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소장파의 변화요구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초·재선 당선자들이 권위주의적 당내 지배구조에 이의를 들고 나선것은 매우 주목되는 현상이다. 1인 지배의 비민주적 하향식 당운영에 반발하는 것은 당내 민주화의 시도로 평가 된다. 개혁이 가장 안된곳이 정치권이며 민주화가 가장 안된데가 정당으로 비판 받아온 관행에 변화의 조짐으로 기대할만 하다. 민주당은 중진 권노갑 상임고문, 김옥두 사무총장이 지난 4일 소장파 당선자들과 만찬을 가졌으나 위압적인 자세로 오히려 불만을 샀다. 소장파 당선자들은 중진들이 ‘언행을 신중히 하라’며 마치 지시하는 투의 당부만 하고 5분도 안돼 자리를 뜬것은 대화의 뜻이 없는 구태적 발상이라고들 말한다. 이와같은 기류는 한나라당 또한 사정이 비슷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여야의 당직 경선에 선수(選數) 파괴 바람이 인것도 공통점이다. 한나라당의 총재와 민주당의 최고위원 경선에 중진들을 제치고 나섰거나 나설 사람들은 한결같이 사당화된 당의 체질 개선을 들고 있다. 의정활동에서 자유투표제를 주장, 당론이라는 이름의 거수기 노릇을 거부하고 있는것 역시 주목된다. 자유투표제는 미국의회에선 보편화 됐다. 그들처럼 의안에 대한 의원들의 투표 내용을 선거구 유권권자들에게 공지함으로써 의정활동에 책임을 지는 새로운 기풍이 조성돼야 한다. 당론으로 위장된 당리당략을 파괴할줄 아는 새 풍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은 당총재나 당에 책임을 지는것이 아니다. 뽑아준 유권자들에게 책임을 질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이또한 당의 민주화다. 당의 민주화가 이루어질 공산은 크다. 무엇보다 시대적 요청의 흐름이 이러하다. 현실적으로 어느 당이든 단 한석의 의석이 아쉬운 절묘한 분포의 총선민의가 또 그러하다. 특히 민주당은 다음 제17대 총선에서는 지금의 총재인 김대중 대통령이 공천권을 행사 할수 없는 시기적 맞물림이 끼어있다. 이번 16대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15대처럼 총재의 눈치를 굳이 살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것은 정치도 이젠 변화의 추세를 거역할 수 없다는 점이다. 여야 모두 소장파의원들을 다스리는 총재나 중진들의 지배력은 경륜에 의한 설복이지 위압적인 분부는 통하지 않는 시대가 돼야 하는 것이다.

金주석참배 있나? 없나?

어제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가진 남북4차접촉 실무절차합의서 마련을 위한 의견조율 16개 사항중 1∼2개 사항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합의서 작성이 5차 접촉으로 넘어갔다. 비공개된 합의사항이 어떤 것이며 합의되지 않은 사항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것이 있다. 김일성 주석의 참배여부 문제다. 정부당국은 지난 3차 접촉에서 이에대한 일부의 보도내용을 전면 부인했으나 여전히 첨예한 관심사다. 북측에서 참배를 요구하지 않으면 몰라도 여러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95년 돌연히 일어난 북측 유고가 있기전에 예정됐던 남북정상회담 합의사유만으로도 저쪽에서는 참배요구의 이유가 될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입장은 좀 다르다. 1950년 6월 25일 새벽4시, 38선 일원의 인민군에게 총공격령을 내린 작전명령시달이 ‘내각수상겸 인민군 최고사령관 김일성’ 이름으로 된 사실을 지울수 없는 것이다. 이로인한 동족상잔의 참극은 새삼 말할 것이 없다. 더욱이 6월은 현충의 달이다. 남쪽에서는 현충의 달을 기리는 입장에서 정상이 평양에 간 것까지는 이해해도 김주석을 참배하는 것은 정서상 걸맞다 할수 없다. 전몰유족단체등의 심한 반발도 예상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과거를 따지자면 한반도 냉전은 종식시킬 수 없는데 어려움이 있다. 일부에서는 정상회담에서 6·25문제도 거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처음부터 어려운 일부터 시작하면 대화가 되지 않는다. 과거의 상처는 남북관계개선이 성숙된 다음에 꺼내도 그리 늦진 않다. 또 민족화해는 용서하는 마음으로 출발해야 가능하다. 남북정상회담은 기대되는 역사적 대업이긴 하나 회담은 상대가 있다.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가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렇지만 정서상의 장애로 인해 회담분위기를 미리 그릇치는 것이 과연 민족의 장래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깊은 고려가 또한 있어야 한다. 정부는 이에 조만간 확실한 내용을 밝힐 의무가 있다. 실무접촉에서 참배에 관한 논의요구는 없었다든지, 아니면 요구가 있어 어떻게 대처하여 합의수준은 어느정도라는 것을 알려 국민의 양해를 미리 구해야 한다. 아무말 없이 있다가 평양에 가서 불쑥 예상치 못한 참배를 하면 비록 통념적 의전절차라해도 미리 밝혀 양해될 수 있는 일을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하는 것이다.

