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중소기업의 인력난 풀기

글로벌 공급망 확보 경쟁과 미·중 갈등 속에서 중소 제조기업들의 인력난이 심각하다. 기업현장에선 인력을 구하지 못해 공장가동을 줄이거나 멈추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이런 구인난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와 청년층의 중소기업 기피현상, 비수도권 지역의 일자리 외면 그리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외국인 근로자의 유입 감소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우리나라의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문제이다. 인천상공회의소가 지난 6월말 실시한 인천 제조업 경기전망 조사결과에서도 기업들은 원자재가격 상승 지속(46.2%)과 기업현장 구인난 지속(20.1%)을 지역경제 활성화의 걸림돌로 보고 있다. 중소기업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정부, 기업 등 경제주체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층위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아직도 만족할 만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기업수의 99%, 종사자수는 88%를 차지하는 나라경제의 핵심인자이나 자본부족과 기술경쟁력 약화, 인력난 등의 삼중고를 겪고 있다. 중소기업의 인력부족 상황은 우수인력에 대해서 기업간 인력 빼가기가 발생하고 있는데, 특히 중견·중소 기업으로 갈수록 인력 공동화 현상은 심해지고 있다.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한마디로 임금인상과 근로조건의 개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생산성을 상회하는 무리한 임금인상 및 근로여건의 개선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여기에 문제해결의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인력난 문제는 한꺼번에 해결은 불가능하니 작은 문제부터 하나씩 해결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다. 중소기업의 인력난 완화를 위해서는 급한대로 외국인 근로자의 유입을 늘려야 한다.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근로자(E-9 비전문취업 비자 소지자)가 2019년말 27.7만명에서 2022년 5월말에는 22.3만명으로 감소했다. 외국인 근로자를 제조현장 인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또한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등 직업계 고교를 통해 중소기업 제조 인력을 양성하는 특단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외에도 현행 산업기능요원제도 개선, 중소기업 조세지원,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장기근속자 주택우선공급, 근로자 및 자녀학자금 전폭적 지원과 고용유지지원금 등을 확대하는 것도 인력난을 완화하는 방법의 하나다. 김재식 인천상공회의소 사무국장

[기고] 삶의 가치와 의미

옛날 토담집을 지을 때 거푸집(담틀)을 대고 고운 채로 거른 진흙을 짚과 섞어 물을 부어 다진 것을 벽체로 쌓고 서까래를 얹고 지붕을 올렸다. 최근 아파트나 빌딩 등 건축물을 지을 때 석회석 바위를 잘라 분쇄를 거친 고운 시멘트 가루를 물과 자갈을 혼합해 쓴다. 즉, 굵은 돌이 건축자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부서져 가루가 돼야 작은 틈새도 메우는 건축자재로서의 쓰임새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삶도 이와 같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와 명예를 다 가졌을 때 사람들은 대부분 제가 잘나서 자신의 힘으로 이 모든 것을 이룩했다고 믿는다. 그래서 우쭐해지고 더 큰 부를 쌓고 명예를 높이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간다. 그러다 보니 주변을 살펴볼 여지가 없다. 주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이웃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관심을 가질 수 없다. 자신이 성취해야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사람이 큰 병에 걸렸을 때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의 5단계 심리 변화를 겪게 된다고 한다. 과도하게 욕심을 부리거나 자만으로 실패를 하든지 큰 병이 걸려 생사의 갈림길에 섰을 때, 그야말로 더 내려갈 수 없을 정도로 침몰해서 어떠한 몸부림도 자신의 힘만으로는 할 수 없을 정도로 영혼이 부서지는 고통을 느낄 때라야 사람은 달라진다. 자신의 능력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극히 제한적이고 할 수도 없음을 느낀다. 부자일 때, 정상에 있을 때, 건강할 때에는 크고 화려하고, 멋있고 예쁜 것의 외양을 보지만 망해서 생활고를 겪거나 큰 병이 걸리면 이러한 것이 부질 없음을 깨닫는다. 밑바닥을 경험하거나 죽음의 언저리까지 다다라서 많은 것을 내려놓다 보면 작은 것의 아름다움, 보잘것없음에서 의미를 찾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람이 겸손해지기 때문이다. 부족함을 알고 매달릴 존재 즉, 자신이 믿는 종교에 따라 신을 찾고 의사나 이웃을 찾는다.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음을 깨닫는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완전히 부서진 다음에야 새로운 의미를 찾는다. 보다 나은 것은 실패하기 전에 아프기 전에 너무 앞만 보고 가지 말고 뒤를 돌아보고 주변과 이웃도 살펴보고 위만 쳐다보지 말고 옆과 아래도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그렇지만 인생에서의 부서짐이 완전히 무너짐이 아니라, 포기할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쓰임새와 의미도 있음을 흙이나 시멘트 가루처럼 완전히 부서졌을 때 또 다른 쓰임새가 있다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정의돌 육영재단어린이회관 사무국장

