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故 이병철 회장의 24가지 문답-3

무더위가 절정이다. 푸른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을 보고 있노라니 어릴적의 고향 생각이 난다. 삼성그룹 회장이셨던 고(故) 이병철 회장도 어린 시절의 추억을 그리워했으리라 생각하며 오늘은 그분이 알고 싶어 하셨던 세 번째 질문에 관해 정리해 본다. ‘정말로 하느님이 있다면 왜 이 세상의 악과 슬픈 일과 고통을 내버려 두는 걸까?’ 공의롭고 지혜롭고 능력이 있으며 사랑이 많은 하느님이 존재함에도 이 세상에 악과 슬픔과 고통이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는 우주 주권 쟁점이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인간에게는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는 전망이 있었다. 그 조건은 각종 먹을 것이 풍부한 에덴동산에서 단 하나,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의 과일을 먹지 않으면 되는 아주 쉬운 것이었다. 그런데 사탄 마귀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과일을 먹어도 죽지 않으며 오히려 인간이 하느님과 같이 된다는 말로 유혹했다. 사탄은 이러한 주장을 통해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의 과일을 먹으면 죽는다고 말한 하느님은 거짓말을 한 것이며 인간이 신과 같이 될 수 있는 것을 먹지 못하게 한 하느님은 도덕적으로 나쁘다는 말을 한 것이었다. 그러니 하느님을 섬기지 말고 사탄 자신을 믿고 따른다면 인간은 행복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하느님은 이러한 우주 주권 쟁점을 받아들이셨고 누가 옳은가 입증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했다. 즉, 사탄이 인류를 지배하고 다스려보도록 허락하고 그 결과를 봐야만 끝 이나는 쟁점인 것이다. 누가 더 힘이 강한가라는 문제였다면 하느님께서 사탄 마귀를 즉시 없애셨을 것이다. 성경에서는 온 세상이 악한 자의 지배 아래 있다(요한1서 5:19)고 알려준다. 하느님은 존재하지만 사탄 마귀가 한시적으로 이 세상을 지배하기 때문에 슬픔과 고통이 이 땅을 휩쓸고 있다. 경찰이 범죄조직을 알고 있지만 결정적 증거를 잡을때까지 지켜보고 있는것과 같은 이치다. 이 쟁점이 끝날 때는 언제일까? 우리가 겪고 있는 이 모든 고통과 슬픔도 과연 끝날 것인가. 최진열 ㈔대한노인회 중앙회 정책위원

[경기만평] 비대위선언...

