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남 배려하는 말로 새해 시작을

우린 오늘 어떤 말을 하며 하루를 보냈을까요? 매일 매일 아무 생각없이 쏟아내는 말로 인해 상대방을 혹여 다치게 하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진 않았을까요? 우리는 오늘도 숱한 말을 쏟아내고 들으면서 자의든 타의든 말속에 묻혀서 살고 있습니다. 보통사람은 최소한 자기 생의 13년 정도를 말하는데 보낸다고 합니다. 정상적으로 사회생활과 가정생활을 하는 날의 경우, 한 사람이 하루에 평균 약 2만5천개에서 3만개의 단어를 말하는데, 이것은 70페이지 분량의 책 한 권이 되는 것입니다. 1년에 보통 사람이 한 말을 책으로 만들면 150페이지 책 180권을 채울 수 있는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말 한마디 한 마디가 엄청난 위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한 방송사에서 무심코 내뱉는 말 한마디에 엄청난 위력이 있음을 보여준 실험다큐를 본 기억이 납니다. 막 지은 쌀밥이 담긴 병에 각각 고맙습니다 와 짜증나 즉, 좋은 말과 나쁜 말을 써서 한달 동안 사람들로 하여금 각각 듣기 좋은 말과 듣기 싫은 말을 해주도록 하였답니다. 한달 후 각각의 병은 놀라운 차이를 보였는데, 좋은 말을 해준 고맙습니다 병의 쌀밥에는 하얗고 뽀얀 곰팡이가 생겨 비교적 예쁜 상태를 유지하며 고소한 누룩 냄새가 났지만, 나쁜말을 해준 짜증나 병에 있는 하얀 쌀밥은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까맣게 썩어버렸습니다. 이는 말에는 엄청난 힘이 실려 있다 것을 나타내는 무시무시한 실험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옛 속담에 말이 씨가 된다 는 말이 있습니다. 쌀밥을 가지고 한 좋은 말 나쁜 말 실험에서 보여주듯이 내입에서 나가는 말은 인생의 씨앗이 된다는 것이겠지요. 말이 씨가 되어 좋은 결실, 혹은 나쁜 결실이 되어 나에게 돌아옵니다. 옛 어른들은 항상 우리에게 입을 조심하고 남을 비판하는 말을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남을 향하는 비판이 고스란히 자신에게 되돌아 오는 부메랑 효과를 아셨던 것이지요. 지난 민족의 대명절 설에는 친인척들과 많은 이야기꽃을 피우며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는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즐거워야할 명절에 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니 참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별 생각 없이 툭툭 던진 친인척들의 말들이 비수가 되어 아픈 상처로 남는 것이지요. 더 안타까운 것은 많은 경우에 상대가 본인의 말 때문에 상처를 입었다는 것을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아니면 알아도 뭐 그럴 수도 있지, 식구들끼리 무슨 상처냐? 다 너 잘되라고, 다 너 걱정되어서 하는 말인데 하고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다는 것이지요. 당사자는 많이 아픈데도 말이지요. 자기 딴에는 참 좋은 말이라고 진심으로 그 사람을 위하는 말이라고 하지만 그 말로 인하여 그 사람이 좋게되는 것이 아니라 결국 그 한마디 말로 인해 상처가 되어 평생 마음의 장애를 지니고 살기도 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자기 입을 통해서 나쁜 말을 하기보다는 좋은 말을 해서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고 자기 자신의 인격을 나타내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참을성이 있는 사람이라도 또한 지적인 사람이라도 때로 말이 거칠어지고 그 말로 인하여 사람에게 막대한 해를 끼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처럼 말에는 분명히 엄청난 위력이 있습니다. 다언수궁(多言數窮)이라고 말이 많다 보면 그로 인해 자주 곤경에 빠지게 됩니다. 말이란 자신의 인생이나 남의 인생에 득이 되기도 하고 실이 되기도 합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배설하는 말이 아닌 배려하는 말로 새해를 시작하리라 한번 더 다짐해 봅니다. 공 경 호 오산대교수

[경기시론] 황혼의 부르스, 봉사와 기여

최근 통계청의 경제활동 인구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남자 취업자 중 60세 이상이 6.3%나 증가하여 오히려 0.6%가 감소한 20대를 추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취업 역전현상은 저출산으로 20대 인구는 줄고 고령인구가 늘어났다는 단순한 평면적 이유보다는 나이에 안주하지 않고 작은 것에라도 땀 흘림으로 보람을 찾으려는 열혈 노인들이 늘어난 것에 연유한 듯하다. 물론 그 중에는 생계형 취업의 경우도 적지 아니하겠으나 많은 이들이 뒷방 노인네처럼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로 치부되기를 거부하고 과거의 눈높이에 아랑곳 없이 일을 통해 자존감을 일깨우려는 비범한 열정과 자유를 표출하는 듯해 마음이 기꺼웁다. 1977년, 교정조직의 대선배가 일본출장을 다녀온 후 직원 교육시간에 털어놓은 후일담이 감명 깊게 들었었다. 일본 법무성 간부들과 환담을 할 시, 퇴임을 앞둔 모교도소장이 교도소 매점의 손수레담당 일용직 자리가 마침 공석이어서 퇴임 후 거기서 일할 수 있게 되었다고 아주 신명이나 자랑을 했고 그 얘기를 들은 주변 간부들은 모두가 이를 부러워하더라는 것이었다. 당시 우리 사회일반의 상식으로는 뜨악하고 이해하기 쉽지 않았던 그네들의 삶에 대한 인식―인생을 다독이고 타협해 가는 그 자세를 우리가 배워가야 할 것이라고 그 선배는 힘주어 말했고 나 또한 고개 끄덕여 그 의견에 동의했었었다. 아마도 한 세대쯤 지나 도생에 급급한 이 가난이 물러가고 나라 경제가 융성하여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그들만큼 비슷해지면 우리 사회 또한 고위층을 포함한 은퇴자들이 버림과 낮춤의 미덕에 익숙해지고, 보다 유연한 삶을 견인해 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했었었다. 그로부터 30여년, 훌쩍 한 세대가 지났다. 아니나 다를까 며칠 전 초등학교장으로 정년퇴임한 선생님이 여생을 학생들과 함께하고 싶다며 자신이 교장으로 재직했던 그 학교에 수위로 임명되어 다시 근무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문득 그 옛날의 선배가 기억되고 가슴이 따뜻해져왔다. 보고 듣기에는 아름다울지언정 결코 손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것이다. 다행이도 순박하고 꽃 같은 초등학생들을 늘상 접하고 닮아 교장선생님의 마음 또한 맑고 고왔던 탓에 가능 할 수 있었으리라. 그러나 아무나 기회가 주어지고 또한 아무나 마음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을 터, 취업만을 능사로 여겨 목을 맬 일은 결코 아니다. 일에서의 은퇴가 삶에서의 은퇴는 아니거늘 호구지책이 아니라면 마음의 준비도 없이 바쁘게 비집고 달려들어 내상을 자초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잖아도 「늙으면 뒷방에서 쉬어야지 젊을 때 개미가 못되고 베짱이가 되어 번 돈 다 써버리고 어쩔 수 없이 일해 젊은이들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앙칼진 비난까지 달려들고 있는 바에야. 인생은 어디로든 나아가는 만큼 사는 것이라 했다. 노동을 보수와 연계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자신이 지닌 시간과 재능으로 봉사의 길을 찾는다면 그 길은 도처에 넘쳐난다. 사회의 공동선을 고양시키고 이타심의 구현으로 오히려 스스로를 충족시켜가는 자원봉사의 장이야말로 어쩌면 잊어버린 청춘의 열정까지 되새김할 수 있어 노년의 일상을 풋풋하게 가꾸어 주리라. 남은 인생 또 어느 구비에서 우리는 오늘을 돌아보며 무력했던 스스로를 후회할지도 모른다. 젊지 않아도 갈 수 있고 젊지 않아야 더욱 어울리는 길, 어쩌면 그것은 배려와 나눔을 표징하는 봉사의 길일 것이다. 더 이상 늙고 싶지 않았던 40대 중반, 많은 이들이 즐겨 불렀던 노래 「낭만에 대하여」는 최백호와 더불어 어느새 60의 고개를 훌적 넘었고 이미 숨이 차다. 이제는 이미자의「황혼의 부르스」다. 늘그막의 마음과 노래는 따뜻하고 여명을 뛰우고서야 여유롭고 가슴에 담아지기 때문이다. 봉사의 길도 그렇다. 이 태 희 前 법무부교정본부장