[김열수 칼럼] 中 작전계획 검증과 美 워게임 시나리오 수정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펠로시가 떠나자 중국은 4일부터 7일까지 대만을 포위하는 6개 중점 구역을 설정하여 다양한 훈련을 전개했다. 중국 군용기들이 대만의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하고 중국 전투기와 함정들이 중국과 대만의 실질적인 경계선 역할을 하는 중간선을 넘어 가기도 했다. 심지어 중국 미사일이 대만 본토를 횡단하여 대만 동쪽 해역에 떨어지는 일까지 있었다. 중국은 펠로시의 대만 방문을 핑계로 전투 태세를 갖추고 적을 기다리는 엄진이대(嚴陣以待)를 넘어 오히려 적을 공격하는 훈련을 감행했다. 중국군 동부전구사령부가 대만 점령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검증할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동부전구사령부는 미국의 태평양사령부와 같은 통합전투사령부이기에 예하에 육・해・공군 전력을 모두 가지고 있다. 이번에 이 전력의 일부를 사용하여 작전계획의 실효성을 점검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관영지인 글로벌 타임스도 이번 훈련을 통일작전 리허설로 규정하고 (대만) 봉쇄, 해협 돌파, 육상타격, 주·야간 합동 정찰, 공중급유, 제공작전 등 다양한 합동작전 능력을 점검했다고 했다. 중국은 일국양제(一國兩制) 약속 기간의 반도 지나지 않아 홍콩을 복속시켰다. 홍콩이 넘어가자 미국 내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시나리오가 넘쳐 나기 시작했다. 홍콩 다음은 대만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군뿐만 아니라 민간 연구소도 나섰다. 2021년 7월 하이튼(John E. Hyten) 미 합참 차장은 2020년 10월에 실시한 대만해협에서의 미·중 간 워게임 결과를 발표했다. 시나리오 내용은 발표하지 않았지만 미국의 패배를 자인하면서 새로운 군사전략 수립과 함께 전략에 걸맞은 군사력 건설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미 해군분석센터(CNA)도 2022년 4월, 워게임 결과를 발표했다. 대만 패배로부터 중국군 격퇴까지 4가지 시나리오였다. 미국의 신미국안보센터(CNAS)도 2022년 6월 워게임 결과를 발표하면서 단기전보다는 장기전의 가능성이 높아 양쪽 모두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침공을 억제하기 위해 인・태 지역의 군사적 균형을 유리하게 바꾸기 위한 여러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가정하는 시나리오에 따라 워게임의 결과는 많이 달랐다. 일본은 올해 7월에 발표한 ‘방위백서’에서 중국이 하이브리드전(인식전)을 통해 대만인을 패닉에 빠트리고 훈련을 전쟁으로 전환시켜 상륙작전을 통해 대만을 점령한다는 3단계 침공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예상대로 중국은 하이브리드전을 전개했다. 중국은 지난 6월 대만해협은 국제수역이 아니라 중국이 주권적 권리와 관할권을 보유한다는 법률전을 전개했다. 펠로시의 방문에 대해서는 미국이 책임져야 한다는 국제 여론을 환기시켰으며 국내적으로 중국의 민족주의를 부추키는 여론전을 전개했다. 또한, 중국은 대만에 대한 경제제재와 함께 사이버전을 통해 대만 총통부망과 국방망 등을 마비시켰다. 이제 훈련을 실전으로 전환시키면 2단계가 진행된다. 러시아도 하이브리드전을 전개하면서 훈련을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환시킨 바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국은 대만 침공 계획을 검증했다. 이에 반해 미국은 중국의 훈련을 모니터링하면서 수많은 시나리오를 현실에 맞게 수정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중국은 동부전구사령부 단독으로 대만 점령이 가능한지를 분석해 볼 것이고 미국은 군사력 건설과 함께 인・태지역의 군사력 재편성을 다시 들여다볼 것이다. 한국은 이번 사태를 강 건너 불 보듯 하면 안 된다. 후폭풍이 미・중이나 중・대만으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태도도 시나리오에 포함시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천자춘추] 성하단상

