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사라진 ‘지속가능발전교육 거점도시’ 복원하라

유엔(UN)이 지속가능 지구 공동체 실현을 위해 전 세계에 ‘지속가능발전교육 거점도시(RCE)’를 인증하고 있다. ‘RCE(Regional Centres of Expertise)’란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의 구현에 필요한 지속가능발전교육(ESD) 확산을 위한 거점을 의미한다. 유엔대학(UNU)에서 세계 각지에 조직한 지역전문교육센터이자 지역 전문기관들의 네트워크이기도 하다. 현재까지 180여개 세계 도시들이 RCE로 지정됐다. 우리나라는 2005년 통영이 세계 8번째이자 국내 최초로, 인천은 2007년 국내 두 번째로 RCE인증을 받았다. 광역지자체로는 매우 드문 경우다. 당시 안상수 인천시장이 UN대학이 소재한 일본 동경으로 날아가 인증을 호소하는 프리젠테이션을 직접 진행했다고 한다. 그 이후 지역에서 유엔지정 지역전문교육센터의 이름으로 지속가능발전교육을 진행할 수 있었다. 허나 15년이 흐른 지금, 이를 기억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뿐더러 존재의 흔적을 찾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인천RCE는 별도의 전담조직을 두지 않고 인천시가 교육사업비 명목의 예산만을 수립, 대행하는 구조였다. 5천만원으로 시작한 교육예산이 깎이고 깎여 결국 중단되자 RCE도시 인천의 맥이 이미 수년 전에 끊기고 말았다. 인천RCE사업 주무부서도 인천시 국제협력과, 인천시국제교류센터로 이어지다 국제교류센터 해체 후 그 업무가 인천관광공사로 이관되면서 주소를 잃게 됐다. 이유가 무엇이든 어느 순간 사라진 ‘지속가능발전교육 거점도시(RCE)’를 복원해야 한다. 인천시가 탄소중립과 환경교육에 힘을 기울이려 하는 마당이다. 환경·경제·사회의 조화와 공존을 염두에 두고 있다. 지속가능발전목표와 더불어 공공영역에서의 ESG를 고민하고도 있다. 이는 시가 도시개발과 지속가능도시로서의 조화와 공존을 모색하기 때문이리라. 이를 위해서는 유용한 지역자원을 파악하고 조직해야 한다. 이들과의 협업과 연대는 필수다. 효율적인 역할분담과 동시에 저변확대, 시민참여도 따라야 한다. 통영시는 통영RCE를 통해 이미 범접하기 어려운 RCE의 국내 성지가 됐다. 지역의 미래를 고민하고 대안을 찾아가려는 노력, 즉 시민참여의 정도, 지역사회 주체 간 공동협력, 도시계획과 운영에서의 차별성에서 그렇다. 올해 초 광명시는 1년이 넘는 준비기간을 거쳐 어렵게 RCE 도시인증을 획득했다. 도시발전 기조를 새롭게 구축하고 시대에 맞는 도시정체성을 강하게 추구하려는 의지의 발로다. 부산시의 경우 지난 5월 부산연구원을 통해 ‘부산RCE 국제인증 필요성과 획득 전략’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지역의 지속가능발전 역량 결집과 체계화는 물론 도시브랜드 제고가 목적이었다. 우리와 ‘RCE사용법’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지영일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경기시론] 유럽의 폭염과 탄소중립의 대관령

