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방학이 끝났다. 그렇다고 실망하지 말자. 곧 봄방학이 기다리고 있다. 이번 봄 방학엔 가족과 함께 새봄맞이 대청소를 해보자. 집안 구석구석을 정리하다 보면 버려야 할 것들과 그렇지 않은 것들이 보인다. 온 가족이 힘을 모아 청소를 하다보면 집은 깨끗해지고 거기에 더해 그동안 무심했던 보물들도 하나 둘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아빠의 비상금과 오래된 책, 그리고 지난 학년 함께 했던 교과서와 문제집들을 들쳐보면 앞에만 풀고 뒤를 고스란히 남긴 것들도 있을 것이고, 몇 번이고 되풀이 해 읽어봤던 좋아했던 과목도 있을 것이다. 아쉬움이 남는 문제집들을 보면서 올해는 조금 싫어하는 과목도 끝까지 다 풀어 보겠다는 결심도 해 보자. 오래된 책 중에는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도 있고, 친척 동생에게 물려준 전집 중에 빠뜨린 몇권의 책들도 방안 구석 어딘가에서 나타난다. 이렇게 찾아낸 책 중에는 다시 읽어도 좋은 책들이 있다. 소중한 우리 것 재미난 얘기 시리즈는 다시 봐도 좋은 책이다. 50여권으로 구성 돼 있으며 단군이야기부터 우리 조상들의 숨겨진 얘기들이 총망라 돼 있다. 발명이야기, 명절 이야기, 동물이야기 등 어린이들이 호기심 가질 만한 이야기들이 보물처럼 가득차 있다. 책은 사진과 그림이 많아 지루하지 않고, 분량도 130여 쪽 내외여서 아주 쉽게 한권이 넘어간다. 책속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사회교과서에 한 번쯤 배우고 넘어가는 내용이어서 앉은자리에서 10여권을 단 숨에 읽어 내려갈 정도로 속력을 낼 수 있다. 특히 18권 옛날엔 이런 직업이 있었대요, 25권에 나오는 머리에 쏙쏙 선조들의 공부법 등을 보면서 오늘날이나 옛날이나 변함없이 공부와 직업은 우리주변에 있었음을 생각하면서 책을 읽으며 동시에 꿈도 키워보자. 책을 읽고 난 뒤에는 가족들과 인근 향교나 유적지를 찾아 바람도 쐬고 돌아오는 길엔 모처럼 가벼운 먹을거리로 한가로움을 즐겨보자. 봄방학의 짧은 기운을 가득 받을 수 있는 쉬어가는 시간이 될 수 있다. 문의(031)257-5067 전방하 동화작가독서특훈하나로 저자
경기도 연천군에는 없는 것이 많다. 우선 병원과 대형마트가 없다. 그리고 4년제 대학이 없다. 여기에 3차선 자동차 전용도로도 없다. 그러다 보니 서울과 연천은 불과 60㎞밖에 되지 않지만 2시간이 넘게 걸린다. 이처럼 연천군이 의료ㆍ문화ㆍ교통 등의 인프라가 열악한 것은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성장관리권역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각종 개발행위가 엄격한 규제를 받아 없는 것이 많은 연천군에서 2012년 처음 생긴 것이 있었다. 이름하여 미수문화제. 이름만 들어선 사생대회를 연상케 하지만 실체는 조선 후기의 문신, 미수(眉?) 허목(許穆, 1595~1682년) 선생을 기리는 문화제다. 연천군 사람들도 잘 모른다는 미수 허목 선생은 연천과 무슨 인연일까. 2012년 10월 19일, 연천문화원(원장 이경순) 주최로 열린 제1회 미수문화제를 통해 허목 선생은 다시 태어났다. ■눈썹이 눈을 덮을 정도로 길었던 허목 선생은 누구인가 미수 허목은 1595년 한양 창선방에서 현감 교(喬)의 삼형제 중 맏아들로 태어났다. 본관은 양천이다. 태어날 때부터 손바닥에 문(文) 자가 새겨져 있어서 자를 문보(文甫)라 했고, 눈썹이 눈을 덮을 정도로 길어서 호를 미수(眉?)라 했다. 영의정을 지낸 오리 이원익(梧里 李元翼, 1547~1634년)의 손녀와 19세에 결혼했는데, 이원익은 허목의 그릇을 알아보고 언젠가 반드시 내 자리에 앉을 사람이다고 공언을 했다. 조선 제19대 왕 숙종 때 우의정까지 지낸 허목은 흔히 조선왕조의 일반적인 선비와는 다른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독자적인 학문의 길을 걸었다. 허목은 조선의 대학자, 문신으로 사상적으로는 이황, 정구의 등의 학통을 계승해 이익에게 전승시킴으로써 기호학파 남인의 선구자이고 남인 실학파의 토대가 됐다. 그는 당시의 사회 모순들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대안의 제시에 주력했다. 즉, 그의 예(禮)를 준거로 한 합리론은 정치적으로 왕권강화를 위해 여러 주변세력들을 통제해 왕조의 권위와 질서를 확립하고 일반대중들이 왕실에 대해서 유교적이 예를 보편화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집권층인 사대부의 권위를 높이려는 입장에 정면으로 대립했다. 