[경기시론] 잘못된 관행을 깨는 게 개혁이다

요즈음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개혁이란 말을 자주 볼 수 있다. 과거의 잘못된 관행이 고쳐지지 않고 그대로 유지돼 오면서 파행되는 문제들이 사회적 지탄을 받으면서 이를 개혁해 나가야 한다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개혁은 정치 사회상의 잘못된 구체제를 합법적이고 점진적인 절차를 밟아 고쳐 나가는 과정을 말한다. 국민이 앞장서 개혁을 요구하는 것은 과거의 잘못된 관행이 사회 곳곳에 그대로 존재해 생활에 불편을 주거나 국민의 권익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그동안에도 국민이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아 왔지만, 지난번 대통령 선거를 겪으면서 정치인들의 공약 가운데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고쳐 새로운 세대 새로운 정치풍토 조성과 사회적 변혁을 이루겠다고 한데서 개혁이 시대적인 요구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국민에게 불신을 받는 정치권의 개혁이 대표적이다. 국회의원의 겸직제한 국회의원 세비 30% 감축, 의원연금 폐지와 국회 윤리특위 강화, 정치 목적에 의한 선거구 구조조정 방지 등을 대통령 후보들은 물론 여야 정치권이 들고 나와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키로 했으나 용두사미가 되고 있다. 권력기관인 검찰과 경찰, 국세청도 개혁해 국민 위에 군림하는 일이 없게 하겠다고 대통령 당선자는 개혁을 약속했다. 이외에도 정부조직의 개혁과 낙하산 인사의 금지 등 개혁도 약속했다. 그러나 공직사회와 사회 곳곳에 잠재해 있는 잘못된 관행은 아직도 건재하고 있다. 지난번 헌법재판소장 후보 청문회에서 이동흡 후보를 고개 숙이게 한 특정업무 경비 문제만 하더라도 개인통장에 넣고 사용한 것에 대해 의원들이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추궁에 이를 관행으로 알고 있다는 답변에서 보듯 공직사회에 잘못된 관행이 지금도 고쳐지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과 사회적 요구이지만 우리 사회의 일부 지도층 인사나 상류층 등 기득권층은 관행으로 이어져 온 문제들을 개혁하는 데 대한 책임 의식이 부족한 것 같다. 공직사회나 사회 지도층에 의해 책임 의식 없이 잘못된 관행이 그대로 용인되고 있는 점 등이 개혁을 더디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그러나 과거 같으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던 잘못된 관행들이 정치, 사회적 쟁점이 돼 국민이 개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민주주의를 향하는 성숙된 국민의 자세라 하겠다. 국민과 사회가 그만큼 성숙해 졌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고 권력자가 직접 추진을 하고 제도화 과정을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하며 현실 문제로 접근을 해나가야 한다. 또 전문가 집단을 구성해 대비해야 하고 기득권층의 의견을 수렴, 저항을 최소화하는 일도 중요하다. 잘못된 관행의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과감하게 이를 해결해 나가려고 정부가 노력하면 고쳐나갈 수 있으며 개혁이 성공하게 되는 것이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의 청문회로 야기된 특정 업무 경비는 정부가 현금지급을 하지 않고 영수증 첨부 등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기로 결정하는 등 고쳐나가고 있어 성공한 개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개혁은 정치인들 스스로 앞장서 추진 국회의원의 기득권을 포기하면 성공할 수 있는 문제다. 새해 초부터 화두(話頭)가 되고 있는 개혁의 성공으로 잘못된 관행이 하나 둘 고쳐져 공정한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다. 김 창 수 인천언론인클럽 수석 부회장

[경기시론] 1372전화와 소비자 권리

소비자이면서 소비자를 위한 행복 전화번호 1372를 모르는 소비자가 의외로 많다. 아침에 눈뜨면서부터 일상생활 어디에서건 우리는 소비자로서 행동하고 구매하며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로서 살아간다. 항상 권리에는 책임도 따르는 것이고 잠자는 권리는 보호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1372 상담전화를 통해 들려오는 소비자피해사례를 보면서 서울과 지방, 국내와 해외, 서민과 취약계층, 청소년과 어르신 등 정보의 편차와 부재, 불평등에서 오는 분쟁과 피해가 여전히 삶을 피곤하게 하고 두텁게 쌓여가는 불만의 무게를 실감한다. 특히 글로벌 기업환경, 첨단 IT산업, 복잡한 금융보험 상품, 의료, 건강분야 등 세계가 급변하는 속도에 비해 이를 미쳐 따라가지 못하는 대다수 소비자 인식과 행동은 심각한 정보의 비대칭과 격차를 계속 벌려놓고 있어 소비자상담이 소화하기에 한계가 있음에도 더욱 중요해진 현실이다. 1372는 정부와 소비자단체가 함께하는 전국 통합 콜 시스템으로서 전국적으로 100여곳이 오전 9~12시, 오후 1~6시까지 동시에 신속하게 전화 상담을 받으며 상담내용은 모두 공정거래위원회 시스템에 의해 관리운영되나 상담자 및 내용은 철저히 보호된다. 가장 분주한 시각은 월요일 아침이다. 대부분 업체와 옥신각신하다가 접수하는 것이어서 불만수위가 클 수밖에 없다. 병원 약을 택배로 의뢰한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오지 않아 환자는 고통스러운데 간신히 연결된 택배기사는 약이 분실되었다고 할 때의 황당함과 분노. 급증하는 인터넷 쇼핑, TV홈쇼핑관련사례, 세대를 불문한 휴대폰 계약 및 통화품질관련 불만이 하루 종일 이어진다. 2012년 인천녹색소비자연대가 상담 처리한 접수 건은 년 1만여건에 달한다. 상담처리의 기본이 되는 것은 정부가 정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으로 1985년 이래 20차례 개정 고시되었다. 초기에 피해보상규정에서 출발하여 현재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으로 바뀌었고 소비자와 사업자(분쟁당사자)간에 발생한 분쟁이 원활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합의 또는 권고의 기준을 제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상담으로 분쟁당사자 간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중앙행정기관의 장, 시 도지사, 한국소비원장 또는 소비자단체에게 피해구제를 청구할 수 있다. 소비자가 놓치기 쉬운 기준 한가지- 최근 증가하는 헬스장 등 체육시설업, 할인회원권업에서 소비자가 계약해지를 요구할 경우 항상 사은품 반환여부가 논쟁이 된다. 개시 이후라면 취소일까지의 이용일수에 해당하는 금액과 총 이용금액의 10%를 공제 후 환급하는데 사은품은 동종의 상품으로 반환하거나 손율에 따른 금액을 지급하고 반환한다. 단 계약서에 사은품 가격이 기재되지 않은 경우 현존상태 그대로 반환한다는 조항이 있으니 시비에 앞서 계약서를 검토할 일이다. 요즘 젊은 소비자들은 인터넷 검색으로 고시내용을 파악하고 당당하게 소비자권리를 주장하는 모습이 대견스럽다. 특히 상조업, 국내외여행, 소셜 커머스, 예식업, 인터넷 콘텐츠업, 정수기임대, 통신결합상품, 공산품 등 소비자분쟁이 빈번한 상품에 대해 미리 분쟁기준을 살펴 보는 것도 중요한 소비자권리의 하나라고 본다. 소비자는 한 개인이지만 소비자의 행동을 통해 나타난 소비자문제는 커다랗게 국민과 국가를 향한다는 자부심으로 1372전화 앞에 마주 앉는다. 김 성 숙 인천녹색소비자연대 상임이사

[경기시론] 삶과 죽음, 선택인가?

이태백은 부평초같은 우리 삶이 꿈과 같으니 그 사이에 기쁨을 누린다해도 그 얼마나 되겠는가라고 춘야연도리원서에서 인생의 유한함을 노래하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공자가 말한 40대 불혹, 50대 지천명, 그리고 60대 이순을 거치면서 허겁지겁 살아온 본인의 인생을 한번쯤은 되돌아보게 된다. 계사년 벽두부터 들려오는 노동자들의 자살, 인기탤런트 최진실의 전남편이자 한 때를 풍미했던 프로야구 선수 출신인 조성민의 자살 소식들은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지나쳐버렸을 삶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 옛 선비들은 인생의 밑바닥에 떨어졌을 때 끝까지 같이 갈 친구로서 소나무, 대나무, 매화를 생각했다고 한다. 오늘날 우리들은 세한삼우로 자살을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한나라의 대통령부터 기업인, 유명 연예인, 주부, 일반 노동자, 학생, 노인에 이르기까지 연령,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자살이 유행병처럼 한반도를 휩쓸고 있다. 굳이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자살율 1위라는 통계를 예로 들지 않아도 한국은 이미 자살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70, 80년대 급격한 산업화를 거치면서 급속한 경제 성장과 더불어 물질, 기계 문명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지만 우리들의 정신적 적응이나 가치관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물질 문명 속에서 우리는 늘 세상에는 나 혼자뿐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는 은연중에 자살하는 유명인들을 베르테르효과니 베르테르증후군이니 하면서 미화하거나 과장하는 것은 아닌지. 혹은 죽은자를 열사니 하며 순교자인양 영웅시 하는 풍조가 아직도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것은 아닌지! 오히려 그로 인해 그들의 자살을 더욱 부추기고 모방 자살이라는 또다른 죽음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셰익스피어는 햄릿에서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라고 말하고 있지만, 삶과 죽음은 선택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외롭고 두렵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언젠가는 혼자가 될 것이라는 진리 누굴 위해서 아파할 수도 죽어줄 수도 없고 자신의 삶은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현실. 그렇다고 해서 죽음으로서 모든 것을 일거에 해결하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며, 이는 생명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일이요, 곧 자기에 대한 책임 회피이자 살인 행위임을 인식해야 한다. 자살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언론과 방송도 자살 문화의 확산을 부추기는 듯한 보도는 자제하고 자살에 대해서는 냉혹한 비판을 가해야 할 것이다. 최근 부산시가 전국 처음으로 자살 예방을 위한 심리적 부검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는 것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핀란드가 1980년대에 처음 국가 차원의 자살 방지 프로젝트인 심리적 부검 제도를 실시한 덕분에 자살률이 23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이웃나라인 일본도 정부와 민간단체가 자살 예방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꾸준히 추진하면서 15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자살자를 3만명 이하로 떨어지게 했다고 한다. 최제우의 홍익인간 정신이 아니더라도 국가 운영의 궁극적 목표는 국민의 삶을 인간답고 풍요롭게 만드는 데 있다. 부평초 같은 제한된 삶 속에서 우리는 현명하게 삶을 소비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기에 경제와 국력 상승에도 불구하고 국민 행복도는 꼴찌에서 헤매고 왜 자살률은 세계 최고인지 범사회적 수준에서 검토해보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이제 자살 문화의 확산을 방지하고 생명 존중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하루빨리 장기적인 역학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때인 것이다. 온 국민과 사회, 정부가 합심하여 국가적 차원의 책무와 예방정책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 공 경 호 오산대학교 교수

