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건설공구를 털린 노동자들

“피해자들에게 미안합니다. 그리고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24일 오전 안산경찰서 형사계 사무실. 건설현장을 돌며 공구을 훔친 절도 용의자와 이 용의자로부터 훔친 공구를 싸게 매입한 뒤 비싸게 되팔아온 공구상 등 4명이 머리를 숙인 채 조사를 받고 있었다. 이들이 손아귀에 넣은 건설공구는 8t 화물트럭으로 1대 분량이 넘을 정도다. 피해자중에는 현장을 떠돌며 생활비를 마련해야 하는 노동자들도 포함돼 안타까움이 더했다. 이들에겐 단지 몇푼 나가는 건설공구일지 몰라도 건설공구 주인들인 건설현장 노동자들에겐 수십년동안의 피와 땀이 묻은 소중한 물건들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건설공구를 털린 탓에 절망도 하고 낙담도 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그나마 어렵게 얻은 일자리를 잃었을지도 모른다. 전국 건설현장을 무대로 절도행각을 벌여온 이들은 교도소 수감중 알게 된 사이로 지난 2월 처음 만나 안산시내 건설현장에서 건설공구 20여점을 훔치는 등 최근까지 6개월여동안 42차례에 2억3천만원 상당의 건설공구를 훔쳐 팔아 왔다. 경찰은 전국적으로 건설공구 도난사건이 계속 늘고 있어 피해는 더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에게 건설공구를 털린 노동자들은 허탈해 할 여유도 없이 건설현장을 떠나야만 했다. 6개월에 걸친 이들의 범죄 행각은 백일하에 드러 났지만 일자리를 잃고 가족들 앞에서 속내를 털어 놓을 수 없었던 노동자들은 타버린 속을 쓸어 내려야만 했다. 김씨 등은 비록 경찰에 검거된 뒤 때늦은 후회를 하고 있지만 최악의 경기 불황에 일자리를 잃은 건설현장 노동자들에겐 그들의 속절 없는 후회가 한가닥 말장난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구재원 기자 kjwoon@kgib.co.kr

오피니언/고속道 추월차로, 앞지를때만 이용을

지난 주말에 잠시 짬을 내 강릉에 다녀올 일이 있어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하였다. 막바지 동해안으로 가는 휴가차량들로 인해 고속도로와 주변도로가 많이 붐볐다. 그러나 교통정보를 알아보면서 우회도로도 이용하니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역시 교통정보나 우회도로 정보를 알아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이용차량들도 교통질서를 잘 지켜 심한 교통정체는 발생하지 않는 듯 했다. 그러나 아직도 고속도로에서의 추월차로 주행방법을 모르는 차량이 많아 정체 현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었다. 고속도로는 일반도로와는 달리 편도 2차로의 경우 1차로는 추월차로로써 추월할 때만 이용해야 한다. 따라서 추월을 하고 나면 바로 2차로, 즉 주행차로로 운행해야 한다. 또한 편도 4차로의 경우 2차로는 승용·승합자동차 및 1.5t 이하 화물차가 주행하는 차로이고 추월할 때는 1차로를 이용하면 된다. 3차로는 대형승합자동차 및 1.5t 초과 화물차가 주행하는 차로이고 이들 차량이 추월할때는 2차로로 하면 된다. 이제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주말이나 요즘 같은 휴가철이면 고속도로도 크게 붐빈다. 더욱이 초보 운전자나 운행법규를 잘 모르는 운전자도 많이 고속도로를 운행하게 된다. 고속도로는 고속으로 운행하게 만들어진 도로인 만큼 조그마한 교통법규도 철저히 준수하는 운전만이 원활한 소통과 안전운행을 보장받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황규관 도로공사 중부지역본부 과장