특히 일반 사대부이 기회균등을 보장하려는데 주력했다. 또한 허목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동방의 제1인자라는 독특한 그의 전서체이다. 중국 진한 이전의 문물에 대한 탐구가 문자에 적용된 경우인데 그 아름다운 글자체는 그가 직접 쓴 척추동해비로 전해지고 있으며, 이 비석을 세워 삼척의 바닷물도 물러나게 했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로 신기가 어려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 시와 글을 쓰면 말년을 보낸 은거당, 한국전쟁 때 소실 허목은 연천군 왕징면 강서리 소재한 은거당에 칩거하면서 지인들이 청해오는 묘비문이나 비문 등을 써주고 시와 글을 쓰며 말년을 보냈다. 은거당(恩居堂)터(연천군 향토문화재 제14호)는 미수 허목이 말년에 자연을 벗삼아 저술 활동을 주로 행했던 곳으로, 허목이 84세가 되던 해인 1678년(숙종 4) 국가에 공이 많은 신하를 예우하기 위해 왕명의 특전으로 건립된 7칸 규모의 가옥이었다. 허목은 은거당이 완성된 후 당호(堂號)를 수고은거(壽考恩居)라 하고 괴석원(怪石園), 십청원(十靑園) 등의 정원을 손수 가꾸었다. 은거당에는 허목의 각종 유품을 비롯해 정원의 각종 괴석, 희귀목 등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전쟁 중 건물은 전소했고 그나마 남아 있던 정원의 괴석과 희귀목들도 모두 밀반출 됐다. 다만 근래에 십청원에 있었다는 석호(石戶) 명문 괴석이 발견돼 허목의 묘 아래에 옮겨져 있다. 현재 은거당터에는 은거당옛터라 음각한 커다란 안내 비가 조성돼 있다. 은거당은 소치 허련이 그린 십청원도에서 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 춤ㆍ음악ㆍ떡이 없는 문화제제2회 미수문화제를 기다리며 허목은 강원도 삼척, 경남 창원과 합천 전남 나주 등지에서 전설처럼 전해 오는 큰 인물이다. 허목의 묘는 연천군 왕징면 강서리 민간인통제구역 인근에 있으며 경기도 지정 기념물 제184호로 지정됐다. 그러나 연천에서 허목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지 않았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이경순 연천문화원장과 이준용 사무국장이었다. 이경순 원장은 오래 전부터 연천의 대학자이며 행정가, 예술가, 정치가였던 미수 허목 선생을 기리는 문화제를 개최하고 싶었지만 예산이 따라주지 않아 못했다며 비록 적은 예산이지만 시작이라도 해보면 결국에는 연속적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심정으로 제1회 미수문화제를 개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천문화원은 2012년 10월 19일 연천수레울 아트홀에서 제1회 미수문화제를 개최했다. 이날 문화제에는 김규선 연천군수, 왕영관 연천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내빈들과 양천허씨 대종회장 허찬씨, 미수 허목 선생의 후손, 군민 등 200여 명이 자리를 빛냈다. 미수문화제는 크게 서예대전과 학술회의로 나눠 진행됐다. 서예대전에선 박대명씨(의정부시)가 대상을, 유연일씨(고양시)와 홍영섭(의정부시) 각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패널로 양태진 박사(전 인천대 교수), 이도남 건국대 사학과 교수, 최영택 전 서경대 교수 등이 나서 미수에 대한 다양한 주제발표와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무엇보다 양천허씨 대종회장인 허찬(미수 허목선생 12대손)씨의 감회도 남달랐다. 연천문화원에서 미수문화제와 허목 선생과 관련된 학술대회를 갖게 된 것에 대해 후손된 사람으로 뜻깊은 일이라며 권력의 집행자로서가 아니라 학자로서, 임금을 보필했고 늘 군덕(君德)과 시정에 대한 의견을 올려 정치가 바로 되게 한 허목 선생의 삶이 다시 한번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제1회 미수문화제는 다른 문화제와 달리 가수도, 댄서도 없다. 떡도 음료수도 없다. 시끌벅적하지는 않다. 