[경기시론] 2013 레미제라블-회복적 사법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열기가 심상치 않다. 1862년 출간된 이래 프랑스에서 성경보다 더 많이 읽힌 이 소설의 유명세야 익히 알고 있는 터이나 지난 연말과 새해에 걸쳐 도서판매의 증가는 물론 영화, 연극, 뮤지컬 등으로 장르를 불문하고 문화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레미제라블의 부활과 귀환은 이채롭다. 상처받은 영혼에 대한 포용과 인간애가 소설 레미제라블을 관통하는 사상이요 화두일진데, 어쩜 오늘처럼 각박한 세월, 사람들의 가슴에 담아내는 삶의 처연한 냄새가 시대를 가로질러 그때의 장발장을 고개 끄덕여 공감하며 찾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돌이켜보면, 공동체가 자신을 배려해 줄 것이라는 기대는 일찌감치 포기한 채 19년이란 긴 세월의 징역을 빵 한 조각 얻기 위해 수용할 수 밖에 없던 18세기 격동과 암흑의 시기, 그 역사의 격량에 휩쓸려 간 삶이 어디 장발장 하나이겠는가. 16세기 이후 근대 인문주의(人文主義)의 발현으로 형사처벌의 잔혹성과 비합리성을 배제하고 형사제도를 인간적이고 합리적인 목적추구의 도구로 지향시키려는 사명을 띄고 이미 형사학이 태동되었고, 암스테르담 징치장의 입구에는 두려워 말라, 나는 너희들의 악행에 대하여 복수하려는 것이 아니라 너희를 선으로 인도하려는 것이다. 나의 손은 엄하나 나의 마음은 온유하니라 라는 문구까지 걸리며 행형처우의 근대화 바람이 불기도 했으나. 형벌제도가 그 낙후성을 탈피하고 자리 잡기에는 더 많은 시간과 희생자가 요구될 수 밖에 없던 시기였으리라. 가난 때문에 범죄자 되는 사람들 그러나 범죄자(출소자포함)가 저주와 처벌의 객체가 아니고 과학적인 교정선도와 사회복지를 위한 재교육과정의 후보자로 보는 오늘의 문명된 형벌의 시대에도 출소자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장발장을 향한 자베르 경감의 그것보다 결코 따뜻하지 않고, 전과자라는 낙인으로 인해 갱생을 각오했던 많은 출소자들이 신상 털기를 두려워하며 장발장처럼 잠행하고 배회하는 현실은 더욱 아프다. 일 년에 교정시설을 왕래하는 자가 12만 명이다. 이들 중 거의 대부분은 가난의 굴레에 갇혀 있는 자들이며, 이들의 범행대상, 즉 범죄의 피해자들 또한 상대적으로 가난한 자들이 대부분이다. 가난해서 범죄를 저지르고 가난해서 손쉽게 범죄에 노출되는 가난의 악순환이 범죄지도에 아프게 상형되어 있는 것이다. 이들에게도 스스로 선택하지 못한 출생을 포함, 깡마른 청춘과 가난의 이유는 변명할 수 있도록 등을 두드려 줄 아량이 사회에 필요하니 이것이 곧 회복적 사법이다. 용서ㆍ화해로 공동체 복귀 도와야 회복적 사법 또는 회복적 정의는 범죄자 뿐만 아니라 범죄와 관련된 피해자, 가족, 지역공동체와 같은 보다 넓은 맥락에서 범죄를 이해하고, 범죄로 인한 개인적사회적 상처를 회복한다는 의미다. 회복적 사법의 목적은 가해자의 책임인식과 사죄와 배상을 통해 피해자가 당한 정신적물리적 피해를 회복하고 갈등의 당사자가 서로 화해함으로써 가해자에 대한 규범합치적 행동양식을 회복하고 다시 공동체에 복귀하도록 촉구하는 제도로서 법무부 교정본부에서 적극시행하고 있다. 최근 파렴치한 성폭행사범의 증가로 범죄자에 대한 사회 일반의 증오감이 격앙된 탓에, 범죄자 교정교화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멀어지는 듯 해 언급하거니와, 교정시설에 수용된 많은 수의 재소자들은 레미제라블 속의 가난했던 장발장을 많이 닮아 있음을 영화 속에서 혹은 연극 관람 중에라도 한번씩 상기해 보았으면 좋겠다. 소외된 이웃에 가슴을 여는 훈련이다. 이 태 희 前 법무부교정본부장

[경기시론] 인사가 만사다

사람을 적재적소에 기용해 그 기능을 다하게 하는 것은 나라를 다스리는 지도자나 기업을 운영하는 기업인은 물론 모든 조직에 성패를 가름하는 척도로 여겨지고 있다. 때문에 모든 일을 추진함에 있어 인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나라를 융성케 한 옛 성인들과 충신들의 용인술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큰 가르침으로 남아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중국의 성인 맹자(孟子)는 큰일을 할 군주에게는 반드시 자기가 함부로 다루지 못하는 신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지존(至尊)이나 황제(皇帝)가 독선과 오만이 있는 한 진정한 리더쉽은 탄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조선조의 실학자 순암 안정복은 고을을 다스리는 수령이 멀리 해야 할 관리를 세 가지로 꼽고 이런 부류의 인물을 중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첫째 권세를 믿고 멋대로 조정해서 자기의 명리(名利)만 는 자, 둘째 윗사람을 능숙하게 섬겨 총애를 잡고 재주를 부려 명예를 일삼는 자, 셋째 백가지계교로 교묘히 사리(私利)를 구하고 자기 몸만 살찌게 하는 자를 꼽았다. 율곡은 이에 비해 3가지 타입의 현명한 신하를 꼽아 이들을 중용하도록 권하고 있다. 첫째 덕(德)이 몸에 배어 임금을 섬기고 백성을 편안하게 하며 정도(正道)를 행하는 신하, 둘째 간절히 나라를 걱정 하면서 자기를 돌보지 않고 정성을 다해 백성을 보호하고 나라를 편하게 하는 자, 셋째 항상 자기 직분과 능력을 생각하며 그릇 크기가 경국(經國)에 미치지 못해도 재능이 하나의 관직을 능히 맡을 만한 신하를 꼽았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국민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것은 지도자의 정치철학도 중요하지만 지도자와 뜻을 함께 할 수 있는 믿음이 가는 사람을 중용하는 일이다. 지도자의 주변에는 항상 소인배와 아부꾼, 과잉충성자들이 있어 판단을 흐리게 하는 일이 없지 않는데 지도자는 옥석(玉石)을 가려내는 총명과 지혜를 가져야 한다. 18대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을 앞두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또한 인사다. 국민과 약속한 국민대통합과 탕평정책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부를 구성하는 인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국민들의 관심을 끌게 된다. 이명박 정부로부터 정권을 인수받게 될 인수위원들은 물론 정부를 구성하게 될 장관 등 국무위원,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정부를 보살필 청와대 인선 등등 박근혜 당선자는 모든 인사를 조용히 추진하고 있다. 최소한의 정예 인원으로 꾸려질 인수위원 장관들도 전과 같이 대통령만 쳐다보는 장관이 아니라 책임 장관제를 도입 장관들 스스로 국정운영에 앞장서게 하고 책임도 함께 지는 장관들을 임명한다는 것이다. 장관들이 앞으로는 국민들을 쳐다 보면서 책임 있는 국정을 운영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 대통합과 복지증진을 통해 중산층을 넓히고 대통합의 시대를 열어 가겠다고 했다. 이 모든 정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는 참신한 일꾼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면전에서 눈치나 보고 능력보다는 논공행상식의 인사로는 국민 대통합을 이루기 힘들다. 박근혜 정부는 앞으로도 많은 분야의 인사를 하게 된다. 참신하고 능력 있는 인사로 대국민 통합과 경제부국의 나라를 만들어 갔으면 한다. 김 창 수 인천언론인클럽 수석부회장