[삶과 종교] 참 행복을 맛보며 살아가는 나라를 위하여

인권(人權)은 인간이 이 땅에 태어나면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보장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도 국민의 권리가 헌법의 기본권으로 존재한다. 각 사람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행복하기 위해서 어려움과 고통과 피곤함을 이겨내 간다. 자녀들의 행복을 위해 부모들은 땀을 흘리며 일을 하고 자녀들은 미래의 행복을 준비하기 위해 오늘의 삶을 최선을 다해 준비를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바라는 행복은 무엇인가? 행복(幸福)이란 단어의 사전적 정의는 ‘흐뭇하도록 만족해 부족이나 불만이 없음. 또는 그러한 상태’라고 한다. 사전적인 의미만 놓고 본다면 ‘행복’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무엇인가에 만족한다는 뜻이 된다. 원래 우리말에는 행복이라는 단어가 없었고 이 개념 자체가 서구에서 수입된 것이다. ‘행복’이라는 말은 19세기에 일본의 학자들이 서구의 개념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만들어낸 신조어로서 그 후 우리나라에 수입된 것이다. ‘행복’은 일본에서 번역된 언어로 만들어낼 때 가장 고심했던 단어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영어의 ‘happiness’라는 단어는 어원상 ‘하나님이 허락한 좋은 시간’으로 기독교적인 하나님의 개념에서 출발된 단어였던 것이다. 동아시아의 사고에는 없는 개념이었으므로 일본의 번역자들은 물질적 풍요와 관련이 있는 두 글자인 ‘다행 행’과 ‘복 복’자를 붙여서 행복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 결과, 행복은 다분히 샤머니즘적인 개념으로 이해가 된 단어가 됐다. 그래서 기독교 안에서조차 이 행복의 개념이 성경 속에서 나오지 않고 세상 사람들의 행복처럼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로 많은 사람들은 헛된 행복을 잡으려고 3가지 가짜 행복에 속아 살아가고 있다. 첫째는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가져야 행복할 것이라는 잘못된 착각이다. 둘째는 더 많은 것을 소유해야 남들에게 인정받게 되고 그것이 행복이라는 착각이다. 그리고 셋째는 내가 가지고 있는 무엇인가가 이 땅에서 나를 보호해 줄 것이라는 착각이다. 우리는 착각된 행복을 잡으려 할수록 더욱 참 행복에서 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성경은 참 행복은 내 안으로 무엇을 끌어 모으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서 무엇인가가 밖으로 흘러 나가는 것으로 행복이라고 가르친다. 서로 나누고 베풀고 섬기는 삶 속에서 우리는 사람을 얻게 되고 그 사람들과 함께 보람을 경험하는 것이 참 행복이라고 가르친다. 경쟁하는 사회 속에서도 우리가 타인의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Post Modernism이라는 후기 현대 사회다. 모든 것들이 원칙이 없어져 가는 각 개인주의가 흘러 넘쳐가고 있다. 우리들이 날마다 접하는 새로운 소식들은 희망보다 절망적인 내용들로 가득하다. 전쟁의 고통과 경제의 압박감과 무서운 경쟁의 치열함 속에서 살아남는 것조차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그때가 바로 행복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의 때가 아닐까? 치열한 삶의 경쟁 속에 지쳐있는 내 옆에 있는 그 한 사람에게 따스한 손을 내밀어 줄 때 그 때가 바로 우리가 기대하는 행복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행복은 거창하게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격려하고 인정해 주는 것이다. 조상훈 만방샘 목장교회 목사

[사설] 기공식 축포 터진 지 4년, 청라시티타워라는 ‘희망고문’

요즘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내 호수공원을 가보면 거대한 공사장이 시야를 가로막는다. 호수 한가운데의 섬이 온통 가림막으로 가려져 있지만 정작 공사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바로 청라시티타워 공사 현장이다. 공사 가림막이 둘러진 지 4년째인데도 여전히 그대로다. 이곳 주민들은 “희망고문이 너무 오래간다”는 푸념이다. 청라시티타워는 이미 2019년 11월21일 많은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기공식까지 치른 사업이다. 최대 높이 448m 규모의 초고층 전망 타워 및 복합시설 건설이다. 당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2020년 6월까지 행정절차를 마치고 공사에 들어가 2023년까지 완공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기공식과 착공식이 어떻게 다른지도 모르는 시민들은 이제 이런 행사조차 불신의 눈초리로 쳐다보게 됐다. 이후 이 사업의 진행 과정은 그야말로 엎치락뒤치락이었다. 시공을 맡은 업체가 공사 난이도 등의 사유를 들어 사업비를 올려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대뜸 일방적인 계약해지부터 통보했다. 이후 건축주인 LH와 시행사는 새로운 시공사를 찾기 위한 지루한 절차에 들어간다. 2021년 10월의 최종입찰에서는 1개 업체만 단독으로 참여, 유찰됐다. 이런 과정에서 다시 확정된 사업비는 최초 시공사가 요구한 금액보다 오히려 500억원이나 더 늘어나게 됐다. 처음 시공사의 사업비 증액 요구를 받아들였다면 기초공사를 마치고 한창 타워가 올라가고 있을 시간이었다. 1년 이상의 시간과 돈만 낭비한 결과가 됐다. 돌고 돌아 올들어 다시 최초 시공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삼아 사업비를 5천100억원으로 합의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LH 내부에서 제동이 걸렸다고 한다. 4년여의 지체 끝에 크게 불어난 공사비에 대한 내부의 부정적인 기류가 커졌다는 이유였다. 그러면서 자체 심사를 차일피일하기 시작했다. 결국 LH는 최근 2천100만원의 돈을 다시 들여 ‘계약금액 및 계약방식 적정성 검토’라는 희한한 용역을 발주했다. 또다시 청라시티타워의 공사 착수 자체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청라시티타워는 처음부터 LH가 청라주민들에게 약속한 사업이다. 청라국제도시 개발사업자인 LH가 막대한 개발이익은 챙겨놓고 약속 이행은 나몰라라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시티타워 사업을 최근 불거진 LH의 조직 기강 해이나 방만 경영 등을 가리려는 데 이용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개발사업의 고객인 청라국제도시 입주민들과의 약속을 이렇게 호도하는 것은 국가 공기업의 본분이 아니다.