오로지 전서체 대가이며 조선 중기 대학자인 미수 허목선생을 기리고 도학과 철학에 대한 역사적 중요성과 예술성을 계승 발전시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미수문화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제1회 미수문화제가 매년 지속적으로 발전해 미수 허목에 대한 더욱 심도있고 활발한 논의를 이루어내 연천의 위상을 높여 지역문화발전에 기여하고 더 나아가 전국 규모의 학술문화의 장으로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글_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한복시장으로 인식돼왔던 수원영동시장이 형형색색의 작품이 걸려 있는 문화예술 시장으로 변신했다. 영동시장을 화려하게 변화시킨 주인공은 바로 문화예술복합공간 수원영동 아트포라(이하 아트포라)에 입주한 안다미로팀이다. 안다미로팀은 수원문화재단이 지난해 7월 실시한 아트포라 입주공모를 통해 선정된 프로젝트팀으로, 9개 분야 11명의 작가로 이뤄져 있다. 금속공예 작가 어진선을 중심으로 회화 김춘홍, 염색ㆍ직물공예 이정하, 사진 조성근, 전통문양 디자인 최윤경, 생활서예 윤경숙, 한복ㆍ규방공예 이정화, 한지공예 이혜순, 도자공예 허영남, 안소원 등으로 구성된 안다미로팀은 영동시장을 노는 시장 Young-動으로 바꿔가는데 힘쓰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9월 입주 이후 최근까지 이어진 시범활동 기간 동안 지동교에서 전통시장 토요 문화공연 체험부스를 열고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 또 수원역 노숙인 보호시설 꿈터를 찾아 재능기부로 노숙인 공간을 생기있는 공간으로 꾸며주는 등 지역 내 취약계층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이와 함께 지역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분야별 체험 행사를 운영하며 인기몰이를 하는 등 상인과 시장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과의 스킨십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자신들의 작업공간이 시장이라는 특성을 감안해 영업시간에는 불을 끄지 않는다는 규칙을 세웠다. 예술과 상업의 융합을 위해 작가들이 먼저 상인들의 생활에 맞춰야 한다는 의견을 한 데 모았기 때문이다. 2월 중에는 상인 대표단과 워크숍을 갖고 영동시장을 상업ㆍ문화예술 명소로 만드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다. 안다미로는 입주 6개월 차에 접어드는 3월부터 상인과 예술가의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아트포라와 수원천을 무대로 공연, 퍼포먼스, 아트마켓 등의 프로그램을 개최, 예술 창작에서 소비, 문화 향유까지 이어지는 선순환적 모델을 특화시킬 예정이다. 아트포라 내에서 먹즐방 공간을 운영 중인 윤경숙 작가는 영동시장이 한복 가게를 중심으로 이뤄져 있어 붓글씨 간판, 붓글씨 블라인드, 혼사지를 상품으로 개발하고 상인들과 협업할 계획이라며 온종일 장사하며 지쳐 있는 상인들에게 활기를 넣어줄 수 있도록 관심거리를 연구해 그들과 어우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학교 안 교육과 학교 밖 문화를 분리시키는 것이 시대착오적 관행이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또 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해 교육과정의 재구성과 새로운 방법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와 관련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해법을 들어봤다. <인터뷰 1> 심광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교육과정, 통합적으로 재구성해야" 교육과정을 모든 학문의 통섭을 바탕으로 통합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최근 미래 교육의 열쇠 창의적 문화교육(살림터 刊)을 펴낸 심광현 교수의 말이다. 미래 교육과정의 핵심은 학생이 교육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전제에서 비롯된 주장이다. 여기서 문화예술교육은 단순히 개별교과가 아니라 새로운 차원의 교육이념이다. 지식이라는 결과물이 아니라 지식을 습득하고 창조하는 문화적 과정으로 초점을 이동하자는 것. 