오프라인/모두가 피해자인 교사투표

인민재판(人民裁判)은 재판관이나 배심원 등 일정한 자격을 갖춘 전문인(專門人)이 아닌 일반 대중들이 배심원이 돼 재판을 하는 것을 말한다. 미미한 사회적 규범을 어기거나 마을 공동체 등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주민들이 일정한 제재를 가하는 것도 일종의 인민재판의 성격으로 공동체를 유지하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인민재판은 이념이나 사회적인 분위기를 이용, 특수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면서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일종의 희생양을 찾는 방법으로 유럽에서 진행됐던 ‘마녀사냥’도 인민재판의 한 형태다. 최근 수원의 한 사립학교에서 교사들이 동료교사를 해임하기 위한 투표를 진행한 사실이 밝혀졌다. 학교법인이 바뀌고 새로운 교장이 부임한 뒤 기존에 학교를 핵심적으로 이끌어 오던 교감을 비롯, 3명의 부장교사가 대상이 됐다. 내부혼란을 겪었던 이 학교의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았던 교사들로서 학교를 안정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 교사들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과반수가 조금 넘는 찬성이었고, 교사들은 징계위에 회부됐다. 누가봐도 이번 투표는 새롭게 학교를 맡은 법인이 학교를 장악하기 위한 과정으로 평가받을 수 밖에 없다. 투표가 끝난 뒤 해당교사들은 정신적인 충격으로 병원을 찾거나 안정제를 복용하는 등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동료교사들로부터 이같은 평가를 받은 교사들의 심정은 쉽게 짐작이 간다. 그렇다고 찬성표를 던졌던 교사들도 편할리 없다. 이 학교의 문제는 부분 해결되고 있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교사들은 서로간에 반목으로 치달을 수 밖에 없는 상태가 됐다. 학교가 사회로부터 주목을 받는 이유는 모든 문제가 학교법인이나 교사에 국한하지 않고 곧바로 학생들에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데 있다. 수원 S교의 교사에 의한 교사해임에 대한 찬반투표는 법인이나 교사, 학생 모두를 피해자로 만들고 있다. /최종식기자 jschoi@kgib.co.kr

동두천 시민들의 기나긴 여름

동두천 주민들의 여름나기가 그 어느 지역보다 뜨겁다. 미군 재배치 문제로 가뜩이나 골머리를 썩히고 있는 주민들은 가까운 소요산 국민관광지와 탑동 자연 발생유원지를 찾지만 이 또한 짜증의 연속이다. 이미 좋은 자리는 상인들이 점거했기 때문이다. 더위를 피해 휴가를 가고 싶은 주민들은 최근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미군 이전문제보다 쉽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을 빼앗긴 게 더 짜증스럽다. 주민들은 쉴만한 곳을 찾아 헤매다 더위에 지쳐 집으로 돌아가고, 그나마 자리를 마련하면 먼저 와서 놀던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인해 또 한번 곤욕을 치르고 있다. 서로에 대한 주민들의 배려도 잊혀진 지 오래다. 여기에 소요산 국민관광지도 얌체족들이 야간 취사행위금지구역에서 버젓이 취사행위를 자행하고 있어 관광지를 찾은 주민들에게 불쾌감마저 주고 있다. 지난주 토요일에는 시 주최로 탑동에 위치한 왕방산주차장에서 길거리 콘서트를 열었다. 가뜩이나 좁은 편도1차선 도로에 피서객들과 구경꾼들의 차량으로 넘쳐나면서 행사가 끝나는 2시간30분 동안 이 곳을 지나치는 차량들은 평상시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가 40분이 넘게 걸리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시가 새로운 도약을 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는 노고를 잘알고는 있지만 단속 소홀로 인해 고충을 겪는 주민들의 마음도 헤아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장중 kcc2580@kgib.co.kr

