 눈물 어린의 뜻이다. 그렇다면 그 울음과 눈물은 무엇으로부터 비롯된 것일까? 고해(苦海)라는 말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다. 고해(苦海)는 고통의 바다, 고통의 세계를 뜻하며 Tearful Story로 번역된다. 불교에서는 고통과 괴로움이 끝이 없는 인간 세상을 사바세계라고 부른다. 이때의 고통은 우리가 다른 무엇도 아닌 바로 인간이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근원적인 고통이다. 내안으로부터 서서히 존재를 드러낸 나는 하얀 붕대를 친친 감고 있다. 나는 내가 존재하므로 아프다는 것을 보여준다. 존재하는 것이 고통의 진실이라는 것을 응시한다. 오직 나라고만 생각하는 나의 무지와 아집에 대해 나는 나에게 말하려는 듯하다. 나는 오늘 내안의 내가 생각보다 강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를 찾아 떠난다는 것이 어쩌면 해괴한 순정철학일 수도 있음을 안다. 내가 존재하는 곳에 내가 있음을 바로 믿는다. 그리고 그 존재의 존재자들이 또한 무수히 존재할 수 있고 그래서 고통에 차 있음을 또한 슬프게 깨닫는다. 김종길 미술평론가ㆍ경기도미술관 교육팀장

연날리고 윷놀이 하며...추억 쌓고… 행복 쌓고…

이번 설에는 동심으로 돌아가세요~. 우리가 명절을 기다리는 이유는 단순히 긴 휴일 때문만은 아니다. 명절에는 오랜만에 만난 가족ㆍ친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바쁜 생활 탓에 소홀했던 정을 나누며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명절이란 그저 차례를 지내고 밥을 먹고 세배를 하는 형식적인 만남이 된 것은 물론 스마트폰 게임에 눈을 못떼는 아이들까지 점점 분위기가 삭막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계사년 설에는 아날로그적인 감성과 추억을 찾아 가족과 함께 민속놀이를 하면서 짧지만 알찬 시간을 보내보는건 어떨까. ■ 널뛰기 정초에 주로 여성들이 놀던 널뛰기는 몸을 공중에 솟구쳐 다리에 강한 힘을 주고 몸의 균형감각을 길러주는 놀이이다. 긴 널빤지의 중간에 둥근 짚단을 받치고, 양쪽에서 서로 균형을 잡아가며 발로 굴러서 서로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을 반복한다. 널뛰기에 대한 유래는 다양한 편이다. 옛날 죄를 지은 두 남자가 옥 속에 갇혀 있었는데 이들 부인 중 한 사람이 옥에 갇혀 있는 자기 남편의 얼굴을 보고 싶어 다른 죄인의 아내와 공모해 널을 뛰면서 담장 너머 옥에 갇혀 있는 남편들의 얼굴을 엿보았다는 것이 첫번째다. 또 담장 안에 묶여 있던 부녀자들이 세상 밖을 보고 싶어서 널뛰기를 해 몸이 공중으로 높이 솟을 때 담장 밖의 세상 풍경과 남자의 모습을 훔쳐 보았다는 설도 있다. 발바닥 단련을 통해 건강한 발을 유지함으로써 널을 뛰면 시집가서 아기를 잘 낳는다거나 반대로 처녀 시절에 널을 뛰지 않으면 시집을 가서 아기를 낳지 못한다는 속설이나 정초에 널뛰기를 하면 일년 중 발에 가시나 못이 찔리지 않고 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설도 있었다. 특히 가평군 북면, 포천군 일동면 유동리, 김포시 통진읍,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에서는 1월16일 귀신날에 널을 뛰는 것을 귀신 대가리 깬다고 하며 귀신을 쫓기 위한 풍습으로 전해졌다. 널을 뛰는 방법은 지방에 따라 다양한데, 고양시 일산동구 문봉동에서는 보통 양쪽에 한 사람씩 2인이 뛰며 한 사람이 가운데에 앉아서 균형을 잡아 준다. 몸무게가 맞지 않을 때에는 몸무게가 적은 사람에게 널을 많이 주어 균형을 이루는데, 이것을 밥을 준다고 한다. 공중동작도 한쪽 다리 벌리기, 양쪽 다리 벌리기, 다리 앞으로 뻗기, 치마로 받는 시늉하기 등이 있다. ■ 연날리기 바람을 이용해 연을 하늘에 띄우는 민속놀이로, 종이에 가는 대나무가지를 붙여 연을 만들고, 얼레에 감은 실을 연결해 날리는 방식이다. 대개 음력 12월에 들어서면서부터 서서히 연날리기를 시작하고, 정초 세배와 성묘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마을 앞이나 갯벌에서 띄우며, 정월 대보름 수일 전에 그 절정을 이뤘다고 한다. 연날리기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647년에 선덕여왕이 죽고 진덕여왕이 즉위하자 비담(毘曇)과 염종(廉宗)이 반란을 일으켰는데, 김유신 장군이 반란군을 평정하기 위해 연을 만들어 전략적으로 이용했다는 내용이 삼국사기에 나온다. 연싸움에 대한 세시풍속은 연줄 끊어먹기와 연 높이날리기가 있는데 연싸움은 쌀밥이나 민어부레로 만든 풀에 유리가루나 사기가루를 섞어서 연줄에 발라 상대방의 연줄을 끊는 것이다. 연날리기는 다양한 연의 종류에서 찾는 재미도 있다. 꼭지연은 연의 이마 가운데에 둥근 원형의 색지를 붙인 연으로, 바탕색이 백색이며, 꼭지의 빛깔에 따라 연의 명칭이 결정된다. 