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가 어때서~" 수원시립공연단 트로트 뮤지컬 ‘아빠의 청춘’

“원더풀 원더풀~아빠의 청춘!” ‘어머나’, ‘샤방샤방’, ‘아모르 파티’ 등 제목만 들어도 흥이 나는 음악이 뮤지컬로 멋지게 거듭났다. 수원시립공연단의 제23회 정기공연 트로트 뮤지컬 ‘아빠의 청춘’이 5월 11~19일까지 수원특례시 팔달구 ‘정조테마공연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김정숙 작가·권호성 연출의 ‘아빠의 청춘’은 우리에게 친숙한 대중적인 곡들을 신나고 세련된 뮤지컬 넘버로 편곡했다. 배경은 아내와 사별한 지 오래된 박영감의 순두부 전문 식당 ‘남수옥’이다. 남수옥엔 타국에서 번 돈을 고향으로 보내는 외국인 근로자, 황혼이혼을 두고 다투는 이, 남수옥의 재산을 탐하는 사기꾼 등 각양각색의 손님들이 찾아온다. 박영감은 아내와의 이혼 후 의기소침한 아들이 신경쓰여 아들에게 어울리는 신붓감을 알아본다. 그러던 중 결혼상담소에서 신붓감이 나타났다며 박영감을 찾아 온 후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흘러간다. ‘아빠의 청춘’은 극 안에 다양한 세대의 이야기가 넘실댄다. 노인을 바라보는 우리 시대 인식, 다문화에 대한 편견 등 부모와 자식 간 세대 문제, 인종과 사회 문제 등 동시대의 보편적인 이슈를 유쾌하게 녹여냈다. ‘아빠의 청춘’은 지난해 12월 공연에서 ‘정조테마공연장’ 개관 이래 가장 높은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10~70대 모두에게 안성맞춤인 공연’, ‘착한 입장료로 즐기는 수준 높은 뮤지컬’ 등 호평을 받은 았다. 올해엔 총 8회로 공연 횟수를 늘리고 스토리와 음악을 더 보완했다. 특히 지난 공연에 이어 ‘박영감’ 역을 맡은 연기파 배우 강신일은 모든 영화와 드라마 일정을 뒤로 미루면서 이 작품에 참여할 만큼 남다른 애정과 열정을 드러냈다고 한다. 권호성 수원시립공연단 예술감독은 “국·공립예술단체에서 레퍼토리 작품을 운영한다는 것은 공연 시장에서의 상업적 가치도 인정받은 것”이라며 “뮤지컬은 서울에서만 제작하고 배급하는 콘텐츠라는 편견을 깰 수 있는 첫걸음이 바로 ‘메이드 인 수원(Made in Suwon)’ 트로트 뮤지컬 ‘아빠의 청춘’”이라며 시즌2 공연의 의미를 밝혔다. 티켓은 오는 15일부터 수원시립예술단 누리집과 인터파크 티켓에서 구매할 수 있고 가격은 전석 3만원이다. 자세한 내용은 수원시립예술단 누리집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역과 예술, 자연과 인간…복합문화공간 더릿 ‘共生共思’