연천 농기센터에 박수를

요즘 연천군 농업기술센터를 찾으면 직원들 모두 농민들을 위해 비지땀을 흘리는 모습에 마음이 뿌듯하다. 복도에 걸린 발명특허 여러개와 의장등록, 상표등록 등이 직원들이 흘린 땀의 결실이기 때문이다. 농업기술센터는 지난 95년말부터 과일과 화훼류 병재배 기술을 개발, 지난 지난 2000년 ‘맑은 연천병배’를 특허받고 의장 상표등록을 마쳤다. 병배와 병포도는 탐스러운 배와 포도가 병속에 든 신비스런 농산물로 전국을 놀라게 했다. 이어 지난 2002년에는 남녘 기름진 땅에 북녘 맑은물로 생산된 ‘남토북수’ 쌀을 개발, 청정지역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더구나 농약이 묻지 않아 씻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연천팩오이’를 개발, 지난달말 특허를 받아 일반 오이에 비해 2~3배가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웰빙 건강식품 율무국수’와 ‘율무느타리 버섯’ 등도 발명특허 의장과 상표등록 8종류를 받아 놓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청정호박 재배용 봉투 및 이를 이용한 호박 재배방법 등도 특허청에 출원, 특허를 기다리고 있다. 이상호 소장을 비롯, 직원 27명중 독학으로 기술사와 기사 등을 각각 4명과 18명이 취득한 점도 눈여겨 볼만 하다. ‘농촌이 살아야 경제가 살고 나라가 산다’는 진리를 묵묵히 실천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아낌 없는 격려를 보낸다. /장 기 현 (제2사회부 연천) khjang@kgib.co.kr

탈북자 전문시설 있어야

지금까지 최대 규모의 탈북자인 450여명이 국내에 입국, 꿈 같은 이틀을 보냈다. 철저한 통제속에 언론에 비춰진 그들의 모습은 제3국을 거치면서 감수해야 했던 두려움과 초조함이 사라져가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 입국한 개인 또는 소규모 탈북자 문제와 달리 이번의 대규모 탈북자들은 입국하는 과정에서부터 임시 머물며 관계당국으로부터 심문 등을 받을 수 있는 전문적 시설 등 공간이 확보돼 있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철저한 보안속에 두 차례에 걸쳐 도착한 임시거처(연수원)는 경찰의 경비는 철저한 반면 외적인 보안은 미흡했다. 관계당국이 임시거처로 임대한 연수원에는 탈북자들이 도착한 후에도 연수생 등이 수시로 드나들어 이곳이 거처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또한 공항에서 임시거처까지 도착하는 동안 먼 거리를 차량 통행이 많은 고속도로 등을 경유하면서 호송, 차량 주위에 취재진이 대거 몰려 적잖게 홍보가 됐으며, 예산 등의 문제로 경찰병력을 투입하는데도 어려움이 많았다는 뒷 말이 무성하다. 탈북자들은 임시거처에서 8주 가량 머문 뒤 정착지원시설로 옮겨진 뒤 일정기간 정착교육을 받아야 하는 일정이 앞에 기다리고 있다. 그들이 버스 안에서 닫혀진 커튼 사이로 바라본 남쪽 나라의 첫 모습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특히 어린이의 눈에 비춰진 우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수송전쟁(?)을 방불케 하면서 그들이 도착한 임시거처가 이제는 관계당국이 임대해서 사용해야 하는 공간이 아닌, 관계당국이 한가지 일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시설을 갖춘 공간이 확보돼야 한다. 그래서 관계당국과 그들 모두 좀더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에서 거쳐야 하는 일정을 무리없이 소화해 낼 수 있어야 한다./kjwoon@kgib.co.kr

