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재·색·명·위’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재(財)는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욕망을 뜻한다. 색(色)은 남녀관계에서 자신의 육체적 욕망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다. 명(名)은 인기를 얻고 싶은 마음, 명예를 쌓고 싶은 마음, 즉 유명해지고 싶은 욕망을 뜻한다. 위(位)는 보다 높은 지위를 차지하려는 욕망을 뜻한다. 즉 자신의 직위, 직급, 신분 등을 높여서 권력을 추구하려는 것을 뜻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무엇을 추구하고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가? 알고 보면, 재·색·명·위의 네 가지 범주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재·색·명·위는 사람들에게 동기를 유발하고, 활력을 일으키며, 부지런하게 움직이도록 만든다. 그러나 이러한 욕망을 잘 다루지 못하면, 인생은 번뇌의 길로 빠지고, 결국 자신을 상하게 만들고 피폐해진다.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없고, 하늘에 떠있는 구름을 볼 수 없고, 꽃이 피고 지는 것도 볼 수 없게 된다. 마음이 괴롭고 불행해지는 것이다. 재·색·명·위의 욕망과 집착은 진정한 성공이 아니다. 왜냐면 그것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상대적인 기준이기 때문이다. 재(財)의 경우를 보자. 사람은 돈을 많이 벌면 벌수록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은 욕망에 빠지게 된다. 옛말에 “99마지의 논을 가진 사람이 1마지의 논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100마지기를 채우려는 욕망에 눈이 어두워져 괴로움에 빠지게 된다”는 말도 있지 않는가? 색(色)은 항상 애정의 이중성과 관련돼 있다. 남자든 여자든 평생 동안 회피할 수 없는 것이 애정문제, 사랑문제다. 애정은 구애, 연애, 결혼, 바람, 이혼, 성욕의 문제로 연결돼 있다. 만족하지 못하고, 색의 욕망에 사로잡히게 되면 그것은 애정이 아니고 미친 증상으로 변하게 된다. 색의 욕망은 마약과도 같아서 취해있는 동안은 황홀하고 기분이 좋지만 약효가 떨어지면 몸과 마음이 황폐해지는 것과 같다. 명(名)은 유명해져서 인기를 끌고 싶은 욕망의 문제다. 사람은 남들로부터 화려하게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 싶은 잠재적 욕망이 있다. 그러나 명성에 집착할수록 마음은 계속 쪼들리고 인생 향유는 사라지게 된다. 위(位)는 지위와 권력의 문제다. 사람들은 왜 더 높은 지위를 차지하려고 애쓰는가? 그것은 지위가 높아질수록 더 많은 권력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권력에 집착하는 것은 아침이슬 같고 아지랑이와 같다. 높은 지위는 지속성이 짧아서 금방 사라지기가 쉽고, 그것이 사라지기 전에 권력을 남용하기가 쉬어서 자칫하면 신세를 망칠 수가 있다. 많은 사람들의 가장 큰 문제는 ‘멈춤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재·색·명·위의 욕망은 끝이 없기 때문에 욕망이 클수록 심리적 압박도 커지고 괴로워지게 된다. 따라서 어디서 멈춰야 하는지를 아는 것, 어느 지점에서 만족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 이것이 바로 인생 향유의 비결이다. 인생은 수많은 순간들과 선택들의 총합이다. 재·색·명·위에 사로잡히는 것은 진정한 성공이 아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괴롭게 살아가는 이유는 재·색·명·위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욕망에 발목이 잡혀서 지금껏 인생을 향유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늙다가 죽게 된다면 그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무수한 현재는 지나가고, 어느 날 갑자기 병이 들거나, 늙었음을 깨닫게 되거나, 그런 욕망의 부질없음을 느끼게 되면 그 얼마나 후회스러운 인생인가? 재·색·명·위의 욕망, ‘그 어느 지점에서 만족하고 멈춰야 되는지를 아는 것’이 괴로움의 속박에서 벗어나고, 지혜롭게 나를 지켜내는 길이다. 김청송 경기대학교 청소년학과 교수
오피니언
김청송
2017-12-18 2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