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타기 외줄인생 홍기철씨

“줄타기는 없어져서는 안 될 우리고유의 소중한 민속놀이기 때문에 여생을 줄타기 계승에 노력할 것 입니다” 용인 한국민속촌에서 매일 외줄타기 공연을 하는 홍기철씨(46·양평군 양평읍 창대리). 9살때 고아가 돼 홍씨 가문에 입적한 홍씨가 줄타기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그의 나이 15살때. 당시 전남 광주시 사직공원에서 고 김영철 선생의 줄타는 모습을 보면서부터다. 어린나이에도 외줄타기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홍씨는 그 후 나무와 나무사이에 줄을 매고 줄타는 흉내를 내기 시작했으며 떨어질때마다 묘한 오기감이 발동했다. 수일간을 줄타기에만 전념, 수도없이 떨어진 끝에 마침내 외줄을 건넜던 경험은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의 큰 감동이었다고 홍씨는 회상한다. 그때부터 김 선생이 보여줬던 여러가지 시범을 독학하기 시작한 홍씨는 23살 되던 해 마침내 김선생의 제자로 들어가면서 인생의 큰 전환기를 맞게 됐다. 김선생의 본격적인 가르침에 힘입은 홍씨는 3년만에 정식 줄타기 행사에 나서게 됐으며, 31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전국의 각종 민속행사에 단골게스트로 초청돼 10m의 외줄을 타고 있다. 한평생 외줄타기에 전념해 온 홍씨는 현재도 용인 한국민속촌에서 매일 정기 공연을 벌이고 있으며, 제자들에게 줄타기를 전승시키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양평군이 도에 문화재 지정을 신청, 지난 8월16일 도 심의전문위원회의 심의를 성공적으로 마쳐 무형문화재 지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홍씨는 “전통문화를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계승할 수 있도록 군에서 공간을 마련해 준다면 지역의 전통 볼거리는 물론 양평을 찾는 또다른 이유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양평=조한민기자 hmcho@kgib.co.kr

휠체어 탄 성진이 "1층에서 살면 좋을텐데…"

“1층에서 휠체어를 타고 바깥 세상을 맘껏 구경하고 싶어요” 근육이 점점 굳어져 가는 ‘진행성 근이양증’을 앓고있는 11살 성진이는 파출부로 생계를 꾸려가는 어머니 그리고 몸이 불편한 아버지와 사글세 2층 집에서 살고있다. 버스 운전사였던 아버지는 몇년 전 교통사고로 직장을 잃은 후 어머니가 간신히 생계를 꾸려가고 있지만 생활비와 병원비를 충당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건강하던 성진이가 ‘진행성 근이양증’을 앓기 시작한 것은 3년전인 8살때부터. 평소 자주 넘어져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결과 몸이 점점 굳어가는 진행성 근이양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특히 별다른 치료법이 없는 희귀성 질환이라 성진이는 자신의 몸이 서서히 굳어가고 있는 현실을 그저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2층에 살고 있는 성진이는 휠체어 없이는 움직일 수 조차 없어 어머니가 일터로 나가면 창밖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일과의 전부다. 1층으로 이사가 혼자 힘으로 세상을 맘껏 구경하는 것이 성진이의 작은 바램이다. 한편, 국내외 불우한 이웃을 돕는 NGO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는 꿈 많은 성진이가 자유롭게 세상과 호흡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세금 2천만원을 모금중이다. 성진이돕기 ARS (060)700-0770는 통화당 2천원.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02)544-9544./이형복기자 mercury@kgib.co.kr

황무지 일궈 10년째 이웃사랑

“비록 힘은 들었지만 황금물결속에서 토실토실 익은 낱알들을 수확하는 순간 만큼은 그 무엇과도 비유할 수 없는 가슴 뿌듯한 보람이었습니다” 초가을 문턱을 넘어선 지난 5·6양일간 오산시 원동 404일대 구 충남방적(현 한국토지공사 소유) 부지 한켠에서는 새마을운동 오산시지회(지회장 주현중) 산하 새마을지도자 대원동협의회(회장 김현식·53) 남녀지도자들이 황금물결 속에서 구슬땀을 쏟아가며 가을 걷이에 여념이 없었다. 이들은 이날 토공으로부터 임대받은 1만4천여평에 파종한 벼를 추수하면서 수확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들은 이틀동안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트랙터와 콤바인, 낫 등을 이용, 40Kg짜리 벼포대 600여개를 거둬 들였다. 이날 수확한 벼는 건조와 도정 과정을 거쳐 농기계대금을 제외하고는 모두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등에게 고루 나눠지게 된다. 회원들의 휴경지 경작을 통한 이같은 ‘이웃사랑’은 지난 92년 시작돼 올해로 어느덧 10년째를 맞고 있다. 특히 남녀지도자들이 황무지에 불과하던 휴경지에서 여름내내 잡초를 제거하고 거름을 주는등 온갖 정성을 들여 반듯한 농지로 개간한 것 이기에 이들이 느끼는 감동과 보람은 두배 세배로 클 수 밖에 없었다. 김현식 회장은 “남녀지도자들이 여름내내 땀흘려 가꾼 논에서 흡족한 결실을 거뒀고 더 나아가 소외계층을 위해 나눔의 사랑을 펼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오산=조윤장기자yjcho@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