市 대변인같은 수사관

본보가 지난 20일 보도한 ‘안성천 산책로 역시나 와르르’ 기사와 관련 이를 수사중인 안성경찰서 모 수사담당관이 수사 과정에서 안성시를 옹호하는 폄하 발언을 일삼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 27일 안성경찰서 수사계 모 수사 담당관은 본지와 MBC의 9시 뉴스 현장 보도를 놓고 안성시가 산책로를 대책없이 하천변에 조성해 잔디를 비롯 석축이 장맛비에 쓸렸다는 것은 잘못된 보도라고 말했다. 또 수사관은 어느 누구든 이동희 시장을 욕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고 현재 주민 휴식공간을 위해 조성중인 내혜홀광장과 금석동 소하천정비 시범사업은 시가 시민을 위한 좋은 시책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말한 안성경찰서 수사관은 현재 지난 6월28일 도비 11억원을 지원받아 공사를 벌인 안성천 둔치 산책로 조성공사가 장맛비로 붕괴되거나 유실된 것에 대해 수사지시를 받고 공사계약서, 준공서, 설계도 등을 해당 공무원으로부터 제출받아 시와 업자간 유착관계를 수사하는 담당 경찰관이다. 그런데 담당수사관이 시의 입장을 대변하듯 이같은 폄하 발언을 서슴지 않은 것에 대해 이유가 궁금하다. 공무원이란 어떤 말을 할 때 개인의 생각이 우선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공직자의 덕목에 하나다. 또 수사결과 혐의점이 없어도 언론 보도가 잘못됐다고 결론부터 내리는 것은 시민의 귀와 눈을 멀게하는 의도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박 석 원 (제2사회부 안성) swpark@kgib.co.kr

불편함만 준 새도로

당국이 원활한 교통 소통을 위해 최근 개설한 도로 일부 구간이 오히려 주민들에게 골칫거리로 대두되고 있다. 덤프트럭에 화물을 적재하고 이 구간을 통과하다 보면 급경사로 앞바퀴가 들리거나 비가 조금만 내려도 도로에 물이 고여 차량이 지나 가면 주민들이 물벼락을 맞기 일쑤인데다 오후만 되면 도로인지 주차장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결국 문제의 진원지는 부실공사인 셈이다. 문제의 구간은 강화군 강화읍 강화우체국부터 강화중학교까지 이어지는 곳으로 주민들은 수차례 당국에 대책 마련을 호소했지만 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 당국도 공사기간중 지도·감독은 물론 공사가 완료돤 뒤에도 꼼꼼히 따져 이런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했어야 했다. 이처럼 헛점 투성이인데도 이 구간에 대한 준공검사는 분명 승인됐다. 더구나 이 구간 주변에는 군청과 교육청, 경찰서, 우체국 등 관공서들이 즐비해 민원인들이 많이 찾고 있어 불편을 겪고 있는 대상은 이미 인근 주민들만이 아니다. 한 주민은 “인도와 차도 지반이 공사 당시부터 낮아 비가 내리면 물이 발목까지 차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횡단보도를 이용하기 위해선 차도로 우회해 건너 다녀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공사에 대한 감독은 물론 부실하게 시공한 건설업체에 대해선 공사를 수주하지 못하도록 관련 조례를 고쳐 주민들의 불편을 예방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선 ‘주민들을 위한 행정’이란 군정목표는 요원하기 때문이다. /김 종 섭 (제2사회부 강화) jskim@kgib.co.kr

앞에선 정견 뒤에선 담합

지난 8일 안양시의회 의장에 이양우 의원, 부의장에 이천우 의원 등이 각각 선출됐다. 부의장은 한나라당 성향 의원 23명이 담합해 만든 자리로 논외로 치자. 의원 30명중 유일하게 자민련 성향인 의장은 한나라당 5명 후보를 거뜬히 물리 치고 의사봉을 쥐었다. 전날 이들 5명 후보가 정견발표회를 열 때만 해도 주민들은 박수와 찬사를 보냈다. 특정 후보 없이 치러지는 의장단 선거는 복마전으로 불릴만큼 금품수수와 뒷거래, 담합 등 반칙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책과 비전 제시를 통해 의장을 뽑자는 정견발표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러나 한나라당 성향 의원 23명은 정견 발표 하루만에 시내 모처에 모였다. 투표시간 2시간여를 앞두고서다. 이 자리에선 사전 경선이 이뤄졌고 의장과 부의장 등이 정해졌다. 의장 후보 5명이 한발도 물러 서지 않아 사전 조율이 긴박한 터였다. 그들 스스로 외쳤던 의회 개혁과 자정 노력 등이 포말로 부서지는 순간이었다. 한데 투표 결과는 엉뚱했다. 사전 담합에도 불구, 1차 투표에서 한나라당 성향 의원 2명으로 양분되더니 3차 투표에선 자민련 성향 이양우 의원으로 표가 쏠렸기 때문이다. 그들 내부에서도 반목과 불신 등이 얼마나 깊은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실 이번 의장단 선거과정은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지면서 담합 의혹이 끊임 없이 제기돼왔다. 주위의 비판과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위해 정견발표회를 방패로 삼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주민들은 의회 개혁이 요원할 지 모른다는 절망보다는 주민들을 기만한 의원들의 이중적 행태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이 정 탁 (제2사회부 안양) jtlee@kgib.co.kr

