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을 지키자]설날 새로운 가족문화

‘설날 새로운 가족문화를 만들자’용의 승천하는 기세로 맞이한 2천년. IMF 경제한파의 긴 터널을 빠져나왔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깨가 움추려진다. 어려울수록 헤어져 살았던 형제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명절은 그래서 더욱 소중하다. 뉴 밀레니엄시대 처음맞는 명절. 이번 설은 우리가 소중히 여기며 지켜왔던 전통예절을 되살려 가족의 정체성을 되찾고 사라져가는 가정문화를 되살릴수 기회이기도 하다. 인터넷 PC방은 자주가면서도 1년내내 찾아뵙지 않은 어른들을 찾아보고 명절때면 어김없이 동네 할아버지를 찾아 예(禮)를 올렸던‘세배문화’를 되살리는 일은 새 천년에 사라져야 할 구습이 아니라 전세계로 뻗어나갈 21세기 한국의 참모습이다. 이런 점에서 집안에 가훈이 없다면 이번 설날에 정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다만 즉흥적으로 가훈을 정하면 다짐이 약해지므로 1년동안 지킬 가훈을 잠정적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는게 어른들의 충고다. 다짐력이 지속되면 가훈을 액자에 걸어 가족구성원이 한마음으로 화목한 가정을 키우게 될 것이다. 30여년 전국을 돌며 ‘무료가훈써주기’봉사를 계속해온 화가 최성률옹(75)은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해지면서 가정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며“가훈을 통해 가족과 자신에 대한 사랑을 한없이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함께 할아버지 함자조차 모르는 신세대 자녀와 무릎을 맞대고 직계조상과 가문, 혈통에 대한 뿌리의식을 함께나누는 족보찾아보기도 어렵지않게 시도할수 있다. 또한 우리의 고유 미풍양속을 숭상하는 전통예절 배우기, 증조부부터 아들까지 4대에 걸친 혈족들의 사진을 가정별로 담아 책으로 묶는 ‘앨범족보 꾸미기’, 이름과 나이, 서로 아끼는 물건 등을 도자기에 담아 몇십년뒤 개봉하는‘가족타임캡슐’,홈페이지를 만들어 가족소개, 그림모음 등을 게재하는 인터넷 가족신문 등도 가정공동체 형성에 도움을 줄 것으로 가족전문가들은 추천하고 있다. 김원준(49) 족보도서관장은“서구문화의 유입과 고질적인 지역갈등속에서 뒤틀린 우리의 공동체의식을 회복해야 한다”며“정체된 자녀의 가정주체성을 찾는것데 족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학기자 chkim.co.kr

희망 2000 선택 2000(양평·가평)

양평·가평 선거구는 수도권에 인접해 있으면서 농업과 관광산업에 역점을 두고 있는 지역으로 지난 88년 13대총선부터 여권 후보가 매번 바뀌면서 재선 의원이 배출되지 못하고 있어 현 민주당 김길환 의원의 재선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또 한나라당 조직책을 받은 정병국 전 청와대 제2부속실장이 공천에 유리한 고지에 올라 민정·사정비서관을 지낸 김 의원간의 ‘상도동 직계’의 싸움이 볼만해 졌다. 여기에 본인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민병채 양평군수의 출마설이 여러가지 가능성이 제시되며 여전히 잠복하고 있어 민 군수가 출마할 경우 선거 판도는 일시에 변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민주당 후보만 결정된 상태고 한나라당은 정병국 조직책과 당료출신 배려와 함께 DR(김덕용 부총재)계 지분을 내세우고 있는 서병길 정책위원회 심의위원간의 공천경쟁, 자민련의 현 홍성표 위원장도 공천을 안심할 수 없는 상태이다. 김길환 의원은 지난 15대 총선서 신한국당으로 당선된 뒤 민주당으로 말을 갈아 탄 이후 그 동안 중앙선 전철화, 경춘선 복선화사업 등 각종 현안을 해결하며 재선고지에 도전하고 있다. 홍성표 지구당위원장은 후보군 증 유일한 가평출신으로 ‘지역 홀대론’을 호소하고 있는데다 중선거구제 시절 이한동 총재권한대행의 지역구로 이부분이 맞아떨어지지면 12대부터 연속 4차례 패배한 4전5기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심감을 피력하고 있다. 한나라당 정병국 조직책은 김영삼 정부 시절 손명순여사의 제2부속실장을 지낸데 이어 현재 국제연맹 합기회 세계본부 부총재를 맡고 있으며 43세라는 젊음을 내세워 낙후된 지역발전을 새롭게 하기 위해 새로운 인물에 맡겨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한편 여인혁 전 국민신당 지구당 위원장은 차기 군수 출마를 염두에 두고 이번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으며 신현석 전 연청경기북부지회장과 조점용 산업교통신문사 대표, 이병대 전 민주당 지구당위원장은 수면 아래로 잠복한 상태다. /고창수·신용진·이재규기자 jklee@kgib.co.kr 15대 총선 유권자 : 97,400명 투표수 : 66,520명 유효표 : 64,063명 신한국당 28,409명 국민회의 15,368명 민주당 3,975명 자민련 16,311명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돼야

