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하는 에듀 클래스]<22>경기문화예술교육에 바란다<上>

지난 한 해 동안 학교 현장과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의 문화예술교육이 이뤄졌다. 크게 예술강사를 투입해 전문성을 높이고 주5일 수업제 공백을 메우기 위한 학교 문화예술교육과 학교 밖 청소년과 소외계층에 대한 사회 문화예술교육으로 구분할 수 있다. 올해도 21세기 창의산업을 이끌 인재 육성과 잠재적 사회 문제 예방의 일환으로 문화예술교육은 진행될 것이다. 더 나은 문화예술교육을 위해 관련 제도와 현장에서 길어올린 개선점, 발전 방안 등을 모색한다. 이를 위해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웹진 지지봄봄의 기획위원인 강원재 ㅇㅇ은 대학연구소 1소장, 고영직 문학평론가, 박형주 하자센터 교육팀장, 임재춘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장이 모였다. ▲박형주 하자센터 교육팀장(이하 박) = 그동안 문화예술교육현장에서 느낀 이야기 중 학교 안에서 예술교육강사의 역할에 대해 짚어봐야 할 것 같다. ▲강원재 ㅇㅇ은 대학연구소 1소장(이하 강) = 문제는 예술강사의 자존심을 지켜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예술가에게 수업 자체가 하나의 작업이자 퍼포먼스다. 예술강사의 새롭고 현대적인 감각이 현장에서 만나는 아이들과 바로바로 만나야하는데, 사전에 짜여진 콘텐츠와 교육 시간 등 규정된 것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없다고 한다. 실제로 관련 제도와 지원법을 들여다보니 예술강사 전문인력에 대해 존재적 규정이 아닌 기능적 규정을 해놓고 있었다. 미국이나 뉴잉글랜드 등에서는 예술강사를 전문 예술인으로 규정하는데 우리나라는 문화예술교육을 대행하는 사람으로만 규정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고영직 문학평론가(이하 고) = 청소년 문제가 아닌 청소년 존재, 노인 문제가 아닌 노인 존재로 볼 때 이 문제가 다르게 보이기 마련이다. 언어가 우리의 인식을 규정하고 그 인식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며, 사회와 세상이 달라진다. 그만큼 존재적 규정이 중요하다. 현재 예술강사의 기능적 규정은 교육학이나 공무원의 행정 논의가 테크닉을 중시하는데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강 = 이 제도나 법 문구를 만든 사람 중 예술가는 한 명도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예술가가 참여했다면 이런 규정이 나올 수 없다. 예술가들이 배재된 상태에서 이 규정이 만들어지면서 스스로 예술가가 아닌 사람들이기때문에 존재규정 자체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같은 논의 구조 자체도 문제가 있다. ▲박 = 문화예술교육이 부처간 협의를 통해 공교육과 만나는 상당히 중요한 요소인데, 너무 교육화 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예술을 배울 수 있는 환경과 예술가의 아우라에 빠질 수 있는 교육 분위기가 아니다. 예술강사의 교육도 창조적인 작업이 아닌 가르치는 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예술적 노동으로 바라보지 않고 기계적 노동으로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가 생겼다. ▲고 = 부처간 협의뿐만 아니라 학교 안에 있는 선생님과 밖의 선생님(예술강사)의 손발이 안 맞는것도 문제다. 학교 안에서 문화예술교육은 포기단계다. 사실상 학교 밖 강사에게 위탁 관리하는 식이어서, 어떤 학생이 문화예술을 잘하고 국영수를 잘하는 지 전혀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 ▲임재춘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장(이하 임) = 예술 강사 사업의 가장 큰 문제가 사실 그것이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는 어떤 아이들에게 어떤 문화예술교육이 필요한가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교육 프레임을 구성해야 하는데 제도에 맞춰 예술강사를 기능적으로만 분류하고 투입한다. 예술강사 역시 규정에 맞춰 뽑히고 배치받다보니 다른 상상력을 발휘하거나 문제의식을 갖기보다, 단순히 일자리로 보고 자신의 처우문제에 집중하게 된다. 