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아트센터가 다음 달 6일 소극장에서 아레테 콰르텟과 함께 올해 첫 ‘고전적 음악’을 선보인다. ‘아레테 콰르텟’은 지난해 모차르트 국제콩쿠르 1위, 지난 2021년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현악사중주 부문 한국인 최초 1위 등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젊은 현악사중주단이다. 바이올린 전채안, 박은중, 비올라 장윤선, 첼로 박성현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2019년 9월에 결성한 이들은 금호아트홀 영체임버콘서트 오디션에서 만장일치로 합격해 화려한 시작을 알렸으며,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 바르셀로나 오베르투라 스프링 페스티벌, 하이델베르크 현악사중주 페스티벌 등 유럽 대표 페스티벌과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의전당 여름음악축제 등 국내 저명한 음악제에 초청을 받고 있다. 이번 ‘고전적 음악, 오후Ⅰ’에서는 동유럽 음악가들의 곡들로 봄을 맞이한다. 레오시 야나체크와 알반 베르크의 곡을 악장 발췌 없이 만나볼 수 있다. 또 지난해 모차르트 국제콩쿠르 최종 경연곡이었던 레오시 야나체크의 현악사중주 No.1 ‘크로이처 소나타’를 들려줄 예정이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올해 ‘고전적 음악’은 관객에게 다가가는 고전을 추구해 다양하게 음악을 이해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며 “클래식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싶은 관객들은 누구나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천명을 훌쩍 지나 구순을 넘기고 어느덧 100세를 바라보는 이의 눈에 담긴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70여년의 화업, 한 세기라는 생애 긴 여로를 걸어온 우당 이길범 작가의 발자취를 통해 수원을 포함한 한국 미술계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열렸다. 지난달 27일부터 경기도 수원시립미술관에서 개최한 ‘이길범: 긴 여로에서’에서는 온화하면서도 담백한 조형성을 가꿔온 이길범 작가가 수학기에 그린 작품부터 최신작까지의 작품 22점을 선보인다. 전시에선 ‘영모화조(새, 짐승, 꽃)’와 ‘인물’, ‘산수풍경’ 등 3가지 주제로 구분된 그의 대표작과 1940년대 습작과 집필서와 삽화가로 활동하던 작가의 젊은 시절 및 은사 이당 선생과의 추억이 담긴 아카이빙 자료 70여 점이 공개됐다. 1927년 수원군 양감면(현 화성시)에서 태어난 이길범은 17세가 되던 1944년 산수, 화조, 인물 등 전 분야에서 큰 명성을 떨쳤던 이당 김은호(1892~1979)를 만나 사제의 연을 맺었다. 이당 선생이 학생들을 지도했던 교습기관인 낙청헌 화숙을 비롯해 그의 문하에서 보낸 6년의 시간은 이길범 작가에게 깊은 영향을 남겼다. 1949년 ‘제1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 출품을 앞두고 이당 선생은 제자가 스승보다 대성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길범에게 ‘우당’이라는 호를 지어주기도 했다. 영모화조는 이길범 작가에게 가장 의미 있는 소재로 꼽힌다. 작가는 지난 1949년 제1회 국전에서 따뜻한 봄볕 아래 노니는 오리를 담은 화조화 ‘춘난’으로 입선하며 등단했다. 1981년 수원백화점에서 열린 첫 번째 개인전의 대표작도 꿩과 까치를 그린 영모화였다. 낙청헌 화숙의 채색화풍 작화 경향은 시적 정취가 풍기는 이길범의 서정적인 화풍의 밑거름이 됐다. 이번 전시에선 작가의 수학기이자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인 ‘오수’(1948) 등을 만날 수 있다. 이길범은 근대기 마지막 어진(御眞) 화가였던 스승 김은호의 화풍을 수련하며 정밀한 필치와 품격있고 우아한 채색기범을 익혔다. 이에 6·25전쟁으로 작품활동을 중단했던 그가 작가로서의 재기를 위해 제4회 국전에 출품한 ‘추향’(1955) 역시 인물채색화였다. 이후 1988년부터 이길범은 문화체육관광부의 고증과 심사를 거쳐 지정되는 정부 표준영정 제작에 세 차례 참여하며 인물화가로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전시에선 대중에게 가장 각인된 작가의 대표 인물화이자 그를 정부표준영정 작가로 만들어준 첫 작품인 조선 22대 왕 정조의 어진(1988), 정조대왕의 충신이자 수원화성 축성의 주역이었던 조선 후기 무신 조심태의 초상(2011)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영정 작품이 견고함과 위엄성을 자아낸다면 은은하게 피어난 연꽃과 담백한 색채로 표현된 여인의 모습이 담긴 ‘청아’(2003) 등의 인물화에서는 생기로움과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이는 세상에 대한 작가의 온화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느끼게 한다. 