정부는 수도권의 과대화를 막기 위해 수도권정비계획법이란 특별법으로 인구유입을 차단하고 각종 개발을 억제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한편에서는 주택보급율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수도권에 대규모 택지개발을 추진, 인구를 늘리는 모순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것이 수도권, 특히 경기도가 받고 있는 모순된 정책에 의한 피해이자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경기도는 수정법의 제정 취지를 살리고 낙후된 지역개발을 위해 수도권정비계획법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 주요골자는 자연보전권역내 외자유치로 인해 대규모 관광지를 한시적으로 조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약속했고 입법예고까지 했던 정부가 지난 7일 수정법 시행령 개정안을 예고하면서 이같은 내용은 제외시켜 경기도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1.수정법 개정의 타당성 수도권정비계획과 유사한 제도는 예전 선진국에도 있었다. 그러나 외국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책을 전환했고 현재 이같은 제도를 가지고 있는 국가가 없다.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기업이 어디에는 투자하고 어디에는 안되고를 법으로 규제하는 경우는 우리나라 뿐이다. 따라서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반드시 수정법은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의 입장에서도 매년 30만명씩 인구가 증가하면 2003년에는 인구 1천만이 넘는 전국 최대의 자치단체가 될 것이다. 인구유입을 묶겠다는 수정법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도의 인구가 늘고 있는 것은 중앙에서 경기도에 신도시를 개발하는 무분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도가 베드타운으로 전락하고 있고 급변하는 세계화, 지방화, 지식산업화에 부응할 수 없는 토대를 갖고 있어 국가정책의 핵심인 경기도의 경쟁력이 날로 뒤떨어지고 있는 게 도의 현주소다. 그런데도 중앙정부는 수도권 기업에 대해 세제혜택을 주면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타 지역으로 이전을 촉진하고 있다. 경제원리상 필요하지만 공장 설치를 법으로 막고, 세제로 차별하는 것은 수도권과 경기도는 물론 국가경제상으로도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도의 주장이다. 경기북부는 전국에서 가장 낙오된 지역이다. 그런데도 경기북부에 있는 기업까지 세제 등 인센티브를 주면서 타지역 이전을 촉진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다. 최소한 북부기업 이전은 타 시·도처럼 동등하게 해 주어야 한다. 또 대기업이 이전하면 중소기업이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경제의 구조와 원리를 신중히 검토해 경제환경을 조성하고 물류비용, 출·퇴근 등 사회비용을 절감해 주어야 하는 게 국가의 몫이다. 이를 위해 도는 수도권에 적합한 산업을 적극 유치하면서 과도한 인구증가 요인이 있는 산업은 계획적으로 이전을 추진하는 정책을 위해 수정법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것이 자연보전권역내 외자유치를 통한 50만㎡이상의 관광지를 3년간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정책이었다. 도는 이를 위해 지난해 덴마크 레고사와 2억불 프로젝트, 미국 A사와 3억2천5백만불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한 축령산 프로젝트 등을 추진해 왔다. 2.수정법 개정 개악에 대한 도민들의 반발 지난해 4월 17일 도의 건의대로 수정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던 건설교통부가 지난 7일 ‘서울에서 관광호텔의 과밀부담금 부과를 2002년말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규제완화 내용을 입법예고하면서 이 내용은 제외시켜 도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경기도는 ‘자연보전권역내 관광지 조성 허용’은 이미 지난해 입법예고된 사항이고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허용을 약속, 이를 믿고 외자유치를 추진했는데도 이제와 이를 허용치 않으므로 인해 국가신인도 추락은 물론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이번 수정법 개정안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기도의회(의장 이계석)와 경기도 경제단체연합회(회장 문병대)도 각각 성명서를 통해 외국인 투자관광지 조성사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경기동부지역 10개 시장·군수협의체인 동부권 시장·군수 협의회와 시·군의회의장협의회도 건교부의 입법예고안 부당성을 성토한 뒤 관광지 조성을 전제로 추진키로 한 오염총량제를 전면 거부키로 결의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게다가 시·군의회의장협의회는 지난 26일 한나라당 당사에서 수정법의 개정이 관철될때까지 무기한 철야단식농성에 들어가는 등 도민들의 반발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3.이제는 필요한 시기다. 21세기는 지방화·분권화시대이다. 지역경쟁력을 통해 국가발전을 꾀하기 위해서는 현재 객관적인 타당성 없이 도입하고 있는 규제를 합리적으로 풀어 나가야 한다. 또 그 성과물을 타 지역에 배분하는 윈-윈전략(Win-Win)이 필요한 시점이다. 개발과 규제의 논제는 산업사회에서나 지식정보화사회에서도 영원한 논쟁거리다. 그러나 목적을 잃어버린 규제는 과감히 현실에 맞게 고쳐져야 하고 이를 대신할 시책이 필요하다. 이것이 변화에 적응하는 정책이다. 이제 수정법은 그 목적을 잃고 있다. 한쪽에서 규제하고 한쪽에서 개발하는 이중적인 정책추진으로 방향과 목적을 잃은채 방황하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도 규제의 낡은 틀을 고집하고 있다. 이제는 변해야 한다. 정책도 전략도 변할 시점인 것이다. 백성운 경기도 행정부지사 인터뷰 -외환위기를 벗어나는 시점에 외자유치 목적으로 수도권 규제완화는 곤란하다는 논리에 대해서는. ▲외자유치는 안정적인 외자조달, 첨단기술과 선진 경영기법 이전, 생산성 증대 및 고용창출, 투명한 기업경영 정착, 수출증대로 무역수지 개선 등 1석 5조의 효과를 가져다 주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외자유치는 직접투자 방식으로서 이자 또는 원금상환 부담이 없는 안정적인 외자조달 수단으로서 제2의 금융·외환위기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정책이다. 외국인 투자유치는 세계경제의 흐름으로 영국은 여왕까지 투자유치에 나서고 있는 등 경제안보 차원에서도 필요하며 1억불 유치시 1천개의 일자리 창출의 효과가 있다. 덴마크 레고사와 2억불 프로젝트, 미국 A사와 3억2천5백만불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한 축령산 프로젝트 등 그동안 경기도가 추진해온 사업들이 규제로 인해 추진을 중단하게 될 경우 외자유치 사업의 타격은 물론 국가 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관계 규정을 개정한후, 외국인 투자 관광지조성사업 실적이 전무하게 될 경우 수도권정책 의지만 퇴색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외국인투자가가 규제가 완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에 필요한 타당성 조사 등 투자를 하는 것은 현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관광산업의 우수성을 인정한 외국의 투자가들이 관광지조성사업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현재 경기도와 투자의향서 및 투자협정을 체결해 시행령 개정시 투자할 외국기업도 있고 투자의사를 밝힌 기업도 있다. 관광지조성사업은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인구집중유발시설에 해당되지 않고 수도권 주민의 건전한 여가선용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설인 만큼 제한적·한시적인 관광지 허용은 수도권정책 의지의 퇴색이 아니다. 또 관광지와 유사한 성격의 골프장이나 스키장은 전혀 규제가 없어 형평성의 시비도 있다. -관광지조성사업 규제완화로 수도권내 관광산업이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타지역 관광산업이 위축된다는 논리에 대해서는. ▲관광지조성사업의 허용은 오염총량제 실시,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 등을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어 관광지조성 규모나 오염원 확산방지 등의 사전·사후통제가 충분히 가능하다. 또 현 국토이용관리법상 준농림지역에서의 음식점·숙박업소 신축은 원칙적으로 불허하고 있어 추가오염원의 난립은 결코 없다. 인구가 감소 내지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는 자연보전권역내에 청정관광산업 마저 원천봉쇄할 경우 고용창출 및 지역발전을 위한 자구책 마련을 위해 오히려 소규모의 무계획적인 개발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강원도 주민정서와 강원도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유지 불가피성에 대해서는. ▲외자유치에 의한 경기 동부지역의 관광지 조성사업은 도로 등 기반시설 확충과 관광수요 증가로 이어져 강원도까지 유리하게 작용해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도로개설, 확·포장 등 기반시설 확충은 결국 강원도로의 접근성을 향상시켜 인적·물적자원의 유통이 원활해 질 것이다. 50만㎡이상 외국인투자 관광지조성사업이 허용되지 않을 경우 경기 동부권 시·군에서 오염총량제를 전면 거부해 한강 수질을 더욱 나쁘게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24일 경기도 동부권 10개 시장·군수협의회에서 수정법 시행령이 개정되지 않을 경우 오염총량제를 전면 거부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또 경기도 시·군의회의장 협의회와 동부권 7개 시·군 주민 대표 조직인 한강지킴이에서 시행령 개정이 안될 경우 국무조정실, 건교부, 환경부를 집단으로 방문해 항의키로 하는 등 지역간 갈등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 건교부와 문화관광부·환경부·산자부·서울시 등 관계부처에서도 경기도 관광지조성 허용을 지지·수용하는 입장이나 오직 강원도만이 강력 반대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생각으로 아쉽다. -환경파괴를 우려한 환경단체의 반대에 대해서는. ▲계획적이며 환경친화적 개발은 물론 오염총량제,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전제조건으로 하기 때문에 환경오염의 우려는 없다. 외국의 선진기업은 환경에 대한 마인드가 철저해 이러한 대기업이 입지하면 오히려 지역의 환경을 개선, 주변의 환경오염을 방지하는 시범적 효과도 거둘 수 있다. 환경단체의 경우 강원도의 지원요청에 따라 환경단체에서 반대하고 있으나 경기지역의 환경단체는 오염총량제 수용 조건이므로 찬성하는 입장이다. 경기도에 관광지조성사업을 허용하면 환경파괴가 우려된다는 것은 곧 강원도에 투자하면 환경이 파괴가 안 된다는 뜻과 직결되는 것으로 이는 논리에 맞지 않는다. -수정법 새행령 개정을 위한 추진방안과 앞으로의 대책은. ▲앞으로 경기도 입장에서는 청와대 비서실과 함께 국무조정실장이 경기도에서 오염총량제 수용시 인센티브로 외국인투자 관광지조성 허용이 불가피함을 이해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 도는 이에 대한 실행방안으로 우선 경기도의 입장을 논리적으로 체계 있게 정리해 환경부와 총리실을 설득토록 하고 양평군수 등 동부권 시장·군수들이 총리실을 직접 방문해 설득토록 하는 등 경기도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기울여 나가겠다. /유재명기자 jmyoo@kgib.co.kr

