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나무에서 꽃이 핀다는 말이 있다. 광명향토실버인형극단(단장 오승민) 할머니들이 바로 그렇다. 나이 70이 넘으면 삶을 마무리할 때라고 여긴다. 하지만 이 극단의 할머니들은 버젖한 인형극단 단원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들 은발성성한 할머니들이 제 2의 인생을 살 수 있게 된 데에는 광명문화원(원장 이영희)의 어르신문화학교가 있었다. 이원희 광명문화원장은 할머니들이 극단 활동을 하면서 자존감이 생기고 삶의 보람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며 실버극단을 문화와 복지를 결합한 사회적 성공 모델로 키워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 백발성성한 영원한 소녀들, 열정만큼은 1천% 지난 8월 7일 오후 1시. 광명문화원 공연장에 할머니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본래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2시간씩 연습을 해오고 있지만 이날은 다음날 있을 춘천인형극제 참가에 대비해 2시간이나 일찍 모인 것. 극단 이름은 영-걸스. 영원한 소녀들이란 뜻이라고 했다. 그래서 인지, 공연장에 들어서는 할머니들의 얼굴이 하나같이 해맑다. 서로 손을 마주 잡고 인사를 나누고 얘기꽃을 피우는 모습이 여고 동창회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런데 연습에 앞서 할머니들 앞에 웬 바짇고리? 이도령 옆구리가 트더졌네? 파란색 실 좀 줘봐요. 갑자기 한판 인형 수선작업이 펼쳐진다. 금이야 옥이야 손자 다루듯 손보는 이 인형들은 인형극에서 가장 중요한 소품. 스폰지로 만든 인형의 팔에 철사를 연결해 움직이는 손 인형이다. 이런 형태의 인형은 두 사람이 한 조가 되어 조정한다. 자연스런 극을 위해서는 단원들의 호흡이 무척 중요하다는 얘기다. 남의 대사까지 줄줄 외울 정도가 돼야 한다니 어느 정도 손발이 맞아야 할지 예상이 됐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대사는 녹음을 통해 해결했지만 70살 전후의 할머니들에게 인형 조작은 꽤 까다롭고 힘든 일이었기 때문이다. 창단이후 할머니들을 지도해온 장영주 강사는 한 장면을 수백번 이상씩 연습을 했다며 열정만큼은 그 어느 인형극단에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흘린 땀이 일궈낸 열매는 풍성했다. 지난해 춘천인형극제 아마추어 경연대회에 참여해 비록 입상은 못했지만 큰 박수를 받았고, 할머니 인형극단의 솜씨를 본 이들을 중심으로 소문이 퍼져나가면서 화성인형극제 등 공연 초청이 쏟아졌다. 인형극 공연은 할머니들의 삶에도 큰 활력을 줬다. 김신자 할머니(68ㆍ광명시 일직동)는 손주들이 할머니 최고!라고 한다. 아이들이 우리 공연을 보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기쁘고 보람된 지 모른다고 말했다. ■ 우리 고장 오리 이원익ㆍ민회빈 강씨, 인형극으로 배워요 광명향토실버인형극단은 4년전 광명문화원이 창단한 실버극단이다. 본래 목적은 문화원이 마련한 관내 답사 프로그램인 광명은 내고향과 연계해 아이들에게 향토 인물을 알기 쉽게 소개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효성 문화원 사무국장은 2008년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관내 답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아이들에게 보다 쉽게 향토 인물을 소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인형극을 생각하게 됐다며 지금은 인형극이 끝나고 어르신들이 커튼콜을 하면 아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지는데, 아이들도 좋아하고 어른신들도 너무나 좋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원이 모두 할머니라고 얕보면 큰 오산이다. 2008년 처음 모인 7명의 1기 단원들은 10여년 정도 함께 호흡을 맞춘 숨은 배테랑들이다. 이들이 인형을 다루는 솜씨는 웬만한 전문 인형극단에 버금갈 정도다. 인형 자체가 사람이 되는 거예요. 말 못하는 인형이 말을 하고, 아무 감각이 없는 팔다리에 감각을 불어넣어 주는 거죠. 인형에 생명을 불어 넣는 거예요. 오승민 영걸스 단장(70)은 인형과 동화되어 가는 과정이 마냥 즐겁다고 했다. 극의 내용은 관내 답사와 연계된 만큼 광명 대표 향토인물의 삶과 철학을 다룬다. 지난 4년동안은 조선시대 여성무역상으로 활약한 소현세자빈 민회빈 강씨의 극적인 삶을 그린 여장부 강빈을 무대에 올렸다. 올해부터는 선조, 광해군, 인조 등 조선시대 3대 임금에 걸쳐 40여년 동안 정승을 역임하고, 청백리의 대표인물이 된 오리(梧里) 이원익을 소재로 한 인형극을 선보이고 있다. 오승민 단장은 광명시 모든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와서 본다며 오리 이원익 선생의 충효사상과 청렴한 삶이라든지, 민회빈 강씨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오래도록 기억해준다면 우리 사회가 보다 좋아지지 않을까하는 자긍심을 갖고 공연을 한다고 말했다. 경로우대석에 앉아 공연관람이나 해야 할 나이에 오히려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어 행복합니다. 더군다나 요즘 학교폭력 문제가 심각한데 훌륭한 위인들의 업적을 알려 아이들이 건전한 인성을 갖도록 하는데 작지만 일조하고 있다는 생각에 힘이 절로 납니다. 