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미발레단 경기도 공연

깊어가는 가을의 서정을 정통 클래식 발레를 통해 만끽해보자. 클래식 발레의 환상적인 묘미와 창작 발레의 생동감이 살아있는 ‘조승미발레단’(단장 김계숙)이 경기도를 찾는다. 13일 오후 7시30분 평택문예회관 대극장에서의 공연을 시작으로 14일 오후 7시 군포시민회관 대공연장, 26일 오후 7시30분 의정부 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발레의 진수를 경기도민에게 선사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안무가 로이 토이아스가 지난 93년 조승미발레단을 위해 특별히 밝고 아름다운 춤 동작으로 안무한 ‘기쁨의 왈츠’를 비롯, 고전발레의 기본기에 캐릭터 댄스와 마임의 변화무쌍한 볼거리를 접목한 ‘해적’ 중 그랑 파드 두를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에선 해적들이 동굴에서 펼치는 장쾌한 춤과 콘라드가 메도라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을 선사한다. 또 치밀한 안무와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이 어울어진 섬세하고 웅장한 고전 발레인 ‘호두까기 인형’ 중 그랑 파드 두와 ‘돈키호테’ 중 키트리의 친구 두명의 바리에이션, 거리의 댄서 메르세데스의 스페인 집시춤, 용감한 투우사 에스파다의 춤과 함께 키트리를 그의 이상형인 둘시네로 착각한 돈키호테와 산초의 장면이 그려진다. 이와함께 클래식 발레를 현대적으로 새롭게 안무해 카르멘의 열정적이고 격정적인 색채를 절제된 몸짓의 남녀 2인무로 상징화한 ‘카르멘’, 한 남자를 둘러싼 여자들의 드라마틱한 질투와 열정을 무대위에 발산한 ‘황홀한 순간’ 등이 펼쳐진다. 특히 조승미발레단의 야심작이라고 할 수 있는 ‘후유증’은 얼핏 보면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사랑의 후유증과 사고 후유증을 고통이라는 동질직인 측면에서 바라보는 색다른 작품이다. 현실에서 후유증으로 인한 고통은 비참하고 버거운 것이지만,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 주며 회복하는 과정을 통해 다시 태어나는 삶을 응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 무대를 장식할 ‘에피소드∥’는 재즈풍의 느낌에 탭 댄스가 가미돼 보는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고영규기자 ygko@kgib.co.kr

12일 수원시립합창단 정기연주회

수원시립합창단의 제82회 정기연주회가 12일 오후 7시30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이번 연주회는 현존하는 세계적인 작곡가 더글러스 쿰스의 합창음악 ‘Mass in 1991’을 시립합창단의 육성으로 녹음, 그 음반을 출시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상임지휘자 민인기씨가 정교하고 섬세하게 더글러스의 합창음악을 해석해 환상적인 합창 하모니를 들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1부 ‘20세기 성당음악Ⅰ’은 세계합창 무대에서 주목받는 현대합창곡 중의 하나인 더글러스의 대표작 ‘Mass in 1991’이 연주된다. 소프라노 독창으로 시작되는 ‘긍휼히 여기소서’, 다양한 빠르기의 조화와 박자의 변화가 돋보이는 ‘영광’, 독창과 합창의 교창 형식의 조화가 아름다운 ‘사도신경’, 전체적으로 느리고 비교적 여유있는 빠르기로 구성된 ‘거룩하시다’와 ‘복있도다’, 부드러운 흐름 속에 평온한 느낌을 주는 ‘하나님의 어린양’ 등을 들려준다. 이 곡들은 라틴어 가사의 음악적 표현이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체적으로 통일된 화성구조와 각 악장마다 다양한 빠르기와 강세의 변화로 다양한 음악적인 색채를 보여준다. 2부는 미국의 합창음악으로 시작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작곡가 사무엘 바버의 무반주 합창음악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 ‘윤회’ 및 ‘Mary Hynes’ ‘Anthony O Daly’ ‘The Coolin’ 등을 차례로 들려준다. 이어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작곡가 김지영씨의 창작곡 ‘처용가’와 재즈로 편곡한 ‘별’, ‘동심초’ 등을 노래한다. 이와함께 20세기 성당음악Ⅱ로 묶어 ‘오 위대한 탄생이여’, ‘하나님의 어린양(사무엘 바버 작곡)’, ‘할렐루야’로 연주회의 끝을 장식한다. 228-2736

