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뮤지엄으로 떠나는 여름 바캉스…여름방학 프로그램 미리보기

휴가, 방학의 계절을 맞아 경기도 뮤지엄에서 쉼을 주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해도, 어른끼리 손잡고 가도 좋을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이번 여름 경기도 뮤지엄에서 예술작품을 바라보고 물멍도 하며 문화적 감수성을 키워보는 것은 어떨까. ■ 예술작품 보고, 선베드에 누워 ‘물멍’도 하고 경기도미술관이 10일부터 오는 9월22일까지 도미술관 인공 수조 위에 조성된 야외 덱에서 ‘물멍, 바캉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물멍, 바캉스’는 도미술관 건축의 트레이드마크인 인공 수조의 운영을 다시 시작하면서 준비된 특별 프로그램이다. 관람객들은 미술관 야외 덱에 마련된 선베드에 누워 잔잔한 물결과 예술작품을 바라보며 휴식과 명상을 즐길 수 있다.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있는 도미술관은 독특한 건축물로 유명하다. 건축물을 가로지르는 유리벽면은 호수 위에 뜬 배의 돛대를 형상화했고, 미술관 주변을 둘러 설치돼 있는 인공 수조의 나무 덱도 호수 위에 떠 있는 돛단배를 연상해 만들어졌다. 이번 프로그램은 도미술관의 특별한 건축 공간이 지닌 숨은 이야기와 인공 수조에 설치된 작품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황록주 도미술관 기획운영팀장은 “선베드에 누워 일렁이는 물결과 함께 김상균 작가의 작품 ‘성’을 바라보는 순간은 오직 도미술관만이 제공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라며 “건축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최대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과 함께하는 진정한 휴식을 체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AI’ 활용한 전시 체험 프로그램 ‘풍성’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실학박물관은 경기도어린이박물관과 공동으로 오는 20일부터 8월10일까지 특별전 연계 교육프로그램 ‘자산어보 속으로! AI와 함께하는 시와 그림’을 운영한다. 여름방학을 맞아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이번 프로그램은 실학자 정약전의 실사구시 연구법을 통해 나와 가족을 탐구하고, AI 기술로 시와 그림을 표현해 ‘자산어보’를 새롭게 들여다보는 예술 창작 활동으로 구성됐다. 어린이 관람객은 가족을 주제로 AI를 활용해 바다생물 캐릭터를 만들어 볼 수 있다. 또 해양생물 백과사전인 ‘자산어보’에 나오는 해양생물로 시를 쓰면 AI가 시를 그림으로 표현해 시와 그림이 어우러진 작품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생물의 형태, 색 등을 구체적으로 주문함으로써 어린이 관람객의 상상 속 자산어보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자산어보’를 집필한 정약전의 실학 정신을 조명하고, 정약전의 바람대로 ‘자산어보’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과정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초등 학부모 위한 ‘명사 초청 강연’ 여름방학을 앞두고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명사 강연도 진행된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오는 20일까지 ‘공존을 위한 문해력 키우기’를 대주제로 학부모를 위한 명사 초청 강연을 한다. 문예창작, 과학커뮤니케이션, 저널리즘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문학, 과학, 언론 분야의 문해력을 다룬다. 13일에는 한국에너지공과대학 교수이자 세계과학커뮤니케이션학회 회장인 조숙경 교수의 ‘인공지능 로봇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강연이 진행된다. 조 교수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 ‘클라라와 태양’을 소재로 AI 시대의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20일에는 ‘언론, 용서할까 말까–미디어와 언론인에 대한 거센 비판에 대한 고참 기자의 변명’이라는 제목으로 강주안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뉴스 기사의 편향성과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 알려준다. 도어린이박물관 관계자는 “초개인화 시대, 과학기술의 시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갈 어린이들에게 문학, 과학, 뉴스 문해력을 길러줘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학부모 교육에 초점을 맞춰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인천시립교향악단 ‘2024 클래식 에센스Ⅱ’ 슬라빅 웨이브