[쟁점지대] 봉담택지지구 취락지 제척마찰

화성군 봉담면 ‘봉담택지개발사업’을 둘러싼 주민들과 주택공사측의 첨예한 대립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해 12월 15일 이 일대가 건교부에 의해 택지개발예정지구로 결정되면서 부터. 대한주택공사 경기지사는 지난 98년 5월14일 이 일대 24만여평에 대해 2천327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만5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7천800여가구를 짓겠다는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신청을 건교부에 내고 1년6개월여만에 지정을 받았다. 그러나 주민들은 ‘생존권을 위협하는 처사’라며 마을 곳곳에 개발반대 플래카드까지 내걸고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택지개발로 인해 우수전통 민속예술인 역말농악이 단절되고 마을내 공장 폐쇄는 주민들의 소득기반을 상실시킬 것이라며 주공측의 처사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그러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개발지구내 기존 취락, 공장 밀집지역 등 약 3만1천여평을 제척(개발 제외)해 주면 개발에 동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8일에는 100여명의 주민들은 주공 경기지사로 몰려가 택지개발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주공측은 주민들의 요구에 대해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제척지역은 개발지구의 가운데 부분에 위치해 있어 도시계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다. 특히 택지개발이 지정된 뒤 제척된 사례가 한번도 없다는 점을 들어 주민들의 요구에 대해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주민들의 요구대로 제척이 된다고 하더라도 일대가 다 개발되기 때문에 제척된 지역만 슬럼화 현상을 보일 수 있다며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또 마을을 방문해 개발에 따른 보상문제에 대해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과 주공간의 입장이 워낙 강경해 양측이 모두 만족하는 해결책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쟁점지대(2) 의·양·동 통합론