여기서 문화는 음악ㆍ미술ㆍ체육 등 좁은 의미가 아닌 예술ㆍ학문ㆍ대중문화ㆍ미디어ㆍ기호체계ㆍ생활문화 전반을 포괄하는 삶의 양식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심 교수는 청소년의 발달 단계에 따른 교과 과정 개편을 제안한다. 우선 초등교육은 전적으로 문화예술교육을 중심교과 영역으로 배정하고 언어, 사회, 수리 같은 과목은 중심교과와 연결된 보조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고등학교에선 지식교과를 중심에 세우고 문화예술교육이 보조 역할을 하는 방식으로, 중학교 교육은 균형점을 이루는 방식으로 구성한다. 이같은 교과비율은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서 전두엽의 성장속도와 관계를 따진 것이다. 좌뇌 전두엽의 성장은 완만하게 진행되는데 좌뇌 전두엽이 미성숙한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지식 교과를 집중적으로 가르치면 뇌의 심각한 불균형은 물론 신체적 성장의 불균형이 발생한다. 좌뇌 역시 과도한 스트레스 때문에 왜곡, 편중화되고 우뇌의 활성화는 거의 중단되는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교육과정을 모든 학문의 통섭을 바탕으로 통합적으로 재구성하고 교과 비율을 재설정해야 하는 이유다. 이같은 통섭과 통합이 교과과정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문화예술교육을 기획하는 문화부와 교육부처럼 동일한 목표의 유사한 일을 진행하는 정부부처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다. 문화부와 교육부가 서로 협력해야 되는데 이른바 나와바리(なわばり, 영역) 싸움을 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에서 문화와 교육은 동전의 양면이다. 문화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교육은 학생들의 발달 단계에 맞춰 그것을 수용하고 촉진하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는 현재 예술강사와 학교 안 교사가 분리돼 소통이 불가능한 것도 이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풀어야만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한다. 심 교수는 거듭 지금의 문제는 단시일 내에 봉합할 수 없으며 교육과정 전체를 전면 개편하는 과정과 맞물려 중기적으로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과정을 함께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2> 이중현 경기도교육청 장학관 "문화예술교육, 학교교육에서 정상화 돼야" 교내 문화예술교육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인력, 지역 문화예술단체ㆍ기관에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돼야 합니다. 이중현 경기도교육청 장학관은 문화예술교육의 발전 방향을 이같이 밝혔다. 이와 함께 현재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 이뤄지는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현재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총 12년 동안 학생들이 배우는 미술, 음악 등의 교과는 지식 기능 중심으로 치우쳐 있다. 특히 문화예술교육마저 암기에 집중하고 클래식 연주 감상이나 유명 화가 전시 등 문화를 향유하는 법조차 잃어버린 것이 현실이다. 이 장학관은 음악, 미술 교과 영역은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삶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학교 내 교육에서 빠져선 안 될 부분이라며 학생들이 교과서에 나온 노래보다 대중가요를 더 신나게 부르는 걸로 미뤄봤을 때 학교 안과 밖의 문화예술교육에 괴리가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장학관은 문화예술교육의 효과를 창의성, 감수성, 사회성으로 나눴다. 그중에서도 사회성을 더욱 강조했다. 