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yeongChang2018] 쇼트트랙 ‘경기도 남매’출격 준비는 끝났다

독보적인 평창 금메달 1순위… ‘쇼트트랙 여제’ 최민정‘쇼트트랙 여제’ 최민정(19·성남시청)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우리 국민들에게 금메달 소식을 전할 후보 중 단연 첫 번째로 꼽힌다. 국가대표팀 선배이자 라이벌 심석희(20ㆍ한국체대)와 함께 여자 쇼트트랙의 금맥을 캘 ‘쌍두마차’로 선봉장에 선 최민정은 지난 몇 년간 세계최강으로 군림해왔다.2015년 3월 당시 갓 시니어 무대에 진출한 17살 어린소녀 최민정은 쟁쟁한 선배들을 물리치고 데뷔 시즌 세계선수권 정상에 올랐으며, 이듬해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도 1위에 올라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체구는 작지만 기술과 스피드가 뛰어난 최민정은 2016~2017시즌 월드컵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4개를 수확했고,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목에 걸며 최강 지위를 확인했다.그러나 지난해 3월 열린 2017년 세계선수권에서 큰 부진에 빠지기도 했다. 1천500m 결선에서 넘어지고, 500m와 1천m에서 잇달아 실격 판정을 받았으며, 3천m 슈퍼파이널에서도 최하위에 머물러 개인종합 6위에 그쳤다.명예회복에 나선 최민정은 월드컵에서 금빛 질주를 다시 시작했다. 10월 헝가리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제1차 쇼트트랙 월드컵대회서 전통적으로 우리 대표팀이 열세를 보였던 500m를 포함, 1천m와 1천500m, 여자 3천m 계주서 우승을 차지하며 무려 4관왕에 올랐다.2차 대회서도 주종목 1천500m서 1위에 오른 그는 3차 대회 같은 종목서 심석희에 이어 2위에 머물렀으나, ‘올림픽 최종 리허설’인 월드컵 4차 대회서 1천m와 1천500m 2관왕에 등극했다. 최근 최민정은 상대 선수와의 충돌에 따른 부상을 우려해 추월할 때 바깥쪽으로 돌면서도 레이스 후반 추격을 불허하는 기술과 체력으로 무장하며 실력이 업그레이드됐다.한편,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 올림픽부터 남녀 각각 4종목씩 열리고 있는 쇼트트랙에서 남자부의 경우 안현수(러시아ㆍ빅토르 안)가 2006년과 2014년에 연달아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해 전종목 메달을 기록한 적이 있으나, 여자부는 아직 없다. 최민정은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여자부 전종목 올림픽 메달, 더 나아가 남녀 통틀어 사상 첫 4관왕에 도전한다.오는 2월 ‘전무후무’한 올림픽 4관왕을 향한 그의 금빛질주에 우리 국민을 포함한 전세계인들의 시선이 하나로 모여질 전망이다.올림픽 개막을 30여 일 앞둔 최민정은 “석희 언니와 함께 경쟁하면서 발전해 나가고 있고, 세세한 것 하나까지 주의를 기울이면서 부상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며 “대회 직전까지 몸상태를 최고로 끌어올려 국민적 관심과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최민정 프로필△출생: 1998년 9월 9일△소속팀: 성남시청△출신교: 분당초-서현중-서현고△수상경력:-2014 ISU 쇼트트랙 월드컵 2ㆍ3ㆍ4차 대회 2관왕-2015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종합 1위-2015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신인상-2014 ISU 쇼트트랙 월드컵 3차 대회 3관왕-2016 ISU 쇼트트랙 월드컵 1ㆍ2ㆍ3ㆍ4차 대회 2관왕-2017 제8회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 2관왕-제6회 여성스포츠대상 대상 수상김광호기자‘암흑기’ 남자 쇼트트랙 샛별 황대헌최근 몇 년간 암흑기에 빠진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에 혜성같이 등장한 약관의 고등학생이 있다.지난해 4월 열린 제32회 전국종합선수권 및 국가대표 2차 선발전 대회에서 대이변을 일으키며 당당히 태극마크를 단 황대헌(18·안양 부흥고)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두 번의 선발전에서 모두 2위에 오르며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사실 황대헌은 이미 검증된 기대주로 주니어 시절부터 동계 유스올림픽을 비롯해 굵직한 대회들을 휩쓸면서 금빛 명맥이 끊긴 남자 쇼트트랙의 희망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리고 지난 시즌부터 성인 무대에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지난 2016년 첫 국제대회였던 월드컵 1차 대회 당시 대표팀의 서이라, 박세영(이상 화성시청)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선발전 차순위였던 황대헌에게 기회가 돌아왔다. 그렇게 잡은 기회에서 그는 2차 월드컵 1천m서 세계신기록을 세움과 동시에 팀 선배 임경원(화성시청)과 함께 메달을 싹쓸이 했다. 황대헌은 지난해에도 남자 대표팀 ‘원투펀치’인 임효준(한국체대)과 함께 금빛 질주를 이어갔다. 선두에서 이끄는 레이스를 보여준 황대헌은 찰스 해믈린(캐나다), 샤오린 션도르 리우(헝가리), 싱키 크네흐트(네덜란드) 등 경험 많은 최강자들 틈바구니 사이에서도 노련한 레이스를 보여주며 2,3차 대회 1천500m 금메달을 휩쓸었다. 이후 5, 6차 월드컵에 다시 한번 출전해 무더기 메달을 수확했다. 5차 월드컵에선 500m에서 마지막 결승선을 앞두고 기습적인 발 내밀기로 은메달을 따냈고 1천m에서도 2위에 올랐다. 여기에 6차 월드컵 1천m에선 네덜란드의 간판 싱키 크네흐트를 제치고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대헌의 장점은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모두 정상급의 기량을 갖췄고, 상대를 이용할 줄 알면서 선두에서 이끄는 레이스, 막판 스퍼트 등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최근 남자 쇼트트랙은 소치 동계올림픽 전후로 상향 평준화가 이뤄지면서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전 종목을 두루 잘 타는 선수들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황대헌은 평창 금메달 기대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지난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대회 5천m 단체전 우승의 주역 송재근과 1998년 일본 나가노 대회 1천m 금메달을 거머쥔 김동성에 이어 황대헌이 역대 세 번째 동계올림픽 고교생 금메달 신화를 이룩할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당찬 고교생 황대헌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형들을 따라 감독 코치님의 지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첫 올림픽이라서 긴장도 되고 셀레기도 하지만 남은 기간 부족한 점을 보완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황대헌 프로필△출생: 1999년 7월 5일△출신교: 안양 안일초-부림중-부흥고△수상 경력:-2017 ISU 쇼트트랙 월드컵2차 대회 1천500m 금메달-2017 ISU 쇼트트랙 월드컵3차 대회 1천500m 금메달-2017 ISU 쇼트트랙 월드컵4차 대회 5천m 계주 금메달김광호기자

[2018 신년특집_지방선거 변수는…] 선거판 뒤흔들 ‘文정부 평가·정계개편’… 民心은 어디로?

오는 6월13일 치르는 제7회 지방선거는 여야 모두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숙명의 한 판 승부가 될 전망이다.정부·여당은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만에 실시되는 전국적인 선거인만큼 반드시 이겨서 국정과제를 순조롭게 밀고 나가려 할 것이고,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정권심판론을 내세우며 대안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기 위해 날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1차로 당내 공천 관문을 뚫기 위한 피말리는 경쟁이 시작된 가운데 출마 주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광역·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모두 여야의 출마예상자들이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선거 판도를 뒤흔들 변수가 적지 않아 승패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야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이번 지방선거의 각종 변수와 관전포인트를 살펴본다.■ 적폐청산이냐 안보·경제냐 가장 큰 변수는 지방선거 한 달 전인 오는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1주년에 대한 국민의 평가다. 지난해 5월9일 조기 대선에서 당선된 뒤 바로 취임한 문 대통령 1주년에 대한 평가는 한 달여 뒤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고공행진이 이어질 경우 여당 후보들은 표정관리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면 야당 후보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에서는 지지율 키워드로 ‘적폐청산’과 ‘안보’·‘경제’ 등 세 가지를 주로 꼽는다. 우선 현 정부 초반부터 거세게 밀어붙인 ‘적폐청산’ 1년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면 지속적으로 밀고 나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에 대한 국민의 피로도가 높아지면 야당이 주장하는 ‘정치보복’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지방선거에서도 야당 지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안보’의 경우 문 대통령 취임 초반부터 논란이 됐던 대목이고, 야당은 ‘안보 위기’를 지방선거의 최대 호재로 삼을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하지만 반대로 정부가 안보위기를 불식시킨다면 오히려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올라가고 여당 입장에선 지방선거 싹쓸이 당선도 기대해볼 만하다. 이와 관련 2월9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이 올해 남북관계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가 이뤄질 경우 남북간 긴장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한이 불참하고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에 대한 긴장국면이 조성되면 동계올림픽에도 영향을 미치고 지방선거에서 ‘안보 무능정권’이란 야당의 공세가 더욱 거세지게 된다. 경제 문제는 이른바 서민경제 활성화 여부가 관건이다. 1천400조가 넘는 가계부채, 부동산 규제 정책과 임대주택 활성화 방안, 최저임금 인상 등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문재인 정부 1주년 지지율로 나타나고 지방선거 여야 후보들의 희비도 엇갈릴 수 있다. ■ 정계개편 바람 불까 지난해 말부터 정국의 이슈로 떠오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이 최종 성사될 경우 양당 發 정계개편 바람이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19대 대선에서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경기·인천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보다 많은 득표로 2위를 차지했었다. 따라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이 최종 성사돼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중도성향의 표가 통합정당에 몰려야 한다. 이렇게 될 경우 민주당·한국당과의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된다. 통합정당 후보들이 ‘중도보수층’ 표를 흡수할 경우 한국당 후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되지만 반대로 ‘중도진보층’ 성향표를 가져오게 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불리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3파전이 될 경우 통합당이 캐스팅보트가 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합당이 최종 성사되지 못하거나 합당을 하더라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에서 각각 이탈하는 의원들이 생겨 합당의 위상이 예상보다 크지 못할 경우에는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후보단일화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이 최종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경우 대안으로 떠오르는 경우의 수다. 선거 연대를 통해 지역별로 단일후보를 내는 방안이다. 부산의 경우 양당 부산시당은 지난해 11월11일 정책·선거 연대 협의체 구성을 통해 6월 지방선거 때 후보단일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양당의 단일후보가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지는 의문이지만 1대 1 구도를 원하는 민주당과 한국당에게는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특히 서울시장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경기지사에 (바른정당) 남경필 지사가 양당의 단일후보로 각각 출마할 경우 수도권 선거는 민주당·한국당과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된다. 경기지사 재선에 도전하는 남 지사의 경우 여당과의 대결에서 야당이 이기기 위해서는 야권후보 단일화 통해 1대 1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남 지사는 만약 한국당에 복당해 경기지사 후보가 될 경우에도 야권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최종적으로 합당에 성공해 통합정당으로 지방선거를 치를지, 남 지사가 통합정당 경기지사 후보가 될지 아니면 한국당에 복당해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 나설지는 연초 정국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영향은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되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자칫 주객이 전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지방선거보다 더욱 여야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한다. 재보선 결과에 따라 자칫 원내 1당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1당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으로 121석이며, 2당은 자유한국당으로 116석이다. 양당 간 의석 차이는 불과 5석이다. 지난 2014년에는 64 지방선거에 앞서 5월 말 19대 후반기 의장단이 구성됐다. 따라서 올해에도 613 지방선거에 앞서 5월 말 20대 국회 후반기 의장단 구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선거(시·도 지사)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공직선거법상 선거일 30일 전까지 사퇴)하는 의원들이 양당 모두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지방선거 전에 1당이 바뀔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하지만 재보선 후 1당이 누가 될 지는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경기·인천 지역에서도 국회의원 재·보선이 치러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2014년 지방선거 직후 치러진 7.30 재·보선에서는 무려 15곳에서 선거가 치러져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이 11곳에서 승리하는 대승을 거뒀다. 새정치민주연합은 4곳 승리에 불과, ‘정권심판론’을 내세운 야당에 경종을 울렸었다. 여야가 뒤바뀐 가운데 국회의원 재보선이 치러질 경우 여당이 유리한 상황이지만 선거결과가 나와 봐야 어느 당이 1당인지 알 수 있다는 점에서 20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은 지방선거 이후에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김재민기자

