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복의 효시는 1886년 이화학당이 학생들에게 러시아제 붉은 목면 옷감으로 똑 같은 치마 저고리를 만들어 입힌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1920년대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남학생 교복이 양복으로 바뀌어 검은색이나 회색 옷감으로 스텐드 칼라에 단추가 5개 달린 저고리를 입기 시작한 것이다. 여학생의 경우는 1930년대에 들어 세일러복과 블라우스, 스커트, 스웨터로 구성되는 양장 교복시대로 바뀌었다. 이같은 변화는 서양 근대 의복문화 유입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일제가 학생들의 민족정신을 억압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했다. 즉 1931년 일본 문부성이 교복을 양복으로 바꾸도록 특명을 내렸고, 이화학당의 경우 학생들이 연판장을 돌리며 반발하였지만, 결국 1935년도 신입생부터 양복 교복을 입지 않을 수 없었다. 1945년 광복 이후에도 교복의 모습은 일제시대 양복교복 형태에서 크게 변하지 않다가 1983년 교복자율화조치를 맞았다. 교복자율화는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 학생들의 개성과 독창성을 길러주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반면 빈부 차에 의한 위화감 조성, 생활지도상의 어려움, 학교에 대한 소속감 결여 등 역기능이 나타나 1985년 교복 재착용 여부를 학교장 재량에 맡겼다. 현재 98%정도의 학교가 학교별로 개성있는 디자인을 선택하여 교복을 착용하고 있는데 최근 진주 삼현여고, 부산 가야고교, 안동 성창여고, 서울 국악예고, 전남 학다리중학교, 전남 강진의 성요셉여자종고는 생활한복을 교복으로 채택하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양장중심의 청소년 의상이 전통문화, 한복문화 선호쪽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요즘은 교복만이 아니라 성인들의 일상복과 어린이들 옷도 생활한복으로 바뀌는 추세이다. 많은 청소년들이 입기 편리하게 개량된 생활한복을 입고 학교에서, 거리에서 활보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마음이 싱그러워진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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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2000-06-2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