인천시립교향악단이 올해 새롭게 런칭한 ‘클래식 에센스’ 두 번째 무대가 오는 19일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이병욱의 지휘로 열리는 이번 연주회에서는 애수 어린 선율과 이국적 분위기가 나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인천시향이 선택한 첫 곡은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다. 베토벤, 멘델스존, 브람스와 함께 세계 4대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불리는 이 작품은 순탄치 않았던 결혼생활로 고통받고 있던 그가 요양 중에 랄로의 ‘스페인 교향곡’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곡이다. 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린의 대비가 절묘하게 어울리는 1악장과 아름다운 슬라브적 선율이 진한 여운을 선물하는 2악장, 러시아 민속 무곡적이면서도 이국적인 분위기로 대미를 장식하는 3악장으로 구성됐다. 이어 인천시향은 드보르작의 민족적, 정서적 배경을 전면으로 드러낸 ‘교향곡 8번’을 연주한다. 서정적인 1악장을 거쳐, 2악장은 드보르작 특유의 전원풍 멜로디로 독창성을 선보인다. 보헤미아 민속 선율과 왈츠 리듬이 인상적인 3악장에 이어 마지막 4악장은 강렬한 행진곡 풍으로 시작해 다양한 변주를 통해 폭발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며 끝을 낸다. 작곡가 스스로 ‘새로운 방식을 시도한 개성적인 작품’이라고 평가한 이 곡은 밝으면서도 곳곳에 드러나는 처연한 울림으로 놀라움을 준다. 이병욱 인천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은 “슬라브 특유의 진하고도 서정적인 감성이 물결처럼 다가와, 7월의 이른 더위를 식힐 것”이라며 “인천시향의 음악으로 행복한 피서를 즐기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시립교향악단 제424회 정기연주회 ‘슬라빅 웨이브’의 티켓 가격은 전석 1만원으로, 인천문화예술회관 누리집, 엔티켓 및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약 가능하며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다.

연극 ‘사랑이 뭐길래!’ 주역 김규담 “사랑한다면서 왜 강요할까요” [한양경제]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사람들은 사랑한다고 하면서 왜 자신의 방식을 따르라고 강요할까요? 또 헌신적인 사랑은 오히려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데 이런 걸 사랑이라고 말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지난해 5월 보름간의 서울 대학로 공연을 전석 매진으로 이끌며 관객들의 뜨거운 요청을 받아 다시 무대에 오르는 연극 ‘사랑이 뭐길래’가 4일 서울 성동구 성수아트홀에서 두번째 앵콜 공연을 열었다. 첫 번째 앵콜공연은 지난달 24일과 25일 서울 동국대 이해랑극장에서 성황리에 막을 올린 바 있다. 이번 공연에서 ‘주가연’ 역을 맡은 신인배우 김규담 씨는 한양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젊은 청춘남녀들의 사랑방식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김 씨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연극 무대에 처음으로 올랐다. 대학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지만 어릴적부터 배우가 꿈이라 소원을 이룬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연극배우가 되기 위해 무작정 오디션을 보러다녔던 김규담에게는 이 연극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적같은 일이었다고 한다. 그는 “여행VJ로 활동도 했지만 공허한 시간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무대에 올라 연기를 한 것 자체가 너무 행복했고 힐링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규담은 진정한 사랑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극중 송준기의 무조건적이고 헌신적 사랑에 대해 너무 힘들다고 했다. 사랑은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고 배려해주는 건데 요즘 젊은세대들은 자신의 방식대로의 사랑을 강요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답했다. ‘사랑이 뭐길래’에서 주인공 주가연을 연기한 김씨는 “실제 성격은 주가연과 전혀 달라요”라며 웃으면서 말했다. 주가연은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으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반면 김규담은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으며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고 소개한다. 이런 점 때문에 가연으로 연기를 할 때 어려웠던 적도 있었지만 연습을 하면 할수록 주가연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규담은 연기연습할 때 발성하고 체력관리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한다. 가연의 감정을 오로지 표정과 언어만으로도 표현해야 하기에 정확한 발음과 발성 연습으로 관객에게 명확한 대사 전달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공연시간이 2시간으로 길고 토요일에는 2회 공연이다보니 체력관리가 중요해 매일 달리기를 했다고 한다. 김규담은 “사랑에 지쳤거나 상처를 받은 이, 지금 연애를 막 시작하는 연인들이 오셔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에 한번쯤 고민해 봤으면 하는 바람이고 이 연극이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포부에 대해서는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조만간 저 김규담을 기억하는 배우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저의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 ‘사랑이 뭐길래’ 공연은 14일까지 성수아트홀에서 진행중이다. 시간은 화요일에서 금요일까지는 오후 7시, 토요일은 오후 3시와 7시,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오후 3시에 열린다. 월요일은 휴관한다.