자연과 기술, 인간의 경계에 무수히 많은 질문이 던져지는 요즘, 예술을 통해 이들의 조화로운 공존을 모색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하남시 복합문화공간 더릿에서 개막한 예술 협연 ‘共生共思(공생공사)’는 서로 다른 존재들이 공존하며 조화를 이루는 방법을 탐색하며 예술이 가지는 사회적, 철학적 의미를 살펴본다. 전시 주제처럼 이 곳엔 버려지고 쓸모를 잃어버린 것들의 재발견과 현대 사회에서의 인간과 자연을 성찰한다. 이 과정에선 전문 예술가들의 협업이 첫 번째로 이뤄졌다. 하찮고 소외받는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한원석 작가와 작곡가 이예찬, HITO(김희수, 최영토 작가)가 협업을 통해 한계를 넘나들고, 서로 연대했다. 한원석 작가는 인간 탐욕의 결과로 ‘버려짐’과 ‘소외’를 겪는 대상을 통해 환경에서 받은 상처를 예술로 승화시켜 인간과 자연, 기술의 관계에 심오한 메시지를 담아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형연泂然’은 3천88개의 버려진 폐스피커를 이용해 국보 제29호 성덕대왕신종을 재현했다. 자연을 의미하는 초록색 불빛과 함께 복잡한 세상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을 단순하고 반복되는 테크노 사운드와 결합해 공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작품 ‘불이화不.二.火’는 버려진 검정 종이관으로 거대한 심장 모양을 설치미술로 완성해 내부에서 붉은 빛을 발산하며 뜨거운 감정과 생명력의 상징을 느낄 수 있다. 내부에 울려 퍼지는 이예찬 작곡가의 명상적인 음악 ‘1 + 1’은 관객에게 현실의 고단함을 잠시 내려놓고 위로를 얻는 공간을 만들어준다. 김희수와 최영토 작가로 구성된 팀 ‘HITO’는 로봇 작품을 통해 인간과 로봇, 인간 상호 간의 상호작용을 탐구한다. 작품들은 현대 사회에서 인간, 자연, 기술 간의 관계와 공생의 의미를 질문한다. 전시에선 단순히 작품의 진열을 넘어 지역 예술 생태계 플랫폼 구축과 창의적인 실험 예술의 공생적 연대, 지역사회와 예술가, 관람객을 서로 연결해 사유와 치유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윤동희 복합문화공간 더릿 대표는 “물류창고로 쓰이던 창고 3개동과 정원 등을 개조해 만든 복합문화공간이 ‘하남 예술생태계 조성’이라는 거시적 화두를 지역에 제기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하남시가 친환경 도시으로 나아가는데 문화예술이 함께 발 맞춰 나가면 좋겠다란 생각을 했다”며 “이에 버려지는 자원을 재활용해 예술품으로 승화시킨 작품들을 주요하게 전시했다. 전문 미디어 아트 회사와 함께 콜라보 하며 다양한 실험과 예술적 공생을 시도한 점을 살펴보며 전시를 즐겨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수원시립미술관, 2024 관학 연계 프로그램 ‘뮤지엄 스토리’, ‘아트톡톡’ 운영

수원시립미술관이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현대미술 전시를 감상하고 체험활동에 참여하는 2024 관학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수원시립미술관은 수원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하는 경기도 수원교육지원청 협력 ‘2024 수원미래교육협력지구 뮤지엄아트 프로그램’을 지난 9일부터 수원시립미술관과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에서 선보이고 있다. 수원시 팔달구 수원시립미술관 본관에서는 현재 개최 중인 기획전 ‘당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전시해설사와 동행 감상 후 체험활동에 참여하는 ‘뮤지엄 스토리’를 진행한다. ‘여성의 일’을 주제로, 학생들은 이와 연계해 재활용한 양말목을 직조틀로 엮어 나만의 컵 받침을 만드는 등 1960~70년대 방직 작업을 연상케 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수원의 노동 역사와 함께 노동의 진정한 의미를 나누게 된다. 수원시 영통구의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에서는 다음 달 2일부터 ‘현대미술 감상하기’를 주제로 전시연계 체험 프로그램 ‘아트톡톡’이 열린다. 학생들은 전위적인 실험미술을 선보이는 국내 현대미술의 대표 개념미술가 성능경과, 사랑과 연대의 메시지를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이랑의 2인전 ‘2024 아워세트 : 성능경×이랑’을 감상 후 ‘나만의 신문-악보-읽기’ 제작 체험을 할 수 있다. 올해 각 프로그램은 수원시 관내 초등학교 5, 6학년을 대상으로 ‘뮤지엄스토리’에는 총 16개교 70학급이, ‘아트톡톡’에는 16개교 60학급이 참여 예정이다. 수원시립미술관 관계자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제공해 더욱 친근한 미술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층류로 내면을 살피다…서호미술관, 최목운 작가 ‘의식의 무의식’展