[선택! 2018] 6·13 인천시 구청장·군수 출마 예상자

[지방분권 개헌… 대한민국을 바꾼다] 전문가 특별대담… 주민 주권시대

지난 1987년 탄생한 ‘제6공화국’ 헌법이 민주주의 발전과 시대적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지방분권 개헌 요구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문재인 대통령은 “연방제 수준으로 지방분권과 지방자치를 강화하겠다”고 약속, 지방분권 개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제20대 국회는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구성, 분야별 집중토론을 벌였으나 여야 간 이견으로 지방분권 개헌 논의는 난항을 겪었다.지방분권은 야당 소속 단체장들도 동의할 수 있는 내용으로 개헌 논의 중에선 그나마 여야 간 공통분모가 많은 부분이지만 의도와 배경을 둘러싸고 공방이 벌어지는 것이다.본보는 정치 논리가 지방분권 개헌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이때,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주민주권을 강화할 수 있는 해법을 찾고자 개헌 전문가들에게 향후 과제와 전망을 들어봤다.Q 이번 개헌에서 지방분권 개헌이 꼭 실현돼야 하는 이유는△김두관=지방분권은 지역의 생존 문제로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우리나라는 심각한 양극화와 성장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 지방은 소멸하고 수도권은 숨 막힌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다양성과 창의성이 가장 중요한 시대를 맞이한 지금 중앙정부의 통제와 간섭이 이뤄지는 구조로는 경제발전도, 양극화 문제 해결도 국민주권의 실현도 어렵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요구들을 반영하고 지방정부나 지방의회, 지역주민이 스스로 문제들을 해결하고 지역발전을 모색하려 해도 권한이 없다. 지방분권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하고 양극화를 해소하며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가장 좋은 길이다.△홍일표=우리나라의 국가운영 시스템은 수직적인 권력구조, 중앙집권적 정부형태로 인해 환경변화에 대한 대처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지적된다. 분권적 국가로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해 지역 간 선의의 경쟁과 협력을 이끌어 내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새로운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지방분권 강화는 권력 분점의 제도화를 통해 권력에 대한 국민의 민주적 통제에도 도움이 된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성숙시킬 수 있다. 또 지방정부가 지방의 요구에 더욱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고 예산의 내역을 잘 파악해 낭비요소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방분권의 장점이 존재한다.△김유임=현행 헌법은 중앙정부에 권력을 지나치게 집중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중앙정부는 과부하가 걸려 국정이 원만하게 운영되지 않아 세월호와 같은 대형참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되는 것이다. 획일적인 중앙통제 때문에 지자체는 자신의 특성에 맞는 자율적인 발전을 할 수 없다. 겨우 두 개의 조문으로 지방자치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현행 헌법으로는 권력의 분산과 지방의 자율적인 발전을 꾀할 수 없다. 헌법 개정을 통해 국민의 기본권 보장 차원에서 대한민국이 지방분권 국가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김성호=제왕적 대통령제가 불행한 대통령을 양산하고 국민을 지속적으로 실망시키며 국가경쟁력을 낮추고 있다. 대통령 측근의 부정부패 없이 퇴임한 대통령이 거의 없는데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 1인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력을 부여한 데 있다. 국가권력은 여야가 견제하면서 균형을 찾아 집단지성이 발휘되면 국가가 발전하게 돼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대통령제는 51%의 지지를 받은 대통령이 100% 권력을 차지하고 수만 명에게 자리를 줄 수 있다. 부정부패가 발생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이기우=지방분권은 경제발전을 위해 필요하다. 지방분권을 해야 경제도 발전한다. 지방분권이 되면 각 지방은 저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혁신해서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지방이 혁신실험소가 돼야 한다. 중앙정부가 전국적 획일성을 강요하는 중앙집권체제에서는 혁신의 실패는 전국적인 피해를 유발하기 때문에 혁신이 어렵다. 지방분권을 해야 위험이 분산돼 아래로부터 혁신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경제발전도 가능하게 된다. 경제적으로 번영한 나라들이 지방분권이 잘 됐다는 게 이를 입증한다.Q 지방분권 개헌의 쟁점과 해결 방안은.△김두관=대체로 지방분권은 합의 수준이 높은 편이다. 지방정부나 분권 운동을 하는 분들 사이에서는 일정 정도 합의된 안도 있다. △지방분권 국가 선언 △자치입법권 강화 △지방세조례주의 도입 △보충성 원칙 규정 △주민자치권 신설 등인데 국회, 특히 개헌특위에서는 지방세조례주의나 자치입법권 강화 등 핵심 자치권에 대해서는 일부 의원들은 반대의견이 있는 편이다. 무엇보다 개헌의 주체인 국회에서의 가장 큰 문제는 권력구조 개헌에 밀려 지방분권 개헌 논의 자체가 잘 안 된다는 점이다. 큰 이견이 없는 지방분권 부분부터 합의안을 마련하는 여야의 노력이 필요하다.△홍일표=헌법에 ‘지방분권 국가’임을 명시하고 행정사무의 ‘보충성의 원칙’을 헌법에 규정하며 지방분권과 동시에 지역 균형발전에 대한 국가의 책무를 헌법에 명시하는 게 국회 차원의 개헌안 마련 때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지역대표형 상원을 설치해 국회를 양원제로 하고 제2 국무회의 설치안과 ‘세종시는 행정수도’라는 조항을 헌법에 삽입하자는 주장 등은 논란이 되고 있다. 찬반 의견이 대립하는 조항을 넣게 되면 반대 논리를 확산시켜 개헌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김유임=자치권한의 확대가 가장 핵심적인 쟁점이다. 먼저 자치입법권, 자치재정권, 자치행정권 등에 있어 지방의 권한을 지금보다 확대할지, 확대한다면 그 수준은 어느 정도가 적정한지, 그리고 권한의 확대와 관련해 지방정부라는 용어를 사용할지가 문제가 되고 있다. 즉, 지방자치단체의 입법권을 확대한다면 법률제정권까지 줄 것인지, 재정권을 확대한다면 지방법률로서 과세를 가능하게 할 것인지 등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성숙도, 국민의 주인의식, 지방행정청과 지방의회의 역량, 앞으로 기대 가능한 지방자치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일정한 국민적 합의를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김성호=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에서는 지방자치의 수준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인가에 관심이 컸다. 그런데 자치의 수준이 문제가 아니라 실질적 지방자치를 통해 제도 본래의 효과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실질적 지방자치에 필요한 지방정부의 권한, 중앙-지방정부 간 권한배분 원칙과 기준, 지방정부의 책임, 자주재정여건 마련, 자주조직권, 지역대표형 상원제 등에 대한 헌법조항이 실체적으로 반영돼야 한다.△이기우= 지방문제를 지방정부가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방정부의 입법권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현재처럼 조례로 지방정책을 결정하면 조세법률주의, 죄형법정주의, 기본권법률유보 등에 묶여 거의 아무런 결정도 못 하게 된다. 이에 지방정부가 당해 지방에서 효력을 갖는 법률제정권을 갖도록 헌법에서 보장해 줘야 한다. 국회가 법률제정권을 독점하는 현 시스템은 독점기업의 경우처럼 폐단이 나타나고 지역실정에 맞지 않는 법률이 양산된다. 지방정부와 지방정부가 입법경쟁을 통해 품질을 높일 수 있도록 지방정부도 법률제정권을 가져야 한다. Q 재정분권 방안은. △김두관=8대 2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6대 4 수준으로 지방세 비중을 높이는 방안이 문재인 대통령 공약사항이기도 하고 가장 유력한 방안이다. 그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교부세율 상향을 비롯해 ‘공동세’ 도입 등이 논의되고 있다. 재정분권을 위한 작은 시작으로 고향사랑기부금 도입을 위한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고,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으로서 김동연 경제부총리에게 지속적으로 재정분권을 요구하고 있는데 기획재정부는 재정분권 추진 의지를 밝히면서도 ‘지방정부의 재정운용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일부 지자체에서 문제 되는 재정의 방만한 운용을 걱정하는 것인데 이는 주민에 의한 민주적 통제로 해결하면 된다. △홍일표=재정적 측면에서 분권이 제대로 진행되려면 국세의 지방이양 또는 지방세의 신설과 함께 지방교부세 교부율 인상 등 중앙정부의 재정이전 또한 강화돼야 한다. 우선 국세 대 지방세 비중을 7대3으로 개선해야 하며 이를 위해 부가가치세 등 국세의 지방세 이양이 필요하다. 특히 지방소비세(현재 부가가치세의 11%)와 지방교부세(현재 내국세의 19.24%)는 현재 국회에 발의된 법안들을 고려해 각각 5∼10%p 인상, 0.76∼4.76%p 인상을 추진해야 한다. 또 국세 가운데 지역성이 강한 세원과 연계된 세목을 지방세로 전환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김유임=현재 중앙과 지방의 세입 비율은 8대 2이나 세출 비율을 보면 4대 6으로 지방의 재정은 중앙에 의존하고 있는 취약한 구조다. 지방이 요구하는 예산은 지방이 거둬 지방 스스로 쓸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세를 지방세로 전환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실정에 맞는 세원을 발굴하고 세금을 징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행 헌법은 법률의 근거 없이 세금을 부과 및 징수할 수 없도록 하는 조세법률주의를 채택하고 있는데 지방이 법률을 제정할 수 있도록 해 지방세 지방법률주의를 채택하거나 조세법률주의 예외를 인정해 조례로 가능하도록 하는 지방세조례주의를 도입해야 한다. △김성호=현재 중앙정부의 법률에 의해 지방교부세와 국고보조사업을 통해 재정조정을 하고 있지만 중앙정부 주도로 매우 비효율적이고 지방의 자율성을 저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방재정은 그동안 중앙정부 갑질의 대상물이었다. 재정분권을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살림을 내주고 자립해서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줘야 한다. 그래서 필요한 게 실질적인 지방세 부과·징수권이다. 이는 지방정부가 자기책임으로 자기사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경비를 스스로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다. “대표 없는 곳에 조세 없다”는 원칙에 따라 지방세는 국회가 아닌, 지방의회의 동의로 부과 징수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기우=지방정부가 과세권을 가져야 한다. 지방정부 스스로 세원을 발굴하고 세율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국가가 독점하고 있는 세원을 지방도 공유할 수 있도록 풀어 지방재정수요에 맞춰 지방세수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지방재정권을 보장해 줘야 한다. 그래야 지방서비스의 조세가격이 형성되고 지방정부에 대한 주민의 통제가 강화될 수 있다. 다만 지방재정이 빈곤한 지역에 대해서는 재정조정제도를 통해 재정력 격차를 줄여줘야 한다. 특히 수평적인 재정조정제도를 헌법에 보장해 지방 간 재정력 격차를 줄이면서도 자기책임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Q 지역에서 준비해야 할 과제와 앞으로의 전망은. △김두관=지방분권을 하려는 이유는 지역사회의 권한을 키워 지역의 일은 지역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각 지역의 정체성과 특성에 맞는 지역발전전략을 추진해 지역 간 양극화를 해소하고 더불어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함이다. 권한이 커지는 만큼 스스로 책임감과 역량을 키워야 한다. 특히 지방정부 및 지방의회 스스로 지역에 맞는 지역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지역 언론에 의한 견제와 주민에 의한 통제를 활성화해 나가야 한다. △홍일표=자치단체장의 책임의식 강화, 지방공직자의 능력발전, 지방의정 역량강화 등이 필요하다. 우선 유능한 인물이 선출되도록 정당의 책임성 제고가 요구되며 선출된 초선 단체장에 대한 지방자치교육을 의무화하는 것이 도움될 것이다. 지방공무원의 능력 발전을 위해서는 교육훈련체제의 혁신, 중앙과의 인적교류, 시민과의 협치 기회 확대 등이 필요하다. 지방의정 역량 강화도 필요하다. 지방의원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위한 의정연수기구의 설치가 필요하다. △김유임=지방자치, 지방분권의 실현은 단순히 중앙권력을 지방으로 분산시켜 단체장의 권력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다. 궁극적으로는 권력을 주민에게 넘겨주는 것, 다시 말하면 주민의 자기 지역 정책에 대한 결정권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풀뿌리민주주의를 강화해야 한다. 주민들에게 지역의 문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 주민들이 자신이 부딪힌 문제에 대해 항상 의견을 내고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야 한다. 그래야 주민들이 지역에 대해 관심을 두고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게 된다. △김성호=향후 지역대표형 상원제를 도입해야 한다. 인구비례로 선출하는 하원과 별도로 지역을 대표하는 상원을 두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대도시와 농촌지역 간의 정치적 비대칭성을 완화할 수 있다. 현행 단원제 지역구 국회의원은 중앙부처 입장을 중요시함으로 인해 지방분권관련 입법안들이 폐기돼 왔다. 지역대표형 상원은 단원제 국회의 극심한 대립갈등 교착상태를 완화해 지역통합, 국민통합에 기여할 수 있다. △이기우=지방분권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중앙정부가 간섭만 하지 않으면 주민들이 나서서 지방문제를 해결하고 지역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 자치 의지가 있어야 한다. 지방문제를 중앙정부에 맡기는 것보다 더 잘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실제 지난 20여 년간 중앙정부가 나서는 경우보다 지방정부가 나서는 것이 비용은 훨씬 적게 들고 주민의 만족감이 높았다. 지방의 일은 주민이 신뢰할 수 있는 지방정부에 맡겨야 한다. 송우일기자

[지방분권 개헌… 대한민국을 바꾼다_인터뷰] 정순관 대통령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장

“그동안 압축성장 과정에서 잉태된 사회적 불균형과 제도적 불균형, 정치적 불균형 등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이 필수적이다” 정순관 대통령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장은 본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지방의 역동적 에너지와 다양성을 국정관리에 담아낼 때 국민성장을 통한 대한민국의 제2도약이 가능하다”며 이 같이 역설했다.정 위원장은 지방분권 개헌이 이뤄지면 자치분권 로드맵 추진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 이에 대한 준비 작업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개헌 과정에서 국민이 중심이 돼야 하고 개헌 추진 과정에 지역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아울러 정 위원장은 지방자치 발전 방안과 관련, 지자체의 자율권 신장과 균형발전을 위한 기회의 평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그는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 지방자치단체,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범정부 재정분권 TF’를 가동했다”며 “실질적인 재정분권 실현 방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문재인 정부의 자치분권 정책 기조는. A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 국가와 실질적인 재정분권 실현’ 등을 강조해 왔고 자치분권은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핵심 국정과제로 선정됐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압축성장 과정에서 많은 사회문제가 잉태됐는데 사회적 불균형과 제도적 불균형, 정치적 불균형 등이 그것이다. 이들 불균형을 바로 잡는 것이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이다.지방자치발전위원회는 대통령소속 자문위원회이자 자치분권 과제 실현을 위한 총괄 조정기구로서 지방의 자율 확대와 역량 강화를 위한 제도개혁 방안을 마련해 대통령께 보고하는 일을 담당한다. 지방의 역동적 에너지와 다양성을 국정관리에 담아낼 때 국민성장을 통한 대한민국의 제2도약이 가능하다는 믿음으로 올 한 해 자치분권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Q 지난해 8월 취임 후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추진 상황은. A 지난해 8월 말 취임 직후 여러 차례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를 만나 자치분권 과제 실현을 위한 법 제·개정 필요성을 설명하고 적극 협력을 요청했다. 또한 위원회 구성을 위한 준비와 자치분권의 핵심과제인 재정분권 및 지방분권 개헌 등의 사전 준비를 위해 재정분권TF(태스크포스), 지방분권 개헌TF를 구성해 준비해 왔고 자치분권 관련 단체와 간담회, MOU(양해각서) 체결 등 상당히 바쁘게 지내왔다.행정안전부와 공동으로 ‘자치분권 로드맵(안)’을 갖고 현장의견 청취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연말까지 충청권과 호남권, 수도권에서 현장 토론회를 가졌고 이달에는 부산에서 영남권 현장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으로 새 정부 들어 활발해진 자치분권 관련 각종 세미나와 정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등의 초청특강 등에도 적극 참석하며 활동하고 있다. Q 자치분권 추진을 위한 신년 계획 및 방향은. A 올해는 지방분권 개헌이 예정된 해로 그 결과에 따라 자치분권 로드맵 추진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관련 중앙부처와 협의를 통해 자치분권 로드맵 마련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데 우선 여기에 집중할 것이다. 본 위원회가 곧 출범하게 되면 로드맵 완성을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방분권 개헌 이전과 이후의 과제들을 분류하고 이에 따른 제도개선 문제들을 집중적으로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국회에 계류 중인 지방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이 개정되면 위원회 이름이 ‘자치분권위원회’로 바뀌고 자치분권 과제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치분권 과제를 통해 각 분야에서 중앙집권적 요소와 정부관료 중심적 요소들을 찾아 개혁하고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자치가 살아나도록 하겠다. 헌법에서부터 자치규정에 이르기까지 중앙집권적 혹은 정부관료 주도적 정책결정 요소들도 찾아 개정해 나갈 것이다. Q 지방분권 개헌과 관련, 자치분권을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할 과제는. A 현재 지방분권 개헌은 국회가 주도하고 있으며 개헌 내용으로는 헌법전문에 지방분권국가임을 명시, 자치권의 기본권화, 보충성의 원칙, 직접민주주의 요소 포함 등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지방분권개헌에 이 같은 내용 등이 포함된다면 향후 자치분권의 내용과 폭은 상당히 달라질 것이다. 개헌의 과정은 무엇보다 국민이 중심이 돼야 한다. 그동안 국회에서 전국을 순회하며 개헌에 대한 국민대토론회를 진행했는데 이 과정을 통해 지역의 소중한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기를 바란다. 앞으로 위원회에서도 논의를 거쳐 준비하겠지만 개헌은 국회가 주도하고 있는 만큼 위원회도 나름대로 지방분권 개헌의 준비는 착실하게 진행 중이다. 만약 국회가 요청하거나 의견개진의 기회를 준다면 관련 자료 제출 등을 할 계획이다. Q 향후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서는 행정안전부 및 지자체와의 협력이 중요한데. A 결국 사회문제는 다양성과 불균형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함께 추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이해 당사자들의 참여와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적어도 정부 간 관계에 관한 제도설계는 자치분권에서 찾아야 한다. 일단은 자치분권을 위해 자치단체의 자율권을 신장해 줘야 하고 균형발전을 위해 기회가 평등하게 균형을 맞추는 일을 국가가 해줘야 할 것이다. 우리 위원회와 지역발전위원회 본위원회 회의 때 위원장의 상호 교차 참석을 위한 제도를 마련하는 등 상호 긴밀한 협조를 해나갈 예정이다. 또한 지방4대협의체와 MOU를 체결하고 지역발전연구원, 분권·시민단체와 간담회도 했듯이 앞으로도 관련 기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나가겠다. 한편 우리 위원회에서 ‘범정부 재정분권 TF’를 통해 관련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를 해 나가고 있는데 추진과정에서 서로의 입장을 배려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Q 역대 정부에서 이뤄진 자치분권 노력을 평가한다면. A 역대 정부는 자치분권 강화를 위해 대통령소속 위원회를 구성, 지방분권 강화를 위한 중앙권한의 지방이양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동안 3천101개 사무를 이양결정 했고 그 중 70.6%(2천188개)는 이미 이양 완료했다. 또한 지방자치발전 20대 과제의 발전방안을 담은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2014.12)을 마련한 바 있다. 반면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치분권에 대한 인식 상의 한계가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고 관련 부처를 독려할 충분한 ‘동력’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Q 지방분권 롤모델이라고 할 만한 해외사례가 있다면. A 외국에서 찾자면 스위스의 경우를 들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미국에서 대의민주주의 체제를 설정할 때 지역의 엘리트들은 자기 이해관계에 맞는 대의민주주의제를 설정했다. 그래서 유럽으로 이 모든 헌법체제가 급속도로 퍼져 나갔지만 유일하게 스위스만 대의민주주의에서 직접민주주의를 가미하는, 즉 국민이 법안 발의권을 갖게 함으로써 대표자와 국민이 창조적 파트너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었다.이에 따라 스위스에서는 주민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를 결정하는 주민총회 등 주민투표가 활성화돼 있는데 이는 진정한 책임의식과 스스로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다. 우리도 대의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 요소를 결합해 창조적 파트너십이 작동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Q 임기 중 역점 과제는. A 올해 지방분권 개헌 여부에 따라 자치분권 로드맵 추진도 많은 영향을 받고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 위원회가 출범하고 나서 위원들과 논의를 거쳐 확정된 자치분권 과제 실현을 위해 전념을 다할 것이다.우선적으로 그동안 꾸려온 재정분권 TF와 지방분권 개헌 TF를 잘 운영해 나가고 지난해 말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지방자치단체,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범정부 재정분권 TF’를 통해 실질적인 재정분권 실현 방안을 마련하는데 역점을 둘 생각이다. 아울러 지방분권 개헌 결과에 따라 자치분권 로드맵을 완성하고 로드맵에 따라 과제 실현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겠다. PROFILE출생 1958년 1월2일 전남 순천학력 광주동신고(1975) / 전남대 행정학 학사(1983) / 서울대 행정학 석사(1985) / 전남대 행정학 박사(1992)경력 - 대통령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2015.9.~2017.9.)- 전라남도 지방분권추진협의회 위원장(2014.11.~2017.8.)- 국무총리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 위원(2014~2016)- 한국지방자치학회장(2014.2.~2015.2.) / 제18대- 순천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행정학과 교수(1998~현재)- 광주전남발전연구원 연구조정부장(1992~1998)송우일기자