우리는 지금 전쟁의 시대를 살고 있다. 뉴스를 달구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그렇고, 지척에 있는 대만을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긴장이 예사롭지 않다. 우리나라와 무관하지 않은 상황 탓에 많은 이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전한다. 현대는 화합보다는 대립의 시대인 듯하다. 남들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근래 전해지는 뉴스의 대부분은 대립과 충돌이다. 어쩌면 우리의 삶이 그렇고, 그것이 우리의 역사인지도 모르겠다. 사회를 구성하고 살아야 하는 인류의 숙명이며 지난한 해결과제 일지도 모르겠다. 대립의 역사로 유명하기로는 조선시대 동서인의 대립을 빼놓을 수 없다. 붕당의 초기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이었고 붕당의 대립을 해소하고자 양쪽의 비난을 감수하며 화합을 위해 노력했던 율곡 이이 선생의 조제보합(調劑保合)을 생각한다. 율곡선생은 동인과 서인이 모두 사림(士林)에서 갈라져 나온 같은 목표를 가진 정치 세력이라는 인식을 바탕에 뒀다. 양쪽 모두 옳은 것과 그른 것이 있다는 양시양비론(兩是兩非論)을 통해 시비 논쟁을 끝내고, 집권 세력의 주도하에 당색에 구애받지 않고 인재를 등용하자고 주장했다. 율곡의 정신은 후에 파주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율곡을 추숭했던 남계 박세채 선생에게 이어져 ‘탕평론’으로 발전해 나갔다. 대립은 늘 있었고, 이를 해소하고자 앞장선 이들은 시대를 이끌어간 선각자이자 리더(Leader)들이었다. 어쩌면 현재의 뒤틀림은 새로운 전환을 이끌어 나갈 현자(賢者)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대립이 아닌 조정과 화합을 모색하고 이끌어갈 수 있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조화로운 힘이 필요하다. 정치의 최고선(最高善)은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그 곳에 나와 너, 우리와 너희가 있을 수 없다. 범주를 세계로 확대해도 같다. 평화롭고 모든 인류가 함께 잘 사는 지구를 가꾸는 일, 우리의 아이들에게 망가지지 않은 온전한 지구를 전해주는 일이 우리 세대의 당면하고 절실한 목표이다. 전쟁(戰爭)과 정쟁(政爭)의 뉴스 사이에서 달을 찾아 떠난 우리나라의 첫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의 소식이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꿰뚫었다. 하늘을 나는 로켓의 궤적을 따라가던 모두의 시선(視線)처럼, 공존(共存)을 위한 공동의 선(善)을 찾는 데 모두의 마음이 모아지길 기원한다. 우관제 파주문화원장