특히 산수풍경화는 수원 작가로서 이길범의 정체성이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는 장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빈번하게 등장한 소재는 수원화성이다. 정조는 양주 배봉산에 있던 묘를 최고 명당으로 꼽히던 수원부의 화산으로 옮겨 현륭원이라 명했는데, 삽화가 시절 이길범의 예명이 ‘이화산’이었다는 일화를 통해 고향에 대한 작가의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다. 그렇게 작가는 1982년 수원의 첫 한국화 동인 성묵회 결성을 시작으로 수원 미술계를 이끌어 왔다. 옅은 먹과 청량한 청색이 어우러진 대표작 ‘수원화성’(연도미상)을 비롯한 산수풍경화에서는 기나긴 여로를 지나 전통적 소재와 화법에서 자유로워지는 작가의 현대적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작가는 실제 세상의 물리적 크기나 관점에서 나아가 대상을 재조합하거나 상상을 바탕으로 회화화하며 독특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채영 수원시립미술관 학예사는 “이번 전시는 한국미술사에서 상대적으로 조명이 부족했던 수원작가에 대한 재평가와 연구의 일환이자 수십 년간 지역을 빛내온 원로작가 이길범을 조명하는 자리”라며 “작가의 온화하고 담백한 미감이 주는 정서를 공유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전시는 오는 6월9일까지.
세상에 마지막 남은 공간과 그곳의 색은 어떠한 모습일까. 지난 40년 동안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작업을 이어 온 전원길 작가는 고향 수원에서 20년 만에 ‘풍경의 법칙’ 전시회를 열며 세상의 마지막 남은 공간이 펼쳐낸 또 다른 세계의 탄생을 그려냈다. 예술공간 아름 개관 2주년을 맞이해 지난 9일 개막한 전시에서는 작가가 2021년 완성한 ‘풍경’ 시리즈와 2022~2024년 사이 완성한 ‘풍경의 법칙’이란 주제의 신작 등 총 50여 점을 지하 공간(실험공간 UZ)과 지상 공간(아름) 각기 다른 두 개의 층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작가의 작품은 풍경의 ‘색’에서 출발해 ‘색’으로 완성된다. 1990년대 초 인간의 존재 형식을 회화 방식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시작한 작가는 1990년대 말 영국 유학 시절 주변 사물의 색에 주목하게 됐다. 그에게 풍경이자 배경, 자연과 색은 무언가를 담아내는 데 사용되는 도구나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구현의 대상이다. 작가는 “가만히 그림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풍경의 색이 이끄는 대로 움직였다”고 말한다. 짙고 깊은 어두운 밤을 지나 날이 밝아오기 직전의 여명. 작가는 ‘풍경’(2021-3) 작품을 통해 어둠에 빛이 살짝 들어온 어슴푸레한 그 순간을 담았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고요하고 적막한 어둠의 순간에 역설적이게도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것이 사라지고 태초의 풍경이 드러난다. 작가는 그 속에 펼쳐진 낯선 공간 안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작가는 평면 속에 입체감을 부여해 공간을 만들고 세우고 무언가를 올려 놓는다. 필름처럼 펼쳐지는 그라데이션은 배경 안에 공간을 만들지만 주변으로 벗어나면 공간의 깊이는 사라지고 원래의 평면 상태로 돌아간다. 작가는 “물체가 있어야 공간을 실감하듯 평면 속 공간을 만들고 연결하고 무언가를 세우는 건 자연 속에서 움직이며 작업하는 것과 같다”며 “내 안의 자연성과 실재하는 자연을 어떻게 만나게 하고, 그 둘 사이의 통로를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를 고민해왔다”고 말한다. 지하의 공간이 그 안의 내면의 풍경 색을 표현한 것이라면 2층의 공간에선 마른 나뭇잎, 빨간 고추, 썩은 나무 토막, 달개비꽃, 마른 억새 이파리, 가을을 지나 겨울이 돼 완전히 말라 부스러기 직전의 단풍 등 실재하는 존재에서 영감을 받은 외부의 풍경 색을 표현했다. ‘푸른 아기 새’(2024) 등 신작에서 작가는 세상의 마지막 공간의 모습을 상상했다. 배경, 즉 풍경에서 출발한 색은 얇은 색과 명암의 표현으로 입체적인 공간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색과 명도의 그라데이션으로 켜켜이 쌓인 층의 색 띠를 그려내며 하나의 공간을 탄생 시켰다. 