천년 역사 품고… 4차 산업시대 함께 열자

“골목길이 밝았으면 좋겠어요”(안다솜ㆍ21), “입찰 시스템이 공정해야죠”(박창수ㆍ48), “육아휴직 맘 놓고 쓰고 싶어요”(김경희ㆍ32), “화합하는 정치를 보고싶습니다”(정명근ㆍ59) 경기일보가 경기도에 살고 있는 도민들에게 들어본 새해 소망이다. 경기도민들의 소망은 그리 거창하지 않았다.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안전한 사회, 불공정이 사라진 세상 등 어쩌면 당연한 바람들이다. 천년 전 ‘경기’라 불렸던 곳에 살고 있던 이들의 소망도 같았을게다. 2018년 무술년(戊戌年)은 경기 정명 천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고려 현종 9년인 1018년, 당시 고려의 수도였던 개경 주변 12개 고을을 묶어 경기라 칭했다. 그 ‘경기’의 역사가 꼭 1천년을 맞았다. 경기 천년의 역사는 곧 한민족 중흥의 역사라 할 수 있다. 경기도가 위대해지면서 한민족이 위대해졌다. 경기도의 인구는 어느덧 1천300만 명에 달하고 대한민국 산업의 25%를 떠받치고 있다. 31개 시ㆍ군이 만들어내는 문화 콘텐츠는 세계를 향하고 있고 통일한국의 전초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 경기도는 한민족의 중심이자, 한국 경제의 심장이고, 한류 문화의 발원지다. 올해는 더욱 웅비할 것이다. 또 한번 한국 경제의 견인차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연구원이 예상한 올 경기도 GRDP(지역내총생산량) 성장률이 3.6%다. 2~3%대의 국가 경제 성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다. 도내 수출증가율도 6.2%로 예상됐다. 역시 전국 수출증가율 5.3%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 진다는 분석이다. 올해 전국 취업자수 예상 증가인원은 31만2천 명이다. 이 가운데 53.5%가 경기도에서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가적으로는 목전에 평창동계올림픽이 임박했다. 반드시 성공적으로 개최해야 한다. 시민의 손으로 지역일꾼을 뽑는 지방 선거도 치러진다. 지방자치 25년의 변곡점에서 맞는 만큼 그 의미가 크다. 경제성장도 기대된다. 경제전문가들은 새해 경제 성장 전망치를 2.5~3.0%로 내놨다.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3.0% 성장을 전망했다. 한국은행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2.9% 성장을 예측했다.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쉽지 않은 2018년이 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앞으로의 천년을 위해 함께 뛰어야 한다. 무술년 창간 30주년을 맞은 경기일보도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새로운 미래를 준비 중이다. 민주언론 구현, 신뢰사회 건설, 지방문화 창달의 목표로 달려온 30년이다. 이제 그 30년의 경험과 역사를 경기도 미래를 위해 쏟아 붓고자 한다. ‘경기 정명 천년, 새로운 미래’로 새해 목표를 삼고 힘껏 달려갈 것이다. 새로운 천년을 향해 시작하는 새해 첫날이다. 새로운 천년, 새로운 미래를 위해 모두가 힘찬 첫발을 내디뎌 보자. 송시연기자

[2018 신년특집_인터뷰] 강진갑 경기학회장

강진갑 경기학회장은 오는 경기천년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문명 전환기와 맞물려 있다는 데 의미를 뒀다. 이에 경기도가 문명 전환 과정에서 선두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통일 시대 경기도민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경기도의 변하지 않는 본질은 무엇인가.경기도는 왕도를 둘러싸고 있는 지역이기에 한국 사회의 중심이면서 동시에 주변이다. 그래서 경기도 문화는 ‘경계의 문화’다. ‘경계의 문화’는 중심이 지닌 문화적 역량을 간직하고 있으면서, 주변이기에 현실에 만족할 수 없어 끝임없이 변화와 개혁을 추구한다. 경기도는 조선사회를 이끌어간 기호 유학의 중심지면서, 근대사회를 준비한 실학과 서학이 발생하고 발전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경기도 역사는 어떤 특징이 있는가.경기도는 왕도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였다.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은 영화 ‘남한산성’ 내용과 달리 청 군대의 공격을 받았으나 끝까지 함락당하지 않았다. 당시 남한산성에 식량과 탄약, 땔감이 조금만 더 준비됐다면 병자호란의 역사는 우리가 기억하는 내용과 달라졌을 것이다.또한 경기도는 지리적으로 서해를 끼고 있어서 새로운 문명을 받아들이고, 세계로 나아가는 창구였다. 전통시대에는 당성과 벽란도가 그 역할을 수행하였다. 21세기에는 경기도가 유라시아로 나아가는 전진기지가 돼야 할 것이다.-문명 전환기와 새천년은 맞물려 있다. 경기도의 역할은.지금 우리는 4차산업혁명으로 촉발된 새로운 문명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으며, 이는 경기 새천년과 맞물려 있다. 문명 전환은 인간의 가치 체계, 일상 생활, 산업 구조를 전환 이전 사회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바꿔 놓았다. 인류가 경험한 두 차례 문명 전환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이동하며 채집 생활을 한 구석기인들이 신석기 농업 혁명 이후의 변화를, 중세사회 농민들이 18세기 산업혁명 이후의 산업 사회의 변화를 상상이라도 할 수 있었겠는가?또한 문명의 전환은 인류에게 큰 진보를 가져다 줬으나, 그 과정에서 전환을 주도한 집단이 그렇지 못한 집단을 폭력적으로 지배하고 약탈했다.곧 전국에서 최초로 경기도 판교 제로시티에서 자율주행 버스가 시범 운행된다. 이는 2000년대 초 지방자치단체가 할 일이 아니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경기도가 광교 테크노벨리를 조성하고 계속 발전시켜온 선견지명의 결과다.경기도를 포함해 경기도 교육계, 시민사회 모두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철저한 변화를 통해 문명의 전환을 준비해야 하며, 문명 전환 과정에서 다시는 이전과 같은 폭력적인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준비하는 것이 경기 새천년 우리 모두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과제다.-통일 사회 경기도의 역할과 도민의 마음가짐은.경기도는 분단의 현장이자 통일의 길목이다. 경기북부 지역은 분단으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었다. 통일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알 수 없다. 통일이 되면 경기도는 북한과 연접해 있기에 많은 북한 주민이 이주해 오거나, 북한에 거주하면서 경기도에 일자리를 구해 출퇴근할 것으로 예상한다.그래서 교통·주택·일자리· 치안 문제 등 많은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는 동시에 경기 북부 지역은 북한으로 열려 있는 지역이기에 크게 발전할 것이다. 통일이 되면 경기도민은 민족의 화학적 통합이라는 역사적 과제 수행을 위해 많은 일을 해야한다.손의연기자

[2018 신년특집_인터뷰] 손흥철 안향동방사상연구소장

회헌 안향은 성리학을 들여온 인물이다. 그가 정립한 성리학과 후학들은 조선 건국을 이뤘으며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기천년을 앞두고 천년지대계가 될 수 있는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손흥철 안향동방사상연구소장(안양대학교 교수)에게 들어봤다. -안향은 성리학을 들여온 인물이지만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회헌(晦軒) 안향(安珦·1243∼1306)에 의해 고려에 정착된 성리학은 그 후 여러 학자들에 의해 계승 발전됐다. 고려 말 신진사대부는 무신정권의 전횡, 원의 간섭, 관료들의 부패, 사회적 풍기문란 등 폐단을 개혁하고 새로운 정신적 토대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안향이 전파한 성리학은 조선건국의 주역이 되고 국가이념으로 계승됐다. -안향 선생의 교육혁명과 인재육성 노력은 어떻게 이뤄졌고 이후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안향은 한 사람의 선각자였다. 어떤 한 사람이 커다란 물줄기를 형성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그는 꺼져가는 고려의 정기를 바로 세우기 위해 학문연구와 교육에 열정을 다했다. 안향은 학교교육을 위한 연구와 행정적·재정적 체계를 완비함으로써 고려 후기 새로운 학문정신을 정립하고 신진사대부들이 출현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경기도에 뛰어난 유학자가 많다. 경기도 유학의 특징은. 율곡을 중심으로 하는 기호학파는 조선성리학의 이론적 발전을 적극적으로 추동했으며, 퇴계학파에 비해 적극적으로 국가정신과 애민정신을 실천하려고 노력했다. 경기 남인 유형원, 이익, 정약용 등은 적극적으로 국가개혁과 근대 사상을 수용했다. 실학이라는 용어는 일제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들을 ‘조선후기 근대철학’의 학파로 봐야 한다. 이들은 천주교를 비롯한 서구 사상과 서양문물을 수용했다.조선 후기 성호 이익이나 다산 정약용의 철학을 실학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나아가 기존의 성리학과 구분해 반성리학·탈성리학·반주자학 등으로 규정하면 율곡이나 우계의 학문이 그야말로 반실학이 되고 만다. 실상 조선에서 실학의 선구가 율곡과 우계임을 모르는 일이다. -오늘날 교육, 어떻게 바로세워야 하는가. 안향의 시대정신과 그의 학문 진흥의 정신은 21세기 오늘 우리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바로 실용정신에 있음을 일깨우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우리는 안향의 학문정신을 통하여 교육이 어떻게 시대정신을 창조하는 창의성을 제고시킬 것인지 그리고 국가와 백성의 안위와 안녕을 위해 학자와 교육자가 갖추어야 할 역할이 무엇인가를 스스로 반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경기도를 이끄는 리더가 새겨야할 마음가짐은. 국가의 미래는 무엇보다 인재육성의 승패에 따라 달라진다. 안향이 이뤄낸 것처럼. 지금은 기술 전문가를 기르기보다는 기술적 전문가를 도덕적 인간으로 만드는 교육이어야 한다. 또 율곡의 정신을 되새길 만하다. 율곡은 군주의 최고덕목이 애민정신의 실현이라고 보았다.율곡의 국가관은 애민을 민본정치의 최고의 목적으로 삼는다. 또 철저한 개혁주의자이면서 실천가였다. 학문적으로 이정(二程)이나 주희(朱熹)를 답습하지 않고, 새롭게 재해석함으로써 조선 성리학의 위상을 높였다. 국가의 시무에 정통한 행정가였으며 항상 유효적절한 대비책을 제시했다. 손의연기자

[2018 신년특집] ‘고려의 보물창고’… 고려역사문화단지 꿈 영근다

인천시가 고려 개국 1100년을 기념해 올해부터 ‘강도(江都)의 꿈’ 프로젝트를 본격화한다.고려시대의 강화가 해상교류의 거점 역할을 수행했던 것처럼 현재 인천은 국제공항과 항만을 통해 세계의 허브 도시로 우뚝서고 있다. 특히 인천신항은 장차 남북관계가 회복될 경우 남북교류의 주요거점으로 부각될 것이고, 강화는 강도시대의 이점 등을 토대로 남북이 함께할 고려 역사 연구의 보고가 될 것이 분명하다.시가 고려 개국 1100년의 의미를 담아 추진하는 강도의 꿈 프로젝트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을 넘어 남북관계와 세계 속의 사통팔달 도시를 구상하는 인천이 품은 강도의 꿈은 조금씩 영글어간다. ■ 강도의 꿈 프로젝트 추진배경 강화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고려 도읍지이다. 고려가 몽골 침입에 맞서 강화로 천도하면서 39년간 고려 도읍으로 황도의 역할을 수행했다. 전란을 승리하기 위해 팔만대장경을 판각하고 상정예문을 남기는 등 우수한 기록유산의 역사를 이뤘음은 반론의 여지가 없다. 위기 속에 고려의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있기에 강화가 고려사에 갖는 의의는 간과할 수 없다. 시는 이 점에서 무관심 속에 방치된 강도를 역사현장에 살려내고자 강도의 꿈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강도의 꿈은 고려 역사유산의 재정비, 고려 궁지 및 팔만대장경판당에 대한 조사연구, 역사교류 확대 등을 목표로 삼아 5대 분야 20개 사업으로 기획됐다.총 사업비만 3조804억원이 예상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시는 강도의 꿈을 통해 궁극적으로 고려역사문화단지를 조성함으로써 잊힌 고려사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역사문화관광의 중심지로 인천을 우뚝 세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고려궁궐 재건 활용 분야 5대 분야 중 첫 번째는 ‘고려궁궐 재건 활용’이다. 시는 올해 강도시대 고려 궁지의 정확한 위치를 연구해 궁궐 미니어처 제작과 소규모 전시관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향후에는 궁궐 재건 등 후속 사업도 추진된다. 세부 사업 중 눈여겨볼 부분은 ‘고려역사문화단지 조성’이다. 강화산성 내 관공서·주거시설 등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 뒤 남은 공간을 역사문화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사업 목적으로 이뤄져 있다. 시는 고려역사문화단지 조성을 통해 강도시대 역사문화를 중심으로 고려·조선시대의 강화역사 전반을 보여주는 국내 역사문화단지 조성을 계획했다. 현재 전국적으로도 역사문화단지 사례는 경북 경주의 신라문화단지와 충남 부여의 백제문화단지 2곳에 불과하다. 고려역사문화단지 조성에 필요한 사업비는 3조146억원에 이른다. 100만㎡에 이르는 단지 조성에 1조7천934억원, 170만㎡의 신도시 조성에 1조2천212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추진은 5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오는 2022년까지 고려역사문화지구 지정 또는 고도 지정, 2026년까지 동락천 복개 철거, 2032년까지 신도시 조성, 2037년까지 지표 및 발굴조사, 2045년까지 고려역사문화단지 조성 등의 순이다. 합천 해인사 대장경판 ■ 고려 기록유산 활용 분야 팔만대장경 등 고려역사 기록유산에 대한 종합 조사를 바탕으로 판당지(보관터) 발굴 및 재건을 통해 판당의 활용방안을 제시하고, 한국 기록 문화의 본산으로서 인천의 가치를 재창조하는 ‘고려 기록유산 활용 분야’의 사업들도 추진된다. 시는 향후 남북관계에 주요한 위치를 차지할 인천을 위해 이 분야의 세부 사업으로 ‘평화대장경 간경’을 추진한다.강도시대 팔만대장경 판각의 전통에 기반한 최신 대장경 조성사업을 통해 남북 평화통일 및 세계평화를 소원하며 고려 역사의 가치를 올리고 전통의 현대화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준비기간을 거쳐 간경사업은 2022년부터 시작되고, 2032년에는 강화천도 800년을 기념해 평화대장경 봉안이 이뤄질 예정이다. 또 시는 올해 강화에 세계기록유산 자료관을 설립·운영하는 계획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하는 등 역사문화도시 인천의 이미지를 조성하는 세부 사업도 진행한다. 강화 세계기록유산 자료관 개관 예정은 2027년이다. ■ 강화 역사건조물 활용 분야 강화의 역사적 가치는 고려시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시는 선사시대 고인돌로부터 근세 강화도조약의 현장까지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서 강화의 역사적 건조물에 대한 활용을 통해 정체성을 확장한다는 계획 역시 강화의 꿈에 담았다. 이에 대한 세부 사업으로는 지붕 없는 국립강화박물관 설립·운영, 근대건축물 활용가치 도모, 송암 박두성 생가 복원 등이 추진된다. 이 중 송암 박두성 생가 복원은 시각장애인들의 세종대왕인 송암 박두성 선생의 생가인 강화군 교동면 상용리 516번지에 국·시·군비 13억원을 투입하는 사업이다.송암 박두성 선생은 1926년 11월 4일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점자인 훈맹정음을 창안한 인천을 대표하는 역사적 인물이다. 시는 이 사업을 위해 올해 토지매입 및 복원을 추진하고, 내년 개관 및 관리·운영에 들어가기로 했다. ■ 강화 역사유적 가치창조 분야 시는 강화에 남은 인천의 중요 유산에 대해 세계유산 등재 및 건조물의 국보화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시는 인천의 역사 유적을 세계적으로 알리고 관광산업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강화에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하점면 부근리 지석묘 등 총 70기의 고인돌이다. 시는 여기에 해양관방유적으로 강화산성, 강화외성, 삼랑성, 강화돈대 등 26개 유적의 등재를 추진하는 한편, 고려왕릉 4기에 대한 세계유산 등재를 고려개국 1100주년 기념사업과 연계해 추진한다. 또 시는 보물 161호로 지정된 강화 정수사 법당과 보물 178호인 강화 전등사 대웅전의 국보 승격을 준비하고 있다. 국보 지정을 통해 문화재 가치와 역사문화도시인 강화의 이미지를 끌어올린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 고려건국 1100주년 기념사업 분야 고려 개국 1100년을 맞는 올해 시가 추진하려는 기념사업은 강화 고려궁지 범위 조사, 강화 고려왕릉 및 고분 종합 학술조사, 강화개성 유물 교류전, 강화개성 고려왕릉 사진전, 국제연합(UN) 주최 남북 학생 강화·개성 교차 수학여행, 강도시대 불교문화유산 종합 조사·연구, 강화개성 자매결연 추진, ‘아시아 속의 고려, 고려 속의 인천’ 국제학술회의 등이 있다. 이들 기념사업은 대부분 강도시대 고려의 역사를 연구하는 내용과 더불어 북한의 개성과 연계한 행사로 구성됐다. 시는 강화가 가진 고려 역사의 의미를 되새겨 인천을 남북교류의 거점으로 삼는다는 큰 포부를 이들 기념사업에 담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김민기자