예술강사가 그렇게 많은데도 현장의 변화가 적은 이유 중 하나다. ▲박 = 중간을 열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문화재단이나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서 학교측에 예술 강사의 교습법을 설명해주기 보다는 이들이 어떤 작업을 하는 예술가이며 사람들한테 어떤 문제의식을 줄 수 있는 지 알려주는 교류의 장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고 = 학교에서는 예술 강사 스스로 어떻게 선생님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배워야 한다고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다. ▲강 = 한 문화예술교육현장에서 어떤 작가가 자신의 작품 활동 시작과 끝을 아이들과 모두 체험하며 만들어가는데 이 미적경험이 아이들에게 놀라운 변화를 가져온 것을 봤다. 하지만 교육과정이나 학교에서는 문화예술교육자들에게 어떻게 학교에 접근할 것인가만 가르친다. 정작 학교 선생님들이 어떻게 예술가와 작업을 이해해야 하는 지는 가르치지 않는다. 학교 시스템과 교사로서의 역할도 가르쳐야 하지만, 작가를 맞이하는 학교도 그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이 공부를 한 학교에만 예술강사를 파견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 같다. 또 예술강사도 교육을 마치 아르바이트처럼 접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문화예술교육이 진행된 현장에서 예술가로서의 작업과 교사로서의 역할을 균형맞춰 수행한 예술강사를 발견해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 ▲임 = 예술 강사 사업은 양성 과정이나 마찬가지인데 양성된다는 것은 고도의 트레이닝이다. 하지만 현재 예술강사는 이 트레이닝 과정이 없고 배치되는 방식이다보니 예술가와 교사로서의 그 간극이 너무 큰 것 같다. ▲박 = 행정적 효율성 때문에 예술가가 우리 학교와 학생에게 필요한 지 점검하지 않고 단순히 예술강사 배치시스템에 따라가는 것 같다. 이 시스템 자체가 바뀌지 않으면 계속 문제가 되고 답을 찾을 수 없다. 지역거점에서라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 강 = 좋은 제도라고 생각되는 것 중 하나가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다. 각 학교에 파견된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를 통해 교사들은 자신의 학생들에게 필요한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상담 받고 관련 작업을 할 수 있는 예술가를 추천받는 방식이다.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가 학교에 상주하면 교사도 예술을 모른다는 것 자체를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교육 방법을 찾을 수 있고, 예술가 역시 자신의 작업이 학생들에게 맞지 않을까하는 불안함을 떨쳐내고 작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서 이것을 시범 사업으로 진행하고 성과를 파악하면 좋을 것 같다. ▲임 = 수원 남창초등학교가 올해 혁신학교로 지정됐는데, 자체계획으로 이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를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센터 역시 그 역할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실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 본다. 결국 문화재단이 고도의 매개역량을 갖춰야 하는데, 현실은 녹록치 않다. 지역의 문화재단이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관련 제도와 정책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야 하지만 굉장히 소극적이거나 역량이 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강 = 중앙에서부터 바뀌어야 한다. 이제 문화예술교육위원회가 거버넌스 체제로 구성해 운영돼야 한다. ▲임 = 또 다른 문제는 지역의 문화재단으로 문화예술교육위원회와 교육진흥원이 발의한 유사한 사업이 내려올 때 별개의 결과와 성과를 요구한다. 이 사업이 지역내에서 유기적으로 엮을 수 있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다. 두 사업을 구분하기 위해 커뮤니티 아트는 예술프로젝트로, 문화예술교육은 시수 중심으로 프레임을 짜는 등의 형식적인 변별에 치중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강 = 문화예술위원회로 통합하거나 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문화예술교육위원회로 바뀌는 것이 대책이 될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힘들다. 