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민간 주도의 혁신 스케일업 생태계 필요하다

경제가 어렵다.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코로나19 위기 극복도 쉽지 않아 보인다. 경제 살리기는 공공의 무차별적인 현금 풀기가 아니라 민간의 경제활력을 회복해야 가능하다. 그래서 경기도를 스타트업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김동연 지사의 정책 의지는 일견 타당해 보인다. 아마도 경기도 전체가 ‘혁신 거점’이 돼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문제는 재정 지원을 통한 공공 주도의 스타트업 지원정책은 공공기관의 일자리만 늘린다는 것이다. 세금을 투입해 스타트업 개수가 늘어나더라도 ‘혁신’과는 거리가 멀다. 경기도 스타트업 지원정책의 현 상황이다. 경기도에는 중앙정부, 경기도 또는 기초지자체의 재정 지원으로 운영되는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인프라와 사업들이 있다. 취·창업 지원기관, 창업보육센터, 창업사관학교, 메이커스페이스, 창업허브, 벤처창업지원센터 등이 있다. 문제는 경기도에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시설이나 사업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공공 주도의 관행적이고 타성적인 사업방식, 파편화된 지원정책, 지원 인력의 전문성 부족, 사업의 특성화 미흡, 예산 투입에 기반한 단순한 양적 확대 등이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장애가 되고 있다. 특히 공공이 주도하는 사업들은 재정 사업의 특성상 생태계 조성보다 개별 기업 지원을 중심으로 한다. 성과가 단기간에 나타나기 어려운 스케일업보다 실적 보여주기가 필요한 공공의 특성상 창업 양산에 초점이 맞춰지게 된다. 공공이 주도하는 스타트업의 양적 증가 정책은 혁신 생태계를 만들 수 없다. 공공기관들이 문제점을 몰라서가 아니라 공공기관과 재정 사업의 특성이 사업방식을 제한한다. 더욱이 스타트업이 일자리와 성장을 주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저성장 시대에 성장과 고용을 모두 잡으려면 스케일업 관점의 혁신 생태계가 필요하다. 따라서 경기도가 스타트업들의 혁신 거점이 되기 위해서는 민간이 주도하는 ‘새로운 성장’을 지향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공공은 민간 전문가와 협업을 하되 정책과 사업은 민간이 주도해야 한다. 창업지원 중심의 경기도 지원시설을 스케일업 중심 지원으로 기능을 재편하고 창업지원 위주의 정책을 스케일업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도 필요하다. 스타트업의 질적 성장을 추진해야 경기도가 한국 경제의 혁신 거점으로 거듭나고 경기도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확충할 수 있다. 인큐베이터, 액셀러레이터, 메이커스페이스, 전시관, 문화공간, 주거공간 등을 포함하는 혁신 스타트업 콤플렉스도 필요하다. 암기식, 지식 전달식 교육을 탈피해 청년들이 자기 주도 학습, 동료학습, 프로젝트별 학습 등 혁신적인 방식의 교육을 통해 정보통신기술(ICT)을 보유한 혁신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시급하다. 기존의 관성적이고 관료적인 공공 시스템을 벗어나 혁신 스케일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민간 전문가 주도의 혁신생태계 총괄조직도 필요하다. 경기도가 선도적으로 민간 주도의 혁신 스타트업·스케일업 생태계 모델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은경 경기연구원 박사

