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싫어하는 부류 중 하나가 바로 3척 동자들로 아는 척, 있는 척, 잘난 척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최근 SNS를 잘 활용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보면 이런 3척을 활용하여 자신의 존재감을 돋보이게 한다. 이런 사람들을 ‘허세 부리는 사람들’이라고도 하는데 이 허세를 정신적 사치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살면서 우리는 3척을 통해 허세를 부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여러 면에서 경제나 사회가 어려워져 내일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기 때문에 자신만의 사치와 자기 칭찬으로 위로하고 싶어 하고, 둘째, 자신의 정체성을 타인의 평가와 인정에 의존하는 시대에 더 좋은 모습을 통해 인정받고 싶은 자존감 때문이며, 셋째,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표현하고 알리고 싶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생각하고(호모 사피엔스-생각하는 사람), 놀이하고(호모루덴스-놀이하는 사람), 이야기하고(호모나랜스-이야기하는 사람) 싶은 욕구로부터 3척이 출발하는 것이다. 그런데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호모나랜스들이 많아졌다. 생각하는 호모 사피엔스와 달리 호모나랜스는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SNS를 통해 공유하는 ‘디지털 수다쟁이’들이다. 이들 호모나랜스들의 특징을 보면 △흥밋거리들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스토리를 재구성하고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 SNS에 올려 공유하고 △댓글이나 좋아요를 통해 자신만의 뒷이야기를 즐기는 사람들이다. 최근 기업들도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제품을 선전하는 것이 아니라 허세를 활용하도록 이야기를 나누고 생산한다. 예를 들어 나이키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운동화’가 아니라 ‘이야기’라고 판단하고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SNS를 통한 커뮤니티 활동으로 만들어 낸다. 조깅 클럽을 만들어 주고, 지도자를 배치하고, 이벤트를 참여시키고,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함으로써 참여자들에게 허세를 부릴 수 있는 이야깃거리, 사진, 환경, 그리고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CEO의 다이어리엔 뭔가 비밀이 있다’를 쓴 니시무라 아키라는 “일의 목표를 3배 이상 높게 잡는 등 일부러 허세를 부려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였다. 최근 평창 올림픽의 홍보가 부족하다고 한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우리도 때로는 허세를 부려야 한다. 우리가 부려야 할 허세는 무엇일까? 첫째,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올림픽 개최 도시이고, 둘째, 가장 잘 준비된 올림픽 도시로 3개월 전에 모든 준비가 끝났고 테스트 이벤트를 모두 성공적으로 해냈고, 셋째, 가장 먼저 미래의 IT와 4차 산업을 스포츠 현장에서 체험할 수 있는 올림픽이며, 넷째, 일본과 중국이 성공하려면 평창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허세를 부릴 필요가 있다. 허세는 약도 되고 독도 될 수도 있지만 최소한 올림픽을 맞이하고 준비하는 우리들에게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평창 올림픽 준비에 대한 허세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김도균 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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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균
2017-12-10 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