새로운 밀레니엄에 접어들면서 의정부, 양주, 동두천 등 3개 시·군이 시급히 통합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경기도 제2청사의 개청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경기북부지역의 장기적인 발전을 도모하고 통일시대의 전초기지 역할을 올바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의·양·동이 하나가 돼야 한다는 당위론에 중압감이 실리고 있다. 지난 94년 당시 도·농 복합형태의 시를 둘수 있는 지방자치법개정안과 전국 15개 시·도 내무과장회의로부터 시달된 시군통합추진지침 등에 따라 의·양·동 통합에 대한 바람이 불기는 했지만 첨예하게 얽힌 시·군민의 이해관계로 통합시에 대한 여망은 무산됐다. 그러나 지난 63년 양주군 의정부읍에서 독립한 의정부시나 지난 81년 양주군 동두천읍에서 승격한 동두천시는 역사·문화적인 면에서 모두 양주군을 뿌리로 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었기 때문에 상당수의 시·군민 마음속에는 양주문화권의 대통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론이 자리잡고 있는 실정이다. 의·양·동이 하나가 돼야 한다는 타당성으로는 첫째 동일생활권이다. 의정부시와 양주군이 교통·시장·통신 등 전영역에서 공동의 삶을 영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행정상의 구분만 있을 뿐 사실상 한 지역으로 인식해도 무리는 없다. 또 의정부시와 동두천시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곳으로 상호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공통분모가 존재하고 있다. 둘째 지형적 여건으로 의정부시·동두천시는 양주군을 사이에 두고 있어 이상적인 도농시군통합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통합에 따라 인구교류, 토지의 효율적 이용, 공공기관의 적정화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셋째 포화상태에 있는 의정부시에 숨통이 트이는 것은 물론 양주군과 동두천시는 재정수입의 한계를 극복하고 경비절감에서 나오는 비용을 이용, 교통망을 확충하고 지역개발을 적극 추진할 수 있게 된다. 넷째 경기북도시대 및 남북통일시대를 위해서는 의·양·동이 조속히 통합돼 그 역량을 키워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있기는 하다. 군지역 주민들은 종전 농어촌지역으로서 누리던 각종 혜택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쓰레기장, 하수종말처리장 등의 혐오시설이 증가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고있다. 또 각종 세금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고 기존 군지역의 상권이 시지역으로 흡수돼 농촌지역은 상대적으로 지역개발에서 소외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특히 공무원들은 직제·정원 축소에 따른 승진기회의 상실, 지위변동에 따른 불안감등 인사상·신분상 불이익 때문에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와관련 3여(여수시, 여천시, 여천군)통합이 좋은 벤치마킹사례로 꼽히고 있다. 3역 지역도 출발은 여수에서 분리되어 시작됐다는 점은 물론 역사·문화적으로 한 뿌리였으며 동일 생활경제권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3여지역도 지난 94년 통합논의가 시작될 당시 찬반 양론이 격렬하게 대립돼 3차례에 걸쳐 통합논의 자체가 무산되는 사태까지 이르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주민들의 끈질긴 노력과 자치단체장들의 의지로 4년만에 여수반도권 대통합을 이뤄냈다. <통합대상 국회의원들과 자치단체장들의 의견> ▲홍문종 국회의원 -의·양·동이 시급히 통합돼야 한다. 3개 시·군의 균형적인 발전과 통일시대의 교두보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키 위해서는 통합돼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에따라 경기북도로 분도가 될 경우 도청소재지로서의 모형도 제시할 수 있는 것이다. 동두천 시민들이 통합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면 우선적으로 의정부와 양주가 통합되고 후에 동두천과의 통합을 이루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목요상 국회의원 -의·양·동 통합에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동두천 시민들의 일부는 상수원 확보 등을 이유로 한탄강이 소재한 연천과의 통합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그러나 동두천과 의정부시는 양주와 문화권을 같이 하고있다. 오는 4월총선 이후에는 가칭 의·양·동 통합추진협의회 등으로 통합에 적극 나설 것이다. ▲문희상 전 청와대 정무수석 -의·양·동 3개 시·군의 발전 뿐만 아니라 경기북부지역의 궁극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3개 시·군이 통합돼야 하는 것은 시대적 바람이다. 경기북부지역은 지금까지 정권안보차원에서 희생당한 지역이었다. 군사시설보호구역, 고도제한구역, 개발제한구역 등으로 개발이 엄격히 제한돼 왔다. 그러나 충청북도나 강원도보다도 인구가 많은 경기북부지역이 더이상 규제받을 이유가 없다. 남북통일의 교두보로서의 역량을 키위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 의·양·동이 통합돼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의·양·동은 서로의 기능을 보완·발전시키는 ‘WIN-WIN-WIN’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 통합시의 명칭이 양주시가 돼도 상관없다. 통합시의 청사가 어디에 위치해도 상관이 없다. 기득권층들은 자신들의 영리를 버리고 후손들의 발전을 위해 통합시 추진에 적극 환영해야 한다. ▲김기형 의정부시장 의·양·동은 통합돼야 한다. 통합이 되지 않는다면 의정부시가 한수이북의 중심도시로서의 역할을 하기 힘들다. 동두천시는 통합에 아주 소극적이다. 그렇다고 동두천시를 제외하고 통합되는 것은 옳지않다. 통합만 된다면 시장의 직위를 내놓을 수 있다. 인위적으로 분리한 의·양·동은 원상태로 돌려져야 한다. ▲방제환 동두천시장 의·양·동 통합은 자치단체장들이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 시장들의 합의에 앞서 여론조사 등을 거쳐 시민들의 의견을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시민들 대다수가 통합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고있다. ▲윤명노 양주군수 동두천이 안고 있는 물부족 문제를 양주군은 해결할 수 있다. 동두천이 연천과의 통합을 생각한다면 이조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다. 동두천이 통합에 반대라면 우선적으로 양주군과 의정부시가 합치는 것에도 찬성한다. 재임과 관계없이 마음을 비운 상태다. 경기북부의 핵으로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양주군과 의정부시, 동두천시가 통합돼야만 한다. 임기동안 통합운동에 발벗고 나설 계획이다. /의정부=천호원 경기북부취재본부장 hwchoun@kgib.co.kr 배성윤기자 sybae@kgib.co.kr