먹꼭지(먹구다리)연청꼭지연홍꼭지연금꼭지연쪽꼭지연별꼭지연 등이 있다. 반달연은 이마 가운데에 반달형의 색지를 오려 붙인 연을 말하며, 치마연은 상반부는 백색 그대로 놓아 두고, 하반부만 여러 가지 빛깔을 칠한 연이다. 또 동이연은 연의 머리나 허리에 색칠을 한 것, 초연은 연의 꼭지만을 제외하고 전체를 동일한 빛깔로 칠한 것, 박이연은 연의 전체나 일부분에 동전 크기의 점이나 눈, 긴 코 같은 모양을 박은 연을 말하며, 발연은 연의 맨 아래나 좌우 가장자리에 발 모양의 종이를 붙인 연이다. ■ 윷놀이 아직까지 가장 친숙한 민속놀이로는 단연코 윷놀이가 꼽힌다. 윷놀이는 정설로 꼽히는 유래가 없지만 부여의 관직명인 저가(猪加)구가(狗加)우가(牛加)마가(馬加)대사(大使)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하는 가설이 유력하다. 윷놀이는 윷과 윷판 및 윷말 등 간단한 도구만 준비되면 어디에서나 놀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도구와 방법은 단순하지만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변수들이 흥을 돋우기도 하고 탄식을 자아내기도 한다. 윷말은 참에서 시작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고, 놀이꾼이 윷을 던져서 나온 윷패에 따라 도개걸윷모로 결정된다. 윷놀이는 오랜 세월 동안 전승되면서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났는데, 그 중의 하나가 윷패의 변화이다. 윷패는 도개걸윷으로 일컬어지는 사진법 놀이에서 도개걸윷모로 일컬어지는 오진법 놀이로 바뀌었다. 그러나 지금은 뒤도가 하나 더 생겨나서 육진법의 놀이로 변화됐다. 뒤도란 윷 하나에 특정하게 표시하여 놀이를 할 때 이것 하나만 젖혀지면 뒤로 한밭 물러나 많은 변수를 초래, 더욱더 흥미를 자아낸다. ■ 투호 일정한 거리에 병을 놓고 편을 갈라 병 속에 화살을 던져 넣는 놀이로 최근 민속마을에 가면 접하기 쉽다. 투호는 중국 한나라 이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손님 접대의 수단이 되기도 했고, 주로 왕실이나 귀족층의 놀이로 발달해 왔다. 언제 우리나라에 도입됐는지는 자세하지 않지만 고구려의 풍속에 연회를 즐기고 투호와 축국(蹴鞠)을 행했다고 기록돼 있다. 투호는 삼국시대 이래 조선시대 말까지 유교적 예법을 익히는 하나의 수단이자 놀이의 도구로 이미 오래된 예법을 실천하며 마음을 다스리는 데 필요한 수단으로, 단순한 오락이 아니었다. 그러나 근대와 현대시기를 거치면서 일반적인 놀이로 대중화되어 갔다. 노는 법은 일정한 장소에 둔 병을 향해 일정한 위치에서 살을 던져 병 속이나 귀에 던져 넣으면 되는데, 살이 꽂히는 데 따라 득점이 정해진다. 투호를 할 때 쓰는 병의 종류나 크기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며, 화살의 크기 또한 다양하다. 던지는 위치는 병에서 2살 반, 즉 3자 가량 떨어진 거리이며, 한 사람이 살 12개를 가지고 승패를 다툰다. 살은 병의 위로 5치 가량 되는 데서 수직으로 떨어지게 한다. 이기는 것을 현(賢), 지는 것을 불승(不勝)이라 하며 한 번을 일호(一壺)라 한다. 그 점수의 많고 적음에 따라 헌배(獻盃)벌배(罰盃) 등이 행해진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던지는 사람의 양쪽 어깨가 균형을 취할 것과 어깨가 기울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지현기자 jhlee@kyeonggi.com

온 가족 함께 황금같은 추억여행 떠나볼까

비록 긴 황금연휴가 아니더라도 황금같은 추억을 만든다면 그보다 더 긴 시간은 없을 것이다. 3일간의 짧은 설 연휴이지만 온 가족이 황금같은 시간을 만들어보자.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도내 당일 여행지를 소개한다. ■아담한 성당에서 받는 마음의 치유 하우현 성당 청계산 자락의 하우현 성당은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의미 있는 곳이다. 조선시대 말 천주교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산골로 들어와 모여 살면서 교우촌을 형성했다. 땅속에 굴을 파고 살아 토굴리로도 불렸다. 그 긴 역사를 품은 아담한 하우현 성당은 하얀 외벽에 연한 하늘색 지붕, 주위경관과 어우러져 경건한 모습이다. 본당 오른쪽의 사제관은 1906년에 세워졌는데 석조형식 건물에 전통 한국식 팔작지붕으로 동서양의 건축양식이 복합된 보기 드문 건축물이다. 신도수 200여명으로 전국 본당 성당 중 가장 작은 성당이지만 마음의 편안함을 주는 아름다운 성당이다. 