그렇다면 지역 안에서 제도적으로 규정된 협의회나 지역에 대한 정책 기능을 풀어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세 번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재정과 재원에 대한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지역에서 이 법 제도를 창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지역조례같은 것이 필요하다. 이 지역조례를 통해 재원과 재정 문제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역할을 맡을 협의체든 도와 도의회, 재단, 문화예술 강사, 학교의 교사로 구성된 전담위원회를 구성해 창의적 조례를 만들고 시행하는 방식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자료=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방담회>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고카페인 에너지음료에 '주의' 문구 넣는다

올해부터 카페인 함량이 ㎖당 0.15㎎ 이상인 고카페인 함유 에너지 음료 등은 카페인 함량과 고카페인 함유 표시가 되고, 어린이, 임산부, 카페인 민감자는 섭취해 주의해야 한다는 주의 문구를 표기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은 국민이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는 식ㆍ의약품 안전관리를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13년도 식ㆍ의약품 안전관리 강화 정책을 발표했다. 올해 새롭게 변하는 식ㆍ의약품 안전정책에 대해 알아보자. ■식품분야 노로바이러스 등으로 인한 식중독 사고를 사전 예방하기 위해 지하수를 사용하는 학교 등 집단급식소의 소독장치 설치가 의무화돼 집단급식소를 설치ㆍ운영하는 자는 오는 12월16일까지 소독장치 설치를 완료해야 한다. 식약청은 1천130여개 집단급식소에 지하수 살균소독장치를 무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 FTA 시대를 맞이해 수입자 스스로 안전한 식품을 책임지고 수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도록 우수수입업소 등록을 130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우수수입업소로 선정될 경우 수입 통관 시 무작위 정밀검사를 면제받고 신속 통관되는 등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매년 발생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과 관련한 정책도 달라진다. 올해부터는 식품안전정보원이 건강기능식품 부작용 사례를 통합 관리하게 된다. 부작용 신고는 전국 어디서나 1577-488 또는 건강기능식품 부작용 신고센터(www.foodnara.go.kr)로 하면 된다. ■의약품분야 오는 3월부터 504개 의약품이 전문 또는 일반으로 분류가 변경된다. 의사 처방이 있어야 구입할 수 있었던 전문의약품 잔탁정75밀리그람 등 200개 품목은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돼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어린이 키미테 패취 등 262개 일반의약품 품목은 전문의약품으로 전환돼 처방전이 있어야 구입할 수 있다. 또 히알루론산나트륨0.1%점안액 등 42개 품목은 동시 분류돼 전문 및 일반의약품으로 구분돼 사용된다. 분류가 변경된 의약품에 대한 정보는 식약청 홈페이지(www.kfda.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시중 유통의약품의 안전성 평가 주기도 기존 20년에서 5년으로 대폭 단축되며, 허가사항을 최신 의ㆍ약학적 수준으로 조정한다. 마약류 등의 오ㆍ남용 방지를 위해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에 대한 올바른 정보제공, 마약류 폐해에 대한 홍보도 확대된다. ■의료기분야 의료기기의 경우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의료기기 재평가제도를 유해사례 부작용 등 안전성 정보 중심으로 전면 개편한다. 허가된 의료기기를 대상으로 연간 230여개 품목을 7년 주기로 평가하게 된다. 평가결과는 사용방법, 사용 시 주의사항 등 해당 제품의 허가사항에 반영한다. 또 의료기관과 연계해 의료기기에 대한 부작용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의료기기 안정성 정보 모니터링 센터를 10개에서 12로 확대해 부작용 보고체계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국민건강 보호와 식ㆍ의약품안전 확보를 위한 예방ㆍ대응ㆍ지원 정책을 지속 추진하고 발전시켜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강화유리 샤워부스 파손 사고 주의하세요”