이는 자연에서 튀어나온 빛의 한 조각일 수도, 흘러가는 시간을 따로 떼낸 조각일 수도 있다. ‘백색 풍경’(2024) 작품에선 마지막 빛이 횃대의 끝자락에 달린 횃불로 남아있고, ‘마지막 공간’(2024) 작품에선 시간이 만든 공간에서 탄생한 어떠한 존재가 자신이 탄생한 곳을 바라봄과 동시에 소멸하는 탄생과 소멸의 순환을 드러냈다. 작가는 “색이 만들어 준 공간에 들어가 그림 속을 거닐며 자기 안의 이야기를 경험해보라”고 말한다. 기암괴석 등 동양의 산수화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 ‘풍경 속 풍경’(2024)이 그러하다. 자연이, 풍경이 만든 낯선 외계 행성에 들어가면 그 속에는 앉아서 쉴 수 있는 나무와 바위가 있다. 사물에서 색을 떼어내고, 빛을 분리시키고, 그것을 다시 색과 명암, 빛과 형상을 따로따로 조합하여 풍경을 재조립한다. 눈에 보이는 자연을 해체하여 다시 화면 속에 그 요소들을 집어 넣는다. 그렇게 자연의 세계와 다른 형식으로 변주된 그만의 풍경이 탄생했다. 한번도 가보지 않은 풍경이 만들어낸 낯선 공간. 작가는 “색이 이끄는 대로 그 뜻을 실현하는 회화 작업과 이에 영감을 주는 자연 속 야외에서의 작업 사이 상호 연계의 실험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22일까지.
지친 일상에 우리 소리와 함께 하는 주말 오후의 편안함. 경기아트센터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이달 30일 레퍼토리 시즌 ‘Weekend Concert-오후 4시’를 공연한다. ‘Weekend Concert-오후 4시’는 우리 음악을 어린이, 청소년, 성인 등 다양한 관객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다. 관현악, 민요, 사물놀이, 전통음악, 무용 등의 친숙하고 쉬운 음악으로 주말 콘서트를 구성했다. 올해엔 총 3번의 공연을 선보인다. 3월 ‘봄’, 5월 ‘효’, 7월 ‘전통’ 등 각기 다른 주제를 선정해 음악을 녹여낸다. 공연은 국악관현악과 서양 오케스트라의 경계를 걷는 김성진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신임 예술감독의 지휘와 ‘JTBC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 출연한 방송인이자 피아니스트 다니엘 린데만(Daniel Lindemann)의 해설로 진행된다. 첫 번째 공연 ‘오후 4시 : 지금, 봄’은 따뜻한 봄날 주말 오후, 가족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국악관현악 공연을 선보인다. 김성진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의 부임 후 첫 무대로 국악관현악과 무용, 국악으로 풀어낸 교향곡, 가야금협연 ‘춘설’, 양금협연 ‘푸른 숨’ 등을 선보이며 봄의 길목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을 전한다. 양금협주곡 ‘푸른 숨’은 ‘새야 새야 파랑새’를 모티브로 동학농민의 역사적 사건을 담았다. 항쟁에 나선 이들의 고결한 숨결이 이 땅에 여전히 살아있음을 담았으며, 작곡가 장석진의 위촉초연곡이다. 두 번째 공연은 5월 25일 ‘오후 4시 : 다시, 청춘’으로 관객과 만난다. 가정의 달을 맞아 ‘민요와 사물’을 중심으로 한 국악관현악을 선사한다. 시대를 풍미한 대중가요 ‘봄날은 간다’의 국악관현악 버전을 시작으로 우리네 삶과 지역적 특징을 담은 민요, 흥겨운 리듬의 한국 장단을 만날 수 있다. 사물놀이 협주곡은 작곡가 이고운의 위촉초연곡이다. 세 번째 공연 ‘오후 4시 : 전통, 찬란한’은 7월 27일 우리의 문화예술자산인 ‘전통’을 테마로 한다. 궁중음악, 풍류음악, 민속악, 경기잡가, 한국무용, 사물놀이 등 다채로운 우리 전통예술의 맛볼 수 있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올해 선보이는 ‘Weekend Concert-오후 4시’는 도민에게 우리소리를 친숙하게 알리고 경기국악원 공간을 활성화 하려는 의지가 담겼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관계자는 “올해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올해 도내에서 선보이는 정기 공연 7회 중 4회를 경기국악원에서 공연한다. 인근 지역민들에게 공간을 알리고 문턱을 낮춰 함께 호흡하는 공연장으로 만들 계획으로 Weekend Concert-오후 4시와 함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전했다. 공연은 경기아트센터 누리집이나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인천문화예술회관은 대표 마티네 브랜드 공연 ‘커피 콘서트’의 올해 첫 무대를 20일 동구문화체육센터 공연장에서 선보인다. 2008년에 시작해 누적관객 9만 명을 돌파하며, 인천을 대표하는 공연으로 자리매김한 ‘커피콘서트’는 매달 한 차례, 수요일 오후 2시에 열리는 마티네 콘서트다. 올해 첫 공연엔 맑은 노래로 심금을 울리는 가수 ‘빛과 소금’이 함께 한다. 