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금빛초교 학생 20여명 거리모금운동

어려운 가정형편에 중병으로 투병중인 친구를 돕기 위한 고사리손들의 작은 정성이 우리네 메말랐던 가슴을 적셔주고 있다. 성남시 수정구 태평4동 금빛초등학교 학생 20여명은 지난 22일부터 방과 후 시내 중심가 등을 돌며 악성종양 진단을 받고 투병중인 ‘백아연양 돕기 거리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학교 2학년인 아연양(8)은 지난 3월 악성종양인 백혈병성 림프종 진단을 받고 서울 영동세브란스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다 지난 18일 퇴원했다. 그러나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가족들은 진료비 700만원 가운데 아직까지 300만원을 내지 못한데다 앞으로 80주에 걸친 통원치료비 마련도 막막하기만 한 실정이다. 아연양 가족은 부모와 할머니, 여동생 등 다섯 식구로 보증금 700만원에 월 20만원의 단칸 월세방에서 어렵게 살고 있다. 아연양 아버지(36)는 지난 외환위기때 실직한 뒤 지난 2월부터 모 금융회사 영업사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어머니(33)는 아연양 뒷바라지를 하느라 생계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같이 딱한 소식을 전해들은 이학교 교사,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모금운동에 들어가 방과 후 모란시장 등 시내 중심가를 돌며 거리모금 운동을 벌였으며, 지난주 말 900여만원을 아연양 가족에게 전달했다. 하종록 교장(60)은 “어려운 친구를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선 학생들을 보니 무척 대견스럽다”며 “우리 모두는 하루빨리 아연이가 건강한 웃음을 되찾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정인홍기자 ihchung@kgib.co.kr

무궁화라이온스클럽 창립 6주년 기념식

국제라이온스협회 354-B지구 제12지역 합동월례회 및 무궁화 라이온스클럽(회장 이순이)창립 6주년기념 및 회장 이·취임식이 지난 29일 오후 동두천시 유림관광호텔에서 목요상 국회의원, 방제환 동두천시장, 조재복 국제라이온스협회354-B지구총재 등 클럽회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무궁화라이온스클럽은 지역의 소외된 계층과 불우이웃들에게 봉사하고 지역사회발전에 적극 참여하는 ‘희망을 주는 봉사’라는 윤리강령 아래 지난 1995년 5월23일 회원 22명으로 창립했다. 이 클럽은 창립후 지역사회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백내장시술자 지원, 소년소녀가장및 독거노인 돕기, 성경원, 애심원 등 사회복지시설위문, 중·고등학교학생 장학금 지급등 많은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날 기념식에서도 동두천정신보건센터와 생활이 어려운 (주)무궁화유지 사원 오선자씨 등에게 성금을 전달하고, 임정훈군(동두천고 3년)등 중·고생 6명에게 각 30만원씩의 장학금이 전달됐다. 또한 동두천 정보산업고등학교 고적대에 50만원의 격려금 전달과 함은숙씨 등 우수회원에 대한 시상식을 가졌다. 이날 제7대 회장으로 취임한 김경자회장(53)은 취임사를 통해 “회원들의 친목과 단합을 위해 힘쓰며 지역사회에 참일꾼으로 봉사하는 클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동두천=정선준기자 sjjung@kgib.co.kr