[사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발목 잡는 지역 이기주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착공을 눈앞에 두고 공업용수 문제에 직면했다. 반도체 생산시설을 가동하려면 전기와 물이 필요한데 취수원이 있는 여주시가 용수시설 관로 설치를 반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6·1 지방선거에서 시장이 바뀐 여주시는 전임 시장이 합의한 보상 방안을 뒤집고 추가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급히 ‘용인 반도체 산단 용수시설 TF’를 구성하고, 2일 여주의 한 면사무소에서 첫 회의를 열었다. 여주시의 인허가 문제로 산업단지 조성이 더 이상 지연되지 않도록 상생방안 등 조속한 해결을 위한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충우 여주시장을 만나 협조를 요청하고, 인허가 관련 쟁점 해결을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원삼면 일대 415만㎡에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정부는 2019년부터 지자체·유관기관과 협력해 프로젝트의 원활한 추진을 지원해 왔고, 산업부와 용인시는 지난해 산업단지계획을 승인·고시했다. 대부분의 행정절차와 지자체 인허가가 마무리됐지만 전력과 용수 문제로 주변 지자체가 반발하면서 착공을 올해 하반기로 미뤘다. 현재는 여주시의 용수시설 인허가만 남겨둔 상태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는 곳은 안성시, 이천시가 인접해 있다. 반도체 산단 운영에 하루 57만t의 물이 필요해 남한강에서 공업용수를 끌어오려면 여주시에 용수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여주시는 공사로 인한 불편은 여주시가 겪고 과실은 용인과 안성, 이천 등 주변 지역에 돌아간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지난 6월 SK하이닉스가 용수시설이 지나는 4개 마을 대표와 취약계층 지원, 여주대 반도체 전공 커리큘럼 지원 등을 담은 상생 협의서를 체결했다. 하지만 새로 취임한 이충우 시장이 이전 약속을 백지화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이 시장 입장에선 뭐라도 더 얻어낼 생각이지만, 이미 합의한 사항이고 국가적으로 중요한 프로젝트인 만큼 예정대로 추진했어야 한다. 여주시의 행태에 다른 지자체도 각종 인허가 절차를 무기 삼아 정부와 기업에 더 많은 보상을 받아내려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나친 요구는 좋지 않은 선례다. 반도체 클러스터를 빨리 착공해야 국익에 도움이 된다. 지자체가 도움을 못줄 망정 발목을 잡지는 말아야 한다.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공장은 용지 선정 후 공장 가동까지 1년11개월 걸렸다.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공장도 1년8개월 만에 공장을 가동했다. 그러나 삼성 평택공장은 송전선 인허가 문제로 5년을 끌다 2015년 착공했다. 첨단 전략산업을 지원해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리려면 정부와 지자체, 국회가 여야없이 총력 지원해야 한다.