문의(031)426-8921 ■경기도의 이태원 송탄관광특구 송탄관광특구는 주한미군 주둔지인 K-55 기지의 주변을 중심으로 미군과 내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다양한 볼거리와 쇼핑공간이 가득하다. 이국적인 바와 카페를 쉽게 찾을 수 있으며 터키의 케밥과 브라질의 슈하스코 등 외국음식 전문점이 많다. 특히 푸짐한 송탄식 부대찌개와 계란과 채소가 들어가는 한국식 햄버거인 송탄햄버거가 독특한 음식문화로 발전해 널리 알려져 있다. 다양한 먹거리를 찾는 맛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최근 반드시 순례해야 할 맛의 성지로 꼽히기도 한다. 문의(031-611-0001) ■개혁군주 정조의 손길 화성행궁 행궁은 왕이 지방에 행차할 때 머물던 임시처소다. 정조는 화성행궁을 세우고 12년간 13차례에 걸쳐 정기적으로 원행했는데 화성행궁은 경복궁의 부궁이라 불릴 만큼 규모나 기능면에서 단연 으뜸이다. 내부에는 문서의 기록과 발급을 담당한 서리청, 신하를 접견하던 유어택, 각종 행사 장소로 사용된 낙남헌 등 576칸의 웅장한 규모로 대장금 등 사극 드라마의 세트장으로 활용됐다. 매주 화요일과 일요일에는 조선시대 무예도보통지에 수록된 24가지의 실전무예인 무예24기 공연이 화성행궁의 정문인 신풍루 앞에서 열린다. 또 썰매장을 개장하여 팽이치기, 연날리기, 굴렁쇠굴리기, 제기타기 등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 문의(031)228-4677 ■복덩이 이리오너라~! 한국민속촌 설을 맞아 한국민속촌은 아늑한 고향의 정감과 향수는 물론 다채로운 설 행사로 온 가족이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특히 11일까지 열리는 2013 설 맞이 福잔치는 다양한 체험행사와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달집태우기, 지신밟기, 福떡 나누기 등 조상의 얼이 담긴 전통 세시행사를 통해 우리 조상들의 설 풍습을 체험할 수 있다. 또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흥겨운 우리가락과 역동적인 퍼포먼스, 전통무용공연 등은 어깨춤이 절로 날 정도로 신나고 흥겹다. 이 밖에 대형 연날리기와 페이스페인팅, 특별전시 우리민화전도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행사기간에 한복을 입은 입장객에게는 자유이용권을 50% 할인해준다. 문의(031)288-0000 ■전통의 숨결을 느끼다 오정방 고택 안성시 양성면 덕봉산 자락에 정무공 오정방 고택이 있다. 500여 년 전인 1510년에 지어진 이 가옥은 정무공 오정방, 천파공 오상, 충정공 오두인 등 해주 오씨의 명현들을 배출한 유서 깊은 고택이다. 해주 오씨 정무공파 70여 가구가 집성촌을 이루고 있는 덕봉리 선비마을은 문화유산과 오정방 고택, 덕봉서원 등의 전통가옥이 어우러져 조상들의 숨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고택 앞쪽으로 연못과 정자 그리고 묘역과 재실이 있으며, 조상대대로 내려오는 산신제와 석전 등의 제례와 전통음식이 잘 보존되어 전해온다. 문의( 031)677-1330 <자료제공 : 경기관광공사>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문화가산책]설연휴 도내 문화기관으로 초대

설 연휴를 맞아 오랜만에 휴식을 하는 시민들을 위해 도내 박물관과 미술관이 문을 활짝 열고 문화예술세계로 유혹한다. 눈이 즐거운 전시는 물론 교육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함께 펼쳐진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등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에게 추천할 만하다. 한편 각 문화예술기관의 관람료는 성인 4천원에 청소년 2천원으로, 도민은 신분증을 보여주면 50% 할인받을 수 있다. ■경기도박물관 계사년 뱀띠 해를 맞아 내 친구 구렁덩덩전을 열고 뱀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재미있는 볼거리를 선사한다. 뱀과 관련된 우리의 민속과 유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다양한 문화권에서 나타나는 뱀 관련 문화를 엿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뱀을 주제로 한 체험코너에서 관람객이 직접 조작할 수 있는 뱀 오토마타와 트릭아트, 추억의 뱀 주사위 놀이, 뱀 퍼즐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가득이다. 도박물관 민속생활실에서는 테마전 엄마.아빠 어린시절 놀이가 운영돼 부모님의 추억속으로 함께 되돌아가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곳에서는 땅따먹기, 자치기, 고무줄, 널뛰기, 공기놀이 등 다양한 추억의 전래놀이를 즐길 수 있다. 