평지보다 평균 4~5℃ 낮아 에어컨이 필요 없다는 대관령에도 요 며칠 폭염이 이어져 선풍기를 마련해야 했다. 언론에서는 불타는 유럽 소식을 속보로 전달한다. 심각한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세계 곳곳에서 확인되나 보다. 우리보다 위도가 높은 영국에서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높은 40℃ 이상의 기온이 기록됐다고 한다. 문제는 이런 기록들이 앞으로 계속 깨질 수밖에 없으리란 점이다. 1980년대 후반 독일 유학 생활에서 건물은 말할 것도 없고, 자동차 에어컨이 특별 옵션일 정도로 여름철 더위 자체가 낯설었다. 당시 무더위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니 북부 유럽인들은 남쪽 프랑스 남부, 이탈리아, 스페인을 비롯해 동남아 지역으로 햇볕을 찾아 여름휴가를 떠나는 것이 일상이었다. 어쩌다 해라도 반짝 드는 날이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옷을 훌쩍 벗고 풀밭에 누워 햇볕을 쬐는 게 일상이었다. 그런데 이젠 영국이나 덴마크까지도 무더위가 지속된다고 한다. 그 모든 게 우리 인간 탓이다. 평균수명 연장과 인구증가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욕심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더 편하고, 조금이라도 더 많이 팔아 돈을 더 벌기 위해 대량생산을 거듭하며 엔진을 돌리고 또 대량소비를 하다 보니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져서 이런 결과를 낳은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인구증가와 욕심 때문에 자꾸만 자연을 파괴하며 동물의 서식지까지 잠식해 가다 보니 아직도 시달리는 코로나며 사스, 메르스 같은 인수공통감염병도 자꾸만 잦아지고 위험도 커진다.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온실효과로 생태계 변화는 물론 해수면이 올라가 남태평양 섬나라 투발로는 수도인 푸나푸티가 침수되자 지난 2001년 국토 포기 선언까지 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폭염이 점점 더 잦아지고, 그 현상이 적어도 2060년대까지 지속될 거라며 탄소 배출량의 증가를 염려한다. 시간이 별로 없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육식을 줄이고 플라스틱과 에너지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지구가 인간이 마음대로 해도 되는 인간만의 것이 아니다. 인간 멋대로 과용하고 오용한 결과를 더 늦지 않게 살펴야 한다. 감사와 베풂의 마음으로 다른 사람은 물론 다른 생물과 함께 살아가려고 노력해야 한다. 마종기의 사과나무처럼(과수원에서). ‘나는 너무 많은 것을 그냥 받았다...이제 가지에 달린 열매를 너에게 준다/남에게 줄 수 있는 이 기쁨도 그냥 받은 것...내 몸의 열매를 다 너에게 주어/내가 다시 가난하고 가벼워지면/미미하고 귀한 사연도 밝게 보이겠지... 주는 것이 바로 사는 길이 되는구나’ 그러기에 무한정 받아온 자연에 감사하고 자연 그대로 돌려주려는 우리들에 노력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후손들이 간직할 대관령의 맑은 공기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지 모른다. 김근홍 강남대 교수·한국연구재단 전문위원

[사설] 인천 미래 먹거리 반도체, 먼저 규제부터 풀어줘야

인천시가 반도체 후공정 산업을 주축으로 하는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에 나선다고 한다. 윤석열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반도체 산업 육성책에 발맞춰 이를 인천의 미래 먹거리로 키우기 위해서다. 4일부터는 ‘국가 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시행에 들어간다. 이 법에 따라 정부가 추진할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및 기반구축 공모사업을 겨냥한 포석이기도 하다. 지난주 미국을 방문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간의 화상 통화가 화제가 됐다. 290억달러에 이르는 SK그룹의 대미 투자에 대해 미국 대통령이 파격적인 감사를 표시한 것이다. 이 중 220억달러가 반도체 분야 투자다. 이처럼 반도체 산업은 이제 국제 질서를 좌우할 만한 글로벌 화두가 됐다. 정작 인천에서도 모르는 이들이 많지만 인천은 반도체 산업의 잠재력이 큰 도시다. 우선 인천의 수출품목 1위가 반도체다. 지난해 인천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6.5%에 이른다. 2위인 자동차 수출의 비중이 8.7%이니 월등한 차이의 1위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도 2020년에 비해 70%나 늘어났다니 그 성장세 또한 가파르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인천에는 현재 앰코코리아와 스태츠칩팩코리아 등 반도체 후공정(패키지 및 테스트) 분야 세계 2·3위 기업을 비롯해 1천264곳의 관련 기업들이 포진해 있는 것이다. 특히 인천은 한국 반도체 산업이 상대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는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강하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단순히 정보 저장 용도인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정보처리 기능이다. 고도의 회로설계기술을 필요로 하는 소량 다품종의 고부가가치형 반도체다. 한국은 메모리 분야에서는 세계 시장의 53%를 차지하지만 비메모리는 3%에 불과하다. 그런데 인천의 반도체 수출 중 94%가 비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돼 있으니 그만큼 성장 역량도 크다고 할 것이다. 인천시는 송도국제도시나 남동국가산단의 반도체 기업 집적지 한 곳을 선정해 특화단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공모사업을 통한 정부지원으로 지역내 기업들이 공동활용할 기반시설도 확충한다. 반도체 후공정 기업들에 필요한 분석·계측·시험 장비 등을 마련, 표준 인증 및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연구개발 활동도 지원할 계획이다. 인천의 미래 먹거리를 키우는 일은 중대한 사업이다. 그러나 그 주체는 결국 민간기업이 돼야 한다. 인천의 반도체 기업들이 맘껏 달려 나갈 수 있도록 규제 족쇄를 풀어주는 것이 인천시가 먼저 할 일이다. 첨단전략산업 특별조치법에도 ‘인허가 신속 처리’가 포함돼 있듯이.