빛과 소금은 1990년에 결성돼 마니아들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1996년까지 총 5개 앨범을 발매했다. 2022년에는 레트로 디깅과 시티팝 붐을 타고 무려 26년 만에 새 앨범을 발매해 팬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켰다. 이번 무대에서 빛과 소금은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의 작곡가이자 키보디스트 박성식과 베이시스트 장기호를 주축으로 세션과 코러스를 포함한 9인조 밴드 셋을 구성, 화려한 앙상블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1집부터 최근에 발매한 앨범에 수록된 대표곡들, ‘가리워진 길’, ‘비처럼 음악처럼’ 등을 들려주며 추억과 낭만을 노래한다. 이번 공연은 일상 속 환경보호를 지향한다. 로비에서 제공하는 커피를 즐기려면 다회용 개인 컵을 지참해야 한다. 준비하지 못한 관객은 공연 종료 후 커피를 받아서 귀가할 수 있다. 관람료는 전석 1만 5천원이며 자세한 사항은 동구문화체육센터 또는 인천문화예술회관 누리집에서 확인하면 된다.
화성시에는 ‘형도’라는 섬이 있다. 이곳에는 휘어지거나 넘어진 채로 차라는 버드나무가 많다. 본래 바다였던 곳을 간척해 육지로 만들었는데, 염분이 많은 땅에서 나무가 자라자니 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했다. 위태롭게 자란 나무들은 거세게 부는 바닷바람을 이기지 못해 넘어지거나 부러져 기이한 형태로 살아가고 있다. 이런 나무들의 처연하면서도 강인한 생명력을 사진에 담은 윤길중 작가의 개인전 ‘나무, 살아내다’가 성남시 분당구 아트스페이스J에서 다음 달 25일까지 열린다. 25점의 사진을 통해 작가가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 훼손이 생태계에 초래한 혼란 ▲척박한 환경을 살아남는 나무들의 모습이 인간의 삶과 닮았다는 점 ▲투병 시기 위안과 힘이 돼준 나무들에 대한 감사함. 작가는 인간이 개발이익을 위해 생태교란을 한 결과 나무들이 기형의 형태로 존재하는 현실을 사진에 담았다.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은 채 간척을 통해 땅을 넓히거나 물길을 막아 댐을 만들다 자연질서가 파괴됐고, 그 여파를 나무들이 받아내는 모습이다. 동시에 작가는 갑작스레 닥친 고난에도 어떻게든 살아내는 나무의 모습이 인간의 삶과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전시를 기획한 한혜원 아트스페이스J 실장은 “코로나19처럼 누구도 예상 못한 일이 닥쳤는데 우리도 어떻게든 버티지 않았냐"며 “그런 인간의 삶이 나무의 삶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큰 수술을 받고 난 후 보게 된 나무들의 끈질긴 생명력은 작가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어떻게든 가지를 뻗어나가고, 처연할지언정 굳건히 살아있는 나무들을 보며 작가는 투병할 힘을 얻었다. 작가는 형도의 나무들에게서 위안만 받은 것 같아 늘 빚진 마음이었다. 나무들에게 받은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 ‘씨줄, 날줄’ 직조 기법으로 온 힘을 다해 나무를 어루만졌다. 작가는 그동안 촬영한 사진의 일부를 두 장씩 프린트했다. 한 장은 가로, 세로로 실처럼 얇게 잘라서 삼베를 짜듯 한 줄 한 줄 엮어 다른 한 장에 붙였다. 그 과정에서 작가는 나무의 상처 부위를 수없이 어루만졌다. “벌판에서 힘겹게 버티며 살아가는 나무들을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가 투병하던 때에 나무들에게 받았던 위안을 감사하게 느끼고 그 마음을 표현하고 싶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인천 출신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 수상 작가 이상연이 오는 6월, ‘인천사랑콜라보 기부 전시회’를 연다. 지난 2019년과 2021년에 이은 시즌 3이다. 지난 시즌 1, 2 콜라보 기부 전시회에서 이상연 작가는 인천사랑을 주제로 한 인천지역 인사들의 글귀를 담은 문인화를 선보였다. 오는 4월 열리는 이번 시즌 3은 해바라기를 소재로 인천 시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문인화 작품을 전시하고 이를 판매, 기부하는 사회공헌 전시로 마련됐다. 전시에선 ‘인천사랑’ 글귀를 담은 해바라기 작품 200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많은 기업인들을 콜라보 작가로 선정돼 인천사랑 글귀를 받아 해바라기 작품을 제작하며 기업이 예술을 매개로 사회공헌을 하는 메세나를 실현하는데 동참했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의 의미가 크다. 황규철 인천사랑시민운동시민협의회 회장은 “의미 있는 기부 전시회를 개최해 기쁘다”며 “혼을 담은 작품 제작에 몰입, 큰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전시는 인천 연수구 송도문화로 119 인천글로벌캠퍼스 B1 전시관에서 열리며 누구나 관람이 가능하다.