이와 함께 1층 기획전시실에서 광활한 미국 남서부 대륙을 누비던 밈브레스 부족의 삶을 알아보는 특별전 아메리카 인디언의 삶과 문화: 밈브레스 토기와 바구니도 감상할 수 있다. 한편 도박물관은 설 연휴 이후 정월 대보름(음력 1월15일)에는 달집태우기, 떡메치기, 풍물패 공연 등 다양한 세시풍속도 잇달아 마련할 예정이다. 문의(031)288-5300) ■경기도미술관 아프리카 대륙의 광활함과 원초적 아름다움을 현대적 시각으로 바라본 아프리카 현대미술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아프리카 3개국 작가 6명이 참여한 이번 전시회에서는 아프리카 회화와 30개 부족의 앤틱 조각 130여점을 소개한다. 관람객들이 일상생활 속 작은 행복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아프리카의 미술작품을 통해 아프리카 미술은 원시적일 것이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도미술관은 일반 네티즌이 큐레이터가 되어 기획한 특별한 전시가 진행중이며, 설 연휴에도 만날 수 있다. 문의 (031)481-7000 ■백남준아트센터 백남준아트센터에서는 최근 서거 7주기를 맞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故백남준을 추모하는 2013 첫 기획전을 만나볼 수 있다. 올 첫 전시 부드러운 교란-백남준을 말한다전은 백남준의 작품 중 흔하지 않게 그의 정치적 성향이 잘 드러난 작품들이 선을 보인다. 과달카날 레퀴엠, 오페라 섹스트로닉 등 전쟁과 사회적 금기에 저항하며 현대 사회에 문화적 충격을 준 백남준의 작품세계를 만나볼 특별한 기회다. 설 연휴 전인 9일 정식 개막해 6월 말까지 진행된다. 문의(031)201-8500 ■전곡선사박물관 연천 전곡선사박물관에서는 올겨울 몰아친 기록적인 한파를 잊게 해 줄 특별기획전 빙하시대 사람들(Man in Ice Age)전을 3월10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관람객들은 얼음 동굴입구를 통과해 혹독한 추위가 지구를 덮었던 빙하시대 전시장에 들어서게 된다. 빙하시대를 재구성한 전시실에서 얼음 속에 갇힌 꼬마 맘모스 디마와 거대한 매머드, 털 코뿔소 등 진귀한 거대 화석골격들을 살펴볼 수 있다. 또 혹한을 견뎌야했던 인류의 의식주 생활사 등 빙하시대의 환경을 이겨내기 위한 사람들의 투쟁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전시실 전망대에 올라 하얀 눈에 덮인 너른 공간을 한눈에 바라보는 것도 관람포인트다. 문의(031)830-5600 ■실학박물관 실학박물관에서는 조선의 큰 실학자 순암 안정복을 만나볼 수 있다. 순암 안정복, 우리 역사 이야기ㆍ동사강목이라는 제목으로 안정복의 저서 동사강목 등 80여 점의 유물을 볼 수 있다. 가난한 선비 안정복이 책을 모아 읽으며 가슴에 벅찬 것을 글로 풀어내어 조선 최대의 역사서 동사강목을 만든 여정을 전시로 재현해 놓았다.   또 학자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면모를 살필 수 있는 안정복의 편지도 전시한다. 안정복은 아들에게 준 글에서 행실과 공부를 일치시키고, 친구 사귀는 법까지 자상하게 가르친다. 그는 여자도 글공부를 해야한다며 당시 일반적인 관념과는 다른 생각도 설파하는 등 자녀와 찾는다면 좋은 교육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의(031)579-6000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송화, 흑임자, 오미자 … 설날 상 '오색 다식'으로 화사하게

예로부터 잔칫상 이은 오색의 아름다운 빛깔로 장식해왔다. 이 때문에 노랑 송화, 까만 흑임자, 하얀 콩, 연둣빛 녹두, 빨간 오미자를 이용해 다식을 만들어 설 차례상에 올리는 것이 우리 조상들의 지혜였다. 다식은 화학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아도 저장성이 높고 순수 자연식이라 현대사회에서도 건강식으로 꼽히고 있다. 설날 상을 화사하게 만들어 줄 오색 다식 만드는 법을 알아보자. 송화가루, 콩가루, 녹두가루, 오미자국 각각의 색깔을 가진 재료를 준비한다. 분량 0.5% 정도의 소금을 고루 잘 섞어 체에 치이고 반죽하기 좋은 그릇에 담는다. 반죽은 가루 1컵에 꿀물을 3티스푼 정도 넣고 녹녹하게 반죽한다. 겨울에는 꿀물의 농도를 옅게 해야 한다. 만약 꿀을 사용하기가 어렵다면 설탕 1컵에 물을 약간 넣고 시중에서 판매하는 물엿과 과당을 혼합해 시럽을 만들어 써도 된다. 흑임자 반죽 방법은 조금 다르다. 흑임자가 기름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김이 나는 찜기에 10분 정도 쪄줘야 한다. 찐 흑임자에 꿀을 넣고 반죽한 뒤 덩어리로 뭉쳐 다시 찜기에 쪄준 뒤 키친타올에 싸서 기름을 빼준다. 기름이 많이 나와서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 좋다. 반죽을 다했으면 다식판에 비닐랩을 깔고 반죽한 재료를 밤톨 만큼씩 떼어 넣어 엄지손가락으로 꼭꼭 눌러서 박아낸다. 윗부분은 도장을 이용해 문양을 내주는 것이 좋다. 양면에 문양이 새겨지면 공기층이 형성돼 다식을 여러 겹 쌓았을 때 서로 달라붙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올 설날 예쁘면서도 만들기가 간단한 오색 다식을 준비해 차와 곁들여 가족들과 나눠 먹는 건 어떨까.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차례상 차림법 헛갈리지 마세요”