[2018 신년특집] 고려 건국 1100년 ‘강도의 꿈’

태조 왕건은 신라 헌강왕 3년인 877년 1월 송악군에서 태어나 918년 6월 궁예를 몰아내고 왕위에 올라 국호를 고려라 했다. 이로부터 조선이 개국하는 1392년까지 495년간 고려는 그 찬란한 역사를 이어갔다.이 시기 강화는 고려의 대중무역 교통로이자 해상교류의 거점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1232년부터 1270년까지 39년간 이어진 강도시대의 강화는 대몽항쟁을 위한 보장처(전란 때 임금과 조정이 대피하는 곳)이자 임시 수도의 역할을 다했다.강도시대에 세워진 희종의 무덤 석릉, 고종의 무덤 홍릉, 원덕태후의 무덤 곤릉, 순경태후의 무덤 가릉, 고려궁지 등 우리나라에서 찾기 어려운 고려 유적이 강화에 많이 남아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특히 강도시대 강화에서 보관됐던 국보 제32호 팔만대장경(합천 해인사 대장경판)은 오늘날 남아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장경판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지정됐을 만큼 역사ㆍ문화적 가치가 매우 높은 자료로 꼽힌다. ▲ 강화 백련사 철조아미타여래좌상 ■ 몽골 침입과 강도시대의 도래 1225년 몽골 사신인 저고여(著古與)가 압록강변에서 돌연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저고여는 앞서 1218년 몽골이 거란적(契丹賊)을 물리치고 난 뒤 고려에 공물을 요구하러 온 사신으로, 본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피살됐다. 이 사건으로 고려와 몽골의 국교는 단절됐고, 몽골은 1231년 고려를 침입하기에 이르렀다.당시 고려는 왕족인 회안군 정을 안북부(평안남도 안주)에 있던 몽골군 진영에 보내 강화를 청해 급한 불을 껐다. 이후 몽골은 점령한 지역에 민정 담당자인 다루가치(達魯花赤) 72인을 두고 고려에 압력을 가하는 등 내정을 간섭하기 시작했다. 특히 몽골은 공물과 함께 왕공(王公)·대관(大官)의 어린 자식들까지도 요구했다. 괴롭힘이 심해지자 고려는 결국 몽골과 싸우기로 결심하고, 몽골이 수전에 약하다는 이유 등으로 1232년 6월 강화 천도를 단행했다. 새로운 수도가 된 강화는 조석 간만의 차가 크고 조류가 빨라 공격이 쉽지 않은 곳이지만, 반대로 수도인 개경과 가깝고 지방과의 연결 혹은 조운(漕運) 등이 매우 편리하다는 이점을 갖고 있었다. 이 시기 고려는 강화를 강도(江都)로 칭했고, 이후로도 강도는 강화를 이르는 말로 쓰이게 됐다. ■ 강도시대와 최씨정권 몽골은 1232년, 1235년, 1251년, 1254년, 1255년, 1257년 등 총 6차례 고려를 침입했다. 이 기간 고려는 최우부터 최항·최의의 집권기와 김준·임연·임유무의 집권기까지 강화에서 몽골을 상대로 장기 항전했다. 이 중 강화 천도를 단행한 최우는 고려 무신정권기를 대표하는 최충헌의 뒤를 이어 최고 권력자에 오른 인물이다. 천도 당시 최우는 천도론을 반대하는 참정지사 유승단과 야별초 지휘관 김세충을 처형했다. 천도를 결정한 다음날에는 강화에 군을 보내 궁궐을 짓게 했고, 개경의 각 기관을 강화로 옮기는 동시에 각 도에 영을 내려 백성들을 산성이나 해도로 피난하도록 했다. 천도가 이뤄진지 2년 뒤인 1234년 강화에는 궁궐과 여러 관청이 세워지는 등 조금씩 수도다운 모습을 갖추게 됐다. 최우의 아들 최항은 1249년 아버지가 죽자 정권을 이어받았다. 최항은 1252년 몽골 사신이 왕의 출륙 친영(出陸 親迎)을 요구하자 신안공 전(新安公 佺)을 보내 대신 맞게 하는 등 아버지의 강격책을 계승한다. 최항이 집권했던 1251년과 1255년 강화에는 고려의 최고 교육기관인 국자감과 역대 고려왕의 위패를 모신 태묘가 각각 세워졌다. 4대 최씨정권의 마지막인 최의는 1257년 아버지 최항의 권력을 잇는다. 최의는 앞서 최항과 최우가 그랬듯 전횡을 자행하다가 1258년 김준과 유경(柳璥) 등이 일으킨 무오정변에서 살해당한다. 최우부터 최의에 이르기까지 최씨정권과 강도시대는 흐름을 같이한다. 강도시대 강화의 방비시설인 내성·외성·중성도 최씨정권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1232년 강화 천도와 함께 쌓은 것으로 보이는 내성은 현재 강화읍 일대에 축성돼 있다. 동남쪽 일대를 둘러싼 외성은 천도 이듬해부터 1237년 증축됐고, 중성은 1250년에 쌓은 것으로 추정된다. ■ 개경 환도와 삼별초 항쟁 1259년 고려와 몽골 사이에 강화가 성립됐다. 그러나 최씨정권 이후 권력을 손에 쥔 김준·임연·임유무 등 무신정권은 여전히 항전을 기도했다. 무오정변 이후 최고 권력자가 된 김준의 경우는 원종(元宗)이 즉위한 후 친몽정책과 개경환도를 반대하다가 1268년 강윤소·임연 등에게 암살당한다. 임연은 1270년 야별초를 각 지방에 보내는 등 몽골에 끝까지 항전하려다가 병으로 숨졌고, 그의 아들 임유무도 야별초를 통해 개경 환도를 막으려다가 원종의 밀명을 받은 홍규와 송송례에게 살해된다. 이 같은 무신정권의 몰락은 같은해 왕정 복구와 개경 환도를 동시에 가져왔다. 개경 환도 이후 대몽항전에 참여한 삼별초가 항거에 나섰다. 삼별초는 종실 왕온(王溫)을 왕으로 추대하고 강화에서 진도로 거점을 옮겨 대항했다. 1년여 뒤에는 고려조정과 몽골 연합군의 공격을 받아 제주도로 거점을 옮겨 해상에서 항전했다.삼별초의 항전은 1273년 여몽연합군이 제주도를 점령하면서 평정됐다. 고려 말기 강화는 고려 왕의 유배지가 됐다. 폐위된 우왕(禑王)은 강화로 유배를 왔고, 그의 아들 창왕(昌王)은 조선을 세운 이성계에게 폐위된 뒤 강화에서 죽었다. 1392년 조선이 개국한 이후 이성계(태조)는 왕씨 일족을 강화와 거제로 안치했고, 1394년에는 왕씨 일족 모두를 강화나루에 던져 죽였다. ■ 39년간 이어진 강도시대 강화의 모습 강도시대 강화의 모습은 강도시대에 활동한 문인 최자의 삼도부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삼도부는 동문선(東文選) 제2권 부조에 실린 부(한문 문체의 하나)로 서도의 변생과 북경의 담수, 강도의 정의대부 등 가상인물 3명이 삼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돼 있다. 최자는 삼도부를 통해 지금의 강화인 강도에 대해 화산(花山)을 중심으로 갑화관(岬華關)과 풍포관(楓浦館), 바다와 절벽이 갖춰진 금성탕지(金城湯池·매우 견고한 성)이자 제왕의 도읍이라고 칭송했다. 또 풍속이 순후한 덕의 터전으로 태평성대의 지극한 정치가 펼쳐지는 곳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최자는 삼도부에서 ‘안으로 마리·혈구가 무겁게 둘러섰고 밖으로 동진·백마의 사면을 요새로 하니 출입을 누가 어찌하랴’, ‘성시가 곧 포구이며 문밖에 바로 배가 있다’, ‘상선과 공물을 실은 배가 만리 밖에서 잇달았다’ 등의 표현으로 강도시대 강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민기자

[2018 신년특집_인터뷰]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한양대 명예교수

천년 전 경기도에는 고려가 있었다. 오늘날 우리를 부르는 말인 ‘코리아’의 어원이 ‘고려’이듯, 고려는 국제적으로도 큰 역할을 했다. 또 몽골의 침입과 지배하에서도 팔만대장경으로 민족의 정체성을 완성시켰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앞으로의 천년에는 ‘고려의 정신문화’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8년은 고려 건국 1100주년과 동시에 경기 정명 1천년이 되는 해다. 경기 천년이 경기도에 뜻하는 바는 무엇인가. 바로 우리 역사의 중심이 서울-경기지역으로 옮겨온 것을 뜻한다. 이것은 과거의 민족사에도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었지만, 앞으로의 미래에 더욱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경기도는 미래 통일한국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비전을 가지고 천년대계를 준비하는 원년이 되어야 한다. -경기도가 고려의 정신과 문화를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의미는. 고려의 진취적인 정신, 즉 국제적이고 새로운 문화창조의 정신이 우리의 미래를 위해 다시 살아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고려시대는 민족의 정체성이 확립된 시기였고, 가장 창의적인 시대였다. 때문에 고려의 정신과 문화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핵심적인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경기도에도 고려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데. 고려 수도가 개성이니, 경기도는 사실 고려의 중심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고려시대의 용인 서봉사지와 같은 수많은 절터나 고분 그리고 하남 이성산성 아래의 도시유적들이 남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무덤이 연천에 있고 고려의 사당인 숭의전지가 임진강변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강화의 유적들과 함께 세계유산에 포함되어야 할 유적들이다. -고려사를 연구하기 위한 움직임이 남과 북에서 공동으로 일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가기 어려운 곳이 북한이라는 점은 우리가 어두운 역사의 피해자라는 것을 말한다. 많은 분야 중에서도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는 영역이 바로 문화유산공동조사라고 생각한다. 개성의 송악산 자락에 남아 있는 만월대 궁터발굴이 가장 중요한 사례다. 남북역사학자협의회의 주도로 남과 북의 고고학자들이 발굴했다. 특히 금속활자가 발굴되면서 고려문화가 얼마나 창의적인지 확인 할 수 있었다. -경기도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미온적 움직임이 아쉽다. 상당히 늦은 감이 있다. 이러한 일들은 상당한 시간을 두고 준비해야 한다. 그러한 과정이 있어야 역사도 정리되고 재인식하는 기간도 길어져 더욱 풍부한 문화를 재창출 할 수 있다. 경기도가 이런 절호의 기회를 단지 해를 기념하는 의례적인 것으로 생각한다면, 경기문화의 뿌리는 더 이상 뻗어나가지 못한다. 경기도에 산재하는 고려의 문화유적들을 오늘날의 새로운 개념에서 정비하고 그 의미를 살려 나가야 한다. 이에 대한 조사연구가 진작될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경기도에 대한 고려사도 새로운 시각에서 재조명해 정리ㆍ보급하는 것이 우선의 작업과제다. -통일에 대한 경기도의 역할은. 경기도는 수도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신념가지고, 사회적ㆍ문화적인 여건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곳곳에 산재하는 문화유산을 잘 보존해 이 곳에 살고 있는 1천500만의 도민과 앞으로 유입될 많은 주민들이 문화를 마음껏 향유할 수 있게 해야한다. 나아가서는 경기도가 상해를 넘어 황해의 최대 거점 국제도시가 될 수 있도록, 문화도시로서의 면모를 만드는 계획도 세워야 한다. 송시연기자

[2018 신년특집_인터뷰] 안창모 경기대학교 교수

안창모 경기대학교 교수는 경기의 근현대를 살피며 미래 경기를 그렸다. 그는 경기 새천년 시대 경기도가 고유한 위상과 비전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분단 시대를 넘어 통일 시대를 대비해 더 큰 틀에서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와 경기의 관계는 어떻게 이어져 왔으며 이로 인한 경기의 특성은 어떠한가. 경기라는 말 자체가 수도를 둘러싸고 있는 땅이다. 근대 이전까지 경기는 독립적인 존재가 아니라 수도에 종속된 존재였다. 수도의 성격이 경기의 성격과 운명을 좌우했다. 근대 이후 경기는 수도에 종속된 게 아니라 독립적 존재로서 자기 위상과 비전을 가져야 한다. 수도와 인접한 지역 강점은 이용하되, 수도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필요는 없다. -경기의 근대사는 어떤 특징과 의미가 있는가. 근대 이전은 개성, 근대 도시는 인천, 수원이 중요했다. 개성은 고려의 수도로 왕조가 바뀌며 그 위상이 달라졌다. 인천은 경기도에서 나갔지만 전형적으로 서울의 영향권에서 성장한 도시다. 그에 비해 수원 자기 정체성이 뚜렷했다. 정조 시대 이후 서울을 방어하는 중요한 거점도시였다. 농업의 메카라는 특징도 있다. 2000년대 들어 농업진흥청과 서울 농생대가 이전해 수원이 농업 메카로서 위상을 잃어버린 게 안타깝다. 세계유산급인 관개시설 충만재, 만석거가 있는데 현재와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옛날 이야기가 돼 버렸다. 옛것을 가지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에 와 신도시가 조성되며 경기도의 모습도 크게 변화했다. 경기가 아직 서울에 의존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서울이 어떤 정책을 취하느냐가 경기도에 영향을 미친다. 도 정책이 서울에 영향 미치는 것은 제한적이다. 경기도가 독립성을 유지하며 어떤 정체성을 만들어가느냐가 21세기 경기가 당면한 과제다. 분당이나 판교에 사는 사람들이 자신을 경기도민이라 생각하는지 의문이다.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이 문제를 그 사람들 탓으로 해야할지 또다른 극복 과제로 생각해야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분단은 경기에 어떤 영향을 줬는가. 분단은 이익과 불이익을 동시에 줬다. 분단됐을 때 가장 덕을 본 건 경기도 남부다. 분단이 안 됐으면 개성과 북쪽으로 이어지는 땅이 발전했을 거다. 어떻게 보면 북부가 분단 때문에 피해를 봤다. 통일이 되면 북부가 그동안의 불이익을 보상받을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다. 남쪽 경제구조가 힘을 쓸 것으로 예상한다. 그 부분이 북부에 어떤 영향 끼칠지가 변수다. -경기 새천년, 통일 이후 경기도의 미래는. 통일이 언제될지 모른다. 물리적인 변화를 수반하면 오래 걸린다. 서울과 경기도를 관통하는 한강의 변화가 중요하다. 사실 한강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눈꼽만치도 기여한 게 없다. 한강 하구가 DMZ라인에 걸려 있어 물리의 기능이 죽었기 때문이다. 한강변에는 일반 여느 대도시에서 볼 수 있는 강가 산업시설이 없다. 분단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꼭 통일이 아니라 남북 평화협정만 체결돼도 DMZ는 풀릴 수 있다. 강을 따라 올라오는 인천, 경기, 서울 구간 의 변화가 굉장히 활발해질 수 있다. 도 차원에서 벗어나 큰 틀로 보면 서해바다와 함께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물길과 함께 경기도의 통일시대를 생각하면 근사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손의연기자