설봉산 훼손 위기

이천 설봉산은 해발 394.4m로 등산객들의 마른 목을 적셔 주는 약수터와 늘 푸른 숲, 아름다운 계곡 등을 간직하고 있어 어머니의 넉넉한 가슴처럼 안기고 싶은 곳이다. 이런 설봉산이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다. 성남~여주 구간 복선전철 건설이 가시화되면서 대규모 터널공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계획이 지난달 한국철도시설공단(이하 공단)이 실시한 설명회에서 밝혀지자 주민들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공단은 신둔면~증일동 구간 4.6㎞에 대한 터널 개설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천환경운동연합과 이천YMCA 등은 “설봉산 터널 관통은 유적과 수맥을 훼손, 주민들의 영원한 휴식공간을 빼앗는 처사”라며 신둔면~증포동 노선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공단은 노선 변경은 300억원 정도의 추가 예산이 필요해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도 “신둔면과 증포동 등지에는 이미 성남~이천 구간 자동차 전용도로가 개설중이어서 성남~여주 구간 복선전철 노선까지 개설된다면 개발이 편중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주민들이 그토록 염원하던 성남~여주 구간 복선전철 유치가 초반부터 주민들의 분열과 반목을 유발하고 있어 걱정스럽다. 막대한 예산과 긴 시간을 갖고 추진될 사업이라면 모든 주민들이 동의하는 방안이 도출돼야 한다. 아름다운 설봉산을 지켜 주며 유유히 지나가는 전철을 보고 싶은 게 많은 주민들의 바람이다. /김 태 철 (제2사회부 이천) kimtc@kgib.co.kr

市의원은 ‘공복’이다

최근 열린 포천시의회 의장선거를 두고 주민들의 시선이 따갑다. 의장 후보로 출마한 최모 의원과 이모 의원이 과반수를 얻지 못하자 3차 결선투표까지 가는 팽팽한 접전 끝에 7표를 얻은 최 의원이 의장에 당선된 뒤 회의를 속개하려 하자 최 의원을 찍지 않은 의원들이 약속이나 한듯 회의장을 빠져 나갔기 때문이다. 최 의원은 서둘러 정회를 선포하고 1시간여만에 회의를 속개했지만 이를 지켜 본 주민들은 가슴을 쓸어 내려야 했다. 한 주민은 “의회민주주의를 무시하는 의원들에게 어떻게 집행부 견제를 맡길 수 있느냐”고 힐난했다. 모름지기 의원은 주민들을 대신해 시정이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감시해야 한다는 대의(大義)를 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한 대목이다. 초등학교 어린이들도 학급 회장선거가 끝나면 패자가 승자에게 깨끗하게 승복하고 축하해주고 있다. 이번 의장선거에서 보여준 의원들의 행동은 이런 의미에서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 누가 의장으로 선출됐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의원 모두 주민들로부터 선택을 받은만큼 어느 의원이든 의장으로 선출될 수 있다. 의원 모두 주민들로부터 선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모두 머리를 맞대고 지역 발전에 힘을 모을 때다. 의원은 결코 공무원이 아니라 주민 15만명을 위한 공복이란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 코흘리개들로부터도 손가락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jhlee@kgib.co.kr

