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형제의 특별한 삶을 다룬 ‘넷이 따로 또 같이’

한 사람 삶에는 특별함이 있다. 다른 사람 삶과는 항상 차이가 있는 까닭에서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다. 책 넷이 따로 또 같이(위刊)는 다른 삶을 살았지만 어쩐지 공통점이 있는 저자 사형제(홍종명ㆍ홍승표ㆍ홍정표ㆍ홍헌표)의 삶을 다룬다.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 가족에 대한 사랑 그리고 자신의 업에 대한 소명감은 5부에 걸쳐 이야기가 이어진다. 첫째 홍종명은 36년간 공직의 길을 걸었으며, 둘째 홍승표도 1975년부터 공직생활을 시작, 경기도 지자체 부시장직들을 두루 거치고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재직했다. 셋째 홍정표는 언론의 길을 걸어 한국기자협회 부회장, 인천경기협회장 직을 거쳤으며, 막내 홍헌표는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해 현재는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활약 중이다. 책 1부는 깊은 물일수록 잔잔하다에서는 시인이자 전 현대그룹 편집장 송년식 선생이 제3자 입장에서 사형제의 삶을 조망하면서 이 책의 출간 목적을 이야기 한다. 2부 성원아, 할아버지할머니도 지켜보신다에서는 장남 홍종명의 학창시절, 공직 생활 그리고 부모님과 자식에 대한 이야기가 잔잔하게 이어진다. 3부 우리 형제, 가난해도 나눌 줄 안다에서는 집안의 살림꾼 역할을 했던 차남 홍승표의 삶이 그려진다. 맏이 홍종명과 같이 공직 생활의 애환과 보람, 아버지와의 추억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아쉬움이 빛바랜 흑백사진처럼 그려진다. 4부 기자 됐다고 그 가난에도 차를 사주시고에서는 셋째 홍정표의 이야기를 통해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절정에 이른다. 또한 기자로서의 삶과 자녀교육에 대한 철학도 엿볼 수 있다. 5부 내게 진 빚은 네 자식에게 갚아!에서는 막내 홍헌표의 이야기에서는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그러면서도 그는 아버지에 대해 늘 묵묵히 그늘 드리우며 시원한 바람을 지원하는 거목 같은 존재였다고 회상하며 아버지 같은 아버지가 될 것을 다짐한다. 홍 씨 사형제의 다양한 삶과 이야기들은 어쩌면 동시대를 살았던 독자들에게는 추억으로 후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는 삶의 교훈으로 다가온다. 값 1만5천원 허정민기자

[이주의 신간도서] 태엽 감는 새 연대기 外

태엽 감는 새 연대기/ 무라카미 하루키著/ 민음사刊 태엽 감는 새가 태엽을 감지 않으면, 세계가 움직이지 않아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 소설 태엽 감는 새 연대기가 출간됐다. 그전까지 청춘의 상실과 성숙의 고통을 주로 그려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세계에서 분수령이 된 소설이다. 잃어버린 아내를 되찾으려는 남자의 분투와 실재했던 폭력의 역사를 교차하여 촘촘하게 짜내려 간 이 소설은 일본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값 1만4천원 딱 1년만, 나만 생각할게요/마리안 파워著/ 더난출판사刊 이상과 현실이 달라서 웃픈, 세상 모든 다중이를 위한 처방전 책이다. 저자 마리안 파워는 평소처럼 위안 삼아 자기계발서를 읽다가 그동안 자신이 책을 읽기만 하고 전혀 실천하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그는 책에 나오는 대가들의 조언을 그대로 따라 해서 행복을 쟁취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한 달에 한 권씩, 자기계발서의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을 삶에 적용시키는 내면 탐구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미드나 영화 속 주인공이 인생의 변화를 위해 이것저것 해보면서 시행착오를 겪는 것처럼, 이 책은 그녀가 고군분투하며 겪는 흥미진진한 모험이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 값 1만5천800원 도망치고 싶을 때 읽는 책/ 이시하라 가즈코著/ 홍익출판사刊 저자는 심리 카운슬러다. 자기중심 심리학을 제창하는 심리상담연구소 올 이즈 원(ALL IS ONE)의 대표이자 일본 카운슬링학회 회원이다. 책은 삶에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만들지 않는 자기 중심 심리학을 다룬다. 저자는 도망치는 자신을 무책임하거나 나약하다는 식으로 또다시 깎아내릴 것이 아니라 이런 때일수록 그 마음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움직이는 모든 것은 예술이다”…요가 통해 건강과 아름다움 찾게 도와주는 ‘플라잉 요가 홈트’