[천자춘추] 평화 위협하는 외교

지난 6월 29~30일 양일 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는 새로 채택한 ‘나토 2022 전략개념(Strategy Concept)’에서 중국을 ‘구조적 도전국(systemic challenge)’으로 새롭게 규정했다. 중국의 확장에 대한 나토 차원의 대응을 공식화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다자외교무대로 이 나토(NATO)정상회의 참석을 선택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는 윤대통령이 처음 참석한 나토 정상회의는 그러나 지금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국제 질서를 고려하지 않은 ‘위험한 선택’이라는 평가다.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경제안보 동맹이다. 한국은 윤 대통령이 강조한 ‘한·미동맹의 포괄적 전략동맹 강화’의 일환으로 IPEF에 참여하여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IPEF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제안한 것으로 기후환경, 디지털, 노동 등의 분야에서 새 국제규범을 마련하고 공급망 재편 등을 통해 중국을 고립시키는 반중국 연합전선이기도 하다. 따라서 한국의 IPEF 가입은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 실제로 중국은 한국의 IPEF 참여에 대해 이미 여러 차례 우려를 표명했고, 경고한다는 뜻도 숨기지 않았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박진 외교장관과의 첫 통화에서 IPEF가 중국을 향한 압박수단이며, 한국이 여기에 참여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상목 경제수석은 심지어 ‘탈중국’을 선언했다. ‘신냉전’으로 지구 전체의 판이 흔들리는 위중한 상황인데 미국의 반러·반중 정책에 천둥벌거숭이처럼 앞장서는 꼴이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으로, 경제적 이해뿐만 아니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나라다. 한국은 중국으로부터 매년 최대의 이익을 내고 있고 중국은 한국으로부터 1993년 이후 지금까지 매년 큰 폭의 적자를 감내하고 있다. 2021년 우리나라 중국수출액 중 79.6%인 1천296억 8천400만 달러가 중간재이고 수입 품목의 62.2%인 889억 3천800만 달러가 중간재이다. 전체 수입품목 1만 1천215개 중 중국산 수입 비중이 70% 이상인 품목이 2천434개이고 중국산 수입 의존도가 100%인 품목이 323개, 90% 이상인 품목이 956개에 달한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 중국과의 관계를 ‘적대적’으로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된다. 한국이 중국과 결별하고 견딜 수 있을까? 과연 중국, 러시아를 배척한 한·미·일 일방적 관계로 한반도의 평화를 지킬 수 있을까? 외교에서 실패한 국가는 언제든지 위기에 빠질 수 있다. 한반도는 여전히 한국과 북한, 미국과 중국의 충돌지점이고 갈등 악화 1순위 지역이다. 한반도를 평화롭게 잘 관리할 책임은 정부에게 있다. 그러나 지금 윤석열 정부는 그릇된 친미·친일 일방외교로 외교뿐만 아니라 평화, 안보, 경제를 해치고 있다. 윤기종 前 한겨레평화통일포럼 이사장·정치학 박사

[경기만평] 조사하면 다나와...?!

[사설] 치솟는 물가에 학교급식 부실, 예산 증액 시급하다

최근 치솟는 물가로 각급 학교가 급식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생들에게 질 높은 급식을 제공하려면 급식단가에 물가 인상분이 반영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다. 경기도내 모든 초중고가 무상 급식비를 지원받고 있다. 인건비를 포함해 연 1조5천억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다. 이를 경기도 12.7%, 경기도교육청 56.6%, 지방자치단체 30.7% 등으로 나눠 분담하고 있다. 순식품비로 운영되는 예산은 전체 예산의 62% 수준인 9천308억원 규모다. 이 예산은 각 학교의 급식 인원에 따라 학생 1인당 평균 단가가 정해진 뒤 개별 학교로 내려진다. 경기도의 초중고 학생 수는 약 148만명으로 전국 시도 중 가장 많다. 2022년 1학기 기준 경기지역의 1인당 평균 식품비 단가는 3천480원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2천930원, 중학교 3천610원, 고등학교 3천900원 등이다. 경기도의 1인 평균 급식 단가는 강원도(3천760원)와 서울시(3천741원) 수준에도 못 미친다.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과 유가 상승으로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 지난달 경기도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5%, 전년 동월 대비 6.2% 상승했다. 특히 농축수산물은 전월 대비 2.7%, 전년 동월 대비 7.3% 올랐다. 예산이 더 투입되지 않으면 이전과 같은 급식을 보장받기 어렵다. 급식의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실제 학교급식을 담당하는 영양사들은 단가에 맞춰 식단을 짜는 게 어렵다고 호소한다. 돼지고기의 경우 1학기에만 가격이 30% 올라 양을 줄이거나 다른 식재료로 대체하고 있다. 식용유값도 크게 올라 튀김을 줄이는 곳도 있다. 고기 부위를 싼 것으로 바꾸고 메뉴를 교체하는 미봉책으로 급식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임시방편식 급식을 언제까지 제공할 것인지 학부모들의 걱정이 크다. 학생들에게 안정적으로 급식을 제공하기 위해선 식비에 물가인상분이 반영돼야 한다. 물가가 워낙 많이 올라 지원금이 늘어도 급식은 개선되기 어렵다. 학교급식법에 명시된 영양관리 기준을 맞추기가 힘들다. 지금 상황에선 더 나빠지지 않게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물가상승을 고려해 무상급식 지원금 증액을 검토하고 있다. 지원금을 늘리려면 추경예산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 학교급식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도교육청뿐 아니라 도와 시군도 나서야 한다. 경기도의회 또한 적극 협력해야 한다. 단가 인상은 학생들의 영양 불균형 개선이나 성장기의 건강한 신체 발달을 돕는 차원을 고려해야 한다.