[2018 신년특집] 경기천년은 한민족 문화의 뿌리 4차 산업혁명·통일한국 이끈다

“변화와 모색의 땅, 경기도.” 경기도에 대해 깊히 연구하고 있는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센터 이지훈 센터장이 경기도에 대해 말한 생각이다. 경기도의 정체성을 논함에 있어 이렇게 알맞은 말이 또 있을까. 2018년의 해가 밝았다.경기도가 ‘경기’(京畿)라는 이름을 갖게 된지 1천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1018년(고려 현종 9년), 당시 고려의 수도였던 개경 주변 12개 고을을 묶어 경기라 칭한 것이, 그 시작이다. 특히 올해가 고려 건국 1천100년을 맞은 해라니, 의미가 더 할 수 밖에 없다. 오늘의 경기도는 인구 1천200만명을 넘어섰고, 대한민국 산업의 25%를 차지할 만큼 성장했다. 문화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을 뿐만아니라, 남북통일의 전초기지로 우뚝 섰다. 많은 전문가들이 미래의 경기도는 새로운 문명을 개척해 나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에 발맞춰 질적ㆍ양적으로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기도 또한 앞으로의 1천년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경기도는 물론 경기도내 곳곳에서 경기 정명 천년을 맞이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경기도의 ‘정체성’과 ‘정신문화’를 찾는 일이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를 지나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근현대사를 통과하기까지 경기도는 수 많은 역경을 넘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에 자리매김했다. 이 모든 것을 이룩할 수 있던 원동력이 바로 경기도가 가진 정신문화일 것이다. 도덕정치를 강조한 성리학, 청렴과 강직의 실학, 멋과 흥이 어우러진 민속문화까지 어느하나 허투루 넘길 수 없다. 2018년의 경기도는 새로운 미래를 그려야 한다. 지난 천년을 발판 삼아 앞으로의 천년을 준비해야 한다. 미래의 경기도가 통일한국의 중심지로 우뚝서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체성과 정신문화가 필요하다. 이에 본보는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 강진갑 경기학회장, 손흥철 안향동방사상연구소장, 안창모 경기대학교 교수에게 경기도의 과거, 문화, 사람, 지리, 교육을 돌아보며 경기도에 필요한 정신문화에 대해 물었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고려의 정신문화’를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는 경기도가 통일한국의 중심이 되도록 천년대계 준비에 임하는 원년이 돼야 한다”면서 “고려의 진취적인 정신, 즉 국제적이고 새로운 문화창조의 정신을 아로새겨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배 관장은 “오늘날 우리를 부르는 말인 코리아아의 어원이 고려인 것처럼, 고려는 당시 국제적인 인지도가 대단히 높은 국가였다”며 “아마도 우리 역사에서 가장 화려한 문화가 만들어진 시기이자, 민족의 창의성이 거침없이 표현됐던 시대”라고 설명했다. 특히 경기도에 남아있는 고려의 유적들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킬 것을 제안하면서 “단순히 해를 기념하는 것에서 벗어나 경기도의 뿌리인 고려의 유적들에 대한 조사연구가 진작될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주문했다. 경기도만의 사람과 문화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강진갑 경기학회장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문명 전환기와 맞물려 있다는데 의미를 두고 “경기도가 문명 전환 과정에서 선두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기도의 문화에 대해 ‘경계의 문화’라고 정의내렸다.강 교수는 “‘경계의 문화’는 중심이 지닌 문화적 역량을 간직하고 있으면서, 주변이기에 현실에 만족할 수 없어 끝임없이 변화와 개혁을 추구한다”며 “경기도가 조선사회를 이끌어간 기호 유학의 중심지면서, 근대사회를 준비한 실학과 서학이 발생하고 발전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4차산업혁명으로 촉발된 새로운 문명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으며, 이전 사회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구조가 변화됐다”면서 “새천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철저한 변화를 통해 문명의 전환을 준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교육현장도 빠질 수 없다. 교권이 무너졌다는 표현만으론 부족할만큼 암담한 상황이다. 2012년 이후 교사에 대한 폭언과 폭행, 성희롱과 수업방해 등의 사건이 해마다 무려 4천 건 넘게 일어난다는 교육부의 자료가 이를 뒷받침한다. 손흥철 안향동방사상연구소장은 “국가와 백성의 안위와 안녕을 위해 학자와 교육자가 갖추어야 할 역할이 무엇인가를 스스로 반성하는 해로 삼아야한다”면서 “성리학을 들여온 회헌 안향의 시대정신과 그의 정신이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또 “우리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바로 실용정신에 있다”며 “지금은 기술 전문가를 기르기보다는 기술적 전문가를 도덕적 인간으로 만드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더했다. 경기도가 통일한국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모든 이들이 의견을 같이 했다. 그중에서도 안창모 경기대학교 교수는 “분단 시대를 넘어 통일 시대를 대비해 더 큰 틀에서 미래를 바라봐야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경기도가 고유한 위상과 비전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교수는 “서울과 경기도를 관통하는 한강의 변화가 중요하다. 통일 이후에는 강을 따라 올라오는 인천, 경기, 서울 구간 의 변화가 굉장히 활발해질 것”이라면서 “경기도 차원에서 벗어나 서해바다의 물길과 함께 그림을 그려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송시연기자

[신년 사설] 2018년 대한민국, 민족의 운명 건 선택들이 놓여 있다

수미 테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 등은 이렇게 평한다. “김정은이 핵개발의 90~95%를 완성했다”. 우리 전문가들도 비슷하게 전망한다. 대기권 재진입기술을 북핵의 마지막 단계로 본다. 핵무기에 이어 수소탄 실험까지 내달린 북한의 2017년이다. 이제 북핵은 가상 속 공포가 아니다. 우리에겐 지근거리에 도사린 섬광(閃光)이다. 일본은 북핵 실험에 비상 각료 회의를 정례화했다. 하와이는 북핵 대비용 방공 훈련까지 시작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김정은에게 2017년은 ‘매우 좋은 한해’였다고 했다. ‘노망 난 늙은이’ ‘로켓맨’ 등의 말 폭탄으로 세계적 인물로 성장했다고 했다. 그렇게 북핵과 김정은은 한반도를 벗어난 화두가 됐다. 언제부턴가 북핵은 미ㆍ중ㆍ일의 현안이 됐다. 우리는 그 거대한 흐름을 쫓는 종속변수처럼 됐다. 이 외교적 위기를 벗어나야 한다. 북핵문제의 중심에 우리가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 선택이 올해 할 일이다. 촛불 민심은 2017년에도 뜨거웠다. 그 불꽃 속으로 숱한 찌꺼기들이 빨려 들어갔다. 적폐청산(積弊淸算)의 거대한 용광로가 여전히 돌아갔다. 부패와 결합한 권력이 타들어 갔다. 이념에 치우친 편 가르기가 타들어갔다. 관행의 탈을 썼던 비리의 돈뭉치들이 타들어갔다. 2018년에도 계속 타야 할 촛불이다. 더 태워야 할 권력이 남았고, 더 태워야 할 편 가르기가 남았고, 더 태워야 할 검은 거래가 남았다. 진정한 청산이어야 한다. 그 길목에 진정한 지방 시대로 가는 관문이 남았다. 촛불과 함께 했던 개헌의 열망이다. 그 시한이 6개월 앞에 놓여 있다. 25년 지방 시대를 숙성시킬 지방 선거다. 이미 달라지고 있다. 정치가 판을 짜던 과거와 달리 간다. 지방이 선택한 판이 차려지고 있다. 이를 뒷받침 해야 할 개헌이다. 국민이 만들어야 한다. 정치권의 거래로 두면 안 된다. 자치 개헌을 통한 지방화 시대의 완성이 기다리고 있다. 그 선택이 올해 할 일이다. 경제 전망에 희망이 섞인다. 한국은행은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금융연구원(2.8%), 한국경제연구원(2.9%), 현대연구원(2.9)도 비슷하다. 몇 년간의 침체에서 벗어날 희망 섞인 수치다. 하지만, 세계와 비교하면 걱정이다. 세계 41개 기관이 전망한 2018년도 전망치는 3.7%다. 골드만삭스 등 일부 기관은 4%를 예상하기도 했다. 저성장 늪에 빠졌다는 중국도 6.7%의 성장을 예상했다. 여전히 우리엔 힘든 앞날이다. 여기에는 극복하고 가야 할 장애가 있다. 이른바 경제민주화로 가는 충격이다. 올해 최저 임금이 16.4% 올랐다. 영세 사업자와 중소기업의 부담이 커졌다. 경영이 어려워진다는 현장의 소리가 높다. 일자리 안정자금 집행만으로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다. 정규직 전환 정책도 현장에서는 아우성이다. 따를 수 없다며 외면하고 있다. 사운(社運)을 건 소송까지 벌이는 곳도 있다. 피할 수 없는 성장통이다. 그 선택이 올해 할 일이다. 평창 동계 올림픽이 한 달여 앞에 있다. 제2영동 고속도로, 서울~양양 고속도로가 완성됐다. 올림픽 스타디움, 컬링센터, 알파인 경기장이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개막식 등 티켓 예매율도 60%를 넘어섰다. 대회가 다가오면서 국민이 뭉치고 있다. 지역별 성화봉송이 열망을 평창으로 몰아가고 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2002년 한ㆍ일 월드컵에 이은 한민족의 축제가 무르익고 있다. 틀림없이 성공한 올림픽으로 치러질 것이다. 숙제는 남았다. 세계인으로부터 선택받는 대회여야 한다. 세계 앞에 내놓을 개막식인데 큰 걱정이다. 우리 쪽 초청에도 시진핑 중국 주석은 참석 통보가 없다. 위안부 합의 잡음에 토라진 일본 아베 총리는 갑자기 불참 가능성을 흘리고 있다. 자국민 보호라며 선수단 불참을 얘기했던 니케 헤일리 유엔 미국 대사의 해프닝도 있었다. 동계 올림픽의 성공을 위한 막판 숙제가 우리 외교력에 던져졌다. 이 역시 올해 해야 할 선택이다. 이 모든 선택이 경기도의 어깨 위에 있다. 북한과 접경의 땅 경기도다. 북핵 해법의 앞 마당이다. 지방화 시대의 시험 무대 경기도다. 진정한 자치를 시범 보여야 한다. 위기의 한국 경제를 견인해야 한다. 3.6% 성장하겠다는 전망치를 던져놨다. 88올림픽과 2002월드컵의 중심 경기도다. 평창을 향한 무한 응원의 힘이 있다. 경기도가 짊어져야 할 책임이다. 위대한 ‘1천년 경기도’의 선택이 곧 위대한 ‘5천년 한민족’의 선택이라서다.

[2018 ‘황금개의 해’ 띠별운세] “강인함·책임감으로 힘찬 질주… 새해에는 웃음만 가득하길”

