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병원서 행패 부린 환자 형사책임은

환자 A는 치과의사 B로부터 임플란트 시술을 마쳤으나 상태가 좋지 않았다. B는 환자의 경과를 살피며 수시로 상태를 설명해주고, 결국 A의 동의하에 임플란트 제거술을 했다. 또 진료비를 반환해주고 보험접수를 통해 충분한 배상이 가능하도록 조치해 주었다. 보험 한도가 충분하지만 혹시라도 보험사의 배상이 부족하면 보충해주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이렇듯 B는 과실을 인정하고 책임을 회피하지 않았다. 그러나 A는 거듭 무리한 요구를 하더니 B의 병원을 불쑥 찾아와 당장 충분한 배상을 달라고 요구하다가 분을 참지 못해 상담실에 놓여 있는 물건(플라스틱 의료보조기구)을 집어던졌다. B는 반사적으로 몸을 움직여 피하다가 넘어져 손목과 엉덩이를 다쳐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 A는 다른 의료진과 직원들, 환자들이 있음에도 병원에서 연이어 폭언과 비난 발언을 쏟아냈다. 결국 경찰관이 출동하고 나서야 A를 병원 밖으로 내보내 소란을 잠재울 수 있었다. 경솔하기 짝이 없는 A의 행위는 어떤 책임을 지게 될까. 우선 사람을 향해 단단한 물건을 집어던진 행위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신체에 유형력을 행사한 ‘특수폭행죄’로 평가된다. 판례상 ‘위험한 물건’은 흉기에 국한되지 않으며 여기서 ‘휴대’란 널리 이용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B가 입은 상해와 A의 폭행 간에 인과관계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 ‘특수폭행치상죄’가 성립하며, 상해죄의 예에 의해 처벌된다(대법원2018도3443 판결). B의 몸에 물건을 집어던지려는 고의가 명확하다면 특수상해죄가 성립될 여지도 있다. 영업장에서 소란을 피운 행위는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하고, 공포심을 유발하는 폭언은 협박죄, 욕설과 비하 발언은 모욕죄가 각각 성립하며, 물건의 효용을 해하였다면 손괴죄가 된다. 퇴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면 퇴거불응죄를 구성한다. 복수의 범죄를 범했기에 가장 중한 죄의 장기 또는 다액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된다(경합범가중). 한편 병원에서 의료인을 폭행해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7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의료법 제12조제3항, 제87조의2제1항). ‘의료행위를 행하는’이라는 요건을 ‘행패를 부린 자에게 의료행위를 하고 있는 중인 자’라고 좁게 해석할 수는 없다. 환자의 부당한 행패로부터 의료인을 보호하기 위해 가중처벌 조항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결국 A의 행위는 의료법상 가중처벌 대상이 되고 경합범 가중을 하면 최대 10년 6개월 징역형 또는 1억500만원까지도 선고가 가능해진다. 물론 위자료 손해배상 등 민사책임은 별개다. 설대석 법무법인 대화(大和) 변호사

[기고] 고향집에 ‘주택용 소방시설’ 안전을 선물하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다. 추석은 오곡이 무르익고 과일이 많이 나며, 1년 농사의 수확의 날, 풍요로운 명절이다. 하지만 추석은 이런 아름다운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음식 준비로 인한 화기 취급의 증가, 쌀쌀해진 날씨로 인한 난방기구 사용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종종 화재가 발생하며 일상생활을 삼키곤 한다. 추석 명절 화재 발생 건수는 2021년 기준 356건으로 전년 대비 0.3% 감소했고 인명 피해 또한 10건으로 42%나 감소했다. 이 같은 수치가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주택용 소방시설의 보급에 따른 감소라고 본다. 지난해 3월 양주시 소재 단독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최초 목격자가 소화기를 이용한 신속한 초동진압을 실시했다. 거주자가 자력 대피해 재산과 인명 피해를 방지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주택용 소방시설이 우리 일상의 안전을 지키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단독경보형감지기는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이를 신속히 감지해 거주자에게 알려 대피가 가능토록 하고, 소화기는 화재 초기 진화를 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시설로 인명과 재산을 보호해 주는 강력한 보호 수단이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8조에 따라 단독·다가구·연립 등과 같은 일반주택에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며 종류로는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말한다.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연기감지형과 열감지형이 있으며 말 그대로 연기 혹은 열을 감지해 경고음으로 알려준다. 소화기는 A·B·C급 분말소화기가 대표적이며 A급 화재는 일반화재, B급 화재는 유류화재, C급화재는 전기화재를 말한다. A·B·C급 분말소화기란 일반, 유류, 전기화재에 모두 적응성이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작은 소방시설로 일상생활을 더 안전하게 영위할 수 있다면 주택용 소방시설의 설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야 할 것이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인터넷이나 소방기구 판매점, 대형마트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으니 이번 추석엔 고향집에 주택용 소방시설을 준비해 안전을 선물해 드리는 건 어떨까? 정상권 양주소방서장