맏언니 박용자 할머니(73ㆍ구로구 구로1동)가 인형극의 기쁨을 이야기하자 단원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 문화-복지-봉사 결합 사회적 꿈 실현 영걸스는 지난 6월 2기 단원 10명을 뽑았다. 활동영역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인형극을 한 번 보고 간 학교들에서 다시 한 번 공연을 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것도 인원 충원의 한 이유가 됐다. 이효성 사무국장은 앞으로는 문화원 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학교나 복지단체 등 대외적인 봉사활동도 늘려 나갈 계획이라며 문화와 복지, 봉사를 결합한 사회적 꿈을 실현하기 위해 광명향토실버인형극단을 문화 전문 노인자원봉사단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무대만 있다면 어디든 달려가겠다는 영걸스 할머니들. 저희 욕심일지도 모르겠지만, 앞으로 두 편(민회빈 강씨, 오리 이원익) 말고 좀 더 다양한 지역 콘텐츠를 발굴해 작품으로 올리고 싶어요. 그래서 학생들뿐만 아니라 광명시 전 시민들에게 우리 지역의 자긍심을 갖도록 해주고 싶습니다. 인형극을 할 때 비로소 진정으로 살아 있음을 느낀다는 영걸스 할머니들의 꿈이다. 이영희 원장은 지역의 향토인물 인형극을 통해 광명시민들에게 자긍심과 함께 역사의식을 고취시켜 나갈 것이라며 향후 제작될 향토인물 인형극과 함께 시리즈 향토문화콘텐츠로써 활발한 문화 교류뿐 아니라 광명의 역사인물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열정으로 무대를 접수한 영걸스 광명향토실버인형극단, 이들의 몸짓이 지역사회에 작지만 따뜻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사진=전형민기자 hmjeon@kyeonggi.com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화성 반월동 자율방범순찰대원들이 춤바람이 났다. 흔히 방범대원이라 하면 늦은 밤 동네에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순찰 봉사를 하는 사람들. 그런 막중한 임무를 맡은 방범대원들이 춤바람이 났다니 큰일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 화성시 반월동 방범대원들은 조금, 아니 아주 많이 다르다. 평소 순찰이 끝나면 자연스레 대포집으로 발길을 돌리던 이들에게 지난 4월 춤의 전도사들이 찾아왔다. 국민대 무용과 졸업생들로 구성된 Arts communication21이 춤으로 50대 방범대원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일명 빙빙돌자, 춤으로 동네한바퀴.(이하 빙빙) 지루박도, 차차차도 아니다. 그들 삶의 추억이 담긴 7080 노래에 그들만의 삶을 녹여낸 춤을 춘다. 그래서일까? 함께 춤을 배운지 5개월. 이런걸 어떻게 해하며 쑥쓰러워하던 그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지지 않는다. ■ 흐르는 땀방울에 즐거움은 2배 요즘 세계를 열광에 빠뜨린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반월동 방범초소 옆 건물을 들썩이게 한다. 안으로 들어서니 민망한(?) 자세의 아저씨 군단이 스트레칭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강사들이 돌아다니며 뻣뻣한 그들에게 자세교정을 해주자 여기저기서 아~아파!, 그만, 그만! 비명소리가 터져나온다. 팔, 다리는 후들후들거리고 중간에 주저앉는 사람도 눈에 띈다. 잠깐의 휴식시간, 생소한 이름이 들려온다. 꽉꽉이, 왕팔뚝, 초콜렛, 졸려 등. 빙빙에는 누구의 남편, 누구의 아빠, 어느 회사 사장이란 이름은 없다. 자신이 정한 별칭을 가진 나만 있을 뿐. 빙빙 안에서 그들은 자유로운 영혼이 된다. 자칭 꽃미남 강인형씨(졸려53)는 처음에 수업왔을 때 졸려서 별명을 졸려라고 지었다며 이제는 춤추는 게 재밌어서 안졸려로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행을 떠나요 음악이 흘러나오자 흩어졌던 방범대원들이 대열을 갖추고 리듬을 탄다. 그런데 2주간의 방학을 보내고 온 탓일까? 안무도 가물가물, 동선도 가물가물이다. 강사들의 시범이 이어지자 이내 감각을 되찾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안무는 40~50대 중년 남성들이 따라하기 쉬운 경례춤, 고스톱 춤에서부터 7080 시대를 평정했던 허슬춤까지 이어진다. 얼굴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10여명이 둥글게 원을 만들어 모였다 흩어졌다 하는 동작에서는 네 팔뚝이 나 가리니까 뒤로 좀 빠져라는 우스갯소리와 함께 웃음 폭탄이 터졌다. 가장 열심히 춤사위를 뽐내던 한상구씨(짱구47)는 지각할까봐 매주 목요일마다 밥도 안먹고 수업에 참여한다며 동작이 어려우면 따라하지 못하겠지만 선생님들이 우리에 맞는 춤을 쉽게 가르쳐줘 재미있다며 해맑게 웃어보였다. ■ 방범대원의 무한변신, 위기는 있었다 빙빙 분위기가 처음부터 좋았던 건 아니다. 개개인마다 본업이 있고 밤마다 지역 순찰을 돌면서 매주 목요일 수업에 참여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또 남자들이 무슨 춤을 춰?, 오늘 약속 있는데 등의 이유로 수업 참여율은 저조했고, 의리로 참여한 방범대원들 역시 시큰둥한 모습에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은 기대조차 할 수 없었다. 