[경기시론] 스마트 소비자, 이제 식품이 문제다

올겨울 유난스런 혹한 속에 칼바람과 눈보라를 맞으며 누구나 지구환경위기를 실감 한다. 기후변화를 온몸으로 체감하면서 나는 이제 전 세계 물소비의 4분의 1은 쓰레기통에 들어갈 식품을 생산하는 재배지로 들어간다는 현실을 알고 더 이상 침묵하거나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싶다. 우리나라에서 버려지는 음식물이 년간 18조원이상이며 재배 및 유통단계에서 산업화, 규격화 유통기한문제에 걸려 곧바로 사라지는 식품을 포함하면 식품 폐기문제는 심각한 환경-경제-사회적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본다. 못생긴 감자라서, 6㎝ 이하 사과라서, 경쟁력 없어 산지에서 그대로 버려지고 있으며 매일 밤마다 마켓에서 폐기되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식품들, 여기에 식탁과 냉장고에서 무관심하게 버려지는 이 거대하고 불편한 세계 속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완벽한 식품을 구매하려는 편의주의적 소비자 행태에 수정을 가해야 한다는 자각이 든다. 유엔식량농업기구 발표를 보면 전 세계 식품의 3분의 1은 쓰레기로 버려지며 선진국은 2분의 1 수준이고, 영국 가정에서 매일 버리는 쓰레기 빵이 700만 조각, 감자 510만개, 달걀 66만개, 개봉하지 않은 요구르트 130만개 등을 알면 가히 충격적이다. 독일 언론인 슈테판 크로이츠베르거가 공저한 왜 음식물의 절반이 버려지는데 누군가는 굶어 죽는가를 읽으면서 슈퍼마켓에서 몰래 버려진 (주워가는 사람이 도둑이 되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식품값도 모두 제품가에 반영된 소비자 지불 몫이라는 사실에 소비자, 소비자단체가 주권의식으로 접근하여야 한다고 본다. 음식이 쓰레기인가? 아닌가? 열쇠는 소비자-그중에서도 이 시대의 스마트한 소비자가 해답 열쇠를 갖고 있고 스마트한 소비자행동을 통해 변화할 수 있다고 본다. 새해부터 달라지는 것 중에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실시가 있고 여기에 우선 기대를 갖는다. 그동안 일정 비용만 내면 음식물쓰레기를 무한정 버릴 수 있던 정액제에서 벗어나 이제는 많이 버릴수록 더 많은 돈을 내야 하는 종량제가 올해부터 지역여건에 따라 순차적으로 시행되며 전용봉투, 납부필증, RFID, 부피측정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하게 된다. 주부들로서는 남는 음식을 버리는 과정의 번거로움에 더해 이제는 일반쓰레기처럼 봉투값 문제까지 감당해야 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어 무조건 음식 쓰레기를 줄여야만 하는 지혜와 과제가 가중되었다. 음식쓰레기 발생량은 2008년 1일 1만5천t에서 2012년 1만7천t으로 연평균 3%씩 증가하는데 음식쓰레기 구성을 보면 잔반 쓰레기보다(30%)보다 유통. 조리과정 쓰레기 57%, 보관 폐기 식재료 9%, 먹지 않은 음식물 4%를 차지하고 있어 보다 원인별 근본적인 대응책이 요구된다. 이같은 바탕 위에서 최근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는 지속가능농업과 스마트소비자 주제로 정책협의회를 개최하였다. 녹색소비자연대는 미국의 선한 사마리아인의 음식기증법 (1996)과 같은 법제정 및 유럽처럼 학교정규수업에 음식쓰레기과정 포함교육 실시, 로컬푸드 사용 정보, 건강하고 공정한 음식소비 홍보 등으로 확산하자는 논의가 계속 이어졌으며 새해 추진계획을 준비중이다. 2013 스마트 소비자들이여. 새해에는 식품과 식품폐기물 문제에 한발짝 다가서자. 김 성 숙 인천녹색소비자연대 상임이사

[경기시론]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는날 동지

2012년 12월 21일은 24절기의 하나로 1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다는 동지(冬至) 절기입니다. 24절기란 태양력에 의해 자연의 변화를 24등분 하여 표현한 것으로 태양의 환경이 270도에 도달했을 때입니다. 동지는 셋으로 구분되어 동지가 10일 안에 들면 애동지, 20일 안이면 중동지, 20일 이후면 노동지라고 부릅니다. 동지는 일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다고 해서 음이 극에 달하는 날이기도 하지만, 이날을 기점으로 해서 낮이 다시 길어짐으로 양의 기운이 새롭게 태어나는 날, 즉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이기도 합니다. 중국 주나라에서는 이날을 설로 삼았었고 이후 우리나라로 전해져 아세 또는 작은설 로 부르며 경사스러운 날로 여겼다고 합니다. 사마천도 사기(史記)에 동지는 태양이 되돌아와 봄이 시작되는 날이라고 풀이했으니 곧 새해의 시작이요, 다시 말해 양기가 되살아나는 날이라고 기록하고 있으며, 이날 팥죽을 먹었으며, 영조실록에도 동짓날 팥죽은 양기가 되살아나는 것을 기원하는 뜻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동지팥죽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는 뜻의 동지첨치(冬至添齒)란 풍습을 통해 그동안의 모든 액운을 걷어내고 새해에는 전염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살게 해달라는 소망으로 새로운 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동지를 기점으로 새해 시작 알려 동지가 지나면 하루 낮길이가 1분씩 길어져 옛 선인들은 태양이 기운을 회복하는 것이라 여겨 이날을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는 날 로 생각했답니다. 세대 간의 갈등과 분열, 흑색선전과 네거티브가 난무했던 18대 대선도 끝나고, 우리 청소년들의 희노애락을 좌지우지했던 수능도 끝났습니다. 모든 것이 새로이 태어나고 있습니다. 새시대의 새대통령이 탄생했으며, 수능이 끝난 우리 청소년들은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출발을 시작할 것입니다. 동지가 지나면 푸성귀도 새 마음 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동지가 지나면 온 세상이 새해를 맞이할 준비에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몸을 움츠렸던 각종 푸성귀들도 다가올 봄을 위해 싹을 튀울 준비를 하듯이 우리도 2012년의 모든 액운을 걷어내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움을 받아들여야 할 때입니다. 사실은 매일의 같은 날들을 이렇게 새해라고 부르고 묵은 해라고 하며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합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한다는 것은 과거로부터의 틀, 기존의 갈등과 반목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새롭게 거듭나려는 것입니다. 매 순간 순간이 새로워져야한다는 것이지요. 사실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들이 같은 일상이 아닌, 전혀 새로운 현재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바라보는 것입니다.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듯이 경인년에 대한 배려와 용서를 구하고, 새해 계사년에 대한 상생의 희망을 나누는 것은 어떨런지요! 2012년 액운 걷고 새 출발을 동지의 의미를 되새기며, 임진년 액운은 모두 묻어버리고 새해 계사년 태양의 부활을 희망차게 맞이하여, 우리나라 경제도 발전하고 모든 국민의 새해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冬至> 공 경 호 오산대 교수

[경기시론] 정치와 민심

정치의 계절이 왔다. 그것도 하늘이 낸다는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통령 선거일이 다가오고 있다.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후보들은 국민의 심정을 헤아려 민심을 얻고자 노력한다. 민심을 바로 읽고 민심을 얻는 자는 성공할 것이요 민심을 바로 읽지 못하고 오만에 빠진 후보는 국민에게서 외면 받아 낙선의 고배를 마시게 될 것이다. 올바른 정치를 하려면 국민이 바라는 것이 무엇이며 생각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헤아려 겸허히 받아들여 이를 수용하고 실천하려고 노력한다면 이것이 곧 국민을 위한 정치라 할 것이며 참다운 위정자로 추앙받게 될 것이다. 국민들로부터 추앙받는 참다운 국민의 대통령을 선출하는 18대 대통령 선거일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18대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후보들은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국민(유권자) 앞에 나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실행하겠다는 공약들을 발표하며 국민들로부터 환심 사기에 나서고 있다. 당선만을 위해 남발하는 공약 후보들이 발표하는 공약은 국민의 올바른 판단 속에 선택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번 대통령 선거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 선거에 비해 높다고 하겠다. 세계적인 경제 불황 가운데 경제발전을 이루어야 하고 국민생활에 안정을 위해 복지증진 등을 위한 노력이 가일층 요구되기 때문이다. 민심은 후보들의 진정한 마음, 작은 정성에도 감동 받기 마련이다. 과장과 거짓 없는 후보의 품성이야말로 국민을 감동시키기 충분하며 국민의 생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후보들이 갖추어야 할 첫 번째 덕목이기도 하다. 중국의 맹자(孟子)는 국가를 이루는 세 가지 구성요건을 말하면서 그 첫째가 백성(百姓)이요 둘째가 사직(社稷)이요 마지막이 군주(君主)라고 했다. 통치자로서 가장 중요시해야 할 것이 백성이다. 맹자에 의하면 천하를 얻는 방법은 백성을 얻는 데 있으며 백성을 얻는 방법은 올바른 민심을 얻는 것이라고 했다. 민심을 얻기 위해서 통치자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위민정치라고 했다. 민심은 하늘의 뜻이라 하여 천심(天心)은 민심(民心)이라는 말이 나온 것도 올바른 위정자가 되새겨 보아야 할 가르침이다. 그런데 민심은 통치자의 통치 형태에 따라 외면당할 때도 있어 민심은 무상하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때문에 통치자는 민심의 향배에 관심을 기울여 잘못된 것이 있으면 이를 바로 잡으려 노력해야 한다 통치자가 민심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하면 백성으로부터 외면당해 민심이 등을 돌리게 되며 백성은 이와 같은 통치자를 독재자라고 부르며 결국에는 통치자로서의 생명마저 잃게 된다. 올바른 투표 통해 걸러내자 적화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군비확충에 전념하고 있는 북한 정부와 대치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국민의 선택이 그 어느 선거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때문에 신중을 기해 후보자를 선택해야 한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후보들은 오직 당선만을 위해 공약을 남발하는 등 방법을 다하고 있다. 후보들이 민심을 얻기 위해 공약을 남발하고 있지는 않은지 유권자인 국민이 나서서 감시해야 한다. 또 유권자인 국민은 투표에 빠짐없이 적극 참여해 내가 원하는 후보를 선택하는 한 표의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김 창 수 인천언론인클럽 수석 부회장