[경기만평] 신속한...

[사설] 침수차량 유통은 불법, 법·제도 보완해 근절해야

집중호우가 쏟아질 때마다 많은 차량이 물에 잠긴다. 지난 8월 수도권에 내린 폭우로 1만2천여대의 침수 차량이 발생했다. 여기에 초강력 태풍 ‘힌남노’가 남부지방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전국에 각종 피해가 속출했다. 힌남노로 인한 침수 피해는 아직 최종적으로 집계되지 않았지만, 이번에도 침수 차량이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침수 차량은 폐차해야 한다. 정부는 침수차의 중고차시장 유입을 막기 위해 수리비가 보험금을 넘는 ‘전손 침수차량’의 폐차를 의무화했다. 하지만 전손 침수차량이 적당한 수리를 거쳐 하자가 없는 것처럼 둔갑해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불법 유통되는 침수 차량으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고, 돌발 사고도 날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말 전손 침수차량 불법 유통 방지를 위해 침수이력 공개, 정비·매매업계에 대한 처벌 강화 등 후속 대책을 발표했다. 침수 사실을 속여 중고차를 판 업자는 영업을 취소시키고, 피해 이력을 기재하지 않은 성능상태 점검자에게는 2년 이하의 징역을 부과하기로 했다. 전손 침수차량 폐차 의무를 따르지 않은 원소유자에 대한 과태료도 300만원에서 2천만원으로 대폭 올렸다. 하지만 국토부의 대책은 ‘처벌 강화’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기준과 근거를 정비·보완하는 게 중요한데 업계에 침수차 유통 피해 발생의 책임만 떠넘기고 있다. 침수이력을 공개하겠다지만 소비자들은 어떤 차량을 구매하지 말아야 하는지, 정비업자는 침수차량을 어떻게 수리하고 점검받아야 하는지, 매매업자는 어떤 차를 팔지 말아야 하는지 등 현실적인 기준이 없다. 침수차량 소유자와 정비업체, 매매업자 등이 입을 맞출 경우 불법 유통 감시망을 피해 갈 꼼수가 여전히 존재한다.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김포을)도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며, 지난 2일 침수차 유통 피해 방지를 위한 ‘자동차관리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침수차의 이력을 숨기거나 수리하지 않은 채 중고차 시장에서 유통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침수차의 불법유통을 막겠다고 나섰지만 침수 차량에 대한 기준도 없고, 보험 미처리 차량의 유통을 막을 법적 근거도 없는 상황이다. 박 의원은 침수 차량의 단속 강화가 실효성이 있으려면 미비한 법과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의 지적대로 침수차에 대한 개념과 기준을 정의하고, 수리 및 검사 방법을 세부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수리 검사 제도 도입을 통해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피해 방지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국민 안전과 피해와 직결된 만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사설] 오염된 흙 처리비용만 50억 든다니/기관 이전 ‘정치 쇼’가 남긴 뒤처리다