용인문화재단, 10년 만에 돌아온 ‘김선욱 피아노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지휘봉을 잠시 내려놓고 2년 만에 독주회로 관객들과 만난다. 용인문화재단은 오는 7월6일 오후 5시 용인포은아트홀에서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리사이틀을 선보인다. 김선욱은 18세에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최연소 우승에 빛나는 피아니스트로, 2021년 KBS교향악단을 이끌며 지휘자로 데뷔했다. 그는 올해 1월부터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예술 감독을 맡아 지휘와 피아노를 통해 음악세계를 다변화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김선욱은 하이든의 ‘E플랫 장조 소나타(Hob. XVI:49)’, 슈만의 ‘다비드 동맹 무곡집(Op.6)’, 슈베르트의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 D.960’을 연주한다. 김선욱이 이번 곡들을 선정하는 데 있어 피아노를 치는 행위 그 자체보다 마치 ‘피아노로 노래하듯’ 음악으로 들릴 수 있는 곡들을 고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알려진 만큼 눈길이 쏠리고 있다. 용인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지난 2014년 용인포은아트홀에서 용인 시민들과 소통했던 김선욱이 10년 만에 같은 무대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뜻깊다”며 “그 긴 세월 동안 더 깊어진 김선욱만의 음악 세계를 만끽할 기회”라고 말했다.

켜켜이 쌓인 역사…해움미술관 ‘퇴화와 변성의 조형-인간과 자연’

자연의 요소가 미술에 등장하는 일은 낯설지 않다. 예술가들에게 자연은 언제나 영감을 전하는 존재다. 인간과 자연, 이를 바라보는 작가. 해움미술관에서 오는 4일 개막하는 ‘퇴화와 변성의 조형-인간과 자연’ 전시는 자연의 다양성과 실재에 대한 작가들의 성찰이 응축됐다. ‘2024 박물관미술관 지원사업’으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김보중, 나종희, 송창, 이해균, 이흥덕 등 5명의 작가가 유채, 아크릭 페인팅과 알루미늄 캔, 나무껍질, 낡은 베니어판 등 자연물 오브제를 사용해 퇴화와 변성을 드러낸 설치작업 등 총 25점을 만날 수 있다. 작가들은 자연을 상황적 자연과 현상적 자연으로 해석했다. 이들의 자연에는 역사가 쌓여 있고, 온몸으로 교류하는 체험의 줄기이자 현실의 원천이 담겼다. 연속적인 구성을 통해서 모종의 분위기와 메시지를 전달해온 이흥덕 작가는 ‘태풍’을 통해 엄청난 자연력이 훑고 지나간 사건 앞에서 얼어붙은 듯한 인간들의 다양한 면모를 불연속적으로 배치한다. ‘종착역’은 다양한 인간들이 한 플랫폼에서 뒤섞이며 활기와 불안을 동시에 드러냈다. 한반도 분단의 풍경을 지속적으로 그려온 송창 작가의 작품에선 분단국가의 현실과 선사시대로까지 넘나드는 폭넓은 역사성을 담은 작가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나종희 작가는 압축된 알루미늄 캔을 붙인 작품으로 대량 소비사회의 풍경을 고발한다. 그는 작품 ‘집적’과 ‘녹색 터널’을 통해 인간의 생산·소비 활동이 가져온 기후변화와 일회용 소비의 삶을 사는 인간의 모습을 드러냈다. 또 ‘팬데믹’이란 작품을 통해 사회적 약자에게 더 가혹하게 다가왔던 세계적인 재앙은 자연의 역습이 깃들어 있고, 그것이 상시적일 것이라는 묵시록적 예감을 표현했다. 이해균 작가는 자연에 내재한 추상적 형태를 강조한 작업으로 시선을 붙잡는다. 산과 바다, 산맥 등을 거칠게 표현한 그의 작품에선 에너지의 흐름이 자연으로 출렁인다. 허(虛)의 공간을 요동치는 붓자국으로, 또 나무껍질을 이어붙이며 형태를 강조하는 그의 작업에선 우주의 질서가 새겨져 있다. 김보중 작가의 작품에선 낙원으로서의 자연, 자연과 대립하지 않고 귀속된 인간의 본모습을 볼 수 있다. 그의 작품 ‘광장, 인류세 이후’는 대지를 벌떡 일으켜 세운 듯한 구도가 긴장감을 준다. 살을 떠올리는 대지, 그 위에 돋아난 식물의 모습을 통해 인류세 이후의 지구에서 인간의 자리는 불확실하다는 메시지를 녹여냈다. 전시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서 인류에게 놓여 있는 태초의 자연과 그 자연이 풍화작용처럼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현상, 외부의 가해로 변성되는 상황적 자연, 오늘날 인간이 극복해야 할 수많은 재앙과 환경의 난제를 동시에 만날 수 있다”고 전했다. 전시는 9월26일까지.