[사설] 폐교를 지역주민과 상생공간으로 재탄생시켜야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 수 부족으로 폐교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 4일 경기도교육청에 의하면 8월1일 기준 경기도내 폐교된 초·중·고교가 무려 93곳이다. 양평, 연천, 가평은 각각 폐교가 13곳, 11곳, 10곳에 이른다. 이외에도 수원특례시를 제외하고 도내 전지역에 폐교가 산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일보 ‘연중기획 로컬이슈 리포트’의 ‘폐교의 화려한 부활’(8월 5일자 1면)에 의하면 이 중 현재 활용되고 있는 폐교는 83곳이다. 이들 대부분은 교육시설 등의 목적으로 지자체 등에 대부를 주거나 또는 자체 활용 중이다. 일부는 경기교육정책에 부합한 사업을 위해 검토 중이다. 반면 아직도 10곳은 전혀 활용되지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활용 방안의 모색이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폐교된 시설의 활용 방안도 문제이지만 앞으로 폐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교육당국과 지자체의 종합적 대책 수립이 절실히 요망된다. 경기도내 인구소멸 위험지역 내 초·중·고교 192개교 중 학생수 6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는 지난 7월 기준 58개교로 30.2%에 달하고 있어 이들 학교의 폐교는 시간문제로 생각된다. 이런 폐교의 증가 현상은 전국적인 추세이기 때문에 경기도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현재 전국에 걸쳐 폐교된 학교는 무려 3천800곳이 넘으며, 이 중 10% 정도는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해 그대로 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상당수는 폐교된 지역의 인구가 너무 작거나 시설이 아주 낙후돼 재활용 방안을 모색하기도 쉽지 않다. 경기일보 보도에 따르면, 용인특례시 기흥구에 위치한 경기학생스포츠센터는 2019년 폐교된 기흥중학교를 수리해 바이크 레이싱 존, 스포츠 융복합콤플렉스 농구대 등 최신 장비를 갖춘 22개의 실내스포츠 체험프로그램으로 탈바꿈한 성공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이외에도 평택시 웃다리문화촌 등의 폐교가 사랑받는 지역문화시설로 변모했다. 폐교 활용 방안 모색에 있어 경기도는 인구가 많은 수도권에 속해 있어 충청·영남·호남지역과는 달리 비교적 좋은 조건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해당 교육청과 지자체, 그리고 지역주민이 가칭 ‘폐교활용방안협의체’와 같은 조직을 구성해 의견을 모아 지역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체육문화시설, 체험시설로 재탄생시킨다면 새로운 지역발전의 활력소가 될 수 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인구 감소에 따른 폐교와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공약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폐교 활용 방안은 교육청만의 사업으로 추진하기보다는 지자체, 주민과 적극적인 협의체를 구성해 추진해야 한다. 교육당국은 폐교 활용 방안을 연구하는 전담팀을 만들어 다양한 시각에서 발전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기 바란다.

[사설] 사과하고… 이해하고… 존중하니… 끝/한 달 파행 끝내는 데 딱 3일 걸렸다

경기도의회 양당과 김동연 지사가 손을 잡았다. 한 달 넘게 이어진 도의회-도정 파행이 끝날 듯하다. 도의회 여야 대표와 김 지사의 만남은 4일 있었다. 앞서 도의회 국민의힘 곽미숙 대표가 3일 기자회견을 갖고 임시회 개최 합의를 발표했었다. 회동 후 김 지사는 ‘대승적인 합의를 이뤘고,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포함한 민생 문제를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곽 대표는 ‘열심히 하겠다’고 했고, 남종섭 민주당 대표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양당 수석부대표가 5일 제362회 임시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다. 요구된 임시회 기간은 9일부터 18일까지다. 지각 개원인 만큼 할 일이 많다. 9일에는 의장·부의장 선거, 상임위원 선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선임, 윤리특별위원회 위원 선임, 상임위원장 선거 등을 진행한다. 10일에는 도정과 교육 행정 업무보고, 2022 추경안 제안 설명 등이 이뤄진다. 도민의 원성이 여간 높지 않았다. 정상화에 최대한 속도를 낸다는 각오가 필요해 보인다. 꽉 막혔던 도의회-도정이 급격히 풀려간 것은 3일부터다. 경제부지사로 내정된 염태영 전 수원시장이 양당 대표를 방문했다. 염 내정자는 전임 부지사의 사퇴로 갑작스럽게 선택됐다. 임명 절차에 최소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그럼에도 내정자 신분으로 의회부터 찾는 성의를 보였다. 앞서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전임 부지사의 술잔 투척 논란)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에 피해 당사자격인 곽 대표가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염 내정자 방문, 국민의힘의 수용, 김 지사와의 환담, 양당의 정상화 선언 등으로 이어진 대화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결국 한 달의 갈등을 푸는 데 걸린 시간은 단 3일로 충분했다. 이 3일의 대화를 관통하는 큰 정서는 ‘존중과 이해’다. 특히 주목되는 게 도의회에 대한 도 집행부의 존중 의사 표시다. 염 내정자가 3일 방문에서 표한 의견에도 그런 부분이 있다. “서구의 자치분권은 의회 중심이다... 충분히 존중하겠다.” 마땅하며 중요한 원칙이다. 우리는 한 달 파행의 책임을 주로 도의회에 뒀었다. 원 구성 거부, 도정 심의 거부 등 현실적 책임이 의회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의회를 대하는 김동연호 집행부의 자세에도 문제가 있었음을 이 기회에 짚고 갈까 한다. ‘도가 옳고 의회는 따라오라’는 의식이 곳곳에서 보였다. ‘김동연 협치’ 역시, 사전 협의보다는 일단 발표한 뒤 의회에게 선택을 떠넘기는 모양새였다. 맘에 안 든다고 도의원에 술잔을 투척한 파문’이 그 상징적 모습이었다. 이제 끝났고, 정상화로 가기 시작했다. 잘 풀려 갈 것으로 믿는다. 위기가 생기면 이번 ‘대화 3일’의 교훈을 떠올리기 바란다. 그리고 멋진 협치에는 멋진 정무가 선결돼야 한다는 기본을 잊지 말기 바란다.