희망 2000 선택 2000 (4) 평택甲 乙 안성

평택甲 선거구 여권의 공천경합속에 한나라당, 무소속 등 6명이 뛰는 가운데 김선기 평택시장의 무소속 출마향배가 주목된다. 신당 기획위원이며 국민회의 원내부총무를 지낸 원유철의원(38)은 386세대의 대표주자라는 참신성과 개혁 마인드로 재선고지에 도전하고 있으며 당내 공천경쟁자로 안성·평택·화성경찰서장을 지낸 우제항씨(52)가 가세했다. 원 의원은 지난번 선거에서 각계각층의 순수 자원봉사자 3천여명이 나서 열성적인 지원으로‘선거혁명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은 탄탄한 자원봉사조직을 갖고 있다. 한나라당 지구당위원장 장기만씨(54)는 95년 도의원에 당선, 민주당 대표 의원으로 왕성한 의정활동과 98년 4월 지구당위원장을 맡은 이후 매월 변호사를 초청, 주민들에게 무료법률상담과 지역경제활성화 세미나를 개최하는등 지역사회에 몰두, 야당바람을 얼마나 일으킬 수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민련 지구당위원장 조성진씨는 3전4기의 끈질긴 집념의 소유자로 발로 뛰는 마당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연합공천 여부와 상관없이 ‘발로 뛰는 선거’를 캐치프레이즈로 지역을 누비고 있다. 김선기 평택시장(48)은 본인은 부인에도 불구, 후보 대열에 합류하게 될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으로 관선과 민선시장 재선 등 7∼8년을 평택시장을 지낸 잇점을 살려고른 지지층을 갖고 있어 현직 사퇴시한인 2월, 그의 향배에 주목이 쏠리고 있다. 우제항씨는 참신성과 전문성을 부각시키고 있는 가운데 많은 친지와 혈연을 강점으로 현재 장안대 겸임교수, 경희대 객원교수로 재직 주이다. 무소속의 윤한수씨(41)는 자칭 ‘송탄정서의 대변자’로 구 송탄시가 평택시로 통합된 직후, 구 송탄시청 앞에서 삭발단식을 벌인 장본인으로 송탄정서의 호소가 얼마나 호응을 얻을 것인가가 관심이다. 이밖에 전 국회의원 김영광씨(71)의 하마평이 있으나 진로는 아직 확실하지않은 상태. 지역구보다는 자민련의 비례대표후보로 중앙당과 절충이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택乙 선거구> 평택乙 선거구는 대규모 신흥 주택단지와 해군기지가 들어서면서 유입인구가 급증하는등 판도변화로 각 후보의 기존 지지기반만으로는 낙관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여론. 이같은 판세속에 자민련 허남훈의원(63)의 재입성이냐, 한나라당 이자헌 전의원(65)의 6선 재기냐가 우선 관심을 끌고 있으며 이주상씨(59·국민회의 지구당위원장), 김학영씨(64·국민회의·한국미디어 통신 고문), 이계석 도의회의장(57·국민회의), 정장선 도의원(42·무소속) 등이 가세하고 있다. 두 공동여당의 연합공천이 주목되는 가운데 국민회의 3명의 예비주자들간의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으나 최근 이계석 도의회의장이 비례대표 후보로 가닥이 잡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김학영씨는 당의 공천결과에 따를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번 평택시장 후보로 차점을 차지한 이주상 위원장은 공천이 여의치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와 동시에 김선기 시장이 국회의원에 나설 경우 시장보궐선거에 재도전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허남훈 의원은 오랜 경제각료와 장관을 역임한 경제통으로 경제회생의 주역임을 부각시키고 아울러 서민적이고 청렴한 경륜에 탄탄한 당조직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파고든다는 것이 선거전략이다. 이자헌 전 의원은 조선일보·서울신문 등 중진 언론인 출신으로 과거의 지역발전 헌신에 대한 재평가와 함께 마지막 봉사 기회를 갖겠다는 심정으로 5선의 관록을 바탕으로 각계각층의 유권자들에게 고른 지지를 호소하며 배수진을 치고 있다. 무소속의 정장선 도의원은 자민련 지구당 부위원장으로 있다가 얼마전 탈당, 세대교체를 외치며 평택시 사회발전 연구포럼대표, 그린스카우트 평택지부장으로 지역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공고히 다져 나가고 있다. 김학영씨는 공천결과에 따라 출마여부의 향배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학연·지연 등을 기반으로 지지세력을 다지고 있다. /평택=이수영·김덕현기자 sylee@kgib.co.kr 안성선거구 안성은 지난 대선이후 다소 새로운 정치조류가 형성되긴 했으나 수십년간 군림하다시피 텃밭을 일궈온 구여권 세력이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이 특징. 현재 거명되고 있는 인물로는 한나라당 이해구의원(62)과 김흥수 자민련 안성지구당 위원장(60), 정진석 전 농협경기지역본부장, 심규섭 (주)청송대표이사(41) 정도다. 13,14,15대의 3선의원인 한나라당 이해구의원은 낙후된 안성에 농공단지화, 관광자원화, 자족도시화, 전통고장화 등을 내세워 지역발전의 교두보역할을 해오며 아성을 구축해왔다. 김흥수 자민련 안성지구당위원장은 구 공화당시절부터 오랜 정당생활로 일궈놓은 지지기반, 총선과 광역선거에 도전했던 저력, 지역특성상 충청권역의 힘을 받아 총선에 대비하며 조직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진석 전 농협경기지역본부장은 새천년민주당 창당추진위원으로 가세, 총선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안성 토박이. 서울대학교를 졸업, 농협에 투신한뒤 영농자재부장, 지도자교육원장, 농협의 경기도 총수인 농협경기지역본부장을 역임하고 현재 평택대학교 석학교수, 흙살리기 참여연대 설립준비위원장, 21세기 개혁정치 국민대토론회 추진위원으로 안법고등학교 총동문회, 농민단체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오로지 야당생활로 초지일관해 총선에 여러번 낙선의 고배를 마셨던 정진환씨의 동생으로 형의 지지기반 등을 중심으로 총선채비를 하고 있다. 이번 새천년민주당 후보공천장을 낸 심규섭 (주)청송 대표이사는 안성 토박이로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한국사회체육센터 육상연합회 중앙회장, 한국청년지도자 연합회 안성지회 초대회장, 한국청년지도자 연합회 경인지구회장, 안성종합고등학교 교사, 학교법인 청송학원 설립 및 초대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주)청송대표이사로서 중앙정치권과 다양한 물밑접촉으로 젊은피 수혈의 신당에 참여, 산교육인으로 지역정가에 깨끗한 선거풍토를 조성하며 지역발전에 새바람을 일으킬 젊은 기수로 한판승부가 기대되고 있다./안성=엄준길기자 jkeom@kgib.co.kr