지난 2000년대부터 웰빙이 삶에 있어 질을 강조하고 주 테마로 자리잡은 가운데 웰빙 수단 중 하나인 플라잉 요가를 소개한 책이 출판됐다. 플라잉 요가 홈트 는 19년차 무용, 스포츠, 요가, 필라테스 전문 지도자인 정현주 바디블라썸 아트 스튜디오 대표의 작품이다. 이 책은 플라잉 요가의 동작을 따라 하기 쉬운 동작부터 유연성과 근력이 필요한 난이도가 높은 동작까지 단계별로 담았으며 수련 전에 알아두어야 할 신체 지식, 안전 사항, 기본 원칙 등을 소개했다. 프롤로그를 포함해 총 6개 챕터로 나뉘어져 있으며 기본 자세ㆍ바닥 및 공중에서 하는 동작ㆍ해먹을 이용한 동작 등을 소개하며 마지막에는 플라잉 요가와 관련한 다이어트ㆍ부기ㆍ젊음유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해먹으로 몸통, 다리를 걸거나, 천골, 다리 등을 이용하는 10여 개의 동작들로 건강과 미용 모두를 잡는 법을 전수한다. 저자는 바디블라썸 아트 스튜디오 대표로서 요가, 필라테스, 플라잉 요가, 에어리얼 실크 과정을 교육ㆍ보급하는 일에 힘쓰고 있으며 이를 위해 보다 더 다양한 신체 활동 프로그램과 공중 예술 활동을 개발해 이를 배우고자 하는 일반인, 지도자 지망자, 예술 공연가 등을 만나고 교육하고 있다. 저자는 플라잉요가를 배우던 당시 스승께서 움직이는 모든 것은 예술 이라며 삶의 예술성을 강조하셨다 라며 앞으로도 플라잉요가를 통해 더 많은 이들이 자신이라는 인생의 꽃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피워 나갈 수 있도록 돕겠다 고 말했다. 값 1만9천 원 권오탁기자

낯설고도 익숙한 유라시아 신화… ‘유라시아 신화여행’ 출간

북유럽부터 중앙아시아(러시아), 중국, 한국, 일본으로 이어지는 유라시아의 역사문화공동체와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유라시아 신화여행(아모르문디 刊)이 출간됐다. 경기문화재단이 기획한 이 책은 2014년부터 시작된 신화강연 시리즈 세계신화여행, 아시아신화여행 남방실크로드 신화여행 중동신화여행에 이은 다섯 번째 발간물이다. 신화는 신에 관한 이야기나, 자연현상이나 사회현상의 기원과 유래를 설명하는 이야기, 또는 인류의 공통된 심층의식(집단무의식)에서 발로된 이야기를 말한다. 즉, 예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우리네 삶의 규범을 담고 있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재단이 앞서 전세계와 아시아, 남방, 중동의 신화에 대해 살펴봤다면 올해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유라시아의 신화에 집중했다. 책에서는 민족의 대이동을 중심으로 북유럽부터 중앙아시아(러시아), 중국, 한국, 일본에서 다양한 상상력으로 움튼 신화들을 만날 수 있다. 예전부터 이어져 내려왔던 역사문화공동체와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세계와 인간이 맺은 최초의 관계와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야생의 윤리를 생각하게 한다. 아울러 시베리아를 지나 스칸디나비아까지 이어지는 북유럽의 매직로드 등 새로운 이동경로와 유라시아의 고대 여신신화 등 각국의 신화와 특징 등도 소개한다. 1강은 늑대와 태양새, 버드나무 신화소를 중심으로 유라시아 신화와 문명의 교류를, 2강은 시베리아를 지나 스칸디나비아까지 연결되는 매직로드를, 3강은 만족ㆍ허저족ㆍ아이누를 중심으로 동북아 민족의 창세서사시와 영웅서사시를, 4강에서는 슬라브 민족의 풍습과 민담에 나타난 신과 정령들을 설명한다. 5강은 장가르ㆍ마나스ㆍ게세르를 중심으로 초원 민족의 영웅서사시와 중국의 신화 다시쓰기에 대해, 6강은 시베리아와 신화이 대해, 7강은 유라시아의 여신신화에 대해 알려준다. 마지막 8강에서는 아이누 신화를 중심으로 곰과 인간의 만남을 설명하면서 생태철학으로서의 신화를 말한다. 책은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진행한 신화와 예술 맥놀이-신화, 다시 이어지는 길의 강연 자료를 토대로 만들었다. 강연에 참여한 최혜영(전남대 사학과), 김윤아(이야기공작소 파수), 최원오(광주교대 국어교육과), 이재정(계명대 실크로드 중앙아시아연구원), 문현선(동아시사 신화연구자), 양민종(부산대 노어노문학과), 신진숙(경희대 국제지역연구원)과 작가 김남일이 함께 엮었다. 값 2만원 송시연기자