설날 아침 차례상을 차리다 보면 웃음이 터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매년 두 번 씩 차리는 상이지만 여기가 맞는지, 저기가 맞는지 헛갈리기 때문이다. 가가례(家家禮)라 해서 가문과 집집마다 차례상 차리는 법과 제사 지내는 절차는 있지만 일반적인 차례상 차림법에 대해 소개한다. 차례상을 바라볼 때 오른쪽이 동쪽, 왼쪽이 서쪽, 앞쪽이 남쪽, 지방이 있는 곳이 북쪽이다. 1열에는 제사 때 신위(영정사진 또는 지방)에 바치는 쌀밥 메와 국 갱을 올리지만 설날에는 떡국을 올린다. 2열에는 전과 적을 놓는다. 어류의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을 향하게 놓는 것이 보통이다. 3열은 육탕, 소탕, 어탕 순으로 놓는다. 채소 땅에 뿌리를 박지 않은 고기나 생선은 하늘에서 얻어진 것이기 때문에 같은 줄에서는 양(陽)수인 홀수로 놓는다. 4열은 좌포우혜(左脯右醯)로 문어, 명태, 오징어 등 포를 왼쪽에, 식혜를 오른쪽에 놓으며 침채인 나박김치나 동치미, 숙채인 익힌 나물을 가운데에 놓는다. 5열은 조율이시(棗栗梨枾)에 따라 대추, 밤, 배, 곶감 순으로 놓거나 홍동백서(紅東白西)에 따라 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 과일은 서쪽에 배치해야 한다.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올바른 세배법]큰절할때 남자는 왼손,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가야

민족 최대의 명절 설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가족들과 만나고 차례를 지내기만 했지 설날에 숨겨진 의미를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설에는 3가지의 뜻이 있다. 낯설다, 선다, 삼가고 조심한다. 이처럼 다양한 유래를 갖고 있는 설날은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첫날인 만큼 복을 많이 받고 가족들이 함께 아무 탈 없는 한 해를 기원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 있는 설날에 빠질 수 없는 건 바로 세배다.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하며 웃어른께 올린다. 세배를 하고 나서 받는 세뱃돈도 빠질 수 없는 재미다. 하지만 세배를 정확하게 하는 법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올바른 세배법을 소개한다. 남자 큰절의 경우 공수는 왼손이 위로 가게 포개 잡으면 된다. 공수한 손을 눈높이까지 올렸다 내리며 허리를 굽혀 공수한 손을 바닥에 짚는다. 왼쪽무릎을 먼저 꿇고 오른쪽 무릎을 꿇은 뒤 팔꿈치를 바닥에 붙이며 공수한 손등을 이마에 대면 된다. 이때 엉덩이가 들리면 안 된다. 공손함을 표현할 수 있다가 잠시 자세를 유지하다가 머리를 들며 팔꿈치를 펴고 오른쪽 무릎을 세우며 공수한 손을 바닥에서 뗀다. 바닥에서 뗀 손은 오른쪽 무릎 위를 짚고, 일어나면서 공수 한 손을 눈높이까지 올렸다가 내린 뒤 묵례를 하면 된다. 이 방법이 어렵다면 평절과 반절을 추천한다. 남자의 평절은 큰절과 같지만 손을 눈높이까지 올리지 않고, 이마가 손등에 닿으면 금방 일어나는 방식이다. 반절의 경우에는 공수한 손을 바닥에 짚고 무릎 꿇은 자세에서 머리와 엉덩이까지 등이 수평이 되게 엎드렸다 일어나면 된다. 여자 세배법은 공수하는 손부터 다르다. 여자의 공수한 손은 오른손이 위로 가게 포개 접어야 한다. 남자와는 반대다. 공수한 손을 들어 어깨 높이만큼 올리고 시선은 손등을 향하게 한다. 왼쪽 무릎, 오른쪽 무릎은 차례대로 가지런히 꿇은 뒤 엉덩이를 내려 앉힌다. 그 다음에는 윗몸을 45도 정도 굽힌 뒤 잠시 머물렀다가 윗몸을 일으키면 된다. 오른쪽 무릎을 먼저 세우고 일어나 올렸던 두 손을 내려 공수한 뒤 가볍게 묵례하면 끝난다. 반절은 남자의 반절 방법과 같지만 공수한 손이 오른손으로 위로 오게 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우리의 음식' 스토리텔링 옷을 입다