병원파업, 환자는 없다

광명지역의 유일한 종합병원인 광명성애병원이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병원측과 노조측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0일부터 파업에 들어간 이후 벌써 20일이 넘었다. 노조측은 불성실한 태도로 교섭에 나서지 않고 있는 병원측에 맞서 연일 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병원측도 로비에서 농성중인 조합원들이 파업을 풀고 정상 근무를 하지 않으면 “교섭은 없다”며 아예 대화조차 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병원측은 노조측 파업이 계속되면 병원을 폐쇄하겠다는 발언까지 흘러 나오고 있다. 이같은 노·사 갈등으로 결국 환자들만 불편을 겪고 있다. 그런데도 병원측과 노조측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사정은 이런데도 당국은 물론 지역 국회의원들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지 않고 있다. 백재현 시장이 병원측과 노조측 면담자리를 한번 만들어 준 게 고작이다. 국내외적으로 혼란스럽고 어려운 가운데 발생한 파업이어서 시선도 곱지 않다. 하지만 주민들은 그래도 하루빨리 파업이 해결되길 바라고 있다. “지금 심정은 차라리 내가 파업하고 싶다”는 한 주민의 고언을 광명성애병원 노·사는 아로 새겨야 한다. 선거때만 되면 상생의 정치를 입버릇처럼 외쳤던 정치인들의 각성도 시급한 시점이다. /bae@kgib.co.kr

의왕시의회 ‘반쪽’ 개원

2일 오전 11시 의왕시의회 본회의장에선 권오규 의장을 비롯, 시의원과 이형구 시장, 간부 공무원,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4대 시의회 개원 2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그러나 잔치분위기이어야 할 기념식장은 왠지 을씨년스러웠다. 본회의장 의원석에는 전날 의장단 선거에서 전반기 의장에 이어 후반기 의장으로 재선된 권오규 의장과 단창욱·김학복·김상현 의원 등 4명만 앉아 있었고 나머지 3명 자리에는 의정성과보고서만 덩그러니 자리를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초 김상돈 의원의 의정성과보고도 김 의원 불참으로 부랴부랴 김학복 의원이 대신했다. 전날 의장단선거 후유증이 남아 있는듯 했다. 의장단 선거를 치른 지난 1일 박상용·박용철의원 등은 “의왕시의회가 특정 정당 하수인이냐.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이미 결정된 의장단선거를 꼭 할 필요가 있느냐”며 특정 정당이 의장단선거에 개입했다는 발언으로 주위를 긴장시켰다. 해당 정당은 부인하고 있지만 이미 지역정가와 일부 주민들까지도 의장단선거에 특정 정당이 개입됐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있었다. 의장단선거 후유증으로 후반기 의정활동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주민들은 하루 빨리 의회가 의장단선거 후유증에서 벗어 나길 기대하고 있다. /임 진 흥 (제2사회부 의왕) jhlim@kgib.co.kr

희귀병으로 딸을 보내고

“죄인을 맞으러 오신 주님 자비를 베푸시고 율리안나(김순호·25·여)에게 영원한 평화의 안식을 주소서….” 지난달 29일 오후 2시 천주교 수원교구 오산인계성당 성전은 김기창 요셉신부 집전으로 고 율리안나를 하느님 품으로 보내는 미사가 올려 지고 있었다. 김기선 화성경찰서 민원실장(49)은 그토록 사랑했던 맏딸 율리안나를 가슴에 묻은 채 마지막으로 떠나 보내며 넋을 빼앗긴듯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 늘 웃음꽃이 활짝 피고 화목하기만 했던 김 실장 가정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건 지난 91년 무렵. 중학교 1학년이던 해 꿈 많던 소녀 율리안나가 부신(副腎·곁콩팥)에 발병하는 갈색세포증이란 희귀병으로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면서 마침내 몸져 눕고 말았다. 율리안나는 이듬해를 시작으로 2~3년에 1차례씩 수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병세는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식물인간처럼 혼수상태를 거듭하며 숨지기 전까지 눈물겨운 사투를 벌였다. 그동안 애써 모은 재산은 수억원에 이르는 수술비로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여기에 빚을 보탠 거금은 김 실장에겐 억만금과도 같았지만 어려운 형편에서 동료들의 위로와 십시일반으로 건네준 성금은 큰 힘이 됐다. “내가 살아 숨쉬는 한 순호를 아름답고 착한 모습으로 일으켜 세우는 게 부모된 도리가 아니겠느냐”고 입버릇처럼 되뇌었던 김 실장의 안타까운 처지를 말하던 한 동료 직원이 율리안나의 마지막길을 추도했다. 사랑하는 딸을 살리지 못하고 끝내 먼 곳으로 떠나 보내며 가슴으로 울어야 하는 김 실장의 애틋한 부정(父情)이 그의 곁에서 영원히 보듬어지길 바란다. /j60@kgib.co.kr