구리문화재단은 봄맞이 음악회 ‘구리 클래시컬 플레이어즈’ 공연을 오는 23일 구리아트홀 코스모스 공연장에서 연다. 새봄음악회는 섬세한 지휘와 깊이 있는 곡 해석이 인상적인 정현구 지휘자가 지휘에 나선다. 공연에는 구리클래시컬플레이즈와 백파이프, 크로스오버, 오카리나, 색소폰, 바이올린, 성악 등 다양하고 화려한 악기로 협연을 통해 봄의 기운을 담은 클래식 음악으로 따스함과 희망의 메시지 등으로 펼쳐진다. 진화자 구리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새봄을 맞이해 따스한 기운을 느끼고,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의 세계에 빠져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새봄음악회는 전석 2만 원이며, 구리시민은 30% 할인된 가격으로 예매할 수 있다.
간결하면서도 위트 넘치는 글과 섬세한 그림으로 큰 사랑을 받는 영국 동화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동화가 가족 뮤지컬로 재탄생한다. 용인문화재단은 4월 27~28일 용인문화예술원에서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동화를 기반으로 한 가족뮤지컬 ‘우리가족’을 4회에 걸쳐 선보인다. 이전에 앤서니 브라운의 두 작품 ‘우리 아빠가 최고야’, ‘기분을 말해봐’를 뮤지컬로 개편해 전국 각지에서 어린이 관객들에게서 큰 호응을 이끌어낸 이종은 감독이 이번에도 연출을 맡았다. 이 감독은 김온 음악감독과 함께 작업해 유쾌하고 따뜻한 앤서니 브라운의 세계관에 빛을 불어 넣는다. ‘우리가족’은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들 중 가족 시리즈 컬렉션에 속하는 ▲우리 아빠가 최고야 ▲우리 엄마 ▲우리 형을 바탕으로 작은 일상 속에서 행복을 찾아나가는 모든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창작 뮤지컬이다. 뮤지컬은 주인공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시작된다. 3일간 가족회의를 통해 함께 시간을 보내며 진땀 쏟는 아빠, 때로는 요리사가 돼주고 때로는 안락의자처럼 편안한 쉼터가 돼주는 엄마, 친구들과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든든한 형이 등장한다. 이들은 가장 사랑하는 가족에 선정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족 오디션을 선보인다.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멜로디와 춤을 가득 담은 무대가 펼쳐진다. 예매는 오는 15일 오후 2시 용인문화재단 누리집 등을 통해 가능하다.
이천문화재단이 불멸의 걸작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어 버전의 공연을 오는 4월24일부터 28일까지 이천아트홀 대공연장에서 개최한다. 무대에는 정성화, 양준모, 윤형렬, 유리아, 정유지, 마이클리, 이지훈, 노윤 등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실력파 배우들이 선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15세기 파리의 아름다운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와 그녀를 사랑하는 세 남자, 노트르담 성당의 종지기 ‘콰지모도’, 노트르담 성당의 대주교 ‘프롤로’, 근위 대장 ‘페뷔스’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이번 한국어 버전은 새롭게 리뉴얼 된 프렌치 오리지널 뉴 버전의 의상을 그대로 만나볼 수 있다. 제작진은 오리지널 공연의 느낌을 재현하기 위해 프랑스 현지에서 염색 원단을 직접 공수해 제작했다. 또 화려한 파리의 밤을 보여주는 ‘발다무르’씬을 더욱 파격적으로 구성하는 등 풍성해진 볼거리와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공연 예매는 이천문화재단과 인터파크 누리집에서 예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