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대박. 올해 초만 하더라도 흔히 들을 수 있었던 말이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통일 대박은 멀리만 보이던 통일의 꿈을 한반도에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길로 만들었다. 지난 3월 독일 드레스덴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을 밝혔을 때만 해도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녹이고, 통일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당장이라도 내딛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통일의 꿈은 결코 혼자, 또는 누군가에 의해서만 실현될 수 없다.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여전히 대치 중인 북한은 핵과 경제발전이라는 절대 조화를 이룰 수 없는 병진노선을 채택하면서 4차 핵실험 운운하며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또한 단거리,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멈추지 않으며 끊임없이 긴장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끊임없이 긴장 수위 높이는 北 아베의 일본은 야스쿠니 신사참배, 고노 담화 재검증, 집단적 자위권 용인 등 마치 물 만난 고기마냥 우경화 질주를 계속하면서 한-일 관계를 최악의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우리는 어떠한가.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비극 앞에 마치 모든 것이 멈추어 버린 느낌이다. 소위 관피아 척결 등 관료 사회 개혁을 포함한 국가대개조 정국, 국무총리 후보자들의 잇따른 낙마로 인한 국정공백, 가뜩이나 어려운 민생경제는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대통령 직속 기구인 통일준비위원회 구성은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이다. 이러한 국내외 환경에서 통일 대박은 점차 낯선 단어로 느껴졌다. 하지만 이제 다시 통일을 향한 조심스러운 한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분단의 아픔을 극복하고, 둘로 갈라진 한반도의 허리를 잇는 통일이야말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대한민국을 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중심국가로 우뚝 세우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통일한국은 당장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 인구 8천만명인 3080클럽에 세계 네 번째로 가입하게 되고, 2050년에는 경제력은 세계 4위, 종합 국력은 글로벌 톱5에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또한 통일은 동북아 주변국에도 이득이다.
남북통일이 되면 북한지역에 SOC를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지게 될 뿐 아니라, 중국의 동북 3성과 러시아 연해주지방도 한국과의 교역량이나 투자가 대폭 증가되어 경제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군비경쟁 등 동북아의 긴장을 줄여 동북아의 정치적 평화와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 통일 한국의 길을 열어가는데 있어 경기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북한과의 접경지역이 가장 넓고, 개성공단, 임진각, 판문점, DMZ 세계 평화공원, 남북연결철도 등 남북교류협력의 중요한 현장이 모두 위치한 경기도는 지리적으로나 상징적으로 통일의 전초기지이기 때문이다. 과거 동서독의 지자체가 그랬던 것처럼, 경기도가 북한 지자체와의 활발한 교류협력을 선도하여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통일한국의 소프트랜딩을 위한 중심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개성공단과 임진각에 남북이산가족 상설면회소를 설치하는 방안이나 파주 임진각에 북한문화관 건립,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위한 한반도 종단철도와 황해-실크로드 익스프레스 구상, 경기 통일부지사 신설, 경기평화밸리 조성 등을 제안한 바 있다.
한반도 평화, 경기도 역할 중요
앞으로도 통일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대표이자 국회 외교통일위원, 무엇보다 경기도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통일 한국을 위한 제도와 체제를 정비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통일의 뜻을 모아가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과거 신라가 삼국을 통일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동인(動因)은 황룡사 9층탑에 담겨 있듯이 신라인들의 통일에 대한 의지와 열정, 동아시아의 평화와 새로운 질서를 주도하겠다는 신념이었다. 통일에 대한 분명한 의지와 신념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다시 통일이다. 원유철 국회의원(새누리당평택갑)
오피니언
경기일보
2014-07-10 2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