지난해 3월 김모양(15)은 화장실에 샤워하러 들어갔다가 샤워부스 강화유리가 깨지면서 오른쪽 등과 다리에 유리 파편이 박히는 사고가 발생해 20바늘을 꿰맸다. 인천에 사는 오모씨(39)의 사정도 마찬가지. 목욕 중 샤워부스 강화유리가 깨져 어깨, 발, 무릎을 다쳐 응급실로 향했다. 이처럼 강화유리 재질의 샤워부스가 파손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2년 9월까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 등에 접수된 샤워부스 파손 사고 59건을 분석한 결과, 샤워 또는 욕실 사용 중 샤워부스가 파손돼 다친 경우가 40.7%(24건)에 달했다. 파손 경위별로는 욕실이 비어있을 때 자연파손된 경우가 50.8%(30건)로 가장 많았고, 샤워 중 파손된 경우가 28.8%(17건), 샤워 외 욕실 이용 중(세면대, 변기 사용 중) 파손된 경우도 6.8%(4건)를 차지했다. 샤워부스 이용시 소비자는 ▲샤워부스 필름 부착(파손 시 유리파편의 날림을 방지) ▲모서리, 경첩 주위 균열 발생 여부 정기적 확인 ▲균열 발견 시 관리사무소에 통보하여 유리 교체 등을 해야 한다고 소비자원은 당부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샤워부스에 사용하는 유리는 45㎏의 추가 120㎝ 높이에서 낙하하는 충격량에 관통되지 아니하며, 파손되는 경우에도 비산되지 아니하는 안전유리로 규정하는 등 관련 안전기준을 마련하도록 국토해양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비상하는 에듀 클래스]<21>문 門 안과 밖의 세상, 우리들의 이야기

소원을 이뤄주는 사탕 가게가 있다. 시험을 100점 맞게 만들어주는 사탕부터 달리기 실력을 높여주는 사탕, 엄마가 1주일간 사라지는 사탕, 왕따 안 당하는 사탕 등 각양각색 소원만큼 사탕 종류도 다양하다. 세계 경제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을 대박 장사지만, 실제가 될 순 없다. 그런데 이 가게가 등장했다. 상상을 무대 위에 현실화한 연극을 통해서다. ■허술한데 감동적인 연극, 그 이유는 지난해 12월15일 안양의 좁은 골목 사이 허름한 건물 지하에 자리잡은 어두컴컴한 마술극장(만안구 안양 6동). 소원을 이뤄주는 사탕 가게를 배경으로 한 연극 서진이 이야기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단짝 서진이와 은지다. 빼빼로데이 전날, 은지는 채팅으로 철수를 좋아한다고 비밀을 털어놓는다. 하지만 다음날, 학교에 이 비밀이 퍼져 은지는 서진이를 의심하고 싫어하는 철수때문에 당황해 가출해버린다. 친구를 찾아주는 사탕을 사러 간 서진이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말에도 은지를 찾기 위해 먹는다. 서진이는 은지를 찾을 수 있을까. 결론은 없다. 1년 후, 서진이는 길에서 마주친 은지를 기억하지 못한채 지나가고 은지가 이를 의아해하는 방백으로 끝난다. 객석에 앉아있던 꼬마 배우들은 다음 작품을 위해 소품을 옮기며 무대 뒤에서 분주하다. 자신의 아들과 딸을 카메라와 마음 속에 담느라 눈을 떼지 못했던 학부모들은 서로 소감을 나누며 새로운 막이 오르기를 기다린다. 60여명의 관객은 다시 작품에 몰입한다. 이어지는 두 번째 작품은 사탕가게 전쟁이다. 손님 많은 마법의 사탕가게를 시샘하는 바로 옆 평범한 사탕가게 주인이 주인공이다. 특히 마법의 사탕가게 주인이 늘 자신을 제치고 상과 임원을 꿰찼던 1인자 친구임을 알고 복수심을 더 키운다. 마법의 사탕 레시피를 훔치고 부작용을 겪는 사람들을 선동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자신의 가게가 흥할 것이라 점쳤던 무당의 사과하라는 점괘에 극적으로 화해, 동업하며 행복을 꿈꾸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억지스러운 기승전결, 대사와 동선을 실수해버린 꼬마 배우들, 타이밍이 맞지 않는 배경음악과 조명 등 프로 극단의 연극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처럼 허술하기 그지없는 연극 두 편은 이날 관객에게 그 어떤 작품보다 큰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여름 1차 공연때보다 성숙하고 성인 배우 못지 않은 연기력을 갖췄다. 특히 아이들이 이야기의 답을 관객에게 고민하도록 만드는 등 완성도 높은 스토리가 감동적이라는 윤두섭(69) 할아버지의 관람소감이 이를 방증한다. 