여기에 춤을 출 수 있는 공간마저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강사들조차 빙빙을 포기하려 했었다. 이 때 김흥배씨(희망53)의 결단이 빙빙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빙빙 존폐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에서 합시다를 외쳤던 것. 정식으로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에 한해 서명을 받았다. 방범대장 박길서씨(왕팔뚝47)는 자신의 건물 중 비어있는 공간을 빙빙을 위해 선뜻 내놓았다. 이렇게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반월동 방범대원의 빙빙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씨는 4월 빙빙이 시작되고 호응도가 낮아 무산 위기에 빠졌었다며 프로그램 자체가 좋아 좀 더 이끌어가고 싶다는 생각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직접 서명을 한 대원들은 달라졌다. 스스로 솔선수범을 하며 서로에게 참여를 독려했고, (사)화성지킴이연합회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는 병점 12동, 기배동 방범대에도 프로그램 참여를 추전했다. 박씨는 처음엔 춤을 춘다는 게 나조차 의아했다. 1층에 있으면서도 올라갈께요라고 말하고 참여하지 않았을 정도였다며 지금은 오히려 빙빙이 활력소가 돼 약속도 잡지 않는다. 오늘은 우리 얘기를 들은 병점 방범대가 참관 수업을 하고 갈 정도라고 뿌듯해했다. 강사 진승화씨(26)는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바꾸려고 눈 감고 내 얼굴 그리기, 마인드맵, 인생그래프 그리기 등까지 했었다면서 이제는 서로 손을 잡고 원을 만드는 춤을 출 때 더 신나하신다며 그동안의 소감을 털어놨다. ■ 중년 남성, 세상에 눈을 뜨다 빙빙을 처음 제안한건 다름 아닌 진창운씨(까치55)의 딸 승화씨였다. 승화씨는 6년째 방범대원 일을 하고 있는 아빠가 순찰을 마친 뒤 매번 술을 마시고 귀가하는 게 늘 못마땅했다. Arts communication21에서 활동 중이었던 승화씨는 단체에 이런 상황을 전했고, 논의 끝에 경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반월동 방범대원을 대상으로 빙빙돌자, 춤으로 동네한바퀴 사업을 진행하게 된 것. 빙빙이라는 명칭은 BB세대(베이비부머)와 Being(존재)을 합쳐 만든 것으로 , BB세대의 중년 남성들이여, 자신의 존재를 느끼고 현재를 즐기자!라는 큰 뜻을 담고 있다. 방범대원들이 해석한 빙빙은 절로 웃음이 나오게 한다. 순찰을 돌아서 빙빙, 춤을 춰서 빙빙, 술 한잔 해서 빙빙이라는 것. 딸 덕분에 어깨가 으씩해진다는 진씨는 매주 내 자유시간 2시간을 빼앗긴 것 같아서 억울하기도 하지만 젊은이들과 함께 어울리며 땀을 흘리고 웃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서희영 Arts communication21 대표(30)는 처음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부터 춤을 가르치자가 아니라 중년 남성들이 잃어버린 자기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먼저 생각했다며 빙빙을 통해 방범대원들이 자존감을 되찾고, 즐거워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을엔 방범대원 가족들과 함께 춤을 배울 수 있는 야유회를, 겨울엔 안무를 완성시켜 무대에 올릴 계획이라며 프로그램이 끝나면 수업 시작 당시 인생그래프를 그렸던 것처럼 빙빙의 변천사를 그래프로 그려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전형민기자 hmjeon@kyeonggi.com 장혜준기자 wshj222@kyeonggi.com
독도가 뜨겁다. 한국과 일본에서 독도는 뉴스의 최전선에 서 있다. 보수진보 좌파우파를 불문하고 영토문제에 귀결되니 모두 한 목소리로 싸잡아 일본을 성토한다. 일본 성토에 원인을 제공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진보좌파는 성토제공을 문제 삼아 현 정부를 질타하고 보수우파 또한 겉으로는 일관성 없는 정부정책을 꼬집는다. 우리는 독도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1877년(고종14) 메이지 정부 최고 권력기관인 태정관 및 내부성은 독도가 일본의 영토가 아니니 지적에 넣지 말라는 명령을 문서로 남겼으나, 1905년 독도를 무주지로 전제하고 영토에 편입시켰다. 이율배반이다. 그 이후, 패전국으로 미군정기를 겪은 뒤 1952년 4월에 발효된 샌프란시스코 조약에 의해 독립을 회복하면서 일본은 조선에 관한 모든 권리를 상실했다. 문제의 발단은 이 조약에서 제주도, 거문도, 울릉도만 명시되었을 뿐 독도가 구체적으로 어느 쪽인지 밝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조약 발효전에 이미 독도를 우리영토로 삼았고 이 조치에 대해 미국도 아무런 대항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영유권을 사실상 인정했다. 류연복의 괭이갈매기 날아오르다는 여러 독도 연작 중 하나로 그 중 대표작이라 할 만하다. 망망대해에 솟은 두 개의 큰 섬을 하늘에서 내려다 본 부감법으로 새긴 하늘과 섬 사이를 괭이갈매기로 채웠다.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가 하나 인양 푸른 물결이 화면의 전면을 채웠는데, 그 사이로 흰 갈매기가 마치 새하얀 구름조각들처럼 떠다닌다. 