경기도일자리재단 이전 작업이 난제를 만났다. 생각지도 않았던 이전부지 정화 부담이다. 새로 옮겨갈 부지는 동두천시 미군 공여지 캠프 님블이다. 장기간 군부대로 사용되면서 누적된 토양 오염 상태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6월부터 조사를 했는데 엄청난 처리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왔다. 누가 처리할 것인지를 두고 경기도, 동두천시, 재단 등이 고민에 빠졌다. 재단 노조는 전면 재검토를 거론하기에 이르렀다. 어쩌다가 이렇게 됐을까. 토양오염의 심각성이 확인된 것은 지난해다. 해당 부지에서 페놀 및 불소 등 오염 물질이 확인됐다.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초과한 구체적 면적은 6천145㎡다. 이 흙을 양으로 산정하면 25t 트럭 약 650대 분량이다. 치우는데 드는 비용만 최소 53억7천만원에서 최대 73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부지 매입 비용이 62억원이니까 땅값보다 흙 치우는 돈이 더 들어가는 셈이다. 여기에 정화에 소요되는 기간도 최소 2~3년이 예상된다. 당장의 문제는 이 엄청난 정화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다. 출연 기관으로 보면 경기도가, 유치 장소로 보면 동두천시가, 행위 주체로 보면 재단이 해야 한다. 어느 곳 하나 선뜻 나서기 어렵다. 지난 5일 경기도, 동두천시, 일자리재단 등 3개 기관이 모였다. 조사 결과에 대한 보고회를 갖고 정화비용에 대한 부담비율 산정방식 등을 논의했다. 예상대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빠른 시일 내로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냈다. 정치가 만들어낸 행정 패착의 전형이다. 경기도 산하기관 이전은 대통령 선거용 쇼였다. 대선을 앞두고 경기 북부의 민심을 얻으려는 표심 잡기였다. 산하기관 이전 발표를 이재명 지사가 직접했다. 추진 일정도 전광석화처럼 진행됐다. 북동부 지자체들을 모두 경쟁시키는 컨벤션 효과도 도모했다. 그 결과 이전부지가 북부 전역에 뿔뿔이 흩어졌다. 이 기세 앞에 도청 누구도 기관 직원들의 의견, 경기도 행정 효율성 등을 말하지 않았다. 이렇게 되니 재단 노조는 이전 재검토를 말한다. “지금이라도 경제적 효과성을 따져 경기북부 발전을 위해 이전부지를 어떤 용도로 활용하는 게 최적화인지 검토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말하는 것은 백지화나 재검토는 아니다. 그 경우 받게 될 동두천 시민의 실망감 또한 크기 때문이다. 다만, 도정 백년에 남을 부끄러운 교훈으로 삼아야 함은 지적해 둘까 한다. 발암물질에 오염된 땅보다 더욱 위험한 것이 이런 정치에 오염된 행정이다. ‘특별한 보상’을 받기는커녕 ‘특별한 부담’만 떠 안은 행정이다. 하기야, 정치가 망쳐 놓은 경기도 행정이 어디 이것뿐이겠나.