물맘 서종훈 개인展/경기문화재단 전시실

“언제나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과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물의 작가로 알려진 물맘 서종훈(42·여주군 북내면 서원리)의 개인전이 ‘원(願)-그 울림전’을 제목으로 2일부터 8일까지 경기문화재단 2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물맘은 ‘남한강 사람들’ ‘물축제’ ‘평택 무봉예술제’ 등에서 인간의 환경파괴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경고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이번 전시에는 ‘고향의 언덕’ ‘꿈’ ‘미류나무 꼭대기에’ ‘그리움’ ‘세월’ ‘고독’ ‘새벽’ 등 우리 사회에 대한 물맘의 염원을 담은 ‘원’연작 소품 설치 50여점이 선보여지고 있다. 특히 그의 작품에는 한결같이 기러기 모양을 하고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금속성 솟대가 설치돼 눈길을 끈다. ‘솟대’는 옛 조상들이 장대 끝에 매달아 마을 어귀에 세웠던 민간신앙의 상징물로 하늘에 염원을 담아 보내는 도구로 사용됐었다. 물맘은 이 솟대를 통해 지구의 무사안녕과 모든 인간들의 평안을 기원하는 ‘원’을 담고 있다. “수해와 가뭄 등 오늘날 자연재해는 결코 우연히 발생하는 재앙이 아닙니다.” 물맘은 개발이란 명목으로 환경을 파괴하는 인간에게 자신의 작품이 무서운 경고의 메시지로 전달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와함께 물맘의 솟대에는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우리민족 전체의 ‘원’도 엿보인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그는 어머니를 하늘나라로 보내야하는 슬픔을 겪었다. 그래서인지 그의 솟대에선 마치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니와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는 듯 진한 그리움이 묻어난다.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살고 싶다”는 우유부단한 삶의 방식을 택한 물맘이지만 그의 작품에선 온 세상의 모든 것을 포용하는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고영규기자 ygko@kgib.co.kr

조선족 작가 정동수씨 초대展/수원미술전시관

중국 수묵화의 다양한 필법 속에 한국의 빛과 정취를 얹어놓은 그림. 조선족 작가 정동수씨(63)의 초대전이 3일부터 12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에서 열린다. 정화백의 그림은 분명 한국 수묵화와는 다르다. 하지만 그 독특한 화법 속에 한국의 느낌이 얼비친다. 무엇을 애써 표현하기 보다는 끊임없는 사색을 통해 자신만이 본 시각적 잔영을 화폭에 그대로 옮겨놓는다. 안간힘을 쓰지 않고 임의적으로 마음가는 대로 그려 답답하지 않은 시원함을 주는 것이 정동수 그림의 원형이다. 정화백의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의 두번째 개인전. 1990년 서울 백상기념관에서 고구려 고분벽화 작품들로 이뤄진 첫 개인전을 연 이후 12년만이다. 그는 최근의 작품보다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왕성하게 활동할 때의 작품 100점을 모아 전시하고 있다. 미술관 1전시실에는 그의 전공인 인물사상화 52점이 걸려있다. ‘망향’이라는 실향민의 애환을 표현한 작품 외에 특별히 주제의식을 나타낸 작품은 없다. 그가 중국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수묵화를 가르칠때처럼 인물을 보이는 대로 표현한 것이 전부다. ‘청년농부’‘대장장이’‘북치는 사람’은 82년 그린 작품으로 모델을 앞에 세워 놓고 보여지는 느낌대로 그렸다. 정씨가 오랜 세월 그려온 인물사상화를 대표하는 작품들인 만큼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고 한다. 뒷짐 지고 있는 한 남자의 모습을 그린 ‘청말기의 지식인’에선 불평을 일삼고 욕심이 많은 지식분자들의 자태를 표현했다. 그외에도 남방지역 인물의 특성을 표현한 ‘장족여자’와 ‘소흥의 남자’, 북방인들의 생활모습을 고스란히 담고있는 ‘농부’와 ‘광부’에선 지역색을 읽을 수 있다. 한켠에는 중국수묵화의 정수인 풍원, 류국휘, 오산명의 작품들을 모사한 ‘여자아이’‘강남아가씨’등의 작품들이 있다. 이 작품들은 원작자가 자신의 작품과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흡사하다. 2전시실에는 23점의 산수화가 걸려있다. 정씨는 인물화를 그리다 짬을 내서 산수화를 그린다. 그는 입구 정면에 걸린 백두산의 밀림과 폭포를 상상으로 만들어낸 작품을 자랑한다. 3전시실에는 두달 남짓 작업한 25점의 누드화가 걸려있다. 탁한감을 벗어나 유연감과 색체적 성감 등을 현대적으로 표현했다. 40여년간 그림을 그려온 정씨는 12년전 서울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을때 조선민족의 풍토가 고스라니 담긴 역사적인 그림을 그릴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아직 그 꿈을 실현은 못했지만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오는 8일(일) 오후 2시에는 정화백이 관람객들 앞에서 사군자를 직접 그리는 이벤트를 마련하고 저렴한 가격에 작품도 판매한다. 257-2966