우리는 설날에 왜 떡국을 먹을까, 돌상에 올린 미나리는 무슨 의미일까. 알 것 같으면서도 잘 모르는 우리 음식에 담긴 재미있는 스토리를 들려주는 강좌가 수원에서 큰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달 1월 23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수원 화성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2013년 수원인문학 강좌 음식으로 하는 수원이야기는 음식은 곧 생명이고 삶이다를 주제로 음식에 담겨 있는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색적인 수업이다. (사)수원가족지원센터와 수원시건강가정지원센터가 주관으로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수업은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되며 수원 출신 경기음식전문가이자 요리연구가인 박종숙 원장이 맡아 진행 중이다. 수업은 △한국음식의 역사-그 깊은 속을 들여다보기 △통과의례로 보는 우리 음식문화의 의미 △ △세시풍속으로 만나는 우리음식문화 △외국의 식문화와 비교해 본 우리의 음식문화 △찬찬히 들여다 본 원행을묘정리의궤 △한국음식의 정체성 장(醬)을 이야기하다 등 총 6회에 걸쳐 박종숙 원장이 음식이야기를 인문학적으로 풀어낸다. 박 원장은 설 명절을 앞두고 우리가 즐겨먹는 떡꾹에 담긴 의미 다양한 의미를 털어놓았다. 음력 1월 1일 설날에 흰떡으로 끓여 먹는 떡꾹은 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희다는 것은 곧 순수하다는 것, 나쁜 일이 생기지 말라는 좋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떡가래가 긴 것은 재산이 쭉쭉 늘어나라는 것, 떡을 동전 닮게 동글동글하게 썬 것은 많은 재산이 들어오기를 기원하는 것입니다. 떡 하나에도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가 담겨 있습니다. 왜 떡을 먹어야 되는지, 거기에 대한 얘기를 재미있게 해주다보면 우리 아이들이 우리의 음식에 대해서 굉장히 관심을 가질 것 같습니다. 박 원장은 이처럼 우리나라 음식은 떡뿐 아니라 모든 음식에 다 스토리텔링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열량은 높지만, 영양가가 낮은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식품 즉, 정크푸드에 질린 소비자들이 우리 음식을 제대로 알고 맛있게 섭취하려는 욕구가 커지면서 이번 프로그램이 대박을 났다고 설명했다. 음식관련 인문학 강좌라 해서 여자만 있느냐 그도 아니다. 3명의 남성 수강생들이 청강 중이다. 더이상 음식을 배가 고파서 먹는 도구가 아니라 지역의 역사문화를 담고 있는 콘텐츠로 거듭나고 있기에 음식인문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40~50대 중장년층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 박종숙 원장은 새로운 음식문화를 창출하고 음식과 관련한 스토리텔링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원화성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음식문화를 만들기 위해 외식업단체, 학계 등의 지속적인 협조가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의 (031)-245-7515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인터뷰> 한옥자 수원가족지원센터장 음식으로 수원의 역사와 문화를 이야기하고파 한옥자 수원가족지원센터장(경기시민사회포럼 공동대표ㆍ사진)는 최근 1년 동안 10kg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 굶지 않고도 건강하게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몸속에 쌓인 독소를 배출시키는 클린 다이어트덕분이었다. 우리가 1년 동안 먹는 화학물질과 중금속이 무려 5~8k에 달한다고 한다. 그래서 몸속의 독소와 찌꺼기를 완전히 분리, 배출시키고 먹는 것에 신경썼는데 정말 사람은 먹는 대로 만들어진다는 말을 몸소 느꼈다. 요즘 한옥자 센터장은 건강을 위해 매주 수요일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음식으로 하는 수원이야기 수업을 빼놓지 않고 경청하고 있다. 우리의 먹거리를 제대로 알고 맛있게 먹기 위해서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 곧 건강하게 사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 센터장은 음식 속에 담긴 수많이 이야기와 의미까지 덧붙여 공부함으로써 먹는 행위 자체가 학문이 되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인문학에 의한 사회 치유가 화두가 되고, 인문학과 세상의 소통이 예전보다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사전적 의미의 인문학은 인간의 사상 및 문화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 영역을 일컫는다. 