[사설] 관광객 흥미 잃고 방치되는 촬영지/‘가망 없다’ 싶으면 철거하는 게 옳다

‘드라마 영화 촬영 명소’가 지역 관광의 효자로 등장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경우에 따라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기까지 한다. 이런 까닭에 촬영지 발굴과 투자는 지자체 문화 행정의 주요 영역이 됐다. 본보가 영화, 드라마, 아이돌 촬영지로 알려진 도내 몇 곳을 둘러봤다. 한때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주변 상권까지 북적대던 명소들이다. 지속적인 관광 자원화를 위해 지자체가 투입한 예산도 적지 않은 곳들이다. 실망이 크다. 구리시 아천동에 ‘고구려 대장간 마을’이 있다. 고구려 유물을 전시하고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고구려 체험학습관이다. 촬영지 이전에 박물관이 본래의 역할이다. 그런 여기서 영화 ‘안시성’, 드라마 ‘태왕사신기’, ‘선덕여왕’, ‘사임당 빛의 일기’, ‘환혼’ 등이 촬영됐다. 계속된 드라마·영화 노출로 ‘촬영 명소’가 됐다. 한때 지역 관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런데 관광객이 사라졌다. 촬영 시설 곳곳은 부서지고 무너져 있다. 양주 장흥면에 ‘일영역’도 확인했다. 폐역인 이곳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촬영지다. 방탄소년단(BTS)의 뮤직 비디오에도 등장한다. 현장을 찾은 취재진이 본 관광객은 없다. 상가엔 ‘임대 문의’만 붙었다. 양주시 ‘전원일기 마을’도 봤다. 국민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의 배경이 된 곳이다. 동네 명칭을 삼하리에서 전원일기마을로 바꿀 정도였다. 역시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은 없다. 왜 ‘전원일기 마을’이었는지 이유조차 찾기 힘들다. 관리 부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는 없다. ‘고구려 대장간 마을’은 전시관 곳곳이 부서졌다. 건물 외벽도 해져서 내부 골재가 흉하게 노출돼 있다. ‘일영역’에는 공중 화장실도 없다. ‘전원일기 마을’ 종합안내도에 전화번호와 홈페이지가 적혀 있다. 해봤더니 전화도 홈페이지도 불통이다. 전시관이라는 곳은 풀에 파묻히다시피 했다. 세 곳 모두 누가 봐도 ‘버려진 곳’의 모습이다. 손 뗀 지 오래된 것이 틀림 없다. 지자체의 책임이다. 하지만 이게 관리 부실만 탓할 일인가. 짐작컨대 먼저 관광객이 사라졌을 것이다. 그 이후에 행정도 관심을 줄여갔을 것이다. 촬영지 관광이라는 게 그렇다. 어떤 드라마·영화의 어떤 장면이 명소가 될지 누구도 모른다. 촬영 명소가 갑자기 한산해지는 이유도 알 수 없다. 10억, 20억원씩 선(先)투자했다가 낭패 본 실패 사례까지 여러 지자체에 있다. ‘촬영지에 왜 관광객이 없느냐’는 질책은 그래서 현실을 모르는 어불성설이다. 우리는 다른 요구를 전하고자 한다. 관광 기능 상실한 촬영지라면 없애라. 한번 사람 떠난 촬영지는 다시 붐비지 않는다. 그런 예는 전국 어디에도 없다. 그게 유행을 좆는 촬영지 명소만의 특징이다. 이 가능성 없는 기대 때문에 텅 빈 폐가에 계속 돈 쓰고 집 지키라며 사람 둬야 하겠나. 뜯어내라.