쥐띠 23, 35, 47, 59, 71, 83세는 자술(子戌) 암합이 드는 해이므로 본인의 활동영역 안에서 책임감이 주어지게 되니 겉으로는 힘들고 부담이 되겠지만, 은근히 뒤에서 도와주고 이끌어주는 조력자가 있다. 본인의 의지에 따라서 좋은 기회로 삼기에 충분한 해이다. 특히 직장을 준비하거나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성과가 생기니 미리 준비하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음력 1, 2, 3월은 이동수나 여행, 이사, 이직, 합격 등이 길하고 분주함 속에서 실속을 챙겨야 좋으니, 경거망동 하고 지나치게 흥분을 하면 교통사고나 질병과 같은 흉수가 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할 것. 4, 5, 6월은 재물로 인한 다툼이 있을 수 있으나 협조 및 협력을 구하고 숙이는 자세로 접근하면 더 큰 이익이 창출된다. 동쪽에 귀인이 나타나며 먼저 베풀면 크게 복이 돌아온다. 남자는 여색을 조심하라. 7, 8, 9월은 사소한 다툼으로 기분 상하는 일이 있으나, 너그러운 마음으로 대처하라. 10, 11, 12월은 양적인 증가보다 질적 향상에 주력하라. 특히 무심코 넘겼던 지출내역을 꼼꼼히 살피어 새어나가는 돈을 신경 써야 한다. 여행이나 이사하면 길할 수. 소띠 22, 34, 45, 58, 70, 82세는 丑戌未(축술미)삼형살이 드는 해이므로 다툼이나 송사, 이동 중 사고를 조심해야 한다. 또한 신장 및 방광계열의 질환을 신경 써야 하며, 운동으로 노폐물을 씻어내고 순환계통을 원활히 해야 한다. 또한 크고 작은 이동수가 있으며, 음력 3, 6, 9, 12월은 뭐든지 자중해야 좋다. 음력 1, 2, 3월은 피로한 가운데 사소한 실수가 생길 수 있으니 매사를 철저히 계획 하에 움직임이 좋다. 4, 5, 6월은 바쁜 와중에 좋은 일이 생길 수로, 이성운이 길하니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면 결실이 생기리라. 7, 8, 9월은 외적인 것보다는 내적인 것을 다져야 하는 시기로, 정신적인 만족에 초점을 더 두는 것이 이롭다. 다만 지나친 음주로 인한 실수를 경계해야 할 수. 10, 11, 12월은 이동 및 여행은 좋지 않다. 교통사고를 조심하라. 기기의 노후로 인한 문제를 항시 점검해야 하며, 질병이 쉽게 올 수 있으니 몸을 항시 따듯하게 하라. 경거망동은 금물이며 연말 회식자리에 자중해야 할 수. 범띠 21, 33, 45, 57, 69, 81세는 인오술(寅午戌) 삼합이 들지만, 삼재(三災)의 해 이므로 지나친 모임과 회식에서 자칫 실수를 할 수 있다. 시비 수나 사고수를 항시 조심해야 하는 해이다. 서로 원망하는 일들이 생겨나니 매사에 경거망동을 반드시 삼가라. 부동산 투자는 슬슬 물러나야 할 때이니 이 때 투자하면 앞으로 더 큰 손해를 볼 것이다. 건강은 심장, 소장, 시력 계통에 유의하고 비타민과 미네랄 보충에 신경을 써라. 또한 수영, 여가 레포츠 활동 중 사건 사고를 항상 조심해야 할 것이다. 음력 1, 2, 3월은 꽃에 나비가 찾아드니 사방에서 경사가 있고 지출이 많아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이득 되는 격이며, 미혼은 성혼할 운세. 4, 5, 6월은 계획했던 일이 뜻밖에 틀어지고 시비수가 있으나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행동을 하면 전화위복이 되어 결국 자신에게 이익이 돌아온다. 7, 8, 9월은 뜻밖의 행운이 찾아오나 시비가 발생하여 해결이 어렵게 되니 말과 행동이 일치되도록 노력해야 길한 운세. 10, 11, 12월은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겠으나 술로 인한 사고 및 망신수를 경계해야 한해의 마무리를 무사히 끝마칠 수 있다. 토끼띠 20, 32, 44, 56, 68, 80세는 묘술(卯戌) 육합이 드는 해로서 아름다운 꽃 속에 독이 있는 격으로 남에게 속마음을 내보이지 말고 문서와 말실수 조심해야 길할 수. 온순한 사람이 화를 내는 격이니 애정관계로 주위가 복잡하며 몸과 마음이 지친다. 하지만 두 갈래 길에서 망설이다가 하늘의 도움을 받는 격으로 일이 순조롭게 풀려 성공의 서광이 비칠 듯. 음력 1, 2, 3월은 무엇보다도 현실에 충실하지 않으면 구설수가 예상되고 애정은 갈등이 생길 수 있으니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길하다. 4, 5, 6월은 자기능력을 과시하고 인정받으니 소원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항상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고 저축해야 길할 운세. 7, 8, 9월은 길흉이 상반되니 피곤해도 상대의 비위를 맞추고 원하는 것을 얻어야할 때. 10, 11, 12월은 무해무득하니 현상유지 할 수나 공과 사를 분명히 하면 좋은 일도 생길운세. 용띠 19, 31, 43, 55, 67, 79, 91세는 진술(辰戌)충살이 드는 해이므로 몸이 아플 수가 있고 이상만 추구하다 스스로 함정에 빠지는 격이니 올해는 신중을 기해야한다. 시비수가 큰 해이니 절대자중하고 문서에 유의하라. 애정은 허무감 느끼며. 건강, 교통사고, 여행, 사업도 불리하니 매사에 조심해야 될 운세. 음력 1, 2, 3월은 년초에 새워놓은 계획이 틀어지니 크게 당황할 수 있다. 4, 5, 6월은 현실과 이상사이의 갈등이 생기니 조금 물러서서 놓친 부분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고집을 부려서는 될 일도 안 된다. 7, 8, 9월은 길흉이 상반되니 남의 비위를 맞춰주는 편이 본인에게 손해가 없다. 10, 11, 12월은 항상 술조심을 해야 한다. 내가 한 사소한 행동이 결국 자신의 과오로 돌아오니 자중하면 서광이 비치리라. 뱀띠 18, 30, 42, 54, 66, 78, 90세는 사술(巳戌)원진살이 드는 해이니 원망하던 사람과 심하게 다툰 후, 하늘이 도와주는 격으로 매사정도를 지키고 진실로 임하면 날로 밝은 전망이 보이겠다. 그러나 지나친 욕심을 부리게 된다면 시비구설 관재가 따르니 한발 양보하고 신중히 처세해야 길하다. 돌다리도 두드려 본다는 생각으로 주의만 기울인다며 본인의 영역을 확장 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의 한해이다. 음력 1, 2, 3월은 용도는 달라도 가격이 같은 격이니 지나친 관심은 오리려 해가될 수. 애정은 대체로 길할 수. 4, 5, 6월은 앉아서 만리를 보는 격이니 하면 된다는 자신감으로 매사 전진할 수. 7, 8, 9월은 금전거래, 주식투자, 사행성 게임, 비트코인 투자 등으로 손재가 생기고 상하가 반목하고 실속 없는 운세. 10, 11, 12월은 믿었던 도끼에 발등 찍히는 격으로 어려운 일이 생기나 귀인의 도움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마음이 안정되는 수. 말띠 17, 29, 41, 53, 65, 77, 89세는 인오술(寅午戌) 삼합과, 삼재(三災)의 해이니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힐 수가 있으며 항시 근신하고 평정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사업이나 직장 또는 건강에 위기가 생길 수 있어 미리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며, 문서변동이나 이사 및 이동수가 생기니 올해는 특히 조심히 지내야 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어야한다. 여행출행도 불리하니 집에서 근신하고, 남녀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빌미 자체를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내 주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아량을 베풀어야 길하다. 음력 1, 2, 3월은 길흉이 반반이니 기쁜 일 속에 항시 분주함이 있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4, 5, 6월은 계획했던 일이 뜻밖에 틀어지고 시비수가 있으나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행동을 하면 전화위복이 되어 결국 자신에게 이익이 돌아온다. 7, 8, 9월은 참고 근신했던 기운이 어둠을 서서히 걷히게 하여 마침내 즐거운 일이 발생할 것은 자명한 일. 10, 11, 12월은 피로한 가운데 길고 먼 여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잠시휴식이 필요할 운세. 양띠 16, 28, 40, 52, 64, 76, 88세는 丑戌未(축술미)삼형살이 드는 해이므로 권력과 재물도 좋지만 일신상에 문제가 생기니 여행하면 사고나 질병이 따르고 변화무쌍한 운세이니 복잡하고 다단하고, 사업이나 직업적으로 복잡하며, 가정일은 공평무사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승리하여 대체로 좋은 일이 많이 생길운세. 1, 2, 3월은 숲속에 바람이부니 소리만 높고 실속이 없을 수로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이니 순서를 철저히 지켜 노력하면 성공할 수. 4, 5, 6월은 고요한 밤 먼 곳에서 종소리 듣고 잠깨는 격이니 옛것이 가고 새것이 들어오니 실속을 차리면 행운이 따르리라. 7, 8, 9월은 실속도생기고 재수도 있고 명예도 생기리라. 10, 11, 12월은 직업이나 사업으로 이득이 생기고 부동산 운도 길하고 잘 풀리리라. 원숭이띠 15, 27, 39, 51, 63, 75, 87세는 작년까지는 현명한 처세로 쉼 없이 달려왔다면 올 해에는 결과가 좋아 그 성과가 겉으로 드러나니 그 동안의 고생을 보상받는 심정이겠다. 다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일을 진행해야지 자칫 눈앞의 이익만 바라보다가 좋은 기운을 스스로 차버릴 수도 있으니 선택의 기로에서 신중함을 요한다. 직장, 사업, 가정이 화목하나, 해외여행이나 물가 근처의 출입은 시비, 사고, 손재수 등을 불러올 수 있으니 조심해야한다. 음력 1, 2, 3월은 꽃밭에 봄바람이 부니 세상 모든 것이 나를 도와주어 방탕하지만 않는다면 좋은 운세를 다 찾아먹을 수. 4, 5, 6월은 눈뜨고 코 베어가듯이 오랫동안 공들인 것을 잃을 수 있으니 실속을 차려야 하고 방심하면 큰코다칠 수. 7, 8, 9월은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분주다사하나 그만큼의 결과도 확실하니 결국에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10, 11, 12월은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 라고 계획했던 일을 성급히 결정하면 크게 후회하니 꼼꼼하고 계획성 있게 일을 추진하고 시비, 구설수에 엮이지 않도록 근신해야 길하다. 닭띠 26, 38, 50, 62, 74, 86세는 곤란을 겪었던 작년에 비해 올해는 좋은 기운의 운이 들어온다. 인간과계가 원만해 지며 도모하는 일을 시작하기에 좋은 해 이다. 직장에서도 역량을 발휘하며 기분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긴다. 집안에 경사와 이익이 있으며 사업이 번창하고 고민거리도 해결되고 운기상승 가도를 달릴 수 있는 운세 직장고민과 문서 문제도 해결되고 행운이 올 운세. 1, 2, 3월은 자기능력을 과시하고 인정받으니 소원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항상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고 저축해야 길할 운세 4, 5, 6월은 뜻 밖의 행운이 찾아와 이득을 보나 시비 발생하여 해결이 어렵게 되니 말과 행동이 일치되도록 노력해야 길한 운세 7, 8, 9월은 나비가 꿀을 찾다가 벌통에 발을 들인 격이니 애정관계로 주위가 복잡하나 재수왕성하나 직업고민은 해결. 10, 11, 12월은 아름다운 꽃 속에 항기가 가득하고 좋은 연인이나 귀인을 만나 좋으나 남에게 속마음을 내보이지 말고 문서와 말실수를 조심해야 길(吉)하다. 개띠 25, 37, 49, 61, 73, 85세는 인오술(寅午戌) 삼합과, 삼재(三災)의 해이니, 경쟁문제가 발생하고 문서문제로 답답하며 직업으로 고민이 발생한다. 현실에 맞게 행동하면 비록 어려움이 따른다 할지라고 순조롭게 해결될 가능성 있는 운세이나, 일의 우선순위를 반드시 지킬 것. 심장, 혈관계통, 생긴계열 건강에 유의하라. 사업가는 불리하니 절대 무리하지 말아야 되고 가정사에 힘써야 한다. 1, 2, 3월은 정들었던 고향 이별하는 격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새로운 길 찾는 운세. 4, 5, 6월은 갈 길은 바쁘고 마음은 조급한데 준비가 잘 안되고 여건이 여의치 않으니 공연히 불안할 수. 7, 8, 9월은 어두운 방에서 빛을 보게 되는 격으로 예상외로 길할 운세. 단, 보증을 서게 되면 10년이 재수가 없다. 10, 11, 12월은 행운의 열쇠를 얻고 여행을 떠나는 운세이나 불조심할 운세. 건강만 조심하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돼지띠 24, 36, 48, 60, 72, 84세는 행운의 여신을 만나니 문서 부동산운이 좋아지고 사업도 원만하고 작업운도 좋으리라. 매매운도 좋아지고 연인도생기리라. 그러나 바람기가 발동하니 산부인과나 비뇨기과 질환 조심하고 바람기로 인한 망신수를 조심하라. 전체적으로 길하지만 남의 밥상 까지 넘보게 되면 길함이 흉함으로 돌아오리라. 음력 1, 2, 3월은 무엇보다도 현실에 충실하지 않으면 구설수가 예상되고 애정은 갈등이 생길 수 있으니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길하다. 4, 5, 6월은 타인의 상황에 자신이 좌지우지 되니 근성과 뚝심으로 버텨야 협조를 받을 수 있다. 7, 8, 9월은 행운이 연속으로 찾아오니 사업, 직업문제도 잘 해결되고 애정운도 좋아진다. 10, 11, 12월은 한 해의 마무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길흉이 상반될 수 있으니 양적인 증가보다 질적 향상에 주력해야 내후년의 화를 면할 수 있으며, 년 말 술자리에서 실수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서일관 한국역술인協 역리학회 경기도 회장·청년철학관 작명연구소 원장(☎ 010-6252-9991)

[무술년, 황금개띠들 희망설계] 헌신과 동행·용맹과 온순 황금개처럼 ‘공존·상생’ 새해가 밝았다

개는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동물 가운데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동물이다.인간과 가장 친밀하고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성질이 온순하고 영리해 사람을 잘 따르고, 후각과 청각이 예민해 경계심이 강하다. 자신의 세력 범위 안에서는 대단한 용맹성을 보인다. 주인에게는 충성하며, 그 밖의 낯선 사람에게는 적대심과 경계심을 갖는다. 개띠 해는 육갑(六甲) 가운데 갑술(甲戌) 병술(丙戌) 무술(戊戌) 경술(庚戌) 임술(壬戌) 등으로 순행한다. 십이지의 열한 번째 동물인 개(戌)는 시간으로는 오후 7~9시, 방향으로는 서북서, 달로는 음력 9월에 해당하는 방위신이자 시간신이다. 개는 이 방향과 이 시각에 오는 사기(邪氣)를 막는 동물신이다. 아주 오랜 시기를 같이 살아온 개는 동서를 막론하고 인간에게 헌신하는 충복의 상징이다. 특히 설화에 나타나는 의견(義犬)은 충성과 의리를 갖춘 우호적이고 희생적인 행동을 한다. 의견 설화와 의견 동상, 의견 무덤 등의 다양한 이야깃거리는 전국에서 전승된다.그런가 하면 서당개, 맹견, 못된 개, 미운 개, 저질 개, 똥개, 천덕꾸러기 개는 비천함의 상징으로 우리 속담이나 험구(욕)에 많이 나타난다. 동물 가운데 개만큼 우리 속담에 자주 등장하는 경우도 드물다. 개살구, 개맨드라미 등 명칭 앞에 ‘개’ 가 붙으면 비천하고 격이 낮은 사물이 된다. 무속신화, 저승설화에서는 죽었다가 환생(還生)해 저승에서 이승으로 오는 길을 안내해 주는 동물이 하얀 강아지다. 이처럼 개는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매개의 기능을 수행하는 동물로 인식됐다. 옛 그림에서도 개 그림이 많이 나온다.동양에서는 그림을 문자의 의미로 바꾸어 그리는 경우가 흔하다. 개가 그려진 그림을 보면 나무 아래에 있는 개 그림이 많다. 이암의 화조구자도와 모견도, 김두량의 흑구도 등이 그 예인데, 나무(樹) 아래에 그려진 개는 바로 집을 잘 지켜 도둑막음을 상징한다. 개는 ‘戌’(개 술)이고, 나무는 ‘樹’(나무 수)이다. 예로부터 개는 집 지키기, 사냥, 맹인 안내, 수호신 등의 역할뿐만 아니라, 잡귀와 병도깨비, 요귀 등 재앙을 물리치고 집안의 행복을 지키는 능력이 있다고 전해진다. 특히 흰 개는 전염병, 병도깨비, 잡귀를 물리치는 등 벽사 능력뿐만 아니라, 집안에 좋은 일이 있게 하고, 미리 재난을 경고하고 예방해 준다고 믿어 왔다. 삼국유사에 보면 백제의 멸망에 앞서 사비성의 개들이 왕궁을 향해 슬피 울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집에서 기르던 개가 슬피 울면 집안에 초상이 난다 하여 개를 팔아 버리는 습속이 있다. 또, 개가 이유 없이 땅을 파면 무덤을 파는 암시라 해 개를 없애고, 집안이 무사하기를 천지신명에게 빌고 근신하면서 불행에 대비한다. ‘戌’은 ‘戍’(지킬 수)와 글자 모양이 비슷하고, ‘戍’는 ‘守’(지킬 수)와 음이 같을 뿐만 아니라 ‘樹’와도 음이 같기 때문에 동일시된다. 즉 ‘戌戍樹守’로 도둑맞지 않게 잘 지킨다는 뜻이 된다. 이와 같은 개의 그림을 그려 붙임으로써 도둑을 막는 힘이 있다고 믿었다. 이러한 일종의 주술적 속신(呪術的 俗信)은 시대를 거슬려 올라가 고구려 각저총의 전실과 현실의 통로 왼편 벽면에도 무덤을 잘 지키라는 의미에서 개 그림을 그려 놓았다.사람들은 주인에게 보은할 줄 알고 영리한 개를 사랑하고 즐겨 기르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흔히 천한 것을 비유할 때 개에 빗대어 이야기한다. 개는 아무리 영리해도 사람대접을 못 받는다. 밖에서 자야하고 사람이 먹다 남은 것을 먹어야 한다. 사람보다는 낮고 천하게 대접받는다. 개에게는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있으니 의로운 동물이라는 칭찬과 천하다고 얕잡아 취급하는 양면이 있다. 즉, 개에 대한 민속 모형은 충복과 비천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권영란 58년생·주부어느새 노년층의 길목… 건강한 한해 됐으면20년 넘게 자영업에 종사하다 은퇴하고 쉬려니깐 허리 수술을 받는 등 건강에 문제가 와 올 한해 내내 고생했다. 남들은 자녀의 취직, 결혼이나 노후 대비 등이 중요하다지만 내겐 건강이 가장 크게 와 닿았다. 100세 인생 시대가 온 지금 58년생 개띠들은 아직도 살아가야할 날이 20~40여 년이나 남았다. 건강이 인생에서 최우선인만큼 돈 벌자고 건강 버리고, 나중에 후회할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이제 자식들도 30대가 넘었고, 배우자도 정년퇴직한 지금 50~60대들의 주 관심사는 건강이다. 노년층으로 접어들고 있는 세월이 야속하면서도 50~60대 도민들이 건강을 지키고, 건강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 번 인식할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김상열 82년생·경기도문화의전당 경기도립무용단 상임단원전통적인 우리의 춤사위 세계에 알리고 싶어무용은 조금만 방심하면 부상당할 수 있다. 몸을 다치면 아무것도 할 수 없기에 다가오는 2018년에는 나뿐만 아니라 우리 무용단 모두 부상 없이 무용을 했으면 좋겠다. 또 요즘 한류 열풍이 가면 갈수록 거세지는데 우리 한국 무용도 한류 대열에 올라 전통적인 우리 춤사위들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졌으면 좋겠다. 한국 무용이 전통과 역사가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 또 우리 경기도립무용단이 경기도문화의전당 등 많은 무대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지만 2018년에는 더 좋은 무대에서 더 질 높은 공연으로 관객들과 호흡했으면 한다. 이에 우리 무용단도 2017년보다 더 역량을 개발해 경기도를 대표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비교 불가한 무용단으로 거듭나겠다. 김종현 70년생·강화경찰서 경무계 김종현 경위충견처럼 ‘민생치안’ 최일선 지키는 충복 다짐지난 한 해동안 상대적으로 낮은 위치에 있어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했던 잘못된 행태에 대해 하나하나 고쳐 나가는 것을 보고 시원함까지 느꼈다. 경찰에서도 사회적 요구에 맞춰 ‘갑질횡포’에 대해 신속하고 적극적인 수사로 약자의 권리 보호에 앞장섰다. 특히 인천경찰에선 아이들의 안전한 등굣길을 위해 ‘우아길’ 운동을 펼치는 등 시민의 불편해소에 최선을 다했다. 2018년에는 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국가적 행사를 앞두고 있어 최일선의 치안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2018년 무술년 ‘황금개띠’의 해, 주인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고 싸웠던 개의 충직성을 본받아 주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친절하게 봉사할 것을 약속한다. 모두 새해 소망하는 일 이루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안녕 70년생·학습지교사갑질없는 국민이 행복한 소식만 가득하길마음 편히 일할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 무술년을 맞아 근로자들의 권익이 향상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 최저임금이나 그런 것들로 말이 참 많았는데, 올해는 근로자들이 행복한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사회적 지위가 있는 분들의 갑질이나 그런 행위들도 더 이상은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 나라 안팎으로 무척이나 시끄러웠던 2017년을 무사히 넘겼고, 새롭게 들어선 정부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여러 정책들이 잘 정착된다면 더 희망찬 새해가 될 것 같다. 새해에는 나쁜 소식보다는 국민들을 기쁘게 할 수 있는 이야기들만 들려 왔으면 좋겠다. 정현 94년생·kt wiz 프로야구 선수나는 여전히 배고프다… 새해에도 성장 희망군 제대 후 2017시즌 새로운 팀인 kt wiz에서 첫 시즌을 보냈다.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의 도움, 그리고 수원 팬들의 응원과 격려로 팀에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큰 부상 없이 시즌을 소화한 것이 다행이다. 공ㆍ수 기록에서도 나름의 목표를 달성했고,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영광도 안았다. 올 시즌은 ‘개띠’인 나 뿐만 아니라 팀에게 특별한 해가 됐으면 한다. 지난 시즌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둬 팀이 반드시 탈 꼴찌를 하도록 돕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시즌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고, 부상 없이 꾸준히 경기에 출전했으면 좋겠다. 나는 아직 성장하는 단계다. 팬들께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관심과 응원 부탁 드린다. 채광석 58년생·경기신용보증재단 전략부문 상근이사경기도 경제의 든든한 ‘금융버팀목’ 역할 최선올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지 꼭 10년이 되는 해이다. 지난 10년간 대한민국은 이 어려운 세계적 경제위기를 잘 극복해냈고, 강한 경제회복력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국가신용등급이 가장 높게 평가되는 쾌거를 이뤄내기도 했다. 그리고 그 성과의 중심에는 경기도가 있었다. 경기도는 전국 사업체의 21.4%가 집중된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이제 2018년 무술년 황금 개의 새해가 밝았다.특히 올해는 작년부터 이어진 경제 회복세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높아졌고, 올림픽 특수와 같은 경제적 기대감도 큰 해이다. 부디 새해를 맞이하는 많은 이들의 소망처럼 황금 개의 기운으로 서민들이 느끼는 경제상황도 안정을 찾았으면 한다. 그리고 그로 인해 도내 기업들이 기업하기 좋은 한 해, 미소가 가득한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우리 경기신용보증재단도 경기도 유일의 정책금융기관으로 경기도 경제의 든든한 금융버팀목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최태환 82년생·직장인아기 탄생 기쁨…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다오나를 쏙 빼닮은 아기가 생긴 만큼 무술년에는 가족 모두가 건강했으면 좋겠다. 어릴 적 부모님으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만 커라는 말을 들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가 생긴 이후 건강에 더욱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개인사업과 함께 보험업계에 몸을 담고 있어 일주일이 모자랄 정도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고 나서 하루하루가 새롭기만 하다. 아이가 태어날 당시 아내와 아이의 건강이 한동안 좋지 않은 적이 있었다. 지금은 두 사람 모두 건강한 상태지만, 앞으로 함께 하는 날이 많은 만큼 가족은 물론 부모님, 친구 등 모두가 아프지 않은 무술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기천년 999+1] 한반도의 뿌리 ‘위대한 경기’ 정체성 찾자