[지지대] 정치에 묻힌 지역화폐

인천은 서울·경기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이 많다. 당연히 이들의 주요 소비도 편의점은 물론 식당 등까지 서울·경기 등에 쏠려있다. 게다가 문화인프라 등도 서울 등에 몰려 있어 타 지역 소비가 높은 편이다. 이를 역외소비, 즉 인천시민이 다른 지역에서 돈을 쓰는 것을 말한다. 이 같은 역외소비를 줄이고 지역 경제도 활성화시켜보자는 취지로 생긴 것이 지역사랑상품권, 바로 지역화폐다. 초기에는 대형마트가 많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전통시장을 살리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영세한 소상공인들을 돕자는 것이다. 다만 종이상품권이 태생적으로 가진 높은 발행비용, 휴대의 불편함, 소위 ‘깡’이라 불리는 불법 환전의 문제 등이 발생했다.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한 것이 바로 전자지역화폐다. 지난 2018년 유정복 시장이 영세 소상공인 지원 취지로 도입한 인처너(INCHEONer) 카드로 시작해 이제는 인천e음으로 불린다. 이젠 대부분 시민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지역화폐가 정치권에서 이슈화하고 있다. 특정 정치인에 대한 비판을 할 때마다 이름이 오르내리더니 지난 6·1 지방선거에서는 아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는 일부 정치인들과 정당이 인천e음의 성공을 성과물로 부각시킨 탓이다. 정치역학상 상대 정치인들과 정당은 당연히 부정적인 부분을 꼬집었다. 이 과정에서 지역화폐 발전에 대한 고민, 그리고 지역화폐를 이용하는 시민은 사라져갔다. 지역화폐가 정치에 묻힌 것이다. 지역화폐는 곧 시민들의 살림, 즉 씀씀이와 직결돼 있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소상공인의 매출을 끌어올려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희망이다. 그리고 가입자수 234만6천여명의 인천e음은 인천시민의 소중한 자산이다. 이제라도 지역화폐가 정치적 이슈에서 빠져나와 시민들의 품, 그리고 영세 상인들의 품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이민우 인천본사 정치부장

[함께하는 인천] 이젠 목소리 낮출만한 한국 아닌가

개인이나 집단이 모두 목소리를 높이며 사회의 안정을 깨고 분열과 대립을 야기하고 있다. 약자라며 당연히 보호받아야 한다거나 권리를 제한받고 있다거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거나 하며 모두 자기주장에 여념이 없다. 이런 한국사회의 모습은 모두 정치에서 기인한다. 국민에게 올바른 정신을 심어야 할 교육도 포퓰리즘 정치의 결과로 목표를 잃고 형식만 갖춘 껍데기로 바뀌면서, 개인이 지켜야 할 책임은 없이 자유와 권리만이 우선시되어, 많은 국민이 국가나 사회라는 구성체보다 개인의 존재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거침없이 행동한다. 세상의 가치나 질서가 변해가는데 많은 집단에서 자신들의 주장이 절대 선인 양 강변한다. 이미 부당할 정도의 대우를 받고 있거나 많은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는데도, 국민이 동의하지 않거나 시민에게 피해가 미치는데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관철될 때까지 집단행동을 벌인다. 타인을 괴롭히기 위한 맹목적 집단행동도 일상사가 되었다. 이제는 공조직도 가세하여 집단의 이익을 위한 저항적 의사 표현을 서슴지 않는다. 세금으로 받는 급여인데 국민의 어려움에 개의치 않고 올려야 한다 하고, 정부의 명을 받아 국가와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공권력 집단에서도 정부에 저항하는 듯한 의견을 내놓는다. 공조직의 안정 없이 국가관리는 불가능하다. 공권력은 어떤 경우에도 정부 방침에 거스르는 듯한 집단적 행동은 피해야 한다. 한국은 군부독재의 값비싼 희생을 치르고 자유민주주의의 평화로운 나라를 이룩했다. 군이나 경찰도 개인의 부당함은 표출하고 보호받아야 하지만, 무력을 갖춘 거대 집단인 만큼, 집단적 의사 표현은 자칫 불미스러운 사태로 이어질 수 있어 국민을 불안하게 할 수 있다. 공조직의 문제는 국민의 여론과 이를 반영하는 정치권의 역할로 해결해야 한다. 권력자가 공권력에 부당한 요구를 해서도 안 되지만 이미 할 수 있는 시대도 아니다. 국민이 있고 국회가 있다. 하지만 공권력의 조직을 바꾸든 축소하든 인사권을 어디에 두든, 본연의 일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일이 아닌 이상 정부 방침에 순응해야 한다. 잘못된 법과 제도라면 언젠가 개선될 것이다. 나라가 망해도 편 가르기를 해야 하는 정치권이나 언론이 의도를 가지고 설사 부추기듯 해도 집단행동이 아니라 묵묵히 일하는 것으로 승부하면 국민은 반드시 호응할 것이다. 모세종 인하대학교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