[경기시론] 학교 밖 교육의 특별한 소비자

수능시험이 끝났다. 1년, 아니 3년 동안 우리 아이들은 어떤 일도, 어떤 실수도 용납돼서는 안되는 수능시험을 끝내고 희비가 엇갈리는 점수를 받았다. 수능시험은 전국의 66만8천여명의 고등학생이 선택이 아닌 인생의 필수 코스로써 거쳐야만 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시험을 보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앞으로 수능시험을 봐야하는 후배들에게도 반복될 수 밖에 없는 일이니 그 긴장과 암담함의 감염은 언제 끝날지 모를 일이다. 수능방식이 바뀌어도, 사교육 없애기 운동이 공감대를 형성해도, 반값 등록금 공약이 학부모와 학생들의 부담을 줄인다 해도 대학입시 경쟁을 벌여야 하는 교육현장의 열병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인은 되지 못한다. 이같은 현실은 지난해 민주당 김춘진 국회의원실과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이 발표한 20102011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 비교 및 분석 결과로 입증된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고등학교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사교육 참여율 중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부문이 단과 전문 학원의 증가이다. 단과 학원은 2010년 31.3%에서 2011년 51.9%로 증가했고 개인과외 업체도 2008년 6만1천104개에서 2011년 8만8천362개로 증가했다. 사교육 팽창에 매몰된 교육현실 고등학교 졸업생 수가 감소하고 대학정원도 줄어들고 있지만 사교육을 통한 학교 밖 교육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다수 학생의 집단 사교육에서 개별적인 사교육을 선호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될 수 있다. 사교육 시장이 모바일과 인터넷 기반에 편승해 다양한 형태로 계속 확대되는 현실에서 소비자는 마땅히 강의의 품질과 가격, 나아가 교육상품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인정받고 있는가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초중고교생이 주요 대상인 인터넷 강의나 학습지를 통한 교육방식의 부실과 문제점은 매일 소비자상담 전화에 쏟아내는 불만의 목소리들이 생생하게 대변해 준다. 관인학원은 교육청의 관리를 받고 있어 나은 편이지만 최근 방문판매나 인터넷사이트를 통한 1대1 교습방식 중에서는 수업내용이 부실하고 시간을 지키지 않고, 평가가 안되는 등 소비자 불만이 크다. 교육 프로그램에 신경 쓰기보다 영업 마케팅 차원에서 학부모에게 접근하다 보니 교육과 무관한 화려한 서비스 상품이 제공되며, 이렇게 제공된 고가의 사은품은 해지시 원상태 대로 반환해야 한다는 공급자 위주의 내용을 나중에 듣고서 시비가 벌어 진다. 학교 교육에 대한 불안감이 이같은 학교 밖 교육을 선호하도록 만드는 현실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사교육이 대학교육의 질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 것이 아님에도 우리의 교육현실은 사교육의 팽창에 매몰돼 있다. 소비자 권리 인정받고 있는가 학생과 학부모가 교육의 주체라고 하지만 행정적으로만 그 의미를 갖는다. 학교 밖을 나서면 단지 사교육을 선호하는 소비자로서 대우받기 때문이다. 교육의 소비자인 학부모의 경제적 지위가 사교육 번창의 동기를 제공하는 주요 요인이고, 학생과 학부모가 특별한 손님으로 대우받을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사교육시장의 참된 검증과 학부모의 최선의 선택을 지원하고 담보할 제도적 장치는 어디에서 마련돼야 하는지 의문이다. 대학입시의 무게가 덜어지지 않는 한 학교 밖 수업의 소비자권리는 당장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다. 교육이 존재할 틈을 찾기 쉽지 않다. 김 성 숙 인천녹색소비자연대 상임이사

[경기시론] 잃어버린 자아

요즈음 어디를 가도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스마트폰 혹은 IT 기기를 통해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차안에서 혹은 전철에서도, 카페에서도, 심지어 길을 걷거나 서 있는 사람들까지 스마트폰 또는 IT 가상속의 나홀로 세계에 길들여져 가고 있는 것이다. 혼자만의 세계에 빠진 사람은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을 느낄 필요도 없으며 다른 사람으로부터 배신과 같은 상처를 받거나 간섭을 받을 필요도 없다. 오직 자신만의 가상세계 속에서 즐기면 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의 외형과 성격이 다르지만 스마트폰을 들고 나홀로 세계에 빠진 그들의 모습은 기계처럼 한 가지 자세뿐이다. 데보라 잭은 혼자가 편한 사람들의 관계심리학이란 저서를 통해서 인간은 자신의 천부적인 기질을 부정하지 말고 본래 가진 장점을 발견해서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인간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인은 스마트폰이나 IT 기기에 길들여져 인간의 천부적인 야생 본연의 기질을 거부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부정하며 혼자가 편한 사람들이 되어가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세상을 혼자 살아갈 수 없다. 인간이란 말의 한자를 풀이하면 사람사이란 뜻이다. 우리는 어떠한 형태이든지 인간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런 인간관계는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주고 우리 인생에서 삶의 척도가 될 만큼 중요한 것이다. 즉,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스마트폰이나 IT 기기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관계속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부모 형제를 포함한 사람과의 관계속에서 우리의 자아는 성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의 이리아동들이 처음 발견됐을 때 그들은 인간이었기 보다는 한낱 동물에 불과했다. 왜 였을까? 출생 후 단 한 번도 인간관계를 맺지 못한 채 깊은 산중에서 이리떼들과 함께 자랐기 때문이다. 이처럼 다른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는 우리로 하여금 자아의식을 가진 인간으로 성장하게 하는 동시에 개인의 정체성과 건전한 인격발달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현대인의 모습은 어떠한가? 인간 본연의 모습을 거부하고 인간관계를 회피함으로써 인도의 이리아동들과 같이, 나홀로 세계에 빠진 현대인은 동물도 아닌 기계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마이클 그린은 도피하는 현대인에서 현대인에게는 두 개의 병이 있다고 했다. 하나는 자아상실이요, 또 다른 하나는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일이라고 했다. 스마트폰이나 IT 기기같은 문명기기의 발달은 인간의 편리를 위해 발명됐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풀어나가 소통을 이루기 보다는 스마트폰과 인터넷과 같은 문명기기 속의 가상세계로 도피하고 있다. 자아는 서서히 현실과 가상세계에서 혼란을 겪고 기계와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사라져 간다. 우리의 자아는 문명기기 속에 갇히게 되는데 우리는 그것 조차도 깨닫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서서히 스마트폰과 IT 가상세계에 종속되어 가고 있는 느낌이다.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와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작은 IT 기기안에서의 자아상실은 사이코패스와 같은 인간을 양성하게 되고 많은 사회적인 불안요소를 낳게 된다. 인간관계의 본질은 나 자신, 즉 자아를 찾는데서 시작된다. 나라는 존재 없이는 다른 사람도 존재할 수 없으며 더구나 나의 존재는 가족 구성원, 사회, 국가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나라는 존재는 다른 사람과의 원만한 관계에 의해서 존재할 수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사람에게 가장 행복을 줄 수 있는 상대는 IT 기기가 아닌 사람이다. 혼자 IT 문명속의 나홀로 세계에서 빠져나와 이제 현실적인 삶의 공간속에서 대화하고 소통하며 자아를 찾고 삶의 모든 면을 서로 궁리하며 공존의 틀을 세워가야 할 때이다. 그것이 바로 사람의 근본이 아니겠는가? 공경호 오산대 총장

[경기시론] 사형폐지국 유감

범죄자들의 법정태도 불손이 시민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그렇잖아도 토막살인 등 금수보다 못한 악질적 범죄행위의 빈발로 민심이 흉흉한 터에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르고서도 반성의 기미는 커녕 범죄자들이 법정 질서마저 우습게 여길 지경에 이르렀으니 분노를 감추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오만방자함은 대체 어디서 오는 것인가.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는 극악한 범죄에 대항하는 극형으로서의 사형이 법률상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지난 1997년 이후 이를 집행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서 언필칭 실질적 사형폐지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법률이 부여한 형벌집행의 직무를 유기함으로써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목숨만은 건질 수 있는 생명보장의 방패가 범죄 집단에게 훈장처럼 부여되고 만 것이다. 아울러 집행이 결여된 법정형으로서의 사형은 이미 그 의미와 무게가 퇴색하여 이제 웬만한 악질범죄에는 법관들 또한 집행도 되지 않는 사형선고를 심적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선고하지 아니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지경에까지 이르고 말았다. 극악무도 범죄자에 지나친 관용 사형제도와 그 집행의 존폐와 관련하여서는 오랜 기간 찬반의 논리가 명료하게 정리대립되어 왔던 터라 재차 언급할 필요는 없겠다. 다만 폐지론자들의 주장처럼 목숨 앞의 숙연함을 도외시하는 사형의 잔혹성을 수긍하더라도 그 보다 더욱 잔혹한 범죄의 응징을 위해서는 우리가 기꺼이 용인해 나가야 할 아픔임을 재차 강조하고 싶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고대 사적 복수시대의 형벌관으로부터 범죄의 응징을 국가가 위임받은 오늘날의 공형벌 시대에 이르도록 형벌이 응보(應報)를 그 본질로 함에는 변함이 없다. 범죄에 대처하는 국가형벌의 강도가 응보적 등가성을 훼손할 경우 형벌의 위하력은 형해화되고 이는 곧 법질서의 이완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뼈아픈 대가를 치러야 할 극악한 범죄마저 관대해져 버리면 그것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극심한 고통과 모욕을 안기고 나아가 공형벌 체계에 대한 불신감 및 사적 복수심을 조장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범죄 예비군들에게는 다음의 희생자를 찾게 하는 빌미와 여유로도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사형집행과 관련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전 국민의 70%가 사형집행을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극악무도한 범죄로부터 공동체가, 국가가 자기를 돌보아 주어야 한다는 당연한 기대감이자 민심의 욕구임을 수긍해야 한다. 목숨 앞에 경건해야 할 의무는 착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만 주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공형벌 체계에 불신감 조장 물론,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목숨도 경건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명백하게 다른 사람의 목숨을 빼앗고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지난친 관용은 다른 선량한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하고 피해자 가족들에게는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 범죄 앞에서 희미해지는 정의를 곧추 세우기 위해서라도 사형집행의 강한 의지가 이번 대선주자 어느 누구에게서라도 대선공약의 일단으로 거론되어 졌으면 좋겠다. 이 태 희 前 법무부교정본부장