학부모 연좌제 중단해야

일부 고등학교가 학생들의 흡연, 두발, 교복불량, 지각 등에 대한 생활지도를 이유로 교칙을 위반한 학생들의 학부모를 학교로 불러 들여 해당 학생과 함께 학교복도 청소 등을 50여차례나 시킨 일을 놓고 찬반 양론이 무성하다. ‘교실붕괴 만연을 바로 잡을 값진 일이며 자식의 비행 교정 효과가 크다’는 찬성론과 ‘수치심만 자극하는 일이지만 자식들 때문에 수모를 참는다’는 반대론이 일고 있는 것이다. 학교측의 취지를 들어 보면 그럴 듯 하다. 교칙을 위반한 학생들의 학부모 봉사활동을 시행한 지난 3월 이후 흡연 학생수가 대폭 줄어 들었으며 학부모들이 오히려 고마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부모가 자녀 일로 해서 학교에서 청소를 하는 것은 말이 봉사활동이지 실상은 처벌을 받는 것이다. 일부에서 교단이 무너지고 교실이 붕괴되는 현상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잘못을 저지른 학생과 그 학부모가 함께 하는 교내 봉사활동을 통해 학생의 잘못을 바로 잡으려는 생각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교칙위반 학생-학부모 연좌제’는 원칙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더구나 연좌제라는 어휘가 주는 성격을 고려할 때 사회적 통념상으로도 적절하지 못하다. 연좌(緣坐)는 글자 그대로 ‘일가(一家)의 범죄로 인하여, 죄없이 처벌당하는 일’이다. 깊이 따진다면 교내에서의 학생 잘못이 과연 학부모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인가. 교사에게는 전혀 책임이 없는가. 제자가 잘못했을 때 회초리를 제자에게 내주며 ‘잘못 가르친 내 죄가 크다. 그 벌로 내 종아리를 때리라’고 한 고매한 스승의 책임론을 교직자들이 모를 리 없을 것이다. 만일 학교에서 연좌제를 강행한다면 교사의 잘못은 교장이 책임져야 하는 등식이 나온다. 학생생활 지도는 학생상담 등을 통해 교내에서 해결하거나 교칙위반 내용을 학부모에게 통보하여 가정에서 선도토록 해야 한다. 가정과 연계하더라도 효율에 앞서 학부모들이 심적 부담을 갖거나 학생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된다. 교칙을 어긴 학생을 교사는 학교에서, 학부모는 가정에서 선도해야 하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는 교칙위반 학생-학부모 연좌제는 중단해야 된다.