미술은 작가의 사회적, 개인적 현실에 대한 형상적 결과물이다. 미적 형식의 창조를 통한 내적 진실과 세상을 연결하는 뚜렷한 소통의 작업이기도 하다. 남양주 서호미술관이 오는 14일까지 선보이는 최목운 작가의 ‘UNCONSCIOUSNESS OF CONSCIOUSNESS’전시에선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의 내면에 시시때때로 올라오는 다양한 감정과 마음에 관한 이야기를 느낄 수 있다. 최목운 작가는 물을 이용해 내면 깊은 곳을 물끄러미 들여다보는 작업을 주로 한다. 물 표면의 파문을 형성해 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하고, 물을 담은 원반을 움직여 마음 한곳을 집중할 수 있는 키네틱 작업으로 작품을 표현한다. 이번 전시에서 최목운 작가는 물이라는 자연물을 이기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물과 마음을 연결 지어 물이 담기고 변화되는 현상에 집중했다. 작가의 작품을 자세히 보면 마치 멈춰있는 것 같은 현상을 목격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작가는 ‘층류’라고 칭하며, 흐르고 있지만 멈춰있는 것은 더 나아가 ‘무위’의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도 전한다. 무위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모든 일을 이룬다는 역설적 의미다. 작품 ‘의식의 무의식’은 투명한 벽 형태의 오브제 안에 물이 작은 틈을 통해 마치 비처럼 벽을 타고 내려오는 물줄기가 어디로 뻗어 나갈지 모르는 현상을 드러냈다. 층류로 시작해 난류로 변화하는 현상을 유체역학과 같은 양상으로 표현했다. 미술관 관계자는 “작가는 이를 통해 층류 현상일 때의 모습을 의식의 영역, 예측 불가능한 난류 현상을 무의식의 영역으로 간주해 우리들에게 찾아오는 마음의 형태는 밖이 아닌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 이야기한다”며 “동시에 의식과 무의식을 작은 모터와 물로 엮어내어 작품으로 가시화하려는 시도를 했다”고 설명했다. 18점의 작품이 전시된 공간에서 작가는 물과 모터를 이용해 내면에 흐르는 다양한 마음의 형태를 투명한 벽을 통해 가시화 했다.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대상을 지그시 바라볼 때, 또 잠시 멈춰서서 요동치는 자신의 내면을 객관화 해 볼 필요성이 있다는 메시지가 전해진다. 내면의 회복과 평화를 기대함과 동시에 잠시 멈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을 엿볼 수 있다. 한편 북한강과 바로 맞닿은 안뜰을 가진 서호미술관은 자연에 관한 탐구와 실험을 통해 미술의 영역을 확장하고, 생태와 환경에 관심을 환기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서 시도를 해오고 있다. ‘UNCONSCIOUSNESS OF CONSCIOUSNESS’는 서호미술관의 ‘2024년 시도지원 사업 기획 초대전’으로 ‘형형색색’이라는 주제 아래 참여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경험하고, 작가 작업의 고유한 형색을 자유롭게 느낄 수 있도록 기획한 첫 번째 전시다.

경기아트센터, ‘장애인의 날’ 맞아 선보이는 연극 ‘내 모든 걸’

경기아트센터가 ‘장애인의 날’을 맞아 오는 19~20일 소극장에서 연극 ‘내 모든 걸’을 선보인다. 연극은 후천적인 장애로 서서히 청력을 상실하는 천재 지휘자 ‘건우’와 농아인 아버지를 모시며 세상을 씩씩하게 살아가는 수어 통역사 ‘이유’가 만나 장애로 단절된 세상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이야기다. 이번 공연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오던 주인공 건우의 두 귀가 닫히는 과정을 통해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에게도 비장애인이 장애인이 돼가는 고통, 슬픔, 인정, 적응 등의 과정들을 간접적으로 전달한다. 또 누군가 세워둔 ‘평범함’과 ‘다름’의 기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다름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출연 배우진이 직접 선보이는 수어와 지휘, 노래, 연주 등이 극의 몰입감을 높일 예정이다. 주인공 ‘건우’ 역에는 연극배우 석현이, ‘이유’ 역에는 연극배우 한이연이 출연하며, 그 외 연극배우 김서율·황영준·서태이·김중이 극의 서사를 함께 이끌어갈 예정이다. 시나리오는 2019년 연극 ‘뷰티풀라이프’로 대한민국 한류대상 순수문화대상을 수상하고, 연극 ‘뚜껑없는 열차’, ‘학도’, ‘연애 불변의 법칙’ 외 다수의 작품을 집필한 인기 작가 김원진이 맡았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수어와 음악이 함께하는 이번 공연을 통해 몸이 불편한 관객들에게도 열린 문화예술 향유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불교미술 속 여성의 자리…용인 호암미술관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전시리뷰]