[경기시론] GCF유치, 햇빛발전과 에너지

햇빛은 자연이 준 최고의 선물이자 최상의 에너지이다. 올 겨울 혹한이 예상된다는 차가운 소식에 인천시민 햇빛발전협동조합이 속히 추진되어 1호기 착공소식 및 내년 상반기 중 학교, 주요 공공기관 옥상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기 기대한다. 태양광이 무엇이며 왜 인천인가? 10여년 전부터 태양광과 태양열을 이용한 건물이 전국 곳곳에 등장해 시선을 모았다. 건축물의 지붕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여 빛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것으로 햇빛 발전은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 또한 영구적 사용인 가능한 재생연료로 고갈되지 않으며 설치가격은 점차 내려가고 기술수준은 급성장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반갑게도 인천이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을 유치한 만큼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잘 수립하여 기후보호 도시, 탄소중립 도시로 나아가야 하는데, 그 핵심에 바로 에너지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 인천에는 5개 발전 자회사가 운영하는 9기의 발전소가 있다. 9기의 발전소가 인천지역에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막대하다.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지역에너지정책을 새롭게 고민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탄소중립 도시의 비전 설정 그러한 점에서 시민햇빛발전 운동은 인천이 기후보호 도시, 탄소중립 도시의 비전을 설정하는데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올해 초 인천 부평구, 연수구, 남구, 동구 등 40여개의 지방자치단체가 탈핵 도시를 선언했다.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핵발전소 참사 이후 독일, 일본, 이탈리아, 스웨덴, 프랑스 등 거의 모든 국가가 탈핵과 재생에너지 확대정책을 채택하는 추세이다. 이러한 추세는 전세계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중국(13억5천만명) 조차 탈핵과 새로운 에너지 정책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자원의 98%를 전량 수입하면서도 1인당 전기사용량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산업구조상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 절약이 제5의 에너지라는 정책구호가 지금 우리에게 정확한 요구이며 우리 생활에서 낭비되는 에너지 요인이 너무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과소비 캠페인을 통한 충격요법도 있지만 장기적이고 세밀한 절전 정책과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에너지 정책의 전환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것과 에너지 자원의 다변화이다. 그리고 에너지원의 다변화에서 핵심적인 것은 재생에너지의 확대이다. 재생에너지 사업 확대가 핵심 물, 바람, 햇빛과 같은 무한한 자연자원을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것은 여러모로 이익이다. 무엇보다 새로운 에너지원을 채택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일자리도 늘어난다. 독일의 경우 태양에너지 정책으로 10여년 동안 무려 30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 특히 청년일자리가 대폭 늘어났다. 몇 년 사이 눈부신 기술 발전을 이루고 있는 재생에너지산업의 성장 잠재력은 반도체산업의 성장과 맞먹을 정도이다. 최근 서울, 인천, 부산, 경남, 안산, 수원, 성남, 부천, 시흥에서 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시민들이 십시일반 자금을 모아 햇빛발전, 즉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자는 움직임은 에너지 실태에 경종을 울리는 것으로서 시기적으로 그 의미가 크며 갈수록 다양하게 확산될 것으로 본다. 김성숙 인천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이사

[경기시론] 한글은 찬밥?

10월 9일 한글날을 맞아 개최된 세계 문자 올림픽에서 한국이 2회 연속 금메달을 수상했다는 낭보가 전해졌다. 지난 2009년 10월 자국에서 창조한 문자를 가진 나라 16개국이 모여 자국언어의 우수성을 겨루게 된 것을 필두로 올해 태국 방콕에서 열린 세계 문자 올림픽에서는 자국에서 창조한 문자를 쓰는 독일, 스페인 등과 타국 문자를 차용, 개조해 쓰는 나라까지 총 27개국이 참가했다. 한글은 1997년 유엔 산하기관인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유네스코에서는 문맹퇴치에 크게 이바지한 사람들에게 주는 상 이름을 세종대왕상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더구나 올 여름 문자가 없어 곤란을 겪고 있던 인도네시아 소수 민족 찌아찌아족이 자신들의 언어를 표기할 공식 문자로 한글을 도입하기도 했는데, 이는 한글의 가치와 공적을 국제적으로 인정 받은 실례들이라고 할 수 있으며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전파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국내선 홀대받는 세계문화유산 이렇게 국제적으로 대우받는 한글이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찬밥신세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1926년 일제 치하에서도 한글학회에서 한글날의 전신인 가갸날을 제정해 면면을 이어오다가 1949년 한글날이라는 이름하에 공식 공휴일로 지정돼 온국민이 한글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를 가지게 됐다. 그러나 공휴일이 너무 많아 노동자들의 생산성이 떨어져 경제 발전에 장애가 된다는 이유로 1991년 한글날을 법정공휴일에서 제외함으로써 우리 국민들 마음에서 한글날이라는 기억을 시나브로 지우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기까지 하다. 또한 요즘 우리 사회에서의 언어 타락 현상은 도를 넘어섰다는 느낌이 든다. SNS를 통한 우리말에는 없던 저속한 은어, 비속어, 엉터리 수준의 한글 철자법 등이 우후죽순처럼 돋아나고 있는 것은 물론이요, 심지어 라디오나 TV 등 대중매체에서도 거침없이 타락한 언어들을 쏟아 내고 있다. 특히, 이른바 막장 드라마라 지칭되는 공중파 방송에서조차 거친소리, 된소리, 야한 표현 들이 난무하고 있어 자라나는 어린이, 청소년들이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늘날 우리글과 말이 이토록 오염되고 혼탁하게 된 것은 소위 지식인, 문화인, 언론인들에게도 막중한 책임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지적해 두고자 한다. 특히, 근년에 들어 이른바 첨단지식인을 자처하는 일부 사이비 지식인들이 몰상식하기 짝이 없는 별의별 해괴한 요설과 망언을 동원해서 소위 영어공용화론까지 무분별하게 퍼뜨림으로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런 전형적인 사이비 지식인들은 국무회의, 국회, 국방부, 법원, 공영방송, 검찰, 경찰 등에서도 한글과 영어를 함께 쓰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민간기업 뿐 아니라 공기업까지 회사명을 영어로 바꾸고 일상에서도 영어가 한국어처럼 쓰이는 광풍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전 한반도가 영어 몸살을 앓고 있는게 현실이다. 외래어의 남용을 막고 한글의 사용을 늘려 나가야 할 마당에, 오히려 영어와 한글을 공용화한다는 것이 얼마나 비효율적, 낭비적 발상이며 어불성설인지를 깨달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아끼고 지켜나가야 이제, 한글은 우리의 자랑일 뿐 아니라 세계인의 문화유산이다. 일제의 병탄과 남북 분단 상황에서도 민족 정체성을 지켜준 버팀목이었으며, 발성 구조와 철자를 일치시켜 세계의 어떤 말이든 표기할 수 있고 또 표기된 것을 소리로 재현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과학적인 글이다. 과거 제국주의 시대에는 국력에 실려 언어가 확산됐다면 이제는 국력이 문화의 힘에 의존한다. 전 세계에 퍼져나간 한류라든가 싸이의 강남 스타일 열풍에서 보듯이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다. 문화전쟁의 시대인 것이다. 민족의 얼과 혼이 담긴 한글을 사해만방에 자랑하고 경축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자성하고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공경호 오산대 총장