저 바다의 수 없는 물결은 유사이래의 헤아릴 수 없는 세월일 터이다. 저 푸른빛 바다는 그 세월에 녹아 있는 우리 민족의 독도에 대한 성스러운 색채이고. 그뿐 아니라 갈매기 떼가 나는 저 점점이 흰 무늬는 바로 우리 모두를 상징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류연복의 독도 판화는 그것이 정치적인 논박의 문제를 떠나 우리 민족이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성스럽게 독도를 보아 왔는지를 미학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역사는 역사로써 진실을 밝혀야 하고 대응도 그런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실천되어야 한다. 두 나라의 정치적 감정싸움은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답게 동해의 첫 해맞이를 시원했던 독도를 날마다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종길 미술평론가ㆍ경기도미술관 교육팀장
경기도어린이박물관(관장 이경희)이 최근 다문화 특성화 전시실을 보강 재개관함과 동시에 특별 다문화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다문화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박물관 3층에 위치한 다문화 특성화 전시실인 내 친구를 소개합니다 코너는 새로운 전시물과 함께 새단장을 마쳤다. 관람객들은 직접 붉은 등불을 달며 중국 거리를 꾸며볼 수 있고, 인도네시아에 서식하는 거대한 꽃 라플레시아를 퍼즐로 맞춰보며 인도네시아의 자연환경을 배울 수 있다. 또한 일본 명절에 어린이들이 즐겨하는 전통놀이 후쿠와라이 놀이 체험, 화폐 속 주인공과 나라의 문화에 대해 알아보는 체험 전시도 보강됐다. 이와 함께 박물관은 23, 25, 26일 3일동안 용인시다문화지원센터, 성남시다문화지원센터 및 국립민속박물관의 협조를 통해 특별 다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유아 및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전시실에서 무료로 진행되며, 결혼이주민 여성이 직접 강사로 참여해 베트남, 몽골, 필리핀 등의 전통소품을 소개하고 각국의 전래동화를 들려주는 등 다문화 체험을 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경기도어린이박물관 홈페이지(http://www.gcmuseum.or.kr)를 참고하면 된다. 신청문의 (031)270-8627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1921년 침략자들의 서슬퍼런 총칼이 반도를 짖누르던 시절, 정월 초승을 맞아 열린 한 척사 대회에 특별한 스타들이 초대됐다. 우리 민요를 공연하기 위해 각 기생조합에서 출동한 젊은 기생들이었다. 당시 상황을 전한 한 기사에는 어엽분 미인들의 아릿다운 곡죠로 지화자 소리를 불을 때에 억깨가 졔절로 읏슥읏슥 하여질 뿐 아니라 지화자 소래에 살이 찌을 것이라고 쓰고 있다. 민요와 창(唱), 전통무용 등을 제대로 배운 예기(藝妓)들은 유흥업소 종사자를 넘어서 전통예술지킴이였다. 이처럼 쓰라린 민족의 가슴을 위로했던 기생들. 하지만 일제의 민족말살정책에 의해 매춘부로 왜곡되고 전락돼 버린 그들이 18일 오후 6시30분 수원 화성행궁 낙남헌에서 다시 한 번 예기(藝妓)이자 의기(義妓)의 면모를 되찾는다. 지금의 화젯거리는 케이팝이잖아요. 조선시대 화젯거리는 기생이었다고 생각해요. 이번 공연을 기획한 안영화 수원예기보존회장은 이번 공연을 통해 일제에 의해 천기(賤妓)로 왜곡된 이미지에서 탈피해 기생의 예술성과 여성성, 의로움 등 긍정적 이미지를 되살리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공연 제목도 기생-화젯거리다. 안 회장이 기생에 주목하게 건 우연히 수원기생 김향화를 알게 되면서였다. 김향화는 3ㆍ1운동 당시 수원의 만세운동을 주도했다가 일제에 붇잡혀 옥고를 치렀던 인물. TV에서 우연히 김향화라는 기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르더라고요. 남성도 여성도 아닌 사회로부터 온갖 천대를 받으며 또 다른 여성으로 살아가야 했던 그 기구한 인생. 내가 그때 태어났다면 그와 같은 인생을 살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던 거 같아요. 안 회장은 조선시대 예기의 모습부터 의기로 거듭난 일제강점기를 거쳐 현대 기생의 모습까지 차례로 보여준다. 또한 단순히 춤만 나열하는 것이 아닌 영상과 가락, 퍼포먼스 등을 결합해 무용극으로 만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용을 어려워 하잖아요. 어떤 통계를 보니까 일반인이 한국무용을 접하는 경우가 35년에 1번 정도 밖에 안되더라고요. 제가 하고자 하는 얘기를 사람들에게 보다 쉽게 전달하고 싶었어요. 사실 안 회장의 연출 경력은 그리 길지 않다. 기껏해야 이번 작품이 3번째. 그런 그에게 연출의 매력을 느끼게 해준 것은 조흥동 경기도립무용단장이었다. 도립무용단 창단 멤버로 20년 가까이 무용수로 활동해 오다 2년전 나오기 전까지 조흥동 선생님께 제 무용의 전부를 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꺼예요. 무용수에서 연출가로, 이제 서서히 연출의 맛을 알아가고 있는 안영화 회장. 