[문화카페] 접촉 공포를 넘어서

2일 밤 9시 기준 코로나 확진자가 11만5천여명이었다. 이쯤 되면 코로나 재유행상황으로 판단한다. 2020년 처음 발생한 이후, 확진자가 발생하면 감염경로를 파악하여, 접촉자에 한해서 pcr 검사를 진행하도록 하였다. 이렇게 대상이 특정되다 보니, 사회적으로 ‘금기’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마치 누구에게라도 접촉하거나 만나게 되었을 때, 코로나 확진자가 되지 않을까 서로 의심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필자는 2020년 열심히 지역의 문화공간을 준비, 10월 문을 여는 개관식을 준비했다. 오후 5시 오프닝을 멋지게 준비하고 있는데, 그날 일을 도와주던 아르바이트생이 급하게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지금 확진자 접촉 문자를 받아서 당장 pcr 검사를 받아야합니다.” 눈앞이 캄캄해졌다. 공식 행사를 불과 3~4시간 앞두고 받은 통보였다. 행사를 주최하는 입장에서 방역당국의 지침을 따라야 한다. 확진자와 접촉을 했으며, 그 문자를 받은 친구가 확진이 될 경우, 그 공간에 함께 있었던 모든 이가 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행사는 급하게 취소했다. 잔칫집이 한순간에 초상집이 됐다. 일 년간의 수고를 사람들 앞에서 자랑하는 날이었지만 그렇게 마무리 할 수밖에 없었다. 뼈아픈 경험이었지만 그것 또한 큰 경험과 자산이 됐다. 그 전까지는 느슨하게 지키던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를 철저하게 지키게 되었다. 그리고 행사를 준비함에 있어서 방역당국의 지침을 두세 번 검토하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른 분야도 그렇겠지만, 특히나 예술계 입장에서는 코로나 상황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 초창기에는 갑자기 닥친 코로나라는 전염병 환경 속에서 막무가내로 만나지 않는 것이 최선인 것으로 생각했다. 아주 초창기에는 모든 예술 프로그램이 취소가 됐다. 그 당시, 필자에게 익명으로 페이스북 메시지가 오기도 했다. 본인은 연극배우인데, ‘모든 연극이 취소가 됐다. 단순 아르바이트를 시켜달라’는 메시지였다.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전염병 사태가 예술계가 얼마나 취약한 노동 환경에 놓여 있는지를 알게 하는 대목이었다. 모든 예술 프로그램 취소 이후에는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아주 소수의 인원을 초청해 영상을 제작하고 배포하거나 온라인을 기반으로 다양한 소통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예술의 본질이라는 것이 실제로 얼굴을 보고 그들의 감정을 어루만지고 서로의 공통점을 찾아가는 것이다. 언제까지 비대면으로 작품을 온라인으로 감상하면서 예술적 경험을 공유할 수는 없다. 2022년 현재는 많은 것이 바뀌었다. 확진자가 나와도 금기하거나 공포에 떨기보다는 방역지침을 준수하면서, 받아들여야 하는 전염병으로 인식 중이다. 팬데믹을 너머 엔데믹(풍토병)으로 정착 중이다. 지난 2년여 간의 문화예술계의 팬데믹 경험이 어느 정도 축척되어 있다. 무조건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취소하는 것만이 혹은 만나지 않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삶이 있으면 그 희노애락을 담아, 옆의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문화예술계도 존재해야한다. 접촉의 공포를 넘어, 전염병 속에서도 소통하고 만날 수 있는 묘수를 낼 때다. 이생강 협업공간 두치각 대표