[경기시론] 물총강도

공창제 운영의 필요성이 일부에서 주창될 만큼 세간에 횡행하는 성범죄가 사람들의 인내를 시험하고 있다. 어쩌면 성범죄에 대한 사회전반의 이런 분노와 시선은 피해자에 대한 공동체적 관심의 고양과 성범죄에 대한 사회안전망의 조속한 착근을 촉구하고 있다는 관점에서는 나름 고무적인 변화일 상 싶다. 주리를 틀어도 속이 풀리질 않을 못된 성범죄는 과거에도 오늘 못지않게 빈발했었다. 친고죄라는 성범죄의 특성을 빌미로, 혹은 피해자의 사회적 수치감을 이용해 손쉽게 합의가 종용되고 묻혀져 왔을 뿐이다. 뿐만 아니라 개인적 사정에 의해 신고조차 되지 못한 암수(暗雖)범죄는 보다 더 많을 터임에도 아직은 세상이 미개하고 모두들 먹고 살기 바빠 방관해 온 시절이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교정시설에서는 이러한 강간사범들을 속칭 물총강도라 불렀었으니, 남의 정조를 강탈했음으로 강도임에는 틀림 없었겠다. 성매매 방지법 후유증 극복 위해 70년대 말 일선 교도소에는 집단윤간 등 악질적인 성범죄자들이 며칠 걸러 입소하곤 했었다. 대부분이 십대후반 또는 20대 초반인 녀석들을 혼내고 또 진심어린 반성을 촉구시켜 보고자 이들에 대해 특별교육을 창안(?)해 실시한 바 있었으니, 하의를 벗게 하고 일렬로 세운 뒤 벌겋게 달군 연탄집게를 들고서는 겁을 주곤 했었다. 강간범들에게는 성기에 낙인을 하는 것이 교정시설의 규칙임을 엄중히 일러주는 것이었다. 물리적 거세의 위협에 견딜 장사가 있겠는가. 녀석들은 통곡하며 용서를 빌었고 비지땀을 흘리며 작성한 두툼한 반성문을 제출한 뒤 특별훈방 처분에 고개 숙여 감사해 하던 그 모습들은 지금도 기억하면 쓴 웃음이 절로 나온다. 2002년 국방대학교 파견시 동기생들과 독일 함부르크를 방문하는 기회를 가졌었다. 당시 함부르크 해안의 전경보다도 우리를 놀라게 했던 것은 광대하고 뻔뻔한 공창의 규모와 역할이었다. 함부르크 세수의 50%가 여기에서 얻어지고 성범죄 예방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가이드의 설명에 일단 고개가 끄덕여도 졌으나, 공창 설립자의 거대한 동상이며 도처에 즐비한 성인용품가게, 그리고 그 문화를 허용하고 즐기는 함부르크의 정서가 우리에게는 다만 커다란 문화충격으로 다가왔었다. 이후 국내에서 성매매 방지법이 시행됐을 때 교정관계자들은 그 취지를 충분히 납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찝찝한 예견을 같이 했었었다. 집장촌의 풍선효과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가격 상승 등 성구매자의 접근배제가 자칫 만만한 아이들에 대한 성범죄의 증가요인으로 작용할 것이었다. 또한 유흥종사자들에 대한 보건소 등의 성병관리체계가 무너짐에 따라 성병의 확산은 불문가지일 터, 교정시설 입소 재소자의 성병검진 및 관리 대책도 필시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었다. 근원적 접근과 논의 필요 성매매 방지법 시행 후 모 여성장관이 라디오 방송에 출현하여 피임기구들이 많으니 집장촌을 찾지 말고 연애를 하라고 젊은이를 부추기는 민망한 촌극까지 벌렸으나 홀로되고 가난한 노중년층에게는 아마도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로나 들려졌을 것이리라. 그런가 하면 교정관계 모임에서 토의 중 모 여성 운동가는 성매매방지법을 노인보호차원에서 비난하고 있었으니, 파고다 공원의 홀로된 가난한 노인 수백 명을 60대 할머니 3명이 담당하고 있다. 이 불결한 매매춘으로 노인 성병이 급증하고 있다고 침을 튀겼었다. 어쨌건 기우에 그쳤으면 좋았을 우리들의 염려는 현실이 되어 고령자들에 의한 아동성폭행 시범은 점증되어왔고 근절되다시피 했던 재소자들의 악성성병보균율은 날로 급증해 나가고 있다. 또한 풍선의 바람을 한 줌도 빼지 못한 채 도처에 유사성매매 업체의 확산만을 불러온 성매매방지법의 풍선효과와 후유증에 말 없는 다수는 분노하고 있다. 그렇다고 홍등가의 여성이 양가집 규수를 보호한다는 고답적인 논거를 들어 공창을 허용하자고 주장할 용기는 쉽지 않다. 비록 그것들이 물총강도들, 그 중에서도 우발적 성충동에 따른 범죄 발생을 다소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을지라도. 최선의 사회정책이 최선의 형사정책임을 되새길 때 보다 근원적인 접근과 논의가 물총강도들의 퇴치를 위해 필요한 시점이다. 이태희前 법무부 교정본부장

[경기시론] 겨울이 더 추운 사람들

겨울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겨우살이 준비를 해야 하는 사람들은 걱정이 태산 같을 것이다. 누구보다도 겨우살이가 더 걱정되는 사람들은 직장 없는 실직자와 청년백수, 독고 노인 등. 우리 주변의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은 어깨가 움츠려 들고 겨울은 더 춥게 다가올 것이다. 10년 전 IMF에서 벗어나 경제가 성장궤도에 진입했다고는 하지만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 때나 지금이나 더 나아진 것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도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업계는 심각한 경영난 속에 건설 인력들이 일자리를 잃고 대부분 실직 상태다. 경기 불황으로 인한 경영난으로 기업들은 법정관리에 들어가거나 구조 조정을 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 그 뿐인가 우리 경제에 새로운 역할을 해야 할 20대 후반의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청년백수로 전락하고 있다. 일자리없어 고통 받는 사람 많아 외환대란으로 시작된 10년 전 IMF 사태 때의 악몽을 많은 사람들은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기업과 금융권 할 것 없이 경영합리화를 이유로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한순간에 직장을 떠나야 했다. 졸지에 일자리를 잃은 실직자들은 갑작스러운 변화를 가족들에게 알리지 못하고 매일 출근하는 것처럼 집을 나와 도서관을 가거나 옷을 갈아입고 산을 오르는 등 소일하며 지내기도 했다. 평생을 집과 회사 밖에 모르고 살아왔으니 마땅히 갈 데가 있었을 리 없다. 직장 없는 실직자가 되었으니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자존심 상하는 일이요 나중에 식구들이 퇴직 사실을 안다 해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아내와 아이들을 볼 면목이 없으니 숨죽여 살아야 했으며 일부 실직자의 가정은 파탄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이렇듯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IMF가 10년이 지나도록 별로 달라진 게 없다며 고통 속에 사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많다. 지금도 기업의 구조조정은 계속되고 실직자는 늘고 있으며 운이 좋아 일자리를 다시 얻는다 해도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해 어려운 생활들을 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소 역할을 해야 할 청년의 고용이 늘지 않고 있어 청년 백수가 증가 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0대 후반 비경제 인구가 91만 명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21만명(30%) 급증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들의 신규 채용이 줄어들고 아르바이트 일감마저 200만개가 줄어든 탓이라고 한다. 이러니 청년들의 어깨가 움츠러들고 흥이 날 리가 없다. 이웃들에게 용기와 희망줘야 우리 젊은 세대는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가난에서 벗어나고 세계 10대 경제대국을 이룬 호황 속에 안주했던 세대다. 이들이 IMF 여파와 세계적인 경제 불황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세계경제는 내년에도 유럽발 경기 침체가 세계적인 경제 불황으로 번지면서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은 채 내리막길을 갈 것이라고 IMF가 극심한 경기침체 가능성을 예고했다. 한국은행도 금리를 또 내리면서 우리나라의 경제전망치를 올해 2.4%, 내년 3.2%로 낮추어 발표, 내년 경제의 어려움을 예고했다. 금년 겨울은 오르기만 하는 생필품, 기름 값에 더욱 어렵게 지내야 할 것 같다. 경제발전에 기대를 걸고 힘겹게 생활해온 사람들에게는 금년 겨울이 더 추울 수밖에 없다. 늘어만 가는 실직자와 청년 백수 100세 시대에 증가하는 노령인구 이들 모두 우리와 함께 가야하는 이웃들이다.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보듬어 주자. 김창수 인천언론인클럽 수석 부회장

[경기시론] 착한소비, 녹색소비, 윤리적 소비자가 되는 길

소비자단체에 속해 있다 보니 녹색구매, 착한소비와 같은 단어에 친밀감을 갖는다. 지난 추석명절에는 장보기와 차례상 준비를 하면서 자연스레 윤리적 소비까지 고민 아닌 고민을 하게 되었다. 매번 명절을 보내고 나면 명절 음식과 차례 음식 등 두 식구가 적어도 일주일은 똑같은 음식을 매일 먹어 치워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명절 음식을 줄이려고 해도 기본을 채우다 보면 매번 되풀이 되는 과잉소비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장바구니 물가는 왜 그리 뛰는지. 싼값이 아닌 공정한 가격과 가치를 추구한다는 착한소비를 외면하고 오른 값 만큼 보충하기 위해 결국 값이 싼 물건들로 채워 넣은 것이다. 착한소비는 본래 남을 배려하는 소비에서 시작되었다지만 동시에 자신도 배려하는 소비가 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은 착한소비를 적절히 표현한 것이라고 본다. 나아가 윤리적 소비라고 할 때는 자원의 배분, 구매, 사용, 처분 행동까지 포함한다고 하며 자발적으로 삶과 물질을 간소화하자는 개념이 들어있다고 하는데 윤리적 소비자를 꿈꾸면서 실제로는 비윤리적 소비행동을 하는 꼴이다. 전통과 간소한 삶 사이의 괴리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바쁜 사회에서 윤리적 소비를 고민하며 살만큼 여유가 없는 것 이라고 해야 할지? 소비자가 믿고 신뢰 할수 있는 어떻든 소비자의 윤리의식과 실천행동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정설은 옳았고 착한 소비를 실천하기란 어려운 일이라는 걸 또 한번 실감했다. 그런데 요즘 착한소비 트렌드에 실망하고 화를 내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10여년 전부터 조금씩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친환경제품, 유기농 판매점이 눈에 띄게 많아지고 소비자의 선택이 뒷받침되면서 다양한 친환경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유행처럼 지원법 제정과 제도가 줄을 잇고 있다. 20~30% 비싸더라도 원료와 제조공정이 뭔가 다를 것이라고 믿는 소비자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소비자가 지불한 댓가와 선택이 과연 옳은 것이었는지, 제조업자는 얼마나 성실하게 제조공정을 관리운영하는지, 비싼 가격이 어떻게 선순환 되어 제품가격에 반영되고 가격과 품질안정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성실한 결과를 보고받지 못하고 있다. 섣불리 유기농과 아닌것의 차이를 요구하는 것이 성급하다고 한다면, 차이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성실히 가꾼자의 영성과 가치가 분명 존재한다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 소비자의 신뢰에 제조자가 응답하여야 하고, 그런 제도나 기회를 정부는 연구하고 만들어 내야한다. 윤리적 소비정보 제공 필요 선진국에서는 소비자 관련 정책과제로서 윤리적 소비정보제공에 주력한다고 들었다. 식품, 뷰티, 건강, 에너지 등 실시간으로 제품의 윤리성을 비교하고 나아가 환경, 동물복지, 인권 등을 기준으로 산출한 윤리적기업 인덱스점수를 좋은/나쁜/추한 브랜드로 분류해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 정부가 인증한 친환경적이며 녹색제품들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 볼 일이다. 인천녹색소비자연대가 주주로 참여하는 인천광역시 녹색제품전시관이 남동공단 내 비즈니스센터 1층에 문을 열었다. 화장지, 주방용품, 유아용품, 세제, 토너등 300여 녹색물품을 이해하는 것도 착한소비자의 일이다. 김성숙 인천녹색소비자연대 상임이사

[경기시론] 페럴림픽, 왜 소외당하나?