문화예술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표현하고 나누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는 국어, 영어, 수학에만 시선이 쏠려 있는 것이 아니라 음악, 미술, 체육까지 두루 배우면서 세상을 보는 안목이 자연스레 넓어지는 것이라며 문화예술교육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해당 교육이 학교 교육에서 정상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장학관은 문화예술교육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첫째로 문화교육예술에 대한 이해도를 꼽았다. 문화예술교육에 대해 기능적인 이해만 한 교사는 아이들을 예술적으로 감동시킬 수 없다. 이에 따라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이해를 완벽하게 한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게 하는 방식으로 교육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입시 위주의 교과과정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음악, 미술이 기타 과목이 되는 한 아이들이 소홀할 수밖에 없어 과학 교과에서 베토벤 음악을 활용해 수업하는 등 모든 교과에서 문화예술교육을 이용한 수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모든 학생들이 누릴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일부 학교에서 문화예술교육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지만 지도교사가 부족해 동아리, 특정 학년에 국한돼 있다. 이 장학관은 전교생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학교 내 지역 예술인 작업장 설치, 교사의 문화예술교육 연수 기회 확대 등을 요구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이 같은 사안들을 인지하고 올해부터 문화예술교육 전담 장학사를 선발해 문제점을 진단, 교내 문화예술교육의 확대를 위해 힘쓸 계획이다. <인터뷰 3> 호중훈 예술강사ㆍ(사)한국애니메이션 예술인협회 이사 "사업의 양보다 질이 중요" 문화예술교육 관련 사업의 양을 늘리는 것도 좋지만 질적 향상이 중요합니다. 예술강사이자 (사)한국애니메이션 예술인협회 이사인 호중훈씨는 현장에서 느낀 문화예술교육의 문제 해결 지향점을 이같이 밝혔다. 현대 사회에서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교육지원청, 지역 문화관련 기관, 아동센터 등 여러 기관에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진행 중이다. 일부 교육은 성격이 비슷하게 중복되기 마련이다. 또 예술강사의 경우 많은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아이들을 예술로 변화시켜야겠다는 점과 수업 진행횟수에 대한 우선순위가 바뀌면서 깊이 있는 교육이 어려워진다. 호 강사는 소관 부처가 나뉘어 있어 프로그램도 많아진다며 천만원짜리 10개 보다 5천만원짜리 2개를 만들어 심사를 강화하고 결과에 대한 피드백이 이어질 수 있는 질 높은 공모사업이 늘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강사 입장에서 양이 많아진다는 것은 예술교육을 할 수 있는 그라운드가 넓어지는 것이지만 좋지만은 않다며 예술교육 성과는 강사의 역량에 따라 달라지므로 강사 간의 협력을 통해 질 높은 새로운 것들을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호 강사는 현장에서 초ㆍ중ㆍ고등학생을 모두 가르치면서 실제로 예술로 변화하는 아이들의 과정을 확인했다. 그중 자신이 진행하는 만화ㆍ애니메이션 수업을 통해 진로를 결정했던 고등학생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처음엔 관심 없고 방황 하던 한 고등학생이 수업 뒤 자기가 창작한 그림을 보여주더라고요. 나중에 미대에 지원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어느 대학을 가고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 상담을 해줬어요. 예술을 통해 창작의 즐거움을 느낀 학생에게서 변화가 나타난 거죠. 