무대에 선 최우민(13)양의 어머니 김수자(44)씨도 소통의 어려움을 주제로 한 아이들의 연극을 통해 내 삶과 주변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힘들어하면서도 연극을 준비하는 자녀가 마치 중독된 것 같았는데 다음부터는 학부모도 함께 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바람을 전했다. ■예술과 함께 성장한 아이들 노인을 감동시킨 이 연극의 매력은 무엇일까. 두 작품 모두 안양 소재 초등학교의 4~6학년 재학생 13명 어린이가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완성한 무대극이라는 점이다. 이 학생들은 2012 문화기반시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공모사업에 선정된 예술교육단체 바람꽃커뮤니티씨어터(대표 김현진)와 안양 비산도서관이 지난 4월7일부터 15회씩 총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 문 門 안과 밖의 세상, 우리들의 이야기를 통해 만났다. 각기 다른 학교에 다니는 이들은 한 편의 연극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희곡 작가, 배우, 감독, 스탭이 됐다. 이를 위해 안양예술공원과 관양시장 등 지역의 의미있는 공간을 답사하며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연극을 만들기 위한 기초 지식을 배우고 익히는 것은 물론, 지역의 공연장에서 작품을 보며 자신이 만들 연극을 상상하기도 했다. 일상에서 길어올린 수많은 이야기와 캐릭터에 초등학생 그네들의 현실을 투영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연극 서진이 이야기와 사탕가게 전쟁이다. 두 연극의 공통점은 소원을 이뤄주는 사탕이 존재한다는 상상이다. 이 얼마나 기발한가. 로또 1등 맞게 해주는 사탕이나 미운 사람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주는 나쁜 사탕은 없다. 그저 부모님께 혼나지 않게 공부 잘하고, 친한 친구와 사이좋게 지낼 수 있도록 해주고, 왕따 당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등 지극히 어린이다운 현실과 순수한 소망을 반영한 착한 사탕들이다. 어린이다운 상상에 현실을 반영, 연극으로 올리기까지 김현진 바람꽃 커뮤니티 씨어터 대표를 비롯한 연극 교육 전문가 총 4명의 강사가 함께했다. 난생 처음 연극 제작에 나선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을 터. 이와 관련 두 작품의 공연이 끝난 자리에서 일명 꿈나무(이영실) 강사는 머릿속에 필름처럼 아이들과의 첫 만남부터 공연하기까지의 모든 순간이 펼쳐졌다며 감격스러워했고, 둘리(변채우)씨 역시 무대에서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에 그간의 갈등과 어려움을 한 순간에 날아가는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교사들은 창작물을 만드는 과정에 고충이 존재했지만 참여 아이들의 자아 성장과 발달에 연극적 체험이 그 어떤 교육과 비교할 수 없는 효과를 낳았음을 확신하는 공통된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또박또박 작품의 의미와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는 아이들은 초등학생 고학년 이상의 분위기를 풍겼다. 공연에 참여한 육준민(12)군은 이야기를 만들고 무대에 올리는 것이 어려웠지만 친구들과 함께하며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재치있는 연기력이 돋보인 양성민(13)군은 배우가 희망 직업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사육사가 꿈이라며 앞으로 동물공연을 기획하고 싶고 이번에 연극을 만든 것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무대 밖에서 만난 아이들은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마음 속 이야기를 끄집어내 예술로 창조하면서 성장한듯 한층 어른스러웠다. ■지역성 기반 교육으로 장기적 효과 담보해야 주 5일 수업으로 올 초 갑자기 생긴 이 토요예술교육프로그램의 중심축은 뭐니뭐니해도 연극이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강사들이 중요하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지역성이다. 우선 참여 어린이들과 지역의 특정 장소를 답사하고 지역공연시설에서 작품을 관람하는 프로그램을 구성한 것이 그러하다. 아이들이 지역과 자신의 관계를 알면서 건강한 자아상을 형성할 수 있다는 장점에서다. 