바다의 날 국무총리상 수상 시화호 환경운동가 최종인

“몸살을 앓던 시화호에 철새가 다시 날아드는 것을 보니 마음이 뿌듯해지는 한편, 시화호를 꼭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절로 듭니다” 올해로 8년째 시화호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최종인씨(47·환경운동가). 최씨는 오늘도 어김없이 근무지인 시화호로 향하기 위해 야생동물에게 나눠줄 갖가지 먹이와 시화호 주변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밀렵을 감시하기 위한 카메라 등 각종 장비를 가득 싫은 승합차의 시동을 건다. 최씨에게 있어 하루 24시간은 짧기만 하다. 평일은 물론, 휴일에도 어김없이 시화호 주변의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고, 각종 동·식물을 관찰하고 이를 사진에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최씨가 이처럼 시화호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선 것은 지난 94년 시화방조제 공사가 시작되면서부터. 각종 어·폐류가 집단 폐사하는 것에 충격을 받은 최씨는 지난 97년에는 아예 다니던 직장마저 그만두고 본격적인 시화호 지킴이로 나섰다.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최씨는 어릴적 고향마을의 지하수가 오염돼 숯과 모래로 물을 정화해 먹었던 경험이 있어 환경보호에 남다른 애착과 함께 고집스러울 정도의 열정을 갖고 있다. 지난 99년 11월 안산시청 일용직 조수보호원으로 특별채용된 최씨는 박봉에도 불구, 최근까지 시화호와 관련한 생태계 사진 8만여장를 찍어 보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안산시 고잔동에 개관한 ‘시화생태전시관’내에는 최씨의 사진전시관이 별도로 마련돼 환경파괴 사진은 물론, 중생대 시대의 공룡알과 발자국·고생식물 화석·천연기념물인 재두루미 등 시화호 주변환경의 파괴와 회생을 생생하게 담은 각종 사진을 전시하고 있어 최근에는 외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시화호와 함께 생활하며 환경보호운동에 쏟아온 공을 인정받아 31일 바다의 날을 맞아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최씨는 “할일을 했을 뿐인데 너무 과한 상을 받게 됐다” 며 “앞으로도 시화호를 지키고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구재원기자 kjwoon@kgib.co.kr

맹인어부..인천시 웅진군 대부면 김선호씨

실명이라는 장애를 딛고 바다를 정복한 의지의 장애인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인천시 옹진군 대부면 선재리 김선호씨(60)가 그 주인공. 당뇨병 증세로 시력이 점차 떨어지던 김씨는 지난 95년 아예 양쪽 눈을 실명했다. 어부, 대장장이, 운전사, 뻥튀기, 농사 등 안해본 일이 없던 김씨에게 있어 실명은 곧 실직을 의미했다. 모든 것을 체념한 김씨는 3년동안 일체의 바깥 출입을 삼간채 가족들의 부양을 받으며 실의에 찬 하루하루를 보내왔다. 그러던 그가 지난 98년 어부가 되겠다는 엄청난 결심을 하게 됐다. 민박손님들에게 자신이 바다에서 직접 잡은 회감을 내어 놓겠다는 것이었다. 부인 이희분씨(51) 뿐아니라 외국에 나가있던 큰 아들 연일씨(31)와 군복무 중이던 둘째 아들 연용씨(26)까지 휴가를 내고 집으로 찾아와 이를 극구 말렸다. 선재도는 조수의 차가 워낙 큰데다 해변에 바위가 많아 위험하기 그지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김씨는 오히려 가족들을 설득했고, 집 앞 당너머해수욕장 개펄에 높이 3m 길이 1㎞의 그물을 치는 작업에 들어갔다. 김씨는 먼저 집에서 개펄까지 자신에게 길을 안내해 줄 수 있는 2㎞ 길이의 끈을 설치하기 시작했지만 실명한 그에게 있어 그물설치 작업은 너무나도 어려웠다. 수없이 넘어졌고, 또 생명줄이 파도에 실려 나가 방향을 잃고 헤매기도 했다. 경운기를 이용할 수 없기에 4m 길이의 말짱(철제 그물기둥) 4개를 힘겹게 두손으로 들고 2㎞ 거리를 수백번이나 왕복해야 만 했다. 하지만 김씨는 마침내 바다를 정복하고야 말았다. 지난 99년 선재도 앞 개펄에 500여개의 말짱을 박은 그물을 완성한 것이다. 지난해 5월부터는 귀국하고, 제대한 두 아들이 아버지를 돕고 있다. 미술대학 2년생인 연용씨는 복학을 보류했고, 큰아들도 어부가 돼가고 있었다. 김씨는 “맹인도 마음만 먹으면 못할 일이 없지요. 다 가족과 이웃의 도움 덕입니다”고 말했다. /김신호기자 shkim@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