[세계는 지금] Plan Abu Dhabi 2030

UAE(The United Arab Emirates, 아랍에미리트연합국)는 아라비아반도의 7개 에미리트국(Emirate)들이 연합하여 형성된 국가이다. 2022년 현재 약 1천만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31번째의 경제력을 가지고 있다.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뒤이어 경제력 2인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GDP는 중동 내 4위이다. 전 세계의 8%의 오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양은 세계에서 6번째의 보유량이다. 이러한 UAE의 수도는 바로 아부다비(Abu Dhabi)이다. 아부다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도시 중 하나인데, 전 세계 6번째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 탈석유화를 외치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 속에서 아부다비의 교통, 자동차 산업 분야는 다양한 전략들을 펼치며 현재 놓인 위기를 극복해 가고 있다. UAE 아부다비에는 탄소 제로 실천에 앞장서는 아부다비 교통부 ITC(Intergrated Transport Centre)가 있다. 탈석유화를 통해 친환경 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한 정부 기관으로 아부다비 ITC의 다양한 정책들은 다음과 같다. Plan Abu Dhabi 2030은 2030년까지 아부다비의 비전과 도시발전 방향을 제시하며 아부다비의 새로운 도시개발 수요에 맞춰 체계적인 방향을 나타내고 있다. 이 계획은 교통, 자연환경, 토지 이용, Open Space, 도시 디자인, 주택, 경제 등 모든 분야의 정책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더 나아가 2030년 아부다비의 3백만 명의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아부다비 교통부는 Plan Abu Dhabi 2030 계획에 부합하도록 육상 교통과 화물, 도보, 자전거 등에 교통에 관한 계획을 발표했다. 대중교통을 이용자 편의에 맞춰 계획 및 운행하여 대중교통의 이용률을 높이고 개인 승용차 통행을 감소시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교통 통합과 연계를 통해 편리한 환승 시스템과 접근성을 가진 복합 수송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전자 지불 제도와 실시간 교통 정보를 도입하는 여러 정책을 시행하여 장기적으로 개인 교통수단을 억제하고 탄소 배출을 감축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부다비 교통부 ITC는 아부다비의 대중교통인 버스, 페리, 택시를 운영 및 감독하고 있으며, 교통 수요 감축과 개인 승용차 사용량을 억제하는 그린시티 전략으로 카 셰어링, Park And Ride, E-scooter, 직원 통근버스 서비스, 도보 및 자전거 활성화 전략 등 다양한 계획을 구현하고 있다. 현재 아부다비에서는 Plan을 따라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대중교통을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버스는 800여 대, 루트는 140여 개이다. 또한 2022년 상반기 이용객 수 3,300만 명을 기록하며, 이용객들이 아부다비 내 대중교통 시스템에 대한 높은 만족감을 보였다. 그 예로 스마트 교통카드를 이용하여 버스 요금을 지불하고, 아부다비와 교외 지역으로 통행 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였다. 또한 카드 이용 시 지역 간 버스 요금이 할인되고, 모든 버스에는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 사용 공간을 마련하는 등 이용객들을 위한 이용 편의 증진에 힘쓰고 있다. 아부다비는 2030년까지 14개의 버스 터미널, 1천150개의 버스를 구비하고, 일일 승객 23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2050년까지 탄소제로에 도전하고 있는 아부다비이기에, 2050년까지 아부다비 내 모든 공공버스를 그린 버스로 변경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수소 버스와 상용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 충전 시스템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최근 ITC 관계자들이 창원특례시를 방문하여 수소 버스 운영 사례 등을 검토하고 해당 분야의 의견을 공유하는 등 막대한 관심을 가진 바가 있다. 앞으로 아부다비와 한국 첨단 기술과 많은 협업을 응원한다. 김유림 중국스포츠산업연합회 한국지부장·카타르 민간대사