지나온 세월의 ‘행복’을 전한다… 화홍작가회 ‘행복은 일상에서-행복 나눔 소품전’

전시장에 구름 인파가 모이고, 집집마다 그림이 걸리면서 ‘1가구 1그림’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작품의 크기와 가격을 낮춰 미술시장의 문턱을 낮추는 전시가 속속 열리고 있다. 화홍작가회는 장안구민회관 노송갤러리에서 제28회 화홍작가전 ‘행복은 일상에서-행복 나눔 소품전’을 오는 6일까지 선보인다. 전시는 그림을 그리는 화홍작가회 작가들의 일상이 곧 ‘행복’이라는 데서 착안해 관람객들과 행복을 나눈다는 의미를 담았다. 전시에선 회원 전원인 21명 작가의 작품 총 130여점이 내걸렸다. 특히 전시 제목처럼 작품은 모두 10호 크기 이하의 소품(小品)으로 구성됐으며, 가격도 60만원 이하로 책정됐다. 화홍작가회는 작품 판매 금액의 일부를 소외된 이웃을 위해 기부할 예정이다. 화홍작가회는 수원, 오산, 화성, 용인 지역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중견작가들의 단체다. 수원화성의 북수문인 ‘화홍문(華虹門)’에서 이름을 따왔는데, ‘화(華)’는 꽃, 색채, 빛을 의미하고, ‘홍(紅)’은 무지개를 뜻한다. ‘예술창조를 슬기로운 문자로 풀이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1996년 구성돼 매년 정기전을 열고 있으며, 유화·수채화 등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아트페어, 초대전 등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인물, 풍경, 사물 등을 작가의 의지대로 재구성한 작품들이 관람객과 만난다. 오혜련 작가의 ‘빛의 흔적(아름다운 기억)’은 어두운 밤중에도 언덕 위의 집으로 향하는 길이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을 보인다. 오 작가는 유년시절의 아름다운 기억을 빛으로 표현했다. 또 손순옥 작가는 ‘동심-놀다 121’을 통해 추억의 놀이였던 구슬치기, 딱지치기를 소재로 어릴적 기억을 소환했다. 특히 전영매 작가는 ‘숨’의 의미를 담아 삶의 희로애락을 주제로 인물화, 풍경화 등을 그려왔다. 이번 전시에 출품한 작품 ‘achieve’는 탁자 위에 놓인 3개의 풋사과를 담은 구상화다. 화려한 색감으로 완성한 작품은 소망을 이룬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영매 화홍작가회장은 “작가들은 저마다 지나온 세월만큼 다양하고 많은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작가들이 쌓아온 삶의 보따리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데 목적이 있다”며 “관람객들이 작품을 보고 소장하면서 행복과 희망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상상력으로 채운 소리와 울림, 수평선 너머 어부를 그리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작품을 판소리로 재해석한 이자람 작창(作唱)극 ‘노인과 바다’가 제주, 경남 김해, 경기 화성을 거쳐 안양 평촌아트홀을 끝으로 상반기 공연을 마무리했다. 쿠바의 어부 산티아고의 삶을 연기한 소리꾼 이자람과 고수 이준형의 능수능란한 장단이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느끼게 하는 무대였다. 소리꾼 이자람의 판소리 작창극 ‘노인과 바다’가 지난 1일 안양 평촌아트홀 무대에 올랐다. “예솔아~ 할아버지께서 부르셔”로 시작하는 동요 ‘내 이름 예솔아’로 5세에 방송 활동을 시작한 이자람은 1990년 국악과 인연을 맺어 국립국악중·고교, 서울대 국악과를 거쳐 판소리 인간문화재 오정숙, 송순섭, 성우향 명창을 사사했다. 1997년 ‘심청가’를, 1999년 20세의 나이로 최연소 ‘춘향가’ 완창 기록을 세운 이자람은 2007년 ‘수궁가’, 2010년 ‘적벽가’, 2015년 ‘흥보가’까지 주요 판소리 다섯 작품을 모두 완창했다. 