가정을 지키자(3) 가족이데올로기 해체중

새천년을 맞아 어느때 보다 가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여성주의적 관점에선 가족이데올로기가‘해체中’이라고 분석한다. 현재 가정은 재구성의 진통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가족 이데올로기란 가부장 제도권 가족형태로 유교사상이 깃든 전통적인 3세대 가정, 남성우월주의에 깃든 수직형 가정상(像)을 말한다. 한국의 가족형태는 농경사회에서 근대사회를 거치면서 대가족 틀에서 핵가족 형태로 변모했다. 그러나 이같은 가족개념은 정보화 사회를 맞아 다양하고 자유로운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혈연을 중시하던 직계가족형태를 탈피해 사이버, 공동체,친구 가정 등 신(新)가족 시대가 등장케 되는 계기가 됐다. 이에대해 한국여성연구회 김혜경연구위원(사회학 박사)은“과거에는 핏줄과 대잇기를 중시하는 전통적 가족외에는 무조건 비정상적인가정으로 몰아 부쳤다”며“이제 다양해진 삶의 방식을 이해하는‘광의의 가족’개념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 98년 10월 국내 1호의 사이버 부부가 탄생했다. 과연 사이버 공간에서도 가정형태가 가능할까란 논의도 일었었다. 그러나 10여년 전부터 활동중인 천리안 통신 한가족 동호회(go fam), 98년초 만들어져 현재 300여 가정회원이 가입해 있는 인터넷 모임 가족(family.sarang.net), 나우누리 통신의 ‘온라인 가족모임’(go family)과 하이텔 통신의 ‘사이버 패밀리’(go sg1070)등은 사이버 공간속에서‘열린 가정’역할을 하고있다. 특히 온라인 가족모임과 사이버 패밀리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10대 위주로 구성돼 나이에 따라 부모·자녀 역할의 수행하고 있다. 또 부계중심의 가족제도가 싫어 동거형태를 소신껏 유지하는‘친구 가정’도 등장했다. 이들은 한 통신사의 여성동호회에서 만나 뜻이 맞는 10여명으로 구성됐다. 언니와 동생 두자매를 축으로 각각 4∼5명의 가정을 이뤄 살고 있다. 이처럼 네티즌들이 사이버 공간을 통해 신개념의 가족 관계를 추구하는 현상에 대해 국회 여성특위 박숙자 정책연구위원은 “공동주거형태에서 벗어나 개인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고 정신적 연대기능을 갖게되면서 핵가족의 빈공간을 메워줄 수있는 넓은 의미의 가족공동체”라고 평가한뒤“거대한 산업구조 속에서 혈연을 벗어난 사이버·친구 가정이 등장은 예고된 현상이었다”고 말했다. 교육, 생태, 명상, 환경공동체 등 각 주제에 따라 이뤄진 공동체 가족도 나타났다. 이들 공동가족은 자급자족을 원칙으로 한다.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여자 7명이 살아가는 오한숙희씨의 공동체 가정, 일본의 야마기시 명상 공동체를 본딴 ‘야마기시 명상공동체’, 5가구가 공동체 생활을 하는 자유학교를 준비하는 모임 ‘물꼬’등이 있다. 이밖에 동성(同性)부부, 독신자·계약동거 가정 등도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들 가정에게서 엿볼수 있는 21세기 가정의 의미는 무엇일까. 가정사회학자들은 “혈연과 공동의 주거공간, 경제생활등 3요소를 뛰어넘어 이웃과 이웃이 만나 보다 다양하고 친밀한 가족유형을 만들어 가는것을 뜻한다”고 말한다. 이런 형태의 새로운 가족개념은 선진국에선 오래전에 출현해 하나의 보편적인 사회현상이 됐다. 우리사회도 정보화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각종 대안공동체 가정이 등장하는 추세가 빠른 템포로 이뤄지고 있다. 보건사회연구원 김승권박사는“핵가족 붕괴 등 가족의 구조적 변화와 함께 가족 이기주의와 가정 구성원간의 무관심 등에 대해서도 모든 가족이 지혜롭게 풀어가야 한다”며 “가정관계는 별다른 노력없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감싸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하다는 것을 알아야한다”고 말했다. /김창학기자 chkim@kgib.co.kr