한국경기소리보존회, 경기소리 정기공연

멋과 흥의 ‘경기소리’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임정란씨(한국경기소리보존회 이사장·경기도립국악단 민요악장)와 그의 제자들이 경기소리 정기공연을 갖는다. (사)한국경기소리보존회가 주최하는 공연은 오는 31일 오후 4시 ‘전통과 창작의 어울림’이라는 주제로 과천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경기도무형문화재 제31호 경기소리 예능보유자인 임정란씨를 ‘전통’이란 테마로, 그의 문하생들이 관현악에 맞춰 팔도민요, 현대 창작곡 등을 부르는 것을 ‘창작’으로 이름짓고 그들의 어우러짐을 주제로 한다. 경기소리는 서울·경기지방에서 부르는 경기잡가와 경기민요 등을 통틀어 부르는 명칭으로 서도·남도소리와 대조적으로 음색이 밝고 경쾌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있다. 임정란씨의 스승인 묵계월씨(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예능보유자)는 “제자가 지난 1999년 경기도무형문화재 제31호 경기소리 보유자로 지정된 이래 경기소리의 발전과 보급을 위해 힘쓰고 있다”며 “열과 성을 다해 학생들을 지도하며 국악의 참맛과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40년간 경기소리를 해온 임씨는 “경기민요가 대중화되고 활성화되는 것이 흐뭇하다”며 “제자들을 가르치느라고 하루 7∼8시간씩 소리를 하지만 열심히 따라하는 제자들을 보면 보람이 크다”고 답했다. 그는 또 “외길을 걸어오면서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소리를 할때면 모든 잡념이 사라진다”며 “경기소리가 모두 좋지만 ‘노랫가락’과 ‘금강산타령’이 더욱 맘에 끌린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에 대해 그는 “관람객들이 경기민요와 함께 창작곡, 관현악, 사물놀이 등 다양한 우리 소리를 접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무대에는 임정란씨를 비롯, 묵계월 선생,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전수교육조교 이오규 선생, 도립국악단 사물놀이팀, 임씨의 문하생 등 50여명이 출연한다. 이번 소리축제의 서막은 임정란 명창이 문하생들이 나와 ‘선유가’를 선보이고, 묵계월 선생과 함께 ‘출인가’를 부른다. 이어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연주에 맞춰 ‘우리 비나리’ ‘구아리랑’ ‘아리랑’ ‘방아타령’ ‘한강수타령’ ‘장기타령’ ‘궁초댕기’ 등 경기민요 20여곡을 부른다. 이오규 선생은 가곡 ‘승무’를 협연하고, 도립국악단 사물놀이팀이 신명나는 ‘신모듬’을 연주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공연은 무료다. (02)503-5825

’정감 26 동주묵연전’/수원미술전시관

“서(書)란 자연스럽게 펼쳐 나감에 있어 우선 글씨를 쓰기전에 마음 속의 회포를 자연스럽게 해 성정을 풀어놓고 본성에 맡긴 연후에 펼쳐나가야 한다.” 수원을 중심으로 왕성한 창작활동을 해온 동주 이한산 선생의 문하에서 글씨를 써온 동주묵연회(회장 권기섭) 문하생들이 모여 전시를 연다. ‘정감 26 동주묵연전’이란 이름으로 28일부터 9월1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에서 펼쳐진다. 동주묵연회 창립 26주년 기념을 겸한 이번 전시에는 한문·한글·문인화 등 20여명 회원의 100여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작가가 붓을 잡은 후 지금까지 경험한 모든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출품된 작품의 다양한 형식과 내용이 눈길을 끈다. 비록 시대적인 유행에 민감하게 대처해 감각적이고 세련된 구성으로 창조된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전통성을 유지하면서 격조높은 현대화를 모색하려는 안목이 돋보인다. 작품들은 대부분 자연과 무위의 즐거움을 노래하고 있다. ‘동방 최고의 명산/깎아지른 듯한 금강의 절경/그 모습 세상에 나타내니/일만이천봉이 무한경이라/구름이 감도는구나(동주 이한산 선생의 ‘금강산시’ 중에서) 회원 전원이 각종 서예대전에서 입상 경험이 있는 동주묵연회의 이번 전시가 가을의 문턱을 풍요롭게 수 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257-2966 /고영규기자 ygk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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