정유년은 경기 999년, 1년이 더 지나면 경기도는 천년을 맞는다. 천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경기도는 한반도 역사의 고비 고비마다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한반도의 중심부에 있는 지정학적인 위치로 인해 한민족이 대대로 이어온 삶의 터전이 됐다. 본보는 여기에 집중했다. 유구한 한반도 역사 속 중심은 경기도였고, 미래의 한반도의 심장 역할도 경기도가 해야한다. 경기도 인구는 1천300만 명으로 이미 서울을 넘어섰다. 팔도 출신 다양한 지역 시민들이 경기도에 터를 잡았다. 경기도는 말 그대로 한반도의 중심 지역으로 자리매김한 것을 보여 준다. 미래학자들이 이야기하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미래지향적 기업도 경기도에 모여 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경기도는 타지역의 견제 대상이 되고, 소외당하기 일쑤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민들의 응집력과 자긍심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변해야 한다. 한반도 중심으로 경기도가 정체성을 찾을 때가 도래했다. 과거 경기천년을 넘어 앞으로의 천년까지 경기도의 역할이 중요하다. 본보는 정유년을 맞아 경기도를 비롯한 대한민국의 역사와 미래에 대해 사회 지도층,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었다. 이들의 공통 의견은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 혼란과 난관을 극복하고 서로 어우러져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에서 만난 이해인 수녀는 경기도를 비롯한 대한민국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 수녀는 “정치인이든 나 자신이든 우리 모두의 잘못은 자신이 실수한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라며 “남이 내게 해주길 바라는 선한 일을 내가 먼저 실천하고, 먼저 웃고 먼저 감사하고 먼저 사랑하자!”고 제안했다.혼란스런 나라 상황에 관해서는 “희망이 있다면 이것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상처를 치유하고 거듭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생태학자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2017년은 대한민국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며 “협치를 통해 상생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교수는 “과거 정국이 혼란하면 경제와 사회가 붕괴했지만 우리는 지금 큰 동요가 없다”며 “그 만큼 대한민국이 성숙했다. 스스로 어깨 두드리면서 새해 희망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명곤 전 문화관광부 장관은 경기천년의 의미에 대해 “경기천년은 새로운 역사·문화적 도약의 포인트가 될 수 있다”며 “21세기 천년의 역사에 묻힌 역사문화 콘텐츠를 현대·대중화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전 장관은 이어 경기도를 대표하는 문화 브레인을 모아놓고 장기 계획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경기도만의 문화정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경기도 역사 인물 다산 정약용 전문가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은 2018년 경기천년을 앞둔 경기도에 대해 ‘실사구시(實事求是)’와 ‘실용주의(實用主義)’ 정신 계승을 주문했다. 이선호기자

[경기천년 999+1] 문명원류 현장에 서다

경기도는 역사 속에서 사상, 지리, 국방 등 전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실학이 태동하고 발전한 곳이 바로 경기도였다. 세계인이 인정하는 문화유산인 수원 화성과 도자기 등 화려한 문화유산도 경기도에 집중돼 있다. 이 같은 옛 경기도의 우수성을 되새기며 4차 산업혁명과 통일 등 대한민국이 맞이할 거대한 문명전환에 방향성을 제시해야 할 때다.이에 경기 새천년(2018년)을 앞두고 세계 인류사를 뒤흔든 경기도 문명원류 현장을 돌아봤다.■ 전 세계 구석기 연구에 대전환을 불러일으키다경기도 연천군에 있는 ‘전곡 선사유적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유적이자 가장 큰 규모의 유적지이다. 현재 국가사적 268호로 지정 보존되고 있다. 무엇보다 동아시아 최초로 아슐리안형(形)의 주먹도끼가 발견되면서 세계를 뒤흔들었다.유적 발견 과정부터 드라마틱했다. 1978년 미군 병사 그렉 보웬은 풍광이 수려해 지금도 인기 있는 한탄강 유원지에 소풍 갔다. 그는 강변에서 돌 하나를 발견해 당시 서울대학교 박물관장이던 고(故) 김원용 교수에게 신고했다.이후 김 교수와 구석기학자인 영남대학교 정영화 교수 등으로 꾸려진 조사단이 지표조사를 하고 전곡리가 한반도의 가장 오래된 전기 구석기 유적임을 확신했다. 이를 저명한 프랑스 구석기 학자인 프랑소와 보르드 등의 국내외 학계에 알렸다. 이듬해부터 고고학적인 발굴조사와 자연과학적인 조사를 진행했다. 2011년까지 17회의 발굴조사가 이어졌다. 긴 유적 조사 기간 동안 세계적인 구석기 고고학자들의 방문이 이어졌다.아프리카 선사 고고학의 태두였던 존 데스몬드 클라크, 유럽 구석기 고고학의 최고봉인 앙리 드 룸리 교수, 러시아 과학원 부원장이자 고고학계의 리더인 아나똘리 떼레비안코 박사, 미국 구석기 고고학의 리더인 잭 해리스 교수, 중국 구석기 고고학의 최고원로인 웨이 치 교수 등이다.저명한 이들의 방문은 전곡 선사유적지의 가치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동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주먹도끼는 타원형 또는 약간 길쭉한 모양의 돌을 양쪽으로 가공하여 끝이나 측면에 날을 세운 것으로서 이른 시기의 구석기시대에 출현한다. 프랑스 생따슐(St. Acheul) 지방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전기 구석기시대의 대표적 석기 공작이다. 약 140만 년 전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콘소 가둘라 유적에서 등장해 오랜 시간 지속하다가 약 10만 년 전쯤에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는 타원형 또는 삼각형 모양으로 양쪽 면을 모두 고르게 손질하여 석기의 옆면이 마치 두 손바닥을 모은 모습을 한 것이 특징적이다. 이른 시기의 것들은 거칠게 가공한 것들이 많았지만, 점차 정형화된 것들이 많아졌다.여러 가지 기능을 가진 석기였기 때문에 흔히 ‘맥가이버 칼’로 부르기도 한다. 나무를 다듬고, 짐승의 가죽을 벗겨 내고, 고기를 발라내고, 뼈를 부수는 등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했다. 구석기시대 사람들에게는 ‘만능’ 석기인 셈이다. 특히 돌을 칼처럼 날카로운 도구로 사용하려고 다이아몬드 형태로 돌의 양쪽을 떼어낸 것으로, 고대 인류의 지능을 입증하는 유물로 유의미하다.전곡리에서 발견된 주먹도끼도 초기 아슐리안형이 많이 보이지만 석영 석재에도 불구하고 전면을 가공한 타원형의 주먹도끼가 나타난다. 특이한 점은 가로날도끼도 상당수라는 점이다. 주먹도끼 이외에도 잘 다듬은 찍개와 피크들이 많이 나타났으며 여러면 석기, 긁개, 홈날 등의 석기들이 출됐다. 전곡리 유적에서 이 주먹도끼가 발견되기 전까지만 해도 하버드 대학의 저명한 선사고고학자였던 모비우스 교수(H. Movius)는 인도의 동쪽 즉, 동아시아에는 양면가공을 하여 잘 만든 아슐리안 주먹도끼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를 토대로 서양의 학자들은 그것이 곧 동서양 인종의 근본적 차이를 방증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그러나 연천에서 출토된 주먹도끼로 그 주장은 힘을 잃었고, 세계 구석기시대와 주먹도끼 연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됐다. 이 주먹도끼가 발견된 이후에 아슐리안 석기 공작을 재평가하는 수많은 논문이 나왔다. 현재까지도 동서양의 아슐리안과 아슐리안형 석기 공작에 대해 논쟁이 진행 중이다. ■ 가려진 시간을 상상하고 다가올 미래를 그려라전곡리 선사유적은 구석기시대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밝히는 자료로 한국과 동아시아 지역의 구석기 문화연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 지역은 한반도의 지질을 남북으로 나누는 추가령 지구대의 남서부에 해당하는데, 한탄강은 이 지구대를 따라 흐르며 한강으로 흘러든다. 한탄강은 한때 계곡의 바닥을 이루었던 현무암 대지를 침식하여 깎은 단애 그 아래를 흐르고 있으며, 현무암 대지는 오랫동안 침식을 받은 낮은 구릉이 있는 산지로 둘러싸여 있다.전곡리 유적은 신생대에 분류된 현무암반 위에 형성된 퇴적물 속에서 발견됐다. 현무암은 현재의 한탄강 상류인 북한 평강 지역에 있는 화산인 오리산에서 넘쳐흘러 한탄강과 임진강을 따라 강바닥을 덮었던 것이다.이 현무암은 신생대의 플라이스토세 후반인 50만 년 전에서 15만 년 전 사이에 몇 차례 분류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전곡리 유적의 바닥을 이루는 현무암은 50만 년 전의 것으로 연대가 확인됐다.현무암 위의 퇴적물도 옛날의 한탄강이 흘렀을 때 형성된 것이며, 이 퇴적물의 상부 점토층에서 석기가 집중되고 있다. 퇴적물의 형성과정에 대해서는 현재 몇 가지 다른 견해가 있다. 홍수가 범람했을 때 이뤄졌다는 학설, 멀리서 바람에 불려온 것이라는 설, 부근 지역에서 쓸려 내려 왔다는 설 등이 있다. 최근에는 시베리아나 중국의 북부 건조지역에서 날아온 뢰스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 중 화산재는 화산이 폭발할 때 연기나 먼지처럼 나오는 작은 유리질의 물질이다. 성층권 이상으로 분출해 제트기류를 타면 바람에 날려 넓게 퍼져 나가 멀게는 수천㎞까지 떨어진 지점에 쌓이기도 한다. 전곡리에서 발견된 세 가지 화산재도 일본 큐슈 지방의 화산에서 불어온 것이다. 화산재는 모양이나 성분을 가지고 기원 화산을 판단, 그 분출연대도 알 수 있다.전곡리의 최상층부에서 발견된 아이라 탄자와(AT) 화산재는 대체로 2만5천년 전에서 2만9천년 전 무렵이다. 지표하 1m 지점에서 발견된 키카이 토주라하라(K- tz) 화산재는 9만년 전에서 9만5천 년 전으로 알려졌다. 한반도의 백두산 화산재 중에도 45만 년 전으로 알려진 것이 있으며 전곡리에서도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 이 밖에도 전곡리 유적의 점토층의 아랫부분에서 발견된 석기 공작은 35만년 전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조사를 통해 전곡리 유적은 적어도 10만 년 전보다도 훨씬 오래된 어느 시점에서 고인류가 서식했을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그렇다면, 전곡리의 구석기인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전문가들이 그리는 생활상은 이렇다. 전곡리를 비롯한 한탄강과 임진강 일대에 고인류들이 살고 있었을 때의 한탄강은 지금보다 넓었다. 물을 먹으려고 강에 내려오는 동물들을 사냥하고, 산과 들 그리고 강가에 자라는 식물들과 열매로 먹이를 구했다.겨울에는 추위를 막으려고 바람막이 움막도 지었다. 먹이를 따라 이동성 생활을 했다. 전곡리나 다른 유적에서 나오는 석기들은 모두 이들의 생활에 필요한 도구를 만들면서 남긴 것이다. 오늘날의 DMZ 안의 자연환경은 당시 고인류들의 생활환경을 짐작게 한다. 전곡리 유적의 어떤 지점에서는 수백 점의 석기가 나온다. 이를 두고 해당 지점은 분명히 동물을 도살하거나 사냥과 채집에 필요한 석기들 만들었던 장소로 본다. 일부 지점에서는 큼직한 자연 암석이 발견되었는데 이것은 당시 냇가에서 여러 사람이 합동으로 옮긴 것으로 당시의 노동방식을 보여준다.그러나 왜 큰 돌이 필요했는지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무한한 상상을 펼치게 한다. 경기도의 연천 전곡유적지는 세계구석기 연구의 대전환을 가져온 동시에 그 땅 위에서 이뤄진 구석기 인류에 대한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이제 그 원류에서 새로운 대전환을 그려본다. 류설아기자 자료 제공 : 전곡선사박물관