<긴급점검>'음식물쓰레기 대란' 오는가

수도권매립지 주민대책위(위원장 양성모)가 오는 7월부터 매립이 시작되는 3공구부터 음식물쓰레기 반입을 전면 금지키로 함에 따라 경기·인천지역 지자체들이 비상에 걸렸다. 특히 이같은 방침이 지난 97년 2월 각 지자체로 통보됐으나 일부 지자체들이 그동안 대비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음식물쓰레기 대란이 예고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 반입금지 결정 지난 97년 2월 수도권매립지 주민대책위와 운영관리조합, 서울·인천·경기 등 3개 시·도는 3공구 매립 예정시기인 오는 7월부터 음식물쓰레기 반입을 전면 금지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서에는 ▲현재 쓰레기 매립이 진행중인 1공구의 사용기간이 끝나고 3공구 매립이 시작되면 악취발생의 주범인 음식물쓰레기는 재활용을 원칙으로 반입을 전면 금지한다 ▲음식물쓰레기 반입이 불가피할 경우 관리조합은 사전 협의를 통한 대책위의 합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3공구 매립 예정시기인 오는 7월부터는 3개 시·도의 음식물쓰레기 반입이 전면 금지된다. 그러나 폐기물관리법상 음식물쓰레기 직매립이 전면 금지되는 시기는 오는 2005년부터여서 주민대책위와 지자체간의 논쟁이 일 전망이다. ◇경기·인천지역의 음식물쓰레기 현황 및 반입금지 결정에 따른 대책. 경기도내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은 지난해말 현재 하루 2천12t이다. 이중 46%인 930t은 재활용되고 있고 19%인 382t은 소각되고 있으며 나머지 35%인 700t은 매립되고 있다. 매립량중 70%인 490t은 이천·용인·동두천·안성시와 양평·양주·여주·화성·연천·가평군 등 10개 시·군에 마련된 자체 매립장에 매립되고 있고 나머지 30%인 210t만 수도권매립지로 반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도는 ‘쓰레기는 곧 돈이다’란 정책목표로 지난 96년부터 음식물쓰레기 처리를 위한 정책을 추진해 왔다. 정책방향은 감량화와 병행해 퇴비·사료로 재활용 추진이다. 도는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 고속발효기 설치, 모범식단제 등을 통해 감량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50개소에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시설(하루 처리규모 536t), 30개 시·군 2천750농가에 하루 341t 음식물쓰레기 사료로 공급, 29개 시·군에 53t 규모의 감량화기기를 설치했다. 이와함께 여주군의 경우 지렁이를 이용한 음식물쓰레기 퇴비화를 추진, 하루 50t을 처리하고 있고 안양시의 경우 1만마리의 오리사육으로 하루 20t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 매립 및 소각에 따른 2차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매립지로 반입되고 있는 하루 210t에 대해 수도권 주민대책위가 오는 7월부터 반입을 금지할 경우 처리대란이 예고되고 있다. 도는 음식물쓰레기 반입 금지 대책으로 부천시 대장동에 하루 2천t 처리규모의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을 외자유치하고 있다. 미국 유니신사가 건립할 이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은 현재 부천시와 유니신사간에 계약협상중에 있다. 지난해에 계약을 완료할 계획이었으나 부천시가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의 지하화, 25년후 기부채납, 수영장 등 부대시설 설치 등을 요구한데다 t당 처리비용을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에 관한 용역’에서 제시한 38달러보다 3달러 낮은 35달러를 요구, 결렬됐다가 최근 다시 협상중이다. 이 협상이 이달중 마무리되도 기초설계와 공사 절대공기를 감안하면 처리시설은 내년 6월께 완공될 것으로 도는 보고 있다. 따라서 오는 7월부터 음식물쓰레기 반입이 금지될 경우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이 완공되는 내년 6월까지 1년여정도 음식물쓰레기 처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도 관계자는 “현재 보유중인 자원화시설을 풀가동하고 10개 시·군의 자체 매립장을 활용할 경우 대란은 방지할 수 있다”며 “그러나 시설의 가동력을 감안할 경우 현재 매일 수거하던 것을 3∼4일에 한번씩 수거할 수 밖에 없어 약간의 불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쓰레기감량화로 수도권매립지로 반입량이 줄고 있어 1공구 매립완료가 당초 6월말에서 11월로 늦춰질 것으로 보이는데다 폐기물관리법상 직매립이 오는 2005년부터로 규정하고 있어 주민대책위도 3공구부터 전면 금지가 아닌 선별 반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인천지역은 경기지역보다 훨씬 심각한 실정이다. 하루 601t의 음식물쓰레기가 발생하는 인천지역 10개 구·군중 남동구가 운영중인 하루 18t급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또 10개 구·군 가운데 남동구가 올 연말 완공을 목표로 하는 하루 60t 규모의 처리시설 설치만 추진되고 있을 뿐 나머지 9개 구·구은 수수방관하고 있어 음식물쓰레기 대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인천시도 오는 2001년까지 서구 경서동 소각장내에 하루 100t 규모의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을 건립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지만 현재까지 세부적인 공사일정조차 마련치 못하고 있다. 게다가 오는 4월부터 공동주택을 우선적으로 음식물쓰레기 분리배출 및 자체처리가 의무화되지만 음식물처리시설이 없는 각 지자체들이 마땅한 대행업체를 찾는 일 또한 쉽지 않아 정상적인 분리배출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아직도 미지수다. 주민대책위가 음식물쓰레기 반입 금지를 예정대로 강행할 경우 인천시내 전체가 음식물쓰레기 악취로 몸살을 앓아야 할 위기를 맏고 있는 것이다. 경기·인천지역의 이같은 실정에도 불구하고 주민대책위는 예정대로 3공구부터 음식물쓰레기 반입을 금지할 계획이다. 양성모 주민대책위원장은 “지난 97년 2월 협약서 작성이후 3년이란 준비기간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각 지자체들의 노력부족 등으로 대비책을 마련하지 못한 만큼 법적 투쟁을 통해서라도 강력하게 음식물쓰레기 반입을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도권매립지가 오는 7월부터 국가공사로 전환될 경우 새로운 협상의 여지가 남아 있어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유재명·류제홍기자 jhyou@kgib.co.kr <장양운 수도권매립지 조합장 인터뷰> ▲주민대책위의 음식물쓰레기 반입금지 방침으로 쓰레기 대란이 우려되고 있는데.-3공구 매립시가가 대책위가 주장하는 7월이 아닌 11월께나 이뤄질 것으로 보여 대책위와 협의할수 있는 시간이 충분한 만큼 실무협의회를 통해 각 당사자들이 이해할수 있는 합의점을 찾아낼수 있을 것으로 본다. ▲대책위가 현재의 방침을 강행한다면. -지난 97년 작성된 협약서는 각 당사자들간의 약속인 만큼 지켜지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현행 폐기물관리법으로도 2005년까지는 음식물쓰레기 직매립이 가능한 만큼 대책위 독단적으로 쓰레기 반입을 막을수는 없는 것이다. ▲근본적인 문제해결 방안은. -무한정으로 대책위의 양보를 강요할수는 없는 일이다. 2005년 이후 부터는 음식물쓰레기 매립이 법적으로 금지되는 만큼 이번 일을 계기로 각 자치단체들이 음식물쓰레기 자체 처리시설 건립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각 지방자치단체에 바람이 있다면. -현재 수도권지역 55개 시·군·구 가운데는 악조건속에서도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 음식물 쓰레기 처리에 만전을 기하는 단체가 있는가 하면 남의 일처럼 수수방관하는 단체들도 적지않다. 각 단체들이 ‘우리가 준비 안하면 이웃이 고통을 당한다’는 공동체 의식을 갖고 대비책 마련에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