교육 현장에서 오히려 더 많은 가르침을 받는다는 호 예술강사는 아이들이 내면에 감춰져 있는 색깔을 문화예술교육으로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주일에 한 시간뿐인 문화예술교육이지만 그 수업 자체가 아이들이 갇혀 있는 밀봉된 봉지에 구멍을 뚫어주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공교육에선 감성, 인성, 창의성을 채워줄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이 완벽하게 이뤄질 수 없다. 이 역할을 대신해 줄 전문성을 가진 예술강사가 아이들을 찾아가는 이유다. 예술과 교육 두 개를 봤을 때 어울리는 게 있는 반면 어울리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학교라는 공간이 보수적인 부분이 있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개발에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죠. 하지만 문화예술교육의 아이들의 변화를 유도하는 수업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자료제공 : 경기문화재단 경기예술교육지원센터> 류설아기자ㆍ장혜준 기자 rsa119@kyeonggi.com
올해 겨울은 지난 겨울보다 더 추워서 매서운데 눈까지 휘몰아친다. 어린 날을 생각해보면 이런 추위가 별스럽지는 않다. 1970년대 나의 유소년은 겨울이 겨울다워서 동장군의 눈바람이 아주 거셌으니까. 그동안 우리는 너무 따듯한 겨울을 즐겼는지 모를 일이다. 금산군 제원면 용화리는 뱀처럼 꾸불거리며 흐르는 금강 상류에 둥지를 틀고 앉은 작은 마을이다. 강은 상류에서 가파르게 내려오다가 마을 앞에서 주춤거렸는데 그래서 강폭이 넓었다. 겨울이면 그 강이 얼어서 소달구지가 지나도 깨지지 않았다. 아이들은 강이 얼어갈 때 얼음배를 깨서 놀았고, 이쪽과 저쪽이 맞붙으면 썰매를 지치며 달렸다. 그러는 동안에도 강은 얼음 밑을 흘러서 무주구천동으로 갔다. 임동식의 친구가 권유한 눈꽃구경은 금강이 흐르는 공주 근방의 풍경이다. 그는 육십이 넘긴 후부터 자연미술의 미학을 화농(畵農)으로 일구기 시작했다. 땅 농사짓는 벗과 더불어 그림 농사짓기를 수행하고 있는 것인데, 벗이 일하러 논밭으로 나갈 때 그도 같이 나가서 벗이 권유한 풍경을 그리는 것이다. 눈꽃구경도 그 중 하나다. 시골의 마을 어귀에는 당산나무가 아니어도 수백 년 수령(樹齡)의 품격을 뽐내는 나무들이 종종 있다. 논밭 사이의 둔덕이나 산 아래 밭두렁이 끝나는 경계지에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우뚝 서 있는 것이다. 나무는 온갖 새들의 쉼터이자 둥지이고 바람의 환승역이다. 나무는 봄여름가을 동안 푸르고 겨울이 되면 그야말로 나목(裸木)이 된다. 겨울나무는 맨 몸으로 찬바람을 맞는다. 맨 몸의 겨울 나목에 지금 눈이 내리고 있다. 바람 한 점 없이 눈은 고요하다. 하늘과 땅 사이가 눈의 침묵으로 짱짱하다. 나무는 홀로 수천의 팔을 벌려 눈꽃을 틔운다. 한 사람과 한 나무가 하늘과 땅 사이를 잇는다. 고요한 침묵의 눈꽃이 황홀하다. 아, 그런데 우리는 언제 저 눈꽃의 황홀을 구경할 수 있을까? 눈이 오면 사람들은 불평이 넘친다. 안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에서처럼 깨진 거울이 심장과 눈에 박혀 무엇이든 나쁘게 보듯 불만을 토로한다. 그들의 눈에는 눈(雪)조차 흉측한 그 무엇이다. 눈이 내리거든 조용히, 참으로 조용히 눈꽃의 아름다움을 구경할 일이다. 빛의 알갱이로 흩어지는 하얀 하늘 꽃의 숭고한 육체를. 김종길 미술평론가ㆍ경기도미술관 교육팀장
경기문화재단(대표이사 엄기영)은 지난 25일 중국 내 한국어 경연대회 수상자와 가족, 한인회 관계자 등 30명을 초청해 경기도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이번 중국 방문단 중 수상자는 지난 2012년 단동시 5개 조선족 중학교 학생들이 참가한 한국어경연대회에서 입상한 10명이다. 이들은 경기도박물관과 백남준아트센터 등 재단 산하 문화기관과 한국민속촌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앞서 중국 방문단은 문화재단에게 한국어경연대회 개최를 지원하고 문화교류지원사업을 벌인 것에 대한 감사패를 전달했다. 문화재단은 지난 2011년부터 단동한국문화원과 연계해 한인회 대상 계간지 압록강 연가 발간과 한국어 경연대회 개최를 지원하고 있다.