한편 이자람은 2008년부터 작창극을 통해 대중을 만났다. 독일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희곡 ‘사천의 선인’을 기반으로 한 ‘사천가’, 2011년에는 ‘억척어멈과 자식들’을 모티브로 한 ‘억척가’의 대본, 음악, 연기를 맡으며 젊은 관객을 국악의 세계로 이끄는 성과를 거뒀다. 2019년 두산연강예술상 수상자 신작으로 초연한 판소리 ‘노인과 바다’는 헤밍웨이의 소설을 판소리로 재탄생시킨 작품으로 ‘추물/살인’으로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을 수상한 박지혜가 연출하고 무대미술가 여신동이 시노그래퍼로 참여했다. 쿠바 어촌에 얹는 판소리 가락 특별한 무대장치 없이 텅 빈 공간에 등장한 소리꾼 이자람과 고수 이준형은 암전도 되지 않은 환한 객석을 향해 인사를 대신한 소리 한 자락으로 무대를 열었다. “볼 것도, 할 것도, 갈 곳도 많은 세상에 우리의 공연을 찾아줘 고맙다”며 한순간 판소리의 벽을 허문다. 판소리가 낯선 관객을 위해 틈틈이 해설과 설명을 덧붙이며 추임새를 독려하고 장단을 가르치는 모습은 렉처 콘서트를 연상케 했다. 평생을 바다 위에서 외줄낚시를 하며 살아온 주인공 산티아고는 커다란 고기를 낚는 재주가 있어 타고난 어부 소리를 들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좀처럼 큰 고기가 찾아오지 않아 대물에 대한 염원을 품고 바다에서 버틴다. 80여일이 지난 어느 날 마침내 청새치 한 마리가 나타나고 바다 깊은 곳에서 쉽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청새치와 수면 위의 산티아고는 꼬박 이틀을 대치한다. 이날 무대를 채운 것은 이자람의 소리와 북소리, 거기에 ‘부채’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전통 판소리 무대에서도 부채는 소리꾼 신체의 일부분으로 여겨지며 정체성을 드러내는 요소로 쓰인다. 이자람은 거기에 더해 넘실대는 파도, 팽팽한 낚싯줄, 청새치의 숨통을 끊는 작살 등 그림을 그리듯 부채에 생명을 불어넣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그렇게 사투 끝에 마침내 청새치 등에 작살을 꽂은 산티아고는 마을로 돌아가 잔치를 벌이고, 연인을 만날 생각에 부풀어 있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하고 상어 떼의 습격에 청새치 몸통을 다 뜯기고 뼈와 머리만 갖고 돌아간다. 손이 끊어지는 고통을 이겨내며 지켜낸 청새치가 눈 깜짝할 새 사라져 버리자 산티아고는 밀려 드는 후회를 되뇐다. 좀 더 큰 배를 가져올 걸, 작살을 넉넉히 준비했더라면, 혼자가 아닌 누구와 함께했으면 상어를 물리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렇지만 이내 육지에 도착하고 며칠 죽은 듯이 자고 일어난 산티아고는 다시 바다에 나갈 채비를 한다. 이자람은 노인이 만난 청새치가 특별한 하루가 아닌 일상으로 여겨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극을 마무리했다. 죽을 고비를 넘긴 하루도, 아무것도 잡지 못하고 허탕치는 하루도 모두 일상 속 하루일 뿐, 특별한 것도 대단할 것 없는 하루는 매일매일 그렇게 계속 됨을 노래했다. 소리꾼 이자람은 여는 소리에 이어 닫는 소리로 무대를 마쳤다. “여러분 엉덩이도 아플 테고, 이자람 몸도 부서질 것 같고.” 웃음으로 마무리했지만 2시간여 바닥에 앉아 있던 고수는 일어나기도, 걷기도 힘들어 보였다. 그런 그를 부축하며 퇴장하는 모습을 보며 관객은 더 큰 박수를 보냈다. 이자람은 ‘노인과 바다’ 상반기 일정이 끝나자마자 지난 13, 15일 양일에 걸쳐 ‘적벽가’ 완창을 또 한 번 해냈다. 전통과 작창 사이에서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는 이자람의 다음 무대가 기다려진다.