또 사회적인 존재로서 시각을 기를 수 있고 성장한 후 다시 고향에서 활동하는 선순환 구조의 기반이 된다는 이유다. 강사들은 또 지역성을 담보한 관내 공공 또는 문화예술기관의 네트워크 구축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예술은 예술가와 참여자의 노력뿐만 아니라 삶이 이뤄지는 터전과 그들의 삶을 도울 수 있는 기관들의 유기적 지원아래 완성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현진 바람꽃커뮤니티씨어터 대표는 문광부 차원에서 토요일에 진행되는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지역의 공공기관 및 전문가 그룹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지역 네트원크를 통해 장기적으로 원활한 홍보와 효과적인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수원화성문화제, 대한민국 대표 문화제가 되다

정조대왕은 억울하게 돌아가신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사도세자의 능을 화성(현재 수원)으로 옮기고 능행차를 자주 했다고 한다. 수원에서 서울로 갈 때 지나게 되는 고개에서는 아버지 묘소를 더 보고 싶은 마음에 천천히 가자, 천천히 가자 해 지지대(遲遲臺)고개라는 명칭이 전해질 정도로 효심이 깊었다. 정조대왕은 사도세자의 무덤을 지키고 수원이 이상적인 국가의 본거지라는 판단에 따라 화성(華城)을 축조하고 탕평 정치를 펼치면서 업적을 인정받아 후세에서 성군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2013년은 이 같은 정조대왕의 효심을 계승하기 위해 수원 화성 일대에서 펼쳐지는 수원화성문화제가 열린 지 반세기가 되는 해이기도 하다. 수원화성문화제는 그동안 정조대왕의 정신을 기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전 국민의 사랑을 받으면서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우수축제로 선정돼는 성과를 거뒀다. 대한민국 대표 지역문화제로 발돋움한 수원화성문화제의 앞으로 반세기가 기대되고 있다. ■전통과 관광객이 어우러지다 지난해 10월5일부터 7일까지 화성행궁광장, 수원천 등에서 제49회 수원화성문화제가 개최됐다. 화성(華城), 꿈을 품다!라는 주제로 열린 문화제는 관광객들과 함께 정조대왕의 지극한 효심과 개혁사상의 산물인 화성 축성의 의미를 기리는 소중한 자리가 됐다. 기존에 진행됐던 프로그램과 달리 전문성과 시민 참여를 강화하는 방식의 프로그램은 관광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표적인 결실로 정조시대 야간군사훈련인 화성, 정조의 꿈(야조ㆍ夜操)를 꼽을 수 있다. 연무대(창룡문)에서 정조대왕의 이상과 꿈을 담아 360여명의 출연진과 영상ㆍ음향ㆍ특수효과가 어우러진 대형 창작 공연을 화려하게 선보인 것. 전년에 비해 넓은 공간을 활용해 무사들은 다이나믹한 동작을 재현하면서 관람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로 인해 야조는 향후 축제를 대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품격 있는 공연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수원화성문화제의 하이라이트인 정조대왕 능행차는 시간대를 낮에서 저녁으로 바꿔 예년 축제와 차별화했다. 야간에 이뤄진 능행차는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냈고, 주변 상권에도 도움을 주면서 호평을 받았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선의의 경쟁을 유도한 프로그램들도 눈에 띈다. 수원화성 축성 216년을 기념하는 216m 길이의 가래떡을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만들고, 온 가족이 짚신을 신고 수원화성을 돌아보는 짚신 신고 수원화성 걷기가 바로 그것. 가족사랑과 세계문화유산의 소중함을 동시에 느끼는 이 행사는 가족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와 함께 수원화성 216년의 애환을 간직한 수원천과 공방거리, 벽화골목 등으로 축제 영역을 확대해 정조와 주민을 위한 다양한 수원의 문화도 선보였다. 지역 학생 시민들이 직접 참여한 수원천 꿈길 공공예술프로젝트를 통해 어두운 다리 밑을 갤러리로 바꾸고, 다양한 설치미술 작품을 전시해 디자인ㆍ축제를 공간화하는 새로운 시도를 추구했다. 강진갑 경기문화재단 문화협력실장은 새로운 프로그램과 참여형 이벤트를 확충하면서 지난해 축제의 관람객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개막연과 폐막연을 다양한 예술장르와 결합해 흥미롭게 구성했으며, 특히 연무대에서 펼쳐진 화성! 