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국내에서 유통 중인 일부 중국제 미백화장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수은이 검출돼 안전 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실시한 온ㆍ오프라인 판매 수입 미백화장품 시험 결과, 오프라인에서 판매 중인 3개 제품에서 허용기준치(1ppm 이하)의 최대 1만5천배를 초과하는 수은이 나왔다. 중국에서 제조된 vision 미백크림에서 수은이 1만5천698ppm, Qu ban gao는 120~5천212ppm이 검출됐다. 제조국이 불분명한 melanin treatment에는 574ppm의 수은이 들어 있었다. 수은은 멜라닌 색소 생성을 차단하는 화학적 특성 때문에 과거 미백화장품 원료로 사용됐었지만, 신경독성이 강해 현재는 사용이 금지됐다. 완제품의 경우 수은 함량이 1ppm 이하여야 한다. 온라인에서 판매 중인 미백화장품의 경우 수은이 검출되지는 않았지만, 이 중 13개 제품은 기능성화장품 표시 없이 미백 효과를 광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백화장품은 화장품법 상 기능성화장품이라는 문구를 1차 또는 2차 포장에 표시해야 하고 안전성, 유효성 심사 범위를 벗어나거나 심사결과와 다른 내용을 표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겔 타입 치아미백제 10개 제품 중 2개 제품이 과산화수소 허용기준을 초과했다. 미국산 Listerine Whitening Pen, 중국산 화이트닝의 과산화수소 함량이 각각 4.4%, 10.3%로 허용기준인 3%를 넘어섰다. 유럽연합(EU)에서는 과산화수소 함량 0.1% 초과 치아미백제품의 부작용을 사전 예방하기 위해 18세 미만 어린이나 청소년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나 국내에는 연령 제한기준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소비자원은 미백 제품의 완전성 확보를 위해 ▲수입 미백화장품의 안전 관리 ▲온라인 유통 제품의 표시ㆍ광고 단속 강화 ▲치아미백제 안전관리 강화와 사용연령 제한 근거규정 마련 등을 식품의약품안전청에 건의할 예정이다.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Q. 매달 30만원씩 내고 3개월 동안 고시원을 이용하기로 하고 이용금액 90만원을 전액 지불했습니다. 직장이 바뀌면서 일주일만에 옮겨야 하는데 얼마를 환급받을 수 있나요? A.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의 고시원운영업규정에 따르면, 이미 이용이 개시됐다면, 반환사유가 발생한 월의 환급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3 경과 전 : 이용금액의 2/3 해당액 환급 ▲1/2 경과 전 : 이용금액의 1/2 해당액 환급 ▲1/2 경과 후 : 환급금액 없음 또한 나머지 월의 이용료는 전액 환급입니다. 따라서 1/3 경과 전에 해지하는 것이므로 월 이용요금 30만원의 2/3 해당금액(20만원)과 나머지 두달 이용금액 60만원을 합산한 금액 80만원을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자료제공=경기도소비자정보센터 손철옥팀장(031-251-9898)
아내 甲, 어머니 乙, 미혼인 아들 丁이 있는 丙은 아들 丁과 유럽 배낭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타고 있던 비행기가 기관고장으로 추락하는 바람에 丁과 함께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사망 당시 丙에게는 자신의 명의로 된 아파트 1채 이외에는 다른 재산이 없었다고 할 경우, 위 아파트와 항공기 사고로 인해 지급될 丙과 丁에 대한 손해배상금의 상속관계는 어떻게 될까? 상속에 있어서는 ①피상속인의 직계비속, ②피상속인의 직계존속, ③피상속인의 형제자매, ④피상속인의 4촌 이내의 방계혈족의 순서로 상속인이 된다. 동순위의 상속인이 수인인 때에는 최근친을 선순위로 하며,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과 피상속인의 직계존속 중에서 상속인이 있는 때에는 그 상속인과 동순위로 공동상속인이 되나 피상속인의 직계비속과 피상속인의 직계존속 중에서 상속인이 없는 때에는 단독상속인이 된다. 한편, 피상속인의 배우자가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또는 피상속인의 직계존속과 공동상속인이 되는 경우에는 그 직계비속 또는 직계존속의 상속분의 50%를 가산한 것을 피상속인의 배우자의 상속분으로 한다. 