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는 민의의 전당이라 불린다. 민의를 수렴하는 데 있어서 간과되어서는 안 될 소중한 대상이 청소년이다. 경기도의회는 미래세대를 위한 청소년의회교실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민주시민으로서의 성장을 지원한다. 청소년의회교실은 교과서에서만 배우던 지방자치의 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경기도의회가 청소년의회교실을 연 것은 2005년부터다. 그로부터 10년간은 한 해 100~200여 명이 견학하는 수준이었다. 도민의 요구와 청소년 민주시민교육의 필요에 부응하면서 2016년부터 1천213명, 2017년 2천766명, 2018년 3천525명으로 참가자가 대폭 늘었다. 올해는 지난 8월까지 3천791명이 참가했고, 대상은 초등학생이 57%, 나머지는 중고등학생이었다. 프로그램 일정은 본회의 축소판이다. 참가자들은 1일 도의원이 되어서 선서를 하고 각자의 이름이 새겨진 의석에 앉는 것으로 시작한다. 자유발언에 이어 실제 의회와 동일하게 주제 안건을 발표하고, 찬성 반대 토론을 벌이며 표결 절차를 거쳐 결론을 낸다. 이뿐만 아니라 재미있고 흥미로운 맞춤형 퀴즈를 통해 의회 역사를 배우는 도전 골든벨 시간도 마련되며, 도의원과 직접 만나는 토크 콘서트로 마무리된다. 지난 4월 청소년의회교실 프로그램에 참석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청소년들이 진행하는 의회 풍경은 의원들의 본회의를 방불케 했다. 그리고 참가한 중학생들이 내게 미세먼지 해결방안과 취약계층 지원책 등 많은 질문을 쏟아내어서 성실하게(?) 답변하느라 진땀을 뺐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도의원들도 대부분 나와 같은 소회를 밝혔다. 프로그램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참가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90.9%가 만족했고, 초중고 대상별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이처럼 청소년의회교실은 보고 듣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느끼고 생각하며, 저마다 뜻을 하나로 모으는 민주적 절차를 배운다. 어린 시절의 체험은 평생의 자산이다. 그들 중에 누군가는 정치에 뜻을 두고 먼 훗날 오늘의 나를 만든 것은 경기도의회의 청소년의회교실이었다고 회고할 것이라고 믿는다. 나와 같은 기성세대는 학교에서 반공교육과 같은 의식화 교육만 받아봤지, 생각의 힘을 키우는 민주시민교육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다. 어른들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교육받았지, 내 의견을 잘 말하는 교육이 다소 부족했다. 제대로 된 토론교육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 찾아오는 청소년들을 보면 자신의 주장을 뚜렷하게 밝히고, 반론을 제기하는 학생들도 상대를 존중하면서 설득하려고 힘쓴다. 청소년의회교실은 현장밀착형 민주시민 교육이다. 이러한 교육이 지방자치와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우리 사회를 성숙하게 하는 밑거름이다. 전국 지방의회가 청소년 민주주의 배움터로서의 역할이 확대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경기도의회뿐만 아니라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이 다 함께 청소년 민주시민 교육에 대한 더 깊은 고민과 더 높은 관심이 필요하다. 청소년 민주시민 교육이 내실 있게 추진되어야 이재명 지사가 추구하는 공정한 세상, 이재정 교육감이 추구하는 공평한 교육, 경기도의회가 추구하는 공존의 미래가 실현될 수 있다. 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장
오피니언
송한준
2019-09-22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