公的자금운용 황당하다

정부의 공적자금운용이 무척 걱정스럽다. 당장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에 투입하고자 하는 소요액이 5조원인데 비해 확보된 자금은 불과 3조원이라고 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40조원의 추가공적자금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선 정부의 방만한 공적자금운용 인식을 의심하지 않을수 없다. 기업부실 및 금융부실의 확대로 이미 투입된 64조원 말고도 밑빠진 독에 물붓기도 유만부동이지 얼마가 더 필요할 것인지 실로 답답하다. 그렇다고 이미 51조원이 투입된 금융기관의 자산구조나 수입구조가 썩 좋아진 것도 아니다. 자금회수가 얼마나 가능할 것인지도 지극히 의문이다. 정부는 90%로 보고 있다. 책상머리 계산을 일단은 믿는다 해도 6조원 이상의 원금을 날릴 판이다. 여기에 또 해마다 수조원의 이자가 붙는다. 이를 국민의 세부담인 재정자금으로 감당하고 있다. 과다한 재정적자 가중을 우려치 않을수 없다. 지금까지는 그래도 성업공사와 예금보험공사의 공채발행을 통해 조달해왔던 것이 이젠 공적자금 마련에 초비상이 걸렸다. 비상수단으로 예금공사가 은행으로부터 일시 차입한 형식으로 발등의 불부터 끄고 보겠다는 것이 정부측 생각이지만 근본적 해결방안은 아니다. 대대적인 채권발행도 금융시장에 부담만 줄뿐 전망이 투명하다 할 수 없다. 이에 우리는 변칙은 무리라고 보아 정공법으로 가야할 것으로 믿는다. 공적자금조성 및 투입에 국회의 심의를 받아 동의를 얻을 필요가 있다. 정부가 이를 외면하면 국회가 요구해야 한다. 국민부담을 담보로 추경이나 당초 예산규모와 맞먹는 수조, 수십조원의 공적자금 투입을 정부부처가 혼자 떡 주무르듯 하는 것은 사리에 맞다 할 수 없다. 공적자금운용은 적정성과 효율성이 생명이다. 지금까지 쏟아부은 자금이 과연 이에 합당한지는 심히 의문이다. 금융개혁만해도 겉치레 실적에 급급하여 책임규명과 후속조치를 소홀히 해 악순환을 되풀이한다는 거센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망할 기업은 망해야 경제가 제대로 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천문학적 수치의 공적자금 투입에 등가성이 있어 정말 불가피했는지 냉정한 반성이 요구된다. 공적자금이 마치 공돈처럼 보편화된 인상을 주는 것은 황당하다. 다음 정부는 어떻게 되든 우선 써놓고 보자는 것이 아니라면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공적자금운용백서 발표같은 것은 그같은 사례의 하나라 할 것이다.

여성 로비스트사건

세간의 화제가 된 재미교포 여성로비스트사건은 고위공직자들 기강이 얼마나 해이했던가를 말해준다. 당시의 내로라하던 장관들, 중진 정치인들이 40대 재미교포 여성을 가운데 두고 벌인 치졸성은 가히 인품을 의심케 한다. 그들 말대로 단순 사생활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녀가 보통여성이 아닌 미국의 무기상 로비스트인 점에 문제의 핵심이 있다. 설사, 거명된 인사들의 관련내용이 개인적 일이라 해도 객관적 시각은 그로인한 로비의 영향이 없다고 보기 어려워 사생활 노출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것이다. 로비스트는 이미 1천800만원을 군관계자에게 건내주어 무기관련 2급비밀을 빼돌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상태에 있다. 이런 사람이 누군가의 전화 한통화로 출국금지조치가 풀린 적이 있다. 또 백두사업은 로비의 목적을 달성, 벌써 계약이 성사됐다. 군당국이 아무리 로비의 영향이 없다고 발표하여도 믿기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오히려 지금까지 드러난 사례는 빙산의 일각으로 보이는 것이 국민적 의혹이다. 로비스트가 미모 하나로 막강한 배후 실력자들을 제멋대로 주무른 흔적이 발견되는 것은 국가안보 측면에서도 심히 우려스런 현상이다. 이런데도 막상 진실규명의 노력이 보이지 않는 것은 유감이다. 검찰은 재수사를 말로만 다짐하고 있다. 관망하고 있는 저의가 어디에 있는지 의아스럽다. 당초의 수사가 의도적 축소수사였음이 드러날 것을 우려하고 있는게 아닌지 모르겠다. 행여라도 그렇지 않다면 국기관련의 의혹에 걸맞는 결연한 수사의지로 국민적 의문을 시급히 풀어주는 것이 부하된 소임일 것이다. 정치권 또한 사태추이를 당리당략 차원으로 저울질만 할 일이 아니다. 백두사업은 구 정권에서 이루어졌다. 한나라당은 사건 규명에 능동적 자세로 나서 옥석을 구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민주당 역시 엉거주춤해 보여서는 항간의 의심을 사기가 십상이다. ‘미꾸라지 한마리가 온통 흙탕물을 일으킨다’는 전래속담을 생각나게 하는 사건이다. 유사한 병폐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위공직자들의 처신이 분명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러둔다.