위 사안에서, 丙이 丁 보다 먼저 사망하였다면, 丙의 재산을 甲과 丁이 공동상속하고 다시 丁이 사망함에 따라 甲이 丁의 상속분을 상속하므로, 결국 甲만이 상속인으로 되는 반면, 丁이 丙보다 먼저 사망하였다면, 甲과 乙이 공동상속인이 되는바, 丙과 丁 중에 누가 먼저 사망하였느냐에 따라 상속인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 위와 같은 상황에서 丙과 丁 중에 누가 먼저 사망하였는지를 밝히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므로 사실상 그 선후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민법 제30조는 위와 같이 동일한 위난으로 수인이 사망한 경우에 그 선후를 확정하기 어려운 점을 덜어주기 위해 2인 이상이 동일한 위난으로 사망한 경우에는 동시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민법 제30조의 추정은 법률상의 추정이므로 수인이 다른 시각에 사망하였다는 사실을 증명함으로써 그 추정을 번복할 수 있다. 한편, 동시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인들 사이에서는 상속이 일어나지 않는다(다만, 예외적으로 대습상속이 인정되는 경우는 있다). 위 사안의 경우, 丙과 丁이 다른 시각에 사망하였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丙과 丁은 동시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丙과 丁 사이에서는 상속이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丙 명의의 아파트와 丙에 대한 손해배상금에 관해서는 1순위 상속권자인 직계비속이 없는 경우에 해당돼 직계존속으로서 2순위 상속권자인 乙과 丙의 배우자인 甲이 공동상속인이 되고, 그 상속분은 乙 1, 甲 1.5의 비율에 의한다. 반면, 丁에 대한 손해배상금은 미혼인 丁에게 직계비속이 없으므로 2순위 상속권자인 직계존속 중 최근친자인 甲이 단독 상속한다. 결국, 위 아파트와 丙에 대한 손해배상금은 甲과 乙이 3 : 2의 비율로 공동상속하고, 丁에 대한 손해배상금은 甲이 단독상속하게 될 것이다. 문의 (031)213-6633
최근 한파가 지속되면서 몸짱이 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휘트니스, 요가센터, 스크린 골프연습장 등 실내스포츠 시설로 향하고 있다. 좋은 환경에서 운동하며 몸을 가꾸는 사람도 있는 반면 강사 임의 변경, 환불, 불공정 계약 등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만 역시 속출하고 있다. 겨울철 알차게 실내스포츠 시설을 이용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계약서 교부를 요구하고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자 계약서는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제3자가 계약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자료다. 계약내용이 무엇인지, 이용대금은 얼마인지 꼼꼼히 살피고 사업자가 구두로 약정하는 내용(무료 서비스 등)도 반드시 계약서에 기재하고 확인받는다. 또 계약해제해지 시 위약금, 이용료 산정방법 등에 대해서도 확인해야 한다. ■ 계약 전에 충분한 생활계획을 수립하자 계약 시 할인을 해준다고 해서 장기 계약을 하기보다는 처음에는 단기로 이용하다가 적응이 잘 될 경우 단계적으로 기간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시설 상태와 운영프로그램을 확인하자 기기, 시설상태, 청결, 이용자 수준, 내부 프로그램 등을 확인하고 이용 계약을 체결한다. ■ 중도해지가 불가피할 경우 해약 의사표시를 서면으로 하자 구두해약 후 이용기간에 대한 다툼으로 미이용 기간도 이용기간으로 계산되는 경우도 있어 중도해지는 서면으로 통보한다. 해약 환급금 규정을 확인한 뒤 환급금(계약금액-위약금 10%-실 사용일수에 따른 이용금액)을 계산해 통보한다. ■전문기관에 도움을 요청하자 소비자피해가 발생했을 때에는 소비자상담센터(국번없이 1372) 또는 한국소비자원(www.kca.go.kr) 등 관련 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