[지지대] 달 탐사선 ‘다누리’

태극기를 단 대한민국의 첫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가 지난 5일 오전 8시8분(한국 시간) 우주로 발사됐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발사된 다누리는 발사체로부터 정상 분리돼 목표한 궤도에 진입, 오전 9시40분쯤 지상국과 첫 교신에 성공했다. 발사 시간이 8시8분, 8월8일 창간 34주년을 맞은 경기일보의 감회가 남다르다. ‘다누리’는 순우리말 ‘달’과 ‘누리다’의 ‘누리’가 더해진 이름이다. 달을 남김없이 모두 누리고 오길 바라는 마음과 최초의 달 탐사가 성공하길 기원하는 의미가 담겼다. 지구와 달은 38만km 떨어져 있다. 다누리는 달로 곧장 가지 않고 태양 쪽의 먼 우주로 가서 최대 156만km까지 거리를 벌렸다가 나비 모양의 궤적을 그리면서 돌아와 달에 접근할 예정이다. 다누리는 4.5개월 항행을 거쳐 12월16일쯤 달 궤도에 진입하고 12월31일 달 상공 100㎞에 안착하게 된다. 내년에 관측을 개시하면 한국은 달 탐사에 성공하는 세계 7번째 나라가 된다. 21세기 우주 강국으로 나아가는 문을 여는 것이다. 다누리는 1년간 하루 12번씩 궤도를 돌면서 달 관련 정보를 수집해 지구로 보내게 된다. 고해상도 카메라가 찍어 보내는 달 표면 영상은 달 착륙선 후보지 탐색에 활용된다. 정부는 2030년 초까지 1.5t급 달 착륙선을 개발해 발사하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6월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성공적 발사에 이어 다누리호 발사가 성공하면, 2022년은 한국의 우주탐사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다. 우주는 무한대로 펼쳐진 기회의 땅이다. 모건스탠리는 2020년 3천870억 달러였던 우주시장이 2040년에 1조1천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적으로 2030년까지 발사될 위성은 1만7천여기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우리도 우주 강국에 다가서고 있지만, 세계 우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에도 못 미친다. 성공적인 우주 개발과 우주 영토 확장을 위해 정부의 과감한 예산 투자와 인력 육성 등 첨단 우주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아침을 열면서] 유한한 삶이 주는 성찰

우리는 일상을 살면서 종종 착각을 하곤 한다. 20대 청년 대학생들에게 ‘나의 생은 앞으로 얼마나 남아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보면 대부분 40년 혹은 60년이라고 답한다. 평균 수명에 따라 그렇게 셈했을 것이다. 최근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평균 수명이 2030년도에는 81.9세에 이르러 세계 최고 수준의 장수국가가 된다고 한다. 요즘은 100세 시대라고 해서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아직 80여년이 더 남아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은 명백한 착각이다. 역사적으로 장수를 누린 사람은 있었지만, 단 한 명도 죽지 않고 영생한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죽음이 나와는 무관한 일이고, 인생은 삼세판이 가능한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고 착각하고 시간을 허비한다. 스티브 잡스는 췌장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는 도중, 2005년 스탠퍼드대 졸업식에서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17세 이후 33년간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말했다. 만일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나는 오늘 하려는 것을 할까? 그리고 여러 날 동안 그 답이 ‘아니요.’라는 것으로 이어질 때, 나는 어떤 것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오천원짜리 지폐에 새겨져 있는 율곡은 16세 때 인생의 큰 역경을 겪는다. 스승이자 어머니인 사임당 신씨가 홀연 세상을 떠난 것이다. 인생에 대해 깊은 회의에 빠진 그는 삼년상을 마친 이후, 머리를 깎고 금강산으로 들어가 불경공부에 몰두했다. 꼬박 1년 동안 죽음이란 무엇이고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다 뜻한 바가 있어 산을 내려와 자신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오죽헌에 돌아온 후 제일 처음 한 일은 스스로를 경계하는 글인 ‘자경문’을 지은 것이다. 모두 11조목으로 이뤄져 있는데 첫 문장이 뜻을 세우는 것으로 시작한다. ‘뜻을 크게 가지고 성인을 본받되, 조금이라도 미치지 못하면 더욱 노력해야 한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나머지 단추들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 잘못 꿰면 단추는 어색하고 불편하다. 삶도 마찬가지다. 맹자는 말한다. “사람마다 자기에게 귀한 것이 있지만, 생각하지 않을 뿐이다(人人有貴於己者, 弗思耳).” 경제적인 부유함과 사회적인 높은 지위가 자신을 귀하게 한다는 것은 착각이다. 내면의 선한 양심을 드러내며 각자 처한 위치에서 자기답게 살았을 때, 비로소 가치롭고 귀한 존재가 될 수 있다. 유한한 삶에 대한 자각은 자신이 가장 가치롭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성찰하게 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삶으로 이끈다. 이제는 매 순간 스스로에게 절실히 물어야 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그것은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는 것인지. 정해지면 주저말고 뚜벅뚜벅 그 길을 걸어가야 한다. 고재석 성균관대 성균인문동양학아카데미 주임교수