[지지대] 중국의 한국어 사용금지

중국의 정식 명칭은 중화인민공화국이다. 북한 국호(國號) 에 들어간 ‘인민’이란 단어 탓에 국내에선 여간해선 잘 쓰지 않는다. 역대급 기피증이 어디 이 단어뿐이겠는가. ▶‘인민’이란 낱말은 분단 이전까지만 해도 스스럼 없이 통용됐었다. ‘동무’라는 단어도 마찬가지였다. ‘벗’과 함께 토속어였다. 그런데 북한정권이 호칭으로 사용한 뒤 금지어가 됐다. 사회주의 국가들의 전유물이 된 지도 70년이 넘었다, ‘인민’과 ‘동무’를 자유롭게 쓰는 나라들의 맹주국이 중국이다. ▶사회주의 이념의 근간은 평등이다. 그래서 중화인민공화국을 선포할 때 마오쩌둥(毛澤東)은 “민족 구분 없이 모든 ‘인민’이 사회주의의 이념 아래 평등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는 소수민족의 언어 존중도 국가정책으로 약속했었다. 이념상으로는 얼마나 근사한 정강(政綱)인가. 무릇 정강은 정부 또는 정당 같은 정치 집단이 내세운 정책의 큰 줄기다. ▶그런데 건국 초기부터 인종차별에 버금가는 반전이 일어났다. 그해 겨울 우리의 주민등록증에 해당하는 신분증을 만들면서 민족 표기를 의무화했다. 지금도 중국인들의 신분증 오른쪽 맨 윗부분에는 민족 표기란이 있다. 중국 동포들의 경우 ‘차오셴쭈(朝鮮族)’의 두 번째 음절인 ‘선(鮮)’자가 선명하다. 그런 중국이 서방국가들의 인종차별을 규탄하고 있다. 아이러니의 극치다. ▶중국이 또 모순투성이 정책을 발표했다. 중국 옌볜( 延邊) 조선족자치주가 중국어를 우선으로 삼는 문자표기규정인 ‘조선 언어문자 공작조례 실시세칙’을 공포, 시행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해당 세칙은 국가 기관, 기업, 사회단체, 자영업자들이 문자를 표기할 때 중국어와 한글을 병기하도록 명시했다. ▶중국의 이 같은 정책기조는 새삼스럽지 않다. 앞서 2019년 홍콩의 반정부 시위를 겪고, 독립노선을 강화하는 대만과의 갈등이 고조하자 소수민족 거주지역 수업을 중국어로 통일하도록 했다. 교과서도 단계적으로 국가 통일편찬 서적으로 교체 중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최근 “민족 분열의 독소를 숙청해야 한다”며 소수민족의 언어 사용을 금지했다. 앞으로 중국에서 한글과 한국어 등을 보지 못하거나 듣지 못할 수도 있다. 추석을 앞두고 중국을 똑바로 응시해야 하는 명쾌한 까닭이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인천시론] 그래서 악은 늘 가면을 쓴다

“악(惡)은 자신이 보기 흉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악은 늘 가면을 쓴다.” - 벤저민 프랭클린 악을 행하는 자는 스스로의 추함을 너무도 잘 알기에, 익명성이라는 가면 속에 자신을 가둔다. 거침없이 악행을 자행하지만 조금의 죄의식도 없는 그들에게 과연 피해자는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가면 속 숨겨진 그들의 민낯은 과연 어떨까? 2년 전,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던 N번방 사건에 그 해답이 있다.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하고, 이를 돈을 받고 팔기까지 했던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은 경찰에 체포된 직후 “멈출 수 없던 악마의 삶을 멈춰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피해자에 대한 사죄가 아닌 자신의 범행을 끝내줘 고맙다며 굳이 수사기관에 감사 인사를 하는 예의범절(?)을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가면이 벗겨진 그곳에는 박사방 속 그토록 당당했던 모습이 아닌 그저 어떻게든 죄를 피하고자 몸부림치던 초라한 한 인간(?)이 있었다. 조주빈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며 자해를 시도했고, 재판 과정에서는 수차례 반성문을 내기도 했다. 물론 징역 42년이 확정된 후에는, 자신은 여론재판의 희생양이었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며 원래의 당당함을 찾아가는 듯하지만, 이미 그의 파렴치한 민낯을 보고 난 이후인지 별 감흥이 없다. 그런데 이번엔 그보다 더 흉한 소위 ‘엘’이라는 악이 나타났다. SNS를 통해 피해자에 대한 개인정보를 확보한 후 이를 사방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성착취물을 촬영케 하고, 이렇게 받은 성착취물을 무기로 협박을 해 또다시 성착취물을 촬영케 하는 마치 ‘개미지옥’처럼 피해자를 옥죄는 형태는 N번방과 똑같다. 하지만 ‘엘’은 N번방 사태를 파헤쳤던 추적단 불꽃을 사칭해 피해자를 유인하는 등 더욱 치밀한 행태로 범죄를 진화시켰다. 여기에 텔레그램 내 대화방을 수시로 만들었다 없애기를 반복하고, 닉네임도 수시로 바꾸는 등 혼선을 줬고, 급기야 언론 보도 후에는 텔레그램 계정을 탈퇴해 종적을 감춰버렸다. “FBI가 와도 못 잡을거다”라는 호언장담은 그 덤이다. 하지만 완전범죄는 없다. 이제 ‘엘’을 찾기 위한 모든 수단이 동원될 것이다. 전 국민에게 공개수배된 것과 같다. 그렇기에 현실 속 ‘엘’은 평생 음지에 숨어 혹시나 잡힐까 두려움에 떨며 살 것이다. 가면을 손에 쥔 채 ‘엘’의 민낯이 만천하에 공개될 날이 곧 올 것이다. 그것이 악의 결말이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승기 대표변호사(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의정단상] 尹 정부 출범과 국회 후반기를 맞이하며