[김종구 칼럼] 과연, 지방의회 30년은 발전해 왔는가

많은 이들이 1991년 지방의회를 무시했다. 그렇게 본 조건들이 있었다. 대체로 ‘학력’이 낮았다. ‘질의도 못하는 의회’라고 무시했다. 대체로 ‘직업’이 초라했다. ‘전문성이 없는 의회’라고 무시했다. 대체로 ‘나이’가 많았다. ‘양로원 같은 의회’라고 무시했다. 대체로 ‘재력가’가 많았다. ‘부자만 모인 의회’라고 무시했다. 30년 만에 부활된 풀뿌리 자치였다. 본격적인 지방자치를 연 첫 의회였다. 그런 1991년 의회에 내린 평이 이토록 굴욕이었다. 그랬던 의회가 갑자기 달라졌다. 그 딱 떨어지는 분기점이 2006년이다. 고학력자들이 많아졌다. 대졸은 기본이고 석·박사 의원까지 등장했다. 직업도 고상하고 다채로워졌다. 의료인·기업가·사회운동가 의원에, 전직 공무원 의원까지 생겼다. 젊은이들도 대거 진출했다. 중앙 진출의 교두보 삼으려는 30대 의원들이 많아졌다. 재력은 더 이상 장벽도 아니었다. 명예에 부(富)까지 더해주는 직업으로 바뀌었다. 갑자기 생긴 변화였다. 이유가 있었다. 유급제다. 유급제 첫 해였다. 그 후로 계속 올랐다. 이제 고액 연봉이다. 경기도의원은 얼마일까.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을 합해 6천659만원이다. 전국 최고다. 시군의원의 연봉도 상당히 높다. 수원시의원이 5천223만원, 고양·용인시의원도 비슷하다. 화성시의원 4천963만원, 군포시의원 4천327만원, 광명시의원 4천172만원이다. 모두 시민이 내는 혈세다. 혈세 값은 하고 있나. 수준은 정말 높아졌나. 2022년 지금의 의회를 보자. 경기도의회는 도민 무시 의회다. 의장도 안 뽑고 한 달을 보내고 있다. 상임위고 뭐고 아무것도 없다. 도에서 넘어 온 추경안도 보지 않는다. 소상인 희망이 포함된 35조423억원이다. 낮엔 이러면서 밤엔 잘 지내는가 보다. 부지사와 함께 폭탄주 돌리고 있었다. 소주잔 투척 사건 아니었으면 영원한 밀회가 될 뻔했다. 그래도 월급은 나갔다. 유급제니까. 의원 한 사람 당 554만원, 전체 8억7천만여원이다. 딱 5분 일하고 받은 품삯이다. 시군의회 사정은 좀 나은가. 도의회에 묻혀 있을 뿐, 탐욕과 편법이 판치는 중이다. 파주시의회 한 민주당 의원이 있다. 의장을 해보고 싶었나 보다. 민주당에서 다른 의원을 내정했다. 그러자 탈당을 하고 국민의힘으로 갔다. 그걸 또 국민의힘은 받아줬다. 8(민주) 대 7(국힘)이던 비율이 역전됐다. 결국 의장 자리에 올랐다. 그러더니 20일만에 국민의힘도 탈당했다. 완전히 정당 팔아 먹기다. 협잡(挾雜·옳지 아니한 방법으로 남을 속임)이다. 성남시의회도 시끄럽다. 여기도 의장직 싸움이다. 국민의힘 의원이 당사자다. 당론 불복과 야합으로 의장직을 차지했다. ‘돈 봉투 논란’도 불거졌다. 압수수색을 당했다. 시민 얼굴에 뿌린 먹칠이다. 성남시의회의 ‘의장 선출 배신의 역사’는 차라리 전통이다. 2012년, 2016년에도 똑같은 야합과 의장직 거래가 있었다. 특정 지역, 특정 개인의 얘기가 아니다. 광주시의회, 의정부시의회 등 곳곳이 이렇다. 당직 제명 사례도 줄줄이 나온다. 그토록 우습게 여기던 1991년 의회, 그들도 이보다는 나았다. ‘학벌’은 짧지만 소중한 ‘경험’이 있었다. ‘직업’은 일천해도 지역 경제 ‘전문성’이 있었다. ‘나이’는 많아도 그것이 ‘의회 질서였다. ‘재산’은 많아도 그게 ‘베품’의 곳간이었다. 그 근처도 못 갈 2022년 지방의회다. 집단 이익에 안 맞으면 예산 묶어 버리고, 숭고한 의장직은 탐욕의 대상으로 삼고, ‘가문의 영광’을 차지하는 데는 탈·불법을 안 가린다. 누가 봐도 최악의 지방의회다. 현답(賢答)이 없을 우문(愚問)을 던져 보자. 과연, 지방의회 30년은 발전해 왔는가. 主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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