[지지대] 탈라스 전투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의 자원부국(資源富國)이다. 페르시아어로 땅을 뜻하는 ‘스탄(Stan)’이 붙은 나라들을 대표한다. ▶이 나라의 ‘탈라스’라는 도시에서 남서쪽으로 190㎞ 떨어진 곳에 탈라스 강이 흐른다. 주변에선 잎담배 재배와 양·산양 방목이 이뤄진다. 이곳에서 8세기 중반 세계사적으로 중요한 ‘탈라스 전투’가 펼쳐졌다. ▶아랍 군대와 당나라 군대가 회전(會戰)했다. 당시 탈라스 강변에서 당나라 군대 3만여명과 이슬람 압바스 왕조와 티베트 연합군 8만여명이 맞붙었다. 당나라 군대는 병력 열세에도 자신감에 차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일방적인 패배였다. ▶닷새 동안 이어진 전투의 초반 양상은 대등했지만 당나라 군대가 무너졌다. 동맹군으로 참전했던 카를루크가 압바스 측에 붙으면서 당나라 군대는 전멸했다. 장수와 병사 수천명만 가까스로 도망쳤다. 751년 오늘의 일이다. ▶이 전투에 대한 중국의 기록은 짧다. 동원된 병력이 많지 않은 데다 진 싸움이어서 그렇겠다. 승자인 이슬람의 기록도 많진 않다. 승장인 아부 무슬림이 견제받다 암살당한 뒤 기록도 함께 지워진 탓이다. 양쪽에서 기억하기 싫거나, 지우고 싶었을 터이다. ▶하지만 세계사에 의미 있는 흔적을 남겼다. 중원을 차지했던 당나라와 압바스 왕조라는 두 제국의 충돌로 중국의 서진(西進)이 막혔다. 오늘날까지 유지되는 이슬람과 유교세계 경계선도 이 전투의 결과다. 불교·힌두교·조로아스터교·기독교를 신봉하던 중앙아시아도 모두 이슬람교로 바뀌었다. ▶이들 지역 나라들의 국명이 ‘스탄’으로 끝나는 점도 이 전투의 소산물이다. 무엇보다 큰 영향은 제지술의 전파다. 당나라 군대 포로들을 통해 제지술이 서역에 알려졌다. 이슬람이 지배하던 스페인 발렌시아에도 제지술이 도입됐고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 역사는 이처럼 결코 한곳에만, 한 시대에만 머물지 않고 계속된다. 역사가 일깨워주는 명쾌한 이치(理致)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데스크칼럼] 도의회 ‘개점휴업’ 종료, 민생이 최우선이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원 구성을 하지 못했던 경기도의회가 원 구성과 추경예산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임시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한 달 넘게 ‘개점휴업’ 상태였던 도의회는 김동연 경기지사의 김용진 경제부지사 임용 강행으로 국민의힘 도의원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더욱이 김용진 경제부지사 ‘술잔 투척’ 논란으로 도의회 파행 수습은 물건너 가는듯 했다. 김동연 지사는 발빠르게 염태영 전 수원특례시장을 경제부지사로 내정했다. 이어 강성천 전 중기벤처기업부 차관을 경기도 도정자문회의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이렇게 빨리 경제부지사를 내정할지 몰랐던 국민의힘은 다소 당황해했다. 국민의힘도 이를 두고 일방적으로 비난만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소상공인의 민생과 직결돼 있는 예산이 걸려 있는 추경 심의를 볼모로 자리 싸움을 하고 있다는 비판에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먼저 머리를 숙인건 김동연 지사였다. 김 지사는 “인사권자로서 도민께 사과한다”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어 염태영 경제부지사 내정자도 양당 대표를 만났다. 도와 도의회 간 정상화를 위한 행보였다. 염 내정자는 더불어민주당 남종섭 대표의원(용인3)을 포함한 수석대표단과 만나 “가장 먼저 할 일이 도의회를 개원하고 관계를 원활하게 가동시키는 것”이라며 “앞으로 전개되는 일에 대해 최대한 존중과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염 내정자는 국민의힘 대표의원실에서 곽미숙 대표(고양6)를 만났다. 염 내정자는 “이번에 곤혹스러움을 겪게 해서 죄송하다. 지사님께서 사과의 뜻을 밝히시고 저도 송구스러움을 좀 면하려 한다”고 했다. 이후 곽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의장·부의장 선출 등 원 구성을 위한 임시회를 오는 9일 개회하자는 민주당 남종섭 대표의원의 요청을 대승적으로 수용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양측은 원 구성 협상의 핵심 쟁점이던 의장 선출과 관련해 전반기는 도의회 회의 규칙대로 투표하고, 후반기는 전반기에 맡지 못한 당에서 맡기로 잠정 합의했다. 다만, 후반기의 경우 ‘78 대 78’로 여야 동수인 의석수가 변동이 없을 경우를 전제로 했다. 의석수에 변동이 생기면 전반기처럼 투표로 선출하기로 했다. 예정대로 투표가 진행되면 국민의힘 김규창 의원(67·여주2)이 연장자로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 후보 간 득표 수가 동수일 경우 연장자가 당선되는데 민주당 염종현 의원(61·부천1)보다 김 의원이 나이가 많기 때문이다. 원 구성이 정상적으로 이뤄진다 해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재해 있다. 국민의힘은 △양당 대표와 도지사의 회동 △여야정협의체에 도지사 직접 참여 △경제부지사와 행정부지사 업무 분장 재조정 등을 김 지사에게 요구하고 있다. 또 업무를 분장한 경제부지사의 권한을 축소하기 위해선 이미 의결된 관련 조례를 폐기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우여곡절 끝에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40여일 만에 제대로 의회 문을 열어 보자고 합의했다. 이번 원포인트 임시회를 통해 ‘민생 최우선’의 정치 행보를 보이길 김동연지사를 비롯한 국민의힘과 민주당 156명의 의원에게 촉구한다. 최원재 정치부장