때없는 전염병 대책세워야

최근 2∼3년전부터 각종 전염병이 계절과 관계없이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이상징후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한 이상기후와 환경파괴로 인한 생태계의 정화작용이 사라지면서 비롯된 것으로, 방역당국이 당연히 사전 대비책을 세워야 함에도 그렇지 못하고 사후에 허둥대는 것은 뒷북행정의 전형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경기도내에는 작년에 이어 벌써 크고 작은 식중독 사고가 일어나는가 하면 갖가지 전염병이 심상찮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올 봄에는 다른 어느해 보다 짙은 황사현상이 잦았고 긴 가뭄과 함께 최근엔 한낮의 이상고온 등 요인으로 각종 전염병의 만연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이같은 우려는 벌써 곳곳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여름철 제1종 전염병인 장티푸스 환자가 올 3월까지 10명이 발생, 작년 같은 기간보다 2명이 늘었고, 작년 11명이던 말라리아 환자도 12명으로 늘었다. 또 가을철 전염병인 유행성 출혈열 환자가 7명, 쯔즈가무시병 환자는 2명이 발생했다. 특히 가을에 발병하는 유행성이하선염 환자는 작년에 2명뿐이었으나 올해는 45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세균성 이질 감염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작년 3월말까지 21명이던 세균성 이질환자가 올해는 용인 여주 등 9개 시군에서 이미 76명의 환자가 발생, 작년보다 3.6배나 늘었다. 여름철 집단질병과 전염병은 주로 서민층이 피해자란 점에서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중요하다. 며칠전 보건당국이 경기 인천 등 13곳을 말라리아 위험지역으로 선포했지만, 그외의 계절파괴 전염병에 대한 당국의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큰 문제다. 때없이 발생하는 전염병을 퇴치하기 위해서는 전천후 방역체제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또 전염병의 신고·보고체계의 보완·강화도 필요하다. 법정 전염병의 경우 가족 의사 모두 쉬쉬하기 일쑤여서 제대로 신고되는 것은 절반도 안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당국은 때 이르게 찾아온 각종 전염병이 더 번지기 전에 종합방역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그저 분무소독이나 하는 형식적 방역에 그칠것이 아니라 효율적인 방역사업을 벌여야 한다. 전염병이 창궐한 후에야 겨우 서두르는 식의 뒷북치기 방역으로는 국민건강을 지킬 수 없는 것이다.

어린이 보호에 만전을

지난해 전국 경찰에 접수된 미아발생신고는 모두 3천506건으로 하루 평균 10명에 가까운 어린이가 부모를 잃은 셈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부모를 찾지 못해 경찰을 포함한 각종 기관에서 전국의 아동복지시설(공인시설)로 보호 조치된 미아는 216명이라고 한다. 이는 공공기관이 아이를 보호하고 있는데도 부모와 연결되지 못하는 ‘비극’이 한 해에 200여건이 발생한다는 계산이다. 그나마 이같은 수치는 실제 미아 발생 현황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것이다. 사설 복지시설 등에 넘겨지는 일이 많고 자녀를 잃어버리고도 신고 자체를 안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또 정신지체 등 장애아동의 경우 길을 잃어도 대부분 단순 부랑아로 간주돼 부모를 찾아주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복지시설에 수용돼 미아 통계에 잡히지도 않는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서는 아이를 한 번 잃어버리면 찾기가 너무 힘들다. 미아발생 건수에 비해 미아찾기 관련기관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도 각 기관을 단일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체계가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미아발생신고를 접수하고 있는 곳은 경찰(신고전화182)과 한국복지재단 산하 어린이 찾아주기센터(02-777-0182)가 있을 뿐이다. 이렇게 미약한 상황에서 미아를 신속히 찾으려면 전국의 미아현황을 총망라해 정리해놓고 수시로 입력,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 또 전국 읍·면·동사무소에 주민등록 사진을 입력하기 위해 비치해 놓은 디지털카메라를 활용해 미아와 가출 아동 등의 사진을 즉시 촬영하고 단일 네트워크에 입력하면 어디서든 빠르고 쉽게 조회가 가능해질 것이다. 미아발생은 부모와 자식간의 생이별도 문제지만 미아를 찾기 힘든 우리 사회 현실이 ‘앵벌이’등 어린이를 악용하는 범죄를 낳는 단초가 되고 있어 더욱 심각한 것이다. 5월은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석가탄신일, 스승의 날 등이 있어 나들이를 많이 하는 달이다. 가정의 달에 미아가 발생하여 온가족이 슬픔 속에 잠기지 않도록 어린이 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미아발생은 그 어떤 상황과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보호자의 책임이다.