[기고] 대담해지는 범죄… 촉법소년 연령 기준 낮춰야

촉법소년들의 범죄가 해를 거듭할수록 지능화되고 수법도 흉포해지고 있다. 그에 반해 우리의 법은 너무나 관대하다. 촉법소년은 형벌을 받을 범법행위를 한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미성년자로 강력범죄에도 처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는다. 형법이 제정된 69년 동안 한 번도 개정된 적이 없다. 그 당시의 청소년에 비해 지금의 청소년들은 신체·정신적으로 비교가 될 수 없을 만큼 성숙하다. 그에 따른 범죄 수법과 잔혹성도 성인 범죄보다 더 치밀하고 대담해 촉법소년의 연령 기준을 낮추자는 것이다. 소년범들이 범죄를 범하고 법정에 섰을 때 형사처분을 받을지 보호처분을 받을지 예상할 수 없어야 처벌의 효과가 높다. 그래서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 촉법소년의 기준 연령을 낮춰 처벌의 목적보다는 형사처벌에 대한 두려움을 주어 범죄를 예방하는 데 있다. 또한 최종 권한과 결정은 법원에 재량권을 주어 처벌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소년범들이 연령을 악용해 고의로 범죄를 저질렀는지 봐야 한다. 경찰청 통계 자료에 의하면 최근 3년간 소년부에 송치된 촉법소년은 2만3천여 명이다. 2019년 7천81명, 2020년 7천535명, 2021년 8천474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현행 소년법은 촉법소년들이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책임이 없어 사회봉사·감호위탁·소년원 송치 등의 보호처분을 받는다. 전과기록도 남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악용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피해자들이 평생을 받을 상처와 고통보다 촉법소년의 연령이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분을 면하게 하는 것은 통탄할 일이다. 지금 시대의 국민 정서와도 맞지 않는다. 일부 촉법소년들은 자신들의 범죄가 소년법에 따라 처벌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악의적으로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미국은 주에 따라 만 7세부터 14세까지 다양하게 적용하고 영국과 호주는 만 10세, 캐나다 만 12세, 프랑스 만 13세 등 중요 선진국에서도 형법상의 형사 미성년자 기준연령을 낮게 적용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과정에서 촉법소년의 상한 나이를 14세에서 12세로 미만으로 낮추겠다고 공약한 만큼 조만간 기준이 개정될 것으로 본다. 형사 미성년자 사건에 대해 처벌 기준 연령을 낮췄어야 한다. 또한 기존 형사사법 시스템의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가정법원과 일반법원으로 이분화한 시스템에서는 보호처분을 여러 번 받은 소년이 형사처분 시 초범으로 분류돼 기소유예나 선고유예를 받는 오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해 소년범들도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들이 얼마나 고통을 받고 있는지 깨닫게 해주고 피해자들의 고통을 가해자들이 진심으로 뉘우칠 수 있는 회복적 사법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의무를 이수해야겠다. 또한 촉법소년들의 범죄 증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연령 하향과 교화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법무부와 교육부, 경찰, 법원, 검찰 등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부처의 성과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청소년들의 미래를 위해 해결 방안을 찾고 상호 협력과 공조를 해야한다. 전영태 안산단원경찰서 수사심사관실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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