[기고] 우영우와 ENA 그리고 박찬호와 iTV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장안의 화제다. 독특한 캐릭터와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 촘촘한 스토리 라인과 회차마다 다른 에피소드를 다루는 단막극 형식 등이 성공의 비결로 꼽힌다. 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건 과감한 투자다. 우영우를 만든 에이 스토리는 모두 200억원의 제작비를 들였다고 밝혔다. 홍보 마케팅비를 제외한 순수 제작비만 그렇다고 한다. 이는 방송사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은 결과다. 우영우를 방영한 ENA는 출범한 지 3개월밖에 안 되는 신생 방송사다. 사명은 엔터테인먼트와 DNA의 합성어다. 그 이름값을 하기 위해 우영우에 사운을 건 셈이었다. 전략은 대성공이었다. 그들의 성공스토리는 30여년 전 인천방송(iTV)과 박찬호를 떠올리게 한다. 인천방송은 1997년 출범한 제4의 지상파 방송사였다. iTV는 출범 초기 취약한 인지도를 극복하기 위해 박찬호라는 빅카드를 뽑아 들었다. 거액을 들여 KBS나 MBC도 포기한 메이저리그의 박찬호 선발경기 중계권을 따낸 거다. 중계방송은 기대 이상의 대성공을 거두었다. 전파송출권역이 인천과 서부 수도권에 국한돼 있어 불법 복제 영상들이 난무하는 사태까지 있었다. 게다가 당시는 IMF 구제금융의 모진 시련을 겪던 때였다. 국민들은 iTV를 통해 박찬호의 힘찬 투구 장면을 보며 위안을 받았고 재기의 의지를 다졌다. iTV는 희망의 메신저였다. 박찬호는 최고의 콘텐츠가 성공을 이끈다는 진리를 정립시켰고, 우영우의 성공은 그걸 새삼 일깨워준 사례라 할 수 있다. 관건은 그 이후의 대처 전략이다. 지금 업계는 우영우 이후 ENA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당장의 성공보다는 그것의 여파를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전략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iTV는 철저하게 실패한 사례로 남았다. iTV는 박찬호 이후 콘텐츠 부재, 노사 간 극한 대립, 정치권의 개입 등으로 경영 악화를 거듭하다가 결국 2004년 문을 닫았다. 2006년 ‘영인모자’가 방송부문을 인수해 OBS로 사명을 바꾸고 새롭게 출발했지만 아직까지 존재감은 미미한 실정이다. 민선 8기 유정복 시장은 ‘인천방송 개국’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300만 인구의 메트로폴리탄 인천의 방송주권 실현을 위해서는 반드시 실현돼야 할 약속이다. 그를 위한 여러 방안이 있겠지만 현재로선 OBS와의 협업이 가장 현실성 있어 보인다. OBS를 다시 제2의 iTV로 만드는 것이다. 그 첫 번째 단계는 OBS 본사의 인천 이전이다. 시는 이미 건물도 마련했고 별도 지원대책도 세워 놓았다. 하지만 세부조건에 이견이 있어 방송사가 수 년째 이전을 망설인다는 후문이다. 공격적인 투자가 관건인 방송사가 이사비용 따위로 이전을 주저하는 모습은 다소 실망스럽다. 그래도 누가 뭐라든 OBS의 고향은 인천이다. 인천을 위해 거듭나는 건 그들의 사명이나 다름없다. 하루속히 협의가 마무리되길, 그래서 둘이 힘을 합쳐 인천의 명예를 드높이는 한 길을 함께 갈 수 있기 바란다. 인천시민들은 여전히 iTV와 박찬호가 그립다. 이상구 한국경영문화연구원 이사

