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맨슨은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유명 유튜버다. ‘신경 끄기의 기술’ 등 4권의 자기계발서를 집필했고, 유튜브 구독자가 144만명에 이른다. 맨슨이 지난 1월22일 유튜브에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를 여행하다’라는 제목으로 24분짜리 영상을 올렸다. 한국 얘기다. 그는 한국인의 불안감과 우울증, 자살률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를 언급하며 “무엇이 한국을 ‘최악의 정신건강 위기’로 몰아가는 걸까. 그것을 알아보려 한다”고 했다. 그는 심리학자, 정신과 전문의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만났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공동체 등 장점은 사라지고, 유교문화의 나쁜 점과 물질주의 등 단점만 남은 자본주의가 한국인의 우울증을 부추기는 요소”라고 했다. 한국을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골병 든 나라로 진단했다. 한국이 행복하지 않은 건 국제지표에서도 나타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이 10년간 1위이고, 노인 빈곤율·자살률도 계속 1위다. 취업, 결혼, 육아, 사교육비, 직장생활, 내 집 마련, 노후생활, 부모 봉양 등 뭐 하나 만만하 게 없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경쟁이 우울을 부를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이 0.65명까지 추락했다. 영국 BBC가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기록적인 한국의 저출산 배경을 집중 조명했다. BBC는 ‘한국 여성들은 왜 아이를 갖지 않는가’라는 인터뷰 기사에서 독박 육아와 비싼 집값, 사교육비 등을 저출산 문제의 원인으로 꼽았다. 일본 요미우리신문도 올해 신입생이 전혀 없는 한국의 초등학교가 157개교에 달하는 사실을 심층 보도했다. 한국 사회를 들여다보면 걱정되는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제대로 작동하는 게 뭐가 있나 싶다. 위기감을 갖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더 이상 방치, 방관은 안 된다. 맨슨은 한국인의 강점으로 회복력을 꼽았다.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니 다행이지만, 저절로 되는 건 아니다. 온 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
오피니언
이연섭 논설위원
2024-03-04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