2012년 8월 29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2012 런던 페럴림픽은 12일 간의 열전을 마치고, 영국 시간 9월 9일(한국 시간 9월 10일)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폐막을 축하하는 화려한 불꽃으로 막을 내렸다. 불과 며칠 전의 일이건만, 이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하다. 많은 사람들이 올 여름 런던올림픽으로 밤을 지새웠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본인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었음을 인정한다. 그런데 혹시 페럴림픽에 대해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페럴림픽이 뭐냐고 묻는 사람들도 많다. 페럴림픽이란 신체 장애인들이 하는 올림픽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올림픽이 끝난 후에 그 개최지에서 의무적으로 열리는 대회다. 페럴림픽(Paralympics)은 1960년 제1회 로마페럴림픽을 시작으로, 올림픽이 열렸던 같은 도시, 같은 시설에서 열리게 되는데, 하계 올림픽의 경우 1988년 서울 올림픽, 동계 대회의 경우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이후부터라고 한다. 4년마다 올림픽이 끝난 후 올림픽 개최국에서 경기를 하게 되며, 국제 페럴림픽 위원회(IPC)의 주관하에 개최되고 있다. 영문표기인 페럴림픽(Paralympics)이란 어원에서 하반신 마비를 뜻하는 Paraplegia의 Para 와 Olympics의 lympics 를 조합한 합성어로 1964년 제2회 도쿄장애인올림픽대회 당시 주최측의 해석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인간능력 한계 뛰어넘는 대축제 런던 페럴림픽 경기종목은 21개 종목으로, 양궁, 육상, 도로 사이클, 트랙 사이클, 승마, 시각장애인 축구, 뇌성마비인 축구, 유도, 역도, 조정경기, 요트경기, 사격, 수영, 탁구, 좌식 배구, 휠체어 농구, 휠체어 펜싱, 휠체어 럭비, 휠체어 테니스 등이며, 올림픽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이색적인 종목인 골볼과 보치아도 있다. 골볼과 보치아는 각각 시각, 뇌성마비 장애인을 위해 시작된 종목으로 청각과 두뇌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는 종목이다. 이번 런던 페럴림픽에 대한민국도 13개 종목에 임원 47명과 선수 88명 총 135명의 선수단을 파견해 금 9개, 은 9개, 동메달 9개를 획득해 종합 12위의 쾌거를 올렸다. 페럴림픽의 기본 이념은 스포츠를 통한 국가간의 우정과 이해의 증진을 바탕으로 인류의 평화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올림픽정신과 이념을 기초로 한다. 즉, 올림픽이 인종국가정치문화 및 이념을 초월한 인간의 건강증진과 스포츠를 통한 인류의 화합, 나아가 인간의 무한한 잠재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한 범세계적인 축제로서 세계 젊은이들의 힘과 기록의 제전이라면, 페럴림픽은 인간의 평등을 확인하는 대회이며 인간능력의 한계를 뛰어 넘는 감격의 대축제라고 할 수 있다. 중계 이뤄지지 않아 관심 멀어져 이런 기본이념에도 불구하고 페럴림픽이 대한민국에서는 올림픽보다 여러 측면에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인간의 평등을 확인하는 대회라면 마땅히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방송으로 중계가 이뤄져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해주어야 하는 것은 아닐런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요즘 같은 미디어 시대에 방송과 언론의 중계는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 수 있는 중요한 매체이기 때문이다. 상업 방송이야 수익구조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더라도 공영 방송에서 조차 장애인들의 국제 게임인 페럴림픽을 외면하는 듯한 인상을 주어서는 안될 것이다. 장애는 비난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평등하게 공존해야 하는 대상이 아닌가! 장애인 선수들의 얼굴에 환한 웃음으로 답해줄 수 있도록 경기 중계 등을 통해 페럴림픽이 인간의 평등을 확인하는 대회이고 인간능력의 한계를 뛰어 넘는 대축제인 만큼 그들만의 축제 가 아닌 전국민의 축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장애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를 어떻게 기울일 것인가 하는 과제를 방송계 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풀어가야 한다. 공경호 오산대 총장 직무대행

[경기시론] 마음의 평수

30여년 교도관 생활을 끝내고 나니, 흰 머리칼, 주름살로 남은 초로의 내 모습이 거울 속에서 자꾸만 말을 건네 왔다. 내일로 미루어 두었던 하고 싶었던 일들을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해 볼 의향은 없느냐고. 삶의 패턴이 바뀌면 마음의 색깔 또한 달라진다했던가, 심중에 꼭꼭 묻어 두었던 얘기들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어졌다. 성공이든 실패든 흔치 않는 직업인으로서의 내 삶의 경험은 소중하고, 이런 계기가 아니라면, 어쩌면 시간의 모래밭에 묻혀 잊혀지고 말 높은 담 안의 더러 슬프고 또 따뜻한 얘기들을 회현하여 적어보기로 한다. 일에서의 은퇴가 삶에서의 은퇴가 아닌 바에야 지난 내 삶에 대한 격려와 회초리를 함께 들고. 교도소 높은 담 안의 삶은 각박하고 고독하다. 온통 까발려져 세상에 노출되어 버린 오욕이야 시간이 지나면 묻혀가지만 고독을 즐길 준비를 소홀히 하면 홀로 떨어진 아픔에 처연함은 배가 된다. 주어진 삶의 틀에 마음을 맞추는 일 마음의 맷집이 좋은 사람들은 각박한 공간에서도 여유를 만들어 가지만 반대의 경우 부질없는 번민과 요동으로 내상만 깊어간다. 주어진 삶의 틀에 내 마음의 크기를 맞추어 몰입하고 즐겨감이 징역살이의 알파요 오메가다. 예나 지금이나 교정시설에서는 원예반을 만들어 꽃과 나무 등을 가꾸게 하고 있다. 시설의 자연친화적 환경을 배려하고 작업을 통해 재소자의 심성순화를 유도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이 작업장은 속칭 범털들이 선호하는 곳이고 또 그렇게 구성되어 진다. 사회일반인의 시각에서는 처우의 불공정을 시비할 수 있고 또 그런 측면을 부인할 수도 없겠으나 일반 재소자 및 흉악범들에도 잘 알려져 있는 유명인사들을 그들과 혼재하여 둘 경우 발발될 수 있는 교정사고를 사전예방 하자는 고육지책으로써의 측면이 더욱 강하다. 어쨌든, 시절에 따라 원예반 구성인력의 사회적 인지도가 다소 차이가 있겠으나 80년대 중후반 모 교도소의 원예반 구성원의 면면은 참으로 화려했었다. 10여명의 재소자 모두가 전직 고위관료, 의원, 군인, 기업가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이들 모두는 만만찮은 내공들이 있어 맡은 일에도 성실히 임했었다. 어느 작업장이나 재소자 그룹에서는 이들을 이끄는 반장을 선임하는데 마침 원예반에서 반장이 출소를 함에 따라 새롭게 반장을 선출하게 되었다. 그런데 후임반장의 선출문제가 난관에 봉착하여 담당 교도관이 당황해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이들 모두가 서로 반장을 하겠다고 자청하고 나선 탓이었다. 험한 세상 사는 데 필요한 지혜 모 전직 고위관료는 감독주임 순시 시 예쁜 화분 하나를 들고 나와 주임님 이게 제가 키운 꽃입니다하고 읍소하기에 이를 만큼 후보자들의 경쟁의 열기가 뜨겁기 그지없었다. 사회일반의 시각에서 보자면 세상의 지위와 권력을 다 누린 작자들이 무슨 비루한 추태냐고 혀를 찰 수도 있겠으나 그게 바로 마음 편히 징역을 사는 방법이요, 내공임을 경험한 자는 다 알고 있다. 인간이란 너나없이 디디고 선 공간만큼의 마음으로 작아질 수밖에 없고 또 그렇게 마음의 평수를 줄여 즐기지 않고는 정신적 궁핍에서 벗어 나기가 쉽지 않다. 고독에 몸부림치거나 외로움에 사무쳐 징징거리기 보다는 초등학교 시절 줄반장을 탐하던 마음처럼 사소한 욕구들을 키우고 역할놀이를 즐기는 것, 그것이 아픈 시간을 이겨내는 보약인 것이었다. 사람에 따라서는 처절한 반성과 참회로 징역살이를 스스로를 구원하는 시간으로 만들어 가기도 한다. 그러나 범인(凡人)들에게 있어서야 반성도 하루 이틀이지 무연묘처럼 세상에서 버려진 듯한 아픔을 잊고 뼈저린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겨내는 지혜가 더욱 다급할 터, 주어진 시간 내 마음을 작게 하고 토닥여 갈 일이다. 비록 징역살이가 아니라도 마음의 평수를 다듬는 일이란 험한 세상, 인생의 거친 물살을 타고 넘을 때도 어쩌면 필요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이태희 前 법무부 교정본부장

오피니언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