가정을 지키자<2> 엄마는 외출중

가정주부란 아무리 어려운 형편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며 모성을 바탕으로 자녀를 훌륭히 길러야 할 가정의 기둥. 그러나 일부 가정주부들은 남편의 무관심 등을 이유로 생활에 무력감을 느낀 나머지향락의 돌파구를 찾아 나서면서 ‘가정의 순결’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결혼 10년차에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자녀를 둔 이모씨(35·여). 그녀는 지난 3일 오후 2시께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R커피숍에서 남자친구를 소개 받았다. 이씨는 “남편이 사회생활로 정신없이 바쁘고 아이는 학교가 끝나도 학원수강 등으로 저녁때가 돼야 귀가해 가정생활에 정체성을 느꼈다”며 “남자친구를 만난뒤 부터는 따분한 시간을 메우고 스릴도 느낄 수 있어 좋다”고 심경을 밝혔다. 자신이 타고온 차를 주차장에 주차한 이씨는 남자친구와 인근 모텔로 발걸음을 옮겼다. 건축업을 하는 남편과 6살박이 아들을 둔 주부 김모씨(37·여·수원시 장안구)의 경우도 이유는 마찬가지. 김씨는 지난해 12월 다람쥐 쳇바퀴처럼 도는 가정생활에 염증을 느껴 친구들과 나이트 클럽에서 남자들과 부킹을 했다. 그날 이후 김씨는 자녀를 놀이방에 보내고 남편이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 시간대를 이용, 남자친구를 만나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이처럼 무기력한 가정생활에서 벗어나려는 가정주부들의 움직임이 사회문제화된 지 이미 오래다. 갈수록 다변화되는 사회속에서 대화의 채널이 막히고 자신의 외소함을 느껴가면서 이같은 충동은 쉽게 주부들의 마음속을 파고 드는 것이다. 이에따라 가족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일깨우는 구성원들의 대화와 노력과 함께 비뚤어진 가정윤리를 바로잡는 범사회적 노력이 새천년의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수원여성회 회장 한옥자씨는“사회가 다변화 되면서 부부와 자녀간의 대화가 없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건전한 가정과 사회의 도덕적 기강을 바로잡기 위한 범국민적 운동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창학기자 chkim@kgib.co.kr

가정을 지키자<1> 어른이 없다

우리의 가정이 흔들리고 있다. 예의를 지키며 의리를 존중했고 화목하게 상부상조하면서 예절과 도덕을 숭상해온 한민족. 그러나 마구잡이식으로 유입된 서구식 개인주의가 이기주의로 변질되면서 우리의 전통적 가정문화는 일대혼란기를 겪고 있다. 이에 본보는 퇴색해가는 가정문화를 되짚어보고 바람직한 가정상을 함께 모색하는 밀레니엄 기획물 ‘가정을 지키자’를 마련했다.<편집자주> ‘사이버시대에는 정작 어른이 필요없는 것인가. ’S보험 지역본부장인 김모씨(45·수원시 팔달구 영통동)는 4년전에 끊었던 담배를 최근 다시 피우기 시작했다. 김씨가 담배를 피우게 된 동기는 이렇다. 모처럼 자녀와 대화를 나누려고 방문을 열자 중학생인 아들은 컴퓨터로 낮뜨거운 음란영상을 보고 있었다. 화가 난 김씨는 야단치자 반성은 커녕 욕설을 내뱉는 아들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그러자 아들은 방문이 떨어져라 ‘꽝’닫고 나가버리고 김씨는 방안에서 한동안 허탈감에 빈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그 얘기를 하자 동료들의 반응은 이랬다. “충격받고 자살하면 어떻게 하려고”“요즘 아이들 다그래 야단치지마”“사소한 일에 가정을 걸지마 다쳐” 음란 영상를 보는 아들에게 주의를 주는 것이 무모한 짓일까. 김씨는 아들을 야단쳤다는 이유로 ‘영웅파 아저씨’가 된뒤 어른의 존재를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어릴때 무얼 잘못하면 부모님이나 친척, 동네 할아버지들이 “그러면 안된다”고 야단쳐주었고 그시절엔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그러나 요즘은 아무도 그런 어른의 역할을 하려하지 않는다. 충격을 주었던 ‘빨간마후라’사건, 딸같은 어린 학생과 깊은 관계를 갖는 원조교제. 이 모든것은 어른들이 만든 퇴폐·외설문화의 결과이다. 요즘의 아이들은 책을 멀리하고 텔레비젼·컴퓨터와 함께 자라는 영상세대들이다. 이들에게 명심보감·공자를 얘기하면 고리타분하다고 외면한다. 이들에겐 정신적 지주가 없다. “존경할 어른이 없다”는 것이 이들의 변(辯). 그저 정신적 공허감을 메우기위해 말초적 것에 아까운 열정을 쏟아 붓는다. 세파에 찌든 이땅의 아버지들은 영혼이 순결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자녀들에게 잘못을 야단치거나 비판해서는 안되는 것인가. 아이들에게 욕을 먹거나 맞는것이 두려워 침묵하는 것이 오늘날 어른들의 자화상이다. 이땅의 어른들은 성공한 어른으로서만이 아니라 때론 낙방자로서 자신들의 실패담을 진솔하게 털어놓고 인생선배로서 교훈을 전해줄 권리와 책임이 있다. 그리고 내 아이만이 아니라 우리사회의 아이를 키운다는 마음으로 우리의 미래를 일구는데 용기있게 뛰어들어 때론 회초리로, 때론 칭찬으로 감싸 안아야한다. 내 아이는 남의 아이와 함께 자라면서 우리의 새천년을 이어나갈 뿌리이기 때문이다. /김창학기자 c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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