그 가운데 사람들이 먹고 마시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는 학문적으로도 의의가 충분한 주제임이 틀림없다. 특히 수원 지역을 기반으로 한 박종숙 원장의 음식이야기를 들으면 저절로 마음이 살찌우는 것 같다. 한옥자 센터장은 올 봄에 수원시민들을 대상으로 우리맛의 기본이 되는 전통 장담그기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나날이 편리함만을 쫓는 현대인들에게 전통음식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자 장 담그기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전통장 만들기는 콩을 삶고 메주를 빚어 발효시키는 일련의 수작업을 공동으로 진행해야 하는 것으로 서구화된 아파트 중심의 주거환경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풍경이 되어버렸다. 우리 콩으로 담근 된장ㆍ간장으로 시민들에게 잊혀진 옛 향수를 자극하고 우리 먹거리로 건강을 챙기는 알토란같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한옥자 센터장은 음식을 통한 인문학이 밥을 먹여 준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밥은 몸이 아닌 마음을 살찌우는 밥이라고 강조한다.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문화원에서 놀자]<28>과천문화원 청소년사이버기자단 ‘효담보담’

옛날엔 부모가 돌아가신 이후 3년 동안 낳아주시고 키워주신 부모에 대한 보은과 효도를 다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삼년상을 지냈다. 공자는 부모님 은혜를 갚고자 한다면 삼년상도 짧다고 했다. 요즘엔 삼일 장례로 끝낸다. 그렇다고 효의 의미나 중요성이 작아진 건 아니다. 효는 우리가 가꾸고 발전시켜 미래의 시대에 물려주어야 할 유산이자, 가치다. 그리고 효는 타인에 대한 사랑의 첫걸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는 효는 시대에 따라 효도선물, 효도관광 등 방법적으로만 성장해왔다. 과천문화원(원장 이영구)은 지역 청소년을 대상으로 효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효를 주제로 한 기자단이라. 독특하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2010년 처음 구성돼 3기째 맹활약 중 청소년사이버기자단 효담보담은 이름부터 남다른다. 효담(孝淡)은 말 그대로 효 이야기다. 거기에다 어느 누구보다 바른 삶을 살자라는 뜻의 보담을 합쳐 효담보담이라고 학생들이 직접 기자단 이름을 지었다. 2010년 1기를 시작으로 2011년 2기, 2012년 3기까지 해마다 15~20명의 학생들로 구성된 기자단은 3년째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1, 2기 기자단은 중ㆍ고등학생만 참여할 수 있었다. 그러다 활동의 폭을 넓여보자는 취지에서 3기 때는 어린 초등학생까지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효담보담은 학생기자로 활동하면서 과천을 알리고 청소년에게 효가 무엇인지 알게 하고 사랑과 공경에 대한 의식이 자연스럽게 흡수될 수 있도록 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그래서 특별한 조건이나 까다로운 면접, 실기시험이 없다. 오로지 효 문화에 대한 관심과 참신한 아이디어와 열정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초ㆍ중ㆍ고등학교)들이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 학생 중에는 효담보담 기자단 소식을 듣고 수원, 안양 등 인근 지역에서 찾아온 이들도 있다. ■ 국내 유일의 효를 테마로 한 효신문 그렇다면 효담보담 기자의 차별화된 점은 무엇일까. 효담보담은 단순하게 기사작성법만 배우지 않는다. 어른 기자 흉내내기식 수업도 없다. 기자단은 4월부터 12월까지 월 1~2회 정기 모임과 온라인 카페를 통해 활동하게 된다. 기자단 임명장 수여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된다. 취재 및 기사작성법, 인터뷰 기술 익히기, 효 문화에 관한 정보수집 활동, 효담보담 신문 발간이 주요 활동이다. 그리고 역사와 논술을 배우고 신문제작과 홈페이지 운영체계 프로그램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강의는 현직 기자가 책임지고 한다. 