인천시는 올해 국비 5조 3천380억원(보통교부세 포함)을 획득해 지난해 4조7천955억원 대비 5천425억원이 늘어나 국비 5조원 시대가 열렸다. 이를 바탕으로 인천의 미래 발전과 시민 행복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이 추진될 예정이며, 지난날의 인천과는 완연히 다른 새로운 차원의 국제도시로 변화할 것이다. 본 의원 또한 이에 발맞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지난 2년간 지역 예산을 총 4100여억원 확보해냈다. 아울러 인천시의 발전과 함께 중구·강화군·옹진군의 발전이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해묵은 지역 과제들도 풀어나가고 있다. 먼저, 중구 원도심은 인천 지역 최초로 중구 개항로 일대가 ‘상권 르네상스 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전통시장·상점가 환경 개선과 다양한 개발 사업이 실시될 예정이다. 또한, 인천을 대표할 랜드마크로 수도권 최초·최대 국립해양문화시설인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이 2024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인천항 내항 1·8부두 재개발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선정돼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사업이 본격화됐다. 영종국제도시는 공항철도·버스 환승할인이 12년 만에 확정됐고, 제3연륙교 건설도 14년 만에 본격 착공을 시작했다.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공항철도 고속화가 반영됐고, 미단시티 진입도로 착공으로 영종국제도시 순환교통망이 완성됐다. 또한, 하늘1중·하늘5고 신설 확정 등 주민들의 정주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 강화군은 강화~계양(서울) 간 고속도로의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와 함께 착공시기를 1년 앞당겨 2024년 조기착공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대폭 해제돼 약 70만평의 재산권 행사가 가능해졌다. 마르지 않는 한강물을 흘러 들어오게 하기 위한 농촌용수 사업과 송수관로 연결도 차질없이 추진해 농민들이 편안하게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옹진군은 백령공항 건설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포함돼 하늘길을 여는 초석을 다졌고, 신도~영종 평화도로 건설사업 역시 순항 중이다.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이 5년 더 연장됐고, 정주생활지원금이 20% 인상됐다. 백령~인천항로·인천~덕적항로가 연안여객선 준공영제 지원 사업에 선정됐고, 화력발전 지역자원시설세가 두 배 인상되면서 2024년부터 주민 지원 사업이 두 배로 늘어날 예정이다. 아울러 어촌뉴딜 300 사업에 21~22년 중구의 삼목항·덕교항, 강화의 초지항·외포항, 옹진의 서포리항·두무진항이 신규 대상지로 선정됐다. 이로 인해 어촌·어항 기반시설 현대화가 이뤄지고 지역특화 및 주민역량강화 사업이 추진돼 어촌지역에 활력이 생기고 어촌 주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과제들을 해결해왔지만 걸어온 만큼 앞으로 해내야 할 과제들도 산더미다. 중구 원도심의 활성화, 인천역발 KTX 및 GTX-D Y자 노선 신설, 공항철도-9호선 직결, 하늘1·4초등학교 건립, 영종·인천대교 무료화, 서해5도 어장 확대, 영종~신도~강화 평화도로 건설, 접경지역 규제 완화와 지역 균형 발전 등 아직도 풀어나가야 할 굵직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새로운 윤석열 정부 출범과 민선 8기 인천시, 중구, 강화군, 옹진군 모두가 원 팀이 된 만큼 여러 현안 사업들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국회 후반기 활동에 대한 앞으로의 각오를 다진다. 배준영 국민의힘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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