안 회장은 인문학도시, 관광도시, 축제의 도시 수원에 걸맞게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개발해 보다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며 수원에서 태어난 사람으로서 수원의 숨은 이야깃 거리, 화젯 거리를 더 많이 찾아내는 것이 생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연 문의 (031)246-6737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산과 들로 쏘다니며 산딸기 따먹고, 개구리 잡으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던 시절이 있었다. 놀이터가 필요 없었다. 집 앞 공터, 산과 바다가 아이들의 놀이터였고 손에 잡히는 자연이 놀이도구였다. 맨질맨질한 돌멩이 다섯개만 있으면 공기놀이 하고, 나무로 팽이 만들어 돌리고, 바닷가에서 낚시를 하고. 아이들의 최초의 놀이터는 자연이었다.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꿈을 키우고 자연감각을 몸에 익힘으로써 자연의 다양한 현상에 더욱 관심을 갖고 작은 생물이나 풀꽃에도 배려하면서 지냈다. 하지만 도시화산업화로 아파트숲이 들어서면서 아이들의 땅(놀이터)은 사라졌다. 그 자리를 컴퓨터 온라인 게임과 플라스틱으로 꾸며진 실내외 어린이놀이터가 꿰찼다. 아파트속에서 자라고 있는 동심들에게 자연으로 돌아가 한바탕 신나게 놀아보자는 취지의 이색프로그램이 의왕문화원에서 열리고 있다. 목적지는 바다의 허파 갯벌이다.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6일, 충청남도 태안군 별주부마을 갯벌은 아이들의 천국으로 변신했다. # 친환경 놀이터아이들 갯벌을 접수하다 태안은 기적의 여행지다. 지난 2007년 발생했던 태안 기름유출사고로 되돌릴 수 없을 것만 같았던 태안의 바다와 해변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름다운 자태로 아이들을 맞이했다. 넓은 백사장과 울창한 숲을 품고 있는 별주부마을 해변은 아이들이 잠시 쉬어가기에 더없이 매력적인 장소였다. 짭조름한 바다 냄새가 아이들의 코끝을 자극하고 시원한 바닷바람이 살갗을 어루만진다. 아이들은 서해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울창한 숲 아래 자리를 잡았다. 솔숲의 촉촉한 모래는 도시 아이들에게 색다른 촉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아파트 단지 놀이터 모래보다 작고 색깔이 투명해요, 모래가 발가락 사이에서 간지럼을 자꾸 태워요, 촉감이 부드러워요 아이들은 햇볕 아래 반짝이는 모래 촉감에 푹빠져 연신 키득키득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오전 11시, 썰물 때 70여명의 아이들은 엄마, 아빠와 함께 본격적인 맛조개잡이를 위해 드넓은 갯벌로 갔다. 이 곳에서 잡히는 조개는 긴맛과에 속하는 맛조개. 맛조개는 길이가 6~10cm인 황갈색의 원통형태로 살이 보드랍고 감칠맛이 일품이다. 맛조개가 갯벌 깊숙이 자라고 움직임이 워낙 빨라 채취가 어렵다. 별주부마을 주민의 맛조개잡는 시범이 이어졌다. 베테랑 어민의 재빠른 손놀림 끝에 맛조개가 잡히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우선 겉모래를 한번 쓸어내면 송송 뚫린 직경 1cm 미만의 구멍이 보이는데 그곳에 소금을 뿌리면 맛조개가 입을 벌리며 더듬이를 드러낸다. 이때 더듬이를 재빨리 잡고 호미로 모래를 훑어내면 맛조개가 올라온다. 맛조개가 들어갈 것 같다면 더 힘차게 당기면 된다. 아이들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호미를 들고 생전 처음 해보는 조개잡이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호기심 가득찬 눈빛으로 조용하던 갯벌을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던 아이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한숨을 쏟아냈다. 푸념도 이어졌다. 아! 놓쳤어요~엄마, 조개가 우사인 볼트보다 빨라요, 로또 당첨보다 맛조개 잡기가 힘드네요. 하하호호, 수산시장 가면 사먹을 수 있는 조개녀석 오늘 엄청 비싸게 구네., 목도 아프고 손목도 아프고 비오듯 땀나요. 그래도 잡고말테다 맛조개야, 기다려라. 뜨거운 여름 태양 아래 갯벌에서 맛조개잡기는 아이들에게 노동에 가까웠다. 또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맛조개잡이 삼매경 갯벌 체험의 하이라이트는 무엇보다 맛조개를 잡는 순간. 아이들은 맛소금을 맛조개가 있을 법한 갯벌의 구멍에 뿌리고 잠시 후 맛조개가 슬며시 고개를 내밀고 인사를 하는 순간을 눈빠지게 기다렸다. 한 10분쯤 지나자 갯벌 여기저기서 맛조개를 잡은 승자의 환호와 맛조개를 놓친 패자의 탄성이 교차했다. 우와~ 잡았다., 에이~ 또 도망갔네. 맛조개가 쏙 올라오는 모습이 어찌나 재미있고, 신기한 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맛조개 잡이에 매달렸다. 초등학교 저학년들도 처음에는 맛조개살이 살짝 올라오는 것을 보고 무서워하더니 차츰 신기해 하며 자기가 하겠다고 호미로 열심히 맛조개 구멍을 찾았다. 아이들은 다른 쪽으로 이동하면서 맛조개를 잡았다. 1시간을 쭈그리고 앉아서 맛조개를 잡기위해 갯벌을 캐다보니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저렸다. 새삼 그동안 먹은 조개들이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 내 입으로 들어온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다며 아이들은 입을 모았다. 손맛을 본 아이들은 자리를 뜰 줄 모르고 맛조개잡이 재미에 빠졌다. 아이들만큼이나 신이 난 엄마, 아빠도 호미질하느라 손과 다리에 생채기가 나는 줄도 모르고 땀 꽤나 흘렸다. 