[이주의 신간도서] 상속의 역사 外

상속의 역사 /백승종 著 / 사우 刊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기원은 상속제도의 폐단에 있다는 저자의 말처럼 상속은 한 개인의 인생은 물론이며 세상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힘이다. 과거 동서양에서는 상속때문에 전쟁이 벌어지고 국경이 달라지기도 하는 등 상속의 역사는 곧 인류의 역사였다. 하지만 그 동안 비교사의 어려움 때문에 상속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이 없었다. 이번 신간도서를 통해 상속제도가 만들어 낸 독특한 문화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값 1만6천원 검은 유혹, 맛의 디아스포라 짜장면 / 유중하 著 / 섬앤섬 刊 저자인 유중하 연세대 중문과 교수는 10여년 전부터 중국 산둥 출입이 잦아지면서 화교가 한국에 들여온 짜장면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 이에 따라 중국 드라마 촹관둥에 등장하는 음식 이야기를 주제로 음식은 어떻게 문화가 되는가 논문을 썼으며, 최근에는 한중 짜장면 비교 고찰 이라는 논문을 작성할 정도로 열렬한 짜장면 마니아다. 그는 짜장면의 예찬은 물론 제조 방식 및 역사까지 설명하며 짜장면이 단순 면발이 아닌 한중일 삼국을 잇는 문화의 연결이라고 설명한다. 값 1만8천원 타샤의 계절 /타샤 튜더 著 / 윌북 刊 과거 다큐멘터리와 책, 영화로 소개됐던 타샤 튜더의 이야기가 다시 한번 신간도서로 소개된다. 타샤 튜더는 미국을 대표하는 동화작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자연주의자로 널리 알려져있다. 이번 신간 도서는 그가 직접 그리고 쓴 책으로 매일이 방학 같아야 한다는 마음이 담겨져 있어 또 하나의 동화책을 보는 느낌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값 1만2천800원

수원문학아카데미 시창작회, ‘시인마을 3집’ 발간…36인의 작가가 선보이는 181편의 시로 겨울날 장식한다

수원문학아카데미 시창작회는 회원들의 올 한해 결실이 모인 시인마을 3집(문학과사람 刊)을 발간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6년 수원에서 활동하는 시인들이 의기투합해 모인 단체로 임병호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장의 지휘 아래 강좌를 개설하고 강연에 나서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였다. 이번 신간도서는 이들이 올 한해 보인 왕성한 활동의 일환으로 지난해 1월 1집을 발표한 이래로 지속적인 활동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시인마을 3집에는 36인의 작가가 181편의 시를 선보였다. 시와 사람의 의미깊은 관계를 언급하며 시는 사람답게 사람은 시답게, 그렇게 살려고 오늘도 먼 길 왔다 라는 내용을 담은 同行(동행ㆍ임병호 著)은 물론, 누룽지를 알몸을 끌어안고 살과 살을 서로 섞었다 라고 묘사하며 누룽지 특유의 구수한 향기를 모성의 향기 젖가슴 이라고 후각적으로 표현한 시 누룽지(이대규 著) 등이 이번 신간도서를 대표하는 시다. 수원문학아카데미 시창작회는 앞으로도 시 관련 강좌 개설 및 강연을 지속할 계획이며 회원들이 한해 동안 보인 열띤 작품 활동을 이 같은 시집 발간으로 이어나갈 방침이다. 시창작회 관계자는 올 한해 회원들의 노력을 담은 이번 시집이 추운 연말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길 바란다 라고 말했다. 값 1만3천원 권오탁기자