취재원 섭외, 질문방문, 기사작성, 사진촬영, 교정ㆍ교열 등 일련의 과정들을 모두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자가 직접 강의하고 지도한다. 그야말로 밀착지도다. 기자단이 발간하는 신문은 효를 테마로 하는 국내 유일의 효신문이다. 2010년 9월 30일 효담보담 창간호에는 한국효문화센터가 주최하고 과천문화원과 과천향교 주관으로 열린 세대가 공감하는 효 포럼이 1면을 장식했다. 특히 조선시대 효자인 입지(立之) 최사립(崔斯立)의 효행을 알리기 위한 제1회 입지 효 문화제의 생생한 현장을 담았다. 조선 중종 때 과천에서 태어난 최사립은 부모를 극진히 봉양해 동국신속삼강행실도, 과천군읍지 등에 그의 효행이 기록된 인물이다. 이처럼 효담보담 기자단은 효를 주제로 인물, 백일장, 한시 짓기, 사진 콘테스트, 문인화 그리기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 현장으로 달려가 생생한 소식을 취재했다. 이와 함께 <효행실천 10가지> 기사를 보도해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게재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2011년 7월 14일 발행한 제3호 신문에서는 △온온사를 찾아서 △과천의 효자 최사립의 효행을 추모하는 입지효문화축제 현장 스케치 △경기소리전수관 △부모님을 위한 미역국 만드는 방법 등의 다채로운 기사로 신문을 꾸몄다. ■ 효녀ㆍ효자되고 기자활동도 하고 1석2조 학교도 다르고, 사는 지역도 다르고, 학년도 다른 학생들이 효신문을 제작하는 일은 만만치 않는 작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담보담 기자단원들은 2011년 11월 30일자 4호 신문까지 발행했다. 학생들은 효담보담 활동을 하면서 무엇보다 가족간의 관계가 좋아졌고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단순하게 기사쓰는 법, 취재하는 법을 배우는 것을 뛰어 넘어 지역의 효와 관련된 문화제나 문화유산 그리고 인물을 취재하면서 효의 가치를 스스로 인식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 특히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중고등학생들의 경우, 효담보담 활동이 부모와의 관계에 있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효란 일상에서 부모님을 도와드리고 함께 하는 것, 부모님을 위하는 진정한 마음이 효라는 것, 큰 것 보다도 작은 것부터 시작하고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깨우쳤다고 했다. 또 효담보담 활동덕분에 대학에 합격한 학생도 있다. 바로 정우진양(과천외국어고등학교 3년)이다. 정우진은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 게시판에 붙은 기자단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을 했다. 장래희망이 PD였던 정양은 효담보담 초창기 멤버로 3년 활동했다. 바쁜 학업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활동한 정양은 올해 입학사정관으로 서강대학교 중문학과에 입학했다. 정우진양은 입학사정관을 준비하면서 3년 동안 학생기자로 활동하면서 익힌 자신감과 용기, 그리고 정확한 의사전달력이 합격에 주효했다며 무엇보다 3년 동안 활동하면서 정든 기자단 동생, 친구들과 색다른 경험과 추억을 만든 것이 고등학교 때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영구 문화원장은 과천은 아버지의 병을 고치기 위한 효성이 하늘을 감동시켜 추운 겨울날 벽에서 칡꽃을 피게 한 벽상가화의 주인공인 효자 최사립의 고장이라며 이에 걸맞은 기자단을 운영하는 것은 지역사회와 문화원의 책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원장은 무조건적인 희생을 기본으로 하는 과거의 효에서 가족 구성원간의 화합과 배려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정신적 가치인 효를 실현해야 하며 즉,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에게 효교육은 도덕교육이나 인성교육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며 앞으로 효담보담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글_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문화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