이번 갯벌체험 행사에 참여한 이영현(의왕 갈뫼초 3학년여) 학생은 엄마, 동생과 함께 시원한 바닷가에 넓게 펼쳐진 갯벌에서 맛조개잡이가 특히 재미있었고, 갯벌 생태에 대해 많이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됐다며 오늘 저녁메뉴는 아빠와 함께 조개탕을 끓여 먹을 것이라고 즐겨워했다. 이날 생애 첫 갯벌나들이에 나선 중학생 3인방도 있었다. 의왕 모락중학교 1학년 동창사이인 정민철, 정보웅, 최진호군은 끈적끈적 찰흙 같은 갯벌 속에 발을 넣으니 처음엔 기분이 좀 이상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정민철군은 평소 친구들과도 컴퓨터 온라인에서 만나 게임을 즐겨했는데 오늘은 친구들과 얼굴을 맞대고 발빠른 맛조개잡이를 하니 협동심도 생기는 것 같고 색다른 경험이었다며 무엇보다 책이나 TV에서만 봐왔던 갯벌에 직접 와서 갯벌생태 체험을 하는동안 갯벌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더위를 많이 타 유독 땀을 많이 흘리던 정보웅군도 갯벌에 사는 생물관찰과 더불어 보고, 만지고, 먹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올 여름방학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며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날 학부모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두 자녀와 참여한 유보영(40내손동)씨는 여름방학 동안 아이들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며 수억년 세월이 만든 생명이 살아숨쉬는 땅, 갯벌에서 저 또한 동심으로 돌아가서 색다른 경험을 하게 돼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의왕문화원 창의적 문화활동 참여 기회 확대 싱그런 갯내음 속에서 맨발의 동심을 만끽할 수 있었던 이번 갯벌체험은 의왕문화원(원장 박용일)이 2년째 진행해오고 있는 야심작이다. 박용일 원장은 요즘 초중고생들은 방학 때도 보충수업받으랴, 학원가랴, 방학숙제하랴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직장생활을 하는 어른들만큼이나 바쁘게 생활하고 있다며 힘든 아이들에게 자연 속에서 치유의 시간을 제공하자는 의미에서 갯벌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이어 박 원장은 세계 5대 갯벌로 일컬어지는 우리나라 서해안 갯벌은 육상에서 배출하는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기능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명이 살아갈 수 있는 영양분이 풍부해 생태적 다양함을 갖추고 있어 아이들에게 좋은 체험학습의 마당이 되기에 손색이 없는 최고의 천연놀이터라며 갯벌체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세진 사무국장은 의왕문화원은 지역 고유문화의 계승, 발전은 물론 향토사의 보존, 전통문화육성, 문화축제, 청소년 문화예술활동지원 및 문화학교와 평생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문화원의 기본적인 역할뿐만 아니라 지역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생활 프로그램을 개발해 창의적인 문화활동과 참여기회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매미 울음이 절정을 치닫는다. 아침저녁의 날씨가 사뭇 쌀쌀하다. 미루나무 한 그루 없는 도시에서 저것들의 외침은 사필생(死必生)이다. 죽어야 사는 삶의 지속을 꿈꾸기 때문일 것이다. 매미의 일생은 어쩌면 짧은 삶의 환희보다는 지속을 희망하는 삶의 찬가에 있을지 모른다. 런던올림픽이 끝났다. 어느 것 하나 드라마 아닌 것이 없었다. 그들의 삶은 승리를 향해 있었으나 정상에 오르지 못한 그 길 또한 아름다웠다. 활짝 핀 꽃의 아름다움에 비할까 마는 피지 못한 꽃망울의 순정이 예쁘고 지는 꽃의 향기도 진하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고작 4개월 정도가 남았을 뿐이다. 올림픽에 가렸던 대선 국면이 수면 위를 달구게 될 것이다. 그들도 사필생의 각오로 절정을 향해 내달릴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그들은 누구를 위해 달려가는 것일까? 대선은 무엇의 지속일까? 이샛별의 서커스오서커스는 대선 질주가 권력을 향한 욕망의 지속이라고 꼬집는다. 런던올림픽의 몇몇 순간들이 페어플레이를 무색케 하는 오심의 연속이었듯이 대선 질주도 대부분 험담과 비방, 욕설, 비난, 음모로 가득 차게 될 것이 분명하다. 작가는 한국 현대사를 반추하며 권력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들을 화면 속으로 불러들였다. 그런 다음 그들을 어릿광대의 옷을 입혀 서커스를 하게 했다. 얼굴에 핏발세우며 혈기 왕성한 모습으로 곡예를 펼치는 저 인물들은 지속을 꿈꿨던 이 땅의 권력자들이다. 그들 뒤로 녹색의 얼굴을 한 여성들은 그런 욕망의 지속에 저항했던 인물들이다. 푸른 숲에 곡예사를 배치하고 그 위에 꽃을 뿌려 마감한 이 작품의 핵심은 사실 꽃에 있다. 그 꽃은 인공의 꽃이다. 작가는 인간의 본질과 함께 부서지고, 짓이겨지고, 망가지고, 죽어버린 보조자연이고, 숨 막힐 듯 조여 오는 현 사회구조에 대한 은유물이라고 고백한 바 있다. 인공의 꽃은 대선 주자들의 화려한 공약 수식어에 다름 아니다. 그 꽃의 낯선 향기에 취해서 판단을 흐리면 권력의 지속에 놀아나게 된다. 