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은 편안함이다.
하지만 때로 편안함은 무례가 되기도 한다. 함께 일 때는 그 소중함을 쉽게 잊다가도, 삶에 지쳤을 때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가장 소중한 공동체는 가족이다.
나의 어떤 모습도, 사랑해주고 감싸주는 것이 가족이다.
하지만 간섭이 귀찮고, 이해가 부족해 자꾸 어긋나고 틀어지는 것이 오늘날 가족의 또 다른 모습이다. 가족 간 용서와 존중이 부족하다 보니 남보다 못한 가족이라는 말도 나온다. 때론 그 감정이 비극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더 이상 혈육의 테두리만으로 가족을 유지할 수 없다. 보다 깊은 이해와 진심, 그리고 사랑이 필요하다.
마음만 있다고 얻어지는 건 아니다. 드러내지 않고, 소통하지 않으면 그 또한 무의미하다. 과거와 다른 접근과 인식이 필요하다. 경기도건강가정지원센터(소장 김양희)는 이혼과 폭력, 출산, 양육, 은퇴, 맞벌이 등 가족사회 전반의 다양한 갈등요소를 종합해 실효성 있는 대안(solution)을 제시한다.
또한 가족 간 대화법이나 자녀교육, 원만한 부부관계를 위한 강의와 교육을 함께 진행, 시대적 부름에 응답하고 있다. 필요한 건 문을 두드릴 용기 뿐이다. 가족문제 해결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 경기도건강가정지원센터(이하 센터)의 처음과 끝은 가족관계 증진이다. 쉽게 가족 간 이해와 사랑의 지평을 넓히고, 삶의 질을 확대를 목적으로 한다.
지난 2004년 건강가정기본법이 제정되면서 설립 근거가 마련됐고, 도내에는 2013년 1월 설립됐다. 도센터는 경기도 직영으로, 31개 시군 센터는 위탁운영의 형태로 운영 중이다. 도센터는 광역거점 전달체계로서 역할하고 각 시군 센터는 가족교육, 가족상담, 가족문화, 가족돌봄나눔, 다양한가족통합서비스 등 지역사회 연계 영역의 가족 사업을 진행한다.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가족갈등 해소다. 센터는 도만의 가족문제해결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함으로써 가족관계증진 및 가족문제 해결에 힘써왔다. 올해 역시 가족관계증진사업 수행을 위해 지난 3월 수원, 안성, 의정부, 이천 4개 지역 건강가정지원센터를 선정, 사업수탁 체결을 끝냈다. 이에 따라 각 센터는 이달부터 중년기 가족 위한 <아주 특별한 즐거움>을 비롯해 3~6학년 초등생 부모가 참여하는 <사춘기의 공격-초등성장보고서>, 한부모 가정을 위한 <맘(Mom&Mind)을 토닥토닥>, 부모 및 부모-자녀 갈등 해소법을 교육하는 <ㅠ.ㅠ(流流) 가족공감프로젝트>를 각각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은퇴 전후 약화될 수 있는 가족유대감 강화와 갈등해소를 위한 은퇴전후 가족파트너십도 빼놓을 수 없는 사업이다.
지난 2일 기관 공모와 심의를 거쳐 양주, 의왕, 이천 세 곳을 선정, <중년의 미(美)생(生)>, <행복, 제2의 세잎 클로버>, <인생이모작 다지기 프로젝트> 프로그램 진행을 통해 은퇴를 앞둔 부부의 준비와 적응을 돕고 있다. 수원법원과 연계 이혼 등 가족해체 예방 보다 실효성있는 지원책 마련을 위해 센터는 수원지방법원과 연계해 위기가정에 대한 정서치료와 관계회복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혼 및 가정폭력 등 위기에 놓인 부부 및 부모자녀의 1박 2일 캠프와 집단상담 등을 통해 가족해체를 미연에 방지하고 있는 것이다. 가시적 성과도 있었다. 지난해 부부캠프에 참가한 협의이혼 신청자 중 절반 이상(58.3%)이 캠프 이후 이혼소송을 취하했다.
일반적인 법원의 이혼신청 취하비율(32.6%) 보다 무려 25.7%p나 높은 셈이다. 이와 함께 결혼만족도와 의사소통 만족도도 동반상승해 1석3조의 효과를 낳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센터는 올해 역시 수원지법과 연계해 위기상황에 놓인 가족들을 위한 캠프를 확대운영할 방침이다.
더불어 센터는 갈등부부 및 가족상담을 위한 가족愛돌봄나눔터도 함께 운영 중이다. 경기도여성비전센터 1층에 자리잡은 가족愛돌봄나눔터는 가족상담실, 놀이치료실, 집단상담실 등을 갖추고, 전문상담사들이 다양한 가족갈등 해결 및 가족해체 예방을 위해 적극 개입하고 있다. 지난해 1천400여명이 상담을 받고 해결을 실마리를 찾았다. 상담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센터는 상담회기를 확대, 도내 위기가정에 대한 일반상담과 법원상담을 각각 8회, 10회기로 운영하며, 상담 인프라가 부족한 경기북부지역의 사회복지기관과 연계하여 찾아가는 상담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양육갈등 아이돌봄 서비스로 육아 고민 끝 젊은 부부에게 자녀 양육문제는 절실한 문제다. 아이돌봄 서비스 는 한부모, 맞벌이 등 취업부모의 만 12세 미만 자녀를 대상으로 시간제와 영아종일제 서비스로 운영된다. 요금은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 지원되며 주민등록상 주소지 내 주민센터에 신청하면, 결정통보를 거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소중한 자녀를 돌보는 일인 만큼 센터는 아이돌보미 선발 기준과 교육 강화에도 에너지를 쏟고 있다. 엄격한 서류와 면접을 거쳐, 80시간 양성교육과 10시간 현장실습을 거쳐야만 아이돌보미 자격이 주어진다.
또 2년 1회 집합보수교육과 매년 10시간의 개별보수교육을 진행 사후관리에도 신경 쓰고 있다. 이 같은 관리를 거쳐 도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이돌보미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천200여 명에 달한다. 도민에게 보다 적절한 가족 복지 서비스 제공을 위해 매년 센터는 토론회와 성과보고회를 개최한다. 가족정책 입안자, 가족연구가, 현장 실무자들이 모여 센터 수행사업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대안 마련으로 사업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김양희 경기도건강가정지원센터 소장은 31개 시군 센터와 함께 갈등,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내 가족 치유와 문제 예방을 통해 가족 모두가 건강한 경기도를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박광수기자 사진=경기도건강가정지원센터 제공
사람·현장
박광수 기자
2015-05-03 1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