부부침실까지 침투한 마약

이제 마약이 부부침실까지 침투하고 있다. 종래 히로뽕 등 마약이 은밀히 국내에 유입돼 유흥가를 중심으로 암거래 돼 왔고 일부 연예인 등이 대마초 흡연으로 말썽을 빚기는 했지만 우리나라는 비교적 마약 안전지대로 인식되었었다. 그러나 무역장벽의 완화·마약가격의 저렴화·국제마약밀매상들의 집중공세와 특히 IMF 이후 실직과 기업도산 등 사회불안요인 등으로 점차 우리사회에서도 마약중독자가 급속히 늘어나 이젠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게 당국의 분석이다. 수원지검이 올들어 지난 4월말까지 검거한 마약사범은 131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88명)보다 48%나 늘었고, 압수한 마약량(621g)도 274%나 늘었다. 검거된 마약사범중에는 무역업자와 직장인은 물론 부부 두쌍과 2명의 화가가 끼어 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부부들은 성감(性感)을 극대화하기 위해, 화가들은 영감증대를 위해 마약을 사용했다니 아연실색할 일이다. 그동안 수사당국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까지 퇴치운동을 벌여 왔음에도 줄기는 커녕 가정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은 우려할 사태가 아닐 수 없다. 작년 2월엔 절에서 수도한다며 히로뽕을 투약한 승려와 환각상태서 영업행위를 한 총알택시 운전사 등 52명이 검찰에 적발됐고, 5월엔 당뇨억제제를 살빼는 약으로 속여 히로뽕을 섞어 중독시킨 뒤 주부들에게 팔아온 밀매조직 등 34명이 잡히기도 했다. 이처럼 마약사범이 다양한 계층으로 급격히 확산되는 추세를 방치하고 어물어물하다가는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진전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당국은 늦기전에 국가차원의 종합대책을 마련 실천에 옮겨야 한다. 마약의 해독은 사용자 개인을 황폐화 시킬 뿐 아니라 타인에게까지 해를 끼쳐 결국 사회불안 등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에서 강력한 경계와 제재를 요하게 된다. 하지만 마약사범은 단속의 손길이 뻗치면 지하로 잠적했다가 허술한 면이 생기면 시기를 노려 다시 활개치는 것이 이들의 속성이다. 따라서 마약을 퇴치하는 길은 철저한 감시와 지속적인 대국민 홍보의 두가지 뿐이다. 수사장비의 첨단화와 수사인력의 보강을 서두르는 한편 마약사범은 중벌주의로 다스려야 한다. 마약의 해독을 알리는 국민계도활동 또한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公敎育 정상화가 급선무다