정조의 꿈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싶다고 밝혔다. ■수원문화재단의 첫 시도, 결실을 얻다 이 같은 다양한 활동을 인정받아 수원화성문화제는 2013년 새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 우수축제로 선정됐다. 문화부가 지난해 연말 축제 현장 평가와 전문가의 심사를 거쳐 유망축제였던 수원화성문화제를 우수축제로 승급시킨 것이다. 수원문화재단이 2012년 2월 공식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진행한 수원화성문화제가 시민과 관광객이 즐기는 전통문화관광축제로서 우수성을 인정받은 순간이다. 재단은 당초 축제 기획을 할 때부터 경쟁력 강화와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손진책 국립극단 예술감독과 정호붕 중앙대 교수를 각각 자문위원, 총연출로 초빙했다. 재단은 수원시가 해왔던 방식과는 다르게 연출부를 중심으로 평가위원들의 의견을 대폭 수용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며 진일보한 축제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수축제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 수원화성문화제는 국비 1억천만원(도비 2억2천500만원 포함)의 보조금과 각종 홍보마케팅 지원 등을 받게 돼 더욱 경쟁력 있는 축제로 육성될 전망이다. 한범수 경기대학교 관광개발학과 교수는 수원문화재단이 출범하면서 맡은 첫 번째 축제라 적지 않은 걱정을 했었다면서 하지만 야간행사로 진행한 정조대왕 능행차, 조상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짚신 신고 수원화성 걷기, 야조를 소재로 한 총체공연 등을 성공적으로 진행함에 따라 그 어느 해보다 훌륭한 행사로 여겨진다고 평가했다.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인터뷰> 홍철욱 수원문화재단 축제기획단장 -재단 출범 이후 문화제를 처음으로 개최했는데 어땠나. ▲재단 출범 이후 8~10월 국제음악제, 국제연극제, 수원화성문화제를 잇달아 소화하다 보니 인력이나 준비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다. 지난해 축제는 기존에 수원시가 개최했던 방식을 토대로 발전시켰다고 보면 된다. 올해는 수원화성문화제 50주년을 맞는데다 재단이 기획부터 모든 것을 보여주는 원년이라 감회가 남다르다. -재단이 맡은 수원화성문화제, 무엇이 달라졌나 ▲요즘 관광객들은 축제를 관람하기보다 참여하는 놀이로서의 축제를 원한다. 정조대왕 능행차, 혜경궁 홍씨 진찬연, 친림 과거시험 등 전통을 잘 살리되 참가자들이 실제 즐기고 느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진찬연 생중계 등을 준비해 전통 재현에 그치지 않고 다 같이 어우러지는 형태로 진행했다. -우수축제로 승급됐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수원화성문화제가 49년 동안 이어지면서 역사나 전통이 명성을 인정을 받은 것 같다. 특히 올해는 문화제 50주년이기 때문에 정부가 그 부분을 고려했다고 생각한다. 재단이 앞으로 축제를 잘 다듬어 더 좋은 축제를 만들 것이다. -50주년 문화제는 어떻게 꾸며지나. ▲1~2월 중 재단, 시, 시의회, 시민 대표로 구성된 준비모임에서 공청회를 통한 의견수렴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결정할 예정이다. 50주년에 대한 기대가 많고 큰 틀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호평을 받은 야조는 스토리텔링을 더해 대형 야외실경스펙터클 공연으로 업그레이드 해 선보이고, 무예 24기를 소재로 한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다. 50주년 문화제는 10월에 전국적으로 축제를 많은 점을 고려해 1~2주 일정을 앞당겨 9월 말께 진행하고, 행사기간을 6일로 확대할 계획이다. -수원화성문화제의 향후 발전방향은. ▲전통문화관광축제는 올드하다는 선입견을 심어주기 쉽다. 그 축제 새롭더라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전통아이템과 체험형을 결합시킬 것이다. 특히 수원화성문화제는 젊은이들이 안 온다. 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젊은이들이 찾는 축제로 발전시키겠다. 50년을 이어온 전통의 힘으로 우수축제가 됐다. 축제는 시민들에 대한 문화서비스다. 더 좋은 축제를 만들어 2~3년 내로 최우수축제, 대표축제로 거듭나겠다.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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