참 사람의 희망세상을 꿈꾸는, 그런 희망세상의 지속을 실천하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이 도서관에서는 내가 이야기꾼 이예요! 여덟 살 태민이에게 일주일에 한번 도서관은 놀이 장소다. 그곳엔 높다랗고 근엄한 건물도, 왁자지껄 놀지 못하게 꾸짖는 경비 아저씨도 없다. 대신 책 보기에 좋은 나지막한 평상이 있고, 재미있는 놀이를 함께할 친구들이 있다. 무엇보다 태민이가 친구 규민이(8)와 함께 만든 바퀴달린 도서관이 있다. 오늘은 태민이와 친구들이 만든 도서관이 동네 한 바퀴를 활보하는 날. 운전은 내가 할거예요!라고 도서관에 매어 놓은 줄을 잡으며, 벌써부터 태민이는 들뜬 모습이다. ■ 동네 밀착형 아나바다 도서관 만들기 부천시 약대동에 위치한 신나는 약대 가족도서관에서는 태민이 또래 초등학교 1, 2학년 아이들과 어머니들이 함께 아나바다 도서관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부천 지역 시민단체 여러가지연구소가 지역 작은도서관을 중심으로 기획한 아나바다도서관 프로젝트에서는 아이들이 저마다 자신들이 소개해주고 싶은 책을 싣고 달리는 바퀴달린 도서관을 만든다. 단순히 돌아다니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어머니들과 함께 책 이야기도 나누고 직접 이야기꾼이 되어 동네 사람들에게 책을 읽어주기도 한다. 지방자치 성공 사례로 보도된 바도 있는 부천 작은도서관은 현재 부천시의 동네 구석구석과 문화소외지역 16곳에 깊게 뿌리내려 도서관에 대한 지역 주민의 접근성을 강화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는 지역 문화시설이다. 한편으로 작은도서관이 활성화 되었다고는 하지만 지역주민들의 도서관 이용 방식은 아직도 예전의 방식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여러가지연구소의 문제의식이다. 민경은 여러가지연구소 대표는 좋아하는 책을 고르라고 하자 대부분의 아이들이 스토리도 없는 정보성 과학만화를 고르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많은 어머니들도 미리 책 이름을 정하고 도서관에 오지 아이들과 도서관에 있는 책을 둘러보려하지 않았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한 여러가지연구소의 발상은 아나바다도서관 프로젝트로 연결됐다. 바퀴달린 도서관 등을 통해 도서관이 가지는 공간의 제약을 넘어서는 것. 그리고 방문객들이 직접 사서 혹은 이야기꾼의 역할을 하면서 수동적으로 도서관을 소비하기만 했던 기존의 틀을 깨는 것이었다. 그래서 도서관 입장에서는 해체라고 할 수도 있고, 참여자 입장에서는 체화라고 할 만한 역할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 여러가지연구소는 아이들을 위한 바퀴달린 도서관 프로그램과 어머니들을 위한 매개자 교육 프로그램을 병행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아이들은 도서관을 끌고 다니며 동네 주민에게 책을 읽어주는 이야기꾼이 된다. 어머니들도 도서관에서 자체적으로 이야기 모임을 만들고 서로 책을 소개시켜주는 자치적인 도서관의 매개자가 된다는 구상이었다. ■ 매개자 프로그램에서 시행착오도 프로그램이 난관에 부딪친 건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민 대표는 처음에 열성적으로 참여하던 어머니들이 동요하기 시작하면서 주도적으로 매개자 교육을 이끌고 나갔던 몇몇 분들이 빠졌다며 아이들 교육이 아니라 도서관과 동네를 위해서 주도적인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에 많은 분들이 낯설어했다고 전했다. 현재 매개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학부모 이윤희씨(42)는 아이들이 책 읽는 것을 도와주고 어떻게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을지 논의하는 정도인 줄 알았다며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라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대게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에서 기존 어머니들이 머물렀던 학습보조자의 역할을 생각했다는 것이다. 민 대표는 몇 차례의 토론과 설득을 거치고 지금의 인원이 남았다며 어느 정도 우여곡절이 있었음을 이야기했다. ■ 모두와 함께 나누는 책 이야기 오후 2시의 땡볕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만든 바퀴달린 도서관은 동네를 활보하며 뭇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두 시간 가까운 시간동안 아이들은 땀을 뻘뻘 흘려가며 기차를 끌었고, 오랜만에 동네 놀이터에 들려 지친 기색도 없이 뛰어놀았다. 특히나 아파트 단지에서 잠시 쉬러 나온 동네 할아버지에게 책을 읽어드리기도 한 아이들. 처음이라 그런지 많이 부끄러워 하기도 했지만 할아버지가 이내 잘들었다, 참 용기있고 예쁘구나라며 화답하자 다른 아이들도 서로 읽겠다고 나서는 통에 선생님들이 말리기란 쉽지 않았다. 어쨌든 왁자지껄한 나들이를 끝내고 온 아이들을 반기는 어머님들과 시원한 수박을 나누어 먹은 다음 도란도란 한 줄 낭독회가 이어졌다. 어머니들도, 아이들도 구분 없이 서로 읽어주고 싶은 책의 한 구절을 나누는 시간이다. 태민이의 세상 무엇보다도 큰 대왕 오징어 이야기와 규민이 어머니의 앤서니 브라운이 화가가 된 이야기까지 다양한 색깔의 이야기가 나누어 졌다. 