[사설] 돌발 파동에의 책임은 제한적이지만/신속 수습은 오롯이 金지사 책임이다

김동연 지사에게 김용진 전 경제부지사는 특별했다. 경제부총리와 기재부 2차관으로 국정을 함께 했다. 국가 경제 정책의 호흡을 맞춘 사이다. 김 전 부지사가 경기도지사 선거에 합류하는 모습도 그랬다. 임기가 1년4개월이나 남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직을 사퇴하고 캠프에 합류했다. 이후 후보 비서실장, 인수위 부위원장을 맡았다. 경제부지사직 신설도 결국 김 전 부지사 역할을 위한 준비로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발생한 김 전 부지사 낙마다. 경기도민의 시선이 김 지사를 향하고 있다. 하나는 김 전 부지사 인선 자체에 대한 평가다. 인사권자가 받게 되는 책임론이다. 분명한 책임이 있고, 사과할 일이 맞다. 하지만 사안 자체가 예측할 수 없는 돌발 상황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책임 추궁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정치가 아닌 일반 도민의 시각에서는 더 그렇다. 이보다 중요하고 심각한 것은 향후 처리다. 추가 인사와 도정 안정화가 김 지사를 평가하는 시험 무대다. 당연히 경제부지사직 후속 조치가 핵심이다. 경제부지사직제 신설은 김 지사의 ‘1호 도정’이었다. 그만큼 기존 조직에 준 변화가 컸다. 도시주택실·공정국·농정행양국(기존 행정 1부지사 관장)과 경제실(기존 행정 2부지사 관장)을 경제부지사로 이관했다. 경제 관련 도정의 기획, 집행 등 모든 기능을 한데 묶었다. 누가 봐도 기재부 2차관 출신의 경제 전문가를 염두에 둔 개편이었다. 그 당사자가 갑자기 떠났다. 이 중책을 누구에 맡길 것인가. 또 하나는 도의회 파행의 공동 책임론이다. 경기도의회는 한 달째 휴업 상태다. 의장 선출도 못하고, 상임위 구성도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 19일, 25일에 예정됐던 제361회 임시회의 1~3차 본회의가 모두 무산됐다. 35조423억원 규모의 추경이 겉돌고 있다. 시민단체에 공무원노조까지 들고 일어났다. 파행을 부른 도의회를 규탄했다. 그런데 이 비난 화살의 한 가닥이 김동연 지사를 향할 상황이다. 특히 야당에는 더 없는 책임 소재다. 개편된 직제에 맞는 새 적임자를 찾는 방법이 있다. 이 경우 확장된 판에 맞는 능력자를 찾는 게 쉽지 않다. 직제를 되돌리고 정무직 인선을 하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직제를 재개편 해야 하는데 현실성이 없다. 무엇보다 촉박한 조건은 시한이다. 어느 경우를 택하든 그 결정은 신속해야 한다. 밝혔듯이, 이제부터의 도정 공백에는 김 지사의 책임이 지워지기 때문이다. 언론이 예외 없이 ‘김동연 지사, 시험대 오르다’라고 쓰고 있는 이유다.