인류에 대한 마지막 경고, 소설 <떠나는 그대에게>

▲ 떠나는 그대에게 내가 지금 가장 욕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한국전쟁 때 태어났다면 쌀밥, 고깃국, 김치였을 것이다. 중동의 왕자라면 최고급 차, 호화 요트, 매일의 파티의 연속이었겠다. 인간은 욕구의 끝을 향해 쉬지 않고 올라가지만 그 끝은 보이지 않는다. 스스로 계단을 쌓아가며 올라간다. 책 떠나는 그대에게(비단숲刊)는 세상 모든 부조리에 던지는 지구 최후의 메시지를 소설로 풀어냈다. 소설은 전 세계 과학자들이 지구를 탈출하겠다는 결론을 내리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2032년, 러시아 연방의 분열을 박기 위해 총리 브로드비치는 우드무르티야 공화국을 깜짝 방문한다. 차이코스프키의 고향이기도 한 우드무르티야 공화국은 얼마 전, 벌어진 독립 요구 시위에서 러시아 연방군에 의해 수많은 생명이 희생 된 곳이었다. 연설 이벤트를 벌이던 그때, 갑자기 미확인 비행물체가 공중에 나타나고 공연장은 혼란에 빠진다. 지구를 내놓고 떠나든지 아니면 노예가 되라는 메시지를 전한 비행물체는 힘차게 날아올라 사라지고, 그 충격에 무대가 무너지며 브로도비치는 사망하고 만다. 때마침 우주 방어군 계획이 완성된 미국은 외계인들을 공격하지만 도리어 신무기는 무참히 파괴되고 되레 사하라 사막의 모래가 모두 녹아버리는 대가를 치른다. 미국에 모인 각국의 과학자들이 외계인들을 몰아낼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하지만 처음 맞이하는 전 지구적인 위기에 다들 별다른 방안을 내놓지 못한다. 그때 미국 정부로 부터 극적인 소식이 날아든다. 바로 10년 전, 비밀리에 우주 식민지 개척을 위해 새로운 지구를 찾아 떠났던 미국의 폴 윌리암스 박사가 지구와 비슷한 환경의 행성을 발견했다는 소식이 전해 진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전 세계의 과학자들은 이 외계인의 위협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지구를 탈출하는 것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지구를 떠나 새로운 지구를 찾아갈 준비를 시작한다. 값 1만4천 원 허정민기자

삶과 죽음, 기억과 망각, 슬픔과 애도를 담다… 책 ‘하티를 만난다면’

강진 작가의 단편집 하티를 만난다면(강 刊)에는 여러 이름이 등장한다. 굳이 이름이 없어도 될 동물들까지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 동물들은 소설 속 인물들이 지닌 누군가의 이름을 대신하는 존재가 되기도 한다. 당신이 하티를 만난다면은 표제작이다. 소설 속 다른 단편 다시 하티를 찾아서와 이어진다. 하티는 네팔어로 코끼리를 뜻하는 말이지만 두 소설 속에서는 여러 의미를 지닌 상징이다. 행방불명된 주인공의 동생을 가리키거나 동생을 찾아다니는 주인공이 여행지에서 쓰는 별명이기도 하다. 소설 속에서 하티의 모습은 드러나지 않는다. 주인공은 하티를 찾으려 해외로 나섰음에도 장기여행자인 일본인 와타나베와 어울리거나 베트남에서 오토바이로 여행자를 안내하는 쑤언과 여행한다. 그러면서도 작품에선 시종일관 하티의 존재감이 드러난다. 주인공은 하티를 만나지 못한다. 하지만 느긋함과 유머가 상실감과 슬픔을 대신한다. 작품 속 인물들은 슬픔에 빠지기보단 컴퓨터를 켜서 소설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다른 곳으로 가서 새 친구들을 사귄다. 외로운 동물을 벗삼기도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소설 속 인물들은 흉터를 보고서도 아픔보단 그리움을 떠올릴 수 있다. 강진 작가는 감정을 외면하고 우회하기보단 인정한 후 망각과 애도를 거쳐 승화에 이르러야 한다는 걸 드러낸다. 작품은 인물들의 실패를 보여주며 독자가 슬픔을 이겨내고 주어진 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계속해서 생각하게 만든다. 값 1만4천원 허정민기자