영생교주의 ‘영면’

수감 도중 심장마비 증세로 사망한 영생교 교주 조희성씨(72)가 지난 27일 김포 한 묘지에 영생 대신 영면(永眠)을 선택, 땅에 묻혔다. ‘교주가 영생한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에 반대했던 신도들도 이날 부천중부경찰서와 남부경찰서 경찰들의 삼엄한 감시를 받으며 예배와 노제를 열었다. 부천시 원미구 춘의동 부천장례식장에 모인 신도 300여명은 구세주를 보낸 오열 대신 술과 담배가 없는 조용한 예배를 계속했다. 숨진 조씨는 지난 1981년 영생교 승리제단을 만들어 포교활동을 벌였다. 숨진 조씨는 지난 90년부터 92년 사이 신도 등 6명에 대한 살해를 지시한 혐의(살인교사) 등으로 구속 기소돼 지난 2월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선 살인교사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고 범인도피 혐의만 유죄로 인정받아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상태에서 상고심에 계류중이었다. 숨진 조씨는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중 심장마비 증세를 호소하다 지난 18일 오후 샘안양병원(구 안양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치료받다 지난 19일 새벽에 사망했다. 숨진 조씨의 시신은 지난 24일 오전 11시 부천장례예식장에 안치된 뒤 4일만에 장례식장을 떠나 부천시 소사구 역곡3동 교단본부 앞 노제를 마지막으로 김포 장지에 안장됐다. 24시간 교대로 병력을 배치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던 경찰도 한시름 놓았다. 승리제단 홈페이지(victor.or.kr)는 아직도 교주의 죽음을 모르는듯 첫 화면에 숨진 조씨의 얼굴이 그대로 게재되고 있다. 세간의 관심은 승리제단이 구세주의 사망과 함께 소멸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안정될 것인가 여부로 옮겨 지고 있다. /sky@kgib.co.kr

안양시의회 ‘노트북’ 투정

안양시의원들이 노트북을 바꿔 달라며 아우성이다. 시는 그들의 요구가 합당한지 여부를 떠나 내년 상반기중 30개 모두를 새것으로 교체해줄 예정이다. 예산 확보 열쇠는 시의원들이 쥐고 있는만큼, 4년 전 이맘때 5천200만원을 들여 산 노트북은 이제 용도가 폐기될 처지에 놓여 있다. 사용하기에 불편하거나 너무 낡아서 등, 일부 초선 의원들은 선배로부터 물려 받은 대물림이 양에 차지 않는 모양이다. 교체 이유에 대한 언급은 삼가겠다. 문제는 시의원들이 소유하고 있는 노트북이 제대로 쓰여 지고 있느냐는 점이다. 일부 젊은 의원들은 의정활동에 적극적으로 쓰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노트북을 제대로 쓸 여건이 조성되지 않아 멀리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그들 말이 이럴진대 나머지 의원들의 노트북 사용률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심지어 일부 의원은 집안에 처박아 놓거나 자녀들의 전용품으로 물려 준지 오래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 의원은 “낡은 건 차치하고 의정활동에 활용하는 의원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서슴없이 말할 정도다. 정작 노트북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부족하다면 이를 보완·개선하는 게 우선이지 모델 운운하며 새 것을 찾는 모양새는 옳지 않다. 이번에 또 7천만원을 써가며 잘 쓰지도 않는 노트북을 구입한다면 주민들의 지탄을 자초할 소지가 있다. 특히 주민들이 낸 세금이 새거나 낭비되는 잘못된 시정을 바로 잡아야 할 의원들이 주민들의 ‘피와 기름’인 세금을 버리는데 앞장 서는 일은 자제돼야 한다. “의원을 선별해 지급할 수 없다”는 의회 관계자의 자세도 고쳐야 한다. “필요한 의원만 신청하거나 최소한 이번 임기가 끝날 때까지 써야 한다”는 한 시민단체 충고를 새겨 들어야 한다. /jtlee@kgib.co.kr