자연담은 ‘천연염색’ 매력 흠뻑…윤희경 ‘온고지신’ 展

수원전통문화관 진수원(珍羞園) 연작 초대전의 올해 4번째 전시로 윤희경 작가의 ‘온고지신展’이 열리고 있다. 윤 작가는 꽃과 풀, 열매, 나무, 흙, 광물 등 자연 재료만을 이용해 염색을 한다. 화학염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천연재료에서 색을 추출해 천에 물을 들인다. 인공색소를 섞는 게 아니다 보니 똑같은 색을 만들어내기 어렵지만 자연을 담아서인지 더 곱고 아름답다. 지난 18일부터 관객을 맞이한 전시에선 자연염색 기법을 통해 물 들인 다양한 섬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천정에서 늘어뜨린 푸른색 톤의 천들이 살랑거리고, 벽에 내걸리거나 돌돌 또는 둘둘 말아 놓은 곱고 은은한 색색의 천이 눈길을 끈다. 부채도 있고 방석도 있다. 염색 원 재료들도 도자기에 담아 놓았다. “여름이 되면 손가락에 올릴 봉숭아 꽃물 생각에 가슴이 콩닥 거리고, 고무신에 물들일 자리공 열매를 따는 일이 재미있는 장난거리였다. 그렇게 풀물과 꽃물을 가까이 하던 자연스런 경험은 여전히 기억 한편에 남아있다.” 윤 작가가 자연 염색에 푹 빠진 이유다. 이번 전시에서도 그는 쪽, 쑥, 모시, 치자, 홍화, 오배자, 소목, 빈랑자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했다. 이런 재료들에서 어떻게 오묘하고 아름다운 색이 나오는지 신비로움이 느껴진다. 그 과정은 쉽지 않다. 염색 재료를 구해서 끓이거나 삭혀서 염료를 만들고 천에 염색을 하는데 염재를 마련하는게 어렵다. 쑥이나 환삼 넝쿨은 베어오거나 얻어오고, 쪽은 직접 파종하는 등 직접 농사를 짓기도 한다. 염료를 만들었으면 이번엔 천에 색을 입힌다. 원하는 색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여러번 색을 덧 올린다. 힘든 작업의 반복이지만 마지막 얻어지는 아름다운 색을 보면 희열을 느끼게 된다. “물들임은 염료가 직물에게 흔적을 새기는 일”이라는 윤 작가는 “염색은 세상과 사람들 사이에 어울려 살며, 물들이고 물드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러면 스스로 아름다운 염료를 준비해야 하고 주변을 물들일 지혜와 사랑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물들이는 윤희경’, 그는 염색하는 작업을 즐겁고 행복해 한다.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열린다.