[이주의 신간도서] 죽는 게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外

죽는 게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 하이더 와라이치 著 / 부키 刊 의사, 작가이자 임상 연구자인 저자는 현재 듀크대 병원에서 심장학 전임의로 일하며 가장 바람직한 죽음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현대인들은 현대 의술의 도움을 받아 약이나 새로운 장비로 무장한 채 죽음에 맞서나 이는 그저 죽음을 지연시키고 죽는 과정을 연장시킬 뿐이라는 의견을 보인다. 아울러 환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치료와 임종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묻고 답하면서 생이 끝날 때까지 잘 사는 법은 무엇일지 깊이 생각해보게 한다. 값 1만8천원 함락된 도시의 여자 /익명의 여성 著 / 마티 刊 전쟁터에서 여성은 물리적 약자이며 이에 따라 끔찍한 운명을 수반한다. 2차 세계 대전 종전 임박 당시 베를린에 거주하고 있던 민간인 270만 명 중 200만 명이 여성이었으며 이들은 성적 폭력을 당했다. 이어 식량, 거주 문제로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러시아 군인과의 자리를 가질 수 밖에 없었고 이 같은 피해자는 독일 전역에서 100만 명, 베를린에서는 9만 5천~11만 명으로 추산됐다. 이번 신간도서는 당시 출판사 직원이자 창백한 금발의 여자인 익명의 여성이 남긴 일기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전쟁이 가져오는 비극과 그로부터 비롯되는 피해여성들의 슬픔을 조명한다. 값 1만8천원 1일 1개 버리기 / 미쉘 著 / 즐거운상상 刊 인류 역사상 물질적으로 가장 풍요로운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잘 사고 잘 쓰는 것 만큼이나 잘 버리는 것도 중요한 시대가 됐다. 일본의 인기 미니멀리스트 미쉘이 심플라이프가 필요한 현대인에게 다이어트보다 어려운 물건 관리를 쉽게 하는 방법을 선보인다. 세상에 버릴 수 없는 물건은 없다는 그의 말마따나 이번 신간도서가 특별한 정리 처방전으로 다가 올 전망이다. 값 1만4천원

죽음과 죽을 권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다…‘나의 죽음은 나의 것’

지난 1997년 출판된 소설 아버지 (김정현 作) 에서 주인공인 한정수는 췌장암 투병 중 친구인 남 박사에게 안락사를 요청한다. 암이 주는 고통뿐만 아니라 이 고통으로 비롯되는 가족들의 고생, 무너지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 등이 안락사 요청의 원인이 된 셈이다. 신간도서 나의 죽음은 나의 것 의 저자인 알렉산드로스 벨리오스도 이 같은 이유로 죽을 수 있는 권리를 외쳤다. 생전 그리스 언론계의 요직을 두루 거친 그는 지난 2016년 9월 스스로 약을 투여하는 비조력 안락사 로 생을 마감하기 전 1년 간의 삶을 이 책에 담아냈다. 그는 투병 생활 내내 통증을 견디기 힘들어 했음은 물론 어느 순간 암세포가 뇌로 전이되어 식물인간이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휩싸여 안락사를 요청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 요청은 그리스 내에서 법 체제로도, 의료제도에서도, 종교 교리적으로도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스위스의 조력죽음 단체에까지 요청했지만 거절당한채 비조력 안락사에 이르렀다. 그가 자살하기 3개월 전 그리스 현지에서 출간된 이 책에는 그가 사망 1년 전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후 병마와 싸우면서 느낀 고통은 물론이며 안락사의 필요성에 대한 인문학적 호소를 외친 죽음의 권리 도 담겨있다. 아울러 다가오는 죽음에 의연히 맞서기와 안락사의 필요성 역설 에 초점을 맞춘 데 이어 방송과 SNS 등을 통해 죽을 수 있는 권리를 외치며 안락사를 향한 사회 인식과 제도 개혁이 이뤄지길 요청했다. 그는 죽기 전날 촬영한 페이스북 동영상에서 손수 작별노트를 읽으며 가족과 지인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떠났다. 작별노트의 내용에는 내게 남은 시간은 이제 몇 주도 채 되지 않는다. 그 사이에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급격히 퇴행하게 될 내 상황을 직시하면, 맑은 정신으로 떠나기 위해서 여기에서 끝내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평온하게 떠난다. 나는 품격을 지키고 살았고 이제 품격을 지키며 죽음을 선택한다. 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번 도서를 통해 우리는 단순 안락사 찬반 논쟁을 떠나 이를 향한 사회 인식과 제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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