제 위상 깎은 경찰청

경찰청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이하 국과수)가 공식으로 발표하지 않은 자료를 유출, 수사에 혼선이 예상되는등 경찰청 스스로 경찰 위상을 추락시켰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안산경찰서는 지난 4월22일 안산시 상록구 일동 모 유치원 정화조에서 남자 어린이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견되자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국과수에 DNA(유전자 감식) 검사를 의뢰했다. 당시 경찰은 유골을 10세 미만으로만 추정했을뿐 유골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패 정도가 심해 지난 96년 5월 인근에서 실종된 이모군(당시 5세)의 유골과 동일한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 이군 부모와 14살된 형 등 가족들의 혈액을 채취,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으나 지금까지 국과수측의 공식적인 발표가 없었다. 그러나 경찰청은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해당 경찰서조차 국과수로부터 유전자 감식에 따른 결과를 공식으로 통보받지 않았는데도 검사 결과 이군으로 추정되는 유골과 이군의 어머니 DNA중 모계(母系) 고유 유전자(미토콘드리아)가 일치한다고 판단된다며 이를 보고서로 작성했고 이 과정에서 자료가 외부로 유출됐다. 경찰청은 그동안 각종 실종사건이 잇따르자 어린이 실종자 및 미아 찾기에 주력해왔으나 이번 유전자 감식 사전 유출은 경찰청내 해당 부서가 생색내기용으로 결과에 연연, 발생했다고 판단된다. 일선 경찰서는 정확한 내용을 알리기 위해 2개월여동안 함구한 채 지금까지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태다. 경찰청이 공식으로 발표되지 않은 결과를 해당 경찰서 입장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유출한다면 경찰 위상은 사상누각(砂上樓閣)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kjwoon@kgib.co.kr

어이없는 남양주시 의장단 선거

“초등학교 반장을 뽑는 것도 아니고 뭐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다음달 2일로 예정된 남양주시의회 4대 후반기 의장단 선출문제를 놓고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의원들의 행태에 대한 주민들의 시선이 따갑다. 의장으로 밀어 주면 위원장이나 간사를 주겠다는 제안으로 동료 의원들을 포섭하는 의원, 동료 의원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의원 등 의장단에 뜻이 있는 의원들의 인기몰이가 초등학교 반장선거보다 치졸하기 때문이다. 한켠에선 과반수 이상 득표로 당선되는 이번 의장선거는 1차 투표로 판가름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인기몰이를 위한 공방전이 가열될 조짐이다. 지금까지 의장선출을 놓고 이처럼 치열하게 공방전이 벌어진 적은 없었다는 게 주민들의 지적이다. 인품과 덕망 등을 갖추고 의정활동을 수행한 의원을 추대하는 게 관례였다. 의원 19명중 의장을 수행할만한 인품과 덕망 등을 갖춘 인사가 없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치열한 공방전으로 자칫 의원간 갈등이 깊어져 후반기 원 구성이 마무리돼도 의정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비등하다. 지방의회가 출범한지 10년 이상이 흘렀지만 지방의회와 지방의원들에 대한 주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일부 의원들의 비도덕적인 행태 등이 스스로 위상을 떨어 뜨리고 있는 탓이다. “과연 의회 위상이 어디까지 떨어지는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겠습니까” 한 주민의 비아냥이 귓전을 맴돈다./ wr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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