[지지대] 새로운 가족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어느 가족’은 가족의 의미를 묻는 영화다. 겉보기에 3대 가족처럼 보이는 이들은 언제 어떻게 모였는지 모르지만 한 지붕 아래 함께 산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들이 생계와 생존을 위해 뭉쳐 가족이 됐고, 할머니 하츠에의 연금을 기반으로 각자 생활비를 근근히 벌어 쓴다. 필요한 물건을 훔쳐서 조달하기도 한다. 이들은 혼인이나 혈연, 입양 등 제도가 인정하는 가족은 아니다. 대신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주고, 마음과 마음으로 연결돼 있다. ‘사랑’이 이들의 관계를 지탱해준다. 이 영화는 2018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최근의 가족은 전통적인 개념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 생물학적 가족과 살지 않는 다양한 형태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친구나 애인끼리 거주하는 비(非)친족 가구수와 가구원이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비친족 가구는 1년 전보다 11.6% 증가한 47만2천660가구로 나타났다. 비친족 가구는 시설 등에 집단거주하는 가구를 제외한 일반가구 가운데 친족이 아닌 남남으로 구성된 5인 이하 가구다.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같이 살거나,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가구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비친족 가구에 속한 가구원 수도 늘어 지난해 비친족 가구원은 101만5천100명으로 처음 100만명을 돌파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2만6천3가구로 가장 많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해 전국 성인 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6명 이상(62.7%)은 가족 범위를 사실혼, 비혼·동거까지 확대하는 데 동의한다고 답했다. 앞으로 결혼보다는 동거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 혼인·혈연관계가 아니어도 생계·주거를 같이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엔 각각 87.0%, 82.0%가 동의했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 지원은 여전히 가족 단위에 맞춰져 있다. 소득세 인적공제의 경우 호적상 배우자만 공제 가능하며, 주택청약 특별공급 등도 신혼부부 등을 상정해 지원한다. ‘새로운 가족’ 형태에 걸맞은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이연섭 논설위원

[경제프리즘] 올 하반기 인천 부동산 시장 전망

지난해 인천의 아파트 가격은 약 22.6% 상승하며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미국발 금리인상, 집값이 최고점이라는 인식, 국내외 여러 요인으로 올해 인천 부동산 시장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세제개편안, 8월 발표 예정인 주택공급대책, 하반기 추가적인 금리인상까지 예상되면서 인천의 부동산 시장은 전례 없는 수준으로 얼어붙고 있다. 인천 지역 아파트 시장에서 집을 사겠단 사람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부동산 시장에 빨간 불이 켜졌다. 기준선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을수록 시장에서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매매수급지수를 보면 이는 명확하게 드러난다. 지난 22일 한국부동산원 발표에 따르면 인천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보다 3.1%p 떨어진 88.5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인 91.5를 하회할 뿐만 아니라 경기 지역 90.0보다도 낮은 수치다. 설상가상으로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아파트 매물은 더욱 감소하고 있다. 부동산 빅테이터 전문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인천의 매물은 4.6% 감소한 2만6천511건을 기록했다. 매물의 감소 폭이 광주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높다. 지난 21일 기획재정부는 법인세, 소득세 감면을 뼈대로 한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세제개편으로 중산층과 서민의 세부담을 줄이고 징벌적 과세를 정상화하겠다”며 주택거래 활성화 및 1세대 1주택자의 세부담 완화를 목적으로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종부세 과세 체계가 주택 수 기준에서 가액 기준으로 전환하게 된다. 현행 1.2%에서 최대 6%에 이르는 다주택 중과가 폐지되고 다주택자도 1주택자와 동일한 기본세율을 적용받는다. 하지만 정부의 예상과 달리 시장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종부세, 보유세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으로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관망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매물 잠김, 거래절벽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인천뿐만 아니라 서울도 아파트 매물이 1% 이상 감소했다. 반면 올해 인천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해 보다 배 이상 늘어난 4만2천호로 최근 5년 대비 최대 수준이다. 매물은 점점 줄고 있는데 오히려 아파트 공급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대세 하락기에 접어든 부동산 시장에서 인천의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지금 집을 사고자 하는 사람과 레버리지를 이용해 부동산을 매수한 사람은 금리 인상기에 정부 정책과 맞물려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인천의 경우 공급과잉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 영향보단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올해 하반기 인천 부동산 시장에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청운대 교수