함께 이야기를 나눈 학부모 김미선씨(38)는 너무 준비 없이 나온 것 같다면서도 다른 어머니들과 아이들이 소개해주는 책도 알 수 있어서 좋았고, 아이들도 어머니들과 같이 이런 프로그램을 하니깐 상당히 좋아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 도서관이란 어떤 곳이어야 하는가?라는 고민 이제 3회 차가 지난 아나바다 도서관 프로그램에서 아이들과 어머니들은 캠핑도 하고 함께 책이야기도 나누며 저마다의 책 이야기를 많은 이들과 나눌 예정에 있다. 시간이 지나면 첫 나들이에서 바퀴가 부러진 아이들의 바퀴달린 도서관도 조금은 견고해지고, 아직은 이야기를 나누기에 낯설기도 한 한 줄 낭독회 동네의 만담이 지나가는 동네 사랑방으로 변할 수 있지 않을까. 여러가지연구소는 신나는 약대 가족도서관을 비롯, 부천 지역 작은도서관 두 곳에서 아나바다 도서관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시작 단계인 까닭에 아직은 그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주기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부천 지역에 뿌리내린 작은도서관에서 실시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우리에게 그동안 도서관이란 어떤 곳이었는가, 또 도서관이란 어떤 곳이어야 하는가를 한번쯤 고민하게 만든다. 정혜교 자유기고가
경기문화재단 산하 경기문화재연구원(원장 조유전)이 전래놀이 지도자 양성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연구원이 한국의 전래놀이를 총체적으로 조사, 연구해 보급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한 이 교육과정은 9월1일부터 11월까지 진행되며, 참가신청은 오는 8일부터 26일까지 경기문화재단과 경기문화재연구원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다문화 가족, 보육교사, 방과 후 교실 교사, 심리치료사, 놀이캠프 지도자 등 우리 전통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수강이 가능하며 수강료는 20만원이다. 특히 참가자들의 편의를 위해 경기문화재단을 비롯해 전곡선사박물관, 남양주역사박물관 등 도내 세 곳에서 동시에 교육을 진행하며, 교육과정에는 강의와 함께 현장실습과 보급을 겸해 각종 행사장에서 전래놀이 판벌림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전래놀이는 전통 민속놀이의 범주에서 아이들 중심의 놀이를 통칭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용어로 단순한 어린이놀이가 아니라 전통 민속사상을 담고 있어 자연과 인간관계 형성에 도움을 준다. 문의 (031)231-8578 윤철원기자 ycw@kyeonggi.com
장마가 끝났다고는 하지만 아직 호우의 가능성과 태풍이 온다는 예보가 있다. 어느 정도의 비는 가물었던 대지를 적셔주고 또 운치도 있지만 집중호우가 잦은 여름철에는 물로 인해 위험한 사고가 나거나 심지어 목숨을 잃는 일도 생긴다. 침수된 도로를 건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물 깊이를 알 수 없을 땐 과감하게 차를 돌린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것이다. 폭우로 침수된 길을 지날 때에 일반적으로 물 깊이가 20cm 이하이면 안전하게 통화가 가능한 편이지만 더 깊은 물을 지날때에는 엔진에 물이 들어갈 수 있다. 물이 얼마나 깊은지 모르겠으면 그냥 오던 길로 차를 돌리고, 차가 물에 잠겼다면 차를 버리고 몸만이라도 빠져나와야 한다. ▲집중호우로 생긴 침수지를 지날때는 천천히 침수지를 지날 때 당연한 말이겠지만 속도를 내면 물이 더 높이 솟아서 엔진 내부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공기가 들어오는 곳으로 물이 들어오면 엔진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다. 빨리 벗어나고 싶은 생각에 서두르지 말고, 서행 운전해야 한다. 물을 지나다 시동이 꺼지면 차를 버리고 탈출해 안전한 곳으로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차의 시동을 다시 켜려고 머뭇거리는 순간 차에 물이 더 불어나 생명까지 위험하게 되는 경우가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작은 물웅덩이라고 무시해선 안된다 비가 많이 내리면 도로 곳곳이 파손되고 작은 물 웅덩이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차가 고속으로 주행하다가 이런 물 웅덩이에 진입하게 되면 차의 핸들이 돌아가 버리는 수가 생긴다. 특히 한쪽 타이어만 물 웅덩이를 고속으로 지나가게 되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니 작은 물웅덩이도 무시하지 말고 미리 속도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흐르는 물을 지날 때는 언제든지 떠내려갈 수 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도로위에 강처럼 물이 흐를때에는 함부로 건너려 하면 물에 차가 휩쓸려 버리는 경우가 있다. 흔히 운전자는 차의 무게 때문에 설마 그런일이 있겠냐는 마음으로 흐르는 물에 진입하려 하지만 물의 힘에 비하면 차의 무게는 아무것도 아니다. 흐르는 물이 조금이라도 깊게 느껴진다면 과감하게 건너기를 포기해야 한다. 운전시에는 항상 원칙을 지켜야한다는 것을 잊지말자. 자료제공 경기도자동차매매사업조합 수원지부 (031)234-2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