편집기자 60년 발자취 한눈에…특별전 ‘언론의 지평’ 개최

한국편집기자협회와 종로문화재단이 다음 달 2일부터 5일까지 협회 창립 6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시 ‘언론의 지평’을 선보인다. 전시는 광화문광장 놀이마당(세종대왕 동상 일대)에서 열리며, 다음 달 2일 오전 11시 개막식으로 시작을 알린다. 이번 전시는 협회 60주년에 걸맞게 ‘60’이라는 숫자를 형상화해 입체적으로 꾸려지며 총 3개의 주제로 이뤄진다. 첫 번째로 ‘편집기자, 언론의 지평을 열다’를 주제로 편집기자의 역할, 협회 연혁 및 활동을 소개한다. 두 번째로 ‘종로, 언론의 지평이 열린 도시’를 주제로 종로 속 언론사, 언론 속 종로 등 언론의 중심이 된 종로를 조명한다. 마지막으로 ‘지평을 열어온 사람들’을 주제로 한국편집기자의 60년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국편집상 수상 지면과 53개 회원사 대표작이 전시된다. 이와 함께 레터링존 메시지 적어보기, 나만의 헤드라인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한국편집기자협회’, ‘#종로문화재단’, ‘#언론의지평’ 등의 해시태그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하면 소정의 선물을 받을 수 있다. 개막식에선 글씨당 김소영 작가의 화려한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또 ‘2024 서울거리공연 구석구석 라이브’가 열려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김창환 한국편집기자협회장은 “편집기자의 60년 발자취 속에서 편집의 역사와 역할을 되짚어보고 신문이라는 기록물의 가치를 중심으로 언론의 역할을 되새기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며 “뉴스가 있는 곳에는 언제나 편집기자가 있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변화는 있어도 변함없는 편집의 가치가 시민들에게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연극으로 만나는 단짝 이야기…‘세상친구’ 7월5일 개막

연극 ‘세상친구’(오세혁 작, 변영진 연출)가 오는 7월5일부터 8월11일까지 마포아트센터 플레이맥에서 관객과 만난다. 배우극단 세상친구와 (재)마포문화재단의 공동주최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죽마고우로 자란 만석과 천석이 격변하는 세상, 그에 따라 바뀌는 둘의 처지에도 굴하지 않고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세상친구’는 2019년 초연 이후 꾸준히 관객을 만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춘 장기 레퍼토리 작품이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전쟁과 분단으로 휘몰아치는 역사. 세상이 바뀔때 마다 친구와 가족이 원수가 되고 서로에게 총을 겨누던 세상에서 서로 숨겨주고 구해주던 사람들. 그 정신없이 바뀌고 휘몰아치는 일상에서 서로가 서로를 숨겨주었던 두 단짝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어려울 수 있는 주제를 경쾌하면서도 탄탄한 이야기 구조로 풀어내 관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출연진에는 지난 2023년 시즌과 마찬가지로 뮤지컬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가수 테이를 비롯해 영화와 드라마, 공연계를 넘나들며 선 굵고 개성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김늘메, 김대곤, 이성욱, 이순원, 최영우, 심우성, 태항호, 김천, 유일한, 강연정, 이민지, 김려은, 서태인 배우가 더블 및 트리플 캐스팅으로 출연한다. 또 이성욱 배우(영화 늑대사냥, 드라마 기상청사람들·고요의 바다 등), 이순원 배우(영화 육사오, 드라마 라이브·방과후전쟁활동 등), 강연정 배우(드라마 구미호뎐1938·하이바이 마마 등), 이민지 배우(영화 공조, 드라마 응답하라1988 등)가 새롭게 합류해 기존 배우들과 색다르면서도 어우러지는 합을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은 마포아트센터 플레이맥에서 평일 오후 8시, 토·일 오후 2시·6시에 관객과 만난다. 공연 예매는 인터파크와 마포아트센터 누리집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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