[기고] 유능하면 영입, 무능하면 낙하산

인사가 만사라 한다. 행정이든 정책이든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인사는 모든 일의 방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선택이다. 그래서 지금 기관장이 공석인 산하 공공기관들은 과연 새로운 경기도지사가 누구를 낙점할지 기대가 크다. 지난 민선 7기는 특정 지자체 출신의 낙하산들이 쏟아지더니, 대선 출마 선언 이후에는 기관장들이 중도 하차해 어려움이 컸다. 묵묵히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의 업무 과중은 결국 도민 서비스 질 악화로 이어졌다. 그런데 민선 7기에 들어온 어공(어쩌다 공무원)과 산하 공공기관의 고위직들은 아직도 각 기관에 많이 남아 있다. 공공기관 직원들은 이들 중 유능하면 영입해서 들어온 것이고, 무능하면 낙하산이라는 낙인을 찍는다. 해당 분야에 전문성과 열정을 가지고 기관 발전에 헌신하는 분들도 있지만 몇몇 전문성과 경험 없이 내려온 인물들은 낙하산이라는 오명이 씌워졌다. 그들 중 상당수는 임용권자와의 친밀한 관계 때문인지, 자격지심 때문인지, 부하직원들을 권위적인 태도로 대해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민선 7기는 특정 지자체 출신 공무원들이 정년을 마친 후 도 공공기관으로 영전됐다. 공공기관마다 정년이 있음에도 임기제 고위직 자리인 경우 임기제라는 이유로 정년을 무시하고 자리를 내줬다. 이것이 열린채용의 진짜 의도인지는 모르겠다. 선거에 도움을 주고, 본인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기용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엽관주의·정실주의와 같이 검증된 자와 함께 일하겠다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사원칙에서 그것이 우선한다면 한 번만 숨을 고르시고 생각해주시길 간청드린다. 경험도, 경력도, 인품도 부족한 이들은 직원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임기 내 치적을 세우기 위해 위법한 행정도 강요하는 안타까운 모습들을 보였다. 풍부한 경험을 갖춘 인물을 선정하기 어렵다면, 경력과 전문성으로 내부직원을 아우를 수 있는 내부 승진도 좋은 방안이다. 김동연 도지사의 첫 인사인 비서실장 내부 공모는 파격적이었다.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앞으로 함께 할 공무원이라는 인식과 해당 직무에 가장 적합한 자를 기용하려는 공정성을 보였다. 이것이 비단 보여주기식이 아니길 바란다. 경기도와 산하 공공기관은 유기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기관장의 자질로서 인성은 기본이고, 해당 기관의 특성에 맞는 전문성과 경험을 겸비한 리더가 중용돼야 한다. “누구나 다 선거 후에는 ‘친분’으로 자리 만들어주지 않느냐”는 그 뻔한 말이 얼마나 실망을 주는지, 만약 그 말에 뜨거운 손가락질을 한 번이라도 하셨다면, 산하 공공기관도 공무원들과 같이 파트너로서 존중해주신다면, 단순히 선거에 공이 있다고 해서 자리 나눠주기식 인사가 아니라, 적재적소에 인재를 등용하고 새로운 인물을 영입해 새로운 바람 새로운 물결을 일으켜 주길 기대한다. 한영수 경기도일자리재단 굿잡 노동조합 위원장