헌법재판소의 과외금지 위헌 결정 이후 주무부처인 교육부는 과외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여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기보다는 피상적인 단기대책에 급급하여 오히려 학부모는 물론 일선 교단에 혼란만 야기시키고 있어 비판이 대단하다. 교육부 장관이 생활보호 대상자 등에 대하여 과외비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무책임한 발언을 하더니, 16일 전국 교육감회의에서는 과외교사를 파면과 더불어 명단을 공개하겠다는 중징계 방침을 밝혔다. 현직교사나 교수가 영리를 목적으로 과외를 하면 국가공무원법에 의하여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는 사립학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과외교사에 대한 처벌은 굳이 교육부에서 강조하지 않더라도 현행 법규에 의하여 법규대로 시행하면 된다. 법규대로 시행하면 될 사항을 공연히 강조하여 일선 교사들을 마치 예비범죄인으로 간주하는 식으로 중점관리하는 발상은 교사들의 권위만 실추시키는 것이며, 오히려 교사들을 과외시장으로 내모는 결과가 될 수 있어 결코 현명한 대책이 될 수 없다. 인기있는 교사들이 처벌이 두려워 교단을 떠나 과외교사로 직업을 바꿀 수 있지 않은가. 교육부의 발상과 같이 고액과외 학부모들을 세무조사하고 과외교사나 교수들을 중징계하는 것이 최선의 대책은 아니다. 과외는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기 때문에 생기는 지극히 자연적인 현상이다. 문제는 과외의 수요를 줄이는 것이 과외근절 대책의 근본이 되어야 한다. 지금과 같이 학교의 공교육(公敎育)이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 과외의 수요는 감소할 수 없으며, 동시에 공급 역시 줄지 않는다. 학교수업 자체가 겉돌기 현상으로 있는 한 학생들은 과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과외해결에 있어 최선의 대책은 공교육을 정상화시키는 것이다. 공교육 정상화의 책임은 교육부에 있다. 따라서 교육부는 과외근절을 위한 단기적인 대책 마련보다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예산확보 등을 통한 공교육 정상화 정책 수립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교사의 권위나 실추시키는 처벌 위주의 대책, 생활보호자에 대한 과외비 지원 운운하는 대책으로는 해결이 될 수 없다. 교육은 국가발전의 기틀이라는 인식 아래 범국가적 차원에서 공교육을 획기적으로 정상화시킬 수 있는 대책 마련에 교육부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될 것이다.

또 물난리 걱정해야 하나

올해도 예외없이 물난리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이 태산같다. 매년 연례행사처럼 겪는 물난리를 당국이 충분히 예견하고 철저히 대비해야 함에도 작년 여름에 당한 도내 수해 복구사업이 지연돼 아직도 상당부분이 복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물난리를 겪은지 이미 10개월이나 지났고, 또다시 장마철이 2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22%(369건)가 복구되지 않고 있다니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복구안된 사업들이 하천제방공사나 펌프장 건립 공사 등 대형공사들로 수년째 수해를 입었던 경기북부지역에 해당되는 것들이고, 장마철전 완공이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그동안 당국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올해도 또 하늘만 쳐다보며 물난리를 걱정해야 하니 한심하기만 하다. 어느 시책이나 사업이든 완급에 따라 우선순위가 있게 마련이다. 수재로 유실 파괴된 공공시설이나 사회간접자본이야말로 그 어느 부문보다도 시급히 복구해야 할 사안인 것이다. 하루가 급하게 추진되었어야 할 공공시설 등의 복구작업이 경쟁입찰과 적격심사를 거쳐 시공자를 결정해야 하는 현행제도 때문에 공사발주가 늦어졌다고 하니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시공자를 선정하는 데 장기간 소요되는 관급공사 적격심사제도 자체도 문제지만 당국으로서는 이를 기화로 공사를 지연시킨 일은 없는지 꼼꼼히 따져볼 일이다. 아무리 제도가 그렇더라도 수재 당한지 10개월이 지났는데도 미(未)복구사업들의 공정률이 60∼70%에 그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종전의 크고 작은 수해를 보면 대부분 당국의 사전대비 미흡으로 줄일 수 있는 피해규모를 더 키운 경우가 많았다. 천재에 인재까지 겹친 때문이다. 책임있는 당국이라면 지난날을 교훈삼아 신속한 복구작업과 철저한 점검 등 대비로 그런 어리석음을 다시는 범하지 말아야 마땅하다. 따라서 경기도와 일선 시군은 장마철이 두달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우선 시급한대로 아직 끝내지 못한 복구공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가용재원과 인력장비를 최대한 동원시켜 모든 공사를 서둘러 마쳐야 한다. 또한 복구공사를 끝낸 사업장과 위험지역에 대한 안전점검 등 장마철 대책의 총체적인 점검에 나서야 할 것이다.

오피니언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