불교에서 여성은 어떤 존재일까. 분명 불교는 만물이 부처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가르침을 전파하지만, 여성은 자질이 부족해 성불할 수 없는 존재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불교 사회와 불교 미술이 성행했던 시기, 수많은 여인들은 그 모순과 충돌 속에서도 불교를 지탱해왔다. 지난달 27일부터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동아시아 불교미술을 조망하는 대규모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은 그 흔적과 자취를 찾아나선다. 이번 전시는 한국, 중국, 일본의 불교미술 속 다양한 여성상을 만나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이면에 자리한 사회와의 관계, 그들 내면의 자기 인식과 고뇌까지 엿볼 수 있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전세계 27개 컬렉션에서 모은 불화, 불상 등 불교미술 작품 92건(한국 48건, 중국 19건, 일본 25건)이 한데 모였다. 리움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국립중앙박물관 등 9개 소장처에서 가져온 국보 등 문화재 40건뿐 아니라 미국, 영국, 일본 주요 소장처에서 대여한 미술품과 문화재 52건도 전시됐다. 1부 ‘다시 나타나는 여성’에서 관람객들은 불교미술에서 여성이 어떤 형상과 모습으로 나타나 어떤 존재로 자리매김해왔는지 살펴볼 수 있다. ‘어머니’는 전근대기 동아시아 사회가 여성에게 기대했던 가장 큰 역할이었기에 어머니와 연관된 여성상이 눈에 주로 띈다. 석가모니의 어머니 마야부인이 위엄 있게 앉아 있는 ‘석가탄생도’가 그렇다. ‘이모육불도’ 역시 석가모니의 이모이자 양모인 ‘대애도(大愛道)’를 최초의 여성 출가자 대신 태자의 이모이자 양육자로 그려낸 작품이다. 동아시아 불교문화권에서 여성은 정념과 집착을 만들어내는 부정한 근원으로 비춰지며 작품 속에 소환되기도 했다. 일본 무로마치시대의 ‘구상시회권’이 대표 예시다. 이 불화는 젊고 아름다운 여성을 적나라한 시신으로 묘사하면서 신체를 대상화 했기 때문이다. 부처의 자비를 나타내는 관음보살의 형상은 시시각각 변해왔다. 이 가운데 관음보살이 여성처럼 묘사되고, 또 여성으로 인식되고 재현되는 과정 역시 전시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자비를 여성의 가치로 인식하던 중국 문화권에서는 아이를 안고 있는 관음보살을 그린 ‘송자관음보살도’와 같은 작품들이 만들어졌다. 전시장엔 부처와 불교도들을 지키는 수호신, 부처의 가르침을 받드는 신들의 모습도 여신으로 나타났던 사례들도 많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당시 교단과 사회가 여성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어떤 가치로 엮어냈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2부 ‘여성의 행원(行願)’는 불교미술 속 여성들의 공헌을 조명하는 자리다. 공덕을 쌓고, 성불을 꿈꿨던 여성들은 불상과 불화를 만들면서 시대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발원 기록을 남겼다. 공식적인 역사서나 문헌에서 찾아볼 수 없는 그들의 이야기는 그들이 꿈꿨던 내세에 대한 바람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장을 열어준다. 전시장 곳곳의 불상과 불화, 자수불화 등 미술품을 통해선 후원과 제작의 주체였던 여성들의 마음도 살필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이승혜 리움미술관 학예연구원은 “한·중·일에서 발전해온 불교미술을 젠더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최초의 대규모 전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여성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불교미술은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다. 여성의 공헌과 염원이라는 관점에서, 전통 미술 속에서 새로운 동시대적 의미를 발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6월16일까지.