[의정단상]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그 소통과 불통의 문턱

얼마 전, 용산 대통령실은 코로나19 확산 탓에 아침 출근길 ‘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했었다. 지지율 폭락을 의식해 비판 요소를 줄이려는 시도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윤석열 대통령은 평소보다 멀리 떨어져 자리 잡은 기자들과 ‘원거리 도어스테핑’을 재개했고 두 가지로 제한된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기자1 : “코로나 재유행하고 있는데 방역은 어떻게 하실 계획이신지?” 대통령 : “아, 내가 어제요, 질병청장하고, 그리고 저...국가감염병대응위원회 위원장님하고 복지부 차관 이런 분들 어제 여기서 회의를 했는데, 내일 아마 총리 주재로 중대본 회의가 열릴 겁니다. 거기서 뭐, 기본적인 방침을 내일 발표할 겁니다” 기자2 : “경제 상황이 어렵습니다. 추경호 부총리 보고도 받으셨을 텐데요, 당부하신 부분이 있다면요?” 대통령 : “예를 들어 중요한 건, 서민들의 그...민생이 경제 위기로 타격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하는 거니까. 오늘 너무 많이 묻는데? 하하하. 그래요 여러분 다 조심하세요. 어? 괜찮으면요. 앞에다가 나중에 (프레스 라인을) 칩시다”. 놀랍게도 아무런 내용이 없다. 대통령은 코로나 대응은 ‘청장과 차관이 회의를 할 것’이라는 ‘추정’을 전달하고, 경제는 ‘서민이 경제 위기로 타격받으면 안 된다’는 당연한 소리를 한다. 국가의 최고 지도자가, 국민의 안전과 생계에 대해, 사실상 아무런 계획도 정보도 주지 못하는 상황을 우리는 매일 목격하고 있다. 겨우 석 달 된 정부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다양한 논란이 연쇄적으로 벌어지는 윤석열 정부. 그러나 묘하게도 ‘소통’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보인다. 특히 ‘미국 대통령들처럼’ 즉석에서 도어스테핑으로 소통한다며 자랑하지만 문제는 방식이 아닌 내용이다. 언론과 국민을 대하는 장소와 방식이 아무리 새롭고 남달라 보인다 해도, 내용이 없다면 잠깐 화젯거리로 남을 뿐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많은 권한이 집중되는 대통령의 ‘말’은 가벼워서도, 쉬워서도 안 된다. 대통령은 국민을 둘러싼 모든 현안에 대해 확고한 대응 비전과 함께 명확한 일정도 제시해야 한다. 때로 국민을 안심시키고 어려울 때는 함께 이겨내자고 요청하며 국민을 안전하고 발전되는 길로 이끄는 일, 그것이 고도의 리더십이고 대통령의 임무다. 문재인 정부 시절 수석으로 일하며 메시지와 국민 소통에 전력으로 임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을 보좌한 입장에서 지금 용산의 모습들은 참으로 생경하고 불안하다. 정치적 입장의 차이와 지지 여부를 떠나 방역, 안보, 외교, 경제 등 다양한 위기의 시대를 사는 우리 국민은 확신과 안심이 필요하다. 국민 앞에 서는 대통령의 말과 태도가 정돈되고 정확해야 하는 것이 그 때문이다. 아무 내용 없는 문답을 던져 놓고 ‘그래도 우리는 즉석에서 소통한다’고 우기는 것도 하루 이틀이다. 아무 말이 없는 것 같은 국민도 사실은 모든 것을 보고 있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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