[변평섭 칼럼] 大法院 확정판결도 거부하는 진영논리

로마의 관광 명소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진실의 입’(La Bocca della Verita)이 아닐까. 사자 모양의 짐승 조각인데 그 벌린 입에 손을 넣으면 거짓말하는 사람은 손목이 잘린다는 것. 물론 전설의 석상이지만 관광객들은 줄을 서서 그 입에 손을 넣어 보기도 하고 사진도 찍는 인기 코스다. 그 옛날 로마 사람들이 공포의 조각상을 만든 것은 거짓말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정직’을 로마의 정신으로 확립하기 위해서 였을까. 로마 뿐 아니라 영국에서도 ‘정직’은 가장 중요한 신사의 덕목으로 전해 오고 있다. 가령 영국 의회에서 상대방을 비난하는 연설을 하더라도 ‘거짓말 쟁이’(liar)라고 하면 가장 큰 모욕으로 받아 들여 결투를 하기도 했다. 이번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물러나게 된 것도 그가 한 거짓말 때문이다. 그는 3년 전 코로나 방역지침에 따라 금지된 가든파티를 벌인 것이 탄로가 나서 언론의 비난을 받았다. 그런데 그는 이에 대해 사과도 하지 않고 그런 사실이 없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의회 불신임 투표까지 가게 되었고 겨우 위기를 넘기는가 했지만 결국 ‘거짓말’은 용납할 수 없다는 여론에 굴복하고 만 것이다. 하긴 미국의 닉슨 대통령도 중국과의 국교정상화와 냉전체제의 전환이라는 업적을 남기고도 탄핵에 몰리다 사임했는데 그 핵심은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아무리 훌륭한 지도자라도 거짓말을 하게 되면 국민들과는 신뢰를 잃게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진영에 따라 거짓말도 진실이 되고 진실도 거짓말이 된다. 심지어 대법원에서까지 최종적으로 판정된 것도 진영에 따라 진실이 결정된다. 조국 전 법무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대법원에서 자녀입시 비리 등 혐의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지만 아직도 그는 무죄라고 주장하며 억울하다고 외치는 사람들에 둘러 쌓여있다. 대법원은 1~2심에서 판결한 대로 동양대 강사 휴게실PC의 증거능력을 인정했고, 그의 딸이 공주대학 생명공학연구소 인턴 경력이 없다는 등 7가지 혐의내용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는데도 이처럼 반기를 드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바로 진영의 논리다. 지금까지도 논란이 되는 ‘조국의 江’을 건너지 못하는 현상인 것이다. 노무현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한명숙씨의 불법정치자금수수 사건도 마찬가지다. 한 전 총리 역시 대법원에서 혐의 모두를 유죄로 확정하고 징역 2년에 8억8천만원의 추징금을 선고했으나 문재인정부에서 ‘무혐의’를 위한 재심운동이 끊이질 않았다. 역시 진영 논리다. 내 편이 하는 것은 거짓말도 진실이고, 네 편에서 하는 것은 진실도 거짓말이라는 것이 진영논리다. ‘검수완박’ 법안통과를 위해 민주당에서 무소속으로 위장탈당을 했다 하여 논란이 되고 있는 민형배의원 - 그가 민주당 이재명의원의 광주 방문에 동행하고 지방선거 때는 민주당 후보를 지원했는데 그러면 위장탈당이 아니라고 하는 민형배 의원과 위장탈당이라고 하는 국민의 힘, 어느 쪽이 거짓말일까?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다스’ 소유를 강력 부인하던 이명박 전 대통령 - 그러나 13년에 걸친 법정 공방 끝에 대법원이 ‘다스’는 이 전 대통령의 소유이고 따라서 자금횡령죄를 인정한다며 대법원이 징역 17년, 벌금 130억원을 선고했는데 그럼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 이 전 대통령일까, 대법원일까. 진영논리에 의하지 않고, 흑을 흑이라 하고, 백을 백이라 하는 날 우리 정치는 신뢰의 날개를 달게 될 것이다. 변평섭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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