[2018 평창의 꿈]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우리나라가 위기를 극복하고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새해에는 국민 모두가 갈등을 떨쳐내고 평창 올림픽을 위해 하나로 뭉쳐야 할 때입니다.”지난 2016년을 누구보다 바쁘게 보낸 스포츠 스타가 있다. 서른 다섯의 많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세계를 호령한 탁구 스타에서 지도자로 변신한 뒤 불과 2년 만에 모든 체육인의 꿈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인생의 3막을 살아가고 있는 유승민(35) IOC 선수위원이 바로 주인공이다.2004 아테네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 지난해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IOC 선수위원 선거에서 당당히 2위로 IOC 멤버가 된 유승민 위원을 지난달 30일 용인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났다.사실상 한국 유일의 IOC 위원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유승민 위원으로부터 지난 4개월 간 IOC 위원으로 보낸 시간과 느낀 점, 평창 올림픽과 관련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유 위원은 IOC 활동에서는 ‘열정과 배움’을 평창올림픽에 대해서는 ‘희망과 도약’을 강조했다.- IOC 선수위원 당선후 IOC와 평창 동계올림픽의 가교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얘기했는데. 어떤 기술적인 부분은 내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미 조직위원회가 구성돼 많은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들이나 전 세계인들, 스포츠인들에게 IOC위원으로서 평창을 알리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지난달 평창 테스트이벤트인 ISU 쇼트트랙 월드컵이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처음 열렸는데, 그때 국내 하계올림픽 前 메달리스트와 올림픽위원 등 9명과 함께 현장을 방문했다. 동계올림픽이지만 하계종목 선수들도 동참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함께 간 것이다. 앞으로도 평창의 현장을 더욱 자주 찾아서 격려하고 응원할 생각이다. - IOC 선수위원으로 4개월째 활동하고 있는데 다른 선수위원들과 어떻게 교류하고 있는지. 단체 채팅방도 있고 수시로 연락을 주고 받고 있다. 선수위원회 및 분과위원회 7명을 포함해 총 21명의 위원들이 활동하고 있다.지난 주에도 화상회의를 했으며 필요할 때마다 스텝들에게 메시지가 많이 오는데 그럴 경우 전화로 직접 얘기하기도 한다. 독일의 하이데만 선수위원과 선거운동을 같이하면서 개인적으로 제일 친하다. 그 친구도 굉장히 열의가 있어 선거유세를 함께 다니며 자주 만나게 됐다. 선거기간 서로 격려도 하고 대화도 나누면서 결국 1, 2위로 함께 선수위원이 됐다. - 선수위원을 언제부터 꿈꿨고, 도전을 준비한 시기는 언제인가. 문대성 前 선수위원이 활동했을부터 생각하고 있었는데 2011년도에 ‘피스앤스포츠컵’에 참가하면서 스포츠의 힘을 제대로 느끼게 됐다. 대회 취지가 스포츠를 통한 세계평화 증진으로 당시 나랑 북한 선수와 복식조를 맺어 우승했다.시합이 끝나고 나서 북측 임원들도 관심을 보였고, 역시 스포츠가 사람한테 주는 감동이나 메시지는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드에서 후배를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IOC와 같은 큰 국제기구에서 선수로서의 경험을 살려 스포츠인과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하게 됐다. - 선수위원이 된 후 최근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스포츠 분야는. 현재 여러 커미션중 ‘마케팅’하고 ‘엔트라지’라는 커미션에서 활동하고 있고, 선수위원회가 갖고 있는 프로그램 중에서는 ‘Athletic Running-Gateway’라는 온라인 학습프로그램을 나와 이신바예바(러시아) 선수가 맡았다. 사실 서양의 스포츠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아시아, 특히 한국은 시스템 자체가 워낙 달랐기 때문에 저 때만해도 수업보다는 운동, 시합에 집중하는 세대였다.최근 우리나라도 공부하는 선수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데 IOC 내 선수들의 교육과 관련된 부분들을 우리 선수들이 활용할수 있게끔 노력할 계획이다. 특히 IOC 차원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좋은 교육프로그램을 많이 갖고 있어 이 부분을 알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또한 도핑이 현재 세계적인 이슈인데 우리나라는 아직 청정국가지만 앞으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한국은 세계적인 스포츠 강국이지만 스포츠 외교분야에서는 다소 뒤떨어져 있다는 평가가 많다. 스포츠 외교는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교력이 떨어지는 측면보다는 스포츠 외교 전문가가 부족한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필드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스포츠 외교 전문가와 행정 전문가의 인재들이 많아 나와야 한다. 내가 IOC위원이 됐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스포츠 외교력이 확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나는 IOC위원 98명중 한 명일 뿐이다.아직 IOC위원이 한 명도 없는 국가도 많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스포츠 강국으로서 스포츠 외교분야도 충분히 잘 할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를 보고 우리 후배들이 스포츠 외교, 스포츠 행정에 관심을 가져 다양한 분야로 뻗어 나갈수 있게끔 기회를 마련해주는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최순실 사태에 평창 올림픽이 연루되면서 국민들이 많이 우려하고 있는데 준비에 차질은 없는지. 악조건인 것은 맞다. 현재 경기장이라든가 기반시설 등 하드웨어적인 부분은 문제가 없다. 내부의 준비상황은 조직위와 정부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국민의 무관심이다.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그 문제의 중심에 체육이 있다보니 체육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게 된 것이 가장 우려스럽다.국민들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나부터 앞장서서 역할을 할 생각이다. 사실 국가적으로 이런 어려운 일들이 있을 때 국제 스포츠 행사를 통해 국민들이 하나가 되고 단결이 된적이 많지 않나. 동계올림픽은 희소성이 있는 국제 대회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좀 더 평창올림픽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다시 한번 우리나라가 단결된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국민 모두가 하나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IOC 위원이자 평창 집행위원으로서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남은 1년동안 어떻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정치에 영향을 받기보다는 서로가 좋은 방향으로 함께 갈수 있으면 하는 바램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정부와 정치권, 기업, 체육계, 국민이 모두 합심해서 치러야 한다. 우리 스포츠가 발전하려면 모든 분야가 함께 가야한다고 생각한다.우리나라 체육계가 변화하고 발전하는 계기가 바로 평창 올림픽이 돼야 한다. 평창 올림픽이 잘 치러지면 세계인의 인식도 바뀐다. 한국 스포츠의 위상이 제고됨은 물론, 대한민국이 다시한번 국제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이번 평창 올림픽이다. IOC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나도 선수위원으로서 한국의 작은 도시인 평창이 올림픽을 얼마나 잘 준비하고 있는지 당당하게 알릴 계획이다. - 유 위원을 롤모델로 삼고 꿈을 키우는 후배들이 많은데 당부하고 싶은 말은. 나도 해냈다. IOC 선수위원 선거에 나가기전 전혀 관심을 받지 못했고, 선거하는 동안에도 될 확률이 없다고 주변에서 다 그랬다. 그러나 결국 만들어 냈다.나는 외국에서 학교를 나온 것도, 선수생활을 오래한 것도 아니지만 스스로에 대한 도전ㆍ열정과 선수로서의 경험을 후배들과 체육인을 위해 써보고 싶다는 일념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 누구든지 선수위원에 대한 꿈이 있다면 꾸준히 관심과 열정을 갖고 노력해라. 반드시 이룰수 있을 것이다. 1982년 8월 5일부천 오정초·내동중-포천 동남종고-경기대1997년 최연소 탁구 국가대표 선발1999년 아시아청소년탁구선수권 단ㆍ복식 우승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복식 금메달2004년 아테네올림픽 단식 금메달(한국인 두번째)2006년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은메달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단체전 동메달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단체전 은메달2016년 8월 IOC 선수위원 당선황선학ㆍ김광호기자 사진=전형민기자

[경기천년 999+1] 성역 뛰어넘은 여성 실학자

역사 속 인물 중 시대를 이끌며 널리 알려진 여성은 남성보다 적다.여성의 사회적 활동을 규제했던 차별이 만연했던 탓이다. 그럼에도 성역(性域)을 뛰어넘은 여성은 언제나 존재했다. 전세계가 그 가치를 인정한 태교신기의 저자 사주당 이씨, 개혁 정신을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실천했던 민회빈 강씨, 농촌계몽가였던 최용신 등이다.경기도의 지난 1천년 역사 속에 찬란한 문화유산을 남기고 시대 변화를 선도했던 여성들이다. ‘여성혐오’가 논란이 된 21세기, 그보다 더 성차별이 심했던 시대에 자신의 역량을 꽃피운 그녀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여성의 주체적 삶 제시한, 사주당 이씨조선시대 육아교육학자… 태교 지침서 ‘태교신기’ 펴내‘태교는 여성의 일’ 편견, 부부공동 참여 개념으로 확장사주당 이씨(師朱堂 李氏, 1739 ~ 1821)는 조선시대 ‘의학전문가’이자 ‘육아교육학자’로 불린다. 자신의 육아 경험에 옛 성현들의 유교 사상과 교리를 담은 경서(經書), 한의서, 교양서 등을 집대성해 동서양을 아우르는 최고의 태교 지침서를 펴냈다. 태교신기가 그것이다.삶은 녹록지 않았다. 관직이 없는 한미한 양반 가문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의 후원 아래 여성 교양서부터 유교 경전까지 공부하며 학문을 익혔다.19세가 되던 해에 부친상을 당하고, 당시 적정한 혼인 연령을 훌쩍 넘긴 25세에 유한규(柳漢奎, 1719~1783)의 네 번째 부인이 된다. 양반 가문에서 ‘사취부인’이 된 사례는 찾기 쉽지 않은데, 이를 두고 사주당이 자신의 지적 욕망에 부응하는 선비를 배우자감으로 선택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남편 유한규는 아내와 학문을 토론하는 삶을 살았다. 그 사주당 이씨 ‘태교신기’ 리고 1783년, 남편이 세상을 떠나자 어린 자녀들과 함께 남편의 묘소가 보이는 용인시 모현면 매산리로 이사했다. 이후로도 학문에 정진하며 곧은 삶을 살았다. 그의 나이 62세인 1800년에 한문으로 지은 태교 지침서 ‘태교신기’가 방증한다. 1801년에 대학자로 기록된 아들 유희가 우리말로 음과 해석을 덧붙였다.책은 사주당이 시대를 앞서간 실학자였음을 드러내는 유물이다. 그가 이 책을 통해 강조한 태교는 미래 세대를 위한 가르침의 출발점이자 임산부가 사명감으로 임해야 할 도덕적인 개인 수양 ‘수신(修身)’이었다. 태교를 성리학적 가치를 실천하는 것으로 보고, 이를 통해 여성이 도덕질서 속에 한층 발을 들여놓도록 적극적으로 권장한 것이다.또 태교가 여성의 일이라는 편견을 깨고 부부와 가족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프로젝트 개념으로 확장시켰다. 특히 “스승이 10년 가르침이 어미가 잉태하여 열 달 기름만 같지 못하고, 어미 열 달 기름이 아비 하루 낳는 것만 같지 못하다”고 기록, 남편의 역할을 중시했다. 공적 영역에서 남성들의 공식 표기 수단이었던 한자로 쓴 것도 유의미하다. 남성과 한문 교양을 갖춘 여성을 1차 독자로 설정해 성별 구도를 넘어 보편적 지식 체계를 구축하려 했다. 이 책 외에도 사주당은 규합총서를 저술한 빙허각 이씨 등 주변 여성들이 주체적 삶을 살도록 이끌고 사대부 남성도 지도하는 등 조선시대 지식인층에 영향을 미쳤다. 한편, 이사주당의 묘는 남편의 묘와 합장 돼 용인시 모현면 왕산리 산85에 있으며, 향토유적 제67호로 지정돼 있다.고난 속에서 백성 구한 여성리더, 민회빈 강씨청나라 볼모 속 탁월한 사업능력으로 막대한 부 축적조선 발전·백성 위해 힘써… 노블리스 오블리주 실천민회빈 강씨(愍懷嬪 姜氏, 1611년~1646년)는 ‘탁월한 사업가’이자 ‘뛰어난 외교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여걸’ 등으로 불린다. 역사학자들은 그녀가 억울하게 사약을 받지 않고 살았다면 조선 제일의 국모가 됐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그 능력을 인정한다.광명시 노온사동 아방리(능촌)에서 태어난 강빈은 1627년 9월 세자빈으로 간택돼 12월에 가래를 올렸다. 10년 후인 1637년, 병자호란으로 치욕의 항복을 겪은 후 국왕 인조를 대신해 소현세자와 온 가족이 인질로 청나라 심양에 간다. 식량난을 겪고 있던 청 조정은 세자관에 공급하던 식량을 끊고 농토를 내주며 자급자족하라고 지시한다. 암담한 상황에서 강빈은 실의에 빠지는 대신 본국에서 씨앗과 농사 전문가를 들여 오는 등 직접 나섰다. 심양의 시장에서 노예로 거래되던 조선인을 사서 농장을 일궜다. 쌀, 목화, 채소 등을 수확했고 남는 식량을 판매할 정도로 큰 이윤을 남겼다. 청 군대에 쌀을 판매하고 귀국 시 많은 쌀을 세자관에 남겨둘 정도였다. 민회빈 강씨 관련 발간 책자 담배, 종이, 인삼, 곶감 등 청에 귀한 품목을 들여와 판매하는 등 무역에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재산을 불려 나갔다. 이와 관련 실록에는 “세자가 심양에 있을 때 집을 지어 단확(丹艧)을 발라서 단장하고, 또 포로로 잡혀간 조선 사람들을 모집하여 둔전을 경작해서 곡식을 쌓아 두고는 그것으로 진기한 물품과 무역을 하느라 관소의 문이 마치 시장 같았다”고 기록돼 있다. 특히 이 막대한 부를 개인의 안위가 아닌, 조선의 발전과 억울한 백성을 위해 썼다. 청나라에 포로로 잡혀간 백성을 속환(贖還, 노예에서 벗어나게 함)하는 데 사용한 것이다. 그녀가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불리는 이유다. 강빈은 또 청나라와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한편, 독일 선교사이자 천문학자인 아담 샬(Johanne Adam Schall)과 교류하며 새로운 문물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그러나 이 같은 활약은 인조를 불안케 했다. 청나라를 뒤에 업은 강력한 정적으로 본 것이다. 세자빈 내외는 1645년에 조선의 개혁과 개방을 꿈꾸며 귀국했지만 ‘볼모’ 시절보다 더 끔찍한 시간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귀국 두달 후, 멀쩡했던 소현세자는 횡사했다. 강빈 역시 1646년 인조가 먹는 음식에 독을 탔다는 혐의로 사약을 받았다. 1718년에서야 그 억울한 혐의를 벗고 세자빈에 복위됐다. 현재 광명시 노온사동 산자락에 자리 잡은 영회원(永懷園, 사적 제357호)에 누워 있다.농촌계몽운동에 청춘 바친 독립운동가, 최용신 농촌계몽운동 활약… 심훈作 ‘상록수’ 여주인공 실제모델문맹퇴치·농촌생활개선 앞장… 日 수탈에 교육으로 대항최용신(1909 ~ 1935)은 자신의 묘비명에 쓰인 ‘농촌계몽운동가’를 뛰어넘어 청춘을 오롯이 바친 ‘독립운동가’로 불린다. 심훈이 1936년에 발표한 상록수의 여주인공 ‘채영신’으로 더 유명하다. 저자는 실제로 농촌 계몽 운동 현장에서 만난 최용신과 그녀의 활약에서 영감을 얻어 이 작품을 썼다.그녀는 원산 루씨여자보통학교 진학, 졸업 후 협성여자신학교를 다니며 농촌계몽운동의 뜻을 확고하게 굳혔다. 1928년 신문에 기고한 ‘교문에서 농촌으로’를 보면 그 의지가 드러난다. “중등교육을 마친 우리들은 각각 자기의 이상을 향하여 각자의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제 그 활동의 첫 계단은 무엇보다도 농촌여성의 지도라고 믿는다.(…중략…) 중등교육을 받은 우리가 화려한 도시생활만 동경하고 안일의 생활만 꿈꾸어야 옳을 것인가? 농촌으로 돌아가 문맹퇴치에 노력해야 옳을 것인가? 거듭 말하노니 우리는 손을 서로 잡고 농촌으로 달려가자.”1931년 10월, 경기도 화성군 반월면 샘골(泉谷)에 YWCA 농촌지도원으로 파견돼 농촌교육을 시작했다. 샘골은 현재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이다. 최용신은 부임하자마자 마을의 유일한 교육기관인 샘골학원 인가부터 샘골예배당 부설 샘골강습소를 확대 개편하는 일에 착수했다. 이듬해 5월경에는 강습생이 점점 늘어나 110명에 달할 정도였다. 최용신의 모습 오전, 오후, 야간반으로 분반해도 지원자를 수용할 수 없는 형편에 달하자 강습소 증축계획을 세웠다. 그 해 8월 학부형 위로회를 열어 그동안 학생들이 익힌 솜씨를 보여주면서 증축계획에 대한 마을 주민들의 뜻을 모았다. 이후 마을 주민과 함께 샘골 뒷동산 솔밭 주인 박용덕이 기증한 1천52평에 증축 공사를 벌였고, 이듬해 1월 낙성식을 가졌다.아동은 물론 청년, 부녀자 등 모든 마을 사람들을 대상으로 문맹 퇴치와 농촌생활개선 운동을 벌였다. 암울한 식민지 상황에서 농촌 사람들의 주체적인 의식을 일깨우며 일제의 수탈에 교육으로 대항하고자 한 것이다. 1934년 일본으로 가 고베여자신학교에 입학했으나 각기병에 걸려 6개월 만에 귀국, 다시 샘골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다가 25살에 장중첩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수십 년이 흘러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1964년 용신봉사상(容信奉仕賞)을 제정해 매년 시상하고 있으며, 1995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됐다. 한편 2007년 11월 최용신기념관이 문을 열었다. 그녀가 샘골강습소에서 가르쳤던 홍석필이 1억 5천만 원을 쾌척한 것으로 건립된 기념관이다. 류설아기자 / 자료제공 : 경기학연구센터, 용인문화유적전시관, 광명문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