미술계 흐름 한 눈에… 2024 화랑미술제, 눈 여겨 볼 점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대규모 미술 장터 ‘화랑미술제’가 3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오는 7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C, D홀에서 열린다. 화랑미술제는 1979년 국내 미술작품을 대중에게 알리고 미술시장을 발전시키고자 한국화랑협회가 출범한 국내 최초의 아트페어다. ‘2024 화랑미술제’에선 156개 갤러리가 참여해 900여명 작가의 작품 1만여점을 만날 수 있다. 올해 화랑미술제에선 신진 작가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기존 컬렉터들에게는 또 다른 취향 발견의 기회를, 신규 컬렉터들에게는 미술 시장 입문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이다. “행사에서는 모든 갤러리가 6명 이하 작가의 작품만 부스에 내걸도록 해 나열식의 아트페어가 아닌 세심하게 기획된 전시로 질을 높였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화랑들은 젊은 작가들을 내세우며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소개한다. 국제갤러리는 김홍석을 비롯해 쟝-미셸 오토니엘(Jean-Michel OTHONIEL), 칸디다 회퍼(Candida HÖFER) 등 지속적으로 조명해온 저명한 국내외 작가들을 화랑미술제에서 선보인다. 지난 키아프 서울 2023의 메디힐 팝업스토어에서 굿즈, 게임, 체험형 구조물 등의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며 주목받은 윤필현의 위트 있는 작품(금산갤러리)을 만날 수 있다. 옛것과 새것의 교감에 관심을 기울여온 학고재는 이우성, 장재민, 지근욱, 김은정 등 현대미술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는 작가들을 내세웠다. 갤러리위는 고스와 허필석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미술계의 흐름을 선두하는 1세대 행위예술가 이건용과 실험미술의 주역으로 꼽히는 이강소의 작품 등도 만날 수 있다. 일본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도 한자리에 모인다. 가나아트는 90년대 이후 일본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로 인정받는 작가 히로시 스기토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갤러리밈에서는 일본 미술전문지 미술수첩에서 2021년 ‘일본작가 100인’에 선정되며 차세대 작가로 꼽히는 카이토 이츠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부대 행사로는 만 39세 이하 신진 작가 10명(곽아람·김보경·김한나·심예지·이성재·이호준·장수익·최명원·최혜연)의 작품을 소개하는 특별전 ‘줌인(ZOOM-IN) 에디션 5’와 미술계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아트 앤 아티스트 톡’ 등이 마련된다. 오는 6월 수원컨벤션센터에선 ‘젊은 화랑미술제’라고 할 수 있는 제2 화랑미술제 ‘아트 퍼스트’(가칭)가 열린다. 광교 신도시에서 신생 갤러리, 신진 작가들의 중저가 작품을 선보여 MZ세대를 적극 공략하겠다는 취지다.

‘열 번째 봄, 위로와 치유의 몸짓’…경기민예총, 제2회 춤이야기마당 ‘액자속의 나비’ 개최

경기도 각 지역의 예술인이 한 데 모여 안전한 사회를 위한 간절한 바람을 담아 위로와 치유의 몸짓으로 승화하는 예술공연이 펼쳐진다. (사)경기민예총은 오는 5일 오후 7시에 과천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제2회 춤이야기 마당 ‘액자 속의 나비’ 공연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경기민예총이 주최하고 경기도 8개 지부의 춤꾼으로 구성된 경기민예총 산하 춤위원회가 주관하는 정기 공연이다. 지난해 7월 정전 70주년을 맞아 남북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주제로 한 첫번째 춤이야기 마당에서는 창작춤 공연 ‘그길, 희망을 내딛다’를 개최한 바 있다. 올해 공연은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이해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주제에 기후재난, 산업재해, 감염병, 10.29 이태원 참사까지 재난과 참사가 반복되는 현실을 짚어보는 내용이 주제다. 무대는 경기민예총 각 지부에서 각기 다른 이야기를 담은 ‘검은 영혼의 춤(과천)’, ‘평화의 춤(여주)’, ‘절규의 춤(의정부)’, ‘저항의 춤(부천)’, ‘해원의 춤(성남)’ 등 다섯 개의작품으로 구성된다. ‘절규의 춤’에서는 벨트에 끼어 죽어가는 노동자 등에 대한 애도의 몸짓을, ‘저항의 춤’에서는 풍물굿과 무속굿에 사용되는 춤과 음악을 통해 저항정신을 표현하며, 고대가요 공무도하가를 바탕으로 한 ‘해원의 춤’에서는 액자 속에 머물러 있는 검은 나비와 영혼들의 평안을 기원하는 춤이 펼쳐진다. 정영미 경기민예총 춤위원장은 “때론 말의 표현보다 강렬하고 예술적이며 큰 울림을 주는 것이 몸의 표현”이라며 “특히 올해는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이해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마음뿐만 아니라 비극이 반복되는 현실과 잊지 말아야 할 사건을 되짚어보고, 10년 전 ‘생명과 안전’에 대한 다짐을 되새기는 의미를 담았다”며 “경기도 곳곳에서 모인 춤꾼들이 예술혼을 담아 위로와 치유의 시간을 함께하고자 하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공연은 전석 무료이며 경기민예총으로 관람을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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